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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 | 나

산엘 갔다.

1월 1일.

 

눈내린 산도 처음이지만 가지산도 처음이다.

 

이전에 문수산에 갔던 경험으로 당연 준호도 올라갈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고 발을 딛었다.

그러나 준호에겐 무리였나보다.

끝내는 내려오는 내내 나는 아이를 울렸다.

눈길이라 안거나 업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무한정 기다릴수도 없는 노릇이라...

 

내려오는 동안 준호의 뺨은 눈물로 꽁꽁 얼어있었다.

극기훈련을 온 건 아니었는데...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됐다.

 

^

산이 너무 가고 싶었다.

숨이 탁 트일만한 곳이 나에게 필요했던 것 같다.

그래서 주위에 산을 잘 타거나 아는 사람들에게 말했지만

아이와 함께 가야 하는 것에 부담스러웠는지 별 말 없었다.

나는 산을 많이 가보지도 알지도 못해서 함께 갈 사람이 필요했다.

다행이 친절한 석재행님이 산에 같이 가주신다고 했다.

 

숨통트일 곳을 찾아 간 산에서 다시 한번 현실을 보고 왔다.

나는 혼자가 아님을...

그리고 나를 보고 왔다.

혼자일 수 없는 것에 대해 도망가고 있는 나.

 

내려와서 준호에게 많이 미안했다.

힘들다고 표현하는 아이의 눈에

대꾸도 안하고 자신의 작은 손을 꽉쥐고는

돌뿌리든 미끄러운 얼음판이든 신경쓰지않고

마구 내려가는 엄마의 모습이...

어땠을까...

정말 싫고 소리도 지르고 마구 울고 싶을 것이다.

 

^^

현실이었다.

나만 생각하고 있는 나.

그게 현실...

 

그래서 슬프다.

그래서...

숨통이 더 죄여온다....

 

결국은 나...

내가 범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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