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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맵 비판2 : 복수노조 교섭방식

 

노사관계 로드맵 비판2 : 복수노조 교섭방식


2005.6.15 대전지역 활동가교육


1. 현행제도


제5조 (노동조합의 조직·가입) 근로자는 자유로이 노동조합을 조직하거나 이에 가입할 수 있다. 다만, 공무원과 교원에 대하여는 따로 법률로 정한다.

부칙 제5조 (노동조합 설립에 관한 경과조치)

①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 노동조합이 조직되어 있는 경우에는 제5조의 규정에 불구하고 2006년 12월 31일까지는 그 노동조합과 조직대상을 같이 하는 새로운 노동조합을 설립할 수 없다. <개정 2001.3.28>

② 행정관청은 설립하고자 하는 노동조합이 제1항의 규정에 위반한 경우에는 그 설립신고서를 반려하여야 한다. <개정 1998.2.20>

노동부장관은 2006년 12월 31일까지 제1항의 기한이 경과된 후에 적용될 교섭창구 단일화를 위한 단체교섭의 방법·절차 기타 필요한 사항을 강구하여야 한다. <개정 2001.3.28>

교원노조법 제6조 (교섭 및 체결권한등) ③ 조직대상을 같이하는 2이상의 노동조합이 설립되어 있는 경우에는 노동조합은 교섭창구를 단일화하여 단체교섭을 요구하여야 한다.[유효기간 2006.12.31]

시행령 제3조 (교섭절차)

① 노동조합의 대표자는 법 제6조제1항의 규정에 따라 상대방(사립학교를 설립·경영하는 자의 경우 이들을 구성원으로 하는 단체가 있는 때에는 그 단체의 대표자)과 단체교섭을 하고자 하는 때에는 교섭개시 예정일 30일 전까지 상대방에게 서면으로 통보하여야 한다. 이 경우 조직대상을 같이 하는 2 이상의 노동조합이 설립되어 있는 때에는 노동조합의 대표자는 연명으로 상대방에게 통보하여야 한다. <개정 2002.12.31>

④ 노동관계 당사자는 교섭개시 예정일전까지 교섭위원을 선임하여야 한다. <개정2002.12.31> [유효기간 2006.12.31]

⑤ 제4항의 경우에 조직대상을 같이 하는 2 이상의 노동조합이 설립되어 있는 때에는 합의에 의하여 교섭위원을 선임하되, 합의하지 못하는 때에는 노동조합의 조합원수에 비례하여 교섭위원을 선임한다. <신설 2002.12.31>

공무원노조법 제9조(교섭의 절차) ④정부교섭대표는 제2항 및 제3항의 규정에 따라 교섭을 요구하는 노동조합이 2 이상인 경우에는 당해 노동조합에 대하여 교섭창구를 단일화하도록 요청할 수 있다. 이 경우 교섭창구가 단일화될 때까지 교섭을 거부할 수 있다.


- 현행 노동조합법 하에서 기업단위노조의 복수노조는 금지되고 있지만 기업합병 등으로 인해 조직대상이 중복되지 않는 경우 복수노조가 존재한다. 이 경우 기업단위 복수노조의 교섭에 대한 다른 법률적 강제가 없기 때문에 노사가 자율적으로 결정한다(국민건강보험공단, 국민은행 등).


- 1998년 노동법개정 당시 노동계의 반대를 무시하고 교섭창구 단일화를 전제로 기업단위 복수노조허용이 법제화되었다. 이 조항이 2007년 1월 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며, 이를 위해 노동부는 2006년말까지 교섭창구 단일화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2. 논의경과 및 각계 입장


1) 사용자측 : 과반수대표제


- 1997년 노개위 : 상급단체에 한하여 복수노조 허용한다는 입장을 유지하다가 노조전임자의 임금지급 중지를 전제로 기업단위 복수노조를 인정하되 “전체 근로자의 투표에서 과반수를 획득하는 노조에만 배타적 교섭권 인정”한다는 입장을 제출한 바 있다.


- 최근의 입장 : ‘과반수(다수) 대표제 또는 미국식 배타적 교섭제가 사업장의 안정 및 효율적 운용을 도모할 것으로 보인다. 비례대표제 및 노동조합에 대한 투표방안은 노동조합의 난립 및 내부적 갈등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부적절하다. 자율적 개별교섭제는 현행 창구단일화방안 자체를 전면 부인하는 것이므로 부적절하다.


2) 공익위원 : 과반수대표제


- 1기 노개위

복수노조를 원칙적으로 허용하되, 교섭창구를 단일화하도록 하며, 교섭창구 단일화의 방법은 조직대상이 중복되는 다수의 노조가 존재하는 경우, 노동조합측에 교섭단일화의무를 부과하고, 단일화하지 못하였을 경우 사용자측에서는 교섭을 거부할 수 있도록 한다.


- 1998년 2기 노개위

‘하나의 사업(또는 사업장) 단위에서 창구단일화를 하며, 과반수노조에 교섭권을 부여하며, 과반수노조 없는 경우에는 노조의 자율적 방식으로 단일화하며, 단일화 안될 경우 노동위 주관의 선거를 통한 방법으로 교섭창구를 단일화한다’는 입장을 제출했다.

- 1999년 노사정위

‘우선 자율적 창구단일화를 하도록 하고, 안될 경우 과반수노조에배타적 교섭을 부여하며, 과반수노조 없는 경우 노동조합법 시행령에 규정된 방안으로 단일화한다’는 안을 제출했다.


- 2000년 10월 노사정위원회

‘하나의 사업(또는 사업장) 단위에서 조직대상이 중복되는 경우 우선 자율적으로 교섭창구 단일화를 하도록 하고, 안 되는 경우 전체 조합원의 과반수 출석과 출석 조합원의 과반수 찬성에 의해 교섭대표권을 갖는 노동조합을 선출하도록 한다’는 입장을 제출했다.


3) 한국노총 : 자율적 창구단일화

- 1기 노개위에서는 창구단일화(배타적 교섭대표제) 방안을 주장했다.

- 2기 노개위에서는 자율화 방안으로 입장이 바뀌었다.

- 2000년 노사정위원회에서 자율적 창구단일화 입장을 제출했다.

- 최근 입장 : 자율교섭제가 규범적 타당성에도 불구하고, 단체교섭 과정에서 발생하는 조합간 차별, 단체교섭을 매개로 한 각종 부당노동행위, 단체교섭의 결과에 따른 차별 등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으므로 교섭창구 단일화 방안도 검토되어야 한다.

교섭창구단일화 방안은 비례대표제, 다수대표제 중 어느 한 방안을 고집할 필요도 없고, 교섭창구단일화 방안도 노동조합에 자율선택권을 부여하는 것이 타당하다.


4) 정부

1999년 12월 국무회의에서 ‘자율적 창구단일화 -> 과반수노조 배타적 교섭 -> 과반수노조 없는 경우 시행령으로 교섭위원단 구성’안을 의결하여 국회에 상정했다(15대 국회 종료로 자동폐기).


5) 학계․법조계의 입장

- 교섭창구 자율화 : 김선수 변호사, 박수근 교수, 이원재 변호사, 이광택 교수

- 비례대표제에 의한 창구단일화 : 조용만 교수

- 과반수 대표제에 의한 창구단일화 : 이승욱 교수



3. 국내외 사례


1) 국내 사례


① 교섭창구 자율화 : 국민건강보험공단


- 개요

직장의료보험과 지역의료보험의 통합으로 1사 2노조 체제인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경우 교섭창구는 노사의 자율적 결정에 따라 사용자 측은 두 노조와 각각 교섭하고 있다.


- 교섭창구 단일화가 강제되지 않으므로 노노갈등이 덜 발생한다.

사용자측에서는 두 개의 노조와 따로 교섭하는데 따른 교섭비용문제를 제기한다.

노사간의 세력구도와 노노경쟁 여하에 따라 교섭결과의 상향조정 또는 하향조정이 빈번하게 발생할 수 있음을 제기하고 있다(이병훈).


② 비례대표제에 의한 창구단일화 : 교육부


- 조건

전교조 : 조합원 95000명 중 CHECK-OFF제도로 조합비를 납부하는 조합원은 93,000명

         16개 광역시도에 지부 구성

한교조 : CHECK-OFF제도 납부조합원은 1,000명이나 실재조합원수는 25000명이라고 주장

         12개 광역시도 본부 구성


- 문제점

2000년부터 교섭창구 단일화 방식이 적용되고 있는데, 교섭요구통보, 교섭단구성, 교섭요구안 결정 등 모든 과정에서 많은 문제가 발생해 왔다. 2003년 공동교섭단 구성난항으로 인해 2004년 상반기에 2003년 단체교섭을 시작하는 등 해마다 같은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

시도지부교섭의 경우 한교조의 지부가 설치되지 않아 법률상 연명에 의한 교섭요구를 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2003년 단체교섭 지연은 한교조 지도부가 공백상태에 빠졌다는 것도 한 원인이 되었다.

비례대표제의 기준이 되는 조합원수에 대해 한교조는 주장하는 25000명에 대한 신뢰할만한 입증을 하지 않았고, 교섭위원단수를 5:5로 하자고 주장하여 난항을 겪었고, 결국 교섭일정에 쫒기는 상황에서 전교조는 7:3의 비율로 교섭위원단을 결정해야 했다.

교섭요구안 결정에 있어서도 2001년 7차교육과정, 학교내 조합활동, 성과금반납투쟁 등에 대한 의견차이로 난항을 격었다. ‘선교섭신청 후교섭안결정’ 방식을 채택하고, 일방이 반대하면 교섭안이 성립하지 않은 것으로 하고 있다. 교섭타결은 두 노조 대표자가 공동서명하는 것으로 하고 있다.


③ 자율적 동수대표제 : 국민은행


- 개요

은행합병으로 1사 3노조인 국민은행의 경우 법률에 의한 강제가 아니라 노사가 자율적으로 3개노조 동수대표 공동교섭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 조건

국민은행지부 : 8400명, 한국노총 소속

주택은행지부 : 7000명, 한국노총 소속

국민카드노동조합 : 1200명, 민주노총 소속


* 한국노총 산하 금융노조는 산별중앙교섭 이후 지부별 보충교섭

즉 2개 산별노조지부와 1개 단위노조가 보충교섭 수준의 요구안과 본교섭 수준의 요구안의 차이가 있음에도 공동교섭단을 구성하고 있다.



2) 국제노동기준 및 외국 사례


① ILO 기준


- 87호 협약

[제2조] 근로자 및 사용자는 사전인가를 받지 아니하고 스스로 선택하여 단체를 설립하고 그 단체의 규약에 따를 것만을 조건으로 하여 그 단체에 가입할 수 있는 권리를 어떠한 차별도 없이 가진다.

* 사전인가 금지는 단체교섭에 대해서도 적용되는 원칙이다. 왜냐하면 노동조합결성은 자유로운 단체교섭권 보장을 전제로 한 것이므로 단체교섭권에 대한 본질적 제한은 곧 단결권의 제한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제3조] 1. 근로자단체 및 사용자단체는 규약과 규칙을 작성하고 자유로이 대표자를 선출하며 관리 및 활동에 대해서 결정하고 그 계획을 수립할 권리를 가진다.

2. 공공기관은 이 권리를 제한하거나 이 권리의 합법적인 행사를 방해하고자 하는 어떠한 간섭도 중지하여야 한다.

* 교섭대표의 자유로운 선출이 보장되어야 하며, 공공기관이 이를 제한․간섭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교섭창구단일화로 노조의 교섭대표 선출권이 제한․간섭받아서는 안된다.


- 98호 협약


[제4조]사용자 또는 사용자단체와 근로자단체와의 사이에서의 자발적 교섭을 위한 절차가 충분히 발달하고 그것을 이용하도록 장려하고 촉진하는 데 필요한 경우에는 국내사정에 적합한 조치를 취하여야 한다.

* 종업원의 과반수를 넘는 노조에만 배타적 교섭권을 부여하는 법규정은 단체교섭을 촉진하는 것이 아니다. 배타적 교섭대표 방식이 98호 협약 4조에 상충하지 않기 위해서는 독립적인 기구에 의한 인증, 투표에 의한 선출, 소정기간 후 소수노조의 새로운 투표요구 보장, 통상 12월 경과 후 새로운 선거요구권 보장 등 요건을 반드시 갖추어야 한다.


대륙계 : 교섭창구 자율화

일본

복수교섭

독일

복수교섭 - 단일협약

프랑스

자율적 노조동수 교섭단

이태리

자율적 종업원선출 + 노조추천 교섭단

영미계 : 교섭창구 단일화

미국

종업원 선거에 의한 배타적 교섭대표제

캐나다

종업원 선거에 의한 배타적 교섭대표제

영국

종업원 선거에 의한 배타적 교섭대표제


② 미국 : 배타적 교섭대표제


- 개요

적정교섭단위 내의 모든 종업원의 투표에서 과반수를 획득한 노조가 전체 종업원 대표하여 배타적인 교섭권을 행사한다.


- 적정교섭단위

교섭권과 단체협약이 적용되는 범위이며, 기본적으로는 노사자치로 결정하며, 의견의 불일치가 있는 경우 연방노동국(NLRB)에 그 결정을 신청한다. NLRB는 통해 임금유사성, 기능적 통합성, 노무관리 구조, 인사이동 유관성, 지리적 근접성, 단협선례, 노동자들의 요구, 노동조합의 조직범위 등을 기준으로 결정한다.


- 투표

종업원 과반수의 득표로 결정하며, 투표는 NLRB가 주관한다.


- 배타적 교섭대표권과 공정대표의무

일단 교섭대표노조가 결정되면 다른 노조의 교섭권은 인정되지 않는다. 반면 교섭대표노조는 그 노조의 조합원뿐만 아니라 타노조의 조합원 및 비조합원들의 이익을 위해 공정한 대표로서의 의무를 진다. 이를 위반한 차별행위는 부당노동행위로 규정된다.


③ 영국 : 교섭대표제


- 개요

노사가 자율적으로 노조승인협정을 체결하거나, 사용자가 노조의 승인요구를 거부할 경우 노조는 중앙중재위원회(CAC)에 법령상의 승인신청을 한다. CAC가 일정한 요건과 절차에 의해 승인결정을 하면 그 노조는 단체교섭대표권을 갖게 된다.


- 법령상 승인신청 요건

이미 승인된 노조가 없어야 할 것

10% 이상을 조직하고 있어야 하며, 과반수 이상의 찬성을 얻을 가능성이 있어야 함

공동신청의 경우 상호 협력 가능성이 있어야 함

복수 신청시 10% 이상 조직 노조가 1개 이하여야 할 것


- 법령상 승인 방식

중앙중재위원회에 의해 승인요청노조가 교섭단위 내 종업원 과반수 이상의 찬성을 받고 있다고 판단하면 자동승인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 전체 종업원의 승인투표에서 투표종업원 과반수 그리고 전체 근로자의 40%이상의 찬성을 얻은 경우 단체교섭권을 부여한다.

- 교섭대표권의 내용

승인이 일루어지면 그 노조는 해당 교섭단위 내에서 정리해고, 기업변동, 산업안전, 연금에 대한 교섭대표권을 갖게 되며 사용자는 교섭의무가 발생한다.


* 영국의 단체교섭대표 승인제도는 산별교섭체제 하에서 기업별 교섭에 관한 제도이다.

1918년 노사관계위원회법은 산별(업종별) 교섭을 촉진하기 위해 산업별 합동노사관계위원회를 설립토록 했다. 그 결과 1918-1921 기간에 500만명의 노동자들이 새롭게 단체협약을 적용받게 되었다. 이런 추세 하에서 1946년까지 단체협약 적용률이 전체노동자의 85%까지 확대되었다.

