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푹푹 쩐다

 

 

5월 2일 첫 촛불집회를 참가하며 두려운 마음이 아주 컸다

정처없이 흔들리는 촛불들과 터져나오는 애국가, 견디기 힘든 구호들, 강기갑을 보고 눈물짓는 시민들이 나는 불편하기 그지 없었던 것이다

 

그럼에도 불하고 '운동권 책임감'으로,

2년간 홀로 뛰어다니며 FTA반대를 외쳤지만 이제 그렇게 바라던 관심을 받게 되었으니 '제대로' 하는게 역할이 아니겠냐고 궤변하며 Goal을 모르는 가면놀이를 시작하였었다

 

깃발을 띄우지 못하는 소심함부터 시작해서

운동에 대한 반감때문에 이 모든 것이 사그라들까 두려워 내가 활동하는 단체명을 말하지 못하는 긴장

애국시민의 '순수'한 분노를 혁명(망할, 그렇게 쉬웠으면 왜 진작 안됐겠냐고!!)으로 끌고가려는 좌빨 프락치로 몰릴까, 라는 공포감부터 시작해서

별의별 긴장감이 잔뜩 내 어깨를 움추러들게 만들었다

덕분에 딱딱하게 굳은 내 몸엔 근육통이 찾아왔고,

 

어쨌든 열심히 하고 있다. '책임감있게' 하려고도 하고

(운동권은 완벽한 인간이 아니라고 그렇게 숱히 강변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아직도 착한 사람 되기를 마다않는 감수성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시민'들을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시민이 되어 있으며

함께 분노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싸움을 말리는 예비군을 제외하고는 이 신나는 집회의 현장이 이제 좋아지기까지 했다

어제는 젖은 내 몸을 말려주기위해 불을 피워주고 새 티셔츠를 가져다주고 초콜렛에 김밥을 가져다 준 많은 사람들의 성은까지 입은 터라, 아. 몸둘바를 모르겠다

디씨음식갤러리님들과 소울드레서 회원여러분께 다시한번 감사를, 허허

 

 

어찌되었건

사실 지금 어디로 튀어나갈지 모르는 상황상황들에 나는 어떻게 얼마만큼의 에너지를 어디에 어떻게 분배해야할지 도무지 모르겠다

더 많이 함께 분노하고 더 많이 함께 이야기해야하는 것에 대해서는 짐작하고 있되

구체적으로 무엇을 해야할지에 대해서 모르겠다는 것이다

계획하고 실천하는 것에 익숙해진 감각적으로 정말 후지기 그지없는 이놈의 운동권은 이렇게 두려워하고 있다, 생동하는 에너지를

쉽사리 믿지도 못하고 있다.

너무 슬프다. 인정하기 싫은데.

 

 

 

 

일단 잘 해보자, 할 수 있는데까지.

사라지는 에너지가 생기지 않도록 해야할텐데.

일단은 체력부터 키워야겠다

17시간 데모하는건 너무 힘들다

심지어 그 중 절반은 한자리에 서서했다는거 -ㅅ-;; 헐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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