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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 광주에 곽종근 있었다면···" 5·18 어머니들 탄원

임병선 에디터

byeongseon1610@mindl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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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조

  • 입력 2026.09.19 07:05

  • 수정 2026.09.19 07:16

  • 댓글 0

21일 선고공판 앞두고 재판부에 선처 호소

이성적 판단으로 국회 주변 충돌을 막아

김용현의 명령 거부하고 병력 철수 지시

헌재와 법원에서 일관되고 진솔한 진술

5·18 유족어머니회와 광주시 의원 참여

군인들 사지로 내몬 윤석열 어이없는 진술

"국민들 편히 주무시게 밤 10시 계엄 선포"

김현태 등과 달리 부하들 용서 구하고

부끄럽지 않은 길 걷는지 생각했으면

11월 3일 내란 사건 재판에 출석한 곽종근 전 특전사령관의 진술 장면. MBC 화면 갈무리

"책임을 회피했던 이들과 달리 모든 진실을 밝히고 뉘우쳤음에도 징역 20년이라는 구형을(대로 선고) 받는다면 앞으로 대한민국의 큰 공익을 위해 자신의 모든것을 걸고 진실을 밝히고자 나설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곽종근 전 특전사령관을 위한 선처탄원 서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서 만약 곽종근 전 특전사령관의 진실을 밝히기 위한 희생과 용기가 없었다면, 지금 우리가 당연한 듯 누리고 있는 일상은 어쩌면 많이 달랐을지도 모릅니다."

지난 8월 27일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 올라온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의 탄원서 서명을 권하는 글의 일부다. 5·18 광주민주화운동 관련 단체까지 곽 전 사령관의 탄원을 호소하는 데 동참하고 나섰다. 곽 전 사령관 같은 계엄군 지휘관 같은 사람이 1980년 광주에 있었다면 참담한 비극은 막을 수 있었을지 모른다는 판단에서다. 오는 2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이현경 부장판사) 선고 공판을 앞두고 탄원이 재판부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곽 전 사령관의 선처를 탄원하는 이유는 세 가지로 꼽혔다. 첫째 진실 규명 헌신이다. 사건 직후 자수서를 제출하고, 수사와 공판 과정에 적극적으로 협조해 전말을 낱낱이 밝혔다는 것이다. 그의 증언이 없었다면 진실은 은폐됐을지 모른다고 했다.

둘째로 헌정 질서 회복에 기여했다는 것을 들었다. 헌신적이고 용기 있는 증언은 대한민국의 헌법질서를 회복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셋째는 내란 특검의 20년 구형이 진실의 편에 선 사람에게 과도한 양형이라는 이유에서다.

5·18유족어머니회 일동과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회 시의원 일동, 더불어민주당 한민수·양부남·부승찬·박범계 국회의원, 강북시민연대 등 2000여명은 최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에 곽 전 사령관에 대한 정상참작 탄원서를 제출했다고 아시아경제가 지난 16일 보도했다. jtbc도 18일 거의 같은 내용을 전했다.

1980년 5월 계엄군이었던 공수부대의 폭력과 총격으로 가족을 잃은 5·18 유족 어머니들은 탄원서에서 "계엄 소식을 듣고 80년 5월 공수부대의 무자비한 사격 모습이 떠올라 트라우마로 밤을 지새웠다"며 "하지만 곽 전 사령관의 현명한 지휘로 유혈 사태 없이 마무리되는 것을 지켜봤다"고 밝혔다. 이어 "80년 5월에도 곽 전 사령관 같은 지휘관이 있었다면 무고한 희생이 없었을 것이라는 안타까움이 든다"며 "상부 명령으로 병력을 파견했지만 이성적 판단으로 충돌을 막았고, 국회의 비상계엄 해제 요구 가결 즉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재투입 명령을 거부하고 전 병력 철수를 지시해 국민의 생명을 지켰다"고 강조했다.

또한 "곽 전 사령관은 국회 국정조사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이 비화폰을 통해 국회 문을 부수고 인원들을 끌어내라고 직접 지시했다고 증언했다"며 "탄핵 심판 변론에서도 윤 전 대통령이 끌어내라고 지시한 대상이 요원이 아닌 국회의원이었다고 밝혔다. 다양한 증언과 증거에 의해 진실로 말하고 있음을 사실로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회 시의원들도 탄원서를 통해 "곽 전 사령관은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는 자수서를 제출하고, 헌법재판소와 법정에서 일관되고 진솔한 진술로 계엄의 불법성을 밝히는 데 앞장선 공익신고자"라며 "모든 책임을 부하들에게 돌리고 반성조차 없던 80년 5월의 군 지휘관들과는 완전히 달랐다"고 적었다.

이어 "곽 전 사령관이 홀로 5·18 국립묘지를 참배해 무자비한 폭력에 희생된 영령을 추모하고 광주의 아픔에 참회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며 "진실을 밝히고자 한 공과를 살펴 그가 자유의 몸으로 남은 재판과 조사에 임할 수 있도록 선처해 달라"고 호소했다.

탄원인들은 특검이 곽 전 사령관에게 구형한 징역 20년에 대해서도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 진실을 밝히는 데 앞장선 공익신고자에게 내린 구형량으로는 지나치게 과하다"며 재판부의 현명한 판단을 촉구했다.

 

2025년 11월 3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증인 곽종근 전 육군특수전사령관에게 질문하는 윤석열 전 대통령 jtbc 뉴스 유튜브 화면 갈무리

곽 전 사령관과 같은 수많은 군인들을 사지로 몰아넣은 군 통수권자 윤석열 전 대통령은 내란 2년이 다 돼가는 이 시점에도 어처구니 없는 발언을 법정에서 일삼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이 지난 17일 법정에서 ‘국민들이 주무시기 전에 방송으로 알려드리기 위해 밤 10시쯤 비상계엄을 선포했다’는 취지로 주장한 데 대해 더불어민주당이 “일말의 반성조차 찾아볼 수 없다”며 재판부에 엄정한 판단을 촉구했다.

이용우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에서 “윤 전 대통령이 오늘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 항소심 공판에서 후안무치한 태도로 일관했다”며 “(윤 전 대통령은) 국민들을 배려해 취침 전 (밤) 10시에 계엄을 선포했고 시간을 신중하게 골랐다고 궤변을 늘어놓았다”며 “심지어 계엄을 여러 번 했다면 더 완벽하게 했을 것이라는 취지의 아쉬움까지 토로했다”고 비판했다.

이 대변인은 “어떤 궤변으로도 헌정질서를 파괴한 책임을 덮을 수 없다”며 “국민을 우롱하는 후안무치한 태도로 국민들의 분노만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헌정질서를 파괴한 범죄에 결코 관용이 없다는 사실을 판결로써 분명히 확인해 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2월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윤 전 대통령은 12·3 내란이 ‘대국민 메시지 계엄’이었다는 주장을 고수하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은 4월 16일 위증 혐의 사건 1심 공판에서도 “계엄 선포가 너무 늦어지면 국회 해제 요구안도 늦어지고 국민들 주무시기 전 이걸 알 수 없기에 계엄 선포를 빨리하고 다시 올라올 테니 (국무위원들에게) 여기 대기하고 있어라고 해서 국무위원들이 대기했다”고 말한 바 있다.