그러나 초과근로의 배분, 정리해고, 성과급제도, 징계 등 산별교섭이 해결할 수 없는 과제에 대해 기업별 교섭의 필요성이 제기되었고, 이를 위해 노동조합-개별사용자 간의 교섭승인제도가 도입되었다.

1971년 노사관계법에 의해 최초로 제도화되어, 1975년의 고용보호법으로 승계되었다.

보수당정부에 의해 1980년에 폐지됨으로써 교섭승인은 1998년 전체 작업장의 25%까지 축소되었다. 이를 시정하기 위해 블레어 노동당 정부에 의해 1999년 고용관계법에 의해 부활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


④ 캐나다 : 배타적 교섭대표제


- 개요

노동조합은 조합원카드(한국의 경우 노조가입원서와 비슷한 개념)를 모아 노동위원회에 교섭대표승인신청을 하고, 노동위원회는 사용자측이 제출한 근로자카드와 대조하여 조합원카드를 제출한 조합원이 전체 근로자의 50% 이상이면 승인하고, 35%-50%이면 투표에 붙여 결정한다.

- 투표와 결정 기준

조합원수가 35% 미만인 경우와 투표결과 전체 종업원 기준 과반수 득표가 없는 경우 승인요청을 기각하고 그후 3개월간 재신청할 수 없다.


⑤ 일본 : 완전한 복수노조주의와 복수교섭주의

 - 노조는 단체교섭창구단일화의 의무를 부담하지 않으며, 사용자도 자율적으로 창구단일화한 노조에 대해 원칙적으로 단체교섭의무를 부담하지 않고 개별 교섭을 요구할 수 있음.

 - 실제로는 다수 노조를 중심으로 교섭이 이루어지고 있음.


⑥ 프랑스․이태리

각 노조 동수로 교섭단을 구성하거나(프랑스), 근로자 선출 및 노조 추천자로 교섭단을 구성(이태리)


⑦ 독일

각 노조를 복수로 설립할 수 있고 단체교섭도 복수로 이루어지지만, 판례에 의하여 단체협약의 적용은 하나의 사업장에 하나의 단체협약만이 적용되기 때문에 실제로는 다수노조의 단체협약만이 적용됨.



4. 노사관계 로드맵 내용


○ 교섭창구단일화는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을 대상으로 함

○ 교섭창구의 자율적 단일화시 사용자는 교섭의무 부담토록 함

○ 단일화 절차

 - 1안: 자율적 단일화 → 과반수 노조 →투표에 의한 과반수 득표 노조

 - 2안: 자율적 단일화 → 조합원수 비례의 교섭위원단구성

○ 교섭대표노동조합 등은 공정대표의무 부담

○ 교섭창구단일화와 관련한 분쟁은 노동위원회가 담당


1) 근거


- 현행 노동조합법의 입법취지에 따름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부칙 제5조 제3항은 “노동부장관은 2006년 12월 31일까지 제1항의 기한이 경과된 후에 적용될 교섭창구 단일화를 위한 단체교섭의 방법․절차 기타 필요한 사항을 강구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음. 따라서 교섭창구단일화를 전제로 한 복수노조의 설립을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 입법자의 의사임.


- 노사간․노노간 갈등과 교섭비용 최소화

교섭창구를 둘러싼 노사간 내지 노노간의 갈등과 교섭비용을 최소화함으로써 교섭의 효율성을 증진하고 관련 노조에 대해 공정한 절차를 보장하는 방안이 모색되어야 함.


2) 교섭창구단일화 절차


① 1안 : 자율적 단일화 → 조합원 과반수노조 → 투표에 의한 과반수득표 노조에 의한 대표


- 노조들 간의 자율적 창구단일화가 이루어지면 사용자는 교섭에 응해야 함

  자율적으로 창구단일화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과반수노조가 교섭대표권을 갖게 됨

  과반수 노조가 없으면 조합원 과반수 출석, 과반수 찬성을 받은 노동조합이 교섭대표가 됨


- 1안의 근거

교섭대표권이 안정화되어 집단적 근로조건 결정시스템의 절차적 정당성이 부여될 수 있음

교섭의 효율을 기할 수 있음

일반적 구속력제도 등 다른 노동법제와의 정합성이 있음

복수노조의 병존상태가 과반수 교섭대표 노조를 중심으로 하여 해소될 가능성이 많음

국제노동기준에 위배되지 않음.


② 2안 : 자율적 단일화 → 조합원수 비례대표제


- 노조들 간의 자율적 창구단일화가 이루어지면 사용자는 교섭에 응해야 함.

  자율적으로 창구단일화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조합원수에 비례하여 교섭위원단을 구성함.


- 2안의 근거

소수노조에 대해서도 교섭기회 부여함으로써 헌법상 논란 축소

선거비용과 선거와 관련된 분쟁을 회피할 수 있음

교섭창구단일화 ‘대상’과 관련한 분쟁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음

노동조합 간 평등권 보장

노사자치의 원칙에 부합

국제노동기준에 부합함



5. 노사관계 로드맵의 문제점


1) 자주적 단결권 제한


① 잘못된 전제

- 노사관계 로드맵은 원칙적으로 자주적 단결권을 제한하고 있다.

- 1998년 노동법 개악 당시 노동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교섭창구단일화를 전제로 기업단위 복수노조허용안을 법제화했다. 노사관계 로드맵은 이런 무시하고 복수노조 교섭 방식에서 창구단일화를 전제하고 있다.

- 자주적 단결권 보장 보다 사용자의 교섭비용 문제를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삼고 있다.

- 조합원의 요구반영과 정당한 투쟁을 ‘선명성 경쟁’, ‘노노갈등’ 등으로 규정하는 데서 나타나듯이 전반적으로 노조의 단체행동을 부정적인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


② 국제노동기준 : 단결선택의 자유 보장

ILO 결사의 자유 위원회는 “단일노조가 노동자에게 이익이 된다 해서 법률로 단일노조를 강제하는 것은 조약 제87호 2조에 위배된다. 노동자들이 경쟁적 복수노조를 피하는 것이 노동자들의 권익 실현에 유리하다 해서 국가의 직간접적 개입, 특히 법률에 의한 국가의 개입이 정당화되지는 않는다”라 하여 복수노조 금지조항 삭제를 한국 정부에 권고한 바 있다. 이러한 ILO 권고의 정신은 단체교섭에도 똑같이 적용 가능하다. 교섭창구 단일화가 설령 바람직하다 하더라도 법률에 의한 국가의 개입은 부작용과 폐해를 낳을 뿐이다.


③ 강제적 교섭창구단일화는 사측의 지배개입 확대강화

사측 영향력 하에 있는 노조를 통해 교섭요구, 교섭과정, 타결여부, 결렬선언 등에 사측의 지배개입력 확대강화


④ 강제적 창구단일화의 문제점

․ 창구단일화의 기준이 되는 조합원수 결정을 둘러싼 논란

․ 창구단일화 이후 신규노조 결성시

․ 각 노조의 단체협약 유효기간의 차이

․ 각 노조간 요구의 불일치

․ 교섭결렬시기에 대한 판단 차이 -> 단체행동권의 제약

  (배타적 교섭대표제의 경우 소수노조는 단체행동권 원천 봉쇄)


2) 산별노조체제 하의 교섭구도에 영향력

로드맵 내용은 기업단위 복수노조의 교섭창구 문제에 한정하지만, 98년의 이 법조항에 의거하여 이미 교원노조, 공무원노조의 교섭창구단일화가 법제화되었다. 이는 이 기준이 이미 초기업단위의 복수노조 교섭방식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로드맵의 교섭   창구 단일화가 법제화되면 이후 산별교섭에서 사용자단체들은 당연히 이를 기준으로 삼아 산별노조 교섭의 전제로 교섭창구 단일화를 요구할 것이다.


3) 교섭창구 단일화 방안의 구체적인 문제점


① 비례대표제 방식

- 선거를 거치도록 하여 비용부담요인 및 선거와 관련한 분쟁 발생

- 자율적 교섭절차가 사실상 무의미

- 배제된 소수노조의 헌법상 단체교섭권 침해 논란

   (51%노조와 49%노조의 경우처럼 근소한 차이일 때 그 불합리성은 더욱 커짐)


② 다수대표제 방식

- 조합원수에 비례하는 교섭위원단의 규모․배분 기준설정의 어려움

- 교섭위원단 내부의 의견대립 조정 어려움

- 교섭위원단이 소수로 구성되기 때문에 사용자의 개입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함

- 비례적 교섭대표제에 있어서도 배제되는 소수노조가 나올 수밖에 없음

- 복수노조의 병존 현상이 영속화할 가능성이 많음.


③ 자율화 방안에 대한 비현실적 가정

자율화 방안이 적용되면 복수노조의 난립과 교섭구조가 매우 복잡해질 것으로 가정하고 있으나, 국내외 사례에서 보듯이 그것은 비현실적 가정이다. 극단적인 복수노조 상태는 조합원들의 합리적 선택에 의해 단순한 구조로 정착하기 때문이다.


4) 강제적 창구단일화의 경우 단일화의 범위는?


① 조직대상이 중복되는 경우만 단일화 대상으로 할 것인가?

노사관계 로드맵 작성에 참가한 이철수, 조용만, 이승욱 교수 등은 모두 조직대상 중복여부와 관계없이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 내 모든 복수노조가 단일화 대상이라는 입장이다.


② 초기업적 노조의 기업지부(분회, 지회) 또는 조합원까지 단일화 대상으로 할 것인가?

이철수, 이승욱 교수 등 노사관계선진화위원들은 해당 사업(사업장)에 초기업단위노조의 조합원이 있는 경우 지부 구성여부와 상관없이, 그리고 지부의 단체교섭권 여부와 관계없이 모두 교섭창구 단일화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③ 노사가 창구단일화 적용배제를 합의할 수 있는가?

- 찬성입장 : 노사자치의 원칙에 입각하여 가능하다.

- 반대입장 : 개별 교섭하고 있는 도중에 신설노조가 설립되어 창구단일화를 주장하는 경우 또는 단체협약의 유효기간이 서로 달라 차기 교섭개시시기가 일치하지 않는 경우 등 교섭상의 혼란이 발생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 또한 현실적으로 창구단일화의 적용을 회피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이용될 가능성도 크기 때문에, 이를 부정적으로 해석하여야 할 것이다(이철수).


④ 채무적 부분도 창구단일화 대상인가?

- 규범적 부분만 대상으로 하자는 주장

- 이중 교섭을 피하기 위해 채무적 부분도 포함하자는 주장

- 비례대표제를 조건으로 채무적 부분을 포함시키자는 주장



5. 복수노조 교섭체제 결정을 위해 고려해야 할 원칙


복수노조 교섭구조와 관련하여 저마다의 조건에 따라 매우 다른 입장을 취할 수 있다. 조직력이 강한 노조는 다수대표제를 선호할 것이고, 조직력이 약한 소수노조는 자율화나 비례대표제를 선호할 것이다. 따라서 복수노조 교섭체제 결정에 고려해야 할 일반원칙을 갖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이 일반원칙은 노동운동이 역사적 과정에서 정립한 보편적인 것이어야 한다. 그것은 노동3권 보장의 원칙, 평등성의 원칙, 연대성의 원칙, 자주성의 원칙, 민주성의 원칙 등이 될 것이다.


(1) 노동3권 보장의 원칙

현행 노동법상 파업은 단체교섭의 결렬상태에서 가능한 것인바, 단체교섭권이 제약된다는 것은 곧 단체행동권의 제약을 의미한다. 단체교섭권과 단체행동권의 제약은 노조결성 자체를 무의미하게 만드는 것이므로 사실상 단체교섭권의 제약은 노동3권 전체를 제약하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노동자들의 자율적 결정에 의한 복수교섭 방식이 노동3권의 제약을 피할 수 있는 방안이다. 비례대표제에 의한 교섭창구단일화 방안은 소수노조에 단체교섭권 일정정도 보장되나 역시 노동3권이 제약되기는 마찬가지이다. 다수대표제에 의한 교섭창구단일화 방안은 소수노조의 교섭권이 원천적으로 봉쇄된다.

이 문제와 관련하여 노동3권 제약을 허용할 수 있는 기준이 무엇인가이다. 대체로 국제노동기준과 합헌성을 그 기준으로 들고 있다.

- 국제노동기준

- 합헌성


(2) 평등의 원칙

동일노동 동일임금원칙 등 모든 노동자는 동등한 노동조건을 향유할 권리가 있다. 현실적으로 노동자 내부의 노동조건 격차는 기본적으로는 자본주의체제의 한계에 기인한 것이지만 이 격차를 줄이기 위한 주요한 요소인 노동자의 조직력의 차이에 의해서도 나타난다.

더구나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 존재하는 복수노조의 경우 노동조합의 조직력 차이에 따라 차별적인 단체협약이 적용되는 것을 방치한다면 평등성의 원칙에 반할 것이다. 교섭창구단일화는 이 점을 강조하고 있다. 교섭창구단일화는 평등의 조건을 사전에 확보하는 반면, 복수교섭 구조를 갖는 경우는 별도로 사후적 평등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3) 연대성의 원칙

노동자의 자주적 단결권은 개개인이 노조를 결성(가입)할 권리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단결의 목적이 노동조건의 향상에 있으므로 보다 강력한 노동자들의 조직적 연대를 강화하는 것 역시 단결권의 중요한 요소이다. 조직적 연대강화는 그 시기의 조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부분이다. 따라서 현 시기 조직적 연대강화를 위한 노동운동의 조직전략이 고려되어야 한다. 산별노조강화와 비정규노동자 조직화를 위해 유리한 교섭구조를 갖추는 것은 자주적 단결권 보장의 원칙에 입각하는 것이며, 연대성의 원칙에 서는 것이다.

이 점과 관련하여 자본과 정권은 노조약화 의도를 드러낼 수 없는 부분이다. 노조가 약화되고 그들의 지배개입력이 강화되는 방향으로 교섭구조를 설계하고 싶을지라도 교섭구조 논의과정에서 이것을 근거로 내세울 수 없다. 그들이 그 의도를 입밖으로 내는 순간 헌법상의 노동3권을 정면으로 위배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4) 자주성의 원칙

노동자의 자주적 단결권은 자본과 국가권력에 의해 침해되어서는 안된다.


(5) 민주성의 원칙

노동자 내부의 민주주의가 강화되는 방향으로 교섭구조가 설계되어야 한다. 이런 점에서 얼핏 보면 전체 종업원의 투표에 의해 교섭대표를 구성하는 방안이 가장 민주적으로 보인다. 그러나 개별 노동자가 복수노조 체계 하에서 특정 노동조합을 결성(가입)하는 것은 이념, 요구, 조직력, 투쟁력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한 결과이다. 따라서 노동조합의 결성(가입)의 자유로운 선택권이 보장된다면 민주성은 확보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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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맵 비판1 : 직권중재제도

로드맵 비판 : 직권중재제도 개선안의 문제점


2005.6.8, 노동연구원 토론회 토론문

민주노총 정책국장 김태연



1. 문제점


1) 직권중재제도에 대한 ‘선진화방안’의 종합적 검토 필요


- 필수공익사업장 직권중재제도에 대해 최소서비스 문제만 국한하여 검토함은 타당치 않다.

2003년 11월, 노사관계선진화연구위원회(이하 ‘위원회’)가 보고한 노사관계법․제도선진화방안의 직권중재제도 개선안에 대한 종합적 검토가 전제되어야 한다.


