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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8/23
    ★ [유감] 민주노동당 여성주의는 사라졌는가
    새벼리

★ [유감] 민주노동당 여성주의는 사라졌는가


★ [유감] 민주노동당 여성주의는 사라졌는가
- 이영순, 최순영, 현애자, 김지희, 차수련, 변영주 등 당신들은 여성주의를 논할 자격이 없다


민주노동당 이영순, 최순영, 현애자, 김지희, 차수련, 변영주 등 여성 당원들이 권영길 후보에 대한 지지를 공개 선언하였다.

지지 선언 기자 회견에서 이영순 당원은 “권후보가 진보적 대표 의제인 여성부문에서 열심히 활동했다”고 밝혔으며, 차수련 당원은 “진보정당에서 처음으로 진보 여성 후보가 나왔는데, 여성이라고 무조건 여성을 찍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하였다. 그리고 이들은 “여성의 이름으로” 권영길을 추천한다고 선언하였다.

나는 이영순 당원 개인의 의사도 존중하며, 차수련 당원 개인의 주장도 존중한다. 아울러 개인적인 정치적 의사 표현으로 권영길 후보를 지지 선언한 여성 당원들의 ‘명단’을 존중한다. 다만, 그러한 정치 행위들이 ‘명단’ 작업에 동원 당하지 않고, 순전히 자주적인 리스트-업이었길 진심으로 바라며, 그 ‘명단’을 기억해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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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몇 가지 의문이 든다. 아니 의문이 아니라 지독한 회의감과 분노를 참을 수 없다. 이영순, 최순영, 현애자, 김지희, 차수련, 변영주 당원 등에게 묻겠다.

권영길 후보가 여성 부문에서 무슨 일을 그리 열심히 했는가, 구체적으로 밝혀 보라. 그리고 당내 여성 할당제 관철의 주역 중 한 명인 심상정 후보가 그 중요한 성인지적 예산을 관철시키기 위해 수개월 동안 밤을 새워가며 고군분투했던 것을 왜 눈 감는 것인가, 주류 비주류 가릴 것 없이 국내 여성계에서 ‘심상정의 성인지 예산 관철’이 얼마나 주목받으며 크나큰 평가를 받고 있는 지 정녕 모른단 말인가.

이영순, 최순영, 현애자, 김지희, 차수련, 변영주 당원 등 권영길 후보를 지지한다는 여성 당원들이여! 누가 여성이라고 무조건 여성 후보를 찍어야 한다고 말하는가. 심상정 후보 본인도 생물학적 여성을 내세운 적이 없다. 그저 그간의 활동에서 보여 준 여성주의적인 정치 활동에 대한 평가에 근거하여 정치적 선택을 해 달라고 주문하였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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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금도 기억한다. “나의 성인지적 관점과 실천, 나의 장애인지적 관점과 실천, 나의 소수자적 관점과 실천 등으로 나를 검증해 달라, 무조건 지지하지 말고 나를 철저하게 검증해 달라” 정중하게 청하던 심상정 후보의 겸손한 모습을 감동적으로 기억한다. 그 이는 한 없이 솔직하였다. 당사자가 아니면 온전히 알 수 없으므로 얼마나 치열하게 배우려고 노력하던가. 얼마나 치열하게 이해하고 실천하려 애 쓰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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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묻는다. 이영순, 최순영, 현애자, 김지희, 차수련, 변영주 당원 등은 진정으로 여성주의적 평가에 근거하여 권영길 후보를 선택했는가? 과연 자주적인 평가와 판단에 따른 것인가? 아니라면, 그저 권영길 후보가 좋아서 지지하는 것인가? 그렇다면 시비할 일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다면 “여성의 이름으로”라는 과대망상 레토릭을 당장 철회하라.

이영순, 최순영, 현애자, 김지희, 차수련, 변영주 당원 등 당신들이 저지른 가부장적 이데올로기로 가득 찬 기자회견 현장을 돌아보라. 지난 1999년 진보진영을 뒤흔들었던 제 109주년 노동절 기념 포스터가 2007년 권영길 버전으로 업그레이드되어 당신들의 상징물로 앞장서 있더군. 딸들에게 희망 주는 진보대통령? ㅎㅎ, 가부장적인 이데올로기가 뼈 속 깊숙이 새겨져서 이제는 ‘딸’들이 알아서 자발적으로 굴종하며 시혜를 간구하는 것이 ‘희망’의 지름길이자 ‘진보’인 모양이지?^^

도대체 당신들은 “여성은 인류의 절반이며 당당한 사회적 주체”라는 당 여성 강령 전문 첫 구절을 알기나 하는 것인가. 더 이상 당신들의 자발적인 굴종의 혓바닥으로 “여성의 이름으로”라든가, “민주노동당의 여성주의”를 논하지 말라, 적어도 현재의 당신들의 (자주적이지 못한) 자발적인 굴종을 깊이 성찰하지 않는 한 당신들은 그저 가부장적 기제들을 강화시켜주는 남성들의 장식품, ‘명단’에 불과할 따름이다. 그런 당신들은 더 이상 ‘진보’일 수도 없다.

특히, 내년 총선에 출마한다는 이영순, 최순영, 현애자 등등 당신들은 깊이 성찰하지 않는다면, ‘진보 여성’ 혹은 ‘진보적 여성 정치 세력화’란 타이틀을 달 자격이 없음을 분명히 해 둔다. 그것은 일종의 정치적인 사기이기 때문이다.

민주노동당 중앙당 성평등 강사단 윤 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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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고자료 - 2007년 권영길 지지 포스터와 109주년 노동절 포스터

 
△ 8월 21일, 권영길 후보를 "여성의 이름으로" 지지한다는 기자회견 장면, 저들의 가부장적 이데올로기에 대한 자발적인 굴종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 진보진영의 가부장적 이데올로기의 상징이 되었던 109주년 노동절 포스터, 여성주의적 관점에서 문제제기되었으나 얼마나 실천적으로 성찰하고 혁신되었는지 알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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