쓴 글을 소리내서 읽을 일이 오랜만에 있었다. 처음도 아니고 한 달 여 전만 해도 같은 공간에 있는 이들의 시선 따윈 전혀 의식되지 않았는데, 이번엔 너무 쑥스럽고 부끄러워서 내 글을 낭독하기가 참 힘들었다. 그 이들과 정이 들긴 했구나 싶었다. 

 

  왜 친밀해질수록 커뮤니케이션이 어려울까? 별로 안 친하면 차라리 편하게 이야기하는데 좀 가까워지고 나면 마음을 털어놓기가 정말로 어려워진다. 적당히 친한 이들에게 잘 얘기하는 걸 오래 묵은 친구들한테는 잘 전하지 못하겠고, 이런 아이러니는 뭣 때문인지. 반십 년 쯤 보고 나면 그것도 편해지지만 무튼 사람은 참 이상하게도 만들어진 거 같다. 커뮤니케이션 열심히 해야 하는데. 어렵다. 나름 전공자인데 하하. 많이 겪고 배우고 컸다고 생각해도 별다르지 않은 것도 같고. 그래도 이제 열아홉은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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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2/06 15:37 2010/12/06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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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몽상
    2010/12/19 22:37 Delete Reply Permalink

    들키고 싶지 않은게 많은가 봐요.
    내가 그렇거든요.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들 앞에서는 천개의 얼굴을 할 것처럼 굴면서도 조금 아는 사람 앞에서는 익숙한 상황이 아니면 몸이 굳더라구요. 39,49이 되어도 그럴것 같은데 이거 어쩌면 좋아요.

    1. Re: 어느바람
      2010/12/21 15:23 Delete Permalink

      아닌데. 전 되려 노출증에 가까운 것도 같은데... 근데 그게 오해받을까 무섭고 다 알고도 괜찮을지도 무섭고. 몽상 님도 그런 거 아닐까요?

  2. 몽상
    2010/12/21 19:12 Delete Reply Permalink

    그럴수도. 어떤 땐 나를 안보고 있을텐데 꼭 그럴것 같아서 혼자 몸이 굳기도 해요. 노출증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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