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이 번역은 1942년 갈리마르에서 출간된 L'étranger를 원본으로 삼으며, 때로 이휘영, 김화영, 이기언, 김예령, 이정서 번역을 참고한다.
한국에서 L'étranger 원본의 저작권은 소멸했다. 이 번역본은 무료로 배포 가능하다. 단, 영리 목적 사용은 불가능하며, 일부나 전부를 어떠한 형태로도 가공 내지 수정할 수 없다. 어차피 카뮈의 간결함을 한국어로 살려본답시고 내 멋대로 의역한 부분이 많아서 그렇게까지 신뢰할 만하진 않다.
제1부
IV
일주일 내내 열심히 일했다. 레몽이 집에 들러 편지를 보냈다고 알려줬다. 에마뉘엘과 극장에 두 번 갔다. 에마뉘엘은 종종 영화 내용을 이해하지 못한다. 옆에서 설명해줘야 한다. 어제는 토요일이었다. 약속한 대로 마리가 집에 왔다. 빨간색과 하얀색 줄무늬가 그려진 아름다운 원피스를 입고 가죽 샌들을 신었다. 눈을 떼기 힘들었다. 마리 옷 아래 봉곳한 가슴이 느껴졌다. 햇볕에 그을린 갈색 얼굴은 화사하게 피어났다. 같이 버스를 타서 알제에서 조금 떨어진 해변으로 갔다. 육지 따라 자라난 갈대와 암벽 사이에 자리 잡은 해변. 네 시의 태양이 그렇게 뜨겁진 않았지만 바닷물은 따뜻했다. 기다란 잔파도가 나른하게 찰랑거렸다. 마리가 놀이를 하나 알려줬다. 헤엄치며 하얀 파도를 들이마셔 입안 가득 거품을 담아 하늘 향해 드러누운 채 뿜어대기. 그럼 거품 레이스가 공중으로 사라지거나 미지근한 비가 되어 얼굴로 떨어졌다. 몇 번 하고 나니까 소금기에 입이 타올랐다. 그러자 마리가 물속에서 내 쪽으로 다가왔다. 내게 입을 갖다 포갰다. 달콤한 혀가 입술을 달래줬다. 파도 가운데서 한동안 뒹굴었다.
해변에서 옷을 입는데 마리가 빛나는 눈으로 바라봤다. 마리를 껴안았다. 그리고 우리는 말없이 있었다. 서로 껴안은 채 귀가 버스를 잡기 위해 서둘렀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같이 침대로 달려들었다. 창문을 열어두었다. 햇볕에 그을린 몸 위로 흐르는 여름밤이 느껴져 기분이 좋았다.
마리는 오늘 아침까지 남았다. 나는 같이 점심을 먹자고 했다. 혼자 고기를 사러 내려갔다. 다시 올라가는 길에 레몽 방에서 여성 목소리를 들었다. 조금 뒤 살라마노가 개를 혼냈다. 우리는 나무 계단을 내려가는 구두창 소리와 발톱 소리를 들었다. “개새끼! 망할 놈!” 둘은 밖으로 나갔다. 저 노인네 이야기를 해주니 마리가 웃었다. 내 잠옷 소매를 걷어 올려 입은 채. 웃는 모습을 보니 또 하고 싶었다. 잠시 후 마리는 자기를 사랑하는지 물어봤다. 나는 아무 의미도 없지만, 아닌 것 같다고 대답했다. 마리는 슬퍼 보였다. 그런데 점심을 준비하며 마리가 별 이유 없이 환하게 웃어서 껴안아줬다. 그 순간 레몽 방에서 심하게 다투는 소리가 났다.
