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념] 사랑에 대한 몇가지 생각들

2009/04/20 20:44

0. 인간

인간은 체력이나 물질적 에너지로 생존하는 것이 아니라 감성으로 살아간다


1. 사랑

일상을 벗어난 특별한 삶의 장소는 여행이나 꿈을 통해서 드러난다. 그러나 그 중에서 사랑이 만들어내는 시공간이 가장 독특하다

사랑은 기존 질서에 편입되는 것이 아니라 그 질서를 파괴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반복되는 사랑 안에는 끝없이 새로운 질서가 만들어진다. 사랑은 카오스이다


2. 죽음

따라서 사랑의 완성은 죽음이다

영원한 그 무엇이 완성되는 순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최고의 사랑은 신에 대한 사랑이다

죽음에 이르기 위해서 사랑을 하는 것이다


3. 예술

혁명은 예술이다

사랑이 가장 강력한 혁명이며 이 혁명의 표현이 예술이다

인간은 유한하며 죽음을 두려워하기 때문에 예술을 갈망한다

사랑과 죽음에 대한 공포 때문에 예술이 등장한다

이제 예술이 유일한 돌파구가 된다


4. 섹스

이성 간의 사랑은 뜨겁고 동성 간의 사랑은 더 뜨겁다.

이성간의 섹스는 본능을 전제로 한다

이성간의 섹스에 등장하는 쾌락의 근원은 종족이나 유전자 재생산이라는 본능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임신의 공포와 종족번식 본능이 사라진 섹스에서 진정한 원초적 쾌락이 등장하며, 이런 육체적 쾌락의 원천은 동성 간의 사랑이다

그래도 이성간의 섹스가 뜨거운 것은 쾌락의 한계로 인한 처절함 때문이다

그러나 동성이든 이성이든 이들의 사랑에 대한 깊이는 알 수가 없다

사람의 깊이도 알 수 없지만 사랑의 깊이는 더더욱 알 수가 없다


5. 고통

인간은 (다양한) 사랑의 고통 속에서 성장한다

고통의 끝은 편안함이다 고통이 강렬할수록 그 뒤에 찾아오는 편온함이 더 한다

그 깊이가 더 할수록 성숙한 내면의 깊이를 간직하게 된다


6. 부활

사람은 죽지만 자기 마음속에 반드시 부활하다

부활하지 못하는 이유는 죽지 않았거나 사랑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7. 나

나는 아직 죽음으로 완성되는 사랑을 할 자신이 없다 신을 사랑할 자신이 없다

가끔 푸른 하늘과 태양, 구름 그런 것들이 펼쳐진 하늘을 바라보고 ‘죽어도 좋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을 뿐이다

내가 생각하는 가장 행복한 죽음과 사랑은

내가 죽을 때 내 곁에 있어줄 단 한명의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수준이다

그것이 神이어도 상관이 없다

그리고 이런 정도의 말을 나누면 행복하겠다

‘이젠 쉬어 그리고 잘가...... 내 곁에 있어줘서 고마워’


그런데 가끔은 혼자 있을 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느낄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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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직장후배 2009/04/21 01:06

    혼자 있을 때 가장 행복하시다는 저희 직장 선배님은, 오늘도 싫다는 후배를 꼬드겨 술을 먹여놓고, 본인은 묘령의 여인에게서 온 전화를 받자마자 바로 어딘가로 내빼셨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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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gabi 2009/04/22 10:53

    말과 행동을 일치시키게나..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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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어리버리 2009/04/24 01:38

    음~ 더뜨거운 동성간의 사랑이라... 땡기는걸~ 흐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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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jeanni 2009/05/03 14:20

    제가 아는 만복씨와 정 반대의 이야기로군요~ ㅋ~!! 역설법입니까? 반어법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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