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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초의 차이

2013년 12월 31일 23시59분59초....와

2014년 1월 1일 00시00분01초....의 차이는 뭘까?

 

지금 내가 수업 들어가는 중학교 2학년 학생들이 술을 마시기 위해, 술집에 들어가면 안되는 때와 들어가도 되는 때의 차이이다.(현재 연나이 20세면 술집 출입이 가능하니까...)

불과 1초.....냉정하게 말하자면,

1초 전에 들어가면 처벌을 받는다.

1초 후에 들어가면 처벌을 받지 않는다.

 

도대체 이런 이분법적이고, 재단적이며, 단순하고, 멍청한 기준은 누가 왜 만드는 건지....

 

내가 다니는 학교에서 다음 주 월요일(10일)부터 학생들에게 춘추복(교복)을 입으라고 했다.

오늘(6일, 목) 비오고 날씨가 쌀쌀해져서 몇몇 아이가 춘추복을 입고 왔다...

학생부로 끌려와 진창 욕을 먹는다....진짜 배부를 정도로 많이....

하루 차이로 하복과 춘추복이 갈려지면서, 하루 차이로 욕을 진창 먹는 거다...

 

도대체 이런 이분법적이고, 재단적이며, 단순하고, 멍청한 기준은 누가 왜 만드는 건지...이건 분명 폭력이다.

 

그래서, 학생부 샘들에게 이야기했다.

어쨌든 교복 아니냐...

추워서 춘추복 입은 것이 욕을 먹을 정도는 아니지 않느냐...

날짜로 가르지 말고 학생 각자의 몸 상태가 다르니 본인들 판단에 맡기되, 교복을 입으면 되는 것 아니냐..

 

그랬더니,

단체생활은 그런 게 아니다...(이런 전체주의적 발상이란!)

좀 춥고 더운 건 참을 줄도 알아야 한다...(좀 더우면 에어컨 틀고, 좀 추우면 긴 팔 입고 다니는 게 누군데!)

확실하게 하지 않으면 아이들 맘대로 해서 무질서해진다...(자기들 눈에 보기 좋은 질서일 뿐이면서!)

등등등....

 

나도 욕만 먹지 않았지, 아이들과 '똑같은' 선생으로 눈치를 배불리 먹었다...(왕짜증!!!!)

그래도 계속 '말'이라도 해야, '말'이라고 알아주지 않을까 싶다...헐~~~~~

 

1초의 차이....이것의 극복은 구성원 각자를 주체로 인정하는 전제에서, 진지한 토론을 통해 '인간'을 생각하는 문화와 공감을 만들어 가는 것이다. 학교에서는 그것이 학생의 목소리를 진지하게 들을 줄 아는 문화의 시작에서 찾을 수 있을텐데....그 길은 멀기만 하지만, 시작은 지금이니까...

 

학교운영위원회에 학생대표가 참여하고,

각종 규정의 제개정에 학생대표가 참여하고,

각종 상벌관련 회의 때 학생대표가 참여하고,,,,,,참여하고,,,,,,

학교운영의 학생 참여....무엇부터 시작하면 될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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