<위원회의 안>

○ 필수공익사업 개념 및 직권중재제도 폐지

○ 공익사업에서 파업으로 인한 공익보호 방안 강화

   ▲조정절차를 보완(간이조정, 조정과정 공표 등)

   ▲파업시 예고의무

   ▲파업기간 중 대체근로 및 신규채용 허용

   ▲필요시 노동위 직권으로 긴급조정을 실시

   ▲공익사업 분야에 파업시 최소업무 유지의무 부과

     -최소업무 내용을 법령에 열거

     -범위는 개별노사협정으로 정하되 다툼이 있을 경우 노동위원회가 중재


- 직권중재제도를 폐지하는 대신 최소업무 유지의무, 대체근로의 확대, 긴급조정권 등 공익사업장 파업제한조항을 강화함으로써 직권중재제도가 안고 있는 문제를 온존케 하고 있다. 그 결과 공익사업장에 대한 노동3권의 신장을 기대할 수 없고, 지금까지 나타난 노사관계 불안이 계속될 수밖에 없는 안이다.


2) 최소업무유지 법제화 = 공익사업장 파업권 원천적 봉쇄


① 공익사업 범위 확대 : 현행 공익사업(정기노선여객운수사업, 수도․전기․가스․석유정제 및 석유공급사업, 공중위생 및 의료사업, 은행 및 조폐사업, 방송 및 통신사업) 외에 열(난방) 또는 증기의 공급사업, 사회보험업무 등 공공서비스 추가


문제점 : 파업권을 제한하는 업종을 대폭 확대하려 한다.

철도․지하철 외의 여객운수사업, 공중위생, 방송, 조폐, 열난방, 사회보험업무 등이 최소업무유지 대상업종으로 확대되어 공공무분 파업권 제한이 오히려 확대강화될 것이다.


② 공익보호를 위한 최소유지업무의 판단기준과 예시 : ① 만약 정지 또는 폐지된다면 ㈀공중의 일상생활 또는 공중의 생명․신체의 안전이나 건강을 현저히 위태롭게 하거나 ㈁중요한 시설 내지 장비를 손상시켜 향후 서비스의 안정적인 제공을 현저히 곤란하게 하는 중요한 업무라는 점, ② 그 업무의 대체가 용이하지 아니한 중요한 업무라는 점, ③ 쟁의행위 시에도 계속 유지될 긴급한 필요가 있다는 점, ④ 그 업무의 유지는 최소한의 유지라는 점 등을 들고 있다.


* 발제자의 예시 : 이런 기준에 따라 파업이 금지되는 부분이 다음과 같이 열거되고 있다.

○ 시내버스, 도시철도의 경우 출퇴근시간대에 한하여 통상의 50/100 배차

○ 시외버스, 제주도간의 항공, 도서간의 선박운행의 경우 하루 운송 횟수의 50/100

○ 도시철도, 철도의 운송의 경우 중앙 및 각 역 등에서 행해지는 관제업무

○ 망공급체계를 유지․관리하는 업무

○ 지역난방의 경우 야간난방을 위한 생산

○ 발전(화력․원자력)․석유정제 등 연속생산공정을 취하고 있는 경우 안전하게 감량생산을 하기 위한 작업

○ 병원의 응급진료․응급수술 및 분만의 업무 및 이를 위해 필요한 불가결한 업무 / 응급실, 수술실, 분만실, 마취실, 회복실의 업무 및 그러한 업무와 관련된 시설지원부서의 필수적인 업무(산소공급, 혈액공급, 각종 보조장비의 가동, 적정 온습도 유지, 응급진료기록 작성) 등

○ 다른 병원에서의 대체 진료가 어려운 중환자실, 인공신장실, 암병동 등의 치료업무 및 그러한 입원환자를 위한 특별급식의 제공업무

○ 종합병원이나 일정규모 이상의 일반병원에 국한하여 인정하는 것이 적절. 다만 도서산간벽지의 병원으로서 공중보건소가 주변의 없는 등 다른 의료서비스의 대체가 현저히 곤란한 경우에는 예외로서 인정

○ 혈액은행, 장기은행의 혈액, 장기의 보관 및 공급을 위하여 필요한 업무

○ 하수․폐기물의 처리사업에서 환경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업무

○ 은행 또는 사회보험사업에서 전상망의 통상적인 유지를 위한 업무

○ 은행사업에서 자동입출금기의 정상적인 이용이 가능하도록 유지․관리하는 업무

○ 사회보험사업에서 보험급여의 신청, 심사, 지급 등의 업무

○ 전국단위 지상파 라디오 또는 텔레비전 방송사업의 송출업무

○ KBS 1 라디오 및 KBS 1 TV의 보도업무. 다만 정오 및 저녁 주요 뉴스 방송과 긴급뉴스에 한정.

○ 우체국의 우편․소포 등의 속달업무

○ 전화사업에서 전화망의 정상적인 유지․관리를 위한 업무

○ 인터넷망을 유지․관리하기 위한 업무


문제점 : 발제자를 포함한 위원회는 ‘최소’를 강조하고 있지만 제출되는 기준과 예시를 보면 직권중재제도 하의 필수공익사업장 파업제한과 별반 다르지 않다.

- 우선 기준과 예시의 핵심은 파업효과를 낼 수 있는 핵심적 부분의 파업을 금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파업효과를 최소화함으로써 파업이전 교섭타결 유인을 약화시킬 것이다. 또한 파업의 장기화를 초래하여 노사관계 불안정 상태가 계속될 것이다.

- 업무 간의 연관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예시한 업무에 직간접으로 관련되는 조합원들의 폭이 매우 넓다. 때문에 파업금지대상이 되는 조합원들의 범위가 매우 넓어 사실상 파업자체가 어려워진다. 파업금지대상 조합원의 판단에 대한 분쟁과 사용자 및 국가권력의 개입이 제도화된다.

- 조합원들을 파업참가조합원과 파업불참조합원 이원화하여 노노갈등과 조직력 약화를 초래할 것이다.


③ 이행강제 : 사용자가 파업시에도 근로제공을 계속하는 해당 근로자를 지명하고, 불응시 대체근로권을 행사토록 한다. 업무명령을 위반한 경우 당해 근로자 징계책임을 물을 수 있고, 파업자체가 불법쟁의가 될 수 있다.


문제점 

- 사용자의 지명권은 파업에 대한 사용자의 지배개입권을 강화하여, 조합원탄압의 합법적 수단이 될 것이다.

- 손배가압류에서 이미 문제가 되고 있는 조직적 행위에 대한 조합원 개별책임부과 문제가 제도화된다.

- 최소업무유지 거부가 불법쟁의의 요건이 됨으로써 직권중재제도 하에서 불법파업이 불가피하게 만든 상황이 그대로 재현될 것이다.



2. 원인


1) 부적절한 가정 : ‘공익’에 대한 무지함과 ‘파업(노동자 요구)’에 대한 왜곡


발제자는 공익사업에서 파업시 최소업무 유지를 법으로 정할 근거를 다음과 같이 들고 있다. 

“직권중재제도를 폐지함으로써 공익사업 전반에 관해 원칙적으로 쟁의행위권을 인정하는 경우, 공중의 생명․신체의 안전 및 일상생활을 보호한다는 공익 보호의 관점에서 다른 적절한 대체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이 도식은 파업권(노동자의 요구)를 공익에 양립시킴으로써 파업(노동자요구)는 ‘사익’추구라고 전제하고 있다. 그리고 공익을 옹호하는 다른 주체가 있음을 전제하고 있다.

예1) 최근 몇 년간의 보건의료노조 파업

직권중재 대상인 보건의료노조는 그동안 공공의료기관 확대, 건강보험확대, 영리의료기관 확대반대 등 의료서비스의 공공성강화를 요구하고 투쟁해 왔다. 이는 의료법인들의 영리주의(사익)에 대한 공익의 확대강화를 요구한 것이다. 정부가 경제논리를 앞세워 경제자유구역을 만들고 의료법인의 영리화를 추진하는 것에 대해 반대하는 투쟁을 하고 있다.

이 경우 보건의료노동자들의 파업요구를 ‘사익’추구인가? 공익 옹호의 주체는 의료법인 사업주들과 정부인가? 당연히 노동자들의 파업요구가 공익이며, 이를 반대하는 의료법인 사업주들이 사익추구자들이다. 정부 역시 기업주들의 경제적 이익을 추구하는 입장에 있다. 따라서 ‘파업 = 사익추구’, ‘의료법인․정부 = 공익추구’라는 등식은 근거없는 것이다.

의료노동자들의 파업에서 대립되는 것은 ‘단기적 공공의료서비스와 장기적 공공의료서비스’이다. 의료서비스의 수혜자들인 국민들이 노동조합의 파업으로 인한 단기적 의료서비스 불편과 장기적 의료서비스 확대강화에 대해 자율적인 선택을 할 문제이다.


예2) 철도, 지하철, 발전 등 공공부문 파업에서의 공익

직권중재제도의 또 하나의 진원지인 철도, 지하철, 발전, 가스 등 공공부문 파업은 어떤가? 최근 몇 년간의 주요한 투쟁요구가 철도지하철민영화반대, 발전전력의 민영화 반대, 공기업투명경영 등 사회공공성강화이다. 정부(사용자)는 경쟁력강화라는 신자유주의 경제논리에 의해 효율성을 위해 공공성을 약화시키려 하고 있다. 이 경우 노동조합의 파업은 사익의 추구인가?


예3) 공공부문의 근로조건개선투쟁은 오직 공익에 대립되는 사익의 추구인가?

발제자나 위원회는 현재 노동조합의 실질적인 중심요구는 고용안정, 임금인상, 노동조합활동보장 등 근로조건개선투쟁이라고 주장할지도 모른다. 만약 그렇다면 이 투쟁은 오로지 공익에 대립되는 사익인가?

구조조정에 의해 강제된 1인승무제를 폐지하라는 요구는 지하철노동자들의 고용안정만을 위한 사익추구인가? 그렇지 않다. 2인 승무제 요구를 위한 파업으로 인한 단기간의 출퇴근 불편 발생(공익의 제한), 2인 승무제 확보를 통한 장기적인 안정한 시민교통확보(공익의 확대강화) 간이 선택문제이다.

간호사의 비정규노동자화 반대나 간호사의 불규칙한 야간노동완화를 위한 파업을 공익에 반대하는 사익추구로만 규정할 수 있는가? 의료법인이 영리추구(사익추구)를 위해 비정규직화, 장시간 야간노동으로 국민에 대한 의료서비스의 질이 저하되는 것을 막는 일은 진정 공익의 추구가 아닌가?


2) 비현실적인 ‘조화’


발제자는 ‘파업권과 공익의 조화로운 보장 실현’을 말하고 있다.

지난 발전파업, 지하철파업, 병원파업, 은행파업 등에서 발제자가 주장하는 현실은 발생하지 않았다. 이는 노조조직률 11%라는 한국의 노사관계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낮은 조직률로 인해 동종업종의 공익대체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그리고 노동자들이 사용할 수 있는 파업권은 19세기방식 그대로지만, 자동화의 발당 등으로 인해 사용자들의 파업대응력은 월등히 높아졌다. 그 결과 모두가 인정하다시피 한국노동운동에서 공공부문의 파업은 파업효과를 내지 못한 채 모두 패배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현실을 무시하고 파업권과 공익의 조화로운 보장을 위해 대체근로확대와 최소업무유지의무를 법제화해야 한다는 주장은 비현실적이다.



3) 직권중재제도 문제에 대한 오해


발제자는 “지금까지 직권중재제도가 이루어온 공익 보호의 순기능을 계승하여 대체하는 수단의 하나로서 도입하려는 것이다”라고 최소업무유지의무 제도화의 근거를 들고 있다.

과연 직권중재제도가 공익보호의 순기능 역할을 해왔는가? 주지하다시피 직권중재제도는 노동자들의 파업권을 제한함으로써 사용자들로 성실한 교섭을 해태하게 만들어 공공부문 노사관계 불안정의 원인이 되어 왔다. 정부나 사용자들은 직권중재제도가 주는 공권력의 보호 아래 공익서비스부문의 공공성강화 요구를 묵살해왔고, 한국의 공공서비스는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후퇴하고 있다. 사실이 이런데도 발제자나 위원회가 지권중재제도의 공익보호 순기능 운운하는 것이 실로 놀라울뿐이다.



4) 이미 파업제한조항으로 가득찬 노동조합법


현행 노동조합법은 공익서비스 부분에 대해 이미 1998년 법개정과정에서 과도한 쟁의행위 제한조항을 두고 있다. 오히려 이 조항 자체가 헌법상의 노동3권을 제한하는만큼 개정되어야 한다.

따라서 공익사업에 대해 위원회나 발제자가 주장하는 바와 같은 별도의 쟁의행위 제한 조항을 둘 필요가 없다.


- 쟁의행위는 그 목적·방법 및 절차에 있어서 법령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되어서는 아니된다(제37조 ①항).

- 작업시설의 손상이나 원료·제품의 변질 또는 부패를 방지하기 위한 작업은 쟁의행위 기간 중에도 정상적으로 수행되어야 한다(제38조 ②항).

- 쟁의행위는 생산 기타 주요업무에 관련되는 시설과 이에 준하는 시설로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시설을 점거하는 형태로 이를 행할 수 없다(제42조 ①항).

- 점거가 금지되는 시설 : 전기·전산 또는 통신시설, 철도(도시철도를 포함한다)의 차량 또는 선로, 건조 · 수리 또는 정박중인 선박, 항공기·항행안전시설 또는 항공기의 이착륙이나 여객·화물의 운송을 위한 시설, 화약·폭약 등 폭발위험이 있는 물질 또는 유해화학물질관리법에 의한 유독물을 보관·저장하는 장소, 기타 점거될 경우 생산 기타 주요업무의 정지 또는 폐지를 가져오거나 공익상 중대한 위해를 초래할 우려가 있는 시설로서 노동부장관이 관계중앙행정기관의 장과 협의하여 정하는 시설(노조법 시행령 제21조)

- 사업장의 안전보호시설에 대하여 정상적인 유지·운영을 정지·폐지 또는 방해하는 행위는 쟁의행위로서 이를 행할 수 없다(노조법 제42조 2항).

- 행정관청은 쟁의행위가 제2항의 행위에 해당한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노동위원회의 의결을 얻어 그 행위의 중지를 명하여야 한다. 다만, 사태가 급박하여 노동위원회의 의결을 얻을 시간적 여유가 없을 때에는 그 의결을 얻지 아니하고 즉시 그 행위의 중지를 명할 수 있다(동 3항).

- 긴급조정제도(노조법 76조)



5) 민주주의에 대한 인식의 한계


- 필요한 것은 지금까지처럼 노동자들의 파업에 대한 부정적 여론화를 지양하고, 무엇이 공익을 실질적으로 보장하는 것인가에 대한 객관적 공론화의 확대강화이다.

- 노동조합은 그동안 공공부문 파업과정에서 위원회가 우려하고 있는 점에 대한 고민과 판단을 이미 하고, 구체적 실천을 해왔다. 병원의 경우 환자의 생명과 직결되는 응급실업무를 유지하는 문제 등에 대해서 스스로 대책을 마련해 왔다. 이것은 노동자들이 스스로 민주적 권리에 대한 높은 수준의 인식이며 행동이다. 이런 점을 무시하고 위원회가 파업권의 법적 제한으로 접근하는 것은 국가권력을 노동3권에 대한 규제자의 역할로 보아온 구시대적․비민주적 발상에 다름 아니다.

