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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8/07/24
    'MB씨 뉴스' 방송사가 낙하산부대 훈련터??
    花無十日紅
  2. 2008/07/21
    의료선진화 니뿡. 그게 의료민영화 잖아
    花無十日紅
  3. 2008/07/16
    고유가 대책! 비법을 알려줄께
    花無十日紅
  4. 2008/07/14
    복지의 일탈
    花無十日紅
  5. 2008/03/17
    의료연대 충북지부 출범에 부쳐
    花無十日紅
  6. 2008/03/13
    진단평가 시대의 인삿말 "선생님 집에 다녀오겠습니다."
    花無十日紅
  7. 2008/03/09
    미국 민중조차도 거부한 이명박표 '선진 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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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2008/03/03
    고소영, 강부자, 강금실을 넘어
    花無十日紅
  9. 2008/02/21
    일어나라 노동자여
    花無十日紅
  10. 2008/02/13
    복잡한 아들의 회사
    花無十日紅

'MB씨 뉴스' 방송사가 낙하산부대 훈련터??

 

방송사가 낙하산부대 훈련터! 'MB씨 뉴스'를 꿈꾸나?

 

#1

“그렇게 방송 잘 하자고 제대로 뉴스 해 보자고 했건 게 결국 이런 겁니까?”

“너무너무 실망했습니다. 저는 그게 제일 슬퍼요. 선배가 후배들한테 이럴 수 있다는 게 너무나 가슴이 찢어집니다. 후배들은 무섭지 않고 구본홍은 무섭습니까?”

선배는 후배들의 질타에 고개를 떨군 채 아무런 말이 없다. 이윽고 그 선배는 임시주주총회 개최를 선언했다. 단 30초만에 구본홍 사장 선임안을 가결됐다.

 

그 날 대주주들의 모습은 자신들의 결정이 떳떳하지 못함을 알고 있는 듯 했다. 그들은 언론 화면을 피하고자 강한 친구들의 손바닥으로 자신들의 얼굴을 가렸다.

 

강한 친구들의 제지를 뚫고 어렵사리 임시주주총회 장소로 들어온 ‘주주’들. 그/녀들은 뚝뚝 떨어지는 눈물을 훔치지도 못한 채 절규했다.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린채 하염없이 울기도 했다. 그들이 제일 슬펐던 건 그 선배가 누누이 강조했던 “기자정신”은 땅에 떨어졌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최초의 24시간 뉴스 전문 채널인 YTN. 권력 밖의 권력이어야 할 언론이 권력의 품으로 들어간 날이었다.

 

넘지 말아야 할 경계선을 넘어선 건 주총의 결정만이 아니다. 기실 언론인의 정치권 진출도 손가락질 받을 일이다. 언론인 재직 시절 기사의 공정성에 의구심이 가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를 그냥 덮어둔다 하더라도 정치권에 몸담았던 이가 언론사로 다시 진출하는 것은 큰 문제가 있다. 언론의 생명은 권력 밖의 권력으로 ‘정치독립’을 지키는 것이다. ‘방송특보’를 맡았던 이가 방송사 사장을 한다면 그 방송의 숨결을 끊는 것과 같다. 방송의 공정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구본홍’ 사장 선임에 낯을 가린 대주주와 고개숙인 선배의 부끄러움은 이 때문일 것이다.

 

 

▲ 만평출처 : 미디어충청 / 나무 그림

 

#2

언론 통제에 대한 정권의 무리수는 도를 넘어섰다.

 

PD수첩에 대한 징계 결정을 하는 날의 풍경.

합의제로 운영되는 방통위는 파행을 거듭했다. 한 위원은 “어떤 결정이 내려지더라도 한 개인의 양심은 보호받아야 하니 내 이름은 거기서 빼달라”며 퇴장했다. 또 다른 참석위원 2명은 “발언을 억압하느냐”며 “심의과정에 참여할 수 없다”고 퇴장했다. 이처럼 ‘합의체’로써 파행을 거듭했음에도 불구하고, 남은 위원 6명은 7시간이 넘는 논의를 통해 ‘시청자에 대한 사과’라는 중징계를 내렸다. 합의제가 아닌 폭력적 다수제로 의사결정이 이뤄진 것이다.

 

여권 고위 관계자의 라디오 인터뷰 내용.

“부실경영에 대한 감사원의 특별감사와 1,500억원의 배임에 대한 검찰 수사에도 불구하고 정사장을 자진 사퇴시킬 만한 결정적인 비리가 나오지 않았다”는 점을 실토했다. 그러면서 “KBS가 조만간 정사장에 대한 해임건의를 하면 청와대가 이를 수용하고 새 사장을 선임하게 될 것”임을 밝혔다. 정영주 KBS 사장을 자진 사퇴 시키기 위해 정권차원에서 ‘특별감사’와 ‘검찰조사’가 이뤄진 것을 실토한 것이다. 하지만, 약발이 먹히지 않자 이제는 이사회까지 동원하겠다는 것이다.

 

한 술 더 뜬 ‘박재완’ 청와대 국정기획수석의 월간지와 인터뷰 내용

“KBS 사장은 정부 산하기관장으로서 이명박 정부의 국정철학을 적극 구현할 사람이 돼야‘한다며 관영방송화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하지만, KBS는 정부 산하기관이 아니다. KBS에 관련 법에는 ’한국방송공사를 공공기관으로 지정할 수 없‘고 ’정부가 한국방송공사의 편성이나 논조에 관여할 수 없다‘고 명시되어 있다. KBS를 정부 입맛대로 길들이겠다는 것은 실정법 위반이다. 꼬투리를 잡아 맘에 들지 않는 사장을 갈아치우겠다는 것도 현행법 위반이다.

 

#3.

언론 광고 중단을 꿈꾸는 ‘조직’이 또 있다. 네티즌이 아니다. 정권차원의 공세다. “이쯤되면 막 가”는 검찰의 행보가 주목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언론 광고 중단 운동에 서슬퍼런 칼날을 들이댄 검찰의 행보가 계속될지 자못 궁금하다. 검찰의 균형적 수사 관행을 익히 알고 있기 때문이다.

 

정권 시중들기를 최우선 과제로 하고 있는 방통위 ‘최시중’호. 한국방송광고공사 ‘양휘부’ 이 두 쌍두마차를 통해 지상파 방송의 광고에 대한 통제를 꿈꾸고 있다. 여기에 민영미디어랩 도입을 통해 MBC와 KBS2TV를 민영화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광고를 통한 국영방송과 민영방송에 대한 정권의 통제. 이에 대한 검찰이 과연 대규모 특별수사팀을 꾸려 '출국금지‘와 더불어 전방위적인 ’언론 통제‘과 ’광고 통제‘에 대한 검찰의 활약상을 기대해도 될는지. 일관된 검찰의 수사관행으로 칼날이 무뎌지지 않길 바랄 뿐이다. 하지만, 정치적 독립을 포기한 검찰이 정치적 중립을 외치는 언론을 어찌 대할지...

 

#4.

사회 곳곳에 낙하산 부대를 투하하는 이명박 정부. YTN과 한국방송광고공사 뿐만이 아니다. 아리랑TV에 ‘정국록’, 스카이라이프에 ‘이몽룡’을 사장으로 낙하산 작전을 강했했다. 지금이 신군사정부시대란 말인가? 비내리는 화면의 ‘대한뉘우스’를 다시 봐야 하는 건 상상만으로도 끔찍하다.

 

‘땡전 뉴스’가 막을 내린 것이 언론민주화의 시발점이었다. 시대를 거슬러 ‘MB씨 뉴스’로 만들려는 반민주적 처사를 반대한다. 언론은 결단코 MB씨의 것이 아니다.

