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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6.8 민주노총 법률활동가교육
1. 노동운동과 법률활동
1) 현시기 한국노동운동에서 법률활동의 위상
노동조합결성, 일상활동, 교섭과 투쟁, 자본과 정권의 탄압, 제도개선에 이르기까지 전영역에 걸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1) 노조결성과 법률활동
- 노동법상 사실상 허가제와 다름없는 신고제로 인해 노조결성의 법적 요건이 매우 까다롭기 때문에 치밀한 법률적 대응이 요구되어 왔다.
- 기업별노조의 산별노조전환(형태변경, 조직합병), 산별노조결성 등 노동조합의 조직적 전환(발전) 경로에 있기 때문에 이와 관련한 법률적 대응이 요청되고 있다.
- 부분적 복수노조체제 하에서 복잡한 법적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이는 2007년 기업단위노조의 복수노조체제로 전환하면 새로운 법률적 문제가 발생할 것이다.
(2) 교섭과 투쟁, 자본과정권의 탄압
교섭과 투쟁시기는 노자가 가장 첨예하게 대립되는 시기이고, 이 와중에서 자본과 정권이 탄압이 집중된다. 교섭거부, 고소고발, 구속수배, 폭행, 부당징계, 부당노동행위, 불법대체근로, 손배가압류 등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의 전방위 노동탄압이 자본과 정권으로부터 자행된다.
군사독재정권시절의 폭력적 탄압방식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지만, 형식적 민주화의 진전과 함께 자본과 정권의 탄압도 절차적 요건을 치밀하게 갖춘 합법적(?) 탄압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때문에 탄압에 대한 법률적 대응요청이 확대되고 있다.
(3) 산업재해․직업병
신자유주의 구조조정에 의해 자본의 현장통제와 노동강도가 더욱 강화되면서 산업재해․직업병이 증가하고 있다. 이에 대한 자본의 축소은폐 기도가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고, 최근 근골격계 질환에서 나타나듯이 자본의 대응이 매우 치밀하다.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한 법률적 대응이 일상적으로 요청되고 있다.
(4) 일상활동
- 회의와 선거 : 노동조합의 민주적 운영에 대한 요구확대, 노동운동 내부의 다양한 정치적 분화 등으로 인해 회의와 선거 과정에서 분쟁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사용자 측의 지배개입이 매우 조직적으로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법률적 대응이 요청되고 있다. 특히 노동조합 내부의 분쟁은 대부분 법률적 해석에 결론을 맡기고 있기 때문에 법률활동가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 미조직, 비정규노동자 노동기본권 : 미조직 노동자들의 권리의식이 확대됨에 따라 이에 대한 법률지원요청이 확대되고 있다.
- 구조조정 : 인수합병, 분사, 이전, 폐업, 법정관리․화해․파산 등 구조조정으로 인한 기업변동이 상시화되고 이에 따른 노동기본권 침해문제가 날로 늘어나고 있으므로 법률활동의 한 영역이 되고 있다.
(5) 제도개선
- 신자유주의 정책을 뒷받침하기 위한 총자본의 노동․경제 관련 제도개악을 저지하는 문제, 이에 맞선 노동자의 제도개선 문제가 최근 10여년간 한국노동운동의 중대한 과제가 되어 왔다. 이런 경향과 추세는 2007년 복수노조체제를 계기로 한 제도개선(개악) 공방으로 확대강화될 것이다. 따라서 법률활동은 기존법의 해석과 적용에 머무르지 않고 제도의 개악저지와 개선으로 확대되어 있다.
- 노조활동, 임금, 고용 등 직접적인 노동기본권 외에 사회보장, 민주적 기본권, 경제제도 관련 법률 등으로 노동운동의 영역은 확대되고 있고, 법률활동 역시 이 영역으로 확대되어야 한다. 아직은 노동조합 법률활동이 노동기본권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고, 확대된 노동운동 영역에서의 법률활동은 노동조합 외부의 전문역량(시민사회단체, 학계 등)에 의존하고 있다. 앞으로는 이런 영역에 대한 노동운동 자체의 법률활동가들이 양성배출될 것이 요청되고 있다.
