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06/11/26 00:06
Filed Under 이미지적 인간

당신의 고양이님의 [100% 농담영화, <삼거리 극장>] 에 관련된 글.

몇년전엔가 장준환 감독의 '지구를 지켜라'를 보고 한껏 고무되었던 적이 있다. 근사한 신인 감독이 나타났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장준환 감독의 '지구를 지켜라' 보다는 조금 부족한 듯 하긴 하지만 (이건 개인적인 취향의 차이일 수 있다. 귀신이 떼로 나오는 뮤지컬 영화보다 장준환의 시나리오가 더 탄탄하고 영화의 만듦새가 좋았던 것 같다) 오늘, 또 한편의 멋진 데뷔작을 발견했다. 저예산 뮤지컬 영화라는 이름부터 어려운 조건을 타고난 이 영화는 영화판에서 무명인 뮤지컬 배우들의 노래와 연기, 감독의 넘치는 재기발랄함, 맘에드는 카메라의 각도, 음산함과 엽기스런 분위기를 잘 살리는 조명과 저예산이라는게 믿기지 않을만큼 근사하고 B급 감수성을 살린 미술까지...

 

영화의 만듦새는 훌륭했다.

 

 

물론, 드라마가 군데군데 좀 허술한 듯한 아쉬움은 있었지만 이는 뮤지컬이라는 형식의 특성과 2시간이라는 영화의 시간적 한계를 생각할때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그런 단점을 그냥 넘기게 할 만큼 영화는 재미있었다. 그리고 영화에 대한 영화속 대사들은 감독의 영화에 대한 애정을 느끼게 했다.

 

그리고 할 일이 없어 그냥 담배를 피우는 소단을 '현대인'이라는 이름으로 재판하고, 우기남(이름도 참 거시기하다) 사장이 만든 영화의 미노스는 근대농업을 위해 생산력을 향상시키기 위함이라는 그 약간의 시니컬함과 비틀어짐이 좋았다. 그렇게 구구절절 길게 이야기하지 않아도 '지금'을 바라보게 하는 영화이기도 했다.

 

게다가 멋진 가사들과 훌륭한 노래 그리고 식스센스를 비트는 듯한 결말까지... 맘에 든다. ㅎㅎ

 

최근 즐겨보고 있는 '환상의 커플'에서 나상실의 주 특기인 '꼬라지'와 함께 '똥 싸는 소리 하네'라는 말도 즐겨쓰게 되지 않을까 살짝 걱정이 된다. ㅋㅋ

 

간만에 유쾌한 영화를 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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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1/26 00:06 2006/11/26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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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당신의 고양이 2006/11/26 13:1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훗. 똥싸는 소리 하네가 이미 입에 붙어버렸어요 ㅠ_ㅠ

  2. 해미 2006/11/27 11:1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고양이/ ㅋㅋ 글게 말여요. 중독성이 엄청 심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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