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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글] 어미새와 독사뱀 누가 이길까?

[수청동] 용역 직원의 죽음에 대한 진혼곡
 
새벼리  [2005-06-08] 
 
 



★ 오산 수청동 철거민들의 투쟁을 원천봉쇄하면서 사제 새총으로 철대위 주민들을 공격하고 있는 화성경찰서 경찰들, 노무현시대 타락한 공권력의 현주소를 증명하고 있다.


<타락한 공권력2> 민중의 지팡이가 아닌, 철거 보조지팡이 경찰공권력을 고발한다



경기도 오산 세교지역 수청동 택지 개발도 그렇게 진행되었다. 오산지역은 수원, 용인, 동탄, 평택 등지에 둘러싸인 도심의 ‘허파’역할을 하는 소도시이고, 재개발 주체는 정부투자기관인 ‘대한주택공사’였다. 수청동에서도 재개발 이익에 눈먼 건설 독점자본(대한주택공사는 이미 악명높은 건설 독점자본이다)과 주거권을 쟁취하려는 철거민 투쟁이 수년동안 진행되었다. 부수고 강제철거하려는 ‘용역’들에 맞서 둥지를 지키려는 철거민들의 힘겨운 전투들.



부수고자 하는 사람들은 일당을 받고 동원된 용역 직원들이었고, 저항하는 사람들은 길거리에 내몰릴 위기에 처한 철거민들이었다. 수적으로야 돈으로 동원된 용역이 철거민보다 몇 십 배 많았지만, 삶의 절박성은 철거민들이 수 백 배 간절했다. 당연히 철거 용역직원들은 철거민들을 이길 수 없었다. 일당을 받고 일하는 사람들하고, 둥지를 지키려는 사람들하고 근본이 다른 법이다.



(나무 꼭대기 둥지를 지키려는 ‘어미 새’와 바닥에서 기어 올라와 노략질하려는 ‘독사뱀’의 경우,,, 누가 이길까? 역사는 ‘어미 새’가 이긴다고 기록하고 있다)



타락한 공권력의 현주소



운명의 4월 16일, 오산세교지역 수청동에서는 한바탕 전쟁이 벌어졌다. 그날 밤 방송 언론에서는 “철거민들 화염병 투척, 신나까지 부어 용역직원 불에 타 숨져”라고 대대적으로 보도하였다. 여론 조작에 성공한 경찰 공권력은 당장 오산 수청동 철거민들의 망루를 원천봉쇄하였다. 삶의 둥지를 지키려던 철거민들이 살인자 집단으로 매도되는 순간이었다. 화염병을 던지고 불붙은 ‘용역’에게 신나까지 들이 부었다니,,, 이 날 이후 수청동 철거민들은 짐승만도 못한 취급을 받는다.



수청동 망루 주변으로 철조망을 쳐 출입을 통제한 경기경찰청은 짐승만도 못한 철거민들에 대해 짐승만도 못한 취급을 진행하였다. 망루 맞은편에 골프연습장을 만들어 철거민들을 향해 연습 스윙하는 것은 한량 경찰 간부들의 소일거리였다. 아예 철제로 1m가 넘는 대형 새총까지 제작한 경찰은 철거민 망루를 표적삼아 쏘아대기 시작했다. 엄지손가락만한 볼트 총알은 짐승만도 못한 철거민들을 잡자고 한 짓이리라.



오죽하면 국가인권위와 지역사회 시민단체들이 나서서, 반인권적 탄압을 중단하라고 항의했겠는가. 경기경찰청은 생리대, 물 등 생활필수품 보급에 합의했으나 그나마 통제가 극심했다. 한편, 시민단체들은 철거 과정에서 발생한 용역직원의 죽음에 관해 철저한 진상조사를 촉구하였다. 안전모까지 쓴 건장한 청년이 화염병에 죽었다는 사인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의아해 했던 것이다.



용역 직원의 죽음에 대한 진혼곡



마침내 6월 1일 부검이 실시되었고, 그 결과가 발표되었다. 투석, 화염병 수준이 아니라 소화기 등 무거운 각진 물체에 의한 두개골 함몰 골절이 직접적인 사인으로 추정된단다. 호흡기 소견으로 비강과 기도, 폐에 그을음 흔적이 없단다. 코털이 전소되지 않았으므로, 화염병 이전에 이미 사망 상태였단다. 결국, 젊은 용역직원은 화염병에 의해 죽은 게 아니라, 소화기 등 둔기에 맞아 즉사했다는 부검 결과이다. 그럼, 소화기는 누가 들었고 누가 던졌는가.



현장목격자들은 그 날, 4월 16일 수청동 우성그린빌라 101동과 인접한 102동 지상과 옥상에서 동시에 전투가 벌어졌다고 전한다. 망루가 설치된 101동으로 진입하지 못한 용역 직원 20여명은 머리위에 판넬을 얹고 함성을 지르면서 현장에 들어갔다. 용역들이 농성장으로 진입하려 하자 빌라 옥상과 망루에 있던 사람들이 돌을 던지며 용역들을 막았다. 그러다가 화염병이 터졌고, 용역들은 흩어졌다. 불이 빌라 아래쪽에 번지자 용역들은 소화기 등을 던졌으며, 망루에서 농성하던 철거민들은 양동이로 (신나가 아닌) 물을 부었다. 불을 끄기 위해서였다.