먼저 여성의 날카로운 목소리가 들렸다. 이어서 레몽 말소리가 들려왔다. “네까짓 게 날 갖고 놀아? 오냐, 날 갖고 놀면 어떻게 되는지 보여주지.” 둔탁한 소리가 수차례 났고 여성이 비명을 질렀다. 어찌나 끔찍한 비명이었는지 건물 주민들이 복도를 가득 채웠다. 우리도 방에서 나왔다. 여성은 여전히 비명을 질렀고, 레몽은 여전히 때렸다. 마리는 너무 끔찍하다고 말했다. 나는 아무 말도 안 했다. 마리는 경찰을 불러달라고 했으나 경찰이 싫다고 대답했다. 그런데 마침 경찰이 3층에 세든 배관공과 함께 도착했다. 경찰이 문을 두들겼다. 방 안은 조용해졌다. 더 세게 두들겼다. 이내 여성이 울음을 터뜨렸고 레몽은 문을 열었다. 담배를 물고 애써 미소 짓고 있었다. 여성은 바로 방에서 달려나가 경찰에게 레몽이 자기를 때렸다고 일렀다. “이름 대.” 경찰이 말했다. 레몽은 대답했다. 경찰이 경고했다. “대답할 땐 입에서 담배를 빼.” 레몽은 망설였다. 나를 보더니 담배를 빨아들였다. 그 순간 경찰이 레몽한테 힘껏 두텁고 육중한 따귀를 날렸다. 뺨 한가운데에. 담배는 몇 미터 날아가 떨어졌다. 레몽 낯빛이 변했다. 아무 말 없다가 꽁초를 주워도 될지 공손하게 물어봤다. 경찰은 그러라면서 덧붙였다. “다음부터 경찰을 우습게 보기만 해봐.” 그러는 사이 여성이 울먹이며 말했다. “저놈이 날 때렸어요. 포주예요!” 레몽이 끼어들었다. “경찰관님, 남자한테 포주라고 해도 되는 겁니까? 법에서 그래도 된다고 합니까?” 경찰은 “입 닥쳐.”라고 명령했다. 그러자 레몽이 여성에게 말했다. “두고 보자고, 응? 각오해둬.” 경찰이 닥치라고 말했다. 여성은 가봐도 좋지만 레몽은 경찰서에서 출석을 요구할 때까지 방 안에 있으라고 했다. 그리고 도대체 술을 얼마나 마셨으면 벌벌 떨고 있느냐고, 부끄러운 줄 알라고 덧붙였다. 레몽이 해명했다. “술을 마신 게 아닙니다. 그게, 경찰관님께서 앞에 계시니까 어쩔 수 없이 떠는 겁니다.” 레몽은 문을 닫고 들어갔다. 나머지 사람들도. 마리와 점심 준비를 마쳤다. 하지만 마리가 별로 식욕이 없어 내가 거의 다 먹었다. 한 시가 되자 마리는 떠났고, 나는 잠시 눈을 붙였다.
세 시쯤 노크 소리가 났다. 레몽이 들어왔다. 나는 계속 누워 있었다. 레몽은 침대 끄트머리에 앉았다. 한동안 말없이 있길래 일은 잘 해결했는지 물어봤다. 계획대로 돌아갔지만 여성이 따귀를 때려서 패버렸단다. 나머지는 본 대로라고. 이제 충분히 벌을 준 셈이니 만족스럽겠다고 말했다. 레몽도 만족한다고 했다. 경찰이고 나발이고 이미 때릴 건 다 때렸으니. 자기가 경찰들 사정엔 훤하고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지 안다고 덧붙였다. 그러고는 경찰이 때렸을 때 자기가 응수하길 기대했는지 물었다. 그러진 않았고, 어차피 경찰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기분이 매우 좋아 보였다. 레몽은 같이 외출하자고 제안했다. 나는 일어나서 머리를 빗었다. 나더러 참고인 진술을 좀 해줘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야 상관없지만 뭐라고 진술해야 하는지 몰랐다. 레몽에 따르면 그냥 그 여성이 자기를 속여먹었다고 진술하면 됐다. 참고인 진술을 하기로 승낙했다.