2) 법률활동 역량 변화 경과와 현황
- 민주화운동, 인권변호사 : 전태일열사와 조영래 변호사, 70년대 민주노조운동에 대한 인권변호사들의 지원, 80년대 중반까지의 노동탄압사건에 대한 인권변호사들의 지원 ․ ․ ․
- 노동상담소 : 87년 노동자대투쟁을 전후하여 전국 각 지역에 노동상담소 급증. 이는 폭발적으로 확산되는 노동대중의 투쟁과정에서 요구되는 법률지원을 담당하는 역할을 했다. 법률활동 전문가라기 보다는 조직가들이 기초적인 법률지식을 ‘급히’ 습득하여 법률활동을 지원하는 방식이었다(석탑의 ‘노동법해설’이 최대의 베스트셀러가 된 이유).
- 노동운동의 조직화와 노동전문 법률활동 역량의 형성 : 87년 노동자대투쟁 이후 노동운동이 지역적, 산업적 조직화를 경유하여 전노협으로 전국적 조직화 단계로 접어드는 것에 발맞추어 노동전문 법률활동 역량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7-80년대 민주화운동의 일부 역량이 인권변호사로 진출하면서 역량이 강화되고, 이들 역량이 개별적 활동에서 조직화되어 지역별 분담 구조를 갖추기 시작했다(민변 노동위). 90년대 이후에는 노동운동출신의 법률전문가들이 가세했고, 변호사에서 노무사로 확대되어 노동운동을 지원하는 법률활동 역량이 더욱 강화되었다.
1996년 민주노총이 출범할 때까지는 노동운동에서의 법률활동은 ‘외부’의 지원역량 형태로 결합했다. 민주노총 출범 후 외부 지원역량의 내부 역량화를 시도했으나(민주노총 추천노무사제도 등), 제도로 자리잡는 데는 시간이 더 필요했다. 때문에 이 시기까지 노동운동의 법률활동은 지원역량으로 자리잡고 있었다.
- 법률활동 역량의 내부화
87년 노동자대투쟁 이후 새롭게 조직된 민주노조들은 곧바로 자본과 정권의 탄압에 직면하면서 기업별 단위노조까지 법규담당자를 배치했다. 이 시기 법규담당자의 역할은 사측의 고소고발대응, 부당해고․부당노동행위 대응 등이 중심이었다. 인권변호사들의 지원을 받으면서, 스스로 재판송무에 대한 매우 실무적인 지식까지도 갖추어 그야말로 ‘변호사 뺨치는’ 법률활동가들도 있었다. 그러나 90년대에 들어서면서 전문 법률활동 역량이 강화되면서(각 노조의 자문변호사제도 확산) 노동조합 내부의 법률활동 역량은 오히려 약화되었다.
노동운동 내부의 법률활동 역량강화는 민주노총, 산별연맹 등 노동조합 상급조직이 체계를 갖추면서 전문역량을 내재화하는 방식으로 진전되었다. 민주노총 출범 직후의 ‘민주노총 추천노무사 제도’가 그런 시도의 출발이었다. 자체 법률쎈타설립을 목표로 하고, 민주노총 합법화 전에는 연수 중인 노무사, 변호사 중 일부 ‘뜻있는’ 사람들의 비공식적 ‘연수교육’이 이루어졌고, 합법화 이후에는 공식적 연수코스가 되었다. 이런 과정을 거쳐 금속산업연맹 법률원설립, 민주노총 법률원설립으로 법률활동 역량이 노동운동 내부 역량화가 이루어졌다. 이와 함께 민주노총 각 지역본부가 미조직노동자 조직화사업의 중심으로 자리잡으면서 각 지역본부의 ‘법률쎈타’가 확대강화되었다.
2. 법률활동가의 자세
1) 노동법에 대한 인식
(1) 자본주의사회에서 노동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법이다.
① 사유제도와 시장경제체제를 기본으로 하는 자본주의체제를 규율하는 근대시민법의 원리는 소유권절대의 원칙, 계약자유의 원칙, 과실책임의 원칙이다.
