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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신문 인터뷰]오산이주노동자문화센터 장창원 목사, 존스 갈랑선교사 동시 인터뷰

 [화성신문 인터뷰]오산이주노동자문화센터 장창원 목사, 존스 갈랑선교사 동시 인터뷰
  글쓴이 : 노동목사     날짜 : 09-03-06 21:30     조회 :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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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오산이주노동자문화센터
장창원 목사, 존스 갈랑선교사 동시 인터뷰
 
2009년 03월 01일 (일) 23:54:18 정현주 기자 news@ihsnews.com
 
   
▲ 장창원 씨.
오랫동안 우리 사회는 자문화 중심주의에 익숙했었다. 90년 중반부터 이주노동자들이 급격하게 증가하면서 우리나라도 다문화 사회로 진입하고 있다. 이제는 문화를 보는 절대적 관점을 극복하고 열린 마음으로 타문화를 포용하는 문화의 상대주의적 관점으로 시야를 확장시켜할 시점이 됐다. 그 일환으로 오산에서 NGO단체의 대부 역할을 하고 있는 장창원(51) 목사와 필리핀 이주 노동자들을 위해 활동하고 있는 존스 갈랑(필리핀, 43) 선교사를 만나 동시 인터뷰를 진행했다. 

   
▲ 존스갈랑 씨.
한국사회는 외국인 이주 노동자 백만 시대를 맞았다. 중요한 자리에서 그들은 우리 사회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고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언제부터 오산에서 활동을 시작했는지
-장창원: 어렵게 돈을 꾸기도 하고 대출을 받아 교회를 지었다. 91년에 지역 도서관을 만들었고  처음엔 공부방으로 시작했다. 그 때 공부방에 다니던 아이들이 성장해서 지금도 여기를 찾고 있다.
 또 ‘오산 환경모임’을 시작했고 지금은 ‘오산 환경운동 연합’으로 발전해서 독립적으로 환경운동을 하고 있다. 현재 환경모임 출신들이 오산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오산이주노동자문화센터를 설립하게 된 동기나 계기는 무엇인가
-장: 90년대 후반부터 우리 사회에 외국인 노동자들이 들어오게 되는데 그들이 회사에 취직하기 전이나 퇴사 후에 갈 곳이 없다. 여기는 항상 열려 있는 공간이기 때문에 한국사람 뿐만이 아니라 어느 나라 사람들이라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공간이다. 최근에는 노숙자들도 여기에 와서 밥을 먹고 간다.
현재 오산에 있는 이주 노동자들은 얼마나 되나
-장: 오산에 있는 이주 노동자들은 공식적으로 3천명 정도다. 경기남부권(수원, 오산, 화성, 평택)에 3만명 정도가 거주하고 있다.
▶한국에 정착하기까지 어떤 과정이 있었는가
-존스 갈랑: 98년부터 정남에 있는 금형공장에서 5년 동안 일했다. 2001년에 필리핀으로 귀국해 신학공부를 마치고 선교사 자격으로 2002년 한국으로 재입국했다. 98년 한국에 오기 전에 필리핀에서 82년부터 89년까지 신학교를 다녔다. UCC missionary라는 필리핀 연합교회 소속이다.

필리핀은 90%이상이 가톨릭계이고 나머지 5~6%가 프로테스탄트다. UCC는 성공회, 감리고, 장로회, 필리핀 지역 교회의 연합이다.
한국에 필리핀 노동자들이 얼마나 와 있는지
-존스 갈랑: 한국에 와 있는 필리핀 이주 노동자들은 7만명 정도다. 그 중에 2만명이 합법적인 신분이고 나머지 5만이 비합법 상태다. 5~6천 정도가 한국인과 결혼한 이주 여성들이다.
한국에 와서 느낀 점은
-존스 갈랑: 필리핀은 모계사회의 문화를 간직하고 있다. 한국 사회의 가부장적인 면을 이해할 수 없다. 꼭 군대 스타일이다. 한국 남자와 결혼한 필리핀 여자를 만나서 상담을 해 보면 남편이 때렸다고 하는데 필리핀에서는 이런 일은 상상할 수도 없다.

-장: 또 한국 사람들은 빨리빨리 하라고 한다. 기후 때문에 필리핀에서는 뭐든지 빨리빨리 하지 않는다. 천천히 일하는 것에 익숙했던 사람들이 속도를 내서 일하는 것은 힘든 일이다.

-존스 갈랑: 또 한국 사람들은 화를 잘 내는데 익숙하지 않다. 필리핀 사람들은 화를 잘 안 내는 편이다.
문화의 차이를 인정하지 않을 때가 많다. 예를 들면 필리핀 사람들이 추석이나 설날에 일을 하는 것은 괜찮다. 하지만 필리핀에서 큰 명절인 성 세인트 데이에 가족들은 어머니 묘로 간다. 한국에서도 성 세인트 데이가 되면 일을 하지 않고 필리핀의 가족들을 기리는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

한국은 자본주의 시스템이 공고하다. 사람들은 너무나 그 시스템에 익숙해져있다. 광고와 백화점의 관계를 생각해 보라. 신상품이 광고에 나오면 바로 바꾼다. 사람들이 자본주의 시스템에 무비판적이다. 문제의식이 없다.

