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그림, 여행, 책... 일상의 문화적 향유가 어떤 이미지로 남았는지에 대한 기록'에 해당되는 글 176건

Posted on 2007/11/20 23:36
Filed Under 이미지적 인간

화제의 영화 색,계를 첫눈이 오는날 좋아라 하는 씨네큐브에서 보았다.

 

정말 정신없이 온갖일을 처리하고 난 후, 거의 그로기의 상태에서 밀린 일을 제끼고 우발적으로 향한 극장이었다.

 

화양연화 이후 양조위를 좋아라하는 나로서는 도저히(?) 피할 수가 없는 영화였다.

 

 

영화의 줄거리는 알려진것처럼 아주 간단하다.

 

일제 점령기의 중국에서 항일 운동을 하던 아마츄어스런 민족극단의 학생들이 몇년후 프로로 거듭나 아마츄어때 노리던 매국노를 암살하겠다 덤비다 실패하는 것이다.

 

그들이 암살의 방법으로 사용한 것은 순진해 보이는 마스크와 팜므파탈의 마스크를 동시에 보여주는 화제의 탕웨이를 이용한 미인계이고 실패를 하는 이유는 이들이 정말 사랑에 빠졌기 때문이다.

 

우찌보면 뻔하디 뻔한 줄거리라 할 수 있다.

 

영화는 사실 리안 감독의 전작인 브로크백 마운틴만은 못하다. 섹스에 대한 묘사는 알려진대로 리얼하기도 하고, 보는 사람이 손에 땀을 쥘만큼 매혹적이기는 하지만 나머지의 관계와 감정은 풍부하게 묘사되지 못한 느낌이다.

 

섹스신은 이와 막부인의 관계와 애정의 심화를 보여주며 단계적으로 나아가며 섬세하게 묘사된다. 거기에 적절한 조명과 미술까지 참으로 150분이 넘는 러닝타임이 전혀 지루하지 않게 느껴질 만큼 긴장과 스릴이 느껴지고 참으로 아름답다는 느낌이 든다.

 

문제는 막 부인으로 거짓 사랑을 한 왕 치아즈가 이와 사랑에 빠지게 되는 과정과 이를 둘러싼 감정, 그리고 독립운동을 한다는 친구들의 태도 등은 이해가 안 되는 부분도 많고 충분히 설명되지도 않는다.

 

비극적 사랑의 감정의 애절함은 별로 느껴지지 않는다. 그게 섹스신의 영향이 너무 강해서인지 아니면 실제 묘사가 부족한지는 모르겠지만, 하루가 지난 지금까지도 섹스신의 잔향은 크지만 감정의 애절함이나 비극적 느낌은 남아있지 않다.

 

사랑의 감정에 대한 느낌과 가슴 저림은 화양연화와 연애시대가 최고가 아닐까?

 

탕웨이의 연기는 매우 훌륭했다. 특히 그 조그마한 입술의 입꼬리를 아주 아주 살짝 올리면서 남자를 유혹하는 모습이라니... 촌스러운 순진한 학생과 요염한 막 부인을 오가는 그녀의 눈빛과 하늘하늘 거리는 몸짓은 정말 예술이었다.

 

양조위야 뭐... 더 이상 얘기할 필요가 없을 만큼 훌륭했다.

 

조금 오버해서 이야기하자면 만약, 배우들의 연기가 이만큼 훌륭하지 않았으면 싸구려 포르노가 되진 않았을지 살짝 걱정이 된다.

 

많이 부족한 영화지만, 그 담날까지 인상을 남기는 독특하고 아름다운 영화임에는 틀림없다. 문득, 화양연화를 다시 보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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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1/20 23:36 2007/11/20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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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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