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06/04/10 21:49
Filed Under 내 멋대로 살기

주말, 아는 형의 결혼식과 아는 동지의 돌잔치와 한노보연의 운영집행위원회를 위해 부산으로 향하는 KTX에 올랐다.

 

토요일 아침의 KTX는 놀러를 가는 사람들과 가족들을 만나러 가는 사람들로 시끌벅적하다. 일에 지친 노동자들이 출장을 가는길에 잠깐 눈을 붙이는 조용하고 적막하기까지한 평일의 KTX와는 사뭇 분위기가 다르다.

 

주말과 평일의 차이가 아닌 또 다른 어색함... 자리를 안내하고 힘들어도 웃으며 18개의 객차를 살피던 여승무원들이 없다. 그 빈자리를 대신하기 위해 철도 공안들이 객차를 왔다갔다 한다.

 

KTX의 토요일 아침의 어수선함은 누군가의 부재로 인한 것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사고가 나면 어떻게 하나 싶다. 이 많은 승객들을 빈자리 하나 없이 통로까지 채우고 있는 이 승객들이 만에 하나 천에 하나 무슨일이 생긴다면... 아비규환 그 자체일것 같았다.

 

그런 불안감이 슬쩍 떠 돌아 다니는 객차 안이었다.

 

내가 앉아 있는 좌석의 유리창에 작은 스티커가 붙어 있다. KTX 여승무원 동지들이 붙인듯한 그 스티커...

 

앞좌석에 꼳혀 있던 KTX 잡지에 실린 이철사장의 얼굴을 괜시리 구겨본다.

 

누군가의 일터였을 그 곳에 사람은 없고, 스티커만 남아 있다.

 

누군가의 꿈을 싣고 달렸을 그곳에는 절망만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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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4/10 21:49 2006/04/10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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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 작전 변경! 혼자 보기 아까운 글 추천!

    Tracked from / 2006/04/18 07:36  삭제

    메이데이 블로그 찌라시에 추천합니다. ^^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 2006/04/12 09:1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공감..퍼갑니다

  2. 해미 2006/04/13 21:0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 어디로 퍼가신걸까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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