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이 세상을 사시며 단 한번도 권모술수 따위 부리는 걸 못 보았습니다동생들 줄줄이 학교 다닐 때아버지 돌아가시고 심지어맏이인 이 자식까지 군대 간 설상가상 시절에도 딴 생각 않으시고마음 다잡고 입술 깨물며무거운 *방티 머리 이고 골목골목 헤매며억척으로, 억척으로 세상을 견뎌냈지요그렇게 모진 세월 속에자식들이 다 성장하자그때사 큰 숨 한번 내쉬며고향으로 되돌아 가셨지요남에게 속을지언정이웃에겐 아끼지 않으시며 정작당신을 위해선 땡전 한 푼도 아끼시던 당신의 미련스런 생활방식, 그것이 이 아귀다툼 세상 속에서 어떻게 가능했는지 참으로 신기했습니다어머니,이 자식 나이 들고 애비 되어저항의 세월 속에서 세월의 무게만큼 지쳐가면서 당신의 삶을 들여다보고서야당신 삶이야말로 진리였음을 깨달았습니다 온갖 유혹의 세상에서누가 뭐 라든 한 치 흔들림 없이오직 한길만 꿋꿋이 걸으신 어머니, 당신이야말로 진정한 투사이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