NGO단체에서 활동하는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NGO단체의 활동가들에게도 교육이 필요해 보인다.
마지막으로 소수 계층이 부를 독점하기 때문에 빈부격차가 심각해 보인다.
구체적으로 하는 일은 무엇인가
-존스 갈랑: 필리핀 노동자들을 위해 서포터해 주고 뿔뿔이 흩어져 있는 필리핀 노동자들을 조직하는 것이다. 또 이주 여성들과 상담을 하면서 문제를 해결해 주기도 한다. 교육도 한다.
회사에서 일하다가 다치고 치료를 받지 못하거나 보상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상담하고 밀린 월급을 받도록 도와주기도 한다.
▶어떤 사업을 계획하고 있는지
-존스 갈랑: 필리핀 이주자들을 위한 공간을 만드는 것이다. 복권처럼 티켓을 만들어 판매를 하고 당첨자들에게 경품을 주고 남은 기금으로 예배당을 만들 계획이다.

이주노동자센터에는 여러 나라 사람들이 모이고 문화가 다르기 때문에 필리핀만의 정체성을 확보하기 어렵다. 예배당은 여성센터의 역할도 할 것이다. 현재 필리핀에서 이주해 한국 남자와 결혼한 여성들 중에 크리스찬들이 있는데 교회를 다니지 못하고 있다. 그들을 찾아 교회에 나올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오산이주노동자문화센터에서 하는 사업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이 있나
- 오산이주노동자문화센터의 1층은 공부방이고, 2층은 예배당 겸 청소년 쉼터, 3층은 이주노동자센터로 사용하고 있다. 
2년 전부터 어린이 집을 하고 있다. 14명이 있는데 필리핀, 태국, 인도네시아, 중국 등 이주민 2세들이 대부분이다.
밥집도 하고 있다. 학교 급식 남은 것을 가지고 푸드 뱅크를 하기 때문에 재정에 큰 어려움은 없다. 누구든지 와서 먹어도 된다. 최근에는 노숙자 10여명이 와서 밥을 먹고 있다.

녹색 가게는 3년 전부터 시작했다. 사회적 일자리 창출의 역할을 하고 싶었다. 사회적 기업으로 가야하는데 어려움이 많다. 녹색가게의 물건을 보관할 큰 장소가 필요한데 주변 사람들이 땅을 싸게 빌려 줘서 창고로 이용하고 있다.
이주노동자들이 쉴 수 있는 쉼터를 운영하고 있다. 1년 전에 따로 집을 얻었는데 재정이 많이 들어 힘들어졌다. 현재 근처에 있는 우리 집 방 한 칸을 내 주어서 긴급하게 쉼터가 필요한 이주 노동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한국 사람들도 그렇지만 이주 노동자들도 마찬가지다. 갈 때까지 가다 마지막에 여기로 온다. 한 케냐 출신 노동자는 6년간 한국에 있었는데 몇 달 전 쉼터로 왔다. 그는 한국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했고 한동안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했다. 다음 주에 본국으로 돌아간다.

이주 노동자들이 직장을 구하기 전과 퇴사 후에 마땅히 갈 곳이 없다. 그래서 여기는 항상 이주 노동자들로 붐빈다. 현재 오산시에서 구교육청 건물을 매입해서 이주 노동자들을 위한 센터를 만들려고 계획하고 있다. 하지만 시청에서 하는 일에는 한계가 있다. 서류가 미비한 경우나 비합법 이주민들을 수용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본다. 이주노동자들을 나라별로 수용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 소망이다.

3년 전부터 다솜 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독지가가 땅을 빌려 줬다. 텃밭에 농사를 지으며 청소년 센터 아이들과 이주 노동자들과 함께 밭일을 한다. 거기서 나오는 농작물을 팔아 청소년 센터에 나오는 아이들 여행을 시키려고 한다.
오산시에서 이주 노동자들을 위한 정책에 집중하고 있는데 시와의 관계는
- 오산에는 시에 자유롭게 말할 사람이 없어서 내가 직접 쓴소리를 하는 경우가 있다. 박신원 전시장 시절에 많은 비판과 문제제기를 했었다. 그래서 시에서 트집을 많이 잡으며 마지못해 지원해 주고 있다. 
그러나 공무원들과 노동조합을 같이 만들었고, 전문적인 분야는 여기 와서 배우고 간다. 자원봉사의 경우 시에서 협조를 부탁하는 입장이다.

센터에 학생들이 자원봉사를 하러 많이 온다. 다른 곳은 보통 청소나 필요한 일을 시키지만 여기 오는 학생들에게는 자원봉사의 의미와 필요성에 대해 함께 토론하고 본인이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녹색가게를 사회적 기업으로 키워야하는데 어렵다. 특히 시에서 적극적으로 협조를 해 줘야 하는데 안타깝다.
늘 낮은 곳에서 살고 있는데 왜 이런 삶을 선택했는가
- 그래도 나는 기득권이 있는 경우다. 부모가 있고, 형제 가족이 있다. 삶의 현장엔 어려운 사람들이 중심에 서 있다. 사람들이 같이 살면서 가난한 사람들이 중심이 된 사회가 되길 바란다.
바닥이 변해야한다. 지금 그렇지 않다고 해도 사람들은 가난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IMF때 어려웠던 사람들이 여기를 찾았었다. 형편이 나아지자 뜸하더니 다시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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