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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0일 이른바 "노점노동연대"라는 조직이 출범했습니다.

 

 

거기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관련기사 입니다.  [한국 인권 뉴스 펌]

 
 


노점노동연대(준) 출범, "노점상은 사장 아닌 '노점노동자'" 2010·03·11 17:51
 
 

최덕효(대표 겸 기자)

임성규 민주노총 전 위원장 "우리들의 이해관계에만 얽매어서는 안 되고, 크게 보는 연대로 정치적인 전망을 가져야"
- 노점노동연대 "본조직 건설은 노점운동 단결 모색하는 과정 될 것"

노점상을 ‘노점노동자’로 규정한 노점운동단체인 노점노동연대(준)가 공식 출범했다.

노점노동연대(준)는 3월 10일 오후 민주노총 서울본부 대강당에서 이 단체 회원들과 연대단체 인사들 그리고 용산범대위 유가족들이 참여한 가운데 발족식을 갖고 활동을 시작했다.

노점노동연대(준)는 발족선언문에서 “원칙과 방향을 상실한 노점조직은 기만적인 관리대책으로 급속히 와해되고 있으며, 부패구조속에서 제도권력의 대리인 역할을 자임하는 상황까지 발생하고 있다.”고 개탄하고 “노점운동의 원칙과 방향을 세우기 위해” 단체를 출범시킨다고 취지를 밝혔다.

    

또, 노점이 양산될 수 밖에 없는 사회구조속에서 노점은 더이상 불법과 합법의 문제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서울시 등 지자체가 노점상에 강요하고 있는 관리정책은 “저임금의 불안정노동으로 더 많은 서민을 몰아넣으려는 정부와 자본의 의도”이므로 “노점노동연대(준)은 비공식부문을 양산하는 구조를 차단하는 운동의 주체”로서 “노점의 노동할 권리를 쟁취하기 위한 투쟁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가판대, 관리노점 등 다양한 형태의 노점에 대한 포괄적인 대응 뿐 아니라 신규노점을 조직”하는 것은 물론 노숙인, 주거빈곤층을 비롯하여 “사회구조의 변화를 위해 노동자 민중과 연대할 것”이라고 말하고 “노점노동연대 본조직 건설은 노점운동의 단결을 모색하는 과정이 될 것”이라고 다짐했다.

    
    △ 이남신 한국비정규노동센터 부소장    

연대사에서 이재웅 민주노총 서울본부장은 “열악한 환경에서 생존권을 수호하기 위해 치열하게 투쟁할 수밖에 없는 노점상들이 ‘노점노동’의 의미를 붙인 것은 정체성을 찾아가는 것”이라면서 “‘노동자 정치세력화’로 사회를 자본가들에게 더 이상 맡기지 말고 우리가 바꿔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남신 한국비정규노동센터 부소장은 노점노동연대(준)가 노점노동자로서, 비공식부문 노동운동으로서, 진보적 노동운동으로서의 정체성을 제시한 것에 대해 선견지명이라고 주목한 다음, 비공식부문 노동자들과 840만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합치면 정규직 노동자보다 훨씬 많은 만큼 자본에 대한 투쟁을 적극 전개하자고 말했다.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공동대표는, 장애인이면서 노점노동자로 운명을 달리한 최옥란 열사, 최정환 열사, 이덕인 열사를 소개하면서 열사들의 뜻을 기려 “억압과 차별이 구조적인 문제이므로 각자의 위치에서만 싸우지 말고 연대세력과 희망의 의지로 뭉쳐 사회변혁을 시키는데 함께 하자.”고 주문했다.

    
    △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공동대표

이날 발족식에는 정종권 진보신당 부대표, 조희주 용산범대위 공동대표, 이재웅 민주노총 서울본부장, 이남신 한국비정규노동센터 부소장, 양용민 퀵서비스노동조합 위원장,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공동대표, 신동우 용산범대위 빈민대책위 집행위원장, 용산범대위 유가족(전재숙, 김영덕, 유영숙), 노수희 조국통일범민족연합 남측본부 서울연합 의장을 비롯하여 전국노점상총연합, 민주노점상 전국연합, 빈민해방철거민연합, 전국철거민연합, 주거연합, 빈곤사회연대, 홈리스행동, 민주노총 공공서비스노조, 노들 장애인 야학 등 단체 관계자들이 연대차 참여했다.

또 천주교 빈민사목위원회 이강서 베드로신부, 전국철거민연합 성낙경 사무국장, 불안정노동철폐연대 김혜진 대표, 사회당 최광은 대표, 진보신당 노회찬 대표는 지지영상으로 노점노동연대(준) 발족을 축하했다.

    
    △ 임성규 민주노총 전 위원장

한편, 임성규 민주노총 전 위원장은 발족식에 앞서 열린 특별강좌(노점노동을 위하여)에서, “경제활동인구 2,400여만 명 중에서 30~35%(800여만 명)가 임금노동자로 분류되지 않는 비공식 부문으로 노점을 포함한 자영업과 농민 등이 해당된다”면서, 특히 “자본의 탄압으로 일자리가 없어 거리로 내몰린 노점상은 사장이 아니라 노동자”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참석자들에게 “김연아가 금메달을 따서 여러분에게 돌아온 게 뭔가?”라고 반문하고 “자본주의는 애국심을 이용해 국가안에 여러분들을 가두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노동자로서의 존재의식을 깨달을 것”과 “(운동이) 우리들의 이해관계에만 얽매어서는 안 되고, 크게 보는 연대로 정치적인 전망을 가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노래하는 노동자 "지민주 동지"


노점노동연대(준)는 지난해 3월 전노련이 서울시 노점관리대책에 합의하자 이에 반대해 나온 전노련 내 혁신세력과 기존의 노점노동조합연대(준)가 지난해 말부터 소통을 시작하여 올 1월 14일 ‘노점운동 전망 토론회’, 2월 23일 ‘디자인 서울 규탄 기자회견’ 등 공동행동을 거쳐 이날 공식 통합됐다. 준비위원장은 조덕휘 전노련 전 집행위원장이 맡았으며, 김인자 노점노동조합연대 전 사무처장(용산범대위 현장팀)과 현장 활동가들이 운영위원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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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걸게그림 제작을 하고 있는 사진입니다.

 

 

대게 걸게그림은 큽니다.

건물벽에 걸거나 아시바에 걸어야 하기 때문에 커야 합니다.

그리고 사람들한테 선전, 선동을 해야하기 때문에 또 커야 합니다.

이런 그림을 그리다보면 사람들이 물어봅니다.

도데체 이 큰 그림을 어떻게 그리냐고?

저는 이렇게 대답합니다.

작은 그림은 붓으로 그리지만 이렇게 큰 그림은 빗자루로 그립니다.

ㅎㅎㅎ

그렇수 밖에 없습니다.

언제 붓으로 여백을 다 채우겠습니까?

천상 빗자루 밖에 없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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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지맙시다. 용산!

 

 

어제가 제가 용산학살현장에서 사고난 지 꼭 1년 째 되는 날이었습니다.

오늘 용산사무실에 나오면서 팬스가 쳐진 "남일당"건물을 보면서 왠지 마음이 씁쓸했습니다.

자본가들은 망각을 원합니다.

그러나 투쟁하는 노동자 민중들은 기억해야 합니다.

흑백이었던 그림을 오늘 포토샵으로 다시 작업을 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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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고용 노동자 탄압을 당장 멈춰라! [전비연 성명서]

 

 

건설노조 탄압은

자본의 책임 전가에 도전하는 노조를 무력화하려는 시도이다!

- 노동부의 노조설립변경신고 반려를 규탄하며



이명박 정권, 특수고용 노동기본권을 전면 부정


지난 2월 5일, 노동부는 전국건설노동조합이 대표자 변경에 따라 제출한 노조설립신고사항 변경신고 요청을 거부했다.

이에 앞서 노동부는 지난 2008년 11월에 “사용자단체들이 건설노조 및 운수노조에 근로자가 아닌 덤프, 레미콘, 화물트럭 등 차주가 가입한 것이 노조법 위반이므로 이를 시정해 달라는 진정서가 접수되었다”는 등의 명목으로 건설노조, 운수노조에 대한 조사를 하겠다고 나섰다.

이후 노동부는 “근로자가 아닌 덤프, 레미콘, 화물트럭 차주들이 노조에 가입한 것이 노조법 위반이라며 이를 자율적으로 해결”하라는 시정명령을 2009년 동안 3차례 통보하였다.

아울러 노동부는 노조가 이 명령을 따르지 않을 경우 법외노조 통보 등의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리고 건설노조 3기 집행부가 새로이 출범한 2010년 현재 “법 위반사항이 시정되지 않는 상태에서 이뤄진 노조의 결의는 하자있는 결의"라며 끝내 건설노조의 법적 지위를 문제삼고 나선 것이다.

1999년 재능교육교사노조의 조직화․파업투쟁을 필두로 학습지교사, 골프장 경기보조원, 보험모집인, 레미콘․덤프․화물트럭 운송노동자, 간병인, 퀵서비스기사, 요양보호사 등 특수고용 노동자의 조직화와 투쟁이 잇따라 진행되어 왔다.

이러한 투쟁을 통해 실질적으로 노동자이면서도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있지 않다는 이유로 노동기본권을 인정받지 못하는 특수고용의 문제가 대두되었다.

노사정위원회, 국회 등을 무대로 ‘특수고용직 보호’에 대한 논의만 무성하였으나 실내용은 계속 후퇴를 거듭해왔다.

특수고용 노동자의 조직화가 진전될수록 이를 억누르기 위한 부당노동행위는 극심하게 자행되었고, 법원과 정부는 노골적으로 자본의 편을 들어 왔다.

그럼에도 건설노조, 운수노조를 필두로 특수고용 노동자의 조직화와 투쟁이 계속되자 드디어 산별노조의 법적 지위를 박탈하려는 방향으로 탄압이 집중되려 하고 있다.


건설노조 탄압은 비정규직 조직화․노동기본권 쟁취 투쟁에 대한 반격


정권과 자본은 왜 특별히 건설노조에 대한 탄압에 집중하고 있는 것일까?

이는 건설노조가 그동안 전개해온 활동들을 되돌아보면 분명히 알 수 있다.

