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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3] 노동계급 중심성과 소수자운동의 관계에 대하여

 글쓴이 : 새벼리
 등록일 : 2005-12-24   14:19:03

 


[메모3] 노동계급 중심성과 소수자운동의 관계에 대하여

이민승 동지가 주창하는 민주노동당의 '노동계급 중심성'에 대해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그런데, 5-7차 중앙위원회 부문할당 조정안 반려 사태를 문제제기하는 소수자부문 동지들의 反민주노총(?)적인 태도에 대해 '분노'를 표현하시는데,,, 제 생각은 다릅니다. 발전적 논의를 위해 몇가지 간추린 견해를 올립니다.

저는 5-7차 중앙위원회 결과를 지켜보며 세가지 글을 각각각 게시하였습니다. 민주노동당 중앙위의 '비겁'에 대하여, 민주노총 '혁신'에 대하여, 민주노동당 지도부의 (현재의) 민주노총에 대한 '태도'에 대하여,,, 각각각 따로 올린 이유는 상호 연관성은 있으나 구별되는 문제들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1) 물론, 정태적인 형식논리로 민주노동당과 민주노총과의 관계를 얘기할 수도 있겠습니다. (신자유주의) 자본의 질곡으로부터 대자적 노동계급에게 부여된 '해방' 투쟁의 임무는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말하는 민주노동당의 노동계급 중심성이란 그런 맥락에서 말해지는 것이겠지요. 대자적 노동계급의 임무.

(2) 그러나, 이민승 동지도 잘 아시듯이 운동은 동태적인 입체적 관계 속에서 질적 발전을 지향하는 것입니다. 조직 형식논리만으로 '원칙'을 내세울때, 그것은 앙상한 강령적 수준의 구호에 그치고 말 것입니다. 하기에, 우리는 각양 각색 사회적 약자들의 反자본투쟁에서 노동계급의 '연대성'을 강조하는 것입니다. 실천적 의미의 노동계급 중심성을 세우기 위한 노력, 이것은 주로 민주노동당이라는 '진보 정당'을 통해 지향하고 있는 가치일 것입니다. 노동계급의 연대성.

(3) 한편, 우리는 민주노조운동의 총본산이랄 수 있는 '(현재의) 민주노총'에 대해 준엄한 평가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골리앗의 신화이자 민주노총의 선봉장이었던 현대중공업노동조합을 제명하는 아픔을 겪으며 민주노조운동의 전통을 고수하고는 있지만, 위기적 상황이라는 데 이견이 없습니다. 그런 민주노총의 위기는 안팎 모두에서 휘몰아치고 있습니다. 자본과 정권의 공세에 편승한 '신노사문화' 이데올로기 침투로부터, 벼랑끝 비정규노동자 문제에 이르기까지,, 신자유주의 로드맵에 이끌려 갈뿐, 어느 것 하나 뚜렷한 노동계급적 투쟁으로 돌파하지 못하고 있는 게 냉정한 현실입니다. 이러다 남한 노동이 전멸하는 거 아닌가 하는 것이 위기 의식의 실체겠지요. 그래서 구호 차원의 "단결"이 아니라, 전멸하지 않기 위한, 자본의 총공세에 맞서기 위한, 현재의 민주노총 완전 혁신을 통한, 실천적 계급적 관점의 "단결"을 강조하고 있는 것입니다. 실천적, 계급적 단결.

(4) 별도로, 진보적인 사회적 약자 투쟁에 대해 강조해 둘 게 있습니다. 이른바 '소수자안의 소수자' 운동이란 것입니다. 여성운동도, 장애인운동도, 성소수자운동도, 환경생태운동도, 이주노동자운동도 여러 층위에서 진행되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반동 집단들의 생색내기용 (관제화된) 캠페인성 소수자 돕기 유행 속에서,,, 우리는 진보정당인 민주노동당과 함께 하는 '소수자 운동'을 주목합니다. 소수자 안의 소수자 투쟁으로도 힘겨운 이중 억압의 소수자 운동 현장에 대해 진지하게 고찰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 5-7차 중앙위원회에 대해 문제제기하고 있는 소수자 운동 활동가들은 '소수자 안의 소수자' 운동을 이끄는 주체들임을 상기하자는 겁니다. 노동계급이 연대해야 할, 민주노동당의 또 다른 주체들인 소수자 안의 소수자 운동.

몇가지 간추린 견해들을 정리하며, 이민승 동지가 제안한 "이제 논쟁을 하자"는 좋은 취지에 시간 나는대로 함께 하겠습니다. 다만, 발전적 논쟁을 위해서 여러가지 복합적인 문제가 얽혀 있는 논제를 (1) 민주노동당의 노동계급 중심성, (2) 현재의 민주노총에 대한 평가, (3) 민주노동당과 (소수자 안의) 소수자 운동의 관계, (4) 부문 할당 개선에 대하여 등등이 구별되는 논쟁이기를 바랍니다. 상호 연관된 문제들이지만, 논점을 분명히 해가며 논쟁하자는 것입니다.

단 한 명의 '아이'를 위해 산간 벽지 오지에 학교를 세우고 수십 명의 교사를 파견하였다는 초기 볼세비키 활동가들의 자세를 되돌아 보며, 다양한 소수자 안의 소수자 투쟁 현실을 실천적으로 옹호, 연대하는 노동계급 중심성으로 바로 서는 민주노동당을 만들어 갔으면 합니다. 정태적인 조직 형식 논리에 기반한 '원칙'의 강조는 운동을 망치는 퇴행적 지름길이다는 생각을 전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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