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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거 손학규님께

 

손학규 전 지사님.

 

님께서 박유기현대차노조위원장에게 보낸 편지를 읽고 한 말씀 올릴까 합니다.

 

저는 울산시민입니다. 현대차에 근무하지는 않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님이 한나라당 대선후보가 된다면 우리나라 정치사에 있어서 큰 의미가 있다고 합니다. 합리적 성향의 통합의 리더쉽을 갖추었다는 님이 후보가 된다는 것은 한나라당이 더 이상 수구꼴통이 아닌 대화가 가능한 보수정당으로 발전했다고 볼 수 있기때문에 그렇다고 합니다. 저도 이 말에 동의하면서 정치이념상 분명히 다른 길을 걷고 있지만 내심 님의 선전을 바라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 번 편지를 읽으면서 제가 판단을 잘못한 것이 아닌가하는 의구심이 듭니다.

 

님은 외국인투자자들이 노사분규때문에 한국에서 철수한다는 얘기를 서두에 하셨습니다. 노동자들이 근무여건 좋은데 다른 이유로 파업한다는 것이 매우 어렵다는 것을 저 보다도 더 잘 알리라 생각합니다. 민주노총의 총파업 조직율이 30%가 안된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노조조직율이 10%에 못미치는 것을 감안하면 노사분규가 떠나는 원인이라는 것에 머리를 끄덕이기 힘들군요. 일한 만큼의 대가를 주지않고 날로 먹을려고 한다면 그것은 이 땅에서 내쫓아야할 투기자본입니다. 작년 11월 21일 YTN뉴스는 "국내10대 재벌이 사내에 쌓아둔 돈이 약 150조원"이라고 보도하였습니다. 이 돈만이라도 국내 제조업에 제대로 투자하도록 한다면 외국인투자자에 목을 멜 필요는 없을것 입니다. 이러한 자금을 국내생산에 투자하도록 하는 것이 정치인의 역할 아닌가요? "어디다 대고 지적이야?" 라는 유행어가 있습니다. 그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   

 

두번째로 귀족노조라 하셨습니다. 한국은행은 올해 우리나라 1인당 국민소득이 일만팔천불이라 발표했답니다. 2005년을 기준으로 1가구당 가족수가 2.9명이니깐 가구당 소득이 52,200불이 되어야 평균이 됩니다. 1불당 1000원으로 어림잡아 계산해도 5200만원입니다. '평균치'를 살고 있는 사람을 귀족이라 한다면 이 나라 정말 문제 많은 사회 아닙니까? 이런 어처구니 없는 사회를 만든 사람들이 누구입니까? 그 선봉에 님과 같은 정치인이 있지 않습니까? 국민에게서 '희망'을 빼앗아간 것은 이런 기형적인 사회구조가 아닌가요? 현대차노조원이 평균소득을 받기때문에 이런 일들이 벌어지는 겁니까? 불과 10년전까지만 해도 세계부호대열에 얼굴도 못내밀던 이건희, 정몽구 회장이 세계100대 부호에 들어 그것도 중상권에 진입하여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할때, 이 땅의 노동자들은 겨우 평균을 받아 귀족의 호칭을 받다니요. 도대체 일한 자의 몫을 가로챈 주범이 정규직노동동자입니까? 자본가입니까?

 

손지사님! 노조는 회사가 대화에 나오지 않아 (실재로 회사는 이번건은 협상대상이 아니라고 잘라말하고 있습니다.) 대화를 위해 파업을 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파업계획을 세우지 않으면 대화가 가능할까요? 1월2일에 한국경제TV에 매출10조원과 순이익1조원을 달성한 1조쿨럽 8개 기업을 발표하였습니다. 여기에 현대자동차가 당당히 그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왜 님은 현대자동차 최고경영진에게 순이익1조원을 남기는 회사가 주기로 한 그깟 푼 돈을 주지 않아 물량에 의존해 생활하는 비정규직 노동자와 부품협력업체 직원들의 생활을 새해 벽두부터 힘들게 하느냐고 준엄하게 꾸짖지 않는지요? 

 

합리적인 통합의 리더십이 어느 한 쪽만을 편드는 것은 아닐겁니다. 님이 역설하시는 그러한 리더십은 사회적 강자를 향해 "당신들이 먼저 양보해보라"라고 외칠때 가능한 것입니다. 기억나는 영화의 장면을 떠올리며 글을 마무리 합니다. '황산벌'이란 영화에서 당나라군대가 기벌포에 상륙했다는 보고를 받은 의자왕이 귀족들에게 사병과 군량미를 내놓으라고 하자 귀족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여가 우들 나란가? 너들 부여씨 나라제." 그리고 백제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습니다. 지금 우리사회에서도 명사만 바꾸면 의미심장한 말이 됩니다. 부디 헤아리시길 간곡히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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