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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12/29 눈꽃과 주목의 하모니 태백산

눈꽃과 주목의 하모니 태백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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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사매표소 - 1.9Km - 유일사 - 1.4Km - 태백산 정상 3Km - 문수봉 - 0.4Km - 소문수봉 - 1.7Km - 문곡동갈림길 - 1.9Km - 당골 매표소

총 소요시간 : 4 시간 총 소요거리 : 10.3 km

 

 

큰맘 먹고 욕먹을 각오하고 24일 휴가를 낸다. 그동안 여러 가지 일정으로 인해 산을 가지 못했다. 24일을 쉬니 4일의 연휴가 생긴다. 그동안 가보고 싶었던 산을 가기로 한다.

 

그 첫 산이 태백산이다. 산을 좋아하기 시작하고 몇 달도 안되 해돋이 산행을 한 바 있다. 그것도 1월에... 새벽 3시 상상을 초월하는 영하 15도에 황소바람을 맞으면 오른 태백산. 아무것도 못보고 랜턴에 비친 앞사람 엉덩이만 기억나는 산. 또하나 방풍자켓이 투습이 안되어 땀이 얼어 너무 추워 온몸이 쥐가 났던 기억. 아! 해도 역시 못봤다. 최악의 산행이었고 장비의 중요성을 알려주었다. 악몽만 떠오르는 그 산을 다시 간다.

 

전날 차를 달려 당골에서 차를 대놓고 하룻밤을 거한다. 밤새 황소바람 소리가 기를 죽인다. 느긋하게 아침을 먹고 유일사 매표소까지 택시를 타고 이동한다. 9시 좀 못미쳐 길을 출발한다. 크리스마스인데도 많은 사람들이 산에 매달려 있다.

 

역시나 오늘도 태백산은 영하 8도에 황소바람을 불어댄다. 실제 체감온도는 영하 15도는 되는 것 같다. 안면이 칼로 난도질 당하는 기분이다. 다행히 지난번 산행 후 큰맘먹고 마련한 오버트로져 덕분에 몸은 좀 견딜만하다.

 

 

유일사까지 가는 길. 별로 재미 날 것도 없는 임도다. 그런데 엥 아홉 살짜리 계집애가 그 바람을 맞으며 올라오고 있다. 아빠와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오른다. 몇차례 오른 경험이 있단다. 기특하긴...

 

유일사 입구를 지나자 마자 만난 주목군락지.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을 올곧게 서있다는 주목이 눈을 희롱한다. 지난 산행에서는 전혀 보지 못했던 장관이 아침해를 받으며 펼쳐진다. 감탄에 감탄이다. 이렇게 아름다운 모습을 못보고 지나쳤다니 너무 억울하다. 눈과 주목이 어우러져 펼쳐진 설원은 말로 표현 할 수가 없다. 또한 정상에 가까워 질 수록 펼쳐지는 상고대는 겨울산행의 진미를 보여준다. 탄성과 사진기 셔터소리로 내 마음이 가득하다.

 

 

이윽고 오른 정상. 세 개의 천제단에서 안전상행을 빌며 소주한잔 붓고 백두대간의 한 줄기 문수봉으로 가는 능선을 따라 간다. 능성길이라 더욱 바람이 심하다. 바람을 피해 설원의 한 구석에서 라면을 끓인다. 아뿔사 취위와 바람을 피하느라 수평을 잡지 못해 그만 라면을 엎어버린다. 겨우 겨울 주워담아 아쉬운 점심을 때우고 소문수봉을 거쳐 하산길을 잡는다.

 

 

하산길은 눈이 꽤 쌓여 있다. 아마 등산객들이 이 길로는 하산을 않고 중간에 빠진 탓이리라. 눈길은 다져지지 않으면 상행길은 두배의 힘을 필요로 한다. 푹푹빠지며 빠진 다리를 빼내 올라야 하기 때문이다. 반면 하행길은 무릎의 충격을 눈이 흡수해 주어 훨씬 편안하게 내려올 수 있다.

 

 

그런데... 세상에 매다. 잽싸게 배낭 속 카메라를 꺼내 셔터를 누른다. 너무 멀어 잘 잡히지도 않고, 반대 방향을 사라진다. 너무 안타깝다. 지금까지 태어나서 야생매를 직접 본게 오늘까지 총 다섯 번이다. 특히나 요즘은 더욱 힘들다. 아쉽다.

 

당골은 크리스마스 연휴를 맞아 놀러온 사람들로 가득하다. 엥 이사람들 산은 안오르고 여기서 뭐하나?

 

 

 9살짜리 꼬마 여자아이

 주목군락이 시작이다

 

 

 

 

 

 이쁜 상고대. 눈꽃이 만발했다.

 

 

 

 

 

 천제단 가는 길

 정상이다.

 문수봉에서 본 함백산. 뒤로 보인다. 길낸다고 산 다 망가뜨렸다.

 매다.

 가는 길에 들른 촛대 바위

 

강원도 명물 오징어가 마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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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2/29 10:25 2008/12/29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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