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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힘 발제문에 대한 의견 - yhs

> 오해인가, 의도적인 회피인가?

- 노동자의힘은 사노련의 제안을 왜곡하지 말고 진지하게 답해야 한다!

 

 

발제문에서 노힘은 사노련과 해방연대한테 노힘이 09년 초로 일정을 박아 놓은 ‘사회주의 노동자정당 추진위(이하 사노당 추진위)’ 건설에 함께 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그리고 그와 같이 사노당 추진위 건설로 “총결집”하면, “현장의 선진활동가들이 당 건설의 주체로 결합하는 동력이 대폭 강화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우리는 그렇게 “결집”하는 것이 대중적 결집이 될 수 없다고 이미 지적한 바 있다. 그런 식의 경로와 일정은 설사 “결집”한다 하더라도 앙상하게 정치조직 간의 통합으로 끝날 뿐, 현장의 선진활동가들이 당 건설에 주체로 대거 결합하는 경로와 일정이 될 수 없다고 확신한다. 실제로 발제문에는 “현장의 선진활동가들이 당 건설의 주체로 결합하는 동력이 대폭 강화될 것”이라는 추측과 기대만 있지, 어떤 근거나 조직화 계획도 제시되고 있지 않다.

 

한편 현장의 선진활동가들을 당 건설로 결집시키기 위해 사노련이 제안한 조직화 계획에 대해서는 답변을 회피한 채 왜곡된 대립구도를 만들어내고 있다.

 

사노련은 발제문에서 “사회주의 노동자당 건설을 선진노동자들 사이에서 공론화하고 대중적 검증을 거치기 위한 방안으로, 그리고 그와 동시에 사회주의운동으로 현장을 재조직하기 위한 방안으로 ① 당 건설운동 전면화를 위한 일련의 전국토론회 개최, ② 무소속 활동가들을 두루 포괄하는 사회주의자 공투전선 형성”을 제안하고 있다.

 

그리고 이 전국토론회 준비 및 조직화 사업과 공동투쟁 결의를 집행하기 위해 기존 3개 정치조직 회원 이외에 200명 이상 무소속 활동가들의 참가 기명을 조직하고, 이를 바탕으로 <(가칭) 사회주의 당 건설운동 전면화를 위한 전국토론회 조직위원회>[무소속 활동가들 포함]를 구성할 것도 함께 제안했다.

 

노힘은 사노련의 이러한 당 건설 주체역량 결집 방안에 대해서 가타부타 언급이 없다. 그러면서도 사노련의 제안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이는 다음과 같은 주장으로 답변을 대신하고 있다.

 

“우리는 사회주의운동 및 당건설의 필요성에 대해 선진활동가들 사이의 공론화를 위해, 현시기 계급투쟁의 진전을 위해서, 사회주의 정치세력들 간의 다양한 공동활동, 공동투쟁이 필요하다고 판단함. 그러나 이러한 사안별/부분별로 진행되는 공동활동/공동투쟁을 통해서는 짧은 시기 안에 주체역량상의 토대가 획기적으로 강화되거나, 각 조직의 입장의 공론화를 통한 검증이 선진활동가들이 사회주의 정치활동으로 나서는 일대전환의 계기가 될 것으로 판단하지 않음.”

 

사노련이 공론화/검증 방안이자 동시에 주체역량 강화 방안으로 제안한 내용이 기껏 “사안별/부분별로 진행되는 공동활동/공동투쟁”이란 말인가? 단순한 오해인가 의도적인 회피인가?

 

나아가 노힘은 당 건설운동 전면화 방안을 둘러싼 사노련 대 노힘의 차이라면서, “선 강령토론 및 합의 이후 당 건설운동의 본격화”냐, 아니면 “당 건설운동의 구체적 일정 속에서 이를 이뤄내는가”냐 라는 대립구도를 설정하고 있다. 과연 그러한가?

 

사노련은 전국토론회 발제문에서 직접적인 제안을 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두 조직이 사전에 검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하여 발제문을 미리부터 공개 제출했다. 발제문을 본 동지들이라면 누구라도 모를 수가 없는 것이, 각 조직의 당 건설 계획을 비롯하여 당 강령 ․ 전술 ․ 조직노선과 함께 남한 운동의 핵심쟁점들을 놓고 일련의 전국토론회를 무소속 활동가들과 함께 공동으로 조직하여 선진노동자들과 대중들 사이에서 공론화하고 검증을 거쳐 대중적 결집을 이뤄내자고 제안하고 있다.

 

이것이 “당 건설운동의 본격화”를 강령 합의 후로 미루는 것인가? 두루 알다시피, 사노련은 정치조직들 간에만으로 강령 토론 및 합의를 상정하고 있지 않다. 정치조직들 만의 토론 및 합의로는 무소속 활동가들을 대거 규합하지 못하며, 당 건설도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보아 무소속 선진노동자들이 대거 주체로 결합하는 일련의 전국토론회 조직을 제안하고 있다. 전투적 현장활동가들 사이에서 당 건설을 공론화하고 대중적 검증을 거치며 이와 동시에 사회주의운동으로 현장을 재조직하자는 제안이다. 이것이 “당 건설운동의 본격화”가 아니면 무엇이란 말인가. 어떻게 이것이 먼저 조직들 간에 강령 합의하고 난 다음에 당 건설운동 본격화하자는 것으로 읽힐 수 있는가? 이것도 단순히 오독인가, 의도적인 회피인가?

