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그림, 여행, 책... 일상의 문화적 향유가 어떤 이미지로 남았는지에 대한 기록'에 해당되는 글 176건

Posted on 2006/10/05 22:44
Filed Under 이미지적 인간

결국.. 질렀다.

 

학위논문의 1차 분석과 월요일까지 마무리해야 하는 프로젝트의 프로포잘을 모두 제껴주시고 당당히(?) 설악산 등반에 나섰다.

 

갈 생각은 주초부터 시작했지만 버스를 타기 전까지도 갈까 말까를 고민했다.

 

하지만 보고서 하나를 마무리하는 순간,

'이대로는 다른 일을 시작할 수 없다'는 가당치도 않은 절실함이 느껴졌고, 결국 후딱 떠났다.

 

장장 17시간을 산에 있었다. 새벽 4시에 산을 오르기 시작해 하산을 하니 오후 7시가 조금 넘었더랬다. 중간에 밥때마다 충분히 쉬면서 온 데다가 여기저기 눈길을 잡아 끄는데가 너무도 많아서 사진찍고 쳐다보니라 시간이 많이 걸렸다.

 

설악산 곳곳은 지난 수해의 흔적으로 장난이 아니었다. 오색에서 대청봉으로 올라가던 길에 있다는 설악폭포는 어디로 갔는지 찾아볼수도 없었고 등산로는 무너지고 곳곳의 다리는 끊어지고 어디가 길인지도 모르게 어디서 굴러왔는지도 모르는 돌들 천지였다.

 

그 상처가 많이 아파보이기도 했고, 워낙에 험한 산이었는라 아직까지 다리가 후들후들한다. (사실 후들후들정도가 아니라 걷기도 힘들다. ㅠㅠ)

 

하지만 세상에 태어나서 그렇게 다양한 붉은색은 처음 봤다. 오색으로 올라가는 길은 해뜨기 전인데다가 수해때문에 멋진 모습을 숨겨만 두고 있던 설악산이 아침 햇빛을 받으며 그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대청과 중청을 거쳐 희운각 산장을 가는 길에서 보이던 외설악의 기암절벽의 아름다움은 정말 표현을 못할 지경이다. 좀 더 좋은 카메라였으면 멋진 풍경 사진을 찍었을 텐데... 직접 가본 자들만의 특권이니... 가슴에다 꼭꼭 담아두어야겠다.

 

천불동 계곡으로 내려오는 길... 기암절벽으로 깍아 세운 그 계곡에는 가을이 한창이었다. 아니 가을이 한창이다 못해 흐드러지고 있었다.

 

아침 햇살에 빛나던 오색-대청 사이의 단풍...

한창때가 조금 지난 조금은 얼룩덜룩한 단풍이지만 역시.. 조명발이 쵝오다.


 



아침의 등산로. 여기저기 사진찍는 사람들이 많았다. 등산객들의 눈길을 잡아끄는...

 


 


 


 


 


 


 


 


 


 


생긴거는 단풍인데 색깔은 은행이다. ㅋㅋ

 


 


 


 


 


 


 


 


 


 


 


 


 


수해로 무너진 등산로를 고치고 있던 현장...

무너진 등산로를 고치는데 사용되는 것은 중국산 돌과 브라질산 모래주머니였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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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0/05 22:44 2006/10/05 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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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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