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정재흥 세종연구소 중국연구센터장은 지난 16일 전태일기념관에서 열린 ‘2024년 4월 통일뉴스 월례강좌’에서 ‘새로운 국제질서의 출현과 중국의 대외전략’이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지금 시진핑의 정책을 이끌어가는 사람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향후에 일대일로(一帶一路)와 유라시아, 중앙아시아, 러시아와의 협력을 어떻게 발전시켜 나갈까이고, 거기에는 동북 지역까지 연결이 됩니다.”

정재흥 세종연구소 중국연구센터장은 지난 16일 오후 서울 전태일기념관 공연장에서 열린 ‘2024년 4월 통일뉴스 월례강좌’에서 중국 공산당 20차 대회(2022.10)와 시진핑 3연임(2024.3) 이후 변화에 대해 ‘새로운 국제질서의 출현과 중국의 대외전략’이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정재흥 센터장은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들의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포위, 압박이 이제 본격화되기 시작했다”며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충돌 발생 이후에 이것이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정재흥 센터장은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들의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포위, 압박이 이제 본격화되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자료 제공 - 정재흥]
정재흥 센터장은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들의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포위, 압박이 이제 본격화되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자료 제공 - 정재흥]

러시아는 이미 전쟁 중이고, 중국의 경우 “오커스(AUKUS, 미·영·호주 안보협의체)랑 쿼드(QUAD, 미·일·인도·호주 안보협의체)랑 한미일 안보협력, 이 3가지가 겹겹이 중국을 압박하고 봉쇄하고 포위하겠다는 것”이며, “이 압박의 축이 갈수록 커진다고 하면 긴장의, 갈등의 소위 말하는 물리적 충돌 가능성도 높아질 것”이라고 짚었다.

더구나 “한반도, 대만, 남중국해가 앞으로 가장 리스크가 커진다고 생각한다”고 우려를 표하고 “중국과 러시아에 대해서 압박이 되면 당연히 중국과 러시아는 북한 이란과 더 가까워질 것”이라는 전망도 덧붙였다. 그 과정에서 “러시아와의 중국 교역액이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에 엄청나게 빨리 증가하고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정 센터장은 특히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을 통해 “미국이나 유럽은 (러시아를) 적으로 생각하지만 중국은 러시아의 가장 친한 친구”가 됐고, 미국의 대 러시아 제재 동참 요구에도 불구하고 “인도를 비롯한 글로벌 사우스(Global Shouth) 국가들이 러시아랑 협력하겠다”는 ‘새로운 다극 질서’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의 신흥경제 5국, 브릭스(BRICS)를 필두로 ‘글로벌 사우스’, 중국식 표현으로는 이란, 파키스탄, 북한 등을 포괄하는 ‘반 서방’ 진영이 대두되고 있다는 것. “지금 새로운 다극 질서가 출현했다”는 인식이다.

이같은 상황을 전제로 정 센터장은 “20차 당대회 이후에 중국의 대외전략이 많이 변했다”며 “중국이 유라시아라는 이 거대한 판을 갖고 새로운 정치·경제 질서를 만들어가겠다는 것”이라고 요약했다.

정 센터장은 중국이 유라시아와 글로벌 사우스 내지는 ‘반 서방’이라는 거대한 전략 구상을 추진할 수 있게 된 배경으로 중국의 반도체 등 첨단기술과 14억 자체 시장에 더해 러시아의 값싼 에너지와 추가 시장이 결합돼 있고, 글로벌 사우스와의 교역 전망도 밝다는 점을 꼽았다.

중국은 건국 100주년이 되는 “2049년까지 중국이 적어도 사회주의 특색 사회주의 강대국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내세우고 있으며, 이를 위해서 “시진핑이라는 이 강력한 리더를 중심으로 새로운 정치 체제”을 구축했고, “강권 정치, 패권주의를 반대하고 그리고 훨씬 더 공정하고 평등한 새로운 질서를 만들겠다”는 ‘소프트 파워’, 담론에 힘을 쏟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의 핵심 대외정책인 일대일로(一帶一路). [자료 제공 - 정재흥]
중국의 핵심 대외정책인 일대일로(一帶一路). [자료 제공 - 정재흥]

