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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2/02
    2월 1일 용산참사 유가족 호소문 (고 윤용헌님 미망인 유영숙)
    명랑
  2. 2009/02/01
    용산참사 유가족 호소문
    명랑

2월 1일 용산참사 유가족 호소문 (고 윤용헌님 미망인 유영숙)

안녕하세요. 고 윤용헌씨 부인되는 유영숙입니다.

 

이렇게 날 좋은 일요일 오후에 많은 분들이 모여주신 것을 보니 우리 유가족들도 힘이 생깁니다. 벌써 일이 있고 12일이 지났습니다. 하루도 쉬지 않고 촛불을 들어주신 시민 여러분들의 힘이 아니었으면 우리 유가족들은 지금까지 버티지 못했을지도 모릅니다.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사건이 일어나고 우리 아저씨들 이름이 언론에 나왔지만 우리는 아무도 믿을 수가 없었습니다. 뉴스에 나온 영상에서도 분명히 불에 타고 있는 망루 밖에 있는 우리 아저씨 모습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함께 있었던 분들이 분명히 우리 아저씨는 살아있을 것 이라고도 했습니다. 그런데 우리 아저씨는 새까맣케 탄 시신으로 돌아오고 말았습니다. 시신을 확인했을 때 그 시신의 참혹함에 모두 기절을 할 정도였지만 더 깜짝 놀란 것은 이미 시신의 부검이 끝났다는 의사 선생님의 말씀이었습니다.

 

정부는 우리 아저씨를 경찰특공대를 투입해서 죽게하고는 우리 가족들한테 연락한번 없이 부검을 하여 시신을 훼손했습니다. 도대체 이걸 어떻게 이해할 수 있겠습니까. 왜 그렇게 서둘러서 부검을 해야했는지 아무런 설명도 없습니다. 자기들 마음대로 부검한 것에 대해 단 한마디의 사과도 없습니다. 도대체 우리는 이 나라의 국민도 아닙니까? 우리 아저씨들의 시신은 아직도 차가운 냉동고안에 있습니다. 유족 동의 없는 부검에 대해 사과하고 유가족들이 납득할만한 이유를 설명하지 않으면 마음아프지만 우리 아저씨들의 시신을 인도받지 않기로 했습니다. 경찰이 떳떳하다면 왜 설명하지 못합니까?

 

이 사건의 수사를 맡은 검찰의 행태도 우리 유가족들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경찰의 무리한 진압으로 이 참혹한 일이 일어난 것이 너무나도 분명한데 왜 우리 철거민들만 구속시키고 전철연을 수사합니까? 누가 불이 나게 만들었는지는 온 국민이 다 아는 사실아닙니까? 왜 검찰과 한나라당만 아니라고 합니까? 검찰이 경찰과 한나라당 눈치 보는 것 아닙니까? 다 짜고 하는 것 아닙니까? 검찰 조사에 참여하신 변호사님들은 검찰에서도 확실하게 밝혀낸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하십니다. 그런데 왜 돌아가신 분들을 두 번 죽이고 그분들의 죽음을 욕되게 합니까. 우리 유가족들도 더 이상은 가만히 있지 않을 겁니다. 검찰의 편파적인 수사에 항의 할 것입니다. 국민을 죽게 만들고도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대한민국, 이것이 우리가 살고 있는 나라의 실체입니까? 너무나 원통하고 분합니다.  

 

그동안 참 많은 분들이 조문을 와주시고 많은 언론에서 관심도 가져주셨습니다. 여기 계신 국회의원님들 중에서도 오신 분들이 계셨고 평소 TV에서나 보던 유명한 분들도 와 주셨습니다. 오늘 이렇게 야당 국회의원들과 시민단체들이 추모대회를 준비해 주시고 많은 분들이 와 주신 것은 너무나도 감사한 일입니다. 그래서 더욱 아쉬운 말씀을 드릴 수 밖에 없습니다. 우리 철거민들이 용역들에게 무자비한 폭력을 당하고 정신적으로 괴롭힘을 당한 것은 하루이틀일이 아닙니다. 경찰에 고발하고 관청에 호소해 봤지만 모두 법을 들먹이며 용역편만 들었습니다. 우리가 수십년 먹고자고, 장사하던 곳에서 보상금 한푼 못 받고 쫓겨날 때도 우리의 절박한 처지를 이해해 준 사람들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지금 야당 의원님들이 여당 의원이실 때 과연 우리 철거민들을 위해 무엇을 하셨나 생각해 보시면 아실 것입니다. 왜 꼭 이런 일이 생기고 나서야 그 대책을 세운다고 하고 법을 만든다고 호들갑을 떠십니까? 일이 생기기 전에 조금만 우리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주셨다면 우리가 오늘 이런 일을 당하지 않았을 지도 모릅니다.

