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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4/12/19
    코끼리를 쏘다(1)
    금금
  2. 2004/12/19
    아무도 기획하지 않은 자유
    금금

코끼리를 쏘다

조지 오웰이라는 작가는 너무나 유명하다. 특히 '동물 농장'이나 '1984년'은 제목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영문학사적으로도 많이 거론이 되는 인물인데도 나는 이 사람을, 서른 여섯이라는 나이가 되어서야 다시 인식하게 되었다.

그가 경찰 출신이라는 것(그것도 미얀마에서 근무한),
47세라는 젊은 나이에 폐병으로 죽었다는 것,
처음 알았다, 이번을 계기로...

난 항상 이런 사람이 부러웠는데...
다른 일을 하다가 문득 작가가 되는 사람...
(다른 얘기지만 무라카미 하루키는 야구를 보다가 문득 글을 써야겠다고 생각했단다. 어느 날 문득 나에게는 이런 행운이 안 올라나?)

두 달 전인가 먼저 '조지오웰'이라는 제목의 책을 샀다.
문득 그가 무정부주의자라는... 민주적 사회주의(?)를 지향하는 사람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관심이 가서...

하지만 그 사람을 제대로 알기전에 먼저 접하기로 결심한 책이 산문집인 '코끼리를 쏘다'이다. 자신의 경험담이 주를 이루는 책이다. 특별한 메시지를 내세워 강조하지 않는 점이 좋았던 것 같기도 하고...

근데 아무 생각없이, 머리를 텅 비우고 책을 읽어서 그런지 특별히 생각나는 내용은 없다.

그냥...
작가라는 기득권을 고집하지 않고...
가난한 사람들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서 구질구질할 수도 있는 경험을 같이 하고, 비판적인 시각이라기 보다는 무덤덤하게 그들의 이야기를 써내려간 작가가 그냥 좋아졌다.

그리고 내가 관심 있는 서점에 대한 얘기도 좋았다.
헌책방 점원으로 일을 했다는 이야기... 그러면서 헌책을 찾고 그 책을 사는 사람들의 이런저런 면모를 재미있게 풀어낸 이야기...
뭐 공감이 가지 않는 구석이 있었다면... 쾌쾌한 헌책들의 냄새가 끔찍해졌다고 하는 내용이지만... 그런들 어떠랴! 그럴 수도 있지... 아직 나에게는 그런 책의 냄새가 좋다는 걸 다행으로 여겨야지.

나의 꿈은 책방 주인이다.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그 꿈을 꼭 이루고 싶지만... 오웰이 얘기한 것 처럼 책방 주인이 되어서 책이 싫어지면 어쩌나하는 생각도 든다. 좋다고 느끼지 않는 책도 좋다고 얘기하며 고객을 설득해야 하니깐...

근데... 책이라는 놈을 좋은 책, 나쁜 책이라고 구분하는 것이 합당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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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기획하지 않은 자유

그러고 보니 책 이야기를 쓴 지가 벌써 1년이 다 되었다.
그렇다면 내가 일 년 동안 읽은 책이 겨우 1권? 후후...
당연히 그건 아니다. 단지 글로 옮겨지지 않았을 뿐...

누군가 그런 얘기를 했다.
내가 읽은 책을, 나만이 느낀 감동을 왜 밖으로 드러내야 하냐고!
사실 맞는 얘기다.
책을 읽고 난 감상을 꼭 말로 표현해야 된다는, 나름대로 비평을 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에서 우리는 깨어나야 한다.

그렇지만 오늘은 어제밤을 꼴딱 새우며 읽은 책에 대해 조금만 이야기하려고 한다.

몇 달 전 금금이가 책을 한 권 읽어보라며 던져줬다.
책 제목은 '아무도 기획하지 않은 자유'...
뭔가 나와 통할만한 공통점이 있는 이야기를 담고 있을 거라고 생각은 했지만 몇 페이지 넘기다가 그만두고 말았다.
왜? 그냥...(이러면 너무 싱겁겠지?)
뭐라 그럴까... 읽기도 전에 책 제목만으로도 느껴지는 그 무엇, 내가 하고싶었던 일과 비슷한 일을 누군가 먼저 했다는 것에 대한 시기와 질투심이랄까? 그런 것이 왠지 가슴 한 구석에서 꿈틀거리는 것 같았다. 그래서 접어두고 있었는데... 급기야 다시 손에 잡을 수밖에 없었다. 아니, 그럴 이유가 생겼다.

이 책은 '수유 + 너머'라는 한 연구공동체집단에 관한 이야기다. 그 집단이 어떻게 탄생되었으며 지금 현재는 어떤 모습으로 빚어지고 있는가 그리고 앞으로 추구하는 것이 무엇인가가 주 내용이다. 그리고 순수한 사람들의 모습도 담겨 있다.
수유라고 하니까 퍼뜩 머리에 먼저 떠오르는 것이 있겠지만(나도 그랬다), 여기에서의 수유는 '수유리'를 뜻한다. 수유리 공부방에서 이 집단이 탄생되었기에...

이 책을 쓴 사람은 이 공동체를 기획한 고미숙 선생님이다.
고전을 전공하고 박사 학위까지 받으셨다는데...
수많은 박사라고 하는 사람들이 학교라는 공간 말고는 설 자리가 없는 이 현실 속에서 출구를 찾았다고 해야 할까?
나도 전적으로 공감하는 말이지만...
이 책의 저자는 '언제 어디서든 출구는 있다는 것. 조금 아주 조금만 발을 내디디면 문득 길이 열린다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렇다. 길은 반드시 걸음을 내딛는 사람에게 나타나는 것이다.

이 책에 나오는 사람들은 그야말로 뭔가를 연구하지 않고는 배기지 못하는 그런 사람들이다. 그리고 서로의 연구 결과를 공유하고 배워가는 즐거움에 푹 빠져 있는 그런 사람들이다. 그런 사람들이 하나 둘 몰려들기 시작하고, 주변에서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생기고, 세미나나 강좌를 통한 열혈 마니아들이 생기고... 그러면서 '수유 + 너머'라는 하나의 이상적인 문화 공간, 연구 공간이 탄생하고 자리를 잡게 되었다. 지금은 그곳에 연구자들 대부분이 좋은 책들도 많이 내고 일반에게 많이 알려지기도 했다.

이 집단이 꿈꾸는 이 공간의 모습은...(저자가 코뮌의 공간이라 일컫는)
첫째가 일상의 공간이다. 일하고, 먹고, 놀고, 즐기는 공간...
둘째가 배움터이다. 삶과 굳게 결합되는 다양한 지식 활동...
셋째가 명상 센터이다. 삶과 지식을 국경을 넘어, 인간을 넘어, 우주 전체를 흘러 넘치게 하기 위한 구도의 장...

이 공간은 종묘공원 옆, 원남동에 자기잡고 있다.
종묘의 돌담과 붙어 있는 골목 안에...

뭔가 새로운 일을 꾸미고 움직이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이 곳을 추천해 주고싶다. 살아 있음을 다시 한번 되새김질할 수 있을 듯.

이 책을 다 읽고 나니 처음에 책을 읽기 전에 느꼈던 내 감정에 플러스하여... 내 길을 만들어 가는 일에 나도 이제 한걸음을 내딛었으니 그 걸음을 멈추지 않고 계속가리라는 다짐이 다시 한번 용솟음친다.
나의 삶이 온통 길이 되기를 희망하면서...
무지개 너머 나의 길을 찾아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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