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빚의 경제학] 제2회 [노동의 분담]과 [생산물의 교환], 그 동일성과 차이(1)



 

(2)[노동의 분담]과 [생산물의 교환], 그 동일성과 차이(1)


[신용론]인가? [화폐/신용론]인가?

세상에는 [신용론 입문]이란 제목의 책이 많이 있습니다만, 마르크스 경제학에서는 크게 2종류가 있습니다. [금융론] 또는 [신용론]이란 것과 [화폐/신용론]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 글도 [금융론에 대해 써달라]는 부탁 때문에 시작되었지만, 금융론에 들어가기 전에 좀 지루하지만 화폐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금융현상이란 것은 직접적인 돈의 貸借이기 때문에 화폐현상으로 나타납니다. 그래서, 화폐는 어떠한 것인가에 대한 이해가 금융론을 이해하기 위한 전제가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신용현상은 이자를 낳는 자본의 운동이다. 신용을 설명하기 위해서, 화폐론부터 시작하는 것은, 화폐와 화폐형태로 있는 자본을 구분하지 않고, 화폐에서 신용을 논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러한 견해의 근거는 힐퍼딩의 [금융자본론]에 있습니다. [금융자본론]은 마르크스 경제학파의 신용 연구에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화폐를 올바르게 이해하는 것이 신용을 이해하는 지름길이다]라면서 화폐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화폐론에는 여러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특히, 신용을 설명하기 위해서 화폐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을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입니다.

화폐와 화폐형태로 존재하는 자본을 구별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이것은 앞으로 말하겠지만, 상당히 어려운 문제입니다. 그러나, 신용을 설명하기 전에 화폐를 이야기하는 것에 대한 문제는 의외로 간단한 문제입니다. 올바른 화폐론이 필요할 뿐인 것입니다.

 


돈, 돈 무슨 돈?


 



 

우선 화폐를 잊고 교환을 생각해 보자


화폐란, 그것으로 상품을 살 수 있는 것을 말합니다. 상품이란, 그것을 팔면 화폐를 얻을 수 있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됩니다. 즉, 화폐 없이는 상품도 없고, 상품 없이는 화폐도 없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럼 우선 화폐를 잊고 상품에 대해서만 생각해 봅시다. [화폐에 대해서 말한다면서, 화폐를 잊자는 것과 화폐 없이 상품을 생각자]는 것에 의문을 가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화폐 없이 상품만을 생각할 수 있고, 그렇게 하지 않으면 화폐가 무엇인지 영원히 알 수 없게 됩니다. 그러므로, 일단 화폐를 머리 속에서 지워버리고 이 이야기를 읽어 주십시오.

상품이란, 다른 상품과 교환되는 것입니다.

이것은 설명이 불필요한 당연한 것이지만, 우리들은 일상생활 속에서 이 당연함을 잊고 사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구태여 설명을 하겠습니다.

예를 들어 구두를 만드는 직공은 구두만을 만들지만, 구두를 먹을 수도 입을 수도 없습니다. 그래서, 그것을 팔아서 화폐를 얻고, 그 화폐로 음식이나 옷 등을 구입합니다. 구두와 화폐와의 교환은 중간 경유지에 불과한 것입니다. 구두가 화폐로 교환되더라도, 화폐 역시 그것만으로 먹거나 입거나 할 수 없습니다. 구두 직공이 구두를 만든 이유는, 그것으로 음식이나 옷 등을 교환하기 위해서입니다. 상품이 교환을 목적으로 생산된다는 것이 단순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시원하게 맥주로 잊자 잊자 화폐를 ...


상품의 [목적]을 안보이게 시키는 사정(?)


그렇다면 기업은 어떠할까? 기업=자본은, 이윤을 목적으로 생산하고 있기 때문에, 상품을 생산하는 것은 이윤=화폐라고 생각합니다. 상품이 팔리면 되는 것으로, 팔아서 생긴 화폐로 다른 상품을 구입하는 것이 목적은 아닙니다. 하지만, 상품을 생산해서 팔고 있는 당사자들에게는, 구두 직공이 그런 것처럼 화폐 자체를 먹거나 입거나 할 수 없듯이 현대의 기업 등도 마찬가지입니다. 즉, 상품이 생산된 진짜 목적은, 그것을 다른 상품과 교환하는 것입니다.

한편, 노동자에게 있어서의 화폐는 [일해서 받는 것]이기 때문에, 화폐로 상품을 구입하는 것은 상품과 상품의 교환이 아닌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다들 잘 알고 계시듯이 노동자도 노동력이라는 상품을 팔아서 화폐를 받으므로, 노동자가 화폐로 상품을 구매하는 것도 결국에는 노동력이라는 상품과 다른 상품의 교환인 것입니다.

상품을 그 교환 과정에 개입하는 화폐를 제외시켜서, 그 생산의 목적인 교환에 대해 연구할 수가 있습니다.


안보이게 하는 게 있다!? 모자이크


교환의 배후에는 분업=노동의 분담이 있다


이런 이야기가 나올 때 등장하는 주인공이 있습니다. 그 이름도 유명한 로빈슨 아찌. 로빈슨은 혼자서 무인도에서 살아가지 않으면 안되기 때문에, 의식주 등을 자신의 노동으로 직접 해결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로빈슨과 같은 이야기는 무인도와 같은 곳에서만 가능할 뿐, 현실의 사회 속에서는 불가능한 일입니다. 그래서 인간은 오래전부터 혼자가 아니라 집단-사회라는 것을 만들어, 그 곳에서 분업을 실시해 왔습니다. 농민은 먹을 것을, 구두직공은 구두를 이와 같은 분업의 결과가 상품의 교환이었습니다.

로비슨은 먹을 것을 얻거나 잘 곳을 만들거나 생활을 위해서 여러 가지 활동-노동을 합니다. 이것은 결과적으로 얻게 되는 목적물은 달라도 그의 노동의 결과인 것입니다. 로빈슨이 하는 일을 많은 사람들이 나누어서 하는 것이 분업입니다. 분업이란, 결과물이나 내용이 다른 노동을, 전체적으로 봤을 때에는 필요한 노동의 각 부분을 분담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앞에서 교환은 물건과 물건의 교환이라고 했습니다. 구두직공은 구두라는 물건을, 농민은 쌀과 같은 먹을 것을 분담해서 생산하고 있습니다. 농민은 그가 교환으로 얻은 구두가, 구두직공이 만들었던, 아니면 외계인이 만들었던 상관이 없습니다. 즉, 농민은 타인의 노동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다는 것입니다. 이 말은 타인의 노동에 그가 관여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교환을 성립시키는 분업에서는, 교환이란 분업이고, 분업은 노동의 분담이란 것을 숨기고 있는 것입니다.



 


 

너무 긴 것 같아서, 임의로 (1), (2)로 나누었습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