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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 선생님이 말했다

속에 왠 열이 이렇게 많냐고,

 

나는 열이 많은 사람이었다. 열이 많아서 율무로 물을 끓여 먹고, 닭고기는 먹지않고, 술한잔도 입에 대지 못하고, 구워만든 음식과는 멀리 일년간 살았다.

열이 줄어들었는지 어쨌는지는 모르겠지만 몸이 열을 밖으로 내뿜는 일만큼은 지난 몇달간 볼 수 없었다. 사실, 정말 좋았다. 나를 혐오하지 않아도 되서 참 좋았다.

한국에 온지 나흘만에 온몸에 두드러기가 났다. 또 마음에 열이 생긴 모양이다. 걱정이 진해질수록 눈에 띄게 늘어가는 오돌도돌한 자국들에 마음이 또 꽝 내려앉았다. 지난 일년간의 시간이 무색해질까, 걱정이 되어서 마음이 꽉 막힌다. 싫다, 싫다.

또 반성은 없이 자책만 남았다.

 

걱정속에 하룻밤 자고 일어난 아침에 머리맡 책장에 있는 책한권을 들고 누운자리에서 꼬박 읽어버렸다. 그리운 풍경에 눈이 매워졌다는 말에 내 눈도 많이 매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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