지난해 11월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한 전 총리가 국무회의 소집 건의를 하기 전부터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계엄을 선포할 계획이었다는 취지의 허위 증언을 한 혐의로 기소됐던 윤 전 대통령은 1심에 이어 지난 16일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아래는 한겨레신문 8월 3일자 <한겨레 프리즘>에 실린 이유진 오픈데스크 팀장의 글이다.

 

“피고인 곽종근입니다. 먼저, 국민께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죄드립니다.”

지난달 24일 12·3 비상계엄 당시 국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병력을 투입하고 정치인 체포조를 운영하는 등 내란에 가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직 군 고위 장성들에 대한 1심 결심공판이 열렸다.

피고인석에는 곽종근 전 육군특수전사령관도 있었다.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서 ‘국회에서 의원들을 끌어내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일관되게 증언해온 그도 사법적 단죄의 대상에서 예외일 순 없었다.

이날 징역 20년이 구형된 곽 전 사령관은 6분가량의 최후진술 대부분을 국민과 부하들에게 사죄하는 데 썼다. 혐의를 부인하며 “너무너무 억울하다”던 앞선 피고인들의 최후진술과는 달랐다.

진술 초반,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고개를 숙였다. 이때 재판부 쪽을 바라보지 않은 점이 눈길을 끌었다. 자신이 용서를 구해야 할 이들은 재판정 밖의 국민이라는 점을 아는 듯해서다. ‘비상계엄’ 앞에는 꼬박꼬박 ‘위헌·위법한’이라는 말을 붙였다. ‘12·3 비상계엄은 내란’이라는 법원의 잇따른 판결을 존중하려는 태도로 이해했다.

계엄 당시 ‘군경의 소극적 임무 수행’도 시민의 공으로 돌렸다. “국회에 먼저 도착해서 온몸으로 저항하시는 시민분들을 보면서, (그 모습이) 저뿐만 아니라 현장에 있던 부대원들의 양심을 일깨우기 시작했다”는 것.

곽 전 사령관의 최후진술이 인상적인 이유는 그간 내란 재판 피고인 대부분이 최후진술 기회를 혐의 부인, 특검 비난에 썼기 때문이다.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 1심 당시 조은석 특별검사팀이 사형을 구형하자, 특검을 ‘이리 떼’로 비난하고 공소장은 ‘망상과 소설’이라고 강변한 윤 전 대통령이 대표적이다. 이후 1심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하며 “비상계엄으로 인해 막대한 사회적 비용이 초래됐음에도 사과의 뜻을 내비치는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최후진술을 ‘윤 어게인’을 부르짖는 자리로 이용하는 이도 있다. 계엄 당시 곽 전 사령관의 직속 부하로 병력을 이끌고 국회 본관에 침투한 혐의를 받는 김현태 전 특수전사령부 제707특수임무단장이다.

김 전 단장은 지난달 28일 열린 1심 결심공판 최후진술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옳았다”고 주장했다. 1월 국방부에서 파면된 뒤부터 계엄을 옹호해온 그답다. 유튜브 생방송에서는 “오늘 법정 가서 윤 어게인을 한번 크게 외치고 나올까”라더니 차마 그것까진 못 한 모양이다.

특검팀은 김 전 단장에게 징역 18년을 구형했다. 특검팀은 김 전 단장이 “현장에서 직접 무력 폭동을 주도하고서도 일말의 자성도 없이, 사법기관과 동료를 비난하며 민주주의를 조롱한다”며 선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중형이 구형됐지만 김 전 단장은 아랑곳하지 않는 모양새다.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최후진술 전문과 영상을 올리곤 ‘윤 어게인’ 결집의 불씨로 쓰고 있다. “본인의 감형보다 윤석열 대통령님을 생각한 김현태 단장님 존경합니다”, “유일하게 재판정에서 윤석열이 옳았다고 외쳐주신 분” 같은 댓글을 보니 그의 노림수가 통하긴 통한 것 같다.

이쯤에서 궁금해졌다. 김 전 단장은 한때 상관이었던 곽 전 사령관의 최후진술을 찾아 들었을까. 곽 전 사령관이 최후진술에서 남긴 당부를 김 전 단장도 꼭 들었으면 해서다. 곽 전 사령관은 “저를 포함한 위헌·위법한 비상계엄과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모든 사람들이, 특히 최고 책임자였던 사람들이 개인의 양심과 역사, 국민 앞에 부끄럽지 않게 올바른 길을 가고 있는 것인지 생각해봤으면 좋겠다”고 했다.

1심 선고를 기다리면서 생각해본다. 죗값에 걸맞은 선고만큼 국민들이 바라 마지않는 건 내란 가담자들의 진정한 반성이 아닐까. 잘못에 대한 책임을 다하고 “떳떳한 아빠”로 되돌아가고 싶다는 곽 전 사령관의 당부가 그들의 양심에 닿기를, 어려운 줄 알면서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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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윤석열·김건희, 올여름 ‘냉방’ 구치소 접견실 하루 4∼7회 ‘특혜 이용’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26/09/19 09:02
  • 수정일
    2026/09/19 09:03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김채운기자

  • 수정 2026-09-19 08:12

하루 최대 5시간 이용도…“일반 수용자들은 10분 접견도 어려워”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사진공동취재단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가 올여름 동안 하루에 많게는 4∼7회, 길게는 4∼5시간 동안 구치소 접견실을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치소 접견실은 수용실과 달리 냉방이 제공된다. 교정시설 접견실이 부족해 법무부가 변호사의 동시 접견 예약 횟수를 제한하고 있는 상황에서, 장시간·반복 접견은 특혜라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김기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법무부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 6월∼8월 3개월 동안 모두 150시간 접견실을 사용했다. 접견일은 48일, 총 접견 횟수는 94회였다. 이틀에 한 번꼴로 하루 평균 3시간 넘게 접견실을 쓴 셈이다. 하루에 많게는 7회까지, 길게는 4시간56분 동안 접견실을 이용했다.

윤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는 같은 기간 접견실을 99시간 사용했다. 접견일은 63일, 접견 횟수는 155회로 1.5일에 한 번꼴이다. 하루에 많게는 4회까지, 길게는 4시간19분 동안 접견실을 썼다. 내란주요임무종사 혐의를 받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도 같은 기간 총 99시간을 접견했다. 접견일은 52일, 횟수는 104회로 약 이틀에 한번 꼴이다. 하루에 많게는 4회, 길게는 5시간14분 동안 접견실을 사용했다.