그동안 건설노조는 건설현장의 불법 다단계 하도급 구조를 바꿔내기 위한 투쟁, ‘건설일용직’이란 이름으로 고용불안, 임금체불, 노동재해, 노동법과 사회보장법 적용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던 건설현장을 바꾸어내는 투쟁, ‘개인사업자’라는 잣대를 들이밀며 자본이 부담해야 할 모든 비용을 말단의 노동자에게 전가하는 관행을 바꾸어내는 투쟁을 끈질기게 전개해 왔다.

이를 통해 불법하도급의 온상인 시공참여자 제도 폐지와 직접고용, 임금체불시 원청이 직접 책임지도록 하는 근로기준법개정, 건설현장에서 일요일 휴무, 1일 8시간 근무제 등 노동시간 단축 등을 쟁취해왔다.

그리고 그 중심에 바로 건설일용직, 타워크레인, 레미콘․덤프․굴삭기 등 특수고용 노동자의 조직화가 자리잡고 있다.

건설산업은 ‘원청→하청→재하청 … →비정규직노동자’와 같은 식으로 불법 다단계 하도급 구조가 뿌리깊어, 발주처와 건설사가 하청업체에, 하청업체는 다시 노무도급업자와 노동자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

이 먹이사슬 구조 속에서 건설현장 노동자의 거의 대부분이 누구에게 고용되어 있는지도 불분명한 비정규직, 특수고용으로 일하고 있다.

이러한 부당한 구조에 도전하는 유일한 집단이 바로 건설노조이고, 건설노동자의 조직화와 투쟁이 진전될수록 자본의 책임전가가 어려워지게 된다.

바로 이런 이유에서 가장 역동적으로 조직화하고 있는 특수고용 노동자를 노려 건설노조에 대한 탄압이 자행되고 있는 것이다.


경제위기와 자본의 책임 전가에 걸림돌이 되는 노조를 무력화하려는 시도


이는 운수노조 화물연대 본부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2003년 이후 화물연대의 투쟁은 화물운송업에서의 불법 다단계 하도급 구조의 문제를 적나라하게 드러내었으며, 화물 특수고용노동자들의 조직화와 투쟁으로 인해 정부는 자본을 위한 규제완화 위주의 정책을 일부나마 수정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작년 박종태 열사의 자결은, 대자본이 모든 비용을 아래로 아래로 전가하고 마침내 맨밑바닥의 특수고용 노동자의 마지막 피땀 한방울마저도 쥐어짜려 하는 현실에 대한 폭로에 다름 아니었다.

여기서도 역시 가장 걸림돌이 되는 것은 노동조합으로의 조직화와 투쟁이었기에 정권과 자본은 운수노조, 건설노조에 대한 탄압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경제위기가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다른 돌파구가 없는 정권과 자본으로서는 노동자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는 것으로 위기를 비껴가고자 한다.

여기서 걸림돌이 되는 것이 바로 노동조합으로의 조직화와 투쟁인 만큼 이를 무력화하는 것에 사활을 걸지 않을 수 없다.

쌍용자동차를 비롯한 구조조정 사업장, 철도와 같은 공공부문에서 특히 노조 죽이기가 기승을 부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2010년 상반기, 노동기본권 쟁취 투쟁을 새로이 전개하자


건설노조는 지난 2월 4일 대의원대회를 통해 ‘노조탄압 저지와 노동기본권 쟁취투쟁’ 등 핵심과제를 중심으로 4월 전면파업 돌입을 결의하였다.

더불어 전교조․ 공무원노조․ 운수노조 및 민주노총을 비롯한 노동운동 및 진보진영과 연대하여 노동기본권 쟁취를 위해 끝까지 투쟁할 것을 결의하고 있다.

이러한 투쟁이 승리하기 위해서는, 단지 현재 탄압받고 있는 노조들의 사수 문제를 넘어서 자본의 책임전가에 맞서 노동자대중의 기본적 권리를 지키고자 하는 실천들이 하나로 모아질 때 비로소 가능성이 열릴 것이다.

그동안 노사정위․국회 등에 갇혀 논의만 무성했던 특수고용 노동기본권 문제 역시, 자본이 어떻게 자신이 부담해야 할 비용과 책임을 노동자에게 전가하고 있는가를 폭로하고 이에 맞서 생존권을 쟁취하기 위해 노동자들이 스스로 조직되고 싸울 권리가 있음을 요구하고 투쟁하는 것으로 다시금 위치지워져야 한다.

전국비정규노조연대회의 역시 비상한 각오로 이러한 투쟁을 만들어 가는 길에 복무할 것을 결의한다.



2010년 2월 10일


전국비정규노동조합연대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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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단식을 멈추셔서 한 걱정 덜었습니다.

 

 


민주노총 김진숙 지도위원이 정리해고철회 단식투쟁 24일째 입니다.
밑에 글은 김 지도위원이 한진중공업 조함호 회장에게 쓴 편지입니다.


나는..살고 싶습니다. (한진중공업 조남호 회장님께)


짧은 배움으로도 회장님의 안부부터 여쭙는 게 예의겠으나 다급한 사람의 안부를 먼저 전하는 것도 큰 결례는 아닐 듯 싶어 제 소식을 먼저 전합니다.

보고를 받으셨겠지만 저는 회장님의 정리해고 방침에 맞서 단식을 하고 있는 한진중공업 해고자 김 진숙이라는 사람입니다.

며칠 전 몸무게를 재보니 43kg입디다. 10kg이 넘게 사라졌습니다.

의사선생님께서 다녀가셨습니다.

몸의 변화를 물으시기에 심장을 손아귀 힘 센 사람이 꽉 움켜쥐었다가 놓는 것 같다했더니 한동안 아무 말씀도 없으시다가 “가장 위험한 징존데요” 하시더군요.

솔직히 말씀 드리면 새벽에 혹은 오밤중에 제 심장을 움켜쥐는 악력 센 손이 꼭 회장님의 손인 것만 같습니다.

저는 그 손아귀 힘을 뿌리칠 기력을 나날이 잃어갑니다.

두 번 째, 소변에서 거품이 부글거린다 했더니 단백뇨라는군요.

몸이 지방을 다 쓰고 근육도 다 쓰고 이제 마지막으로 몸에 남은 단백질을 쓰면서 버티는 거라고.

단백질마저 다 쓰고 나면 20일이 될 무렵부터는 이제 장기에 손을 댈 거라고.

내 몸이 살기 위해 장기를 갉아먹기 시작한다는군요.

오늘이 23일쨉니다.




14일째 되는 날은 못 일어났습니다.

몸을 일으킬 기력이 없으면 의식도 못 일어나야 옳으련만 의식은 새벽 두시에 일어나 몸을깨워 화장실 가고 세수도 하고 물도 마시자고 보채는데 딴청을 부리는 몸은 참 서럽습니다.

3일을 그렇게 누워만 있었습니다.

몸에선 살비듬이 징역 징벌방의 석회처럼 허옇게 떨어집니다.

그렇게 내 몸을 떠나가는 살비듬마저 아깝습니다.

그저께 나온 혈액검사 결과는 백혈구 수치가 2300까지 떨어졌다는군요.

5000이 정상인데. 2000이하로 떨어지면 골수에 이상이 생길뿐더러 내 몸이 어떠한 감염에도 대응할 능력이 사라진답니다.

이런 얘기들이 회장님껜 기쁜 소식이 아니길 바랄 뿐입니다.




왜 이러고 있냐구요.

제 목숨뿐만이 아니라 수천 명의 목숨줄을 움켜쥐고 있는 회장님의 그 억센 손아귀에서 벗어나고 싶어서입니다.

회장님께서도 떠올리기 싫은 악몽이겠지만 이미 한진중공업에선 2003년 구조조정을 막아내겠다고 싸우던 두 명의 노동자가 죽었습니다.

그들이 죽고 나서야 노조는 20년이 넘은 숙원사업까지 모두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저와 함께 해고됐던 두 명 동료의 복직과 수십 명 해고자들의 복직까지 이루어졌습니다.

아시다시피 저만 제외됐구요.

대한조선공사를 한진이 인수하면서 이어졌던 세 명 열사들에 대한 추모공원이 지어지고,

노동조합 건물이 5층 복지관으로 번듯하게 지어져 노사가 화기애애하게 테이프를 자르고,

30억을 들여 식당이 새로 지어지고, 임금이 올라가고, 성과금이 두둑해지고..

수십 년을 싸우고 수십 명이 구속되고 해고되어도 단 한 가지도 해결할 수 없었던 일들이 한꺼번에 이루어지던 광명천지였죠.

저는 참 신비로웠습니다.

이렇게 해줘도 회사가 안 망하는구나.

해고자가 떼거리로 복직되고 임금이 이렇게나 오르고 노조사무실이 현장으로 옮겨져도 회사가 안 망하는 거였구나.

근데 왜 두 사람이나 죽여야 했을까.

두 사람이나 죽고 나서야 그런 일들이 이루어졌다는 게 뼈가 저리긴 했지만전 그게 회장님 나름의 속죄의 방식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6년 동안 단 한 번도 보일러를 켜지 않는 걸로 비겁한 속죄를 하고 있듯이.




누리면서도 불안했습니다.

이게 얼마나 갈까.

이 불안한 평화의 댓가로 우린 뭘 지불하게 될까.

이 위태로운 평화의 끝에는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까.

그 위태롭고 불안한 평화는 6년이었습니다.

그리고 9년 만에 성향이 다른 노조집행부가 들어섰습니다.

제가 작은 텐트를 치고 단식에 들어간 날이 하필이면 부산에선 6년만의 추위가 엄습했다고 호들갑을 떨던 날이었습니다.

회사에선 전기를 끊었습니다.

발전기라도 돌려달라고 노조에 요구했지만 그 무섭도록 추운 하루가 다 가도록 발전기는 오지 않았고 결국 다른 데서 발전기를 가져다 돌렸는데 새벽에 기름이 떨어졌습니다.

아침까지 벌벌 떨며 기다리다 노조에 전화를 했는데 “진숙이한테 기름 갖다 주지 마!”라는 명령을 내렸다는 집행부.

오십 넘은 나이에 단식에 들어갈 수밖에 없는 이유를 짧게 적은 유인물마저 복사를 거부했던 집행부.

그 집행부가 들어선 지 1주일 만에 구조조정 통보를 하셨지요.

투쟁보다는 교섭에 치중했던 집행부 엿 먹으라는듯이 결국 교섭 중 정리해고 신고서를 노동부에 접수하셨구요.

