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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자전거도로를 반대한다!

아무리 자전거가 좋다지만, 아무 자전거나 다 좋은 건 아니다.

아무리 길에 자전거가 늘어나면 좋다지만, 아무 길에나 자전거가 다니는 것이 좋은 건 아니다.

 

자전거가 좋은 건 환경을 망치지 않고, 생명을 죽이지 않고 달릴 수 있기 때문이다.

환경을 망치고, 생명을 죽이며 만든 자전거 도로를... 그 죽음의 길을 자전거로 달리면서 행복해할것인가?

 

자연을 즐기기 위한 길은 자연이 그대로 있을 때만 의미가 있다.

이미 파괴된 자연과, 자연의 파괴를 즐기기 위한 길... 그 파괴의 길을 자전거로 달리면서 즐거워할 수 있을 것인가?

 

자전거가 좋은 건 사람과 동물들의 발자국이 만들어 놓은 길을 잠시 빌리는 것만으로 충분하기 때문이다.

자전거 도로는 이미 지나치게 많은 자동차 도로에 자동차 대신 자전거가 달리게 하면 그만이다.

 

자전거는 녹색이 아니다.

맑은 수돗물이 흐르는 청계천이 녹색이 아닌 것처럼,

깨끗하게 시멘트로 포장한 강이 녹색이 아닌 것처럼,

자연 그대로 꼭같이 만들어 놓은 생태공원이 녹색이  아닌 것처럼,

동물들이 자유롭게 활보하는 동물원 사파리가 녹색이 아닌 것처럼,  

화학비료와 농약으로 벌레와 잡초 하나없이 싱싱하게 자라는 채소밭이 녹색이 아닌 것처럼,

자전거 역시 그 자체로 녹색인 것은 아니다.

 

풀숲과 습지와 밭과 논을 갈아 엎고 만든 자전거 도로를 달리는 자전거, 

생태계를 단절하고 수많은 로드킬을 만들어 내는 자전거,

먼 거리를 자동차에 실려 와서 짧게 자연을 농락하다 돌아가는 자전거,

생산과 유지를 위해 과도한 자원과 에너지와 비용을 소비하는 자전거,

그것은 차라리 녹색의 정반대, 자동차 비슷한 괴상한 물건에 불과하다.

 

자전거를 탄 사람이 녹색이 아니라면, 자전거는 결코 녹색이 될 수 없다.

자전거를 위한 길을 불도저와 포크레인이 만들 수는 없다.

불도저가 밀고 지나간 길을 뒤따라가는 자전거는 그냥 또 하나의 불도저일 뿐이다.

자전거 길은 자전거가 만들면 된다.

자동차 대신 자전거를 선택하는 사람들,

자동차만 다니던 길을 자전거로 가는 사람들이야말로 진정한 자전거의 길을 만들 것이다.

 

우리가 없애야 할 것은 시멘트와 석유와 야만으로 점철된 자동차의 길이지, 

동물들이 지나다니는 숲길, 물고기가 헤엄치는 물길, 농민들이 작물을 돌보는 밭길이 아니다.

우리가 없애야 할 것은 녹색칠을 했을 뿐인 생태테마공원과 그걸 보겠다고 몰려드는 차들을 위한 주차장이지,

수십년을 동안 건강한 유기농 채소들을 길러온 밭과 이를 돌보는 농부들의 삶의 터전이 아니다.

 

그래서 우리들, 자전거를 사랑하고, 항상 자전거와 함께하고, 자전거면 충분하다고 느끼는 우리는,

4대강 자전거도로가 정작 자전거에게는 전혀 불필요하다는 것,

당장이라도 자전거를 타고 만나러 가고픈 소중한 자연을 파괴하지 말라는 것,

그 긴 시멘트 덩어리에 '자전거'라는 이름이 쓰인다는 것 자체가 대단히 불쾌한 명예훼손이라는 것을 명확히 한다.

 

또한우리는 석유를 쓰지 않는 자전거처럼, 농약과 화학비료를 쓰지 않는 유기농을 누구보다 먼저 실천하면서

자연과 생명과 인간성을 지켜오신 팔당 유기농단지 농민들에게 감사와 존경, 사랑과 지지를 보낸다.

 

자전거를 위한다면서 가장 자전거 답지 않은 길을 만드는 모든 일을 중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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