- 노사관계 개혁의 기준으로 국제노동기준을 삼고 있으면서도 서구사회에서 파업권에 대한 민주적 인식이 확대되어 있음을 보지 못하고 있다. 서구에서는 최소한 사민주의 등을 경유하면서 파업권과 공익이 배치되지 않는다는 보편적 인식이 바탕하고 있다. 위원회가 국제노동기준에 대한 정치사회경제적, 그리고 역사적 이해를 하지 못하고 편협한 법리적 해석에 갇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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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조합 법률활동가의 역할과 자세

 노동조합 법률활동가의 역할과 자세


2005.6.8 민주노총 법률활동가교육

 


1. 노동운동과 법률활동


1) 현시기 한국노동운동에서 법률활동의 위상


노동조합결성, 일상활동, 교섭과 투쟁, 자본과 정권의 탄압, 제도개선에 이르기까지 전영역에 걸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1) 노조결성과 법률활동

- 노동법상 사실상 허가제와 다름없는 신고제로 인해 노조결성의 법적 요건이 매우 까다롭기 때문에 치밀한 법률적 대응이 요구되어 왔다.

- 기업별노조의 산별노조전환(형태변경, 조직합병), 산별노조결성 등 노동조합의 조직적 전환(발전) 경로에 있기 때문에 이와 관련한 법률적 대응이 요청되고 있다.

- 부분적 복수노조체제 하에서 복잡한 법적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이는 2007년 기업단위노조의 복수노조체제로 전환하면 새로운 법률적 문제가 발생할 것이다.


(2) 교섭과 투쟁, 자본과정권의 탄압

교섭과 투쟁시기는 노자가 가장 첨예하게 대립되는 시기이고, 이 와중에서 자본과 정권이 탄압이 집중된다. 교섭거부, 고소고발, 구속수배, 폭행, 부당징계, 부당노동행위, 불법대체근로, 손배가압류 등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의 전방위 노동탄압이 자본과 정권으로부터 자행된다.

군사독재정권시절의 폭력적 탄압방식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지만, 형식적 민주화의 진전과 함께 자본과 정권의 탄압도 절차적 요건을 치밀하게 갖춘 합법적(?) 탄압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때문에 탄압에 대한 법률적 대응요청이 확대되고 있다.


(3) 산업재해․직업병

신자유주의 구조조정에 의해 자본의 현장통제와 노동강도가 더욱 강화되면서 산업재해․직업병이 증가하고 있다. 이에 대한 자본의 축소은폐 기도가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고, 최근 근골격계 질환에서 나타나듯이 자본의 대응이 매우 치밀하다.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한 법률적 대응이 일상적으로 요청되고 있다.


(4) 일상활동


- 회의와 선거 : 노동조합의 민주적 운영에 대한 요구확대, 노동운동 내부의 다양한 정치적 분화 등으로 인해 회의와 선거 과정에서 분쟁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사용자 측의 지배개입이 매우 조직적으로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법률적 대응이 요청되고 있다. 특히 노동조합 내부의 분쟁은 대부분 법률적 해석에 결론을 맡기고 있기 때문에 법률활동가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 미조직, 비정규노동자 노동기본권 : 미조직 노동자들의 권리의식이 확대됨에 따라 이에 대한 법률지원요청이 확대되고 있다.


- 구조조정 : 인수합병, 분사, 이전, 폐업, 법정관리․화해․파산 등 구조조정으로 인한 기업변동이 상시화되고 이에 따른 노동기본권 침해문제가 날로 늘어나고 있으므로 법률활동의 한 영역이 되고 있다.


(5) 제도개선


- 신자유주의 정책을 뒷받침하기 위한 총자본의 노동․경제 관련 제도개악을 저지하는 문제, 이에 맞선 노동자의 제도개선 문제가 최근 10여년간 한국노동운동의 중대한 과제가 되어 왔다. 이런 경향과 추세는 2007년 복수노조체제를 계기로 한 제도개선(개악) 공방으로 확대강화될 것이다. 따라서 법률활동은 기존법의 해석과 적용에 머무르지 않고 제도의 개악저지와 개선으로 확대되어 있다.


- 노조활동, 임금, 고용 등 직접적인 노동기본권 외에 사회보장, 민주적 기본권, 경제제도 관련 법률 등으로 노동운동의 영역은 확대되고 있고, 법률활동 역시 이 영역으로 확대되어야 한다. 아직은 노동조합 법률활동이 노동기본권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고, 확대된 노동운동 영역에서의 법률활동은 노동조합 외부의 전문역량(시민사회단체, 학계 등)에 의존하고 있다. 앞으로는 이런 영역에 대한 노동운동 자체의 법률활동가들이 양성배출될 것이 요청되고 있다.



2) 법률활동 역량 변화 경과와 현황


- 민주화운동, 인권변호사 : 전태일열사와 조영래 변호사, 70년대 민주노조운동에 대한 인권변호사들의 지원, 80년대 중반까지의 노동탄압사건에 대한 인권변호사들의 지원 ․ ․ ․


- 노동상담소 : 87년 노동자대투쟁을 전후하여 전국 각 지역에 노동상담소 급증. 이는 폭발적으로 확산되는 노동대중의 투쟁과정에서 요구되는 법률지원을 담당하는 역할을 했다. 법률활동 전문가라기 보다는 조직가들이 기초적인 법률지식을 ‘급히’ 습득하여 법률활동을 지원하는 방식이었다(석탑의 ‘노동법해설’이 최대의 베스트셀러가 된 이유).


- 노동운동의 조직화와 노동전문 법률활동 역량의 형성 : 87년 노동자대투쟁 이후 노동운동이 지역적, 산업적 조직화를 경유하여 전노협으로 전국적 조직화 단계로 접어드는 것에 발맞추어 노동전문 법률활동 역량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7-80년대 민주화운동의 일부 역량이 인권변호사로 진출하면서 역량이 강화되고, 이들 역량이 개별적 활동에서 조직화되어 지역별 분담 구조를 갖추기 시작했다(민변 노동위). 90년대 이후에는 노동운동출신의 법률전문가들이 가세했고, 변호사에서 노무사로 확대되어 노동운동을 지원하는 법률활동 역량이 더욱 강화되었다.

1996년 민주노총이 출범할 때까지는 노동운동에서의 법률활동은 ‘외부’의 지원역량 형태로 결합했다. 민주노총 출범 후 외부 지원역량의 내부 역량화를 시도했으나(민주노총 추천노무사제도 등), 제도로 자리잡는 데는 시간이 더 필요했다. 때문에 이 시기까지 노동운동의 법률활동은 지원역량으로 자리잡고 있었다.


- 법률활동 역량의 내부화

87년 노동자대투쟁 이후 새롭게 조직된 민주노조들은 곧바로 자본과 정권의 탄압에 직면하면서 기업별 단위노조까지 법규담당자를 배치했다. 이 시기 법규담당자의 역할은 사측의 고소고발대응, 부당해고․부당노동행위 대응 등이 중심이었다. 인권변호사들의 지원을 받으면서, 스스로 재판송무에 대한 매우 실무적인 지식까지도 갖추어 그야말로 ‘변호사 뺨치는’ 법률활동가들도 있었다. 그러나 90년대에 들어서면서 전문 법률활동 역량이 강화되면서(각 노조의 자문변호사제도 확산) 노동조합 내부의 법률활동 역량은 오히려 약화되었다.

노동운동 내부의 법률활동 역량강화는 민주노총, 산별연맹 등 노동조합 상급조직이 체계를 갖추면서 전문역량을 내재화하는 방식으로 진전되었다. 민주노총 출범 직후의 ‘민주노총 추천노무사 제도’가 그런 시도의 출발이었다. 자체 법률쎈타설립을 목표로 하고, 민주노총 합법화 전에는 연수 중인 노무사, 변호사 중 일부 ‘뜻있는’ 사람들의 비공식적 ‘연수교육’이 이루어졌고, 합법화 이후에는 공식적 연수코스가 되었다. 이런 과정을 거쳐 금속산업연맹 법률원설립, 민주노총 법률원설립으로 법률활동 역량이 노동운동 내부 역량화가 이루어졌다. 이와 함께 민주노총 각 지역본부가 미조직노동자 조직화사업의 중심으로 자리잡으면서 각 지역본부의 ‘법률쎈타’가 확대강화되었다.



2. 법률활동가의 자세


1) 노동법에 대한 인식


(1) 자본주의사회에서 노동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법이다.


① 사유제도와 시장경제체제를 기본으로 하는 자본주의체제를 규율하는 근대시민법의 원리는 소유권절대의 원칙, 계약자유의 원칙, 과실책임의 원칙이다.

* 소유권절대의 원칙 : 기업 인수합병

* 계약자유의 원칙 : 정리해고

* 과실책임의 원칙 : 질병


② 노동력이라는 상품의 특수성

- 저장이 불가능하다 : 노동력의 저장은 곧 실업으로 노동자의 생존권 자체를 위협한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노동력의 제공자인 노동자는 노동력을 저장할 수 없기 때문에 헐값으로라도 노동력을 팔아야 한다는 것. 즉, 노동력 판매의 불평등성을 의미한다.

- 노동력이라는 상품을 재생산하기 위해서는 일정수준의 가격(생계비)이 보장되어야 한다.

- 노동력의 판매는 판매자인 인격과 분리하여 판매할 수 없다는 특징이 있다. 즉, 노동력을 제공하는 노동자가 구매자의 지시, 명령 하에 놓이게 된다(근대적인 자본주의 제도 하에서 전근대적인 주종관계 존속의 가능성).

- 다른 상품시장과 달리 매도인과 매수인이 고정되어 있다(이해의 대립적 관계).

일반상품 매매의 경우처럼 판매자와 구매자가 가변적이어서 자연적으로 조화되지도 않고, 국가의 법에 의해서 모두 해결될 수도 없다. 그 결과 노동자의 자주적인 단결과 교섭의 의해서 문제가 해결될 것을 상정하고 있다.

- 계약 후에도 노동자 스스로의 의지에 의해 노동력이라는 상품의 양과 질을 통제할 수 있기 때문에(근로계약의 범위 내이긴 하지만) 자본가는 노무관리(노동통제)에 적극적이다.


③ 그 결과 자본주의의 일반원칙이 노동력 판매에 그대로 적용될 경우 노자간의 불평등(부익부 빈익빈)과 노동자의 부자유 및 인권약화를 피할 수 없기 때문에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한 특별한 법인 노동법이 존재한다.


(2) 투쟁의 산물이다.


① 노동자들은 자본의 무제한의 착취와 억압으로부터 자신의 생존권을 지키기 위한 투쟁 과정에서 노동법이라는 특별한 법을 쟁취했다.

② 노동자의 인간다운 삶을 다룬다는 점에서 노동법은 기본적으로 진보적이다.

③ 현실적 노사관계에서 노동법규범이 만들어진다.

서구의 노동법은 노동운동의 성과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노동법이 먼저 만들어져 현실적 노사관계의 기초로 작동했지만, 얼마가지 않아서 역전된다. 따라서 특정 사회, 특정 시기 노동법의 내용은 노자 역관계에 의해 규정되고, 역관계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한다.


(3) 노동법의 양면성


① 노동자 투쟁의 산물이라는 점에서 진보성을 갖지만, 노사 역관계에 의해 규정되는 것이므로 진보를 제약하는 내용이 병존한다.

② 자본가들은 자본주의체제의 모순으로 체제붕괴의 위기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노자의 대립적 관계를 은폐하거나 그 대립을 체제 내적으로 질서화하기 위해 노동자 보호를 위한 특별한 법을 용인하게 되었다. 그러나 시민법질서를 수정하기는 하나 자본주의체제 자체를 부정하지 않는다.

③ 이런 점에서 노자관계가 기본적으로 대립적임에도 불구하고 노동법 체계 내에는 협력적 노사관계에 대한 규정이 차지하고 있다(노사협의회법).


2) 노동법에 대한 역사의식


(1) 영국의 공장법

- 산업혁명 중인 1802년 영국 공장법 : 자본주의 초기의 극심한 노동착취상황에서 만들어진 구빈법(1일 12시간 노동, 심야작업 중단, 읽기와 산수교육실시, 매월 1회 교회출석, 1년 옷 1벌 지급, 남녀에 별도의 침실 제공 등)

- 1819년 9세미만 아동고용 금지

- 1825년 16세미만 소년근로 주간 12시간

- 1833년 공장감독관제도 도입

- 1844년 공장노동법 : 섬유업의 여성노동자 1일 12시간 1주 69시간노동

- 1847년 공장노동법 : 여성과 19세미만 노동자 1일 10시간 노동제

- 이후 섬유업 외의 위험업종으로 확대, 50인 이상 사업장에 의무적 적용 등으로 강화

- 1901년 최후의 공장법 : 12세미만 아동 모든 산업에서 고용금지

  성인 노동자의 근로조건에 대해서는 규정하지 않음.

* 미국의 8시간 노동제

  1983년 일리노이주 여성노동자 8시간노동시간법 제정(주대법원 위헌판결)

  1903년 오레건주 여성노동자 8시간노동시간법 제정


(2) 20세기 서구의 노동법

- 1909년 고한(苦汗)근로자 최저임금법

- 1963년 근로계약법 : 해고예고기간, 근로조건 명문화 규정

- 1965년 정리해고시 보상 규정

- 1975년 고용보호법


(3) 서구의 단결권

- 산업혁명 이전 : 영국의 노동자규제법(1392), 도제규제법(1562) : 노동자의 단결금지

  1800년 노동자단결법 : 근로조건 향상을 위한 노동조합을 불법단체로 규정

- 1824년 노동자단결법(단결금지법) 폐지 : 그러나 민사상 손해배상의 대상

- 1871년 노동조합법 : 노동쟁의에 대한 형사상 면책

- 1906년 노동쟁의법 : 노동쟁의에 대한 민사상 면책

- 1913년 노동조합법 : 노동조합의 정치기금 합법화

- 1926년 노동쟁의 및 노동조합법 : 1926년 총파업의 패배결과 총파업 불법화

- 1946년 총파업 합법화

- 1971년 산업관계법 : 부당해고금지, 유일교섭권인정, 단체협약 이행의 법적 강행

* 파업권의 일부 제한, 노동조합 등록의무화, 크로즈드숍 제한

- 이후 보수당과 노동당의 시각차가 노동법에 영향

- 1984년 노동조합법 : 경제위기 구조조정시기에 대처리즘의 영향으로 노동조합 활동제한, 노조에 대한 국가의 개입강화(영국의 노사자치주의 붕괴)

* 노동쟁의 제한 : 사업장밖에서만 피켓팅, 개별 노사관계 노동쟁의만 민사상 면책, 연대활동 불법화. 교사의 단체교섭금지


(4) 한국의 노동법 역사

① 일제하: 치안유지법, 정치범처벌법, 예비검속법

② 이승만 정권

- 1947년 헌법 제18조에 노동3권, 근로자의 이익균점권 규정

- 노동법 제정(1953) : 노동조합법, 노동쟁의조정법, 노동위원회법, 근로기준법

  이는 맥아더 군정에 의해 만들어진 일본노동법을 그대로 모방.