정리해고를 밀어붙이는 회장님에게 만일 어떤 의도가 있는 거라면 그 의도를 무리없이 관철하기에 최적의 조건이 갖추어 진 거죠.




352명을 신고하셨다구요.

물론 명단작성을 완료하셨을테구요.

혹시 그 352명의 하나하나 얼굴을 떠올려 보셨나요.

그의 불안한 눈빛, 굳은 살 박힌 두꺼운 손, 검은 기름때가 골골이 박힌 주름살들, 담뱃진에 찌든 누런 이빨, 어눌한 말, 한 벌을 장만하면 몇 년씩 입어대는 입성들.

그리고 가장에게 모든 걸 의지하고 사는 그의 아내. 아이들 게다가 연로하신 부모님들.

352명을 짜르면 적어도 천명 이상의 삶이 무너지겠지요.

그는 잘해야 하청노동자가 될 것이고 그의 아내는 한 달 5~60만원의 알바 자리에 인격을 짓밟히며 온갖 수모를 겪게 될 것이고 아이들은 학원이 끊길 것이고 그 아이들은 어김없이 비정규직이 될 것이고..




작년 한진중공업 노동자들의 평균 연봉이 30,887,724원 입디다.

연봉 3천만 원짜리 철밥통들.

352명의 연봉을 합치니 10,872,478,848원 이더군요.

회장님이 굳이 짜르겠다는 352명의 목숨값을 다 합쳐봐야 회장님이 작년에 한진에서 챙겨 간 주식배당금 120억에도 못 미치더란 얘깁니다.

이 계산을 하면서 울었고 이 부분을 쓰고 있는 지금도 눈물이 납니다.

회장님에겐 있어도 그만이고 없어도 크게 표도 안 나는 그 돈 때문에 천명이 넘는 저들은 얼마나 불안한 시간들을 보내고 있을까요.

얼마나 많은 밤들을 뜬 눈으로 뒤척이고 있을까요.

그의 가족들은 또한 얼마나 두려운 채로 살얼음판 같은 시간들을 디디며 떨고 있을까요.




아직도 새벽이면 가장 먼저 눈앞에 떠오르는 게 김이 모락모락 나는 뽀오얀 콩국입니다.

단식을 하면 원래 가장 많이 먹던 음식이 생각나는 법인데 근래 콩국을 먹어 본 적이 없는데 생각하다가..

열여덟 살 겨울. 122번 화진여객 시내버스 안내양 시절.

새벽 4시 15분이면 김해에서 첫 차가 출발합니다.

첫차 손님과 막차 손님은 대부분 같습니다.

연장 가방을 짊어진 아저씨들, 큰 고무다라이를 인 아지매들.

그들은 대개 내리는 곳도 같습니다.

아저씨들은 구포 인력시장에, 아지매들은 자갈치시장에.

문짝이 덜덜거리는 새벽 첫차 안에서 빈속으로 김해벌판을 가로지르면 속은 견딜 수 없이 쓰리고 온몸이 경운기처럼 벌벌 떨립니다.

그땐 버스 안에 스팀도 없었습니다.

충무동 천일예식장이 회차 지점입니다.

거기 콩국을 파는 구루마가 있었습니다.

발이 곱아서 걸음을 게처럼 옆으로 걸으면서도 콩국 구루마까지 용케 뛰어갑니다.

기사님 꺼 까지 두 그릇을 사서 곱은 손에 받아들고 질질 흘리면서 게처럼 다시 뛰어 와입 천장이 벗어지는 줄도 모르고 먹었습니다.

비로소 온 몸에 피가 돌고 속이 화아 해지던 온기. 저절로 나오던 한 마디.

“아! 살 거 같다!”

다른 사람들은 단식 3~4일이 지나면 먹고 싶은 게 없어진다는 데 저는 위장마저도

평범치를 못한 모양입니다.




굶는 자와 먹는 자의 시간의 길이는 다릅니다.

하루가 100시간도 넘는 거 같습니다. 특히 새벽은 대공분실의 시간보다 기나깁니다.

많은 분들이 묻습니다.

언제까지 할 거냐고, 단식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겠냐고.그때마다 저는 단 한명의 조합원이라도 지키고 싶은 마음을 어떻게 말로 설명해야 할지 몰라 애가 터집니다.

많은 분들이 건강이 무너지고 난 이후를 걱정하십니다.

그러나 이번 한 번으로 끝날 게 아니라는 게 확실한 상황인데 정리해고가 일상화 된 현장에서 우리 조합원들이 일상적으로 짤려 나간다면 전 살아도 산목숨이 아닙니다.

마음 같아선 회장님께 게임이라도 제안하고 싶은 심정입니다.

제가 하루를 버티면 한 명씩 명단에서 제외되는 게임.

백혈구가 0이 될 때까지 어떻게든 버티면 352명 살릴 수 있지 않겠습니까.




2003년도처럼 끝난 다음에 울고불고 하지 않으려구요.

두 명이나 잃고 보일러도 못 켜고 그렇게 못나빠지게 살지 않으려구요.

솥발산에도 못 가고 추모식에도 못 가고 다시는 그렇게 살지 않으려구요.

그때 85호 크레인 밑을 끝까지 지켰던 젊은 친구들을 보기만 해도 가슴이 아려서 눈도 못 마추치는..

더 이상 그렇게 안 살려구요.




화장실 출입도 막으니 거울도 못 보던 상황이라 사진이라도 찍어서 제 몸을 보고 싶었습니다.

11일 째 되는 날 사진을 찍고 그 사진을 보면서 생각했습니다.

내 몸은 이미 영혼을 담을 능력을 상실해가는구나.

저 몸을 그대로 염을 하게 되면 사람들이 많이 울겠구나.

2003년의 나처럼 앉아서도 울고 서서도 울고 누워서도 울겠구나.

어떻게든 저 몸에 콩국 한 그릇 먹여 화색이 돌게 해야겠구나.

피땀도 흘려보고 피눈물도 흘려 본 저 몸뚱아리 딴 건 몰라도 콩국이라도 먹여 어떻게든 살려내야겠구나.

저는 아직도 이렇게 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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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박이가 웃는다.

 

 

예전에 군부독재 시절엔 대통령선거가 간선제 였습니다.

지금처럼 국민이 직접 대통령을 뽑는 직선제가 아니라 통일주체국민회의라는 곳에서 대통령을 뽑았더랬습니다.

그러나 이 통일주체국민회의 의장이 대통령이었는데 그야말로  짜고치는 고스톱이었지요..

왜냐하면 주요기능이 대통령을 뽑는 것이기 때문이지요.

아 국회의원 3분의 1도 여기서 뽑았습니다. (그래서 국회해산도 마음대로 했습니다.)

그러다가 박정희가 죽고 최규하에 이어서 전두환이 국가비상대책회의 상임위원장 자격으로 단독출마해서 역시 통일주체국민회의선거로 대통령에 당선되었었습니다.

이 때 단 한표만 무효처리되고 거의 만장일치로 대통령을 먹었지요.

그리고는 5공화국 발효이후로 해산되었지요.

그러나 그들의 권력은 여전히 남아서 민중들을 괴롭혔습니다.

 

그런데 꼭 이 선거는 당시에 장충체육관에서만 했었습니다. ㅋㅋㅋ

 

그런데 이 요상한 만화같은 일이 없어야 될 민주노총 선거에 계속 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얼마전 1월28일 장충체육관이 아닌 88체육관에서 바로 이 체육관선거가 또 이루어 졌습니다.

물론 통일주체국민회의 대의원이 아니라 민주노총 대의원들이 그들의 수장을 뽑는 민주노총 위원장 선거였습니다.

자신들이 직선제를 결의,통과 시켜놓고 다음 대의원대회에서 이유도 모른체 뒤집는.....그리고 다시 또 간선제!

도데체 현장 조합원들은 어디에 희망을 두어야 할까요?

답답합니다.

말로는 혁신! 혁신! 하는데 도데체 어디에도 혁신하려고 하는 노력이 안보입니다.

그래서 그려봤습니다.

 

심한말로 현재 남한 노동자 대표는 김영훈이 아니라 이명박입니다.

왜냐하면 노동자들도 다 투표했을거고 당연히 직선으로 뽑힌 이명박이 대표이지 않겠습니까?

기분 나쁘세요?

그럼 바꿉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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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민주노총 총연맹 대의원 대회 입니다.

 

 

내일은 민주노총 총연맹 대의원대회가 있는 날입니다.

연맹 위원장과 부위원장 선거가 또한 있는 날입니다.

여러 가지 부침이 많은 선거지만 할 말은 해야겠습니다.

맨 처음 현재 사퇴한 임 성규 위원장이 두 번에 걸쳐서 출마 안한다고 해놓고 통합지도부를 구성한다고 이리 뛰고 저리 뛰고 했습니다.

결국 이도저도 안되니까 재출마를 했다가 돌연 사퇴했습니다.

통합지도부 발상이 뭐냐 하면 각 정파 간에 연합을 제안했던 것입니다.

이에 산별 대표자들이 그렇게 하자고 한 것인데 선거 라는 게 어디 그렇게 되는 것입니까?

그리고 그렇게 되도 안 되는 거죠.

결국 두 개의 후보가 나오니까 돌연 잠적했다가 후보를 사퇴 한 것입니다.

이것은 민주주의의 기본조차 안됐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단일후보를 여러 지도부가 모여서 작당을 했다?

감히! 민주노총이 그렇게 만만하게 보였나 봅니다.

그래서 출마를 하려고 했는데 다른 후보들이 출마를 해서 사퇴했다?

 

경선은 민주주의의 원칙입니다.

경선이 안 되는 선거는 이미 선거의 의미를 잃어버린 샘입니다.

그리고 여기서 또 한 가지 민주노총! 정말 관료주의와 정파가 큰 문제입니다.

보기를 모든 산별 대표자들이 모두 다시 재출마를 했다더군요.

이것은 무엇을 말하는 것입니까?

산별 대표자들이 조합원 대중들한테 결코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대의원대회에서 통과시킨 직선제를 망가뜨려놓고 그것을 무마하려고 재출마 했다고 밖에 생각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정신 차려야 합니다.

이런 식으로 민주노총 운영하려면 차라리 때려 치워야 합니다.

애들 장난도 아니고 이게 뭡니까?

 

이제 다시 이명박 독재정권에 대해 머리띠를 묶고 총파업 조직을 해야 합니다.

자본주의를 철저히 파괴시킬 총파업을 조직해야 합니다.