 

글쓴이 주) 강한 친구들은 용역경비를 칭합니다. 이 내용은 KBS2TV '시사투나잇‘의 보도내용과 CBS 노컷뉴스 ’변상욱의 기자수첩‘의 보도내용을 참조 및 인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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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선진화 니뿡. 그게 의료민영화 잖아

 

의료 선진화 니뿡. 그게 의료민영화잖아

 

세계에서 제일 잘 사는 선진국 미국. 부자나라 사람들에게 지름신은 어떻게 강림할까? 뭐든지 예습은 필수다. 실현가능성엔 의구심이 많치민 국민소득 4만달러 시대에 살아갈 우리 아닌가? 부자들의 씀씀이를 미리 알아둬야 당황하지 않는 법이다.

 

뭐니뭐니 해두 부자의 조건은 배부르게 먹구 마시는 것. 부자나라 미국의 씀씀이 3위는 식료품지출이 차지했다. 한 때 우리나라도 나처럼 배가 뿔룩 나온 사람을 '고매한 인격'과 '부의 상징'으로 받아들인 바 있다. 소비 지출비율 중 13.1%를 차지한다고 한다. 이제 배도 부르니까, 편안한 잠자리가 필요할 터. 배부르고 등 따신게 최고 아닌가? 14.4%를 지출하는 주거비가 2위를 차지했다.

 

그럼 대망의 1위는 과연 무엇. 눈치 빠른 사람이라면 이들의 제목만으로도 정답을 맞출 수 있을 터. 어림짐작했던 것과 같이 의료비가 영예의 1위를 차지했다.  16.6%를 지출한다. 우리돈으로 하면 700만원 정도가 된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소비행태가 우리 인삿말을 닮았다. “식사하셨어요?” “편히 주무셨어요?” “건강하시죠?” 배부르고, 등 따시고, 아프지 않는 것이 부자들의 삶인가 보다.

 

하지만, 상황은 다르다. 만약 우리나라에서 일년에 700만원의 의료비를 지출했다면 '울트라맨'에 버금갈 정도로 건강할 터이다.  아님 보약 중독 소리를 들을 수도 있다. 하지만, 미국인들은 결코 건강하지 않다. 국민건강수준이 선진국에서 최하위권인 37위. 신생아 사망률은 세계 2위다. 한편, 지나친 의료비 부담 때문에 30초당 한명이 파산한다. 돈을 퍼부어도 건강하지 않고, 의료파산만 급증하는 나라. 이게 '의료선진국' 미국의 참모습이다.

 

인터뷰에 응한 미국인들의 말은 한결같다. (미국의 의료제도는)“엉망이예요” “최악입니다.” “아파도 절대로 미국의사한테는 가지 마세요.” 엉망이고 최악인, 진료를 권하지 않는 나라라는 것이다.

 

헌데, 이런 몹쓸 선진의료제도를 따라 가겠노라니 기가 막힐 따름이다. 말만 바꿔 포장만 그럴싸하게 하는 돌려치기의 귀재. '의료민영화'에 대한 반대여론이 비등하자 '의료선진화'로 에둘러 표현하지만 본질이 달라지진 않는다.

 

의료비로 연간 700만원을 쓰고도 건강하지 않은 나라. 그런 나라를 따라갈 필욘없다. 미국교포들은 한국에서 제일 부러운 것이 건강보험 제도란다. 선진화로 에둘러 표현하지 말구, 건강보험제도나 더욱 강화해야 한다. 얄팍한 꼼수로 국민은 현혹시키지 말라. 의료선진화에 안도하고 넘어갈 국민은 아무도 없다.

 

미국 정치권은 되레 우리나라 의료제도를 따라 하겠다고 하고 있다. 의료보험 민영화가 심각한 문제라는 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캘리포니아의 터미네이터 주지사도 의료보험 민영화를 폐지하고, 의무화를 추진하고 있다. 최초의 흑인대통령을 꿈꾸는 오바마는 우리나라처럼 전 국민 의료보험제도를 시행하는 것을 '미국의 희망'이라고 강조한다.

 

미국은 되레 우리나라처럼 전 국민의료보험 제도를 따라하겠다고 한다. 그런 마당에 미국식 의료 파산제도를 따라한다니 뒷북이 따로 없다. 의료파산제도를 밀어붙이겠다는 건 말도 안되는 일이다. 의료선진화 한 마디로 니뿡이다.

 

글구 의료제도와 관련해서 문제가 또 하나 있다. 의약품 특허, 지적재산권 문제다. 글리벡이라고 하는 백혈병을 치료하는 신약이 있다. 함암치료제는 독하다. 그래서 인체에 필요한 좋은 균까지 죽인다. 함암치료에 에꿎은 머리가 빠지는 것은 이 때문이다. 하지만, 글리벡은 다르다. 좋은 균은 놔두고 나쁜 균만 표적사살한다. 부작용을 최소화한 치료제. 그래서 글리벡은 백혈병 환자들에게 인기가 높다.

 

하지만, 이 약을 사용에는 큰 경제적 부담을 각오해야 한다. 제조사인 노바티스 회사에서 특허판매를 하기 때문이다. 복사약을 허용하지 않고 독점 특허 판매를 하니 부르는게 값이다. 우리나라에선 100mg 한 알에 2만 5천원 정도에 판매된다. 하루 4알 이상 먹어야 하니 한달에 약값만 300만원을 넘게 지불해야 한다. 지나친 경제적 부담을 각오하면서도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복용할 수밖에 없다.

 

해법이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약효가 동일한 약을 복용하면 된다. 이른바 복제약(카피약)이라 부르는 약을 복용하면 된다. 실제 인도에서는 '비낫'이라는 동일 성분의 복제약을 만든 바 있다. 이 약을 우리나라에서 직수입하면 1달러 미만의 비용으로 수입할 수 있다. 이를 기준으로 할 때 글리벡의 원가는 760원 정도로 추정된다. 760원짜리 약을 30배가 넘는 금액을 주고 사먹고 있는 셈이다.  

 

우리나라도 복사약을 만들 능력은 된다. 하지만, 지적재산권 때문에 못 만들고 있다. 헌데 한미FTA에서는 이 특허기간을 더 연장을 합의했다. 이건 아픈 사람들 파산하란 말밖에 안된다. 그래서 난 ‘의료 파산’으로 내모는 한미FTA에 반대한다. 의료선진화의 악몽에 시달리긴 정말루 싫다.

 

생명에 관한 문제는 영리보다 윤리가 우선되야 한다. 기업의 이윤을 위해서 '의료파산'을 강요하는 의료선진화, 지적재산권 보호기간 연장을 반대한다.

 

글쓴이 뱀발 : 미국 의료제도에 대한 내용은 지난 7월 18일 최윤영 아나운서가 진행하는 W에 소개된 것을 많은 부분 인용했다.  W는 이날 ‘선진 미국’의 의료제도를 방송했다. 선진 미국의 의료제도를 따라가려는 우리사회의 암담한 미래상을 보는 듯 했다. W 다시보기를 강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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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가 대책! 비법을 알려줄께

나는 청주에 살고 있다. 아침에 20-2번 시내버스를 타고 출근을 한다. 퇴근 할 때는 20-1번 버스를 탄다. 환승을 각오하면 30-1번이나 823번 버스를 타도 된다. 하지만, 환승은 물론이거니와 족히 10여분을 더 걸어야 한다. 빠듯한 출근시간에 이런 ‘여유’를 만끽하는 건 불가능하다.

 

더욱이 20-2번 버스는 착하다. 사무실 입구 계단 바로 앞에 승강장이다. 그런 마당이니 굳이 다른 버스를 이용할 필요가 없다. 배차시간도 14분에 한 대씩이니 적당하다. 늦장부리지만 않으면 편안한 하루가 보장된다.

 

지난 주말 촛불문화제엔 아내와 함께 512번 버스를 타고 철당간으로 갔다. 나는 청주 어디쯤에 살고 있을까? 버스를 자주 애용하거나, 같은 동네에 사는 사람은 어림짐작으로 알 수 있을 것이다.