밖으로 나갔다. 레몽이 코냑을 한 잔 사줬다. 그리고 당구를 쳤는데 내가 간발의 차이로 졌다. 레몽은 성매매 업소에 가고 싶어 했지만 그건 거절했다. 별로 안 좋아해서. 그냥 천천히 귀가했다. 레몽은 정부를 성공적으로 벌해서 얼마나 기분이 좋은지 말했다. 나를 정말 잘 대해줬다. 참 즐거웠지.
멀리서 살라마노가 보였다. 노인네는 문간에 서 있었는데 불안한 기색이었다. 가까이 가서 보니 개가 어딜 가고 없었다. 노인네는 사방을 살피며 제자리를 맴돌았다. 어두운 복도를 뚫어져라 바라보는가 하면 두서없이 중얼거렸고, 핏발 선 작은 눈으로 거리를 뒤졌다. 레몽이 무슨 일이냐고 물었다.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들릴 듯 말 듯 “개새끼, 망할 놈”이라고 속삭였다. 그러곤 또 안절부절못했다. 나는 개가 어딨는지 물었다. 살라마노는 도망갔다고 툭 뱉었다. 그러더니 갑자기 말을 쏟아냈다. “평소처럼 마뇌브르 광장1에 데려갔어요. 축제 중이어서 사람이 많았죠. ‘탈출왕’을 구경하러 멈춰 섰답니다. 그런데 떠날 때가 되니 개가 사라졌지 뭡니까! 아, 진작 더 작은 목 끈을 사줄 걸 그랬어요. 이 망할 놈이 이렇게 도망갈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레몽은 개가 길을 잃은 걸 수도 있다며, 돌아올 거라고 달랬다. 주인을 찾아 십여 킬로미터나 되돌아온 개들 사례를 열거했다. 그럼에도 노인네는 더욱 불안해했다. “녀석을 뺏기고 말 거예요. 누가 거두어 주기라도 한다면… 아, 그럴 리가 없어요. 그 딱지투성이를 누가 반겨 준다고. 경찰들이 잡아갈 겁니다. 틀림없어요.” 나는 동물 보호소에 가보라고 말했다. 요금을 얼마간 내면 돌려줄 거리고. 노인네는 요금이 많이 나올지 물어봤다. 나도 잘 몰랐다. 그러자 노인네는 화를 냈다. “그 망할 놈 때문에 돈을 내야 한다니. 나 참! 그냥 뒈지라지!” 그리고 욕지거리를 시작했다. 레몽은 웃으며 건물로 들어갔다. 나도 따라갔다. 위층 복도에 이르러 헤어졌다. 잠시 후 노인네 발소리가 들렸다. 문을 두드렸다. 나는 문을 열었다. 노인네는 문턱에 선 채 가만히 있더니 입을 열었다. “실례합니다만, 잠깐 시간이 되시나요?” 들어오라고 했으나 거절했다. 노인네는 자기 신발 끝에 시선을 고정했다. 딱지 앉은 손을 떨었다. 나를 바라보지 않은 채 물었다. “녀석을 뺏기지 않겠죠? 그렇죠, 뫼르소 씨? 돌려 보내주겠죠? 아, 녀석 없이 어떻게 살아간담…” 보호소는 3일간 개를 데리고 있고, 그 안에 주인이 나타나지 않으면 알아서 처리할 거라고 말해줬다. 그는 말없이 나를 바라봤다. “그럼 이만.”이라며 돌아갔다. 노인네가 문을 닫고 방을 서성이는 소리가 들렸다. 침대가 삐걱거리는 소리도. 이상하고 작은 소리가 벽을 타고 넘어왔다. 울고 있구나. 왠지 엄마가 생각났다. 하지만 다음 날 일찍 일어나야 했다. 배가 고프지 않아 저녁을 거른 채 잠을 청했다.