노동자가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총파업 밖에 없습니다.

기계를 멈추고 생산을 멈추고 서비스를 멈추고 사본과 정권에게 맞서야 합니다.

그래야 하지 않나요?

 

전 세계가 부채에 신음하고 있습니다.

자국의 자본가들을 살리려고 뿌려댄 돈이, 부채가 자신들의 목을 죄고 있는 것입니다.

이제 다 죽어가는 자본주의를 때려엎고 사회주의 세상으로 나갈 때가 됐습니다.

당당하게 그리고 정확히 사회주의를 이야기 합시다.

소련도 아니고 북한도 아니고 동독도 아닌 정말 사회가 인간을 책임지는 진정한 사회주의를 말입니다.

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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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여러분 안녕하세요? 방가방가[산하 펌]

 

 
 
.... 갑자기 러브 스토리의 주제가 가사가 먼저 떠오르네요. Where do I begin..... 어디서부터 시작을 해야 할지를 모르겠어요.
그래도 임수빈 부장검사가 나 이 짓 못해먹겠다고 손 탈탈 털 때는 그래도 웬만은 하겠거니 했는데 오늘 검찰의 PD수첩 관련 수사 발표를 들으면서는 도무지 견적이 나오질 않는 거예요.
사실 여러분한테 어떤 말투를 써야 하는지도 모르겠어요.
그래도 대한민국에서 젤 어렵다는 사법 고시 패스하고, 수염이 제 자리도 잡기 전에 영감 소리 들었던 여러분인데 오늘 검찰 발표는 유치원생 학예회에서 어머님께 드리는 글 읽는 병아리 같았거든요.
어쨌건 공식적으로 나는 그 수준이다 선언하신 셈이니 그렇게 대해 드리는 게 예의인 거 같아요.
그죠?
 
검찰이 여러분 안녕하세요~~~~
 
오늘 우리가 함께 배워 볼 거는 방송이라는 거예요.
아참 선생님 소개 안했죠?
선생님은 올해로 15년째 방송 프로그램 만들고 있는 PD예요.
그리고 요 몇 년 동안은 시사 같기도 하고 사회 고발 같기도 한 프로그램을 맡아 오기도 했어요.
어머 벌써 질문?
저기 못생긴 검사 친구...... PD 수첩 아니냐구요?
아니에요.
원 PD 수첩 말하면서도 온몸을 파르르 떠네...... 어떤 영결식에서 노란색만 보고도 덜덜 떨던 사람과 비슷한 증상이네요 .... ^^ 검찰이 친구 자리에 앉아요.
 
검찰이 여러분 진정하시구요.
검찰이 여러분이 좋아하는 미국의 판사가 내놨던 의견 하나를 들려 드릴게요.
1971년이니까 40년쯤 전이죠?
검찰이 여러분 육법 전서 공부하느라 역사를 기억할지는 모르겠지만, 월남전이 한창일 때였어요. 뉴욕 타임즈는 미국의 전쟁 개입 과정에 관한 국방성 비밀문서를 입수해서 게재했어요.
당연히 국방성은 펄펄 뛰었어요.
국가 기밀을 누설하고 있다는 거였죠.
이때 머레이 거페인 판사가 뭐라고 했는지 들어 봐요.
 
"안보는 국방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안보는 또한 우리의 자유로운 제도의 가치에도 있다.
표현의 자유와 국민의 알 권리라는 훨씬 더 위대한 가치를 보전하기 위해, 당국자들은 심술궂은 언론, 강퍅한 언론, 도처에 널려 있는 언론으로부터 주어지는 고통을 감내해야 한다."
 
이거 북한의 판사가 한 말 아니니까 공안반 검찰이들 눈꼬리 내리세요~~~
국가의 기밀 (물론 추악한 전쟁 개입 과정을 숨기기 위한 딱지였지만)보다도 "훨씬 더 위대한" 표현의 자유와 국민의 알 권리의 가치를 지키려는 거페인 판사를 본받으라고 하고픈 맘 항공모함 굴뚝같지만, 여러분들이 자라온 환경과 여러분의 보호자의 교육 수준을 봤을 때 가망이 없을 거라고 보고 꾸욱 참을께요.
그래도 검찰이 여러분이 하는 일에 대해선 좀 부끄러워할 줄은 아셔야 해요.
국가 기밀은 커녕, 정책을 만들고 집행하며 그에 책임을 져야 하는 관료의 '명예'를 지키겠다고 지금 무슨 일을 하고 있는 거죠?
"심술궂은 언론으로부터 고통을 감내"하기는 커녕, 그 심술보를 뽑아버리겠다고 날뛰고 있잖아요? 그죠?
 
검찰이 여러분. 돌들을 모아놔도 그 중에 금강석은 있다더니 여러분 중에도 임수빈 검사같은 신동도 있더라구요.
그분이 견지하셨다는 주옥같은 입장을 들려 드릴께요.
"일부 왜곡은 인정되지만 농림식품부에 대한 명예훼손은 성립하지 않는다.
보도 내용이 정부 비판에 맞춰져 있어 명예훼손 성격이 약하며, 검찰 권력이 헌법에 보장된 언론의 자유를 얼마나 침해할 수 있느냐의 문제"라고 하셨다고 해요.
거페인 판사의 입장과 크게 다를 것이 없죠?
 
검찰이 여러분. 비판은 키스할 때 귓가에 속삭이는 말이 아니에요.
어머 실수..... 내가 검찰이 여러분 앞에서 못하는 말이 없네.... 무슨 말이냐 하면 언론이 제기하는 비판은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해 나가는 관료들에게 가해지는 것이 아니라 그 정책과 제도에 가해지는 것이고 그만큼 날카롭고 뼈아프고 때로는 공직자 입장에서는 화딱지가 날 수 밖에 없는 거예요.
명예훼손이든 국가 기밀 누설이든 언론의 비판을 막으려 드는 순간 여러분은 임수빈 검사의 말대로 "헌법에 보장된 언론의 자유"를 제대로 틀어막으려는 심술궂은 검찰이가 되는 거예요.
알겠어요 여러분?
여러분이 공부한 법 가운데 가장 중요하고 기본인 게 헌법이라구요.
 
아 저기 우락부락한 특수반 검사 ..... 질문이 있다구요? 해 보세요.
 
"방송의 핵심적인 장면 30곳에서 번역 및 사실 왜곡, 중요 사실에 대한 설명 생략, 하나의 가능성에 불과한 사실을 단정적 사실로 보도하는 등 다양한 편집기술 및 왜곡방법을 동원해 허위내용을 방송"하지 않았냐구요?
 
자 특수반 어린이... 아니 검찰이.... 그럼 하나 하나 짚어 봐요 우리. 먼저 얘기해 보세요
 
"휴메인 소사이어티(Humane Society)의 다우너 소 동영상에서 광우병에 걸렸거나 걸렸을 가능성이 매우 큰 주저앉은 소들이 도축되어 식용·유통된다고 했는데 김보슬 PD는 소가 일어서지 못하는 것은 꼭 광우병뿐만 아니라 대사장애, 골절, 상처, 질병으로 인한 쇠약 등 다양한 원인에서 기인한다는 사실을 사전에 취재했으므로 허위 아니에요?" 라고 물으시네요.
 
검찰이 여러분. 특수반 검찰이 친구 의견에 대해서 우리 같이 생각해 보기로 해요.
우선 이 프로그램의 주제가 뭐였지요?
제목부터 봅시다.
"‘미국산 쇠고기, 과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예요.
프로그램의 기획의도는 별안간 턱도 없이 관대해져 버린 듯한 쇠고기 수입 조건에 대한 문제 제기를 하고자 하는 거였고요.
기립불능의 원인이 특수반 검찰이 친구 말대로 잡다하긴 하지만, 광우병의 주요한 증상인 것도 분명하죠?
아니라는 검찰이 친구 있으면 두 시간 동안 복도에서 기립했다가 깨달으면 들어오세요.
 
그렇게 일어서지 못하는 소에게 물을 뿌리고 마구 찔러 대서 억지로 일으켜 세우는 모습이 있었어요
검찰이 여러분은 왜 그런 일이 일어났다고 보세요?
저기 또 다부진 특수반 친구, "동물학대하는 사람들 때문에"라구요?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가 뭐죠?
"그 동영상을 촬영한 휴메인 소사이어티가 동물 학대 방지 운동 단체기 때문"이라구요?
검찰이 친구. 그 동물 학대의 이유가 "그렇게라도 일으켜 세워서 기립불능소인 걸 속이고 팔아먹으려고"라고 생각해 보면 어떨까요.
도무지 그렇게는 생각이 안든다구요?
에이 마누라가 돈 받았으면 남편이 당연히 알았을 거라고 우길 줄 알았던 검찰이 어린이는 오늘 자율휴업일인가요?
 
검찰이 어린이 여러분. "이렇게 억지로 일으켜 세워진 채 도살된 소들이 수입될 수도 있다"는 것을 알리는 보도를 하면서 "기립 불능의 다른 원인들도 있다"는 걸 함께 밝히지 않은 게 과연 '허위사실'의 범주에 들어간다고 믿으시나요?
우리 말 공부가 부족하네요.
허위라는 말은 그럴 때 쓰는 게 아니에요.
혹시 MBC PD 수첩에서 기립불능 소는 다 광우병 소라고 주장하는 거 들으신 검찰이 친구?
이비인후과에 가 보세요.
아차, 환청이라면 소아정신과에 가 봐야 할 거 같네요.
똑똑한 검찰이 친구들..... 저기 특수반 검찰이 친구의 말이 맞으려면 그 다우너 소들이 광우병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는 점이 입증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그래요 아닌가요
 
그래도 특수반 친구 계속 군시렁거리네요.
군시렁거리는 것의 대부분인 번역 문제는 일일이 논하지 않겠어요.
몇 가지는 분명 오역이고, PD 수첩도 실수한 부분이니까요.
그런데 말이에요.
누구의 말이 잘못 번역되어서 그 사람의 본의와 다르게 방송에 나갔다고 할 때 그 사실을 가장 쉽게 증명해 줄 수 있는 건 누굴까요?
검찰이 여러분. 자 손들어 봐요.
"번역가 정아무개씨"요?
좀 더 머리를 써 보세요.
어머 아무도 없어요?
 
검찰이 여러분. 간단해요.
 
