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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 공무원노조 탄압 중단 2차 충북 범도민대회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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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압에도 전교조, 공무원노조는 죽지않는다
전교조 공무원노조 탄압 중단 2차 충북 범도민대회 열려

 

- 송민영 민주노총 충북지역본부 총무차장

 

13일 오후 6시, 충북도교육청 앞에서 전교조와 공무원노조에 대한 징계철회를 요구하는 범도민대회가 열렸다.

충북지역의 시민·사회단체들이 모여 꾸려진 <전교조 공무원노조 탄압반대 충북지역공동대책위원회>는 지난 6월 15일에 1차 범도민대회에 이어, 2차 범도민대회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는 충북지역의 교사, 공무원, 노동자, 시민사회단체 등 250여 명이 참가해 노조 탄압 중단과 징계 철회를 요구했다.


이정훈 민주노총 충북본부장은 "공무원노조가 국민과 소통하지 못하게 해서 정권 마음대로 하려고 공무원노조를 탄압하고, 교육을 장악하려고 전교조를 탄압하고, 언론을 장악하려고 언론노조를 탄압한다"고 비판했다. "이미 MB정권은 무너지기 시작했다"며 "전교조, 공무원노조 탄압, 징계 반드시 막아낼 수 있을 것"이라 전했다.

정진후 전교조 위원장은 "충북지역의 많은 동지들을 보니 탄압에도 전교조가 왜 죽지 않는지 알 것 같다"며  "징계를 철회하기는 커녕 서로 당권 잡겠다고 싸우는 한나라당은 국민의 뜻을 전혀 알지 못한다"며 "반성하고 성찰할 줄 알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우리가 원하는 세상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한 발 내딛을 때 그만큼 가까워진다"며 "전교조가 처음 만들어질 때 국민들이 보내준 성원, 지지 잊지 않고 열심히 싸우겠다"며 투쟁의 의지를 밝혔다.



총파업에 돌입한 'KBS 새노조' 충북지부도 참가했다. 박성우 언론노조 KBS본부 충북지부장은 "김인규가 사장이 된 후, '쌈' '미디어 포커스' 등의 프로그램이 폐지됐다"며 "전교조, 공무원노조 투쟁은 제대로 보도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존 노조가 어용화되면서 방송 민주화를 위해 모인 사람들이 파업을 시작했다"며 "정권의 시녀이길 거부한 공무원들처럼 공정한 방송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하고, 지지와 성원을 부탁했다.

한 공무원노조 조합원은 "아리스토텔레스가 모든 인간은 정치적이라고 했다"며 "교사, 공무원은 인간도 아니라는 거냐"고 전교조, 공무원노조의 정치적 행동을 금지하는 정부를 비판했다. "15일에 징계위원회가 예정되어 있다"며 "예전에 공문서위조로 사기죄로 기소된 공무원보다 공무원노조가 더 강한 징계를 받은 일이 있는데, 그와 같은 불합리한 결정을 내려서는 안된다"고 촉구했다.

징계 대상자인 전교조 조합원의 현장발언도 이어졌다. 윤미향 조합원은 "술 한 잔 하고픈 심정으로 짧은 넋두리를 해본다"며 편지를 낭독했다. "처음의 분노나 망연자실은 없어지고, 시간이 멈춘 듯 흘러가는 날들"이라며 "밝고 느긋하게 행동하려 하지만 마음 한 구속이 서늘해진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처음 징계가 예정되었을 때 나를 보면 대화를 멈추는 동료 교사들이, '짤리신다면서요'라던 학생들이 부담스럽고 야속했는데, 지금은 그 때의 관심이 그립다"며 "전화가 울리지 않는 날은 대리운전 스팸문자도 반가울 정도로, 해직보다 잊혀지는 것이 무섭다"고 전했다. 동료 교사들에게 "술 한 잔 하자. 긴 싸움을 잘 이겨낼 수 있도록 서로를 보듬어 주자"고 격려하고, "우리를 잊지 않고 찾아준 동지들이 있어 살아 볼 만한 세상이다"며 집회 참가자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한편, 이 자리에는 '충북놀이교사모임 가위바위보'가 재미있는 율동과 놀이로 분위기를 띄웠다. 충북민예총, 전교조 노래패 당찬의 공연도 숙연한 분위기에서 투쟁의 의지를 복돋았다.

