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으로 읽기
리우스님의 [노동운동 새길 찾기2] 에 관련된 글.

통하는 게 많으면 힘이 많이 됩니다.... 통하게 되면 미친듯 달려가게 되죠.... 거대한 물결처럼 거침도 없어집니다... 새로워진 눈으로, 새로워진 몸과 마음으로 세상을 다시 바라보게 되죠... 서로 통하는 게 느껴지면 그게 바로 해방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되기를 바랍니다... 샘물이 강으로 바다로 퍼져나가고 있는 중.... 너부리님, 신병현선생님, 박준성 선배님... 모두들 각자 따로따로 말씀허시는데 같이 만나고 있다.... (이런 날도 오는구나.... 오늘 아침 난 행복해 죽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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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성  

2006.05.22 09:22

* 표현법이나 실천의 방식이 좀 다르긴 하지만 그래도 신병현 선생하고는 통하는게 많아요. 작년에 후배들이 인터뷰한다고 만났을 때 했던 말들 가운데 일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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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동자 자기 역사쓰기'를 기본으로 한 노동자 글쓰기운동’도 해보고 싶고, 대안교육에 대한 정리와 활동도 계속하려고..."


"이를 바탕으로 지역 공동체운동에도 참가하려고 해요. 구체적으로 지역에 노동자건강교육센터’라든가 ‘노동자교육문화카페’같은 것을 열었으면 좋겠어요. 예전에 하던 일과 병행하면서 아니면 확장해서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노동자들에게는 사업장과 가족이라는 사이에 지역이라는 공간이 또 있는데 이 공간에 장을 마련하여 휴식도 취하고, 건강도 회복하고, 공부도 하고, 글쓰기도 하고, 텃밭도 가꾸고, 목공 같은 것도 하면서 자기 자신을 재충전 할 수 있는 시간을 갖도록 말예요. 우리가 꿈꾸고 살아가고 싶은 사회를 앞당겨 지금 여기 곳곳에서 실현해 보는 '노동자 지역공동체운동'이지요"


“이 운동은 반자본주의, 탈자본주의를 통일시켜 나가는 지금 여기에서의 실천이라고 할 수 있어요. 반자본주의는 자본주의모순에 대해 저항하고 반대하는 운동이고, 탈자본주의는 자본주의가 사람들을 무의식, 세포까지 지배하면서 자본의 이윤창출을 위해 강요하는 삶의 양식들을 거부하면서 벗어나 우리가 바라고 원하는 세상의 삶의 내용들을 실현하면서 살아보는 거지요. 변혁의 진지같기도 하고 교두보 같기도 하고 디딤돌 같기도 한데. 반자본주의,탈자본주의를 통일시켜 나가는 실천과 삶의 형태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해요.”


“자본주의를 어쩔 수 없는 거라고, 자본주의를 긍정하면서 그 위에서 시도하는 모든 연구와 실천들은 그것이 아무리 성실하고 훌륭하더라도 결과적으로는 자본주의 구조, 모순을 지연시키거나 은폐하는 장치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이념이나 실천 하나하나가 반자본주의 탈자본주의를 지향할 때 자본주의를 넘어설 수 있는 힘이 생기지요. 그러나 지금 당장 이 구조속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생존이예요. 존재를 유지하기 위해 이 안에서 먹고 살아야 하기 때문에 투쟁을 해야 하고, 그와 함께 먹고 사는 방식들을 바꿔 나가면서 궁극적으로 자본주의를 벗어나는 과정없이 새로운 사회라는 것이 가능하지 않다고 봐요. 새로운 사회라는 것이 구조만 바뀐다고 실현되는 것은 아니지요. 밥그릇이 바뀐다고 밥이 그에 따라 자동으로 바뀌는 것이 아니듯 구조만 바꾼다고 해서 내용이 채워지지 않는 것이기 때문에 저항과 탈주가 통일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지요.”


“보통 자기가 차지하고 있는 자리에서 생각이 나오기 마련이고, 자기 자리가 세상 판단의 잣대가 되지만, 자기 자리를 넘어 의식적으로 세상을 제대로 보려고 하는 또 하나의 잣대를 마련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거죠. 그런데 대부분은 자기 자리만을 잣대로 정치, 사회, 경제 등을 바라보려고 하는 모습을 많이 보게 돼요. 시간이 지나고 나이가 들면서 그런 경향이 점점 더 강해지지요.”


“의식의 긴장감을 유지해 가면서 현실에 대한 관심과 함께 바쁘더라도 책을 좀 보았으면 해요. 옛날 읽은 책들은 기억 속에서 가물가물해가고 있을 거고, 세상에 대해 새롭게 해석하는 책들도 많이 나오는데, 현실에 대한 긴장도 떨어지고 책도 안보니까 만나서 함께 애기나눌 거리도 적어지잖아요. 자기가 살아 왔고 경험했고 느꼈던 자기 역사쓰기를 우리부터 해 봤으면 좋겠어요. 그런 것들이 묶여질 때 진짜 밑으로부터 풍부한 역사가 가능해 질 것 같고 ”


“진부한 이야기 같지만 읽기와 쓰기를 좀더 생활화했으면 해요



박준성  

2006.05.22 09:41

'역사'로 복귀 했을 때 내 주된 관심이 '노동자 스스로 자기 역사쓰기'라고 했더니 유경순이 "또, 가르치려 들지 말고, 형 역사부터 먼저 써봐!"하더군요. '자료' 수집부터 해야하는 고리타분한 역사학자의 병폐를 버릴 수 없어 뒤적이다보니 저런 이야기도 했구나 싶어요.


'노동자 자기 역사쓰기'는 역사학자가 노동자 역사를 연구해서 노동자들에게 노동자의 역사를 돌려주는 방식이 아니라 노동자들이 개인으로든 집단으로든 스스로 자기 역사를 쓰고, 역사학자들은 자료를 보충해주고 역사 방법론에 대해 조언해주는 보조자의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그러러면 내 위치를 전도시키고 기존의 질서를 전복하지 않으면 안되겠지요. 생각은 쉽지만 실천은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라고 봐요. 나같은 얼치기 변두리 학자도 '기득'한 것이 꽤 되는데... 운동이 아니면 안될 일이지요.


통일 신라시대 교종에서 선종으로 교체되고 선종 스님들의 사리를 묻는 '부도'를 세우듯, 조선 후기 민중이 스스로 자기 얼굴을 장승에 담아 세우듯, 이제 노동자들이 스스로 자기 역사를 쓰면서 자기세상을 만들어 나가는...모두가 다 자기 역사쓰기의 주체되기.


좀 과하게 표현하면 저들의 자서전과 위인전에 똥칠을 하는 것을 넘어 '자신의 역사'로 도배질을 하자는 것이지요. 저들이 교육시킨 '내가 뭐'하는 열등감과 허위의 겸손에서 벗어나 당당하게 말하고 쓰는 밑으로부터의 도도한 역사쓰기.


노동자를 여성으로 바꾸고 저들을 남성이나 '좃중심'으로 바꾸려면 내 스스로 더 많은 전도와 전복이 필요하겠지만 그렇게 가야겠지요. 김진균 선생님이 돌아가시기 전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자리에서 어린이와 여성의 눈으로 세상보기'를 해야 한다고 강조하던 모습이 생각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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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5/24 17:07 2006/05/24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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