 

사실 나는 얼마전까지는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을 했다. 하지만, 추울때나 더울땐 버스를 이용한다. 요즘같은 찜통더위에 자전거 출근은 엄두도 못낸다. 울 와이프는 그냥 자가용으로 출근하라고 한다. LPG 유류대가 1,070원으로 치솟았지만, 내 차에 적힌 연비가 사실이라면 이 돈이면 출퇴근이 가능하다. 에어콘을 틀면 모르겠지만 적어도 출근하는덴 900원의 버스요금보다 싸게 먹힌다. 물론 소위 ‘감가삼각’이란걸 고려하지 않고 순수 기름값만으로 따졌을 때 말이다. 그럼에도, 버스를 고집하는 건 환경문제도 있고, 대중교통이 살아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다.

 

하지만, 요즘은 맘같이 쉽지 않다. 요상한 고유가 대책 때문이다. 청주시는 지난 6월 18일부터 버스 운행을 평일에는 10%, 휴일에는 20% 줄였다.

 

그 뒤 벌어진 일. 청주에선 버스 도착 시간을 알려주는 ‘디지털’화된 승강장이 설치되어 있다. 현재 버스가 어디를 지났으며, 몇 분뒤에 도착하는지 등을 알려준다. 모니터에 짧아지는 도착시간을 보며 기다리는 재미도 솔솔한다. 헌데 얼마전엔 20-2번 버스의 도착시간이 나와 있지 않다. 운행을 하지 않는 것이다. 언제 도착할지 모르는 버스를 마냥 기다릴 순 없다. 어쩔 수 없이 선택한 택시. 택시는 나의 얄팍한 주머니에서 무려 3,300원을 가져갔다.

 

14분에 한 대 도착하던 버스가 이제는 도통 도착시간을 가늠할 수 없다. 할 수 없이 대중교통이 아닌 나에겐 ‘고급교통’ 수단에 해당하는 택시이용을 선택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거기다 고유가에 허덕이는 버스회사에서 유류대 절감 차원으로 에어콘 이용을 자제하는 모양이다. 나처럼 ‘비만’에 가깝고 더위를 많이 타는 사람은 죽을 맛이다. 나만이 아니라 승객여럿이 연신 부채질을 하는 찜통 시내버스.

 

요즘 나는 심각하게 고민 중이다. 한정된 자원 낭비자로 다시 돌아가고 싶은 유혹을 뿌리치기 힘들다. 시간도 절약되고, 시원한 에어콘 바람도 보장되니 말이다.

 

오늘(7월 15일)부터 관공서엔 자가용 홀짝제가 시행된다. 청주시도 자가용 홀짝제 시행에 함께하고 있다. 충북도교육청은 한 술 더 떠 매달 마지막 금요일을 ‘대중교통 이용의 날’로 정하고 차량 출입을 전면 통제한단다. 자가용 운행을 줄여서 고유가 파고를 넘겠다는 발상이다.

 

나는 정부와 지자체, 도 교육청의 발상이 기름 소비를 줄이는데 일조할 것으로 믿는다. 그러나, 이들의 ‘강제적’ 홀짝제의 발상만으로 그친 것엔 동의할 수 없다. 기름 소비를 줄이는 근본 대책은 대중교통 활성화에 있다. 대중교통인 버스의 운행을 줄여놓고 자가용을 놓고 다니라니 말도 안된다.

 

청주시의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고유가 대책은 자가용 사용 통제가 아니라 대중교통 활성화를 통해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이 필요하다. 2004년부터 서울에서 시행된 ‘준공용제(시내버스 운영에 들어가는 인건비, 유류비 등 비용일체를 업체에 보전해 주는 방식)’는 그 대안이 될 수 있다. 서울의 통계를 보면 고유가로 인해 시내버스 이용자가 급속히 늘고 있다고 한다. 버스카드 충전 건수와 금액이 작년 상반기에 대비해 올 상반기에는 무려 83%나 늘었다는 보도를 접한 바 있다. 지난 7월초에는 서울시에서 예비차량을 102대 추가로 투입하는가 하면 출근시간 지하철 운행간격을 신설하는 등의 내용을 포함한 ‘대중교통 활성화 대책’을 발표했다.

 

청주시는 이제라도 ‘홀짝제’의 타율통제를 통한 고유가 대책의 얕은 수가 아니라, 대중교통 활성화를 통한 자율동참을 유도해야 한다. 공공영역인 대중교통 활성화에 재정지원을 늘려야 한다. 시내버스를 활성화하는 것이 남상우 청주시장이 언급한 ‘시민생활 안정대책’이다. 시내버스 배차 시간이 지금보다 줄어들고, 노선이 정비된다면 자연스레 자가용을 놓고 다닐 수 있다.

 

고유가로 인해 시내버스회사의 어려움은 십분 이해할 수 있다. 버스업계가 문제가 아니라 대중교통을 활성화하겠다는 청주시의 의지가 문제 아닐까? 대중교통 활성화를 위한 지원확대와 ‘시내버스 준공영제’ 실시. 그러할 때 고유가 파고를 넘을 수 있다. 20-2번 버스가 다시 14분에 한 대 꼴로 운행한다면 나의 고민도 말끔히 사라질 것이다. 여기에 ‘준공영제’ 실시로 재정지원을 확대해 운행간격을 더욱 단축한다면.. 생각만해도 즐겁다. 시민들의 즐거운 표정을 생각하며 서둘러 ‘준공영제’ 실시를 준비하길 바란다.

대중교통은 공공재다.  공공재의 운영은 민간이 아니라 정부와 지자체가 책임져야 한다.  그러할 때 공공성이 강화될 수 있다.  고유가 탈출의 시원한 비법! 시내버스 준공영제.  더 이상 미룰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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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의 일탈

청주시청 홈페이지엔 <복지마을>이 입주해 있다. 사회적 약자 보호를 위한 마을이고, 이들에게 제공되는 공공서비스를 소개하는 ‘마을’이다. 여성/아동, 청소년, 노인, 장애인 등이 그 대상이다. 그러나, 이 사회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중요한 사람들은 그 복지마을에 입주권을 배정하지 않았다.

 

임금 떼인 노동자. 부당하게 일터에서 쫒겨난 노동자. 최악의 삶만을 살 것을 강요받는 최저임금 노동자. 계약만료를 앞두고 재계약 여부에 조마조마 맘 졸이는 노동자.

 

어느날 부당한 일을 하소연하고자 물어물어 민주노총 사무실을 찾아온 노동자. 그 노동자는 한시간이건 두시간이건 서럽디 서러웠던 자신의 삶과 노동을 말한다. 뾰족한 방법이 없다고 말하는 미안함을 전달한 나의 손을 꼬옥 잡더니, 그저 자신의 넋두리를 들어주었다며 연신 고맙다는 말을 되뇌인다. 그저 자신의 억울함을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10년 묵은 체증이 사라진 것 같다고 말하며 그는 사무실을 나섰다.

 

사회적 보호를 절실히 호소하는 노동자를 위한 복지제도는 절실하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이들을 위한 <복지마을>이 청주시 홈페이지엔 존재하지 않는다. 그나마 청주시근로자종합복지관이 메마른 노동자복지의 갈증을 해소해주는 거의 유일한 ‘노동자 복지 시설’일 뿐이다. ‘근로자와 함께한다는’ 그 곳에서 심각한 노동자복지 일탈행위가 벌어졌다.

 

 

전국공무원노조의 임시대의원대회가 예정되었던 청주근로자종합복지관. 그곳마저도 노동자들을 외면해 버렸다. 청주시근로자종합복지관이 ‘시설보호 요청’을 통해 공권력의 힘을 빌어 노동자의 출입을 막은 ‘해석불가’행위가 벌어졌다. 공권력을 불러들인 것도 영 미덥지 않았던지 아예 회의장 철문에 구멍을 뚫고 굵은 와어어열쇠로 잠가버렸다.