<윤미향 전교조 조합원의 편지>

지부창립기념일 뒷풀이 자리에서 끝끝내 버티지 못하는 바람에 이 자리에 서게 되었습니다.
최종돌 샘은 당신에게 편지를 쓰라 했으나 사무처장님께는 힘내시라는 말밖에 드릴 말씀이 없어 한참을 생각하다 징계 대상자 샘들과 술 한잔 하고픈 심정으로 짧은 넋두리를 해봅니다.

두 달이 되어 가네요. 처음의 분노나 망연자실은 없어지고 학기가 마무리되어, 여유있는 시간 속에서 시간이 멈춘 듯 흘러가는 날들입니다. 이제 곧 방학이라 8월 6일로 방학 중 근무날짜가 잡혔어요. 그 날 근무를 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징계위에 회부되고 60일 이내에 결정이 되므로 갑자기 다니지 못할 학교라는 생각에 마음이 조급해지기도 합니다. 최대한 밝게 그리고 느긋하게 행동해보려고 애써보지만 서늘해지는 맘 한 구석이 더 큽니다. 다들 그러시다는 말씀에 조금은 위안이 되기는 하지만 처음보다 더 불안하고 초조한 건 어쩔 수 없네요. 발표 이후 스스로 너무 하는 일이 없고 불안한 마음으로 시작한 점심 단식이 오늘로 꼭 40일 째가 되었습니다. 권미령 샘도 여전히 점심단식 중이시라네요.
6.2 지방선거 이후 진보 교육감의 등장으로 다들 이제는 괜찮을거라 위로를 건네시지만, 진보 교육감과의 대립으로 나머지 10개 시도가 오히려 기존의 교과부 입장을 강하게 밀고 나갈 것 같은 생각에 앞으로 긴 싸움을 준비해야 하는 건 아닌가 종잡을 수 없는 시간들입니다.

처음 징계가 예정되었을 때에는 서로 말을 하다가도 나를 보면 대화를 멈추는 동료 교사들이, "샘, 짤리신다면서?"하며 지나가던 학생들이, 부담스럽고 야속했으나, 지금은 그 때의 관심이 그립습니다. 수업이 끝날 때마다 전화를 확인하고, 전화가 울리지 않는 날은 대리운전스팸문자로 반가울 때가 있습니다. 해직보다 무서운 건 우리가 잊혀지는 일인 것 같아요. 그래서 매일같이 거리 선전전, 자전거 선전전을 함께하는 동지들이 얼마나 고마운지 모르겠습니다. 여기 오신 동지들! 대상자 샘들께 간단한 문자 하나씩만 날려주세요. 힘든 상황이지만 주변에 동지들이 함께하고 있다는 걸 알게 해주세요.

어제는 파업에 들어가 있는 오빠와 통화를 했어요. 회사가 지급하던 대학등록금을 이제는 지급하지 않겠다는 방침, 노조 와해 시도로 임단협이 무산되면서, 노조가 설립된지 22년만에 처음으로 하는 파업에 오빠의 목소리는 갈라져 있었습니다. 그동안 잘 지내온 노사관계를 악화시키고 노동자의 복지를 없애면서, 서민이 잘 살게 하겠다는 정부의 외침은 무엇이었는지, 정부가 얘기하는 서민은 누구였는지 참 답답합니다. 서로의 상황을 잘 아는지라 몸조심 당부만 하고 서둘러 통화를 끝냈습니다. 올 봄 위암 수술로 항암치료를 받고 계시는 부모님께는 차마 오빠의 상황을 알려 드리지 못했습니다. 간간히 날아오는 때늦은 검찰의 통화내역 조회 통지서에, 계좌 추적을 했다는 은행의 통지서, 시국선언 관련 검찰의 징역형 구형 등 제 문제만으로도 아무 말 없이 힘겹게 버텨내고 있는 부모님께는 더 이상 근심을 안겨드릴 수 없었습니다.

샘들~ 술 한 잔 하십시다!
만나면 서로들 허허 웃으며 밝은 표정 짓지만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하는 각자의 사정들, 마음 한 켠에 쌓아둔 그것들을 안주 삼아 술 한 잔 해요. 긴 싸움! 우리 서로 상처주지도 받지도 말고 즐겁게 이 시기를 잘 이겨낼 수 있도록 서로를 보듬어 주자구요. 결국에 남는 건 사람 아니겠어요?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 생가갛면 한숨만 절로 나오는 세상이지만 저희를 잊지 않고 찾아주신 동지들과 서로를 안아주는 동지들이 있기에 살아볼 만한 세상이지 않은가 싶습니다.

오늘, 우리가 가는 이 길의 소중함을 잊지 않고자 하는 윤미향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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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7/14 14:21 2010/07/14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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