③ 박정희 정권

- 1963년 개정

복수노조금지조항 삽입, 노사협의회 설치, 노조의 정치할동금지, 노조설립시점(신고한 때라는 조항 삭제), 임시총회소집권자 행정관청 지명, 단협의 여휴효 조항 신설, 부당노동행위에 대해 처벌주의에서 원상회복주의로, 전국적 규모의 단일조직 규정과 산하조직 쟁의의 상급단체 승인(산별체제 지향), 공익사업범위 확대, 노동쟁의조정 강화, 산하단체의 쟁의권 제한(본조의 승인), 노동쟁의발생신고에 대해 노동위원회의 적법심사권 부여, 알선․조정의 효력강화, 긴급조정제도 신설


- 10월유신(1972년)

헌법상의 노동3권을 법률에 의해 제한, 공무원 등 공공부문 노동자들의 단체행동권 제한

노사협의회 기능을 노동조합 기능과 분리, 노동쟁의의 총회결의 조항, 산별조직 약화 기업별 조직 강화

쟁의적법심사, 알선․조정․중재권을 행정관청으로 이관


- 1973 1.14 긴급조치 -> 1974 노동법개정

오일쇼크 등에 따라 노사관계 악화 -> 임금채권 우선변제조항, 임금채권 소멸시효 3년, 부당노동행위 처벌강화


④ 전두환정권

- 1980.12, 국가보위입법회의에서 노동법 개정

제3자개입금지 조항 신설, 종업원의 30인 이상 또는 1/5이상의 찬성으로 노조설립 가능하도록, 단체교섭 3자위임 금지, 행정관청의 단협 변경․취소권, 냉각기간 연장(20->30), 불법쟁 처벌조항 강화, 일반사업장도 강제중재 가능, 노동쟁의 발생신고를 당사자 쌍방이 하도록.

기업별 단위노조만 설립하도록, 노조임원은 1년 이상 근무자만 가능, 유니온샵 폐지


- 1986년 개정

80년 이전으로 부분적 환원


- 1987년 11월(6.29선언, 87년 노동자대투쟁)

임금채권 최우선 변제(3개월), 변형근로시간제 폐지, 근기법 적용 10인 이상 사업장으로 확대, 남녀고용평등법 제정

산별노조 설립 가능, 1년 임원 자격(이상 근무) 제한 폐지, 행정관청의 해산 및 임원개선명령권 삭제, 유니온 샵 복원, 냉각기간 축소(20->10일)


⑤ 노태우 정권

1989년(88년부터 노동법개정 투쟁, 여소야대)

임금채권 최우선 변제 범위 확대(퇴직금, 재해보상금), 노동시간단축(주44시간제),

집단적 노사관계법 개정 대통령 거부권 행사.


⑥ 김영삼 정권 이후

- 1993년 고용보험법 제정

- 1996년(노동시장유연화, 노개위설치, 날치기 통과 -> 총파업 -> 1997년 3월 개정)

정리해고제․변향근로시간제 도입(1999년부터 시행), 복수노조금지조항 개정, 정치활동금지조항 삭제, 전임자임금지급 금지(2002년부터), 쟁의기간 중 대체근로 요건 개정, 쟁의기간 중 임금지급 요구 금지

노사협의회 강화

- 1998.2(김대중 당선, IMF, 신자유주의 구조조정, 노사정위원회, 정리해고 즉각 실시 잠정합의)

  기업 인수합병시 정리해고제 도입, 근로자파견제 도입

- 1999년 교원노조법 제정

- 2001년 복수노조․전임자임금조항 5년 유예

- 2003년 노동시간단축 근기법개정

- 2004년 공무원노조특별법 제정

          비정규개악안 상정

- 2005년 노사관계 로드맵 입법화 예정



3) 합법주의에 대한 경계


- IMF 외환위기 후 신자유주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노동자들에 대한 자본의 통제는 계속 확대강화되어 왔다. 그 결과 노동운동 내부에는 투쟁회피, 양보교섭, 실리주의, 노사담합이 기승을 부리고 급기야 민주노조운동이 척결의 대상으로 삼아왔던 어용세력이 버젓이 민주의 가면을 쓰고 자리잡기도 한다. 최근 터져나온 취업비리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자본의 현장통제력이 우위에 서면서 노사협조주의가 만연하자, 약화되던 반민주․부패구조가 고개를 활개치기 시작한 것이다. 이러한 반민주․부패구조는 사용자측과 긴밀히 결탁하여 노동대중의 요구와 투쟁을 기만하고 짓누르는 힘으로 작용하고 있다.


- 노동운동에서 나타나는 이러한 투항주의, 실리주의, 노사협조주의는 ‘합법성’으로 정당화하려 한다. 노동대중의 요구와 투쟁을 현재의 법․제도가 허용하는 틀 내로 묶어 두려는 것이다. 이는 한걸음 더 나아가 노동운동 방향을 ‘합법주의’의 수렁으로 몰아넣으려 한다.


- 법률활동가들은 ‘이러한 요구와 투쟁방식이 법적으로 볼 때 승산이 있는가’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받을 것이다. 이 때 법률활동가들은 느닷없이 조직의 최고결정권을 갖게 되거나 결정을 강요받게 될 것이다. 어찌해야 할까?

어떤 활동가들은 골치아프기 때문에 피하거나 얼버무린다. 또 상당히 많은 법률활동가들은 스스로가 현행법의 테두리를 한치도 벗어나지 못한다. 벗어나는 것을 ‘무리’라 여기고, ‘비합리적’이라 비판하고, 이를 ‘비대중적, 모험주의적 운동’이라 한다.


․ 역사적으로 볼 때 노동운동은 현행법 테두리에 갇혀서 단 일보의 진전을 이룬 예가 없다. 그래서 세계노동운동사의 교훈은 합법주의를 부정하는 것이다.

․ 한국의 노동법 수준으로는 합법적 틀 내에서 노동자들의 요구를 관철시키는 것이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 법적 테두리를 벗어나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은 노동대중보다는 지도부라는 것이 일반적 경향이다.

․ 투쟁의 정당성과 승리가능성의 판단 요인은 요구의 정당성, 조직력이지 결정적 요인이므로 합법 여부가 모험주의의 기준은 아니다.

․ 민주노총을 비롯한 노동운동은 자본주의의 극복하는 변혁운동의 지향을 갖고 있기 때문에 노동운동은 그 자체가 합법적 틀을 넘는 것이다.



3. 법률운동가의 역할


1) 노동운동 내 전문화에 따른 법률운동가의 역할


87년 노동자대투쟁 이후 90년대 중반까지는 1인 다기능의 팔방미인 만능활동가들이 많았다. 그러나 운동이 발전함에 따라 노동운동활동가들은 조직투쟁활동가, 정책활동가, 교육활동가, 선전활동가, 문화활동가 등으로 전문화되었다. 이제는 정치일꾼, 통일일꾼, 정보통신담당, 언론담당, 경찰담당 등 더욱 세분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노동운동의 역량강화를 위해 활동가들의 전문화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런 방향에서 ‘법률활동가’가 노동운동 활동가의 한 영역으로 자리메김되고 있는 것이다.

노동운동 내부의 ‘전문가’에 머물러서는 안된다. 투쟁상대인 자본과 정권은 노동운동 보다 몇 배의 재원을 투입하여 전문가를 양성하고 있다. 노동운동과 연대하는 시민사회단체들 역시 노동운동 보다 유리한 조건에서 전문가들을 배치하고 있다. 때문에 노동운동의 법률활동가들은 한국사회 제세력을 통틀어 보아도 빠지지 않는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 그래서 법률활동가로서의 전문적 지식을 끊임없이 강화하고, 변화하는 노동환경에 대해 실사구시하여 스스로 끊임없이 변화해야 한다.


2) ‘전문가’와 ‘운동성’


전문화되면 운동성이 약해지는가? 그런 법은 없다. 오히려 그 방면에서의 가장 치열한 실천을 통해 노동운동과 역사발전을 선도할 것이다. 그럼에도 ‘전문화’의 부정적인 단면들이 나타나고 있음을 부정하지 못한다. 운동의 전문화가 마치 자신이 맡고 있지 않은 다른 영역이나 전체운동의 나아갈 길에 대해서 무관하고, 책임없다는 식의 풍조들이 생기고 있다. 전문적 운동가가 되어야지 전문적 기능인이 되어서는 안된다. 현재의 노동운동 풍조로 보면 특히 법률활동가들을 이런 역할로 간주하는 경향이 있다. 법률활동가 스스로도 그런 경향이 있다. 경계해야 한다.


3) 역할의 확대


한 때 한국노동운동에서 가장 많은 활동가들을 배출한 영역이 문화활동 부문이었다. 문화활동가들이 조직, 투쟁 등 여러 영역의 활동가로 확대되었다. 그것은 아마 87년 노동자대투쟁 이후 일상적으로는 문화활동을 통해 조합원대중과 조직적으로 결합하고, 투쟁현장에서는 문화선동활동으로 함께 투쟁했기 때문일 것이다.

850만 비정규노동자들의 조직화를 최대의 과제로 안고 있는 한국노동운동은 미조직 노동자들의 노동조건개선투쟁과 새로운 조직의 건설현장에서 왕성한 활동을 해야 할 것이다. 그 활동의 현장에 빠짐없이 결합하게 될 역량이 바로 법률활동가들이다. 그 현장에서의 활동은 신규조직건설, 조합원교육, 초기노동조건쟁취투쟁, 탄압에 대한 대응 등이 거의 동시에 종합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법률활동가들은 향후 한국노동운동의 발전의 진원지에서 활동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법률활동가의 역할을 조직과 투쟁사업에 대한 지원으로 한정하고 법률해석․상담과 법적 대응으로 제한해서는 안될 것이다.

대정부투쟁전선의 선두에 서 있는 연맹이나 총연맹 등 상급조직도 마찬가지다. 노동법 등 제도개선을 둘러싼 투쟁에서 법률활동가들의 역할과 정책활동가들의 역할이 기계적으로 나누어질 수 없다. 법률활동가들은 바로 정책활동가의 역할을 하고 있고, 앞으로 더 강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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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정세와 공무원노동운동의 전망

현정세와 공무원노동운동의 전망

 

2005.5.19, 공무원노조 인천본부 간부교육


 

1. 한국노동운동 : 탄압에 맞선 노동자 전진의 역사


일제하 및 해방직후의 노동운동이 분단으로 단절된 이래 이 땅의 노동자들은 곧바로 투쟁의 역사를 다시 쓰기 시작했다. 군사독재정권의 폭압적 탄압을 뚫고 70년대 민주노조운동이 활활 타올랐고, 급기야 1987년 노동자대투쟁에 이르기까지 노동운동은 전진에 전진을 거듭했다. 이후 10여 년 동안 어용노조를 깨부수고 현장 곳곳에서 민주노조를 건설하고 그것을 산업, 지역으로 연대의 폭을 넓혀 민주노총을 건설했다. 그리고 2003년 역사적인 공무원노조 출범!

해방

전평

 

  ↓

  ↓

 

미군정

전평와해

 

  ↓

  ↓

 

이승만독재정권

어용노총

←60년 전노협

  ↓

  ↓

 

군사독재정권

 

어용노총

←70년대 민주노조운동

 

←광주항쟁

 

←87년노동자대투쟁

  ↓

  ↓

 

민주화 그리고

신자유주의정권

민주노조운동

90년 전노협

      전교조

95년 민주노총

03년 공무원노조

 



한국노동운동은 폭압적인 탄압 속에서도 전진을 거듭해 왔다. 그렇다고 시련과 좌절은 없었는가? 노동운동 발전의 계기가 되었던 중요한 투쟁의 고비마다 극심한 탄압이 있었고, 때로는 투쟁이 완전히 패배하고 조직이 와해되어 노동운동의 미래를 기약하기 어려운 상황도 많았다. 그러나 단기간으로 보면 아무 성과없이 패배한 것으로 보였던 투쟁이 곧바로 더 큰 투쟁의 밑거름이 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공무원노조출범

 →

구속, 대량징계, 공복이데올로기․ ․ ․

미래 ?

전평

전노협

70년대민주노조

 →

 →

 →

반공이데올로기, 일제잔재세력, 미군정

군사쿠데타

정치깡패, 똥물세례, 학살, 삼청교육대

와해. 노동운동이 가능할까?

와해. 민주노조가 가능할까?

와해. 민주노조가 가능할까?

                                      ↓

                             87년 노동자대투쟁

전노협출범

전교조출범

 →

 →

테러, 범죄와의전쟁, 업무감사 ․ ․ ․

구속, 대량징계, 교사이데올로기․ ․ ․

와해실패 → 민주노총으로

와해실패 → 합법화


2. 한국노동운동의 현황과 과제


* 이제 막 시작하는 공무원노동자의 눈에 비친 한국노동운동의 현실은?

 



1) 노동자들의 생활과 경제조건


(1) 신자유주의 공세 하에 어려워지는 노동자의 생활과 심화되는 불평등


<노동소득분배율과 취업자 대비 피용자 비중 추이(단위 : %)>

 

1998

1999

2000

2001

2002

2003

노동소득분배율

61.9

59.5

58.8

59.5

58.2

59.7

취업자 대비 피용자 비중

61.7

62.4

63.1

63.3

64.0

65.1


<한국 제조업의 수익성 관련 지표 및 국제비교(매출액 대비 비중, 단위 %)>

 

97

98

99

00

01

02

03

04

영업이익률

7.5

8.8

7.8

8.6

6.9

7.8

8.2

11.7

인건비

12.0

9.4

9.6

9.5

9.5

10.0

8.8

8.2


<1인당 가계부채 현황(단위 : 천원)>

 

1997

1998

1999

2000

2001

2002

2003

2004

부채

210.6

186.0

244.5

247.5

418.4

396.5

511.5

513.9



(2) 비정규직 확대와 차별심화

- 전체노동자 중에서 비정규직은 800만명이 넘어 56%를 차지하고 있다.

- 차별 심화


<임금격차>

구분

금액(만원)

지수

전체

전체

정규직

182 

202

131

100.0

100.0

66.9

비정규직

96 

116 

77

52.9

57.4

38.1



<사회보험 적용율>


(3) 공무원은?


공무원 생존권에 대한 신자유주의 공세가 강화되고 있다.


- 고용, 임금 유연화 공세

공무원 총액인건비제 도입(2007년부터 전면 시행, 현재 시범 운영)으로 성과급과 비정규직 확대를 노리고 있다. 이미 여성 주차단속요원 등 저항이 약한 곳에서부터 비정규직(계약직)을 확대하기 시작했다. 경쟁력제고를 내세운 민간부문에서의 인턴제 공무원 확대 역시 비정규직 확대의 방편으로 활용될 것이다.


- 휴일축소

2005년 3월 15일 오영교 행자부장관과 열린우리당 원혜영 정책위의장 등이 참석한 정부․여당 협의회에서식목일은 내년부터, 제헌절은 2008년부터 공휴일에서 제외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더해 전경련 등은 주40시간제 최종시행기한인 2011년까지 어린이날, 현충일, 개천절을 휴일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또한 공무원 본인, 배우자 및 배우자의 부모 사망 휴가는 7일에서 5일로, 자녀, 자녀의 배우자 사망 휴가는 3일에서 2일로 축소하며, 본인과 배우자의 회갑 휴가, 증조부모나 외증조부모 및 삼촌․숙모의 사망시 휴가, 탈상 휴가, 포상휴가, 퇴직준비 휴가 등을 모두 없애고 이를 연간 4∼23일인 연가를 활용토록 하는 공무원 특별휴가 조정안을 당정협의에서 합의했다.


- 연금삭감

국민연금에 대해 상대적으로 많은 공무원연금 등 4대 특수직역연금을 국민연금수준으로 삭감해야 한다는 안이 수년전부터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금년 정기국회에서 국민연금 개악이 마무리된 후 본격적으로 제기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발표된 퇴직 후 별도수입만큼 연금을 삭감한다는 안은 그 시발이다.