 

청주시의 역시 비난의 화살을 피하기 힘들다. 청주시근로자종합복지관은 38억원이 넘는 시비와 8억원의 국비를 들여 건립되었다. ‘노동자복지 향상’을 위해 거액을 들여 건립된 거의 유일한 건물을 ‘노동활동 방해’의 도구로 악용했다. 복지관 측을 진두지휘하면서 ‘노동조합 활동’을 방해한 것이다.

 

복지는 공공서비스를 통해 구현된다. 하지만, 나는 공공서비스와 더불어 스스로 복지와 권리향상을 위해 노력하도록 만드는 것이 최상의 복지정책이라 생각한다. ‘사회적 보호’와 ‘자립’할 수 있도록 홀로서기의 기반을 만들어주는 것 말이다. 하기에 노동자복지의 핵심 주체 중에 하나로 전문가들은 ‘노동조합’을 손꼽는다. 노동자복지 향상에 노동조합 활동이 중요하다는 것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청주시와 청주시근로자종합복지관은 그 날 보여준 부끄러운 모습에 깊이 반성해야 할 것이다. 그들은 깨달아야 한다. 군사정권 시대에나 볼 수 있는 살풍경을 연출한 그들의 심각한 ‘복지 일탈’행위를 저질렀다는 점을 말이다. ‘노동탄압 전문회관’이라는 세간의 비아냥을 꼬옥 새겨 듣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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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연대 충북지부 출범에 부쳐

의료연대 충북지부 출범에 부쳐..

 

이들은 모든 것을 일치단결시켰다. 하물며 그들의 키까지도 말이다. 의료연대 충북지부가 출범하는 날. 지부의 선장과 조타수, 항해사의 키는 마치 자로 잰 것 같았다. 단결력을 과시하기 위해 키마저도 맞춘 모양이다.   나란히 서있는 세 사람의 키가 어쩜그라 같은지 보는 이들의 실소를 자아냈다.

지난 3월 5일 의료연대 충북지부가 출범했다. 충북대병원노조로 시작한 이들은 마침내 단위사업장의 이름을 버리고 의료연대 충북지부로 안착했다. 현재 소위 단위사업장이 충북대병원 밖에 없음에도 이들이 충북지부로 출범한 이유는 무엇일까? 무릇 산별노조에서 지부라하면 단위사업장 여럿이 모였을 때 출범하는 게 통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충북지부의 명칭을 과감히 사용한 건 단위사업장을 넘어선 사업의 각오가 묻어 있기 때문이다.

 

미국 대선에서 최초의 흑인 대통령을 꿈꾸는 버락 오바마는 미국의 새로운 희망설파자로 유명하다.  미국인들에게 여러 희망을 설파하는 것 중에 '노동자가 노조를 만들수 있게 된 것'을 희망이라고 말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의료연대 충북지부는 그 '희망'을 실천하려는 것이다.   노동자에게 노조 설립의 희망을 설파해 나가고, '희망의 동참자'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이들의 각오다.  그 각오를 위해 과감히 단위사업장 이름을 떼 버린 것이다.

그들의 가슴엔 '비정규직 철폐'가 새겨진 노란 리본이 달려 있다.  출범부터 중요한 과제로 비정규직 철폐 사업을 받아 안고자 하는 의지가 묻어 있다.  이를 직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점은 새로운 부서의 신설에 있다. 미조직비정규부장을 신설한 것이다. 그것도 1부장, 2부장 등 두 개 부서가 늘어났다. 지부의 지향성을 단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단위사업장의 역할을 넘어서 지역 조직을 중심으로 하겠다는 포부가 간부 인선에 달려 있는 것이다.

물론 험로도 예상된다. 이제까지 단위사업장 중심의 사업체계가 전면적으로 개편되기 때문이다. 당일 출범식에서 신임 지부장이 취임사에서 호르몬 과다분비로 인해 글썽인 ‘눈물’의 의미는 여기에 있을 듯 하다.  개척정신으로 전인미답의 길을 가야하는, 모든 것을 새롭게 시작해야하는 막연한 두려움도 함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늘 곁에서 이들을 보아온 나로서는 이들의 출범이 산별노조 운동의 새로운 전기가 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들이 보여준 운동에 대한 열성이 새로운 길이 개척가능하다는 자신감을 복돋아 주었으리라 믿기 때문이다.

아무쪼록 의료연대 충북지부의 출범을 축하하며, 이후 미조직,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조직화를 위해 더욱 헌신적 노력을 당부하는 바이다. 더불어 지역 산별노조도 다시 한번 미조직. 비정규직 조직화가 ‘산별노조의 중요 임무’ 중의 하나임을 환기시키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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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평가 시대의 인삿말 &quot;선생님 집에 다녀오겠습니다.&quot;

진단평가 시대의 인삿말

"선생님 집에 다녀오겠습니다."

 

내일은 전국 일제고사가 있는 날. 학교는 분주하다. 갑작스레 자상해진 교사는 학생의 건강을 걱정한다. 살뜰하게 아픈 곳을 묻는 교사. 선생님의 질문의도를 단박에 꿰뚫은 학생은 이내 온 몸이 아프다. 치명적인 ‘일제고사 병균’에 감염된 것이다. 내일 학교에 등교할 수 없을 만큼 말이다. 당연지사 내일은 병결처리.

전국일제고사가 시행되던 그 때 그 시절. 평균성적을 갉아먹는 하위권 학생들에게 일제고사 시험일은 앓아눕기 지정일이었다.  어김없이 창궐한 '급성 일제고사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날로 병결자가 늘어나는 날이었다.

 

10여년 전. 옥천에서는 이보다 더한 일이 발생했다. 옥천교육청은 일제고사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했다. 순위에 따라 우수성적 학교에 100만원. 200만원 이런 식의 인센티브가 제공된다. 물론 학교 인사나 정책의 불이익은 없다. 하지만, 이 정책이 일선학교에 미치는 파괴력은 무시무시했다.

학교 석차를 올리기 위한 기발한 묘책이 동원됐다. ‘답안 훔쳐보기’ 활성화 제도가 도입이 그것. 교육 가치보다 성적이 우선인 세상에서 ‘공개적 컨닝’ 정도야 애교로 눈감아 줄 수 있는 것 아닌가? 공부 잘 하는 학생이 성적이 떨어지는 학생에게 도움과 협력, 우애를 키우고, 학교석차를 올리는 일석삼조의 효과를 올릴 수 있는 ‘답안 훔쳐보기’를 적극 장려한 것이다.

 

아프지 않은 아이를 아프게 만들고, 비도덕을 권장하도록 만든 건 '일제고사'에 내포된 석차지상주의의 절대적 폐해였다.  

'급성 일제고사 바이러스'는 아이들의 가슴에 깊은 타 학우들에게 피해주는 아이로 낙인찍히게 만들었다.  가상의 바이러스가 실존의 바이러스가 되어 학생들에게 지울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  

비도덕적 행위를 자행해도 승자가 되면 아무탈없다는 반교육적 행태를 가르친 학교.  그 학교가 만든 오늘날의 자화상은 부끄럽기 그지없다.  '부동산 투기 안하면 바보'고 4천만원도 넘는 "싸구려" 골프회원권을 문제시하는 사람들을 이해할 수 없다는 이들이 있다.  사회의 도덕률과는 무관하게 승자사회를 걸어온 이들의 밑바탕엔 비도덕적 행위가 체화된 '학습효과'로 가능하지 않았을까?

 

이렇듯 일제고사의 숨겨진 폐해가 우리 미래를 곪게 만들어갔다.  그러나, 세상에 비밀은 없다. 제 아무리 쉬쉬한다 한들 이런 행태가 감춰질리 만무하다.  끝내 일제고사의 반교육적 행태가 만천하에 공개되면서 일제고사 폐지 목소리가 드높았고, 끝내 일제고사는 폐지되었다.