102동에 올라간 동료들의 투척 지원 등을 받으며 101동 진입을 시도하는 용역들 중 한 명이 옷에 불이 붙었다. 피아 구별이 힘든 격렬한 현장 상황에서 ‘그’는 101동과 102동 중간 지점에 사망해 있었다. 그 날, 수청동 철거전문회사 (주)백경스페셜가드 직원들의 철거도구는 안전모와 ‘절단기, 해머, 노루발못뽑기, 소화기’ 등이었다. 자, 다시 누가 소화기를 던졌고, 고인을 죽음으로 이르게 했는가. (어느 죽음이라고 슬프지 않겠는가. 용역회사 직원의 죽음에 대한 진혼곡은 철저한 진상조사이다)



문제는 공권력이다.



사실, 강제철거와 재개발이 이뤄지는 현장 곳곳은 삶과 죽음이 넘나드는 ‘경계선’이다. 수청동에서야 용역이 죽었다지만, 수년동안 얼마나 많은 철거민들이 죽어갔던가. 그들은 차마 눈마저 감지 못한 채 한많은 세상을 떠나갔다. 그들이 무슨 죄가 있는가. 둥지를 지키지 못한 죄? 탐욕스런 건설독점자본에 맞서 둥지를 지키지 못한 죄? 그것이 어째서 철거 서민 당사자 문제로 귀착되는가, 그 것은 국민 주거권을 보호해야할 국가의 엄연한 책무 아니던가.



재개발 이익에 눈먼 건설 독점자본은 그런 치열한 전투 현장 밖에서 오만하고 게걸스런 웃음으로 강제철거를 간접 집행하고 있다.



재개발 업체들은 직접 ‘철거’에 나서지 않는다. 그들은 철거 전문 회사들을 ‘용역’으로 활용하여 ‘강제철거’를 간접 집행한다. 오로지 부수고 파괴함으로써 존재가치를 인정받는 철거 용역들을 해당 지역 주민들과 대립시키는 것이다. 천문학적인 재개발 이익 중 ‘떡고물’을 나눠주고, 자신들은 가끔 협상에 나서 점잔을 빼는 것이다. 뒷짐진 재개발업체, 그들에 동원된 철거 용역, 저항하는 철거민들,,, 기막힌 자본주의적 ‘피라미드 먹이 사슬’ 구조다.



한편, 철거 현장의 경찰 공권력은 철저히 건설 ‘독점자본’, 동원된 철거 ‘용역’의 편에 선다. 경찰들은 절단기와 해머를 든 채 돌격하는 ‘용역’들의 뒤편에 서서 치열한 공방전을 관망한다. 용역들이 휘두르는 해머에 철거민들의 머리가 터지든 말든 전혀 상관하지 않는다. 경찰 공권력은 철거 완료를 위해 동원된 제 2의 철거 전문 용역회사로 기능하는 셈이다. 민중의 지팡이가 아닌, 재개발업체들의 철거 보조지팡이 공권력.



국민 주거권을 최우선적으로 보장해야 할 국가가 제 역할을 포기하고, 민중의 지팡이 노릇을 해야 할 경찰 공권력이 건설 독점자본의 꼬붕 노릇을 수행하고 있는 상징적인 증거가 오산 수청동 철거 현장이다. 최소한의 진실 규명도 없이 철거민들을 살인마 집단으로 매도하고, 철조망으로 외부와 차단하고, 철거민들을 골프 스윙의 표적으로, 쇠뭉치총알 새총의 먹잇감으로 삼았던 경기경찰청과 국가 공권력. (그러나, 6월 1일 부검 결과는 가려질 뻔했던 많은 ‘진실’을 밝혀주고 있다)



자, 이제 문제는 공권력이다. 공권력의 총수 노무현은 자신들이 매도했던 수청동 철거민들과 국민 앞에 사죄하고, 경찰청장과 경기경찰청 책임자는 사퇴해야 마땅하다. 짐승만도 못한 자들이 짐승만도 못한 짓꺼리를 자행했으면 그에 응당한 책임을 져야 하는 것 아닌가. 그런데, 오늘 새벽 속보로 전해지는 <경찰특공대의 오산 수청동 강제진압 예정> 소식은 무어란 말인가, 노무현과 경찰 공권력은 민중 전체를 상대로 전쟁이라도 벌릴 셈인가.



후안무치한 노무현과 건설독점자본의 꼬붕으로 타락한 경찰 공권력은 제 수명 스스로 단축하고 있음을 모르는가. 반성하고 사과하기는커녕 ‘경찰특공대’까지 동원해 오산 수청동 철거민 망루를 진압한다면, 노무현 정권은 더 이상 용서받기 힘들 것임을 명심하라. 노무현, 경찰특공대 더 이상 경거망동하지 말 것을 경고한다!!



* 수수방관하며, 현 상황을 게걸스럽게 즐기고 있을 ‘대한주택공사’는 수청동 주민들과의 실질적인 협상에 즉각 나서라. 그러고도 너희가 정부투자기관이냐. 도대체 너희들의 탐욕으로 얼마나 더 많은 사람들이 죽어야 하는 것이냐. 짐승만도 못한 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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