 

언론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왜 철거민들이 당한 일들은 보도하지 않으시고 철거민들이 폭력적이라고만 말씀하십니까? 우리가 재개발 지역에서 몇 년동안 사람취급도 못 받고 무시당하고 두들겨 맞을 때는 아무도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 힘으로 싸울 수 밖에 없었습니다. 힘없는 철거민들끼리 모일 수 밖에 없었습니다. 살기위해서 모인 것이 죄라면 우리 유가족들도 다 잡아가십시오. 우리도 다 전철연회원입니다. 돈없고 집없는 것이 죄라서 나가라면 길거리로 쫓겨 다니며 살아야 한다면 차라리 감옥에 가는 게 낫겠습니다. 우리도 다 잡아가세요.

 

이 자리에 계신 분들께 마지막으로 부탁드립니다. 그동안 우리 철거민들 너무 힘들고 외로웠습니다. 그 날도 그렇게 외롭게 싸우다가 다섯명이나 하늘나라로 가고 말았습니다. 부탁드립니다. 우리 이 일의 진실이 밝혀지고 책임자들이 처벌받을 때 까지 함께 해주세요. 경찰, 검찰, 정부 모두가 우리 철거민들 편이 아닙니다. 우리 편을 들어주실 분들은 오직 국민 여러분들 뿐입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함께 해주신 은혜 앞으로 우리 현구, 상필이랑 열심히 살면서 꼭 갚겠습니다. 우리 유가족들 다 한 마음입니다.

 

감사합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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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참사 유가족 호소문

저는 고 이상림님 딸 이현선이라고 합니다.

 

토요일 오후에 이렇게 많은 분들이 이 자리에 함께 해 주신 것에 감사하다는 말씀을 먼저 드립니다. 참사가 발생한 20일부터 설연휴에도 하루도 빠짐없이 촛불을 들고 우리 아버지들을 추모해 주신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늘이 무너지고 눈앞이 캄캄했던 우리 유가족들은 여러분들이 들어주신 촛불에서 희망을 보았습니다. 이 참혹한 일이 우리 유가족들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 이렇게 많은 분들이 함께 해 주시는 일이기에 우리 유가족들은 외롭지 않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보통 요즘 장례는 3일장을 치루는데 저희들은 벌써 열흘이 넘었습니다. 열흘이 넘게 영안실을 지키고 있는 일이 막상 해보니 보통 큰일이 아니더라구요. 유가족들 모두 잠도 부족하고 먹는 것도 제대로 못 먹지만 지금까지도 끊이지 않는 조문과 계속 관심을 가져주시는 많은 분들 덕분에 오늘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오늘 이 자리에는 어머님들과 함께 고인들의 자녀들도 나와 있습니다. 저희들은 모두 집회란 곳에 나와 보는 것이 오늘이 처음입니다. 우리 아버지들이 돌아가시지 않으셨다면 아마 평생 집회에 나오는 일은 없었을지도 모릅니다. 게다가 집회나 시위에서 제가 이렇게 마이크를 잡고 많은 분들 앞에서 발언을 하게 되리라고는 상상도 못 해 봤습니다.

 

아버지도 마찬가지였을 것입니다. 저희 아버지와 어머니는 용산 4지구에서 30년 가까이 식당을 운영해 오신 평범한 한 아버지셨습니다. 재개발을 하면서 4지구니, 5지구니 자기들 마음대로 구역을 나누었지, 제가 어렸을 때에는 4지구니 하는 말은 있지도 않았습니다. 부모님들은 식당 일을 하시면서 우리 3남매를 키우셨습니다. 한자리에서만 30년 동안 장사를 하셨으니 저희 부모님들도 참 대단한 분들입니다. 아버지께서 일흔을 넘기시며 식당을 호프집으로 리모델링하고 우리 3남내의 막내부부가 호프집을 운영하기 시작한 것은 바로 2년전입니다. 막내동생이 바로 용산 4지구 철대위원장으로 어제 구속된 이충연입니다.

 

아버지께서는 장사는 막내 부부에게 맡기셨지만 그 호프집을 얼마나 아끼셨는지 모릅니다. 30년 동안 아버지 손길이 묻었던 곳이니 오죽하셨겠어요. 매일 새벽가게 주변을 청소하시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하셨습니다. 밤늦게까지 장사하느라 제대로 치우지도 못하고 집에 들어간 막내 부부를 대신해서 쓰레기통을 비우고 테이블을 손수 닦으시고 나서야 아침식사를 하셨던 분이십니다.