김기표 의원은 “일반 수용자들은 찜통 더위 속에서 10분 남짓한 접견도 어려운 실정인데, 내란 피의자들은 접견실을 사실상 피서지처럼 이용하고 있다”며 “법무부는 이런 특혜를 방치하지 말고 접견 제도를 공정하게 운영할 엄격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채운 기자 cw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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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병 압박 미국에 국민의 저력을 보여주자”…트럼프 규탄 촛불문화제 9일 차

이영석 기자 | 기사입력 2026/09/18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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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18일 기자회견을 열고 ‘전쟁에 개입하는 파병은 없다’고 밝힌 이날 오후 7시 주한 미국 대사관 인근 KT광화문빌딩 앞에서 ‘파병강요 국제깡패 트럼프 규탄 촛불문화제’가 열렸다.

 

  © 이영석 기자

 

‘파병강요 국제깡패 트럼프 규탄 시민학생 농성단’이 주최한 촛불문화제가 9일 차를 맞으며 약 80명의 참가자가 우렁차게 구호를 외쳤다.

 

“침략전쟁 파병 압박 미국을 규탄한다!”

“전쟁 강요 주권 침해 미국을 규탄한다!”

 

김복기 마포은평서대문촛불행동 공동대표는 “미국이 우리나라에 파병을 요청하는 것은 시간이 지날수록 (이란전쟁에서) 미국이 계속 불리해지기 때문이다. 우리가 파병하면 어떻게 되겠는가?”라고 물으며 “우리의 파병이 트럼프의 이란전쟁에 명분을 주지 않겠는가? 우리의 파병으로 막대한 전쟁 비용까지 우리가 떠안게 된다면 트럼프가 얼마나 신나겠는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에 대한 파병 요구는 또 다른 방식의 예속화요, 수탈”이라며 “파병을 압박하는 미국에 주권자 국민의 저력을 보여주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촛불행동 언론개혁특별위원장인 이득우 조선일보폐간시민실천단 단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파병을 강요하며 “대한 국민의 개죽음을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조선일보 매국세력은 “미국에 은혜를 갚으라 선동질”이라면서 “얼마나 더 많은 희생을 해야 은혜를 갚는 것인지 매국세력에게 묻고 싶다. 도대체 언제까지 보은 타령을 하려 하는가?”라고 규탄했다.

 

이어 “온 국민이 똘똘 뭉쳐 대한민국과 대한 국민을 위해 파병을 반대해야 한다. 똘똘 뭉쳐 조금도 아름답지 못한 나라 미국에 대항해야 한다”라고 역설했다.

 

권민성 영등포양천강서촛불행동 촬영국장은 “이재명 대통령이 오늘 기자회견을 통해 파병은 없다고 분명히 말한 것은 참으로 다행이다”라며 이 대통령을 향해 “이후에도 트럼프의 어떤 압박에도 굴하지 말고 파병을 단호히 거부함으로써 기필코 우리 국민의 생명을 끝까지 책임지는 대통령이 돼 달라”라고 당부했다.

 

이어 한국의 이란 파병 문제는 “한국 국민의 자존감을 전 세계적으로 가장 상위에 놓느냐, 아니면 가장 줏대 없는 비굴한 나라가 되어 최하위로 떨어뜨릴 것이냐 하는 절체절명의 선택”이라며 “파병을 단호히 거부하고 자존감 최고 높은 한국인으로서 앞으로 전 세계를 상대로 당당하게 외교 할 수 있게 된다면 그게 바로 실리가 아니겠는가?”라고 강조했다.

 

▲ 왼쪽부터 김복기 공동대표, 이득우 단장, 권민성 촬영국장.  © 이영석 기자

 

도봉촛불행동 운영위원인 박재석 신부는 “트럼프의 심보는 자기 말 잘 듣는 똘마니 나라들을 침략전쟁에 참여시켜 자기네와 똑같이 전쟁 가해국, 전쟁 범죄국으로 만들고 싶은 심보인가 보다”라며 미국을 향해 “파병은 무슨 얼어 죽을 파병?”, “우리 한민족에게 전범국의 오명을 새기려 들지 마라”라고 경고했다.

 

또 오늘 기자회견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파병은 없다’는 선언을 두고 “미국에 지지 않겠다”라는 뜻이자 “국민에게 미국과 싸우는 데 힘을 보태 달라”라는 것으로 들렸다며 “확실히 국민주권정부 단독으로는 힘이 들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땅의 주인인 주권자 국민의 조직된 힘이 있으면 저 미국을 몰아내는 것은 일도 아니”라면서 촛불광장으로 모여달라고 호소했다.

 

김우석 대진연 회원은 “이재명 대통령은 (오늘 기자회견에서) 국익이 관계, 압박, 강요에 흔들리면 안 된다고 말하면서도 콕 집어 미국이 그렇다는 것은 아니라는 말을 덧붙였다”라며 “우리는 왜 폭압을 자행하는 대상을 속 시원하게 말하지 못하는가? 왜 꼭 그 사람이 아니라고 비굴하게 뒤에 덧붙여야만 하는가?”라고 했다.

 

그러면서 “자신들의 전쟁에 파병하라 압박한 것도, 관세 인상을 무기로 비합리적인 투자를 강요한 것도 바로 미국이라는 것을 온 나라 국민이 다 알지 않는가?”라며 “자주 없는 안보는 허상에 불과하다”라고 지적했다.

 

▲ 박재석 신부(왼쪽)와 김우석 회원.  © 이영석 기자

 

▲ 대진연 학생들이 무대에 올라 율동 공연을 했다.  © 이영석 기자

 

▲ 일과 후 노래모임 다시부를노래가 「아메리카No」, 「부딪쳐」, 「신발끈 고쳐매고」를 불렀다.  © 이영석 기자

 

  © 이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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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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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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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 “저는 연임할 생각 전혀 없다”

“전쟁에 관여 또는 개입하는 파병은 없다” 선긋기 (전문)

  • 기자명 이광길 기자
  • 입력 2026.09.18 11:13
  • 수정 2026.09.18 16:11
  • 댓글 0
1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지가회견을 개최한 이 대통령. [사진-청와대]
1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지가회견을 개최한 이 대통령. [사진-청와대]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공소취소-연임개헌 논란’을 비롯한 여러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정치 상황에 대한 타협의 산물로 탄생한 1987년 헌법은 더 이상 오늘의 대한민국에 맞지 않는 옷”이라며 “여야 정치권의 합리적 토론과 국민적 합의에 따라 개정될 수 있도록 저도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5·18 광주민주화 운동, 그리고 부마항쟁의 정신의 헌법 전문 편입, 국민기본권 강화, 일부 대통령 권한의 국회·지방정부 분산, 정책 일관성과 국정 안정을 위한 대통령 연임제 도입 등 개헌에 대한 저의 입장은 오래전부터 일관되어 왔다”고 상기시켰다.

이 대통령은 “내각책임제나 이원 집정제를 도입하려 한다는 일각의 주장은 터무니없는 것”이고 “헌법 개정을 통한 저의 연임은 헌법상 불가능하며, 저 역시 연임을 생각해 본 적조차 없음을 수차례 여러 경로로 밝혔다”고 상기시켰다.