Première partie
IV
J'ai bien travaillé toute la semaine, Raymond est venu et m'a dit qu'il avait envoyé la lettre. Je suis allé au cinéma deux fois avec Emmanuel qui ne comprend pas toujours ce qui se passe sur l'écran. Il faut alors lui donner des explications. Hier, c'était samedi et Marie est venue, comme nous en étions convenus. J'ai eu très envie d'elle parce qu'elle avait une belle robe à raies rouges et blanches et des sandales de cuir. On devinait ses seins durs et le brun du soleil lui faisait un visage de fleur. Nous avons pris un autobus et nous sommes allés à quelques kilomètres d'Alger, sur une plage resserrée entre des rochers et bordée de roseaux du côté de la terre. Le soleil de quatre heures n'était pas trop chaud, mais l'eau était tiède, avec de petites vagues longues et paresseuses. Marie m'a appris un jeu. Il fallait, en nageant, boire à la crête des vagues, accumuler dans sa bouche toute l'écume et se mettre ensuite sur le dos pour la projeter contre le ciel. Cela faisait alors une dentelle mousseuse qui disparaissait dans l'air ou me retombait en pluie tiède sur le visage. Mais au bout de quelque temps, j'avais la bouche brûlée par l'amertume du sel. Marie m'a rejoint alors et s'est collée à moi dans l'eau. Elle a mis sa bouche contre la mienne. Sa langue rafraîchissait mes lèvres et nous nous sommes roulés dans les vagues pendant un moment.
Quand nous nous sommes rhabillés sur la plage, Marie me regardait avec des yeux brillants. Je l'ai embrassée. À partir de ce moment, nous n'avons plus parlé. Je l'ai tenue contre moi et nous avons été pressés de trouver un autobus, de rentrer, d'aller chez moi et de nous jeter sur mon lit. J'avais laissé ma fenêtre ouverte et c'était bon de sentir la nuit d'été couler sur nos corps bruns.
Ce matin, Marie est restée et je lui ai dit que nous déjeunerions ensemble. Je suis descendu pour acheter de la viande. En remontant, j'ai entendu une voix de femme dans la chambre de Raymond. Un peu après, le vieux Salamano a grondé son chien, nous avons entendu un bruit de semelles et de griffes sur les marches en bois de l'escalier et puis : « Salaud, charogne », ils sont sortis dans la rue. J'ai raconté à Marie l'histoire du vieux et elle a ri. Elle avait un de mes pyjamas dont elle avait retroussé les manches. Quand elle a ri, j'ai eu encore envie d'elle. Un moment après, elle m'a demandé si je l'aimais. Je lui ai répondu que cela ne voulait rien dire, mais qu'il me semblait que non. Elle a eu l'air triste. Mais en préparant le déjeuner, et à propos de rien, elle a encore ri de telle façon que je l'ai embrassée. C'est à ce moment que les bruits d'une dispute ont éclaté chez Raymond.
On a d'abord entendu une voix aiguë de femme et puis Raymond qui disait : « Tu m'as manqué, tu m'as manqué. Je vais t'apprendre à me manquer. » Quelques bruits sourds et la femme a hurlé, mais de si terrible façon qu'immédiatement le palier s'est empli de monde. Marie et moi nous sommes sortis aussi. La femme criait toujours et Raymond frappait toujours. Marie m'a dit que c'était terrible et je n'ai rien répondu. Elle m'a demandé d'aller chercher un agent, mais je lui ai dit que je n'aimais pas les agents. Pourtant, il en est arrivé un avec le locataire du deuxième qui est plombier. Il a frappé à la porte et on n'a plus rien entendu. Il a