 
고 아레사 빈슨의 어머니고, 휴메인 소사이어티의 관계자예요.
아니 그런데 왜 그분들의 속시원한 증언이 없는 거죠?
검찰이 여러분 영어 못하세요?
5명씩이나 기소하는 판에 자기 증언이 왜곡되었다고 열받아하는 사람들의 면면과 답변을 들이대지 못하셨어요?
왜애?
 
그리고 검찰이 여러분. 광우병이 어떤 병이고, 어떻게 걸리고 그 경로는 어떠한가에 대해서 명쾌하게 해결난 건 아니에요.
여러분으로 하여금 질질 코 흐르게 만드는 코감기도 뚜렷한 치료법이 사실 없는데, 글자 그대로 괴질이라 할 만한 광우병은 오죽하겠어요?
더군다나 그때는 지금보다 더욱 불명확했을 때지요.
광우병이 한국인에게 취약하다는 것이 지금에사 사실이 아닌 걸로 밝혀졌더라도, 그런 오해를 하게 할만한 정황도 있었고요.
 
PD수첩이 그게 몽땅 허위라는 사실을 알고 보도했다면 수갑을 차도 여러 번 차야 마땅하겠지만 당시에 PD수첩이 그 사실관계를 냉철하게 파악할만한 전문가적 위치에 있었나요?
단지, 그런 위험성이 있다고 여겨지는데 배짱 좋게 남 남 남대문을 열어라~~~ 강강수월래를 하는 정부에 이의를 제기하는 것이 그 프로그램의 목적이었다구요.
우리 정부가 열어젖힌 조건보다 훨씬 더 엄격한 조건을 지금도 유지하고 있는 나라도 있거든요. 그 나라는 비과학적이고 미개하고 꽉 막혀서 그렇다고 주장할 검찰이 친구 있으면 손 들어 보세요.
 
응 ?
그래도 할 말이 있어요?
응 저기 띨해 보이는 검찰이 친구. "실제 방송에서는 보건당국 관계자와 인터뷰한 것으로 방송됐으나 이는 몰래 촬영한 것에 불과"하지 않냐구요?
 
검찰이 친구....... 과연 미국 소가 안전한가를 따지는 기획의도를 지닌 시사 프로그램에서 해당 국가의 보건당국을 찾아갔는데 그 기획의도를 꺼려해선지 뭔지 모르겠지만 암튼 인터뷰를 거부해요. 그럼 얌전히 Thank you 하고 돌아오는 게 정당한 언론의 자세인가요?
검찰이 친구는 수사를 그런 식으로 하는 수사관 친구에게 재떨이 던지지 않나요?
 
인터뷰를 따오지 못한 주제에 연기자 세워서 대역을 시켰다면 검찰이 친구 길길이 뛰는 거 백번 천번 옳아요.
그런데 거기 나온 사람 얼굴이 당국자가 아니던가요?
그 증언의 참과 거짓이 중요하지, 대놓고 찍는 것과 몰래 찍는 것이 무슨 문제죠?
미국에선 시사 고발 프로그램할 때 취재 거부하면 예스 서 아이 윌 비 백 하고 돌아선다고 , 몰래카메라 같은 거 절대 쓰지 않고 신사적으로만 취재한다고 어디 사는 누가 그래요?
 
몰래 촬영한 것에 대한 책임 문제는 별개로 하고, 검찰이 친구는 뭐가 불만인지 솔직하게 얘기하는 습관을 길러야 해요.
검찰이 여러분이 오렌지 쥬스가 먹고 싶으면 오렌지 쥬스 달라고 해야 하는 거예요.
"콜라 말고, 사이다 말고, 토마토 쥬스 말고......... 아 왜 그거 몰라요? 누런 거?"라고 찐따붙다가는 매점 아저씨한테 혼나요.
 
뭐 이만큼만 해도 그냥 검찰이 여러분의 사회적 위신과 팬들의 이목을 감안해서 넘어갈 수 있겠어요.
하지만 도저히 용서가 안되는 검찰이 여러분의 억지가 등장해요.
"명예훼손죄의 성립 요소인 악의성이나 허위 사실에 대한 인식이 있었느냐를" 어떻게든 증명해야 했던 검찰이 여러분의 애틋한 마음은 이해가 돼요.
하지만 아이스크림 먹고 싶다고 드라이아이스 씹으면 안되는 거예요.
아무리 정신연령이 어려도 이건 법 이전에 상식의 문제거든요.
따라해 봐요 상식.
 
어떻게 개인의 이메일을 뒤져서 그 은밀한 소통의 공간에서 던져 낸 극히 개인적인 생각의 조각들을 '악의성'의 증거로 삼을 수가 있어요?
검찰이 친구가 나쁜 넘들 수사하면서 "저 나쁜 쉐이 꼭 내 콩밥 먹인다"는 얘기를 검찰이 여러분의 짝궁한테 메일로 끄적인 것을 어느 못된 친구가 끄집어내서는 '사적인 감정에 의한 직권 남용'의 증거로 내민다면 검찰이 어린이 여러분 입이 벌어지지 않겠어요?
그 증거가 합리성을 가질 수 있다고 믿어요?
검찰이 친구..... 만약 그렇다고 믿는다면 지금 검찰이의 조국은 대한민국이 아니라 휴전선 넘어 오각별의 나라예요.
그리고 검찰이의 상전은 지금의 가카 따위는 발치도 못따라갈 독재자 스탈린쯤이 되어야 해요.
 
그리고요 검찰이 친구.... 선생님이 방송을 그래도 15년쯤 했다고 했죠?
선생님이 진짜로 화나는 건 따로 있어요.
아무리 PD가 기가 죽고 작가 파워가 세졌다고 해도 말이죠.
그래서 KBS에서 갑자기 PD 집필제 하는 것이 뻘짓을 넘어서서 일종의 자해 행위라고 해도 말이죠.
검찰이 친구......결국 PD의 뜻에 따라 프로그램의 방향이 정해지고 PD가 프로그램을 책임지게 돼요.
그게 방송의 기본이에요.
어떻게 작가의 메일에 나타난 작가의 의도가 제작진을 지배하고 프로그램을 호도했다는 결론을 그렇게 용감하게 내릴 수 있나요?
PD수첩이 작가 수첩인가요?
작가가 그 프로그램을 진두지휘했다고 보시는 건가요?
이건 제 직업 세계를 모독하는 거랍니다.
검찰이 여러분은 폼만 잡고 앉은 허수아비고 계장 어린이들이 일을 다 한다고 누가 그러면 검찰이 여러분 그 입에 거품 아니 무시겠어요?
뭐 눈에 뭐만 보인다고 정말로 그러고 살고 있는 건 아니겠죠?
 
검찰이 여러분. 여러분은 지금 어떤 법학자의 의견에 다르면 "불가능에 도전"하셨어요.
즉 맨땅에 헤딩하셨어요.
그 헤딩으로 패인 땅이 자랑스럽기도 하시겠지만 깨진 이마도 거울을 통해 들여다 보시기 바래요.
그래도 검찰이 여러분은 자라나는 새싹이고 이 정권의 보배잖아요.
그 싹이 이렇게 노래서야 어디에 쓰며 이런 보배를 믿고 어떻게 가카께서 나라 일을 하시겠어요. 허기사 여러분의 종알거리는 노래 소리에 아싸 돌리고~~를 부르짖으며 지루박을 돌리고 계신 청와대 대변인을 보아하니 가카께서도 여러분과 대수로운 차이가 있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만.
 
어쨌건 해외토픽 하나 만드셨어요.
이메일 뒤져서 정부를 욕한 말을 찾아내서는 "이런 악의를 가지고" 명예훼손을 위한 프로그램을 만들었다는 결론을 내리는 장한 검찰이 여러분.
정말 국가 브랜드 하나는 욱일승천 하늘에 구멍을 내도록 드높이셨습니다.
검찰이 여러분의 이마에 도장 하나 큼직하게 찍어 드렸습니다....
참 자알~~~~ 하셨어요.... 미치도록 자알~~~~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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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아 검찰이 어린이 여러분 안녕하세요. 방가방가~~~~ 에서 인사드렸던 PD선생님이에요.
기억나는 친구 있어요?
아 그래도 우리는 전직 대통령을 잡아먹은 앙팡테리블인데 너같은 듣보잡 어른 알 게 뭐냐구요?
그래요.
역시 싸가지 없기로는 세계 최고봉, 피겨계의 김연아급이세요.
허기사 그런 싸가지가 있으면 검사 아니잖아요.
그냥 불독이지.
주인이 물라면 철봉도 씹고, 한 번 물면 안 놔주는 건 똑같아도 불독은 개 주제는 알고 사람 앞에서 싸가지는 있거든요.
아니 왜 입들이 두루미처럼 나와 있어요?
술자리에서 조폐공사 파업 유도 발언했다가 쫓겨났던 여러분 선배 진모 검사처럼.
아니 왜 얼굴들이 퍼래요?
충청도 갔다가 날계란 맞고 쫓겨난 총리 아저씨처럼.
아니 왜 머리에서 김들이 나죠?
강기갑 의원 무죄 판결 듣고 판사 집 앞에 몰려간 어버이 연합인지 뭔지 하시는 철없는 노땅들처럼.
 
아 괜히 모르는 체 하지 말라구요?
안그래도 열받는데 긁지 말라구요?
알았어요 알았어요.
저기 벽에 머리 부딪치는 어린이 , 왜 스스로를 학대하고 그래요?
도무지 PD 수첩 무죄 판결이 납득이 안간다구요?
음...... 계속 그리고 더 세게 납득할 때까지 부딪치세요. 벽 걱정하지 말고.
 
검찰청 어린이 여러분.
여러분이 육법전서가 너덜너덜해지도록 책을 보고, 쌍코피가 홍수를 이루도록 공부해서 이 자리에 앉게 된 거 잘 알아요.
법치 법치 소리에 법 중독 심각한 여러분 앞에서 법 얘기하는 게 게임중독 앞에서 스타크래프트 논하는 거랑, 도박중독 앞에서 화툿장 만지는 거랑 무슨 차이가 있겠어요.
그러니 법 얘길랑 여러분이 옷깃을 여미고 존경해야 마땅한 문성관 판사님께 하시고 보충수업받으시기 바래요.
 