그는 “그렇기에 연임하지 않겠다고 약속하라는 요구는 마치 제가 연임을 구상하다 포기하는 프레임을 만들려는 정치공세라고 생각했다. 그럼에도 이 기회에 다시한번 확고하게 말씀드린다”면서 “저는 연임할 생각 전혀 없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또한 “이 자리에서 제가 국회 측에 명백하게 부탁드리고 싶은 게 있다”면서 “지금 논란이 되고 있는 특검의 권한사항 중에 기존 기소사건들에 대한 이송 또는 처분에 조항들은 삭제하시고 진상규명에만 집중해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불필요하게 공소취소 논란이 발생하지 않게 조치해주시길 요청드린다”는 것.

그간 국정 동력을 떨어뜨려온 주범으로 꼽힌 두 사안에 대해, 이 대통령이 직접 공개적으로 비교적 분명한 입장을 밝힌 셈이다. 

‘호르무즈 파병’ 문제에 대해, 이 대통령은 “전쟁에 관여 또는 개입하는 파병은 없다. 그건 명백하게 말씀드릴 수 있다. 그런 형태의 파병이든 군 자산 파견이든 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우리로서는 다른 국가들이 하는 것처럼 자국의 상선과 원유 수송로, 국민들의 생명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활동은 해야된다라는 점도 분명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게 혹여라도 경계선이 불명확해서 뒤섞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우리 국민들께서 걱정하시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미 청해부대가 파견되어서 해적 등을 포함한 선박 수송로, 국민 안전 위협에 군이 대응하고 있다. 이를 좀 강화하는 부분에 대해서 우리가 검토하고 고심하고 있다는 건 사실이다. 이게 마치 전쟁에 개입, 관여 또는 파병이 아니냐 혹시 전투병 보내는 게 아니냐 외국군 지휘 하에 우리 장병들을 배속시켜서 위험에 처하게 아니냐는 걱정들이 있는 것 같은 데 분명하게 다시한번 말씀드리면 전쟁 파병은 없다.”

이 대통령은 “북한과 미국의 대화가 재개되는 것이 남북 간 대화 재개보다 훨씬 쉽고, 그것이 남북대화를 가능하게 한다”고 거듭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간 만남이 성사될지는 저로서도 단정할 수 없”으나 “분명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은 대화를 원하고 있고 저 역시 대화를 권하고 있고 또 북미대화가 가능할 수 있도록 우리는 사전조정작업을 나름대로는 계속하고 있다”고 알렸다.

‘한국 패싱론’에 대해서는 “대화가 진전되는 초기에는 우리가 좀 멀리 떨어져 있을 수 있으나 북미관계 진전을 위해서는 우리 대한민국 정부가 해야 될 역할이 있다. 북미 협력을 하기 위해서도 우리 대한민국 정부의 역할이 없을 수 없다”면서 “패싱에 대해서는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잘라 말했다. 

이 대통령은 대미 투자 협상에서 일관된 쟁점은 ‘상업적 합리성’이었다고 밝혔다. 현 상황에 대해서는 “(실무선에서는) 거의 합의가 됐다고 하는데 제가 내용을 보니까 동의하기가 쉽지 않은 부분들이 좀 있어서 다시 얘기하는 중”이라고 알렸다.

이날 기자회견은「국민의 뜻, 국민의 삶 더 살피겠습니다」슬로건 아래 원래 예정시간인 10시에서 30분 늦게 시작됐다. 정치·외교, 정책·경제 두 분야로 나눠 100분간 진행됐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이 사회를 맡았다. 

<이재명 대통령 기자회견 모두발언>(전문)


존경하고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대한국민의 대표 공복으로서 민족의 명절 추석을 앞두고,
여전히 어려운 환경에서 힘겨운 일상을 살아가고 계신
국민 여러분께 송구한 마음으로 인사드립니다.

국민의 명을 받아 국가의 운명과 국민의 삶을 최종 책임지는 
무거운 자리로 옮겨온 그 순간부터,
저에게 주어진 남은 시간을 생각하며 
지난 472일간 촌음을 아껴가며 나름의 최선을 다해 왔습니다.

취임하는 순간부터 우리 앞에 펼쳐진 
경제, 사회, 외교, 안보상의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희망의 씨앗을 되살리는데 사력을 다해 왔습니다.

지위나 권력이 아니라 모두를 위해 일할 기회와 힘을 달라고 했던
그 초심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런데 지방 선거 이후로,
일면 저로서는 갑작스러운 국민의 실망과 걱정에 직면하여 당황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많은 시간 숙고하고 성찰한 결과는 ‘언제나 국민은 옳다’입니다.
모두 저의 부족함 때문입니다.

너무 많은 과제 앞에 마음이 바빠,
더 많은 이들의 마음을 제대로 헤아리지 못했습니다.

선명한 주장이나 선언이 아니라 실행을 통한 결과로 증명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민생, 개혁, 통합의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아픔과 갈등에 대해서
충분하게 공감하지 못했습니다.

작은 성과와 국민들께서 보내주시는 큰 성원 앞에서,
두려움과 겸손함이 줄어들었습니다.

오로지 국민과 국가만을 위해 사용되어야 할 권력이기에,
더 섬기는 자세로 임했어야 마땅합니다.

국민에 대한 두려움을 되살리고,
모든 일에 더 세심하게 더 낮게, 더 치열하게 임하겠습니다.

국정의 최고 목표는 민생, 즉 국민의 더 나은 삶과
 국가의 더 밝은 미래를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2024년 12월 3일 내란의 밤,
비장한 각오로 국회에 달려갔을 때의 다짐,
이름도 명예도 없이 목숨 걸고 국회에 모여 
계엄군의 총과 장갑차에 맞섰던 그날 밤의 국민들을 결코 잊지 않고 있습니다.

경제지표는 개선된다는데 내 삶은 왜 바뀌지 않는가,
‘아니, 왜 더 나빠지는가’라는 물음에 더 적극적으로 답하지 못했습니다.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성장을 회복하는 것과,
국민의 삶을 실제로 개선하는 것은 
어느 하나 경시할 수 없는 주요 과제입니다.

위기 극복과 성장 회복이 더 시급했다,
민생 개선에도 최선을 다했다는 변명을 하기보다,
회복과 성장만큼 민생 개선에 더 집중하겠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국민의 삶과 국가의 미래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개혁 과정에서,
불리한 입장에 처하는 그런 분들이 겪는 아픔에 
더 공감하고 더 소통하며 함께할 수 없었는지,
그리고 좀 더 과감하고 통쾌한 개혁을 원하는 분들과 소통하며 
함께 가는 길을 찾는 데 더 인색했던 것은 아닌지도 되돌아 보고 있습니다.

국민 여러분께서 내란을 이겨내고 국민주권정부를 만들어 주신 것은
단지 정권의 색깔 하나 바꾸자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국민의 삶을 위협하는 특권과 반칙, 불평등과 불합리를 해소하고
국민이 주인인 진정한 민주공화국, 
성장 발전의 기회와 과실을 함께 누리는 나라,
꿈과 희망이 넘치는 국민이 행복한 세상을 열어내라는 
준엄한 명령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성남시장 이재명에게도, 경기도지사 이재명에게도,
 당 대표 이재명에게도. 그리고 대통령 이재명에게도,
우리 국민께서 바랐던 마음과 기대는 한결같을 것입니다.