그 후 10년. ‘잃어버린 10년’을 만회하겠노라는 이명박 정권이 들어섰다. 들어서자마자 10년 전에 사라진 악습이 포장만 조금 달리한 채 재생된다. 무늬와 포장은 달라졌을지언정 내용상으로는 하등 달라진 게 없는 ‘진단평가’의 실시가 그것이다. 비록 이름이 일제고사에서 진단평가로 달라졌을지언정 그 차별성을 눈 씻고 살펴봐도 내용상 차이점이 없다.

중1 진단평가가 실시된 3월 6일. 충북도교육청에서는 11일간 나홀로 맨몸 농성을 진행한 바 있던 전교조 충북지부장이 농성을 마무리했다. 마무리하는 자리에서 그는 진단평가의 문제점들을 조목조목 지적한 바 있다.

이번 진단평가가 사교육비를 증가시키고 학생을 시험전쟁의 ‘전투병’으로 내몬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점이다. 진단평가를 전후해 한 권에 1만 원에서 적게는 8천 원 정도에 달하는, 10여 종에 달하는 평가지가 불티나게 팔렸다. 그런가 하면 눈치 빠른 학원들은 진단평가 대비반을 만들어 수강생을 모집했다. 모 업체는 한 번에 2만 원을 받는 모의시험도 두 차례나 실시했다. 이 모의시험에는 6천 여 명이 응시했다 한다. 이렇듯 사교육시장이 진단평가 특수에 발빠른 움직임으로 짭짤한 수입을 올리는 동안, 학부모들은 엄한 사교육비를 지출해야 했다.

학생들은 새로운 중학교 친구들을 사귀고, 새로운 수업에 적응하는 대신 밤늦도록 불을 밝히고 진단평가 문제지 풀기를 반복해야만 했다. 바뀐 환경의 적응도 스트레스일터인데, 몇 일만에 ‘시험 전투’를 치러야 하니 볼멘소리가 안 나올 리 없다.

법적으로 금지된 일제고사의 허점을 파고들려하는 교육청의 얄팍한 비교육적 꼼수도 지적했다. 전국 68만 명이 응시한 중1 진단평가. 시도 교육감들이 논의해 전국적으로 일시에 같은 문제지로 시험을 치르고 개인별 성적을 공개(서울 등)하는 것은 엄연한 불법행위이다.

진단평가의 이름으로 일제고사가 기지개를 펴게 되면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은 반교육적 살풍경은 이제 곳곳에서 재현될 것이다. 사교육비 증가는 물론이거니와 학생들을 ‘성적 전투’에 내몰게 된다. 이미 중학교에도 보충수업과 야간자율학습까지 현실화 하려 하고 있다. 이제 얼마 안 있으면 중학생들은 새로운 인사법을 배워야 할 것이다. “선생님 집에 다녀오겠습니다.”라는 인사법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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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중조차도 거부한 이명박표 '선진 의료'


미국 민중조차도 거부한 이명박표 '선진 의료'

 

이번 주말 미국에 유학 중이던 처제가 산후조리차 귀국해서 처갓집이 있는 전라도에 다녀왔다. 처제는 미국 유학생활 5년에 ‘한국의 맛’이 그리울 터다. 처제가 온데다 맞사위도 함께 했으니 ‘소곱창’을 먹으러 가자고 했다. 곱창 사수를 위해 부지런히 젓가락을 놀릴 생각을 하니 절로 군침이 돈다. 소곱창 집에 막상 들어가니 여러 집을 둘러봐도 한결같이 소곱창전골 뿐이다. 배는 고파 오고, 소곱창구이를 찾을 길이 없어 전골에 한번 빠져보기로 했다. 처음 먹는데도 입에 착 달라붙는다. 국물도 텁텁하거나 입에 감기지 않는 것이 역시 전라도 맛이다.

마파람에 게눈 감추듯 걸신들린 것처럼 먹어치우니 이내 포만감이 밀려온다. 포만감에 취해 두런두런 처제의 미국생활과 이제 며칠 밤만 더 자면 만 3개월이 되는, 아직 젖살이 빠지지 않은 처조카 얘기가 단연 화두다. 출생에서 지금까지 ‘이린’이의 피어날 세상에 대해서 말이다. 먼저 태어난 이야기. 그 중 병원비가 도마에 올랐다.

처제는 자연분만을 원했다. 하지만, 출산예정일이 지나도 감감무소식. 미국 병원에 입원해 꼬박 24시간 이상 유도분만을 했지만, 의사의 포기권유에 제왕절개 수술로 ‘이린’이는 세상의 빛을 처음 접했다. 하반신 마취를 한 상태에서 차가운 소독약이 스치는가 싶더니 모든 수술이 끝났다고 한다. 한 30분 정도 소요된 수술.

미국의 제왕절개 수술비가 얼마 나왔을까? 참고로 처제는 유학생 신분이라 인터내셔날 보험에 가입되어 있다. 내가 월 4만 2천원의 보험료를 납부하니 사용자 부담분을 치더라도 일년에 100만원 정도의 보험료를 납부한다. 처제는 나보다 두 배 정도의 보험료를 낸다고 한다. 일 년에 대략 200만원 정도의 보험료를 납부한다.

한국에서 비싸야 50만원 정도인 제왕절개 수술. 처제는 이 비싼 의료보험료를 내면서도 수술비로 1,600만원을 납부했다. 입원비까지 모두 포함하면 총 2,000만 원에 육박하는 비용을 지불했다고 한다. 내친 김에 처제는 미국병원비가 얼마나 비싼지 말을 이어갔다.

치과치료를 받으려면 족히 300만원은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 이야기를 듣고 떠오른 게 있다. 처제와 동서가 결혼식을 올리기 위해 한국에 왔을 때다. 결혼준비에 분주해야 할 동서는 만사를 제쳐놓고 먼저 찾은 곳이 있다. ‘치과’다. 제일 참지 못하는 게 치통인데 병원비 때문에 귀국할 날만 손꼽아 기다렸다고 한다. 그리운 ‘한국 음식’에 심취해야 하는데 고놈의 병원비 때문에 4개가 넘는 치아 치료를 받고 제대로 먹지 못해 한스러워 했다. 하지만, 오랫동안 짓눌렸던 치통에서 벗어난 것에 매우 기뻐하는 모습이었다.

에피소드는 계속 이어진다. 동서도 유학생 신분인데, 어느 날 몸이 아파서 수업을 며칠 빼먹었다. 더 이상 빼먹으면 F학점. 이건 큰일이다. 몸을 추슬러 병원에 갔다. 병원에 처음 접수비가 7만원. 몇 분도 안 되는 진찰이 14만원. 여기에 기타 2만원 총 23만원이 들었다. 맘 같아서는 직효를 자랑하는 주사를 한데 맞고 싶은데 9만원이란다. 결국 주사는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33만원에 몸살치료를 받을 정도로 강심장은 아니기에...

미국 대선에서 힐러리와 오바마가 뜨는 이유는 여기 있다고 한다. 3억 인구중 1/6에 해당하는 약 5,000만 명이 의료보험 소외국민인 나라. 덴젤 워싱턴의 2002년작 <존 큐>는 이런 미국사회의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다. 어쩌면 미국이 꿈꾸는 선진국은 전국민 의료보험을 실시하는 한국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런 한국의 ‘선진’제도를 이명박 정부가 크게 흔들려 하고 있다. 인수위는 ‘능동적 복지’ 운운하면서 건강보험의 골간을 파괴하는 ‘건강보험 당연지정제 폐지’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술 더 떠 ‘건강보험공단 개인진료정보를 민간의료보험 회사와 공유’하는 등 개인정보를 팔아넘기고, 민영의료보험도 확대하겠다는 정책을 밝혔다.