자, 검찰이 여러분. 아저씨가 뭐하는 사람이라고 했죠?
그렇지. PD예요.
피곤하고 드럽다고 해서 PD거든요.
여러분 직업만큼 피곤하고 더러울 거예요.
벌써 7년 전인가요?
지금은 하늘에 계신 전직 대통령이 여러분 불러놓고 대화하자고 했을 때 우리가 얼마나 고생하는지 아느냐고 울분 토하던 검찰이 친구 손들어 봐요.
자 박수 한 번 쳐 주세요.
정말 웃겨 주셨어요.
제가 예능 PD였으면 무슨 수를 쓰든 스카웃했을 거 같아요,
변호사 개업하는 거보다 더 벌 거예요 아마.
 
그래요 저는 예능 PD가 아니고 드라마 PD도 아니고 피곤하고 드러운 PD 가운데에도 폼이 젤 안나는 교양 PD고요.
요 몇년간은 그 중에서도 험악한, 여러분으로 치면 강력계쯤 되는 고발 프로그램 PD를 하고 있어요.
아니 PD라는 말이 긴고주라도 되나?
왜 머리들을 싸매요?
아 PD수첩???
아 미안 미안.... ㅋㅋㅋㅋㅋ 그래도 PD는 PD니까 PD 입장에서 이번 PD수첩 판결에 관해 이야기해 보려고 해요.
 
검찰이 어린이 여러분들이 이번 형사 재판에서 PD수첩을 물고 늘어진 건 두 가지였지요.
공직자에 대한 명예 훼손, 그리고 미국 쇠고기 업자들에 대한 업무 방해. PD수첩이 다분히 의도적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했다는 걸 입증해야 하는 게 여러분의 임무였구요.
사실에 틀림이 없죠?
 
우선 검찰이 어린이들이 하나 알아두어야 할 건 이거예요.
어떤 프로그램이든 의도를 가지고 만들어져요.
검찰이 어린이 여러분의 수사의 시작이 누군가에 혐의를 두는 것처럼 말이지요.
혐의를 받은 자가 기분이 나쁘든 말든 여러분은 증거를 수집하고 그 증거가 유력하면 기소할 권리를 가지듯이, 우리 언론은 사회적 현상이나 정치적 문제에 대하여 특정한 의도를 지니고 발언할 권리가 있어요.
하나 더, 그 발언이 명백히 거짓이거나 치명적인 오류가 있지 않은 한, 우리는 발언의 대상의 심기가 불편하든 말든 지껄일 수 있는 자유가 있어요.
그걸 우리는 '언론의 자유' 또는 '표현의 자유'라고 하지요.
물론 취재상 잘못으로 오보를 내거나 고의로 사기를 치면 거기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합니다.
그게 우리의 의무이지요.
 
여기 학생회장님 어디갔죠?
아 저기 있네 김준규 총학생회장님 줄여서 총장님. 기자들 상대로 촌지 이벤트를 벌이신 분이죠?
저도 이벤트 좋아하는데....... 앗 이건 아니고...... "나라를 뒤흔든 큰 사태의 계기가 된 중요사건에 대해 납득하기 어려운 판결이 나와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한 말씀 하셨네요.
그런데 총장님. 아시겠지만요.
나라를 뒤흔들었다 아니다가 중요한 게 아니잖아요.
그 계기가 무엇인가가 중요한 게 아니잖아요.
문제는 언론의 자유의 범위와 책임의 영역이 어느 정도로 충돌하고, 어느 쪽이 더 중대한 의미를 지니는가잖아요.
총장님의 후배 어린이들은 거기에서 실패하신 거예요.
판사를 설득하지 못한 거예요.
꼴같잖은 민동석 사무관이 뇌까린 대로 무슨 "판사의 이념" 탓이 아니라.
 
PD수첩의 의도는 만인이 주지하는대로 갑자기 폭탄주 스무 잔쯤 돌리고 화장실 다녀온 아저씨 면바지 지퍼처럼 활짝 열어젖혀진 쇠고기 수입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과연 미국 소는 광우병으로부터 안전한 것인가의 화두를 던지는 것이었어요.
그래요 그 와중에 실수 있었어요.
때로는 그 의도가 아나콘다 뱃속의 멧돼지처럼 훤히 들여다보이기도 했어요.
이를테면 기립불능소를 두고 "광우병소"라고 일컬은 '생방송 중의 실수'는 솔직히 동업자 입장에서도 좀 무안하긴 해요.,
 
그런데 간만에 나온 우리의 명판관님의 뜻을 잘 헤아려 보세요.
그 다우너 소가 광우병 소라고 말한 것은 분명히 과장이지만, 다우너 소가 광우병 소가 아니라는 확실한 증거 또한 없다는 말씀을 하고 계세요.
물대포 쏘고 짐차로 찔러대서 억지로 일으켜 세워서 도축장에 집어넣는 것이 '사이코 동물학대범'들의 가학적 취미 때문만이 아닐 수도 있다는 말씀을 하시는 거예요.
그리고 저에게는 분명히 이렇게 들립니다.
이건 제 귀에 들린 판결이에요.
문성관 판사님 말씀이 아니라.
 
"비록 약간의 과장과 오류가 있다고는 하지만 그것이 실체적 진실에 어긋나지 않을 경우 언론의 자유는 최대한 보장하여야 하며, 공직자의 명예 훼손이나 이해 당사자의 업무 방해를 인정할 경우 언론의 자유는 그 순간 중대한 도전에 직면할 수 밖에 없다."
 
맞아요 .
검찰이 어린이 여러분도 수사비 마련하느라 울상이시지만 저희도 아이템 잡느라 탈모증 걸립니다. 만약 PD 수첩이 유죄 판결을 받았다면 저희는 그날부터 밥줄 걱정을 해야 해요.
도대체 무슨 아이템으로 방송 시간을 채울 수 있겠어요.
취재 내용의 토씨까지 살펴서 자잘한 오류를 찾아낸 공직자들이 명예훼손을 걸어 버리는 세상에서 무슨 펜이 활기가 있겠으며 어떤 카메라의 레코드 버튼이 부드럽겠냐는 말입니다.
세상을 뒤집어 엎는 히트를 친다고 한들 뭘 하겠어요.
이해 당사자들이 업무 방해로 소송을 걸면 잘해야 본전이고 자칫하면 패가망신이 눈앞에 아른거리는데.
 
검찰청 어린이 여러분 뜻대로 PD수첩 유죄 판결이 나 버렸다면 저희 밥줄 끊겨요.
"다소 과장은 있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때 중요한 부분이 진실"인데 그 과장 때문에 쇠고랑을 차고 천문학적인 배상을 맞아야 한다면, 그게 검찰청 어린이들의 우직한 뜻이라면 도대체 검찰청 어린이가 꿈꾸는 파란 나라는 어디에 있나요.
휴전선 너머의 그 나라쯤 되나요?
이렇게 이야기를 해 줘도 판사님의 판결이 납득이 안가요?
어이 거기 뒤에 계속 기둥에 머리박고 있는 검사 어린이. 그래도 납득이 안가요?
그 벽이 뚫어져도 좋으니 더 충돌하세요.
뭐 아동학대라고요?
글쎄요 난 건물이 더 불쌍하네요.
저 머리로 어떻게 고시를 패스했을까. 확 때려치우고 로스쿨이라도 가?
 
그리고 하나만 더 얘기해 볼께요.
뭐 비록 재벌 그룹 회장님을 단독사면하는 희대의 코미디가 있긴 했지만요......
어 동계올림픽이면 다 되는 드러운 세상.
암튼 여러분이 입만 열면 하는 얘기가 뭐죠?
눈만 뜨면 복창하는 주문이 뭐죠? 바로 법치잖아요.
"대한민국은 법치국가다."
아마 여러분이 배웠던 헌법 교과서 1조는 그렇게 시작되지 않나 의심스러울 정도지요.
그렇게 암송을 하고 구호로 외치고 남에게 전도했으면 최소한 그 단어가 여러분 몸에서는 체화되어 있어야 하는 거예요.
 
검찰이 어린이 여러분은 법조세발자전거의 바퀴 하나를 차지하고 있긴 하지만 소속은 어디?
그래도 똑똑한 어린이가 있네요.
맞아요 행정부예요.
여러분들은 법무부 소속 공무원들이죠.
여러분의 임무는 범죄를 수사하고 증거와 증언으로 사실 관계를 구성하여 판사에게 들이밀고 그 범죄에 따른 구형을 하는 것으로 끝나요.
여러분과 여러분이 기소한 이들의 변호사가 경합하는 사실에 대하여 판결은 누가 한다?
판사가 해요.
판결에 불만을 품은 시정잡배가 판사에게 삿대질을 하면서 대법원장 나와~~~를 부르짖으며 드러눕는다?
이제는 여러분이 출동해야 해요.
그게 법치예요.
그런데 엇다 대고 판사가 어쩌니 문제가 있느니 육갑을 헤아리시는 거지요?
좌빨은 그럴 수 있어요.
걔들이야 힘도 없고 돈도 없는 것들인데 입이라도 살아야 할 거 아니에요.
근데 여러분이 그러면 안되는 거예요.
어린이 여러분은 정신연령은 어리지만 힘은 황소도 때려잡을만하거든요.
그래서 여러분이 위험한 거지만.
 
검찰이 어린이 여러분. 카사노바가 혼전순결을 설교할 때 사람들이 얼마나 웃을까요.
유영철이가 생명의 소중함을 논한다면 아마 흰눈 뜨고 덤빌 사람 많겠지요?
그런 꼴 당하고 싶으세요?
저기 뒤에 계신 한나라 학부모도 똑똑히 들으세요.
여러분들도 법치 타령 좋아하시죠?
아 네... 법도 아리랑을 부르든 법치나칭칭나네를 창하든 뭐라고 하진 않겠지만 그러면 그를 소중하게 여기는 듯한 시늉이라도 내셔야지요.
좀 껄끄러운 판결 나왔다고 어딜 법원 행정처장을 불러서 이런 사람들 승진시키면 안되니 어쩌니, 사법을 개혁하니 어쩌니 하는 소리를 주머니에서 물건 빼듯 하니 이 검찰이 애들이 도대체 뭘 보고 배우겠냐고요.
그래도 얘네들 소시쩍엔 천재 소리 들었던 애들인데, 이렇게 망가지는 거 보고 느끼는 것도 없으세요?
"유감이다.
증거를 보강하고 항소하여 2심 판결을 기다리겠다." 라고 멋있게 이야기하면서 바람 일으키며 퇴장하는.... 그런 엣지는 영화 속에서만 나오는 건가요.
 