힘없는 사람도 억울하지 않고,
어떤 권력도 국민 위에 군림하지 않는 억강부약의 공정한 나라,
서로 존중하며 모두가 함께 잘 사는 
희망의 대동세상을 만들어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저 역시 정치를 하는 동안  일터는 달라졌으나,
개혁의 목표와 가치만큼은 한순간도 변한 적이 없습니다.

성남시청 앞 주민 교회 지하 기도실에서 정치를 결심했을 때나,
거함 대한민국의 키를 맡아 국민과 함께 
더 나은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지금 이 순간이나,
저 이재명이 꿈꾸는 세상은 결코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굳이 다른 점이 있다면 지금의 저는
옳다고 믿는 것을 주장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냉엄한 현실 속에서 국민이 부여하신 권한으로 실제 성과를 만들어 내야하는 
‘국정의 최고 책임자’라는 것입니다.

개혁은 혁명보다 어렵다고 합니다. 
더 합리적이고 더 공정한 세상을 만들기 위한 이러한 변화에 대해,
이해관계자들의 조직적 반발은 콘크리트처럼 강합니다.
하지만 변화로 인해 삶이 나아질 이들의 응원은
분산된 모래알 같을 때가 많습니다.

선출된 공직자에게 주어진 권한은 
반발을 이겨낼 수 있게 하는 힘이고,
모래알을 콘크리트로 만들어 저항을 이겨내고 
새로운 질서를 만드는 것은 대통령인 저의 역량과 책임입니다. 

다만 제가 고민했던 것은 개혁 과정에서 선명성을 드러내다
더 큰 저항을 불러와, 개혁의 속도는 오히려 늦어지고 
심지어 실패에 이르지 않을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이전 정부의 의료 개혁처럼 소리는 요란하여 
정부의 개혁 의지를 국민에게 알리는 데는 성공했지만,
실제 성과는 없이 사회 혼란이라는 더 나쁜 결과를 만들어내는 그 과오를
결코 반복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결국 정부의 성공이란 임기 마지막 날에,
국민께 실질적 성과로 평가받는다는 신념 아래
반발을 최소화하며 최대한 조용히 성과를 만드는 데 집중해 왔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센 말이나 거친 방식으로 개혁의 과정에서 주목받기보다 
마지막 단계에서 국민의 삶을 개선한 성과로 평가받는 것이
국민께 진정으로 보답하는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모두의 대통령’이란 원칙도 이런 생각에서 나온 것입니다.
익숙한 길은 아니었기에, 쉽지 않았음을 솔직하게 고백합니다.
개혁의 방식, 속도, 그리고 통합의 폭을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지 
끊임없이 고민했습니다.

통합하려다 개혁이 흐려졌다는 질책을 받기도 했고,
개혁을 추진하며 통합의 진정성을 의심받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저와 정부가 과정과 방법에서 부족했던 것이지,
우리가 나아갈 방향이 달라진 것은 아니라고 단호하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사회대개혁을 위한 빛의 연대 정신을 
삶의 현장 속에서 실천하라는 역사적 명령도,
여전히 유효한 ‘개혁 대통령’ 이재명의 나침반입니다.

다시 신발 끈을 조여 매겠습니다. 
역사적인 어려움을 함께 헤쳐오며 신뢰와 애정을 보내주신 분들이
더이상 실망하지 않도록,
개혁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는 분들의 아픔과 상실감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더 소통하고 더 존중하며, 
더 신중하게 더 세심하게 배려하겠습니다.

같은 곳을 바라보는 사람끼리도 어느 길이 빠른지,
어느 길이  안전한지에 대해서 생각이 다를 수 있습니다.

경로와 방법이 조금 다르다는 이유로, 
같은 곳을 바라보고 함께했던 사람들의 진심까지 의심하지는 말아 달라는
호소의 말씀을 드립니다.

목숨 바쳐 내란을 이겨내며 
국민주권정부의 성공을 위해 온 마음으로 함께했던 분들이
서로 혐오의 언어를 주고받는 현실이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더 나은 세상을 꿈꾸며 실천했던 그 누군가가 배제의 대상으로 지목되어
상처받고 아파하는 모습이 참으로 가슴 아픕니다.

민주주의와 진보, 개혁의 이상을 꿈꾸며
더 좋은 세상을 위해 행동하는 우리는 모두 친문이고 친노이며
친김대중이며, 이재명의 동지들입니다.

이 가슴 아픈 현실이 만들어진 데 수많은 원인과 동인들이 있겠지만,
제1 민주당 당원이자 국정 최고 책임자인 저의 책임이 가장 큽니다.

미운 마음이 들고, 누군가를 탓하고 싶더라도
저와 정부의 부족함을 탓해 주십시오.
더 많이 듣고, 더 소통하고, 먼저 손을 내밀겠습니다.

작은 차이가 서로를 밀어낼 이유가 아니라,
더 좋은 해답을 찾아가는 힘이 될 수 있도록 
뼈를 깎는 각오로 더 노력하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역사적 과제인 불가역적 검찰 개혁을 책임 있게 완수하겠습니다.

오랜 노력 끝에, 검사의 수사 배제, 공소청과 중수청 분리로
‘수사 기소 분리’라는 검찰 개혁의 과제가 종착점에 다다르고 있습니다.

검찰개혁의 목적은 인권과 피해자 보호, 사회 질서 유지라는
수사 소추 기관의 권한과 역할이 정치적 수사와 기소로 
악용되지 않게 하는 것입니다.

혹여라도 수사 기소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피해자와 국민의 인권 보호에 지장을 초래해서는 안 됩니다.

검찰개혁이 국민의 인권과 피해자를 제대로 보호하고,
공정하고 타당한 사회 질서 유지에만 매진할 수 있게 하여
단 한 톨의 억울한 피해도, 작은 빈틈조차 생기지 않도록
철저히 점검하고 보완하겠습니다.

검찰 보완수사권 부재로 생길 수 있는 문제는
경찰 수사에 대한 철저한 견제 보완 장치로 해소하겠습니다.

고강도 경찰개혁을 통해 수사권 독점에 따라 
경찰이 혹여 무소불위 권력기관으로 퇴행하지 않을까 하는
국민의 우려를 불식하겠습니다.

대한민국 대통령은 대한국민 모두의 대통령이어야 합니다.
가치와 지향, 공약이 다른 대통령 후보 중 1명이 
국민의 선택으로 대통령이 되긴 하지만, 
대통령이 된 이상 그는 모든 국민을 대표해야 합니다.

모두의 대통령이 되었다고 하더라도,
그가 제시한 가치와 신념, 정책을 선택한 국민의 의사도 여전히 존중되어야 할 것입니다.

