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낌] 2008. 9. 22.

2008/09/22 19:48

 

1.

늦게 일어나서 피우는 담배

 

곡기라고는 전혀 없는 내장 속으로 거친 담배연기만 들이쉰다

마치 아주 바짝 마른 장작에 불을 피우는 기분이다

내 속이 푸석푸석한 아궁이 속 같다

 

축축한 것이 그립다

비가 많이 왔으면 좋겠다

그리고 내가 그렇게 비처럼 끝없이 깨어 있었으면 좋겠다.

 

자신을 놓치지 않고 살고 싶다

스스로 포기하지 않고 살고 싶다

 

나에게도 이제 그런 용기와 희망이 스며들때가 되었건만

무릎을 꿇고 엎드려 있으면 아직도 아득하다

 

아... 그리운 사람아

당신은 나에게 깊은 쓰라림만 가르쳐 주었고

나는 바람처럼 떠돌아 다니기만 한다

 

순간, 아주 잠시  당신 곁으로 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머물고 싶어서 말이다

용서해주시길.

 

관세음보살 관세음보살 관세음보살

 

 

2.

죽음은 살아 있는 자들을 위한 지독한 변명이다

죽음을 선택한다는 것이 더욱 그렇다

그래서

죽은 놈만 서럽거나

살아있는 놈만 서럽거나

둘 중에 하나다.

 

관세음보살 관세음보살 관세음보살

 

 

3.

소주 한잔 먹고 싶다

소주끼에 몽롱하게 취해 밤거리를 뚜벅거리고 싶다

 

그 술한잔 받아 줄 친구가 그립다

 

그래서

술자리 한귀퉁이에서 몰래 소주를 훔쳐먹듯

한잔하고 싶었지만

 

사람과 부대끼는 것

즐거움을 표현하거나

화냄을 나타내는 것이

시원치 않게 숨을 내쉬며 말하는 것이

성가시다

 

많은 것들이 그리운 월요일 저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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