혈기탱천 의사협회는 ‘의료 사회주의’ 운운하며 한발 더 나아가 민영의료보험 확대와 건강보험 의무가입을 폐지할 것을 주장한다. 이미 서울지역 성형외과의 93%가 1년간 건강보험 진료비 청구를 하지 않는 등 의료보험 체제 붕괴에 앞장서고 있는 실정이다. 의료의 공공성 대신 어떻게 하면 ‘돈 욕심’을 채울지가 이들의 유일한 관심사이기 때문이다.

건강보험 당연지정제 폐지는 의료양극화를 심화시킨다. 오죽하면 김성이 보건복지가족부 장관 후보 인사청문화장에서 당연지정제 완화 추진 의사를 밝혔다가, 전재희 한나라당 의원이 질의 순서를 바꿔가면서까지 ‘한나라당은 절대로 완화하지 않는다’며 이 발언 진화에 급하게 나섰을까?

건강보험의 의료혜택이 적기 때문에 민영의료보험을 활성화하는 것이 과연 맞을까? 일단 건강보험을 만성적자에 허덕이게 만든 정부가 이를 언급하는 건 천부당만부당한 일이다. 정부는 ‘건강보험법’에 명시된 국고 지원의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지난 2002년부터 2005년까지 지급해야할 국고보조금 1조 5,722억원을 지급하지 않았으니 말할 자격없다. 돈 떼먹고 적자 운운하는 꼴을 납득할 국민은 없다.

오히려 건강보험 정책을 더욱 강화하고, 민영의료보험 시장을 축소시켜야 한다. 건강보험료를 25%이상 올리면 무상의료에 가까운 진료가 가능하다. 실제 일본에서는 완강한 건강보험 정책으로 진료비가 87만원을 넘지 못한다. 똑같은 위암수술을 할 경우 일본에서 16일 입원을 기준으로 총진료비 1,000만원 중 87만원만 본인이 부담하면 된다. 반면 한국의 경우 위암수술로 13일간 입원했을 경우 총 진료비 617만원 중 본인이 280만원의 거액을 부담해야 한다. 이 차이는 어디서 나올까?

민영의료보험의 문제가 핵심이다. 한국의 민영의료보험 시장은 2003년 6조 3천억원에서 해마다 1조원씩 증가해 2005년에는 8조 4천억원에 달한다. 그 기간 동안 건강보험료는 2003년 13조 7천억에서 해마다 2조원 정도 늘어 2005년 16조 9천억원을 징수했다. 건강보험료의 절반에 가까운 돈이 민영의료보험으로 징수된다. 건강보험을 25%만 올리면 일본처럼 무상의료가 가능하다고 언급한 것을 기억하는가? 민영의료보험 시장을 활성화할 것이 아니라 이 비용을 건강보험으로 흡수하고, 추가 민영의료보험료를 납부하지 않게 만드는 것. 이것이 ‘의료 선진화’의 진정한 해법이다.

선진국 미국을 바라보는 이명박 정부. 현재 미국 민중이 꿈꾸는 건 전국민 의료보험 시대다. 미국 민중이 꿈꾸는 새로운 선진국을 이명박 정부가 꿈꿔야 하지 않을까? 건강보험을 완화해 후진국으로 회귀하려는 이명박 정부. 의료정책의 감언이설에 현혹되는 순간 우리 주머니의 돈은 물처럼 빠져나갈 것이다. 건강보험 당연지정제를 완화할 것이 아니라 건강보험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 무상의료는 결코 먼 곳에 있지 않다.

* 참고 : 일본 의료제도 등에 대한 자세한 자료는 mbc 뉴스후 2월 23일 방송본을 참고하기 바란다. <존 큐> 영화도 한 번 쯤 볼 것을 권한다. 그리고 마이클 무어 감독의 <식코>가 개봉되면 꼭 관람하기 바란다. <식코>는 3월 국회에서 시사회가 열리며, 4월부터 전국에 개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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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소영, 강부자, 강금실을 넘어

 

고소영, 강부자, 강금실을 넘어

- 줄임말 프렌들리의 맹활약, 그 이면에는 -

 

그 친구들은 번뜩이는 기지와 영민함으로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다. 잠을 자고 일어나면 활개치는 ‘친구’들이다. 그들은 거침없이 인터넷 인기검색 상위권을 향해 하이킥을 날리고 있다. 친기업 정부 출범을 전후한 ‘줄임말 프랜들리’의 맹활약.

존득존득 입에 감기는 그들의 ‘실용적 용어’선택에 탄복할 따름이다. 왠만하면 전 국민이 다알고 있는 이들을 ‘포섭’ 대상자로 삼은 과감함도 눈에 띄인다.

고소영으로 시작한 그들의 질주는 이제 강금실로까지 치닫고 있다. 브레이크 없는 친구들의 질주를 제왕마저도 도통 막을 방법이 없는 듯하다. 여기서 잠깐, 다들 알고 있겠지만, 그들의 총명함에 한 번 빠져보자.

고소영st라인 : 려대, 망교회, 남, Seoul, Tennis
강부자 클럽 : 동산 부 클럽
강금실 내각 : 남의 싸리기땅을 제로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내각

연일 ‘줄임말 프렌들리’의 활약만이 난무할 뿐이다. 이들의 활약상에 취임식을 앞둔 친기업 정부의 지지율은 여지없이 곤두박질쳤다. 취임 전날 발표한 KBS의 여론 조사에 따른면 이명박 정부에 대한 지지율은 고작 75%에 지나지 않는다. 당선 직후보다 10% 정도 빠진 수치다. 보수 신문들의 지지율 조사에서는 이조차도 훨씬 못 미친 53-57%가 나왔다. 당선 이후 오락가락 행보가 그 결과를 초래했다. 김대중 정부 인수위의 지지율이 90%대였고, 노무현 정부 출범 직전인 2003년 2월 지지율이 92.3%라는 점에 비하면 보잘 것 없는 수치라 할 수 있다.

물론 여기에는 인수위의 오락가락, 비틀비틀, 횡설수설, 갈지(之)자 정치 등 조타수 없는 설익은 설레발 정치가 톡톡히 한몫했다. 유류세와 통신료 헤프닝, 영어몰입교육, 숭례문 국민모금, 인수위원들의 장어 향응 따위가 그것이다.

그러나, 정작 우려스러운 것은 ‘줄임말 프렌들리’의 사각지대 때문이다. 이 친구들이 분명 이명박 정부에 대한 태생적 ‘두드러기’가 있는 것 사실이지만, 유독 한 부분에 대해서는 무거운 ‘침묵의 카르텔’을 형성하고 동조자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747정부의 경제정책에 희생양을 노동자로 삼아야 한다는 부분에 대해서 그러하다. 이명박 당선자 시절에 발표된 경찰의 ‘집회 시위 관리 매뉴얼’에 대해 이들의 태도가 그러하다. 테이저건 사용과 백색 하이바(헬멧)으로 상징되는 ‘백골단의 귀환’에 대해 그 친구들은 침묵하고 있다.

한국 경찰은 지난 2005년부터 전기충격기를 도입해 사용해 왔다. 미국 테이저사에서 만든 X26C 기종이 그것이다. 이 회사 이름을 따 세칭 ‘테이저건’으로 회자되고 있다.  테이저건의 사거리는 6.5m이며, 두 개의 작은 침이 발사돼 5초 동안 무려 5만 볼트의 고압전류가 흐른다.