국민들께 제시한 개혁과 진보의 가치를 잃지 않되,
소통과 대화를 통해 최대 다수 국민의 합리적 의견을 
최대한 국정에 반영하는 ‘통합의 대통령’이 되겠습니다.

통합을 위한 인선과 정책이 도리어 갈등과 균열의 계기가 되지 않도록
더 깊이 숙고하고 더 많이 국민의 의견을 수렴해 가겠습니다.

서로 다르고, 대립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민생, 개혁, 통합은 결국 하나의 길로 수렴됩니다.

개혁은 국민의 더 나은 삶을 위한 것이어야 하고,
통합은 더 많은 국민과 함께 더 유효하고 
더 많은 개혁을 지속하는 토대이기 때문입니다.

말이 아닌 결과로 증명하며,
국민의 뜻에 따라 흔들림 없이 민생, 개혁, 통합의 길을 걸어가겠습니다.
 
저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외교, 안보 등 그 수많은 영역에서
무수한 개혁 과제를 국민께 약속드렸습니다.

그 많은 약속과 또 해야 할 일들을 차근차근 실행하여 더 큰 신뢰를 쌓고, 
국민의 더 나은 삶, 대체불가 대한민국을 반드시 만들겠습니다.

회복과 성장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되,
성장의 기회와 과실을 모두가 함께 누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이대로라면 언젠가 직면할 수밖에 없는 잃어버린 30년을 피할 수 있도록,
부동산 시장을 반드시 안정시키겠습니다.

수도권 집값 안정의 근본적 장애물인 수도권 1극체제를 극복하고,
성장 발전의 거점을 다극화하는 ‘국토 균형발전’을
흔들림 없이 추진해 가겠습니다.

공급, 규제, 세제 정책의 확고하고 신속한 집행,
이해관계자들과의 충분한 소통을 통해 혼란과 반발을 최소화하며
집값 안정도 반드시 이뤄낼 것입니다.

수도권 과밀 해소와 국토균형발전을 위해 
오랫동안 추진해 온 행정수도 건설을 최대한 신속하게 완성하겠습니다.
뉴욕과 워싱턴처럼, ‘경제수도 서울’, ‘행정수도 세종’의
‘경제·행정 2수도’ 시대를 열겠습니다.

사회적 약자뿐 아니라 모든 국민이 안전하고 평화로운 나라,
희망 있고 행복한 세상을 만들어 가겠습니다.

정치 상황에 대한 타협의 산물로 탄생한 1987년 헌법은
더이상 오늘의 대한민국에 맞지 않는 옷입니다.

여야 정치권의 합리적 토론과 국민적 합의에 따라 
개정될 수 있도록 저도 노력하겠습니다.

5·18 광주민주화 운동, 그리고 부마항쟁 정신의 헌법 전문 편입,
국민기본권 강화, 일부 대통령 권한의 국회·지방정부 분산,
정책 일관성과 국정 안정을 위한 대통령 연임제 도입 등
개헌에 대한 저의 입장은 오래전부터 일관되어 왔습니다.

내각책임제나 이원 집정제를 도입하려 한다는 일각의 주장은
터무니없는 것입니다.

헌법 개정을 통한 저의 연임은 헌법상 불가능하고,
저 역시 연임을 생각해 본 적조차 없음을 수차례 여러 차례에 걸쳐 밝혔습니다.

그렇기에 연임하지 않겠다고 약속하라는 요구는 
마치 제가 연임을 구상하다 포기하는 프레임을 만들려는 정치공세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번 확고하게 말씀드립니다.
저는 연임할 생각 전혀 없습니다.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인사권을 포함한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옵니다.

인사 행정을 포함한 모든 국가권력을 행사함에 있어
주권자인 국민의 의사를 최대한 존중하겠습니다.
차제에 인사시스템도 재점검하겠습니다.

늘 말씀드리는 것이지만, 정치는 정치인이 하는 것 같아도 결국 국민이 합니다.
언제나 국민이 옳습니다.

변방의 비주류였던 저를 지금의 이 자리,
대한민국을 책임지는 국가 최고 책임자로 불러 주신 것도 국민들이셨습니다.

국민의 집단지성을 등불 삼아, 국민만을 믿고
더 나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담대하게 앞으로 나아가겠습니다. 

더 낮은 자세로 더 국민을 섬기며,
국민이 체감하는 진정한 삶의 변화를 일궈낸 ‘민생 대통령’,
민주 정부의 오랜 숙제이자 역사적 과제들을 해결한 ‘개혁 대통령’,
갈등과 대결을 넘어 함께 사는 세상을 만들어낸 ‘통합 대통령’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지금 우리는 안보와 경제의 지형이 완전히 뒤바뀌는
거대한 대전환의 중심점 위에 서 있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함께 앞으로 나아갈 힘이 더욱 중요합니다.

단결된 국민의 저력, 국민의 의지와 지혜야말로 
국력의 원천이자 국익의 토대임을 믿고,
정치를 처음 시작했을 때 품었던 마음을 다시 새기겠습니다.

흔들린 적이 없다고 한다면, 지친 적이 없다고 말하면 
그것은 거짓말일 것입니다.

그러나 정치인의 초심은 끊임없이 흔들리면서
나아갈 길을 알려주는 나침반 바늘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초심을 잃지 않고 오직 국민만 믿겠습니다.
국민께서 주셨던 신뢰와 기대, 
제가 국민께 드렸던 약속을  떠올리며,
 막중한 책임감으로 국정에 임하겠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고맙습니다.  <끝>

(자료제공-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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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가지 언더조직과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

전지윤 사회운동가·연구평론가

misotoleni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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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회

  • 입력 2026.09.18 07:30

  • 수정 2026.09.18 07:33

  • 댓글 0

권력 카르텔과 저항 네트워크의 본질적인 차이

영화는 권력 클럽과 저항 단체를 대비해 보여줘

저항적 언더조직의 역사적 경험과 내부적 한계

저항 언더조직도 반성과 성찰 필요한 그늘 존재

운동 내부의 성찰과 기득권층의 공격은 다르다

마녀사냥 메커니즘은 늘 결함을 빌미 삼아 작동

무엇을 누구 편에서 어떻게 제기하느냐의 문제

이번에 주류 언론과 정치권이 용혜인 후보자에 대한 '검증'이라는 이름으로 집단린치적 공격을 펼치는 과정에서 '언더조직'이 주요한 이슈였다. 진영을 넘어서 모두가 '언더조직'을 비난하는 장면은 솔직히 좀 어처구니가 없었다. 특히 보수 우파와 족벌 언론들이 '충격적'이라면서 호들갑스럽게 언더조직을 비난하는 행태는 여러모로 기가 막혔던 것이 사실이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는 보통 크게 두 개의 언더조직(비공개 정치집단)이 존재하고 작동한다고 할 수 있다. 하나는 국가, 관료, 기업, 군부와 연결돼서 사회 상층부에서 권력을 행사하는 엘리트들의 네트워크이고, 하나는 그러한 권력 카르텔과 맞서 싸우며 기존 체제를 변혁하겠다는 활동가들의 네트워크이다.