2) 노동운동의 위기 조짐들


(1) 계속 터져 나오는 노조 비리

기아차, 현대차, 한국노총 ․ ․ ․


- 문제의 원인 : 민주노조운동은 권력, 사용자와 유착된 부패구조(어용노조)에 저항하여 노조를 민주화하는 데서 시작했다. 그리고 이 투쟁은 사회 전체의 민주화에 큰 역할을 해 왔고, 국민들은 이런 역할을 해 온 민주노조에 걸맞는 도덕성을 요구하고 있다. 그럼에도 노조 내에는 아직 척결되지 못한 부패구조의 잔재가 남아 있다. 특히 IMF 외환위기 후 신자유주의 공세 하에서 노동운동이 현장에서부터 밀리면서 부패구조가 머리를 치켜들었다. 현장에 대한 자본의 주도력이 강화되면서 조합민주주의가 약화된 결과이다.


* 한국노총 : 뿌리깊은 어용의 역사, 노조민주화의 답보, 정부보조금에 의존하는 재정구조 등

국회 노사정 교섭결과에 대한 정부의 노조 길들이기(대등한 노사정 교섭의 구조적 한계)


- 문제의 심각성 : 자본과 정권은 부패구조의 핵심인 사용자, 정치권을 덮어둔 채 투쟁력있는 노동조합을 공격하는데 적절히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의 심각성은 이 점이 아니다. 노조 내의 부패는 사용자, 정치권력과 밀착하여 그리고 약점이 잡혀 조합원 대중의 요구를 기만하고 투쟁을 왜곡하는데 있다. 이는 민주노조 내에 또 다시 어용세력, 투항세력을 온존하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다.


- 해결방향과 전망 : 민주노조운동은 자주적인 조합민주주의를 더욱 강화하여 부패, 어용, 투항적인 요소를 척결하는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예, 현대자동차 3공장 노동운동 활동가 행동강령). 그러러기 위해서는 한편으로는 이 기회를 정권과 자본의 노조지배를 강화하려는 기도를 분쇄하면서 간부․현장활동가에서부터 조합 민주주의를 확대강화하기 위한 운동을 전개해야 할 것이다. 민주노조운동은 이것을 해 나갈 수 있는 저력이 있다.



(2) 집단이기주의?


노동운동에 대한 또 하나의 공세는 노동자들의 정당한 요구를 ‘배부른 노동자들의 집단이기주의’로 매도하는 것이다. 이는 한국사회의 불평등심화, 노동내부의 불평등 심화를 노동자 책임론으로 왜곡하여 노동운동을 고립시키려는 것이다. 이는 현재 기업별노조체제 하의 한국노동운동에서 조직력과 투쟁력이 있는 제조업 대기업노동조합을 약화시키고자 하는 의도이다. 나아가 대기업노조에 대한 노동조건 저하로 곧 전체노동자의 근로조건을 하향을 노리고 있다.

과제는 무엇이고 전망은 어떤가? 자본과 정권이 강요하듯 그리고 노동운동 내 일각에서 주장하듯 노도운동의 양보나 투항에 근거한 기만적인 사회적 합의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문제의 핵심은 기업별 노조의 이해에 머무르고 있는 대기업노조가 산업별, 계급적 노동운동으로 나아가가도록 노동조합의 조직과 투쟁을 변화발전시키는 것이다. 대기업노동운동은 아직 더디지만 꾸준히 그런 방향으로 가고 있음은 사실이다. 2005년 불법파견 문제를 중심으로 하는 비정규노동자 투쟁을 대기업노조중심의 한국노동운동이 어떻게 돌파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다.


* 앞으로 공무원노조에 대한 ‘철밥통 집단이기주의’ 공세는 더 강화될 것이다. 이미 정부는 공무원 총액인건비제를 들고 나왔다. 그렇다면 공무원노조는 노동자로서의 기본권인 임금, 고용, 사회보장 등의 문제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우회할 것인가? 아니면 요구의 정당성을 국민 대중에게 당당하게 설득하며 투쟁으로 나설 것인가? 한국 공무원 인건비가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 안팎(2001년 기준)으로, 5% 이상을 유지하고 있는 이스라엘, 프랑스, 싱가포르, 칠레 등 다른 나라에 비해 훨씬 낮다. 그럼에도 집단이데올로기 공세는 먹혀들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시장논리가 배제되는 공공서비스 제공이라는 공무원 노동의 특성을 전면적으로 제기해 나간다면 정부의 신자유주의 논리의 변종인 집단이기주의 공세를 돌파할 수 있을 것이다.



3) 조직, 투쟁역량


(1) 조직과제와 전망

- 낮은 조직률 : 1400만명 노동자 중 조직노동자 150만명, 조직률 11%(독일 42%, 스웨덴 85%)

- 원인 : 기업별노조체제

         무노조정책

* 비정규노동자 : 전체노동자 중 56% 이상이 비정규직 노동자이지만 노동조합 조직은 정규직 중심이며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조직할 수 있는 조직역량, 인식, 제도적 장치를 충분히 갖추지 못하고 있다.

- 전망

  공무원노동자들의 조직화는 한국노동운동의 조직적 역량강화의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확대되는 비정규노동자들의 투쟁 : 특수고용노동자(화물, 덤프 ․ ․ ․ )

                                   하청노동자(현대차, 기아차 ․ ․ ․ )

  산별노조건설운동



(2) 투쟁과제와 전망


- 투쟁역량의 한계 : 15만 내외의 민주노총 총파업투쟁으로는 역부족

- 원인 : 제조업 금속노동자 중심의 투쟁

         각 조직별 투쟁의 분산

- 전망 : 공공부문 노동자들의 투쟁전열 정비

         제조업과 공공부문을 두 축으로 하는 명실상부한 노동자 총파업의 가능성을 현실로!

         2005-6년 노사관계 로드맵을 둘러싼 투쟁은 공무원노조를 비롯하여 제조업, 공공부문 할 것없이 조합원대중의 요구가 일치하고 투쟁시기 또한 일치하는 바 지금부터 준비하면 현실화할 수 있다.






4) 2005-6년 노동운동의 주요쟁점


(1) 비정규노동자 문제를 둘러싼 노정간 쟁점


비정규 노동자문제는 내용상으로 보면 정부가 국회에 상정한 비정규법안과 민주노총과 민주노동당이 국회에 상정한 비정규법안으로 정면대립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정부가 상정한 비정규개악법 저지를 중심으로 대립전선이 형성되어 있다.


- 파견제

 

현행

정부안

민주노총

허용업무

26개 업무만 파견 허용

10개 업무 제외하고 모두 파견허용

파견제 철폐

기간

최장 2년

3년으로 연장

불법파견시 직접고용

사용방식

파견기간이 끝난 뒤 다른 파견노동자 사용가능

파견기간이 끝난 뒤 3개월간 사용 금지 이후 허용

고용의무

2년이상 사용시 직접고용한 것으로 본다

3년이상 사용시 직접 고용하여야 한다

 

처벌조항

고용의무 위반시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

고용의무 위반시 3000만원 이하의 과태로

불법파견 처벌 강화


파견범위 : 정부는 현재 26개 업무 파견제허용에서 건설현장, 선원, 유해․위험업무, 간호조무사, 화물운송업무 등10개 업무를 제외한 모든 업종에서의 파견제 허용안을 내놓고 있다. 현행법에서도 건설업 등은 파견금지업종이지만 인력소개소를 통해 아무런 제한없이 불법파견이 만연해 있음을 고려하면, 정부안은 사실상 파견 허용업무의 완전 자유화나 다름없다.

또 정부안은 제조업의 직접생산공정 업무에 대하여 출산․질병․부상 등으로 결원이 생긴 경우 그 사유가 해소될 때까지, 그리고 일시적․간헐적으로 인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는 경우 최장 6개월까지 허용한다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이는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현대자동차, 대우자동차 등 제조업 불법파견을 합법화하겠다는 것이며, 제조업 간접공정과 지원부서는 물론이고 직접생산공정까지 파견을 원칙적으로 허용함으로써 파견제 전면 확산으로 귀결될 것이다.


파견기간과 정규직화 : 정부안은 파견 허용기간을 현형 2년에서 3년으로 연장한다. 이와 함께 파견기간이 만료된 노동자의 고용관계에 대해 “사용사업주가 3년을 초과하여 계속적으로 파견근로자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사용사업주는 당해 파견근로자를 직접 고용하여야 한다”로 개정하려 한다. 이는 현행 “사용사업주가 2년을 초과하여 계속적으로 파견근로자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2년의 기간이 만료된 날의 다음날부터 파견근로자를 고용한 것으로 본다”는 규정의 해석 문제와 직결된다. 이 조항에 따라 노동 측은 ‘2년이 지나 계속 고용된 파견노동자는 정규직으로 간주해야 한다’는 입장이었고, 자본 측은 새로운 고용계약을 체결하지 않는 고용관계가 없다는 입장이었다. 결국 정부안 사용자들이 안정적으로 파견노동자를 사용할 수 있도록 최장 사용기간을 3년으로 연장하고, 간주규정을 삭제하여 직접고용계약을 체결하지 않는 한 정규직이 아니라는 자본의 입장을 반영하고 있다. 정부안이 파견노동자를 재계약 방식으로 계속 사용하는 것을 막기 위해 3개월의 휴지기간을 둔다는 조항을 두고 있지만, 파견해지 후 3개월간의 기간제 노동으로 대체될 뿐이다. 그 결과 “3년간 파견노동자 → 3개월간 기간제 노동자 → 다시 3년간 파견노동자”라는 식의 기형적 고용형태가 발생할 것이다.


- 기간제

 

현행

정부안

민주노총안

기간제사용제한조항

없음

없음

합리적 사유가 있는 경우로 제한

사용기간

1년 상한

3년 상한(예외 경우 무제한 기간 사용 가능)

사용기간 1년 제한

갱신시 규제

없음

사용기간 3년 한도 초과 사용시 정당한 사유없이 해고 제한

사용기간 초과시 정규직으로 간주

차별금지

조항

없음

불합리한 차별 금지

동일노동 동일임금 조항 반대

고용형태 이유 차별 금지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 명문화

처벌조항

없음

없음

형사처벌조항 신설


사유제한 문제 : 정부안은 기간제고용에 대한 제한조항을 두는데 반대하고 있다. 이에 대해 민주노총은 합리적 사유가 있는 경우 외에는 기간제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는 ILO조약, EU지침 등 국제노동기간과 많은 국가에서 채택하고 있는 보편적 기준이다.

사용기간 : 정부안은 기간제고용 기간 상한을 현행 1년에서 3년으로 연장하되, 사업완료 또는 특정한 업무의 완성에 필요한 기간을 정한 경우, 휴직․파견 등으로 결원이 발생하거나 근로자가 학업․직업훈련 이수 등으로 결원이 발생한 경우, 고령자(55세 이상)나 중고령자(50세 이상)의 사용의 경우, 전문적 지시․기술의 활용이 필요하거나 정부의 복지정책․실업대책 등으로 일자리가 제공된 경우, 기타 이에 준하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어 대통령령으로 정한 경우에는 3년을 초과하여 기간제 고용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는 사실상 무제한의 기간제를 가능케 한 것이다.


기간초과시 고용보장문제 : 정부안은 “사용자가 3년을 초과하여 기간제 근로자로 사용하는 경우에는 정당한 이유없이 근로계약기간의 만료만을 이유로 당해 근로자와의 근로관계를 종료시킬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현행법 하에서도 일정 기간 계약을 반복한 경우 재계약 거부시에 해고의 정당성 여부를 다툴 수 있도록 하고 있고, 이 때의 해고의 정당성 여부를 판단할 때 정규직에 비해 폭넓게 사용자측의 정당성을 인정해 주는 것이 노동위원회와 법원의 경향이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용기간 초과시 정규직으로 간주한다는 법률조항이 신설되어야 한다.


차별금지문제 : 기간제 노동자에 대한 차별금지를 위해서는 노동법에 근무형태를 이유로 한 차별금지규정과 동일노동 동일임금이 명문화되어야 한다. 그러나 정부안은 불합리한 차별제한, 차별시정기구설치 등 실효성없는 내용으로 대체하고 있다.


- 특수고용 노동자

정부안은 특수고용 노동자의 노동3권 문제를 유보하고 있다. 노동자성인정 문제는 노사정위원회로 미루고 있고, 노사정위원회에서는 유사노동2권 보장 정도를 검토하고 있는 실정이다. 민주노총과 민주노동당은 2004년 7월 국회에 특수고용노동자의 근로자성인정과 노동3권 보장을 내용으로 하는 법률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2) 노사관계 선진화 방안을 둘러싼 노정간 쟁점


2003년 11월 노동부는 연구프로젝트 발주형식으로 이른바 노사관계 로드맵을 만들어 노사정위원회로 넘겼다. 정부는 2005년 정기국회에서 입법화할 것을 거듭 강조하면서 민주노총의 노사정위원회 복귀를 압박하고 있다. 이런 정세로 보면 노사관계 로드맵은 2005년 하반기 노정간의 핵심적 쟁점사항이 될 것임에 틀림없다. 노무현정권의 노사관계 재편방향은 신자유주의․세계화체제에 부합하도록 노사관계를 재편하는 것이다. 그 속에는 이미 ‘사용자 대항권강화’라는 자본의 이해가 깊숙이 반영되어 있다.


- 복수노조․산별노조 체제에 대비한 노사관계 재편

기업별체제에 있는 한국노동운동은 산별체제로 전환하고 있고, 이는 2007년 복수노조체제의 확대, 전임자임금지급 제한과 맞물려 한국노동운동 방향에 일대 전환의 계기가 될 상황이다. 자본은 이 전환의 시기에 노동운동의 조직․투쟁 역량을 약화시키고, 자본의 주도성을 강화하려 한다. 노사관계 로드맵에는 이를 실현시킬 수 있는 독소조항들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 노조전임자 문제 : 사용자측은 산별교섭 과정에서 산별교섭에 응하는 조건으로 산별조직 상층이 소속 단위노조와 조합원들의 요구와 투쟁을 적절히 관리해 줄 것을 노골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산별노조재편과정에서 자본의 이러한 의도를 분쇄하고 힘있는 현장투쟁력을 기반으로 한 집중화된 단결력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다. 전임자임금지급을 법으로 규제하는 현행법 조항은 이미 ILO권고 등으로 국제적 노동기준을 위배하고 있음이 확인된 바다. 정부는 전임자임금 지급금지조항 개정을 조건으로 전임자수를 대폭 축소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전임자수의 축소는 일반적으로 노동조합 운영을 어렵게 할뿐만 아니라, 산별노조 재편과정에서 노조의 사업장 단위 기초조직인 단위노조(지부, 분회)의 힘을 약화시켜 현장이 공동화된 관료적 산별노조로의 재편을 의미하는 것이다.


- 기업별 단위노조의 복수노조인정 및 교섭체제 : 2007년부터 시작될 기업별 단위노조 복수노조체제와 관련하여 핵심적인 문제는 교섭문제이다. 교섭구조는 곧 쟁의권과 직결되는 문제이다. 노사관계 로드맵은 교섭창구 단일화 방안을 내놓고 있고, 그 구체적 내용으로는 이미 교원노조법 비례대표제가 명시되어 있다. 2개 이상의 노조가 있는 경우 노조가 교섭창구를 단일화하는 것을 조건으로 사용자는 교섭의무가 있기 때문에 교섭요구확정에서부터 체결까지 사용자의 개입여지가 대폭 확대될 것을 자명하다.