* 소유권절대의 원칙 : 기업 인수합병
* 계약자유의 원칙 : 정리해고
* 과실책임의 원칙 : 질병
② 노동력이라는 상품의 특수성
- 저장이 불가능하다 : 노동력의 저장은 곧 실업으로 노동자의 생존권 자체를 위협한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노동력의 제공자인 노동자는 노동력을 저장할 수 없기 때문에 헐값으로라도 노동력을 팔아야 한다는 것. 즉, 노동력 판매의 불평등성을 의미한다.
- 노동력이라는 상품을 재생산하기 위해서는 일정수준의 가격(생계비)이 보장되어야 한다.
- 노동력의 판매는 판매자인 인격과 분리하여 판매할 수 없다는 특징이 있다. 즉, 노동력을 제공하는 노동자가 구매자의 지시, 명령 하에 놓이게 된다(근대적인 자본주의 제도 하에서 전근대적인 주종관계 존속의 가능성).
- 다른 상품시장과 달리 매도인과 매수인이 고정되어 있다(이해의 대립적 관계).
일반상품 매매의 경우처럼 판매자와 구매자가 가변적이어서 자연적으로 조화되지도 않고, 국가의 법에 의해서 모두 해결될 수도 없다. 그 결과 노동자의 자주적인 단결과 교섭의 의해서 문제가 해결될 것을 상정하고 있다.
- 계약 후에도 노동자 스스로의 의지에 의해 노동력이라는 상품의 양과 질을 통제할 수 있기 때문에(근로계약의 범위 내이긴 하지만) 자본가는 노무관리(노동통제)에 적극적이다.
③ 그 결과 자본주의의 일반원칙이 노동력 판매에 그대로 적용될 경우 노자간의 불평등(부익부 빈익빈)과 노동자의 부자유 및 인권약화를 피할 수 없기 때문에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한 특별한 법인 노동법이 존재한다.
(2) 투쟁의 산물이다.
① 노동자들은 자본의 무제한의 착취와 억압으로부터 자신의 생존권을 지키기 위한 투쟁 과정에서 노동법이라는 특별한 법을 쟁취했다.
② 노동자의 인간다운 삶을 다룬다는 점에서 노동법은 기본적으로 진보적이다.
③ 현실적 노사관계에서 노동법규범이 만들어진다.
서구의 노동법은 노동운동의 성과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노동법이 먼저 만들어져 현실적 노사관계의 기초로 작동했지만, 얼마가지 않아서 역전된다. 따라서 특정 사회, 특정 시기 노동법의 내용은 노자 역관계에 의해 규정되고, 역관계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한다.
(3) 노동법의 양면성
① 노동자 투쟁의 산물이라는 점에서 진보성을 갖지만, 노사 역관계에 의해 규정되는 것이므로 진보를 제약하는 내용이 병존한다.
② 자본가들은 자본주의체제의 모순으로 체제붕괴의 위기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노자의 대립적 관계를 은폐하거나 그 대립을 체제 내적으로 질서화하기 위해 노동자 보호를 위한 특별한 법을 용인하게 되었다. 그러나 시민법질서를 수정하기는 하나 자본주의체제 자체를 부정하지 않는다.
③ 이런 점에서 노자관계가 기본적으로 대립적임에도 불구하고 노동법 체계 내에는 협력적 노사관계에 대한 규정이 차지하고 있다(노사협의회법).
2) 노동법에 대한 역사의식
(1) 영국의 공장법
- 산업혁명 중인 1802년 영국 공장법 : 자본주의 초기의 극심한 노동착취상황에서 만들어진 구빈법(1일 12시간 노동, 심야작업 중단, 읽기와 산수교육실시, 매월 1회 교회출석, 1년 옷 1벌 지급, 남녀에 별도의 침실 제공 등)
- 1819년 9세미만 아동고용 금지
- 1825년 16세미만 소년근로 주간 12시간
- 1833년 공장감독관제도 도입
- 1844년 공장노동법 : 섬유업의 여성노동자 1일 12시간 1주 69시간노동
- 1847년 공장노동법 : 여성과 19세미만 노동자 1일 10시간 노동제
- 이후 섬유업 외의 위험업종으로 확대, 50인 이상 사업장에 의무적 적용 등으로 강화
- 1901년 최후의 공장법 : 12세미만 아동 모든 산업에서 고용금지
성인 노동자의 근로조건에 대해서는 규정하지 않음.