frappé plus fort et au bout d'un moment, la femme a pleuré et Raymond a ouvert. Il avait une cigarette à la bouche et l'air doucereux. La fille s'est précipitée à la porte et a déclaré à l'agent que Raymond l'avait frappée. « Ton nom », a dit l'agent. Raymond a répondu. « Enlève ta cigarette de la bouche quand tu me parles », a dit l'agent. Raymond a hésité, m'a regardé et a tiré sur sa cigarette. À ce moment, l'agent l'a giflé à toute volée d'une claque épaisse et lourde, en pleine joue. La cigarette est tombée quelques mètres plus loin. Raymond a changé de visage, mais il n'a rien dit sur le moment et puis il a demandé d'une voix humble s'il pouvait ramasser son mégot. L'agent a déclaré qu'il le pouvait et il a ajouté : « Mais la prochaine fois, tu sauras qu'un agent n'est pas un guignol. » Pendant ce temps, la fille pleurait et elle a répété « Il m'a tapée. C'est un maquereau. » -« Monsieur l'agent, a demandé alors Raymond, c'est dans la loi, ça, de dire maquereau à un homme ? » Mais l'agent lui a ordonné « de fermer sa gueule ». Raymond s'est alors retourné vers la fille et il lui a dit : « Attends, petite, on se retrouvera. » L'agent lui a dit de fermer ça, que la fille devait partir et lui rester dans sa chambre en attendant d'être convoqué au commissariat. Il a ajouté que Raymond devrait avoir honte d'être soûl au point de trembler comme il le faisait. À ce moment, Raymond lui a expliqué : « Je ne suis pas soûl, monsieur l'agent. Seulement, je suis là, devant vous, et je tremble, c'est forcé. » Il a fermé sa porte et tout le monde est parti. Marie et moi avons fini de préparer le déjeuner. Mais elle n'avait pas faim, j'ai presque tout mangé. Elle est partie à une heure et j'ai dormi un peu.
Vers trois heures, on a frappé à ma porte et Raymond est entré. Je suis resté couché. Il s'est assis sur le bord de mon lit. Il est resté un moment sans parler et je lui ai demandé comment son affaire s'était passée. Il m'a raconté qu'il avait fait ce qu'il voulait mais qu'elle lui avait donné une gifle et qu'alors il l'avait battue. Pour le reste, je l'avais vu. Je lui ai dit qu'il me semblait que maintenant elle était punie et qu'il devait être content. C'était aussi son avis, et il a observé que l'agent avait beau faire, il ne changerait rien aux coups qu'elle avait reçus. Il a ajouté qu'il connaissait bien les agents et qu'il savait comment il fallait s'y prendre avec eux. Il m'a demandé alors si j'avais attendu qu'il réponde à la gifle de l'agent. J'ai répondu que je n'attendais rien du tout et que d'ailleurs je n'aimais pas les agents. Raymond a eu l'air très content. Il m'a demandé si je voulais sortir avec lui. Je me suis levé et j'ai commencé à me peigner. Il m'a dit qu'il fallait que je lui serve de témoin. Moi cela m'était égal, mais je ne savais pas ce que je devais dire. Selon Raymond, il suffisait de déclarer que la fille lui avait manqué. J'ai accepté de lui servir de témoin.
Nous sommes sortis et Raymond m'a offert une fine. Puis il a voulu faire une partie de billard et j'ai perdu de justesse. Il voulait ensuite aller au bordel, mais j'ai dit non parce que je n'aime pas ça. Alors nous sommes rentrés doucement et il me disait combien il était content d'avoir réussi à punir sa maîtresse. Je le trouvais très gentil avec moi et j'ai pensé que c'était un bon moment.
