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방콕 도착. 게스트하우스 밤 11시경.


오전은 걷기. 버스에서 지친 하루.


13일. 방콕 여행.


오전 버마 비자를 알아보다.


오후 Lumphini park -> 기차역 -> Art gallery -> Thammasat Univ. -> Sanam Luang -> 숙소

 

오늘은 특별한 느낌이 있는 날이었다.

그러나 여전히 말로 표현하기 힘든.

사람들에게서 따뜻함을 느낄 때.

그 순간이 여행에서 가장 즐거울 수 있는 순간인 것 같다.

툭툭 기사. 밤에 사원 보러 가자며 졸라대긴 했지만,

그리 밉지 않은 귀여움... ㅋㅋ

물론 얻은게 없긴 했지만, 비자를 알아보러 간다는 말에

10바트를 받고 함께 갔다와 주는 친절에 고마움을 느끼다.

물론 나중에는 10바트에 한시간 구경시켜주겠다는 다른 툭투 기사도 있었지만,

그래 가지고 돈 벌이가 되나?

버스 언니들... 특히 Art gallery에 갈 때 만난 53번 버스 언니는

어디에 내릴지 알려주려고 영어를 할 줄 아는 승객에서 물어봐 주는 친절까지!

내릴 때도 어디로 가라고 알려주는 자상함에 감동...

오늘은 약간(?) 과소비를 한 날.

강가에 위치한 아름다운 캠페어를 가진 대학에 들러

대학가 거리의 분위기에 취해서

인형이 달린 주황색 파우치 하나와 엽서 몇장을 사들고 남은 돈을 세며 한숨 쉬었지만

여전히...

그립다. 아직 학생인 주제에

왜 그런 걸 그리워 하는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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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게스트하우스에서 만난 일본인 히노는 아유타야보다 방콕의 사원이 더 유명하다며

왜 보러가지 않느냐고 한다.

사원에서 느끼는 것은 무엇일까.

이곳의 사원들은 너무 화려해서 왠지 붓다가 머물 수 있는 공간이 아니라는 느낌?

아니, 그곳에 가는 것보다 사람들이 있는 곳에 있고 싶은 것 같다.

시장이나 거리, 스트리트 음식점.

오늘은 지나는 길에 무슨 커뮤니티 라고 쓰여 있는 작은 골목길에 들어갔는데,

한평 남짓 작은 방이 있는 집들이 옹기종기 붙어있는 그런 곳이었다.

타일랜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뿌리가 넘실거리는 나무에 티셔츠가 걸려있고

작은 쪽창으로 개 한마리가 내다보며 낯선 이방인에게 컹컹거리는 곳.

잠시 사진만 찍고 돌아 나오긴 하였지만

그런 공간을 만날 수 있는 것이 걷기 여행의 장점이다.

대학가에서 카오산로드로 돌아오는 길에 만난 행상들은 작은 부처 조각들을

5-20바트에 팔고 있었는데, 어떤 이들은 10여개 남짓 밖에 되지 않는 물건을 내놓고 팔고 있을 뿐이었다.

손으로 직접 만든 듯해 보이던 조각들...

그렇게 사람들이 사는 모습에 경이로움이랄까, 안타까움이랄까.

반면 나의 삶은 얼마나 대단한 것이길래

난 또 그런 시선으로 보고 있는 것인지

그건 루쉰의 소설에서, 아마도 그가 예전에 느꼈을 부끄러우모가 비슷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사소한 것. 그러나 사소하지 않은 것.

그런 모습을 보는 나는 그저 이방인에 불과하지만, 여전히 나는 그곳에 속해 있다.

 

2009년 6월 13일. 아마도 10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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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25 03:53 2016/02/25 03: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