- 필수공익사업장 직권중재와 대체근로 : 현행 노동법상 필수공익사업장 직권중재제도는 세계에서 유래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의 파업권 금지조항이다. 때문에 국제노동기준에 위배되는 대표적 독소조항이다. 노사관계 로드맵은 직권중재제도를 일부 완화하면서 필수공익사업장에 대체근로를 확대하는 방안을 제출하고 있다. 이와 함께 필수서비스 업무의 쟁의행위금지 및 긴급복귀명령권 신설 등 쟁의행위 제한 조항을 두려 한다. 특히 대체근로 문제는 기업별체제, 낮은 조직률 상태에서 노조의 파업효과를 사실상 무력화시킬 것이다.


- 교섭(쟁의)대상 문제 : 노동운동은 그동안 교섭과 쟁의권을 제한해 온 노동조합법상의 교섭대상의 확대를 요구해 왔다. 이른바 권리분쟁사항, 경영․인사권사항, 노동조건과 직결되는 전국적 정치파업 등이 계속 불법파업의 범위에 묶여 있어서는 안된다. 그러나 노사관계 로드맵으로 표현되는 정부나 자본측의 입장은 이와 정면 대립되고 있다.


- 손배가압류․업무방해죄 적용 문제 : 헌법상 노동3권은 자본주의 계약자유의 원칙에 대한 특별한 권리이다. 그러나 노동조합 활동에 대해 민법이나 상법상의 손해배상청구, 가압류처분이 남발되고 있고, 형법상의 업무방해죄가 적용되고 있다. 이 역시 국제노동기준에 위배되는 점으로 국제적 비판에 직면해 있다. 노사관계 로드맵이 손배소송․가압류에 대해 그 범위를 일정 제한하는 내용을 제출하고 있지만, 그 내용은 현실적 의미가 별로 없고 오히려 손배가압류를 당연하고 적법한 것으로 자리메김해 줄 뿐이다.


- 해고 자유화

노사관계 로드맵이 신자유주의 부속물이고, 사용자대항권을 강화한다고 비판받는 것은 노동자에 대한 기업주의 해고자유를 무제한으로 확대하기 때문이다. 사용자의 부당노동행위 형사처벌조항 완화, 부당해고 판정자에 대한 원직복직 거부권 부여, 변경해지제도, 정리해고 요건완화, 도산․인수․합병기업의 정리해고제한조항 배제, 고용승계의무 면제 등 실로 엄청난 해고자유권을 기업주들에게 주려 한다.



3) 2007년 체제와 이를 둘러싼 노자․노정 격돌

   - 공무원노조 도약의 새로운 기회 -


2006.1월 합법화 문제 : 폐기되어야 할 악법인 공무원노조특별법 하의 합법성을 받아들이고 활용할 것인가?


합법적 틀 내로 들어갈 어용노조에 대한 차별적 우대로 조합원을 동요케 한다?

그래서 해고자의 조합원자격을 우회하여 일단 합법성을 갖춘다?

아니면 정면돌파하는 방안은 없을까? 


2005-6년 전체 노동운동이 주요한 사안으로 안고 투쟁하게 된 노사관계 로드맵을 주목하자.

로드맵

공무원노조

근로자의 범위

(실업자, 해고자의 조합원 자격)

해고자의 조합원자격 불인정

교섭(쟁의) 대상의 확대

교섭권 제한

공공부문(필수공익사업장) 단체행동권 확대

단체행동권 원천봉쇄

복수노조 하 교섭창구

교섭창구 단일화

전임자임금 보장

유급전임자 불인정


2005-6년 한국노동운동은 현재 공무원노조가 안고 있는 핵심적 문제들을 노동자 전체의 과제로 하여 투쟁할 수밖에 없다. 공무원노조는 이런 정세를 주목하여 정면돌파해야 한다.



3. 노동운동의 전망을 현실로 바꾸는 힘 : 간부의 역할


1) 간부․지도자 스스로가 학습하고 토론하자!

지금도 투쟁의 현장에서는 밤을 낮삼아 조직하고, 교육하고, 싸우는 동지들이 많다. 그러나 민주노조운동을 자신의 양어깨에 짊어지고 자본과 정권에 대항하던 8,90년대 간부, 활동가들에 비해 어딘지 뒤지는 감이 있다.

자본과 경찰의 감시 속에서도 소모임을 만들어 노동자철학, 노동운동사를 공부하고 동지들과 멱살잡이까지 하며 치열하게 토론하는 모습을 볼 수 없다. 조합원들을 교육장에 모아놓고 자신들을 밖에서 잠자고 있는 간부들이 얼마나 많은가? 수준이 안맞는 다 아는 내용이라면 수준높은 학습을 따로 하는가? 십수년을 노조 지도자로 활동하고 있는 간부들도 10년 전 얘기를 수년째 반복하며 대중 앞에서 폼잡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제 새롭게 시작하는 공무원노동운동의 간부들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2) 민주적 기풍을 세우고 현장토론을 활성화하자!

87년 노동자대투쟁 이후 현장에서는 활발한 토론이 이루어졌다. 자본이 노동을 통제하기 위해 이미 도입했던 ‘분임조 토론’라는 이름까지 빌려 노동자의 현장토론으로 전환시켜 내었다. 그러나 90년 중반 이후 현장 토론이 없어지면서 현장은 다시 자본의 통제 하로 떨어졌다.

공무원 사회는 독재정권이 강요한 지배질서에 물들어 있지 않은가? 이 비민주적 지배길서가 공무원노동조합에 그대로 온존하고 있지는 않은가를 돌아봐야 한다. 노동운동은 결국 노동대중이 스스로 주체적으로 떨쳐 일어설 때 승리할 수 있다. 간부의 역할은 바로 조합원대중이 주체적으로 일어서도록 도우는 것이다. 가장 민주적일 때 사람들은 스스로의 결정에 의해서 스스로 움직인다.


3) 간부들이 투쟁에 앞장서자!

민주노조는 말많은 사람이 아니라 앞서 투쟁하고 실천하는 사람들이 이끌고 가기 마련이다.


4) 동지애로 단결의 기풍을 강화하자!

변화된 모습 중에 하나는 비판과 자기비판이라는 것이 없어졌다는 것이다. 그만큼 동지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약해졌다는 증거이다. 실무중심의 사무적인 관계가 일반적이다.

최근 초보적인 간부들이 골치아파하는 것 중에 하나가 이런저런 정파가 많다는 것이다. 어떤 대공장에는 10여 개의 현장조직이 있고, 그 현장 조직들은 상호간 거의 적대적인 경우도 있으니 그럴만하다. 이것도 동지애의 문제와 무관하지 않다. 노동운동의 방향에 대해 서로 의견이 다르므로 내부 투쟁은 불가피하다. 그러나 그 차이가 너무 보잘 것 없는 데도 영원히 안볼 듯이 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노동자로서의 동지애가 약하기 때문이다. 그 결과 논쟁과 선거 등의 결과에 승복할 줄 모르는 아집이 발생한다. 내부의 차이가 대적투쟁 보다 중요할 수 없다. 내부의 차이로 인한 투쟁은 자본과 정권에 대한 투쟁전선에 함께 복무한다는 기본원칙에 충실하자.


5) 노동운동의 더 큰 힘은 연대성에서 나온다

구사대에 포위된 전자업체 노동조합의 파업현장에 섬유업체 노조의 아주머니들이 밀고들어와 구사대를 물리치고 나서 모두들 얼싸안고 우는 모습을 본적이 있는가?

직접 공격당하는 조직이 아닌 조직에서 간부들이 함께 투쟁해야 한다는 밑으로부터의 요구가 없다. 투쟁이 너무 많아서 그렇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노동자 승리의 무기인 연대의 중요성을 너무나 간과하고 있다.

지금 자신의 직접적인 문제가 아니라서, 지금 자신의 문제해결에 바빠서 다른 동지의 투쟁을 방관하면 그것이 바로 부메랑이 되어 자신에게로 돌아오는 것이 자본주의 분할지배 하에서의 노동자 신세이다. 연대란 남을 돕는 것만이 아니라 바로 자신을 위한 투쟁이라는 점을 간부들부터 깊이 생각해 보자.

노동의 과제들(산별노조건설, 비정규직 노동자 정규직화와 차별철폐, 노동자 정치세력화 등)은 연대의 정신과 실천이 없다면 참으로 이루기 어려운 것들이다. 간부들로부터 시작하여 조합원 대중을 노동자 투쟁의 대장정으로 이끌어 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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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법안 관련 노사정협상 평가와 전망

 비정규법안 관련 노사정협상 평가와 전망


2005.5.9, '노동자의힘' 기고

 


1. 비정규법안 관련 국회 노사정 협상 경과


1) 4.6 노사정대표자회의 재가동과 위태로운 협상테이블


2004년 3월 중앙위원회에서 노사정 사회적 교섭을 추진하기로 결정한 후 민주노총은 이를 둘러싼 논란과 갈등에 휩싸였다. 그로부터 1년후인 2005년 3월 15일, 대의원대회 무산으로 상황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민주노총 지도부는 대의원대회 의결을 유보하고, 노사정 사회적 교섭을 추진하기로 한 것이다.

“첫째, 국회에 계류되어 있는 정부의 비정규개악안을 국회 밖으로 끌어내기 위해서 노사정 교섭이 필요하다. 둘째, 이를 통해 4월 임시국회에서의 강행처리를 저지하고 전조직적 총파업준비를 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확보한다. 셋째, 협상과정에서 민주노총 요구의 정당성을 대내외에 홍보하여 조합원의 관심을 높이고, 국민적 명분을 획득한다”. 이런 명분 하에 노사정대표자회의를 재가동하고 비정규법안 협상을 제안했다. 그러나 4월 5일 노사정대표자회의에서 비정규법안을 국회 밖으로 끌어낸다는 것과는 달리 국회 환노위에서의 노사정협상이 결정되었다. 4월 임시국회 처리유보를 전제조건으로 요구했으나, 4월 8일 국회 환노위 여당간사가 주관하는 노사정 실무회의에서 4.13, 4.16, 4.20 세 차례의 협상일정이 결정되었다. 정부여당은 4월 25일경 환노위 법안심사소위를 비롯한 그들의 국회일정 내에서 협상일정을 잡아가고 있었다. 노사정 협상이 이런 방식으로 흘러가는 데 대해 노사정교섭에 동의하는 입장 내에서도 강한 문제제기가 나타났다. 여기에 4월 13일 노사정 협상 테이블에 제출할 노총과의 노동계 단일안 논의가 실패했다. 한국노총이 민주노총의 파견제철폐안을 동의할 수 없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국회 내의 노사정 교섭 막바지에 정부여당은 수정안을 내고 한국노총이 이 안을 받을 가능성이 점점 현실로 드러나고 있다는 것이었다. 정부안을 약간 수정한 수준으로 정부, 경총, 한국노총이 4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한다는 사실상의 잠정합의가 이미 되어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결국 2:1의 구도도 안되는 상황에서 민주노총은 협상테이블에 앉았다. 노무현정권의 비정규개악안 문제는 이미 2년 가까이 끌어 온 것이기에 노사정교섭으로 조합원들의 이목도 별로 집중시키지 못하는 가운데, 정부여당은 법안처리의 절차적 명분을 차근차근 쌓아가는 형국이었다.


2) 4.14 국가인권위원회 결정과 반전


1차 실무협상이 열린 4월 13일만 해도 끝이 뻔히 보이는 노사정 협상 수렁에 빠져든 민주노총에게 마치 한가닦 빛과도 같은 사건이 발생했다. 4월 14일 국가인권위원회가 정부의 비정규법안이 반인권적이라는 권고결정을 한 것이다. 인권위원회 결정을 끌어내기 위해 민주노총 집행부가 많은 공을 들인 이 사건을 계기로 협상분위기는 급반전되었다. 4월 임시국회 일정에 맞춘 협상테이블로 민주노총을 끌어들여 여유만만하게 밀어붙이던 김대환, 이목희 등 정부여당 인사들은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민주노총은 인권위안을 중심으로 정부안에 대한 공세의 고삐를 잡게 되었다.


3) 민주노총 수정안 논의


4월 21일 민주노총 11차 중집에서 집행부는 인권위안을 중심으로 하는 양노총 단일안 마련을 제안했다. 한국노총의 발목을 잡기 위해 인권위안을 중심으로 양노총 단일안을 결정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양노총 위원장의 단식투쟁 돌입을 병행한다는 안도 제안했다. 그러나 양노총 단일안 제안배경에는 다른 이유도 혼재되어 있었다. 일부 중집위원들로부터 인권위 결정으로 인해 정부개악안저지투쟁 국면에서 개선안 쟁취투쟁 국면으로 변했기 때문에 공세적인 수정안을 제출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었다.

이에 대해 공공연맹, 금속연맹 중집위원 등이 수정안 결정에 반대의견을 제출했다. 현재의 협상구도로 볼 때 정부안을 일부 수정하여 강행처리하거나, 6월 이후로 넘어갈 가능성이 많은 데 민주노총이 양노총 단일안 형식으로 파견제철폐를 포기하는 수정안을 내는 것은 원칙적으로나 실리적으로나 타당하지 않다는 것이었다. 결국 11차 중집에서는 수정안을 내지 않기로 결정하고, 교섭석상에서 인권위안을 최저수준으로 공세를 펴는 것으로 확인했다.


4) ‘양노총 공통안’

4월 24일 6차 실무협상부터 인권위안을 중심으로 한 ‘양노총 공통안’이 제출되었다. 민주노총 중집에서는 양노총 단일안 형식의 수정안 제출을 하지 않기로 했지만 협상테이블과 협상결과보고 등을 통해 만들어진 ‘양노총 공통안’이라는 용어는 사실상의 민주노총 수정안이 되는 과정이었다.


5) ‘의견 접근’ 보고, 그리고 4월 임시국회 처리유보

4월 29일 10차 실무협상 후 민주노총은 ‘의견접근’을 보고했다. 동일노동 동일임금 큰 틀 의견 접근, 사용자의 차별 입증 책임 명기 의견 접근, 파견허용업종․기간 현행유지 의견 접근, 불법파견 고용의제(또는 고용의무) 의견 접근, 파견노동자 사용기간 후 고용의제 의견접근 등이 그 내용이었다. 이로 인해 언론은 협상타결 가능성을 대대적으로 보도되었다. 그러나 이 의견접근 보고는 많은 문제를 야기했다. 비정규연대회의에서는 민주노총과의 간담회 석상에서 파견제철폐를 포기하는데 대한 항의와 ‘고용의제’와 ‘고용의무’의 차이를 간과하느냐에 대한 항의성 질의가 거세게 제기되었다. 불법파견시 정규직으로 고용되었다고 간주하는 ‘고용의제’와 별도로 고용계약을 체결해야 정규직이 되는 ‘고용의무’는 전혀 다르다. ‘고용의무’라고 하지만 불이행시 벌금조항으로 사용자를 강제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결국 5월 2일 11차 협상에서 노사정 각 입장의 차이를 확인하고, 실무협상 중단 및  4월 임시국회에서의 법안 처리유보를 결정했다.



2. 노사정 실무협상 결과


5월 2일 11차의 실무협상 종료 이후 다시 노사정대표교섭을 재개하기로 하고, 지금까지의 실무협상에서 합의되거나 의견접근 된 내용 등은 이후 노사정교섭 및 입법과정에서 존중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그렇다면 실무협상에서 합의되거나 의견접근된 내용이란 무엇인가?


1) 정부안은 얼마나 달라졌나?