문제는 이 테이저건이 본래 사용목적인 집회 진압을 넘어 사람의 숨줄까지도 제압해 버린다는 점에 있다.  지난해 11월 7일. 국제사면위원회는 한국 경찰이 도입한 테이저건이 살인무기임을 경고한 바 있다. 국제사면위원회가 지난 2001년 이후 발표직전까지 테이져건의 위험성을 조사한 결과보고서는 가히 충격적이라 할 수 있다. 테이저건 사용으로 인해 미국과 캐나다에서 무려 290건에 달하는 사망사고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부검결과 최소 20건이 감전사가 직접 사망원인이었고, 전기 충격으로 인한 심장마비, 호흡곤란 등으로 인한 간접 사망원인을 일으켜 간접 사망원인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한마디로 테이저건은 살인무기에 지나지 않는다.  이에 국제사면위원회에서도 테이져건의 즉각적인 사용 중단을 강하게 제기하였다. 

이 내용이 지난해 11월 7일 국내 언론에 보도되었으니 경찰청이나 호사가들이 이를 모를리 없다.  경찰청은 올 1월 4일 당선 축하용 ‘메뉴얼’을 발표하였으니, 당연 이들의 분기탱천한 맹활약이 기대되던 터였다.  잘근잘근 씹기 좋은 폭발력을 가진 사안임에 틀림없다. ‘줄임말 프랜들리’의 생기가 넘칠 만한 사안 아닌가? 테이저 건을 소재로 한 잇단 삼행시 발표가 나올 법했다.

’루탄 ‘’압 백골단 전자 ‘’탄. 따위의 최진실 별(스타)이 총총히 빛날 법한데, 감감무소식이다. 벌떼처럼 달려들어야 할 친구들이 어찌된 일인지 이들이 생기를 잃어 버린 듯하다.. 입이 근질근질할 텐데 말이다. 살인위협에 시달리는 민중단체들만 분개했을 뿐 친구들의 말빗장은 도통 열리지 않았다.

지난 2월 20일에는 이명박 당선인이 어청수 신임 경찰청장에게 “경찰이 (시위대에) 매 맞는 모습을 절대 보이지 말라”라고 신신당부까지 했으니 테이저건이 대거 출동이 멀지 않은 듯하다.

하지만, 여기에 대해서도 이러쿵 저러쿵 입방아를 찧는 소리가 도대체 들리지 않으니 기이할 따름이다.

이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CEO가 ‘교부금 지원’등을 미끼로 지자체 단체장들을 파업 파괴자와 감시자로 내몰아도, 노동자의 최대 미덕을 무급 봉사 노동으로 강변할 때도, 파업권을 포기할 것을 강요할 때도, 얼토당토않은 핑계로 민주노총 방문을 거부했을 때도 뒷짐만 져왔다.

‘줄임말 프렌들리’의 주요 발원지이자 원천기술 보유처인 대통합민주신당은 ‘형식적 민주주의’에 대해서는 열변을 토하지만, 정작 노동자들의 실질적 민주주의에 대해서는 말폭탄을 퍼부을 생각은 전혀 없다. 친구들이 넘지 않아야 할 노란 폴리스라인은 딱 거기 ‘형식적 민주주의’까지다. 이 친구들에게 노동의 권리는 안중에도 없다. 그들 눈에 노동자는 경제성장의 걸림돌이요, 제압의 대상일 뿐이다.

‘줄임말 프렌들리’의 재치에 탄복의 감탄사를 연방 날리기 전에 노동자. 민중의 권리에 대해서 침묵의 카르텔을 형성하고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어렵게 지켜왔던 노동자의 권리를 야금야금 갉아먹히는 꼴을 지켜볼 수만은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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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어나라 노동자여

 

일어나라 노동자여

 

 

아직도 차량 통행량은 줄지 않았다. 깊어가는 정적을 뒤흔들며 도로표면을 긁고 질주하는 차바퀴의 마찰음 소리가 점점 크게 들려온다. 조금 더 밤이 깊어지면 우리는 ‘출동’할 수 있다.

 

체온 킬러 ‘칼바람’에 맞서기 위해 알콜기운을 비축하며 ‘대기’해 왔던 우리에게 출동지침이 떨어졌다. 3인 1조로 나뉘어 미리 파악한 지점으로 도착했다. 아득히 높아보이는 전봇대. 우릴 타켓으로 날아오는 삭풍의 총탄. 하지만 머뭇거릴 여유는 없다. 마른침을 삼키고 이를 악물고 맨몸으로 전봇대에 올랐다. 난생처음 해보는 전봇대 맨몸 등정과 현수막 걸기. 의욕은 앞서지만 따라주지 않는 얼어붙은 몸과 미숙한 손놀림 속에 힘겹게 할당량을 완수했다. 그렇게 ‘민중후보 백기완’을 알리는 현수막은 시내 요소요소의 전봇대를 점거해갔다.

 

나의 대선투쟁 맞보기는 그렇게 시작됐다.

 

그로부터 5년뒤. 나는 맛보기를 넘어 실질적인 대선투쟁에 결합했다. 아직 학생신분이었지만, 지역 대선투쟁의 안살림과 바깥활동을 넘나들며 ‘선거밥’을 먹었다. 십시일반 모은 돈으로 어렵사리 개소한 사무실. 석유난로 주위로 옹기종기 모인 우리는 대선투쟁의 다짐과 각오를 이야기하며 밤늦도록 ‘새우깡’을 곁들인 소주잔을 기울였다.

 

드디어 도착한 대선투쟁 트레이드마크.  권영길 후보의 출사를 알라는 포스터를 뜯어본 순간 모인 이들의 눈빛엔 실망감이 어렸다. 지금은 한나라당에게 심각한 지적재산권을 침해당한 '일어나라 코리아' 포스터가 그것이다.  휘날리는 태극기. 게다가 한 쪽 구석에 자리잡은 조그만 후보자의 얼굴.  도통 납득하기 힘든 포스터였다.

 

97년 1월 한보부도 이후 경제위기가 심화되고 대선 직전 IMF 구제금융을 받으며 고용불안이 심각하게 제기된 상황에서 느닷없이 일어나라 코리아라니. 경제회생을 위해 노동자의 희생을 강요하는 보수정치권 후보들과의 ‘변별력’을 상실한 선거기조에 동의하기 힘들었다. 문제제기가 잇따르고 비난이 빗발쳤다. 실망감이 컸다.

 

그러나, 실망감이 냉소로 이어지진 않았다. 대선 투쟁의 기조를 바꾸기 위한 노동자들의 정치가 불붙었다.  노동자들의 비판적 시각을 담아 민주노총은 대선 투쟁의 목표를 담은 포스터를 제작했다.  핏줄선 노동자의 옆 모습. 고개를 반쯤 숙인 듯한 그러나 주먹을 불끈 쥔 남성 노동자.  그 노동자는 대선 투쟁에 임하는 동지들에게 일어설 것을 격려했다. ‘일어나라 노동자여’ 노동자에게 자본의 위기를 모두 떠넘기려는 자본에 맞설 것을 독려했다. 노동자의 정치투쟁이 대선 흐름을 바꾸어 냈다. 권영길 후보는 노동자의 정치 투쟁에 선거기조를 전면 수정했다.  ‘총파업을 조직하는 최초의 대통령 후보’를 선언하고 삭발투혼을 밝혔다. ‘일어나라 코리아’로 시작한 97년 대선투쟁은 신자유주의에 맞서기 위한 ‘일어나라 노동자여’로 저물어갔다. 

 

다시 10년이 흘렀다. 10년이 흐른 지금 ‘일어나라 노동자여’를 이끌어낸 ‘노동자 정치'는 그 운신의 폭이 점점 좁아지고 있다. ’노동자 정치‘는 현장에서 임단투를 통한 ’민생정치‘ 해결로만 국한되어가고 있다.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96-97 신자유주의 저지 총파업 투쟁을 성사시킨 ’노동자 가두정치‘. 해마다 ’정치총파업‘을 벌인 노동자들이 정치는 ’정치‘로 취급받지 못하는 듯하다.  한국 사회의 가장 급진적 정치가인 노조 대표자들의 '정치 외면 태도'는 납득하기 힘들다. 