 
 
검찰이 어린이 여러분. 이제 선생님도 입이 아파요.
한 얘기 또 하는 건 원래 PD에게는 금기 사항이기도 하구요.
제발 좀 공부하세요.
배워서 남줍니까?
아니 그래도 납득이 안가요?
이제 그만 머리 박으시고 예쁘게 꾸미세요.
염색도 좀 하시고 뽀인뜨도 주고 쌈빡하게 장식하세요.
이쁜 거 달아도 좋구요.
그 머리를 장식품 말고 무엇으로 쓰겠어요.
가끔 여러분에게 고마움을 느낄 때가 있어요. 진심이에요.
선생님은 거짓말 못해요.
정말 죄짓고 살지는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들게 해 주시거든요.
무슨 죄목으로 여러분 앞에 가서 검사님 하면서 머리 조아리는 건 참으로 돼지 쓸개를 핥고 압정방석에 앉는 일보다 더 얼척없고 끔찍한 일이거든요.
아무튼 오늘 1700여 전국 검사들의 회의가 열린다죠.
기대할게요.
거기서 또 무슨 "돌 깨는 소리"가 들려올지 옷깃 여미고 들어 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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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부산본부 김진숙 지도위원이 단식농성중입니다.

 

작성자


김진숙
 
(2010/01/18)
 

제목


콩국 한 그릇
 
 
차가 있었다면 당장 차부터 팔았을 겁니다.
땅바닥에 누워보면 세상에 경차는 없습니다.
겉보기 아무리 작은 차라도 반드시 제 무게 이상으로 지구를 울리며 지나갑니다.
오토바이는 이명박보다 더 싫습니다.
적의 동태를 수시로 감시하는 레이다처럼 텐트 안을 1초 간격으로 훑고 지나가는 헤드라이트 불빛들.
한강 철로 위에서 잠을 자본 적은 없지만 그 위로 기차가 지나가면 이럴 거 같습니다.
저 육중하고 폭력적인 소리를 내며 달려드는 탱크 같은 저것들이 어느 순간 내 몸을
짓이기고 골을 빠개고 바퀴에 뇌수를 너덜너덜 매달고 지나갈 거 같은 환상.
아사가 아니라 그걸로 죽지 싶습니다. 로드킬.
나 좋자고 끝도 없이 쏟아내는 문명이란건 바닥 밖엔 갈 데가 없는 목숨들에겐 살상의 폭력임을 깨우치는 시간들.

86년엔가 그 이듬해인가도 단식을 했었습니다.
그땐 천막도 몰랐습니다.
짓밟힌 자리에서 그대로 주저앉아 다시 일어섰던 시절.
전술도 없고 전략도 없고 교섭도 없던 시절.
성명서도 없고 대책위도 없고 상급단체도 없고 지침도 없던 시절.
오로지 들끓는 분노만 시퍼런 죽창 같던 시절.
해고자 세 사람이 밟힌 그 자리에 그대로 맨바닥에 주저앉았던 행위가 먼저 생기고 단식농성이라는 개념은 그 후에도 몇 년 만에 등장했습니다.
그때 우리가 유일하게 피웠던 요령은 라면박스를 깔고 앉는 일이었습니다.
맞은 편 가게 아주머니가 갖다 주셨던. 몇 시간인가 회의를 해서 깔고 앉기로 결론 난.
그렇게 며칠을 앉아있으니 한 사람씩 라면박스를 들고 와서 같이 앉아 같이 굶는 사람들이  생겼습니다. 그 중에 박창수도 있었고.
지금 제가 있는 텐트 안에는 솔직히 없는 게 없습니다.
전등에 전기스토브에 전기주전자에 전기담요에 mp3에 휴대폰충전기에.
회사에서 전기를 끊었습니다.
순식간에 작동을 멈추는 버릴 데도 없는 쓰레기들.

20년 민주노조운동은 그런 게 아니었나 싶어요.
그런 쓰레기들을 늘려오는.
그런 것들을 늘리기 위해 비정규직도 버리고 장애인도 버리고 노점상도 버리고 농민도 버리고 여성도 버리고 다 버리고 그런 것들만 애먼글먼 끌어안고 아이들에게 그런 것들을 더 많이 물려주기 위해 잔업하는.
요즘은 그런 생각이 다 들어요.
그 삼양라면박스가 관료주의의 싹은 아니었을까.
그때 그냥 맨바닥에서 버텼어야 했던 건 아닌가.
그랬다면 천막도 치지 않았을 것이고 그랬다면 장판도 깔지 않았을 것이고 그랬다면 진짜 싸울 사람들만 남지 않았을까. 껍데기들은 가고. 아니 아예 오지도 않고.
교육은 있어도 학습은 없는 운동. 회의는 있어도 토론은 없는 운동.
전지전능한 몇 사람이 ‘방침’을 내오고 조합원들에겐 ‘지침’이 내려올 뿐입니다.
미래가 생산되는 공정자체가 봉쇄돼있습니다.
사람을 키우지 않으니 할 사람이 없고, 할 사람이 없으니 하던 사람이 또 합니다.
그렇게 우린 후배들의 길을 가로막고 스스로 미래를 포기했습니다.

3년 전부터 역사가 거꾸로 갔느니 시간이 되돌아갔느니 말들이 많았습니다.
서는 자리마다 전선이고 발 닿는 곳마다 전쟁터이고 쓰는 글마다 추모사인 일상이 단절 없이 이어지고 있을 따름이라 사실은 별 실감이 없었습니다.
그래도 이십 몇 년 피 터져가며 살았던 게 아주 헛산 건 아니었다는 희미한 흔적은 남았습니다.
민주화운동명예회복 및 보상심의위원회가 신청 10년 만에 느닷없이 내려준 명예회복과 부당해고 결정. 해고된 지 24년, 출감한 지 21년만입니다.
그게 작년 11월 이었습니다. 받아들일 수 있는 용량이상의 기쁨이 닥치면 실감이 별로 안 나는 모양입니다.
출근투쟁을 시작했습니다.
아닙니다.
쌍용차투쟁을 ‘보고’나선 투쟁이란 말 함부로 쓰면 안되겠습니다.
출근시위를 시작했습니다.
처음 시작했던 곳에서. 혼자. 맨몸으로. 다시. 시작하자.
다른 건 진심이었지만 ‘혼자’는 영 진심은 아니었습니다.
진심이 아닌 바램이 가장 먼저 이루어지는 모양입니다.
첫날, 정문 앞에서 조합원들에게 유인물을 나누어 드렸습니다.
해고예고를 받아놓은 하청활동가가 유인물을 뿌리고 있었습니다.
민주노동당에서 열 명 정도가 함께 나와 같이 뿌리고 있었습니다.
홀홀단신인 제 눈에는 그 열 명이 무적의 강철대오로 보였습니다.
그들은 다 뿌리고 가는데 제 유인물은 거의 그대로 남았습니다.
하필이면 비가 내렸습니다. 비에 젖은 유인물은 참 무거웠습니다.
며칠이 지나자 박성호 동지가 옆에 서주었습니다.
박창수 위원장, 김주익 지회장, 곽재규 동지를 제 손으로 묻으며 쌓은장례 내공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경지라 이 친구 없이는 열사들 장례 못 치릅니다.
장례전문가를 배출해 낸 한진노조의 역사.
“그러다 짤리면 어짤라구. 낼부터 나오지 마” 입안에서 뱅뱅 도는 그 말을 아직도 못했습니다.
3일 정도 지나자 경비들이 노조출입을 막았습니다.
“조합원이 노조에 가는데 왜 막노” 라는 제 항의에 그들은 신기하게도 24년 전과 똑같은 말을 했습니다.
“우린 위에서 시키는대로 하는거요”
세월은 영락없는 그 세월인데 저만 중늙은이가 되어 그 세월 앞에 홀로 마주섰습니다.
과거가 지속되는 걸 인정할 수도 없고 미래를 준비하지도 못한 저는 과거로부터도미래로부터도 고립됐습니다.

07시. 신관 앞에 피켓을 들고 서면 아직 어둡습니다.
24년 전이나 지금이나 통근버스는 그 시간이면 들어옵니다.
24년 간 공장을 지켜오면서 위원장의 장례를 두 번이나 치르고 동료의 장례마저 치러야했던 기가 막힌 아저씨들이 그 통근버스에서 내립니다.
정리해고 방침이 발표되면서 아저씨들의 불안한 눈빛이 제 눈엔 보입니다.
열에 여덟은 하청노동자들입니다.
정규직이었다가 하청이 된 아저씨들도 많습니다.
이미 하청노동자들은 천명 가까이 짤려 식당이 헐빈하고 통근버스가 텅텅 비었다는 소문이 괴담처럼 떠돕니다.
마산에서 오는 통근버스에는 네 명이 내립니다.
출근시위를 처음 시작했던 50여일 전과 비교해도 확연히 눈에 띌 만큼 숫자가 줄었습니다.
그 아저씨들은 어디로 사라졌을까요.