* 미국의 8시간 노동제
1983년 일리노이주 여성노동자 8시간노동시간법 제정(주대법원 위헌판결)
1903년 오레건주 여성노동자 8시간노동시간법 제정
(2) 20세기 서구의 노동법
- 1909년 고한(苦汗)근로자 최저임금법
- 1963년 근로계약법 : 해고예고기간, 근로조건 명문화 규정
- 1965년 정리해고시 보상 규정
- 1975년 고용보호법
(3) 서구의 단결권
- 산업혁명 이전 : 영국의 노동자규제법(1392), 도제규제법(1562) : 노동자의 단결금지
1800년 노동자단결법 : 근로조건 향상을 위한 노동조합을 불법단체로 규정
- 1824년 노동자단결법(단결금지법) 폐지 : 그러나 민사상 손해배상의 대상
- 1871년 노동조합법 : 노동쟁의에 대한 형사상 면책
- 1906년 노동쟁의법 : 노동쟁의에 대한 민사상 면책
- 1913년 노동조합법 : 노동조합의 정치기금 합법화
- 1926년 노동쟁의 및 노동조합법 : 1926년 총파업의 패배결과 총파업 불법화
- 1946년 총파업 합법화
- 1971년 산업관계법 : 부당해고금지, 유일교섭권인정, 단체협약 이행의 법적 강행
* 파업권의 일부 제한, 노동조합 등록의무화, 크로즈드숍 제한
- 이후 보수당과 노동당의 시각차가 노동법에 영향
- 1984년 노동조합법 : 경제위기 구조조정시기에 대처리즘의 영향으로 노동조합 활동제한, 노조에 대한 국가의 개입강화(영국의 노사자치주의 붕괴)
* 노동쟁의 제한 : 사업장밖에서만 피켓팅, 개별 노사관계 노동쟁의만 민사상 면책, 연대활동 불법화. 교사의 단체교섭금지
(4) 한국의 노동법 역사
① 일제하: 치안유지법, 정치범처벌법, 예비검속법
② 이승만 정권
- 1947년 헌법 제18조에 노동3권, 근로자의 이익균점권 규정
- 노동법 제정(1953) : 노동조합법, 노동쟁의조정법, 노동위원회법, 근로기준법
이는 맥아더 군정에 의해 만들어진 일본노동법을 그대로 모방.
③ 박정희 정권
- 1963년 개정
복수노조금지조항 삽입, 노사협의회 설치, 노조의 정치할동금지, 노조설립시점(신고한 때라는 조항 삭제), 임시총회소집권자 행정관청 지명, 단협의 여휴효 조항 신설, 부당노동행위에 대해 처벌주의에서 원상회복주의로, 전국적 규모의 단일조직 규정과 산하조직 쟁의의 상급단체 승인(산별체제 지향), 공익사업범위 확대, 노동쟁의조정 강화, 산하단체의 쟁의권 제한(본조의 승인), 노동쟁의발생신고에 대해 노동위원회의 적법심사권 부여, 알선․조정의 효력강화, 긴급조정제도 신설
- 10월유신(1972년)
헌법상의 노동3권을 법률에 의해 제한, 공무원 등 공공부문 노동자들의 단체행동권 제한
노사협의회 기능을 노동조합 기능과 분리, 노동쟁의의 총회결의 조항, 산별조직 약화 기업별 조직 강화
쟁의적법심사, 알선․조정․중재권을 행정관청으로 이관
- 1973 1.14 긴급조치 -> 1974 노동법개정
오일쇼크 등에 따라 노사관계 악화 -> 임금채권 우선변제조항, 임금채권 소멸시효 3년, 부당노동행위 처벌강화
④ 전두환정권
- 1980.12, 국가보위입법회의에서 노동법 개정
제3자개입금지 조항 신설, 종업원의 30인 이상 또는 1/5이상의 찬성으로 노조설립 가능하도록, 단체교섭 3자위임 금지, 행정관청의 단협 변경․취소권, 냉각기간 연장(20->30), 불법쟁 처벌조항 강화, 일반사업장도 강제중재 가능, 노동쟁의 발생신고를 당사자 쌍방이 하도록.