스스로 '대중활동은 노조가 정치는 민주노동당'이라 세뇌시킨 노동자들은 정작 중요한 정치투쟁엔 관람객으로 타자화되었을 뿐이다.  때가 되면 세액공제를 실시하고 계급투표를 조직하는 것이 최선의 정치로 바뀐 것이다.  한국사회 정치투쟁의 선봉장이 스스로 활동공간을 노조로만 국한하고 있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코리아 연방공화국’ 포스터 사태부터 시작해 ‘세상을 바꾸는 대통령’ 현수막, 그리고 대선 5일을 남겨둔 상황에서는 1억원을 들여 수도권 중심으로 ‘엄마! 민주노동당이 필요해’라는 슬로건으로 현수막교체로 2007년 대선은 ‘분당’과 '새로운 진보정당'으로 한편으로는 '계급정당 건설 복격화로' 새로운 대선 투쟁국면이 열렸다.

 

나는 이 대선 투쟁 국면에서 다시 한번 ‘노동자 정치’가 분출되기를 원한다. 현장에서의 민생정치를 넘어선 가두 정치투쟁에 앞장섰던 노동자들. 미국식 신자유주의의 이식을 위한 한미FTA 저지 총파업 투쟁으로 이어진 노동자들이다. 정치투쟁을 정치와 노조활동이 분리된 따로국밥식으로 받아들여선 안된다고 나는 생각한다. 정치의 주체였던 노동자들이 ‘노동자 정치’를 더욱 강화해 나가야 하지 않을까?

 

정치의 화두는 민생이다. 결국 노동자가 잘 살수 있게 만드는 것. 이것이 우리 노동자의 정치다. ‘비정규직 철폐’ ‘무상의료, 무상교육’ ‘사회공공성 강화’는 임단투의 현장민생정치를 넘어선 사회민생정치 투쟁이다. 이번 대선이 이러한 ‘노동자와 민중의 민생’을 담보하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오류다. 비판을 수용하지 못하는 왜곡된 민주노동당의 동맥경화도 심각한 문제라 할 수 있다.

 

이제 다시 노동자들이 나설 차례다. 노동자의 민생정치를 위해 총력투쟁을 시작할 때라 본다. 정치는 결코 멀리있지 않다. 노동조합과 별개의 문제도 아니다. 노동자들이 그동안 해 왔던 그 투쟁을 승리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 이것이 정치다. 고개 돌리지 말자. 동지가 정치의 주체다. 진보정치의 관객에서 주인공으로 노동자의 정치를 펼쳐야 한다. 필요에 따라 세액공제와 계급투표에 동원되는 노동자가 아닌 스스로의 해방을 위해 투쟁하는 정치의 주체, 노동자를 위한 진짜 정치판을 만들자.  노동자를 비싼 관람료를 지불하는 관객으로 내몰지 않고 진정한 '노동자 계급 정치를 실현'할 수 있는 정당, 진보를 넘어 "노동자 계급'으로 설 수 있는 그런 정당을 꿈꿔보자

 

다시 한번 외쳐보자. ‘일어나라 노동자여! 노동자 계급의 해방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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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한 아들의 회사

복잡한 회사에 다니는 아들

 

 

“요즘 다니는 회사가 많이 복잡하니? 그래 알았다.” 수화기에 묻어오는 어머니의 목소리는 아쉬움이 담긴 듯 하기도 하고, 이해심이 섞인 목소리이기도 하다. 주변의 소음 탓과 나 역시 취기가 오른 탓에 다시 전화해야지 생각하고 수화기를 닫았다.

어머니에게 전화가 온 건 술자리가 한참 무르익었을 때다. 건배 속도가 빨라질수록 주변은 어수선하고, 절로 목소리들이 커져가기 마련이다. 한참 일대일 시답지 않은 술자리 논쟁을 하던 터라 자리에서 일어나기도 어려워 앉은 채로 전화를 받았다. 어머니는 아내의 연락처를 알고 싶다고 했다. 전화를 받은 김에 술기운을 빌려 말해버렸다. 어차피 내일 전화를 다시 하느니 그냥 말하는 게 편할 것 같아서...

“어머니, 이번 설에 집에 못가거든요. 대신 이번 주말에 갈께요.” 수화기 너머 어머니의 목소리가 들려오는데 주변의 소음에 묻혀 잘 들리지 않는다. 어머니도 주변의 어수선함을 알았던지 한 마디 하시더니 끊으신다. “요즘 회사가 많이 복잡하니? 그래 알았다.”라면서...

울 처갓집은 딸만 셋인 딸부자집이다. 그나마도 장녀인 안사람만 한국에서 생활한다. 그러니 명절 때면 장인장모 둘만 적적하게 보낸다. 결혼하면서 이런 사정을 감안해 한번은 처갓집에서 한번은 고향집에서 보내기로 했다. 지난 추석 때 고향집에 갔으니 이번 설은 처갓집에 갈 차례다.
벌써 결혼한 지 햇수로 5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아직도 눈치가 보이는 건 어쩔 수 없다. 부모님도 그렇지만 형들의 눈치도 보인다. 막내둥인지라 버티고 있지만, 그래도 여간 힘든 게 아니다.

부모님한테 이런 말하기도 미안해서 아예 못 간다고 이야기를 하고 그 속내는 이야기를 안했다. 헌데, 다음날 생각해보니 엊저녁 어머니의 말엔 뭔가가 있다. ‘복잡한 회사’라니... 선왕의 유지가 담겨 있는 승지원이 털린 회사도 아니고, 창고에 꼭꼭 숨겨놓은 수억 원대의 물감칠이 들통 난 회사도 아닌데 ‘복잡한 회사’라니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 물론 한 가지 집히는 부분이 있기는 했지만...

주말에 집에 다녀오니 어림짐작했던 생각이 맞아 떨어졌다. 부모 자식 간의 핏줄로 통하는 ‘직감’은 빗나갈리 없다. ‘이 박사’ 때문에 ‘회사’가 복잡할 것으로 생각한 것이다. 직설보다는 돌려 말하기를 좋아하는 충청도 ‘촌로(村老)’들이다. 대통령 때문이라고 쏘아붙이기 보다는 ‘이 박사’ 때문으로, 맨날 데모질이나 하는 민주노총보다는 ‘회사’로 에둘러 표현한 것이다. 하긴 초대 대통령을 박사라 불렀고, 같은 성씨를 쓰는 사람이 대통령에 당선됐으니 이박사라 칭하는 것도 무리는 없을 듯 했다. 밥값을 하는 곳을 회사라 부르는 것도 무방하다.

하지만, 늙스레한 이 촌로에게도 ‘노동정세’를 빼꼼하도록 만든 건 나다. 자식걱정으로 뉴스에 귀를 쫑끗 기울이게 만들고 대규모 집회를 촬영한 뉴스화면에 아들 얼굴이 나오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을 나도 잘 알고 있다.

이 촌로들이 걱정하는 ‘이 박사’의 대노동 정책. 하지만, 촌로들보다 정작 우리 노동자들의 긴장감이 크게 느껴지지 않는 게 문제인 듯 싶다. 얼마 안 있으면 ‘이 박사’가 취임을 한다. 촌로들이 걱정하는 싸움의 시작도 얼마 남지 않은 듯하다. 우리 부모님의 걱정도 날로 커가겠지만, 응원도 커질 것으로 믿는다.

당신들은 세월을 타고 넘은 예리한 시각이 있다. 험난한 ‘노동정세’를 걱정하던 당신들의 시선은 ‘이 박사’의 만행으로 옮겨질 거라 믿는다. 그리고 이에 맞서는 ‘복잡한 회사’를 다니는 아들에 대한 응원도 커질 것이다. 이미 당신들은 세상이 점점 팍팍해지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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