De loin, j'ai aperçu sur le pas de la porte le vieux Salamano qui avait l'air agité. Quand nous nous sommes rapprochés, j'ai vu qu'il n'avait pas son chien. Il regardait de tous les cotés, tournait sur lui-même, tentait de percer le noir du couloir, marmonnait des mots sans suite et recommençait à fouiller la rue de ses petits yeux rouges. Quand Raymond lui a demandé ce qu'il avait, il n'a pas répondu tout de suite. J'ai vaguement entendu qu'il murmurait : « Salaud, charogne », et il continuait à s'agiter. Je lui ai demandé où était son chien. Il m'a répondu brusquement qu'il était parti. Et puis tout d'un coup, il a parlé avec volubilité : « Je l'ai emmené au Champ de Manoeuvres, comme d'habitude. Il y avait du monde, autour des baraques foraines. Je me suis arrêté pour regarder « le Roi de l'Évasion ». Et quand j'ai voulu repartir, il n'était plus là. Bien sûr, il y a longtemps que je voulais lui acheter un collier moins grand. Mais je n'aurais jamais cru que cette charogne pourrait partir comme ça. »
Raymond lui a expliqué alors que le chien avait pu s'égarer et qu'il allait revenir. Il lui a cité des exemples de chiens qui avaient fait des dizaines de kilomètres pour retrouver leur maître. Malgré cela, le vieux a eu l'air plus agité. « Mais ils me le prendront, vous comprenez. Si encore quelqu'un le recueillait. Mais ce n'est pas possible, il dégoûte tout le monde avec ses croûtes. Les agents le prendront, c'est sûr. » Je lui ai dit alors qu'il devait aller à la fourrière et qu'on le lui rendrait moyennant le paiement de quelques droits. Il m'a demandé si ces droits étaient, élevés. Je ne savais pas. Alors, il s'est mis en colère : « Donner de l'argent pour cette charogne. Ah ! il peut bien crever ! » Et il s'est mis à l'insulter. Raymond a ri et a pénétré dans la maison. Je l'ai suivi et nous nous sommes quittés sur le palier de l'étage. Un moment après, j'ai entendu le pas du vieux et il a frappé à ma porte. Quand j'ai ouvert, il est resté un moment sur le seuil et il m'a dit : « Excusez-moi, excusez-moi. » Je l'ai invité à entrer, mais il n'a pas voulu. Il regardait la pointe de ses souliers et ses mains croûteuses tremblaient. Sans me faire face, il m'a demandé : « Ils ne vont pas me le prendre, dites, monsieur Meursault. Ils vont me le rendre. Ou qu'est-ce que je vais devenir ? » Je lui ai dit que la fourrière gardait les chiens trois jours à la disposition de leurs propriétaires et qu'ensuite elle en faisait ce que bon, lui semblait. Il m'a regardé en silence. Puis il m'a dit : « Bonsoir. » Il a fermé sa porte et je l'ai entendu aller et venir. Son lit a craqué. Et au bizarre petit bruit qui a traversé la cloison, j'ai compris qu'il pleurait. Je ne sais pas pourquoi j'ai pensé à maman. Mais il fallait que je me lève tôt le lendemain. Je n'avais pas faim et je me suis couché sans dîner.
* * *
간단한 노트. 이번엔 조금 덜 간단하다.
레몽이 자기 정부한테 소리치는 부분을 두고 한바탕 논란이 있었던 모양이다('Tu m'as manqué, tu m'as manqué. Je vais t'apprendre à me manquer.'). 'manquer à quelqu'un'의 용법 때문에 벌어지는 논란인 것 같다. 옮긴이마다 자기 나름의 번역을 제시했다. 이정서는 이걸 '농락하다'로 번역하는 게 가장 낫고, 나머지는 다소 부적절하다고 주장했다. 나는 '넌 나에게 잘못을 저질렀어'라는 의미만 전달할 수 있으면 구체적으로 어떻게 옮길 지는 옮긴이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이렇게까지 길게 논쟁할 만한 건 아니다.
그런데 이기언이 직접 대답을 하는 바람에 논쟁이 더 커졌다. 실제로 이기언은 매우 독특한 번역을 제시한다. 다른 옮긴이들은 마지막 'Je vais t'apprendre à me manquer'를 대체로 '나한테 잘못을 저지르면 어떻게 되는지 알려주지'의 의미로 번역을 해놓았는데 유독 이기언은 '내 생각이 간절하도록 만들어주지'라고 옮겼다. 이기언이 어떻게 의역을 하든 상관없지만, 자기처럼 번역하는 것이 맞다고 주장하는 건 조금 문제가 될 수 있지 않나 싶다.