실제로도 “미국이나 서방은 해 줄 수 없는 걸 지금 중국이 만들어주고 있다. 아프리카, 중동, 중아시아 지금 도로 닦고 인프라 닦고 뭐 이런 것들을 다 중국 자본이 들어가서 해주고 있다”며 중국의 일대일로가 지향하는 ‘서쪽’과 러시아의 ‘유라시아 경제연합체’가 교집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중국이 지금 일대일로에 대해 조정을 하고 있다”며 “옛날처럼 무조건 그냥 필요하다고 해서 돈 주는 게 아니라 정부가 전략적으로 봐서 필요한 부분만 집중해서 지원을 하고 이제는 일방적인 지원이 아니라 상호 윈윈하는 구조로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정 센터장은 “중국은 시진핑이라는 강력한 1인 지도체제가 형성이 돼 있다”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부친 쉬중신(習仲勳)은 중국 공산혁명의 주역 중 한 명이고, 부인 펑리위안(彭麗媛)은 군인이며, 정치적 고향은 중국 서북지역인 산시성(陝西省)이라고 적시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3월 14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1차 회의 제3차 전체회의에서 표결을 거쳐 만장일치로 국가주석에 선출됐다.  [사진 출처 - https://english.www.gov.cn]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3월 중국공산당 총서기와 국가 주석으로 선출돼 처음으로 3연임에 성공했다. [사진 출처 - https://english.www.gov.cn]

짱쩌민(江澤民) 주석 시기 주류를 이룬 상하이방(上海帮)은 대체로 태평양 연안지역 출신으로 미국, 일본, 한국 등 태평양 국가들과의 관계를 중시했다면, 시진핑 시기는 “장쩌민 때와는 다르게 중앙아시아, 유라시아, 러시아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것.

정 센터장은 “지금 중국이 내부적으로 가장 큰 딜레마가 고령화 그리고 양극화, 빈부의 격차”라고 짚고 시진핑 주석이 ‘공동부유론’를 주창하며 부동산에 ‘브레이크’를 걸어 “지금 부동산 기업들이 도산하고 부동산 가격이 떨어지고 있다”고 전하고 이를 꼭 부정적으로 볼 사안은 아니라고 말했다. 거대 민영 자본에 대한 압박이나 사교육 통제 등도 이같은 맥락이라는 것.

“중국은 경제도 점진적으로 발전을 해 가면서도 이 사회의 어떤 모순 이런 것들을 또 해결해 가는 이게 쉽지는 않다. 이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건 쉽지 않다”면서 “황금만능주의라서 부정부패도 심했는데 이런 게 지금 많이 척결되고 있기 때문에 과거랑 다른 것 같다”고 진단했다.

정 센터장은 사견임을 전제로 “중국이 얘기하는 이 사회주의가 정말 현대화되고 이게 어느 정도 경제적인 부를 갖춘 사회주의 담론이 된다면 자본주의보다 훨씬 더 경쟁력이 있을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의 일대일로의 키워드인 ‘유라시아’에는 북한도 포함된다. “지금 중국과 북한의 관계가 가까워지고 있다”는 것이며, 이례적으로 “지금 베이징에 나가 있는 리용남 대사 같은 경우는 대외경제무역상 출신”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조중 친선의 해’를 기념하기 위하여 북한을 공식 친선방문하고 있는 자오러지 중국 전인대 상무위원장을 단장으로 하는 중국 당 및 정부 대표단을 4월 13일 접견했다. [자료 사진 - 통일뉴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조중 친선의 해’를 기념하기 위하여 북한을 공식 친선방문하고 있는 자오러지 중국 전인대 상무위원장을 단장으로 하는 중국 당 및 정부 대표단을 4월 13일 접견했다. [자료 사진 - 통일뉴스]

뿐만 아니라 “북한 입장에서는 중국과 러시아가 자기의 어떤 확실한 우군으로서 이게 확보가 된다고 하면 적어도 안보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어느 정도 이제는 안정을 저는 유지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기류를 전했다.

중국과는 “동북3성의 지방 간의 교류 같은 거 이런 거를 더 확대시켜 나가고 그래서 관광이라든지 기본적인 그러니까 이런 가공 무역 이런 쪽으로 아마 저는 얘기가 많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작년과 최근에 중국의 동북3성 정부의 고위 관계자들이 계속 왔다 갔다 하고 있다”고 주목했다.

나아가 “올해 조중 수교 75주년 행사를 지금 많이 한다”며 “앞으로 김정은 위원장이 하반기에 베이징을 방문한다고 하면 아마 꽤 큰 뭔가 좀 성과를 내려고 할 거라고 보여진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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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흥 센터장은 강연에 이어 참석자들의 질문에 답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통일뉴스 월례강좌는 (사)평화3000이 후원하고 있으며, 5월 강좌는 오는 5월 14일 오후 6시 30분 전태일기념관 공연장에서 “AI와 진보”를 주제로 권태현 AI 전문강사가 강연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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