폴 토머스 앤더슨 감독의 지난해 영화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도 그것을 다루었다. 거기에는 권력 집단인 '크리스마스 모험가 클럽(이하 '클럽')'과 저항 집단인 '프렌치 75(이하 '75')'라는 두 개의 비밀 지하조직이 나온다. 둘 다 비밀스럽고 음모적이다. 영화는 '프렌치 75'를 일면적으로 미화하지 않는다. 그들의 여러 문제점과 어처구니없는 결함들도 생생하게 묘사된다.

 

하지만 동시에 두 조직을 대칭적 악으로 그리거나 둘 다 문제라고 말하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두 조직은 정반대의 사회적이고 정치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클럽'은 겉보기에는 품위 있는 신사들처럼 보이는 모두가 중장년의 백인 남성 권력자들이다. '75'는 젠더와 인종이 다양하면서, 거칠고 제멋대로인 사람들의 무리로 나온다.

'클럽'은 권력이 있어서 그것을 지키려고 숨어서 음모를 꾸민다. '75'는 권력이 없어서 탄압을 피하기 위해 숨어서 음모를 꾸민다. 따라서 '둘 다 다를 게 없는 언더'라고 싸잡는 것도, 심지어 권력의 언더조직에는 침묵하고 저항의 언더조직만 욕하는 것도 틀렸다.

이 나라의 1980~1990년대는 저항적 '언더조직'의 전성기였다. 수많은 청년들이 부조리한 세상을 근본적으로 바꾸겠다는 마음으로 지하서클에 가입했다. 지금 민주당의 지도부에도 그랬던 사람들이 다수 있다. 그런 이들이 이번에 국민의힘과 주류 언론의 '언더조직'에 대한 일방적 공격에 별다른 말을 하지 않거나 침묵했다.

필자도 또 다른 언더조직에 있었다. 비인간적인 자본주의 사회의 인간적인 변혁을 꿈꾸며 언더를 택했고, 가명을 쓰고 정보 경찰의 미행을 피하고, 새벽 알바를 하며 잘 먹지도 못하며 시간을 쪼개서 활동하다가 감옥에도 갔다. 물론 나는 그 시절의 어두운 그림자도 경험했다. 민주주의는 부족했고, 위와 밖으로부터 억압에 맞선다며 내부로부터 억압을 외면하는 경우가 있었다.

사회를 바꾸겠다고 했지만, 사회가 만든 잘못된 편견과 위계적 질서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었다. 특히 '부정의한 잘못된 세상에 맞서는 우리는 옳고 정의롭다'는 신념이 지나쳐 스스로의 잘못을 인정하기 어렵게 만들고, 그것은 또 다른 폭력으로 발전했다.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희망을 품고 그런 조직에 들어갔던 이들은 더욱 좌절감을 느끼게 마련이다.

 

관련 기사 화면 갈무리

그래서 우리는 오늘날 진보적이거나 좌파적인 조직이 스스로의 잘못을 은폐하거나 내부에서 벌어진 성폭력 사건 등에서 피해자들을 외면할 때 분명하게 문제를 지적하고 반성을 요구해야만 한다. 용혜인 의원이 과거에 속해 있었던 언더조직도 비슷한 문제가 있었을 수 있다. 학생연대-전학협-사회당으로 이어졌던 뿌리를 떠올려보면 약간이라도 짐작되는 바도 있다.

급진적이고 좌파적인 주장을 하면서도 과도하고 경직된 태도로 비판받던 측면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들을 '상식적으로 용납할 수 없는 괴물들'처럼 묘사하는 국민의힘, 주류 언론, 일부 지식인들의 비판에는 조금도 공감하지 못하겠다. 그들은 언더조직이 보여준 문제가 마치 기득권 체제가 만들어낸 문제들과 동떨어진 새로운 문제인 것처럼 반응한다.

그러나 만약 정말로 '언더조직'이 여성 활동가들에게 '낙태 금지'를 요구했다면, 그것은 낙태 금지를 법으로 강제하고 처벌하던 사회와 무관할 수가 없다. 따라서 그런 사회와 질서를 옹호하던 자들이 '언더조직'을 비난하는 장면은 메스껍다. 마치 영화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에서 우익 미군 대령인 록조가 여성 혁명가였던 퍼피디아를 탓하며 '나는 그녀에게 역강간을 당했다'고 말하는 장면처럼 헛웃음이 나온다.

세상을 바꾸겠다는 운동과 조직도 사회가 강요하는 편견과 위계적 질서에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고, 여러 결함과 잘못도 피할 수가 없다. 하지만 진지한 운동과 조직이라면 그런 오류와 문제를 통해 배우고, 그것을 성찰하고 바로잡아 가면서 세대를 교체하고 이어가면서 '또 다른 이후의(애프터 어나더) 전투'로 나가는 법이다.

결국, 용혜인 후보자에 대한 집단린치적 '검증'을 비판하는 태도에, '용혜인과 기본소득당의 여러 문제와 잘못을 모르는 것이냐'고 따지던 사람들은 번지수를 잘못 찾은 것이다. 그런 이들은 순수하고 결함 없는 사람만 마녀사냥의 희생자가 된다고 착각한다. 하지만 우리는 그런 마녀사냥을 평생 가도 볼 수가 없다. 결함과 잘못이 없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1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는데 뒤에 용혜인 성가족평등부 장관 후보자의 소속 정당인 기본소득당을 깎아내리는 표현이 눈길을 끈다. 2026.9.10 연합뉴스

마녀사냥은 실제 존재하는 결함과 잘못을 핑계로 이용한다. 어릴 때 왕따 당하던 아이들도 찾아보면 결함이 있었다. 실제로 성격과 태도에 문제가 있거나, 크고 작은 문제를 일으켜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미움받는 아이들이 있었다. 그렇다면 그 왕따는 정당했던 것이고 피해자에게 책임이 있는 것이었나? 전혀 아니다.

다른 나라의 최근 사례를 봐도 알 수 있다.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교에서 장애와 자폐를 극복하고 최연소 흑인 교수가 된 제이슨 아데이는 실제로 자신의 경력과 봉사 경력을 부풀리는 등 몇 가지 문제가 있었다. 하지만 표적 공격과 신상 털이 끝에 그를 교수직 사퇴와 결국은 죽음으로까지 몰아간 영국 사회 주류 언론의 잘못이 사라질 수는 없다. 그 바탕에는 인종주의적 편견과 배제의 논리가 작동했다.

미국의 뉴미디어 언론인 하산 파이커도 자유분방한 트위치 방송 중에 선을 넘는 듯한 발언들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고, 사생활에서도 여러 결함을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최근 미국 정치권과 언론의 그에 대한 거대하고 집중적인 공격은 명백히 트럼프와 극우 세력이 주도한 마녀사냥이었다. 그들은 '민주사회주의'를 지지하며 트럼프 정권과 가자 집단학살 등을 신랄하게 비판하는 파이커의 입을 막고 싶어 했다.

