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삼천포에서 시작되는 거야.

 

  언니가 해준 말인데 생각할수록 괜찮다. 맞다. 뭔가가 되보겠다고 결심하고서 이러니 저러니 하며 보냈던 시간들 역시 삼천포로 빠졌다가 어어라? 하고 시작하게 된 거였지. 별 생각없이 했던 선택들이 그럴 운명이고 인연이었구나 생각하게 되는 건 다 나중에 와서의 일이다. 내가 꽤 목표 지향적이고 계획적인 사람인 줄로 요새 잠깐 착각하고 살았네.

  불후의 명작 리니지에서도 그러지 않았던가. '운명은 예측불허, 그리하여 생은 그 의미를 갖는다.’ K 모씨라는 이상한 인간이 만들어지는 동안 예상할 만한 일들만 있었다면 또 따분하다고 투정부렸겠지. 기억이 참 끈덕지게 발목을 잡는다고 오랜만에 원망하고 미워했는데, 나를 지금 여기까지 데려온 것도 다 덕택이다. 살아 있음에 감사하고 삼천포 흘러가는 대로 내 몸도 맡겨 볼란다.

 

  삼천포는 남해 연안에 있는 사천시 남부에 있는 지방을 일컫는 말이고, 그 지역 주민들은 '삼천포로 빠진다'는 관용표현을 지역 차별로 여긴다고 한다. 인생이 시작되는 삼천포, 진짜 삼천포에도 한번 가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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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2/17 14:00 2010/12/17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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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그렇다면
    2010/12/18 21:00 Delete Reply Permalink

    나도
    진짜

  2. 삼천포(그렇다면)
    2010/12/18 22:00 Delete Reply Permalink

    삼천포란
    세번은 하늘로
    세번은 바다로 갈 운명을 맞았어도
    다시 행복의 인생이 찾아 온다는 것

    삼천포(엇길)의 부정(규범된 길)은 부정에 긍정(나의길)이거든요
    내멋대로 삼천포는(三天浦)

    1. Re: 어느바람
      2010/12/21 15:23 Delete Permalink

      우와 뉘신지 이런 풀이 정말 좋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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