쌍용차 동지들, 하이닉스 동지들, 콜텍 동지들, 기륭동지들, KTX 동지들, 이랜드 동지들.
그 외에 이름을 들먹이는데만도 A4용지 세 바닥이 훌쩍 넘어 갈, 정리해고 투쟁을 하면서 제가 만났던 수많은 동지들.
죄송합니다.
다 아는 것처럼, 다 겪은 것처럼 세치 혓바닥을 놀렸지만 사실은 남의 일이었습니다.
그것 또한 저한텐 일상이었으니까.
“차라리 죽여라” “해고는 살인이다”
이런 구호 솔직히 너무 적나라하다 생각했습니다.
지금 제 텐트 입구엔 “해고는 연쇄살인이다” 가 붙어있습니다.
누군가 피 묻은 손으로 심장을 꺼내 징 박힌 신발로 자근자근 밟으면 이렇게 아플까요.
어디로 사라지는 지 알 수도 없고 어느 날 부턴가는 훌쩍 사라져서 다시는 나타나지 않는 아저씨들. 그걸 아침마다 확인하는 일이 그렇게 고통스러울 수가 없었습니다.
제가 다시 현장에 돌아 가 아저씨들은 족구하고 저는 심판보고, 햇볕 따신 날은 선각공장 앞에 안전화 벗고 언 발을 나란히 내놓고 녹이는 꿈을 단 한시도 포기한 적이 없습니다.
어쩌다 한번 목구멍에 쇳가루 먼지 벗겨내는 날. 강씨아저씨의 그 구성진 노랫가락을 다시 들어보는 일을  단 하루도 잊은 날이 없었습니다.
“숙에이~” 부르시던 허씨아저씨의 목소리를 꿈에서도 듣곤 했습니다.
제가 철판에 두 다리가 깔려 병원에 오래도록 입원해 있을 때 번갈아 죽을 끓여 주전자에 담아오시던 아저씨들. 미안해 어쩔 줄 모르던 제게 “낸쥬 씨븐 쏘주나 한잔 받아주라이”
하시던 그 약속이 술 광고만 봐도 생각이 났습니다.  
눈알에 박힌 용접불똥을 종이를 뾰족하게 접어 빼내는 방법을 일러주시던 아저씨들.
좁은 땡크 안에 들어갈 땐 발을 밀어 넣고 동시에 어깨를 같이 넣어야 쏙 빠진다는 걸 알려주시던 김씨아저씨.
사다리가 없는 블록에 오를 땐 두 팔로 철판을 짚고 동시에 몸을 띄워야 한다는 걸 시범과 함께 보여주시던 박씨아저씨.
그때 제겐 무엇보다 절실했던 생존의 정보들이었습니다.
버스안내양 시절 달리는 버스에서 뛰어내릴 땐 오른발이 먼저 땅에 닿아야 바퀴 밑에 안 깔린다는 정보만큼이나.
2003년도에 강씨아저씨 허씨아저씨가 짤렸습니다.
김씨아저씨 박씨아저씨 마저 짜르겠다는 이때.
제가 뭘 할 수 있을까요.
‘동원’할 조직도 없고 ‘지침’을 내릴 권력도 없는 제가 뭘 할 수 있었을까요.
조합원들을 지키겠다고 싸우다 같은 날 두 명의 장례를 함께 치른 게 6년 전인데, 더 크고 더 시퍼런 칼을 휘두르며 달려드는 저들 앞에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었을까요.
명단 발표되면 끝인데, 그러고 나면 우리끼리 싸우고, 죽고, 열사정신 계승하자고 결의를 ‘내오고’, 장례 치르고, 울고불고, 추모사 쓰고..
쌍차에서 6명이 죽은 게 언제라고.

요즘은 뉴스도 안 보고 인터넷도 못하니 민주노총 위원장 선거 과정이 어떻게 되는진 잘 모르겠습니다. 입을 댈 기력도 없구요.
저는 국민파도 아니고 벽제파도 아니고 중앙파도 아니고 현장파도 아니니 잘 아는 후보도 없습니다.
다만, 대장할 사람이 이렇게 많은데 왜 현장은 무너지는 걸까요.
똑똑한 사람이 이렇게 많은데 왜 우린 번번이 패배하는 걸까요.
민주노총이 왜 외면당하고 욕먹는지 우리만 모릅니다.
추한 소문일수록 당사자만 모르듯이.
욕하면 국민파의 음모라 하고 현장파의 작태라 하면 됩니다.
다 같이 욕먹을 땐 조중동의 악랄한 왜곡선전 때문이라고 하면 됩니다.
끼리끼리 모이면 욕이 배따고 들어오나 이런 말도 논리가 됩니다.
욕이 배따고 들어와야 치유가 된다는 걸 우리끼리만 모릅니다.

위원장선거에다 지자체선거까지 앞두고 있으니 후보들이 앞 다투어 ‘방문’하시겠지요.
이슈도 있고 표도 되는 사업장이니까.
다만, ‘발언’ 하려고 오진 마십사 하는 부탁을 드립니다. 간곡히.
발언 기회 확보되면 이 투쟁에 끝까지 함께 하겠다고 핏대 세우곤 또 다른 사업장으로
가시겠지요. 시간이 없으니까. 가셔서 똑같은 ‘발언’을 하실테구요. 저도 그랬거든요.
어떤 위원장은 하루에만 목숨 세 번 거는 것도 봤습니다. 가는 데마다.
민주노총을 정말로 바로 세우고 싶다면 그리고 진심으로 비정규직의 현실이 아프다면
결의를 했던 그 자리에 눌러앉으세요.
그 자리에서 비정규직들이 어떤 모습으로 어떤 조건에서 일하고 짤리는지 눈으로 직접 보십시오. 자료는 그만 보시고.
정규직은 그나마 싸울 조직이라도 있고 연대할 상급단체라도 있습니다.
뉴스에라도 나오고 신문에 한 줄이라도 나옵니다.
비정규직들은 어쩌면 좋을까요.
한진에서만 천명 가까이가 짤렸고, 소문으로 떠도는 앞으로 짤릴 4천명의 목숨들을
도대체 어째야 할까요.
그 답을 가져오시면 더할나위 없겠지만 최소한 후보님들을 추대했던 조직들과 함께 실천할 방안들을 다만 한 가지라도 마련해오십시오.  

한 시간에도 수 만대의 차가 골을 흔들고 생애를 흔들며 지나다니는 길가에 쳐놓은, 잠시도 쉬지 않고 펄럭이는 작은 텐트에 누워서야 비로소 51년의 삶과 그 절반을 차지하는 운동의 삶을 되돌아봅니다.
난 어떻게 살고 싶었던 것일까.
어떤 삶을 꿈꾸다 여기까지 와서 혼자 누워있는가.
어떤 삶을 살았기에 여기 혼자 누워 굶고 있는가.

아무리 생각해도 길바닥에 나앉아 굶는 이것밖엔 할 게 없겠다고 마음을 굳히며 그래도 거창한 꿈을 품었습니다.
민주노총이 당장 천막을 칠 것이고 그렇게 되면 단위노조들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고 한진중공업 앞에서 태종대까지 천막이 늘어설 것이고 그럼 이길 것이다..
사람이 안 죽고도 이길 것이다..
김주익도 그런 마음으로 홀로 크레인위에 올랐겠지요.
엿새를 이러고 있어보니 김주익은.. 우리가 죽였습디다.  내가..

그럼에도 저는 따뜻한 콩국 한 그릇이 너무 먹고 싶습니다.






 

 
 
 
류재운  :  김진숙 지도위원님 고생 많습니다.
저 애니메이션 노조 류재운입니다.
소식을 듣긴 들었는데 차마 굶고 있는 분한테 싸가지 없이 전화로 고생한다는 말을 하기가 민망해서 망설이고 있었습니다.
저도 두 번 해봤는데 세상에 못할 짓이 단식입니다.
요즘 세상이 좋아져서 건강을 위해서 굶는 사람들도 있다는 소리를 듣긴 들었습니다만 사측에 압박수단으로 밥을 굶는 것은 어찌보면 드럽고 치사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내가 왜 저 새끼들 때문에 밥을 안 먹어야 되나?
2004년 그 놈의 비정규법 국회입법 막겠다고 열린 우리당 이 부영 당의장실 점거해서 일주일, 딱 일주일 굶어 봤는데 사실 고백하면 배는 안 고픈데 술이 고파서 고통스러웠던 기억이 있습니다.
밥이야 워낙 굶고 다니는 게 일이라 그리 그립지는 않았는데 술이 저를 괴롭히더군요.
투쟁하시는 분한테 너무 가벼운 이야기를 하는 것 같지만 조금 마음의 여유를 가지시라고 실없는 소리를 하고 있는 중입니다.
그 때 참 많은 투쟁을 했습니다.
생전 처음 해보는 삭발(아 물론 중, 고등학교 다닐 때는 삭발을 하고 다녔지만 성인이 되고나서 말입니다. --- 그리고 그 때 저는 머리를 길게 길러 묶고 다녔습니다)
동지들이 하는 말이 제가 삭발을 해야 효과가 좋을 것 같다고 꼬시는 바람에 괜한 머리만 깎았지요.
그리고 단식, 천막농성, 국회 안 고공크레인 점거농성 등등
그래도 기어코 통과시킨 법이 그 놈의 비정규 악법입니다.
생각하면 노무현씨 ... 정말 나쁜 사람입니다.
노무현 정부 때 노동자들이 최고로 많이 구속됐고 가장 많이 죽었다는 걸 사람들은 잊었는지 아니면 모르는지 저는 아직도 노무현 추모하는 사람이나 인터넷 사이트를 보면 폭파시켜 버리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습니다.

어쨌거나 김주익 위원장 자결 하셨을 때 올라가본 크레인은 아래를 내려다보기도 아찔했었습니다.
그 크레인에서 농성투쟁을 한 김주익 위원장을 생각하니까 눈물이 주루룩 흐르더군요.
부산역 광장에서 지도위원님이 추도사를 읽을 때는 저쪽 구석자리에 짱 박혀 가지고 소주 먹으면서 또 그렇게 꺼이꺼이 울었습니다.
제가 좀 눈물이 많은 편입니다.
비정규직 동지들 싸우는 것 보면 눈물 나고 해고 되서 투쟁기금 마련 물품 팔러 다니는 것 보면 또 눈물 나고 정규직 노동자들이 연대를 외면할 때면 분노의 눈물이 나고........구사대, 용역깡패들이 천막을 침탈한 현장이나 두둘겨 맞는 것 보면 또 울면서 같이 싸우고....그러고도 모자라 뻔히 보고 있으면서도 모른 척 사제폭력을 묵인하고 있는 경찰 놈들 보면 이가 갈립니다.
어쨌거나 대부분의 해고자들은 비정규직으로 채워질 것은 불을 보듯 뻔 한데 참 아직도 자기 밥그릇만 바라보는 미래의 해고자들!

저는 자기 밥그릇을 발로 걷어차야만 자본에게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밥그릇에 안주하고 밥그릇에 연연하고 한 숫갈 만 더 먹겠다고 달려들 때 자본은 회심의 미소를 지으면서 어따 하고 거지 동냥 주듯이 던져 주겠지요.
그러면 또 그걸 자기 식구들과 게걸스럽게 먹겠지요.

여의도에서 천막농성을 하는데 비닐천막 사이로 별이 보이데요.
그리고 입김으로 도너스도 만들어 졌습니다.
그 때는 그래도 한 6년 젊었으니까 버틸 만 했을까요?
지도위원님도 그리 젊은 편은 아니니 건강 조심하셔야 합니다.
투쟁하는 동지께 건강 조심하라는 헛소리 밖에 못하겠습니다.
조건이 된다면 연대집회나 집중집회 때 한번 내려가겠습니다.

그리고 왠만하면 오래 굶지 마세요.
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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