기업별 단위노조만 설립하도록, 노조임원은 1년 이상 근무자만 가능, 유니온샵 폐지
- 1986년 개정
80년 이전으로 부분적 환원
- 1987년 11월(6.29선언, 87년 노동자대투쟁)
임금채권 최우선 변제(3개월), 변형근로시간제 폐지, 근기법 적용 10인 이상 사업장으로 확대, 남녀고용평등법 제정
산별노조 설립 가능, 1년 임원 자격(이상 근무) 제한 폐지, 행정관청의 해산 및 임원개선명령권 삭제, 유니온 샵 복원, 냉각기간 축소(20->10일)
⑤ 노태우 정권
1989년(88년부터 노동법개정 투쟁, 여소야대)
임금채권 최우선 변제 범위 확대(퇴직금, 재해보상금), 노동시간단축(주44시간제),
집단적 노사관계법 개정 대통령 거부권 행사.
⑥ 김영삼 정권 이후
- 1993년 고용보험법 제정
- 1996년(노동시장유연화, 노개위설치, 날치기 통과 -> 총파업 -> 1997년 3월 개정)
정리해고제․변향근로시간제 도입(1999년부터 시행), 복수노조금지조항 개정, 정치활동금지조항 삭제, 전임자임금지급 금지(2002년부터), 쟁의기간 중 대체근로 요건 개정, 쟁의기간 중 임금지급 요구 금지
노사협의회 강화
- 1998.2(김대중 당선, IMF, 신자유주의 구조조정, 노사정위원회, 정리해고 즉각 실시 잠정합의)
기업 인수합병시 정리해고제 도입, 근로자파견제 도입
- 1999년 교원노조법 제정
- 2001년 복수노조․전임자임금조항 5년 유예
- 2003년 노동시간단축 근기법개정
- 2004년 공무원노조특별법 제정
비정규개악안 상정
- 2005년 노사관계 로드맵 입법화 예정
3) 합법주의에 대한 경계
- IMF 외환위기 후 신자유주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노동자들에 대한 자본의 통제는 계속 확대강화되어 왔다. 그 결과 노동운동 내부에는 투쟁회피, 양보교섭, 실리주의, 노사담합이 기승을 부리고 급기야 민주노조운동이 척결의 대상으로 삼아왔던 어용세력이 버젓이 민주의 가면을 쓰고 자리잡기도 한다. 최근 터져나온 취업비리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자본의 현장통제력이 우위에 서면서 노사협조주의가 만연하자, 약화되던 반민주․부패구조가 고개를 활개치기 시작한 것이다. 이러한 반민주․부패구조는 사용자측과 긴밀히 결탁하여 노동대중의 요구와 투쟁을 기만하고 짓누르는 힘으로 작용하고 있다.
- 노동운동에서 나타나는 이러한 투항주의, 실리주의, 노사협조주의는 ‘합법성’으로 정당화하려 한다. 노동대중의 요구와 투쟁을 현재의 법․제도가 허용하는 틀 내로 묶어 두려는 것이다. 이는 한걸음 더 나아가 노동운동 방향을 ‘합법주의’의 수렁으로 몰아넣으려 한다.
- 법률활동가들은 ‘이러한 요구와 투쟁방식이 법적으로 볼 때 승산이 있는가’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받을 것이다. 이 때 법률활동가들은 느닷없이 조직의 최고결정권을 갖게 되거나 결정을 강요받게 될 것이다. 어찌해야 할까?
어떤 활동가들은 골치아프기 때문에 피하거나 얼버무린다. 또 상당히 많은 법률활동가들은 스스로가 현행법의 테두리를 한치도 벗어나지 못한다. 벗어나는 것을 ‘무리’라 여기고, ‘비합리적’이라 비판하고, 이를 ‘비대중적, 모험주의적 운동’이라 한다.
․ 역사적으로 볼 때 노동운동은 현행법 테두리에 갇혀서 단 일보의 진전을 이룬 예가 없다. 그래서 세계노동운동사의 교훈은 합법주의를 부정하는 것이다.
․ 한국의 노동법 수준으로는 합법적 틀 내에서 노동자들의 요구를 관철시키는 것이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 법적 테두리를 벗어나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은 노동대중보다는 지도부라는 것이 일반적 경향이다.