협상 과정에서 의견접근으로 보고된 부분은 정확히 표현하면 정부안의 변화라기 보다 경총안의 변화이다. 경총이 동의하는 선에서 동일노동 동일임금 명시, 파견업종과 기간의 현행유지 정도의 변화가 있었다. 이 중 파견업종을 정부안의 네가티브 방식에서 현행 26개업종 포지티브 방식으로 수정하는 것은 이미 협상 전 당정 정책협의회에서 결정되어 있던 것으로서 협상 성과와는 별개의 것이다. 인권위결정의 영향으로 변화된 부분은 동일노동 동일임금을 명기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도 경총이 동일노동의 기준으로 ‘동일한 자격, 능력, 성과’를 제시하고 있기 때문에 실효성이 없다.


<노사정 입장 대비표(5.2 민주노총 13차 중집 보고자료)>

의제

양노총 공통안

경영계안

정부안

기간제

사용사유제한

객관․합리적사유없는 기간제 사용제한

배제

배제

사용기간

2년

4년

3년

소정기간 이후 및 사유외 고용보장

정규직(무기계약) 간주

기간 만료만을 이유로 한 해고 제한

해고제한

차별금지

동등처우(차별처우금지)

... 동등 유사한 기술, 작업수행능력이 같은 경우.. 임금 기타 근로조건 동등 처우

.. 동일한 자격, 능력, 성과가 같은 경우.. 임금 기타 근로조건 차별 금지

불합리한 차별금지원칙 규정

 

차별시정청구 주체

당사자+노조

당사자

당사자

차별입증책임

사용자

 

 

파견제

허용업종

현행 유지(포지티브 방식)

포지티브 방식(업종 조정 확대)

전면허용(네가티브 방식)

사용기간 - 휴지기간

2년 -6개월

4년 - 휴지기간없음

3년 - 3개월

소정기간 이후 고용보장

현행유지(고용의제)

 

고용의무

불법파견시 책임

고용의제

 

고용의무

특수고용노동자

 

․노동기본권 보장(노사합의문 처리)

․기설립노조 노동기본권 보장

 

․안 미제출(노사정위 논의로 유보)


2) 민주노총 협상안은 무엇이 달라졌나?

민주노총은 수정안을 내지 않기로 했음에도 불구하고 ‘양노총 공통안’이라는 이름으로 안의 변화가 있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파견제철폐안 대신 파견업종․기간의 현행유지안으로 바뀌었다. 기간제는 사용기간 1년에서 2년으로 바뀌었다. 민주노총은 인권위안을 최저수준으로 한다고 했지만 협상안으로 인해 정부안이 최저수준이 되고 인권위안이 최고수준의 안으로 되어버렸다. 



3. 노사정 협상 중간평가


1) 성과


5월 2일 끝난 노사정 협상을 평가하기에는 이르다. 5월 2일 협상결렬을 선언하지 않았고, 이후 노사정대표자회의에 넘겨 계속 협상하기로 하여 아직 협상국면이 끝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민주노총 내에서 노사정 실무협상에 대한 공식적 중간평가는 없었다. 그러나 5월 1일 노동자대회에서 민주노총은 인권위안을 중심으로 한 노사정 협상을 통해 4월임시국회 강행처리를 저지하고, 정부안을 사실상 무력화시켰음을 선언함으로써 중간평가에 대신했다. 우여곡절이 있었으나 결과적으로 4월임시국회 강행처리를 유보시켜 낸 성과가 있었다. 그리고 동일노동동일임금, 기간제 사유제한 등을 중심으로 정부개악안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사회적 여론을 반전시키는 성과가 있었다는 평가에 인색할 이유는 없다.


2) 문제점

되돌아봐야 할 문제점은 없는가?

가장 중요한 것은 민주노총의 안이 사실상 수정되었거나, 수정될 상황에 있다는 점이다. 아직 대의원대회에서 결정된 안을 수정하는 공식적인 의결은 없었기 때문에 민주노총 수정안은 없는 상태이다. 중집에서 양노총 단일안 형식의 수정안 제안은 폐기됨으로써 분명히 확인된 바이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민주노총 중집에 ‘양노총 공통안’ 형식으로 민주노총의 수정된 협상안이 보고되었다. 언론보도에 힘입어 세상은 대체로 그것이 민주노총 안으로 알고 있는 상태가 되었다.

그런데 파견제철폐 부분은 비정규투쟁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비정규 노동자들의 실질적인 투쟁이 특수고용노동자와 함께 파견노동자들의 투쟁이다. 앞으로 이 투쟁은 현장투쟁의 주축이 될 것이다. 또 하나 한국사회에서 비정규노동자투쟁은 이른바 네덜란드 모델과 같이 비정규직화를 인정하는 선에서 차별완화투쟁으로 선회하지 않는 한 파견제철폐는 매우 중요한 지표이다. 단순히 노사․노정 역관계만을 보고 단기적으로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 800만 비정규노동자들이 이제 투쟁을 시작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규직노조인 양노총이 대리하여 정규직화포기를 선언할 수는 없는 일이다. 더구나 앞으로 계속하려는 노사정 협상에서 정부안이 크게 바뀔 가능성이 없기 때문에 작금에 횡횡하는 노동운동의 실리주의 입장에서 보더라도 별 실리없이 원칙만 훼손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노사정 협상은 투쟁을 조직하기 위한 것이라 했다. 협상이 진행되고 있을 때 현장에서는 비정규노동자들의 투쟁이 처절하게 전개되고 있었다. 하이닉스 매그나칩, 울산지역건설플랜트, 덤프트럭 등 비정규노동자들의 투쟁이 그것이다. 비정규노동자들의 투쟁의 최선두에 서있는 특수고용노동자들의 투쟁이며, 새롭게 투쟁의 중심으로 서고 있는 파견(하청)노동자들의 투쟁이다. 그런데 협상 과정에서 특수고용노동자 문제는 뒷전으로 밀려났고, 파견제는 요구안이 후퇴되는 상황이었다. 그리고 이 투쟁대오를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과정에서 민주노총이 하나로 묶어세우는 데 적극 나서지 못했다. 협상으로 이목이 집중되는 가운데 수십명이 연행․구속되고, 고공농성투쟁으로 목숨을 걸고, 견결하게 투쟁하는 충북지역본부를 유린․고립하기 위한 경찰도발이 버젓이 자행되었다. 총파업투쟁전선은 어떤가? 내용도 불분명한 ‘의견 접근’ 보도가 계속되는 가운데 현장의 긴장감은 떨어져 갈뿐이었다. 비정규 노동자의 현장투쟁도, 민주노총의 총파업 투쟁전선도 ‘교섭활용’으로 강화되지 않았다.


4. 전망과 과제


엄밀히 평가할 때 비정규법안의 4월임시국회 강행처리 유보는 노사정협상 자체의 결과가 아니라 국가인권위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 이를 무시하고 노사정협상의 전술적 의미를 확대해석해서는 안될 것이다. 이후 재개될 노사정대표자회의에서 민주노총이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구체적 방침이 밝혀지지는 않았다. 그러나 노사정대표자회의에서 비정규법안 문제와 더불어 노사정 교섭기구구성 문제까지 논의될 가능성이 많아 보인다. 그렇게 되면 이제 모든 중심은 사회적 교섭기구 구성논의로 자연히 옮아갈 것이다. 그 와중에서 비정규법안문제는 노무현정권에 의해 ‘적당히’ 강행처리됨으로써 민주노총 차원의 비정규투쟁전선은 급속히 약화되고 투쟁의 짐이 고스란히 현장으로 떠넘겨지는 최악의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5월 2일 노사정 실무협상 종결 이후 노무현정권은 인권위 결정으로 다소 불리해진 국면을 반전시킬 준비를 하고 있다. 복지기금 유용과 관련한 한국노총 사무총장 체포영장발부, 현대자동차 입사비리 수사 등으로 노동운동의 도덕성에 타격을 가할 것이다. 5월 7일 ‘노사관계 대책 태스크포스’를 발족하고, 울산지역건설플랜트노조의 시위자 및 주동자 전원 사법처리, 하이닉스 매그나칩노조의 불법행위 엄단, 덤프트럭노조 불법행위자 처벌을 결정했다. 비정규투쟁의 핵을 그 싹부터 도려내겠다는 것이다. 이런 정지작업을 거쳐 5월 8일 열우당 이목희 의원이 기자들에게 밝혔듯이 ‘협상과정에서 노사의 의중을 읽고’ 강행처리할 기회를 노리고 있다. 따라서 인권위안 수준으로 후퇴한 민주노총의 비정규요구안을 원상회복하고 시급히 투쟁체제로 들어가야 한다. 진행중인 비정규투쟁을 묶어세워 민주노총의 투쟁전선으로 만들어내는 일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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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정권의 자본가 편들기 : 사라지는 법정공휴일

노무현정권의 자본가 편들기 : 사라지는 법정공휴일

 

2005.4.8, '노동자힘' 기고

지난 4월 5일 강원도 양양과 고성에서 큰 산불이 일어나, 400ha의 임야와 낙산사가 불타고 보물 479호인 낙산사 범종이 녹아내렸다. 이제 공휴일로서는 마지막인 2005년 식목일에 일어난 재앙이다. 식목일은 1949년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건’이 제정될 때 산림보호를 위해 공휴일로 정해졌다. 그로부터 58년만인 내년부터는 식목일이 공휴일에서 제외된다. 이제 산에 나무가 넘쳐나 더 이상 나무를 심을 필요가 없기 때문일까? 식목일에 심는 나무보다 불타는 나무가 많기 때문일까?


법정공휴일에서 제외되는 식목일과 제헌절

지난 2003년 노동시간단축 논의 시 전경련, 경총 등 자본 측은 주40시간제 도입 대신 공휴일을 2-4일 축소할 것을 주장한 바 있는데, 정부여당은 자본 측의 이러한 요구를 수용한다는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드디어 2005년 3월 15일 오영교 행자부장관과 열린우리당 원혜영 정책위의장 등이 참석한 정부․여당 협의회에서 공휴일 축소방안을 합의했다. 주40시간제 확대적용으로 휴일이 늘어나기 때문에 식목일은 내년부터, 제헌절은 2008년부터 공휴일에서 제외한다는 것이다. 법정공휴일은 대통령령인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으로 정해지기 때문에 국회에서 개정할 필요없이 국무회의에서 개정하면 된다. 따라서 이번 당정합의로 국무회의 의결만 남겨놓은 채 사실상 공휴일이 축소된 것이나 다름없다. 


단협상의 경조휴일까지 축소

노무현정권이 자본의 이익을 대변한 휴일축소는 여기에 머무르지 않는다. 식목일과 제헌절을 법정공휴일에서 제외하는 것과 함께 경조휴가 축소까지 강행하고 있다. 공무원 본인, 배우자 및 배우자의 부모 사망 휴가는 7일에서 5일로, 자녀, 자녀의 배우자 사망 휴가는 3일에서 2일로 축소하며, 본인과 배우자의 회갑 휴가, 증조부모나 외증조부모 및 삼촌․숙모의 사망시 휴가, 탈상 휴가, 포상휴가, 퇴직준비 휴가 등을 모두 없애고 이를 연간 4∼23일인 연가를 활용토록 하는 공무원 특별휴가 조정안을 당정협의에서 합의했다.

2003년 노동시간단축 논의 시 자본 측이 연월차휴일 축소를 주장하여 25일 한도로 축소되었다. 이제 노무현정권은 공무원의 경조휴가를 축소하여 전체 노동자의 단협상 경조휴가 축소를 선도하려는 것이다. 공무원들에게 적용되는 공휴일 축소는 곧바로 민간부문에 적용될 것이다. 나아가 공무원의 경조휴가축소는 민간사업장의 주5일제실시 과정에서 기준으로 작용할 것이다. 즉, 사용자들은 정부정책을 지표로 삼아 기존 단협상의 경조휴가축소 또는 연월차휴가축소를 더 강력하게 기도할 것이다.


해결기미가 안 보이는 장시간노동

<주당 노동시간 변화(노동, 매월노동통계)>

 

‘04

‘03

‘02

‘01

‘00

전산업

45.4

45.6

46.0

46.6

47.1

제조업

47.2

47.4

47.5

48.1

49.1

노무현정권은 주40시간제로 휴일이 늘어났기 때문에 공휴일을 축소한다고 하는데 현실은 어떤가? 노동시간단축의 핵심적 문제는 실노동시간의 단축이다. 금속을 포함한 제조업노동자의 주당 노동시간은 주5일제 시행전인 2002년 47.5시간에 비해 별로 줄어들고 있지 않다. OECD 통계에 의하면 2003년 한국노동자의 연간노동시간은 2390시간으로 여전히 세계 1위이다. OECD 하위권을 맴도는 저임금은 노동자들로 하여금 잔업특근수당 등 초과노동임금에 메달리게 만들어, 주40시간제에 의해 토요일이 휴일이 되었지만 특근으로 채워지고 있는 실정이다. 그 결과 노동자들은 그야말로 살인적인 노동강도강화로 고통받고 있다. 산재사망자 역시 2605명(2002년), 2923명(2003년), 2825명(2004년)으로 주5일제 시행이전에 비해 줄어들고 있지 않다. 자신의 능력을 개발하기 위한 교육, 가족의 화목과 안정을 위한 여가활동 등 노동시간단축으로 기대했던 인간의 삶의 질 향상은 여전히 거리가 먼 실정이다. 노동시간단축으로 일자리를 창출하자고 했지만 현실화되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노무현정권이 공휴일을 축소하고, 단협상의 휴일축소를 주도하는 것은 노동자들의 삶의 질 향상은커녕 저임금 장시간노동을 강요하여 자본만을 살찌우자는 것이다.


자본과 정권에게 중소영세비정규노동자는 봉인가?

또 하나 간과할 수 없는 중요한 대목이 있다. 2003년 8월에 국회에서 통과된 법정노동시간단축안은 업종․규모별 단계적 실시안이다. 이에 따라 2007년 7월 1일부터 300인 이상 사업장이 적용되고, 100인 이상 2006년, 50인 이상 2007년, 20인 이상 2008년, 20인미만 및 국가․지자체 기관은 2011년까지 시행하도록 되어 있다. 정부는 주40시간으로의 단축을 이유로 공휴일을 축소한다는 주장인데, 2006년에도 주40시간제가 적용되지 않는 50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들은 생짜로 휴일을 도둑맞게 된다. 노동시간단축의 최대 피해자가 중소영세비정규 노동자임이 노무현정권의 공휴일 축소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것이다. 노동에 대한 공격을 가하면서 틈만 나면 ‘차별해소, 약자보호’를 들먹이고 있는 노무현정권 주장의 허구성이 그대로 드러나는 것이다.


현장에서부터 실노동시간단축 투쟁전선 구축을!

이런 문제에 비해 노동운동은 너무 조용하다. 지금이라도 노무현정권의 공휴일 축소에 대해 적극 대응해야 한다. 전체 노동운동 차원에서의 노동시간단축투쟁 전열을 구축하는 것과 함께 각 현장의 임단협투쟁 과정에서 주5일제와 연동한 휴일축소저지, 공휴일의 단협조항 명시, 교대제개선투쟁 등으로 실노동시간단축투쟁을 전개해야 한다.


화마가 지나간 강원도 산 속에서 자연은 끈질긴 생명력으로 소생의 투쟁을 시작할 것이다. 법정공휴일인 식목일은 1960년 3월 15일을 사방(砂防)의 날로 대체되어 공휴일에서 제외되었다가 이듬해 다시 식목의 중요성이 강조되어 공휴일로 환원된 역사가 있다. 낙산사와 함께 역사의 뒤안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한 법정공휴일로서의 식목일을 ‘자연보호의 날’로 되살려 놓는 방법도 있지 않을까? 자연과 함께 노동자를 보호하는 날을 쟁취하기 위한 노동자 투쟁이 시작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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