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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의 힘 41호] 03.10.20

 

민주와 어용의 경계를 허물고 2004년 총선을 향해 돌진!?!

 

10월 15일 열달 넘게 파행을 거듭해온 민주노총울산지역본부장선거가 이헌구 후보의 당선으로 일단락되었다. 이번 결선투표에서 이헌구 후보는 22,825표(51.36%)를 얻어 19,278표(43.37%)를 얻은 문용문 후보(현자 자주회)를 눌렀다. 이헌구 후보는 자신이 현직 노조 위원장으로 있는 현대자동차에서 문용문 후보에게 1,300여표 뒤졌는데 현대중공업에서 5,700표 가량을 이겨 당선될 수 있었다. 작년 말 1차 선거에서 5%, 올 초 2차 선거에서 15%의 낮은 투표율로 선거를 무산시켰던 현대중공업 노조는 이번 3차 선거에서 65%의 투표율을 기록했고 이헌구 후보에게 압도적으로 표를 몰아줌으로써 이헌구 후보를 당선시킨 1등 공신이 되었다. 이를 두고 이번 지역본부 선거는 "현중자본과 어용노조의 승리"라는 비판이 거세게 제기되었다. 87년 7-9월 노동자대투쟁 이후 울산 노동운동의 쌍두마차 현자와 현중은 90년 현중 골리앗투쟁과 현자 4.28연대투쟁, 91년 5월투쟁, 93년 현총련 공동임투, 96-97년 노개투 총파업에서 가슴 벅차게 만나왔다. 2003년 10월 현자와 현중은 다시 만났다. 87년 7-9월 노동자대투쟁 이후 투쟁의 역사를 온몸으로 살아온 현중 해고자들을 정리해고시킨 현중노조와 현자노조의 이 기묘한 만남을 역사는 어떻게 기록할까?

'민주와 어용의 경계 파괴'는 올 12월에 치러질 현대자동차 노조 11대 임원선거에서도 가시화될 공산이 크다. 아무리 격심한 내부 갈등 속에서도 현자노조운동에서 역사적으로 공유되고 사수되어온 민주파의 전통이 이번 선거에서 결정적으로 허물어질 지는 미지수이지만, 민주와 어용을 나누던 경계가 불투명해진 것만큼은 확실하다.

한편, 민주노동당 북구지구당은 2003년 12월 22-23일 지구당 총회에서 당선 가능성이 가장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울산 북구 총선 후보를 선출하기로 결정했는데, 후보 선출 자격이 주어지는 3개월 전인 9월 19-20일 1,700여명이 무더기로 입당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지난 2002년 지방선거 때에도 민주노동당 울산시지부의 후보 선출 일정 3개월 전에 1,000여명이 집단 입당했다가 선거 직후 상당수가 탈당했는데 이번에도 그런 사태가 재연되는 건 아닌지, 보수정치 판의 '동원정치'나 '패거리정치'와 뭐가 다른지, 2000년 울산 북구 총선 패배의 악몽이 재현되는 건 아닌지 많은 사람들이 우려하고 있다. 후보 또한 지난 지방선거 때에는 민주노동당 총회가 아니라 민주노총 조합원 총투표로 선출했는데, 이번에는 민주노동당 지구당 총회만으로 총선 후보를 뽑고 이헌구 본부장 체제의 민주노총 지역본부가 이를 지지하는 절차를 밟을 공산이 크다. 작년 지방선거 때 이미 정해져 있던 민주노동당의 후보 선출 일정을 무산시키고 민주노총 조합원 총투표를 끝끝내 관철시켰던 바로 그 주체들이 이번에는 180도 완전히 다른 입장에서 민주노동당 지구당만의 총회로 총선 후보를 선출하자고 밀어부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의 재신임 발표를 놓고 하루만에 당론을 손바닥 뒤집듯 바꾸는 보수정당들과 견주어 전혀 손색이 없다.

이번 울산 북구의 17대 총선 후보는 현자노조 11대 집행부가 누가 되느냐에 따라 후보 선출 방식 결정에 영향이 미치겠지만, 어떤 형태로든 지난 지방선거 때와 마찬가지로 해당 선거구의 조합원 전체가 참여하는 대중경선으로 선출되어야 마땅하고, 민주노총 정치방침을 바로 잡은 위에서 민주노조운동과 노동자 정치운동 세력 전체가 정파를 떠나 함께 하는 노동계 단일후보가 되어야 한다. 2000년과 2002년은 대중들의 기억 속에서 결코 '먼 과거'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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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2/14 14:27 2005/02/14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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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위에서 2005/02/14 14:30 URL EDIT REPLY
저기요~~잘안보입니당~~^^시력탓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