․ 투쟁의 정당성과 승리가능성의 판단 요인은 요구의 정당성, 조직력이지 결정적 요인이므로 합법 여부가 모험주의의 기준은 아니다.
․ 민주노총을 비롯한 노동운동은 자본주의의 극복하는 변혁운동의 지향을 갖고 있기 때문에 노동운동은 그 자체가 합법적 틀을 넘는 것이다.
3. 법률운동가의 역할
1) 노동운동 내 전문화에 따른 법률운동가의 역할
87년 노동자대투쟁 이후 90년대 중반까지는 1인 다기능의 팔방미인 만능활동가들이 많았다. 그러나 운동이 발전함에 따라 노동운동활동가들은 조직투쟁활동가, 정책활동가, 교육활동가, 선전활동가, 문화활동가 등으로 전문화되었다. 이제는 정치일꾼, 통일일꾼, 정보통신담당, 언론담당, 경찰담당 등 더욱 세분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노동운동의 역량강화를 위해 활동가들의 전문화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런 방향에서 ‘법률활동가’가 노동운동 활동가의 한 영역으로 자리메김되고 있는 것이다.
노동운동 내부의 ‘전문가’에 머물러서는 안된다. 투쟁상대인 자본과 정권은 노동운동 보다 몇 배의 재원을 투입하여 전문가를 양성하고 있다. 노동운동과 연대하는 시민사회단체들 역시 노동운동 보다 유리한 조건에서 전문가들을 배치하고 있다. 때문에 노동운동의 법률활동가들은 한국사회 제세력을 통틀어 보아도 빠지지 않는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 그래서 법률활동가로서의 전문적 지식을 끊임없이 강화하고, 변화하는 노동환경에 대해 실사구시하여 스스로 끊임없이 변화해야 한다.
2) ‘전문가’와 ‘운동성’
전문화되면 운동성이 약해지는가? 그런 법은 없다. 오히려 그 방면에서의 가장 치열한 실천을 통해 노동운동과 역사발전을 선도할 것이다. 그럼에도 ‘전문화’의 부정적인 단면들이 나타나고 있음을 부정하지 못한다. 운동의 전문화가 마치 자신이 맡고 있지 않은 다른 영역이나 전체운동의 나아갈 길에 대해서 무관하고, 책임없다는 식의 풍조들이 생기고 있다. 전문적 운동가가 되어야지 전문적 기능인이 되어서는 안된다. 현재의 노동운동 풍조로 보면 특히 법률활동가들을 이런 역할로 간주하는 경향이 있다. 법률활동가 스스로도 그런 경향이 있다. 경계해야 한다.
3) 역할의 확대
한 때 한국노동운동에서 가장 많은 활동가들을 배출한 영역이 문화활동 부문이었다. 문화활동가들이 조직, 투쟁 등 여러 영역의 활동가로 확대되었다. 그것은 아마 87년 노동자대투쟁 이후 일상적으로는 문화활동을 통해 조합원대중과 조직적으로 결합하고, 투쟁현장에서는 문화선동활동으로 함께 투쟁했기 때문일 것이다.
850만 비정규노동자들의 조직화를 최대의 과제로 안고 있는 한국노동운동은 미조직 노동자들의 노동조건개선투쟁과 새로운 조직의 건설현장에서 왕성한 활동을 해야 할 것이다. 그 활동의 현장에 빠짐없이 결합하게 될 역량이 바로 법률활동가들이다. 그 현장에서의 활동은 신규조직건설, 조합원교육, 초기노동조건쟁취투쟁, 탄압에 대한 대응 등이 거의 동시에 종합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법률활동가들은 향후 한국노동운동의 발전의 진원지에서 활동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법률활동가의 역할을 조직과 투쟁사업에 대한 지원으로 한정하고 법률해석․상담과 법적 대응으로 제한해서는 안될 것이다.
대정부투쟁전선의 선두에 서 있는 연맹이나 총연맹 등 상급조직도 마찬가지다. 노동법 등 제도개선을 둘러싼 투쟁에서 법률활동가들의 역할과 정책활동가들의 역할이 기계적으로 나누어질 수 없다. 법률활동가들은 바로 정책활동가의 역할을 하고 있고, 앞으로 더 강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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