또한 당 건설운동의 본격화를 강령 토론 및 합의 과정과 기계적으로 대치시키는 발상법은 대단히 위험하다. 무소속 전투파 선진노동자들이 사회주의 당 건설운동에 나서도록 하기 위한 가장 직선적인 수단은 사회주의 강령 ․ 전술 ․ 조직노선을 중심으로 하는 정치적 토론을 본격화하는 것이다. ‘사회주의 강령 ․ 전술 논의’를 매개하지 않고서 어떻게 선진노동자들이 조합주의를 딛고 사회주의 정치활동으로 나아가도록 안내할 수 있다는 것인가, 어떻게 그들이 당 건설운동의 정치적 주인공으로 우뚝 서도록 할 수 있단 말인가?

 

현장의 광범위한 선진활동가들을 사회주의 당 건설운동으로 조직하는 않는 한, 써클들 사이의 통합 논의는 진짜 당 건설운동을 결코 만들어낼 수 없다. 선진활동가들을 대상화시켜서는 안 된다. 그 방법은 각 조직들이 자신이 추구하는 사회주의 당의 강령 ․ 전술 ․ 조직노선을 제출하고, 이것을 선진노동자들 속에서 공론화시키는 것이다. 이 공론화 과정을 통해서 선진노동자들이 각 조직들의 입장을 ‘검열’/검증할 뿐만 아니라 자신의 정치적 목소리를 낼 것이고, 이것은 사회주의 당 건설운동의 정치적 방향타를 세워내는 데 일익이 되어줄 것이다.

그런데 노힘은 이러한 강령 논의를 부차화 시키고 있을 뿐만 아니라, 나아가 강령 논의를 당 건설운동에 대립시키는, 왜곡된 구도로 몰아가고 있다. 이는 선진노동자들이 사회주의 정치의 주체로 나서도록 하는 과정을 회피하는 것이며, 이를 통해 각 조직의 정치적 입장을 검열 받는 과정을 회피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검열과 주체화 과정을 통하지 않고서 사회주의 당 건설운동이 어떻게 소수 사회주의 정파들의 좁은 틀을 뛰어넘어 선진노동자들의 운동으로까지 확장 전화할 수 있겠는가.

 

자. 그렇다면 노힘이 이 방안 말고 어떤 다른 내용의 “당 건설운동 본격화” 방안을 제시하고는 있는 것인가? 노힘 말대로 “당 건설운동의 구체적 일정 속에서” 과연 당 건설운동 본격화를 이뤄내기 위해 제시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가? 노힘이 말하는 “구체적 일정”이라는 것이 무엇인가? “107명이 모여 10월 11일 ‘사회주의 노동자정당 건설 준비모임’ 출범대회를 치루었”고, 거기서 사노당 추진위를 09년 초에 건설할 것을 결의하였다는 것! 그래서 이 결의에 사노련과 해방연대도 함께 하자는 것, 그것 말고 “당 건설운동 본격화”를 이뤄내기 위한 다른 내용은 없다. 여기에 “구체적”인 게 무엇인가? 09년 초라는 달력상의 날짜와 추진위라는 앙상한 조직형식에 대한 제안이 “구체적”인 것인가? 날짜 박기와 조직형식 가지고서는 이 엄중한 운동정세 속에서 구체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것으로는 아무도 당 건설을 설득할 수 없다.

노힘이 결의한 “사노당 추진위” 건설에 사노련과 해방연대도 “결집”하라는 그 ‘제안’에는 선진노동자들 사이에서 당 건설 계획을 공론화하고 대중적 검증을 거치고 무소속 활동가들을 대거 사회주의운동으로 조직하기 위한, 그래서 실제로 당 건설운동을 본격화할 수 있는 어떤 계획도 없다. “결집”하면 다 된다는 공허한 언사 말고는 말이다. 이런 식의 “당 건설운동 본격화”는 선진노동자들, 무소속 현장활동가들을 사회주의 당운동으로 결집시키는 당 건설 계획이 될 수 없으며, 따라서 무조건 실패하는 당 건설이 될 수밖에 없다. 노힘이 “사노당 추진위”라는 조직형식을 선점했다는 것 말고는 실제 당 건설에 남는 게 아무것도 없다는 것이다.

 

노힘은 진정 선진노동자들/전투적 현장활동가들 사이에서 사회주의운동을 전면화할 계획이 있는가? 아니, 과연 의지라도 있는가? 전투적 조합운동을 넘어 현장을 당 운동으로 재조직할 의지가 있는가? 현 시기 엄중한 정세를 돌파하기 위한 당 건설의 절박함과 그에 반해 가라앉아 있는 주체 상태 ․ 주체 역량 간의 현격한 괴리를 정면으로 돌파하기 위한 직접적인 조직화 계획 없이는 어떤 당 건설 계획도 자족적인 것일 수밖에 없다. 사노련의 제안에 대해 왜곡된 대립구도를 설정하고 있는 노힘의 추진위 건설 동참 제안이 정확히 그렇다. 그것은 명백히 실패하는 길이다. 그리고 당 건설에 대한 환멸만을 남기는 길이다. 그것은 사회주의 당 건설 세력 모두에게 타격을 입힐 것이다. 우리는 그 길을 막을 권리가 있다.

 

우리는 노힘이 사노련의 제안을 회피하지 않고, 다시 한 번 진지하게 검토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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