이기언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manquer 동사에는 여러가지 용법이 있는데, 간접타동사 manquer à qn의 의미는 '... 를 우습게 보다/소홀히 대하다'의 뜻이고, 자동사 manquer 에는 'Tu me manques'(네가 그립다. 네가 보고 싶다)에서처럼 '몹시 그립다, 보고 싶다, 간절하게 생각나다'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카뮈가 두 가지 용법을 써서 일종의 말놀이를 한 것인데, 앞의 'Tu m'as manqué'는 간접타동사이고, 뒤의 'Je vais t'apprendre à me manquer'는 자동사로 쓴 것입니다."
(1) 이 구절에서 'manquer'는 세 번 모두 'manquer à quelqu'un'라는 형태로 쓰였는데 왜 앞선 경우와 달리 마지막 'manquer'만 간접타동사가 아니라 자동사인지는 알 수 없다. 애당초 'manquer'의 간접타동사 용법과 자동사 용법이 사람에 대해 쓰이는 경우 문장 구조만 봐서는 구분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manquer'에 다양한 용법이 있으므로 여기서 자동사/간접타동사 용법이 모두 사용되었다고 주장하는 이기언은 충분한 근거를 제시하는 데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카뮈가 레몽의 입을 빌려 그런 '말놀이'를 했을지는 의문이다.
(2) 자동사로 쓰여서 '그립다'는 의미가 맞더라도 이기언의 번역은 문제가 있다. 'me manquer'가 자동사로 쓰인 경우 그리워하는 주체는 '나'이다. 'tu me manques'도 '내가 너를 그리워한다'는 뜻이다. 따라서 '그립다'로 번역하려면 '내 생각이 간절하도록 만들어주지'가 아니라 '내가 (널) 간절히 생각한다는 걸 알려주지'가 되어야 한다.
(3) 레몽은 자기 정부를 구타하는 중이다. 그 와중에 '내 생각이 간절하도록 만들어주지' 류의 말을 하는 건 매우 어색하다. 정부를 구타함으로써 정부가 레몽을 간절히 생각하도록 만든다는 의미가 되는데, 정부는 명백히 자신을 구타하는 레몽에 반감을 갖고 있으며, 레몽도 정부를 벌하기 위해 구타하는 것이라고 자기 의도를 밝혔다. 레몽은 나중에 가면 정부가 자신이 누린 행복을 깨닫게 될 것이라고 말하긴 했지만, 말 그대로 시간이 지나면 깨닫게 되리라는 뜻이지 구타함으로써 그걸 깨우치게 할 생각이라고 보긴 어렵다.
그러므로 '내 생각이 간절하도록 만들어주지'는 (1) 자동사로 번역될 충분한 근거를 갖지 않으며, (2) 자동사더라도 오역이며, (3) 문맥과 어울리지 않는다. 여기서 'manquer'는 일관되게 간접타동사로 옮겨야 한다.
시험기간이라 다음 번역은 늦어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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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방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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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게요. 앗 3번과 관련해서는 어떤 이야기인가요?공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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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 m'as manqué, tu m'as manqué. Je vais t'apprendre à me manquer. 에 관련해서 이정서씨가 새롭게“당신이 그리웠소, 그리웠다구. 당신이 나를 그리워하도록 만들어 줄 거야.”라는 번역이 맞다고 하며 기존 자기 번역을 철회한다고 했네요. 여기선 아예 앞에 manque도 자동사의 의미로 본 건데요...
그 부분에 대해 푸우님이 이미 다루신 게 있었군요. 전에 합본으로 올리신 것만 봤었는데, 검색하다보니 다시 보게 됐습니다.
푸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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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말한 그대로입니다. "Je vais t'apprendre à me manquer"를 자동사로 해석하는 것이 문법적으로, 그리고 맥락상 매우 어색한 것은 차치하고, 자동사로 해석하더라도 "me manquer"는 '내가 너를 그리워하다'이지 '네가 나를 그리워하다'가 아니므로 이정서가 제시한 번역은 명백한 오역입니다. 결국 이정서의 위 번역은 이기언의 오역을 어설프게 흉내낸 것에 불과하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