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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관련 각종 국제지수

  • 분류
    단상
  • 등록일
    2010/10/13 14:26
  • 수정일
    2015/05/06 18:50
  • 글쓴이
    푸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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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F(세계경제포럼)에서 발표한 2010년도 '성격차지수(Gender Gap Index, GGI)'에서 대한민국은 조사대상국 134개국 가운데 104위를 차지했다. UNDP(유엔개발계획)에서 발표한 2009년도 '여성권한척도(Gender Empowerment Measure, GEM)'에서 대한민국은 109개국 가운데 61위를 차지했다. 마찬가지로 UNDP에서 발표한 2009년도 '성별개발지수(Gender-Related Development Index, GDI)'에서 대한민국은 182개국 가운데 26위를 차지했다. 마지막으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에서 발표한 2006년도 '성·제도·개발지수(Gender, Institutions, and Development Index, GID)'에서 대한민국은 123개국 가운데 4위를 차지했다.

 

분석하기에 앞서 각종 단체가 제시하는 국제 순위가 실질적인 성평등이 어느 정도 달성되었는지에 대해 거의 아무것도 말해주지 않는다는 것을 분명히 해야 한다. 예컨대, 전 지구적으로 여성이 대단한 강도의 억압을 받는데 그 중 한국이 그나마 나으면 한국의 성평등지수 순위는 급격히 높아질 수 있다. 그것이 한국이 성평등 국가라는 것을 보장해주지는 않는다.

 

이런 한계를 분명히 하고 저 지수들이 의미하는 바를 들여다보자. 일단 GGI와 GEM에서 한국이 비교적 하위권에 위치한 것과는 달리 GDI와 GID에서는 상위권에 위치한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차이를 면밀히 하기 위해서는 각 단체가 무엇을 기준으로 지수들을 산정했는지를 살펴봐야 한다.

 

GGI는 경제참여도(노동력인구 비율, 동일노동대비 임금비율, 전문인력 비율 등), 교육성취도, 보건수준, 정치참여도 등을 기준으로 성격차지수를 산출한다. GEM은 의회내 여성비율, 여성 고위관료 비율, 여성 전문인력 비율, 평균기대소득 비율, 정치참여가능연령 등을 기준으로 여성권한을 산출한다. GDI는 평균기대수명, 15세 이상 식자율, 교육기관 등록 비율 등을 기준으로 성별개발지수를 산출한다. GID는 제도에 의한 여성성기절단 허용 유무, 제도에 의한 조혼 허용 유무, 제도에 의한 일부다처제 허용 유무, 제도에 의한 여성의 부모권한 인정 유무, 제도에 의한 여성의 상속권한 인정 유무, 제도에 의한 여성의 이혼 허용 유무, 제도에 의한 여성의 소유권 보장 유무 등을 기준으로 성·제도·개발지수를 산출한다.

 

일부는 GID와 GGI의 격차를 설명함에 있어서, 한국이 제도상의 성평등을 이룩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에 실질적인 성평등이 달성되지 않은 것은 그만큼 한국 여성들이 노력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예컨대 한국은 벨기에, 네덜란드와 함께 GID 공동 4위를 하였는데, 한국은 GGI 104위이고 네덜란드는 17위인 것은 그만큼 한국 여성들이 네덜란드 여성들에 비해 열등하기 때문이라는 식이다. 전형적인 인종주의로서 더 이상 언급할 가치가 없다.

 

오히려 이 상이한 지수들이 각자 의미하는 바를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우선 GID는 제도상의 기계적인 성평등을 나타낸다. GDI는 제도상의 기계적인 성평등이 실질적인 성평등으로 이어질 수 있는 분야들을 보여준다. 그것이 평균기대수명, 15세 이상 식자율 등인 것이다. 다음으로 GEM과 GGI는 기계적인 성평등이 해소해주지 못하는 여성 억압을 보여준다. 아무리 여성에게 제도상 평등한 기회가 주어지더라도 여성은 남성과 비슷한 수준의 정치·경제·사회적 성취를 이룰 수 없다. 이것은 제도 너머에서 작동하는 여성 억압적인 시스템을 반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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