 

재개발을 한다며 가게를 비우라고 통지를 받기 전까지, 용역회사 직원들이 가게를 빨리 비우라며 가게 앞에 쓰레기를 한가득 부어놓기 전까지, 용산구청에서 “생떼거리”를 쓴다며 아버지를 문전박대 하기 전까지, 우리 아버지는 누구보다 자상하시고 따뜻한 아버지셨습니다. 우리 가족은 비록 가난했지만, 집한칸 마련하지 못한 사글세 신세였지만, 나름대로 행복하게 살아가는 가족이었습니다. 누가 우리 아버지를 거리로 내몰고 죽음으로 내 몬 것입니까?

 

여기있는 저희들이 아버지들을 이 참혹한 일로 잃고나서야 이렇게 처음 집회에 나온 것처럼, 아버지도 집에서 쫓겨나고, 30년동안 장사하던 터전에서 내쫓기게되시고야 처음 집회에 나가셨을 것입니다. 살기 위해서, 용역들의 폭력을 피해  옥상망루에 올라가셨던 것입니다. “운동권”은 바로 이 사회와 부자들이 만드는 것 같습니다. 용산에 재개발이 시작되기전에는 너무나도 평범하게 살아왔던 저희 아버지, 어머니, 막내동생 부부가 재개발이 시작되고 운동권이 되는었으니까요. 아버지는 수천도의 화염 속에서 돌아가시고, 무릎 뼈가 다 으스러진 우리 막내가 목발을 집고 감옥에 갇히게 될 줄을 누가 상상했겠습니까.

 

요즘 저희 유가족들은 아예 TV나 신문을 보고 나면 두통약을 한알씩 먹어야 할 지경입니다. 어제도 이명박 대통령이 나온 프로그램을 보고 우리 유가족들은 분통이 터져서 잠도 제대로 못 잤습니다. 용산 참사 이야기가 나오자 이명박 대통령은 “법치주의”를 들먹이며 동문서답을 하시더군요. 말이 좋아 법이지요. 도대체 누구에게 어떤 법을 지키라는 말을 하는 겁니까?

 

 

30년동안 장사하던 곳에서 하루아침에 쫓겨나는 사람들이 아무런 보상도 받지 못하게 하는 법, 서민들 쫓아내고 비싼 아파트 지어서 수백억, 수천억을 벌어들이는 재벌 기업들을 위한 법, 용역 깡패들이 주민들에게 입에 담지 못할 욕설과 폭력을 퍼붓고 가게 담벼락에 시뻘건 페인트로 목매달린 시체를 그려놓아도 내버려 두는 법, 우리 아버지들의 시신을 우리 유가족들이 한번 보기도전에 아무런 동의도 없이 부검을 한답시고 난도질 하고도, 검사가 법대로 한일이니 법적으로는 책임이 없다고 하는 법, 국민 다섯명을 죽이고도 정부에서는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법, 그런 법도 법이라고 지키라고 말하는 것입니까? 

 

인테넷에는 참 별의 별 말들이 다 올라와 있더군요. 하지만 우리 아버지들은 그냥 여러분들과 똑같은 서민들이셨습니다. 많이 배우시거나 특별한 능력을 가지신 분들도 아닙니다. 내 삶의 터전에서 쫓겨나는 것이 부당하니 부당하다고 말하고 살기위해 싸우신 것 밖에는 없습니다. 혼자 싸우기 힘에 벅차니 똑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함께 싸운 것 밖에는 없습니다.

 

이번 참사는 재개발이 주범입니다. 재개발을 부추기는 정부와 재개발로 돈 버는 일에만 열안이 되어 있는 재벌 기업들이 주범입니다. 그리고 그들의 하수인 노릇을 충실히 해온 경찰과 용역들이 주범입니다. 여러분들게 간곡하게 부탁드립니다. 주범들은 가만히 두고 검찰은 우리 철거민들만 구속시켰습니다. 그리고 모든 책임을 돌아가신 분들에게 돌리려고 하고 있습니다. 부탁드립니다. 진실이 밝혀지고 우리 아버지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도와주십시오. 우리끼리는 할 수 없지만 여러분들의 힘이면 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저희들도 여러분들이 함께 있어주시는 한 지치지 않고 겁내지 않고 끝까지 가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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