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엄마의 결혼식

 

엄마는 19살에 시집을 갔다
외할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시고 2남4녀인데 큰외삼촌은 가난한 집안에 한입이라도 던다고 시집을 일찍보냈다고 한다.
결혼식을 동짓달에 하였는데 군대간 아버지에게 동네어른이 ‘니 결혼식이 모월모일이니 휴가받아서 와라’는 편지를 보냈다고 한다.
결혼식날 엄마는 연지찍고 곤지찍고 새신랑을 기다렸는데 오기로 한 신랑은 연락을 받지못하여서 끝내 오지 못하였다고 한다.
결국 엄마의 결혼식은 새신랑이 없어 치루지 못하고 추운겨울 동네어른들은 떡국을 끓여먹고 잔치는 잔치대로 치루었다고 한다.
여동생이 짐이라고 생각하며 결혼식을 앞당기던 큰외삼촌은 결혼식도 제대로 올리지 못하는 동생에게 화가나서 산에 나무하러 가벼렸다고 한다.
 
‘모월 모날이 니 결혼식이니 그날 오니라’는 편지는 강원도 골짜기에서 군생활을 하고있는 아버지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
주소를 잘못보냈는지 안보냈는지 편지는 끝내 받지못하였다고 한다.
그런 아버지는 꿈에 홀로 계신 어머니가 돌아가시는 꿈을 자꾸 꾸어서 효심이 깊은마음에 걱정이 되어 외출계를 내서 고향에 왔다고 한다.
함양군 마천면 도마동(도마동은 군자리로 병합되었다.)
고향에 오니 할머니가 통곡을 하시며 ‘니 결혼식이 보름이나 지났는데 이제오면 어떡허냐’고 하시면서 도마에 있는 신부에게 얼른가라고 재촉을 하였다.
아버지는 군복을 입고 신부에게 가서 저녁에 급하게 결혼식을 치루었다고 한다. (설명이 더필요함)
첫날밤 잠을 자려고 하는데 이불이 홑껍질만있고 솜이 없어서 몹시 춥고 궁상시려서 아버지는 왠만하면 그냥 자려고 했지만 화가나서 한밤중에 나와서 아버지집이 있는 금계리로 와버렸다고 한다.
추운겨울날 첫날밤에 신부를 놔두고 깜깜한 밤길을 걸어서 걸어서 자기집으로 가면서 아버지는 무슨생각을 했을까
새벽녘에 아버지가 집으로 들어오자 마루에 앉아 담배를 피고 있던 할머니는 깜짝놀라 넘어갈뻔했다고 한다.
그날 아버지는 군대로 복귀하여 정식으로 휴가를 내어 다시 신부를 맞이하러가서 신부를 집으로 데리고 왔다.
군대 3년동안 어머니는 동네가 소문날정도로 모진시집살이를 했다.
홀어머니에 시누들이 넷이나 있었는데 키크고 잘생긴 오빠(아버지)의 결혼상대인 엄마에 대한 질투심이 하늘을 치솟았다고 한다.
아버지가 가끔 거울이나 화장품을 선물로 주면 어머니에게 갈틈도 없이 중간에서 가로채기 일쑤이고 집안일은 작고 허약한 엄마가 다 해야했다.
시집살이가 오죽이나 심했으면 백일도 안된 아들을 두고 신발도 신지안고 동지섯달 추운겨울밤을 추운줄도 모르고 산을 넘고 넘어서 친정으로 갔다고 한다.
........................
엄마의 이야기는 들으면 들을수록 재미있다.
엄마가 살던 동네는 결혼식날 신랑이 오지못한집이 여러집이었다고 한다.
엄마가 살던 그시대는 50년도 안지났지만 호랑이 담배필적이야기처럼 들린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