용혜인 의원과 기본소득당도 당연히 순수하고 결함 없는 이들은 아닐 수 있다. 한국 사회와 정치 발전에서 그들의 장점과 기여뿐 아니라 단점과 잘못도 지적할 수 있다. 하지만 그 가운데 무엇을 누구의 편에서 어떻게 어떤 방식으로 제기하느냐는 항상 문제가 된다. 모든 주장과 실천은 구체적 맥락 속에서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이재명 정부가 정책을 추진하며 인사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앞으로도 거듭 반복될 문제이기 때문에 중요하다.

전지윤 사회운동가·연구평론가 misotoleni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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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오늘 기자회견, 경향 “마지막 기회…공소취소 논란 끝내고 부동산·ETF 사과해야”

[아침신문 솎아보기] 기준금리 3년2개월만의 인상, ‘긴축 시대’ 1면

김승원 인사청문보고서 단독 채택…“임명 강행” 제목 잡은 신문들

李 오늘 기자회견, 경향 “국정동력 마지막 기회, 논란 끝내고 사과해야”

토허제 보완책에 한겨레 “전월세 안정 방안 나와야”

기자명김예리 기자

  • 입력 2026.09.18 07:34

  • 수정 2026.09.18 08:32

▲이재명 대통령. ⓒ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전격 인상했다. 연 3.75~4.00%로 0.25%포인트 인상하며 3년2개월 만에 통화 긴축으로 방향을 전환한 것이다. 18일 아침신문들은 이 소식을 1면에 올리고 이를 일회성 아닌 ‘긴축의 시대’가 접어드는 시작점으로 평가했다.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은 16일(현지시각)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이 너무 높고, 너무 오랫동안 지속되고 있다”며 “물가 안정을 달성할 것”이라고 했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표결권을 가진 위원 12명이 만장일치로 찬성했다.

한국일보는 1면 머리기사 <美 금리 인상, 워시가 연 ‘긴축의 시대’>에서 “2024년과 2025년 각각 세 차례씩 금리를 연달아 내린 뒤 올해 들어 다섯 차례 연속 동결 기조를 유지해 온 통화정책 궤도를 수정한 것”이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직접 임명한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은 취임 4개월 만에 물가 상승을 이유로 기준금리 인상이란 결단을 내렸다”고 했다. 한겨레는 “국내외 금융시장에서는 연준이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올린 것과 연내 추가 인상을 시사한 점에 주목하며 일회성이 아닌 통화긴축 전환의 출발로 평가하고 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 발표 직후 “미국 금리는 1% 이하가 돼야 한다. 빨리 내려라”라며 거세게 반발했다. 조선일보는 1면에서 “워시 의장은 그간 연준에 금리 인하를 강하게 요구했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해 지난 5월 취임했다”고 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 이날 소셜미디어에 “미국의 금리는 연 1% 또는 그보다 낮아야 한다”며 “미국의 금리를 내려라. 그것도 빨리!”라고 강하게 금리 인하를 주문했다고 전했고, 기자들과 만나서는 연준 이사회에 대해 “매우 적대적이고 매우 정치적”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18일 경향신문 1면 머리기사

신문들은 모두 ‘글로벌 긴축의 시대’가 도래했다는 전망을 냈다. 경향신문은 사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노골적으로 금리 인하를 압박했음에도 연준이 금리를 올린 것은 긴축이 그만큼 불가피한 상황임을 의미한다. 미·이란 전쟁 장기화와 사우디아라비아·후티 반군 간 분쟁으로 국제유가가 다시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하면서 물가 불안도 커지고 있는 형편”이라고 했다.

이어 “한국은행이 지난 7·8월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올린 데 이어 유럽중앙은행(ECB)이 지난 10일 금리를 인상했고, 일본은행도 18일 올해 들어 두 번째로 금리를 올릴 것이 확실시된다. 바야흐로 글로벌 긴축시대”라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금리 인상이 취약계층과 한계기업들의 도산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선제적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자 유예나 연체 관리 수준을 넘어 맞춤형 채무조정과 연착륙 지원 정책을 세밀하게 설계해야 한다”고 했다.

동아일보는 사설 <연준 3년 만에 금리 인상… 이제 진짜 ‘긴축의 시대’로>에서 “통화정책이 안정된 1990년대 이후 연준은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때를 제외하면 금리 방향을 튼 뒤 단 1회 변경으로 끝낸 적이 없고 최소 3번은 이어갔다”고 했다. 금리 차가 확대되면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가고 원화 가치 하락(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동 정세 불안으로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웃도는 상황에서 환율이 상승하면 수입 물가가 올라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질 수 있다.

▲18일 동아일보 1면 머리기사

동아일보는 “긴축의 시대는 정부와 기업, 가계 모두에게 고통과 위기를 가져온다. 이자 부담으로 부동산과 주식 시장의 ‘영끌’ ‘빚투’ 투자자들에게 비상이 걸렸고, 기업들 역시 금리 급등으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게 됐다. 손쉽게 빚에 의존하는 방식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고 했다.

조선 “조국 임명 강행, 정권 몰락의 시작이었다”

여당이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와 강신철 국방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17일 단독 채택했다. 신문들은 1면에 이 소식을 올리고, 이재명 대통령의 기자회견을 하루 앞두고 사실상 임명 수순에 들어간 것이라며 비판 논조로 보도했다.

한겨레는 1면에 <김승원. 강신철 강행…전운 짙어진 국회> 제목으로, 경향신문은 <‘김승원 구하기 강행한 여당’> 제목으로 기사를 냈다. 동아일보는 <與 ‘김승원 청문보고서’ 단독 채택... 임명 강행 수순>, 조선일보는 <與, 김승원 청문보고서 강행… 靑은 임명 방침>으로 제목을 올렸다.

경향신문은 “인사청문회 이후에도 신약 로비 논란이 잦아들지 않고 있는 김 후보자 임명을 강행하려는 수순으로 풀이된다”고 했다. 동아일보는 국민의힘이 청문 절차 보이콧에 나섰다며 “하지만 재송부 요구 절차를 거치면 이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할 수 있는 만큼 김 후보자를 포함해 8·30 개각을 통해 지명된 5명의 장관 후보자에 대한 임명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라고 했다.

▲18일 경향신문 1면

조선일보는 “지난 15일 인사청문회 이후에도 김 후보자 위증 논란 등이 이어졌지만 민주당은 의결을 강행했다”고 했다. 이어 “민주당이 18일 열리는 이재명 대통령 기자회견을 하루 앞두고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등에 대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을 강행한 것은 ‘임명 여부를 더 끌어서 득이 될 게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여론조사에서 임명 반대 여론이 찬성 여론의 2배에 이르지만 지명을 취소할 경우 인사 실패, 여권 내 반발 등의 후폭풍도 만만치 않다”고 했다.

조선일보는 <임명 강행했다 35일 만에 사퇴한 ‘조국 사태’ 되짚어보라> 사설에서 이번 개각 과정을 문재인 정부의 조국 법무부 장관에 빗댔다. “문재인 대통령은 위선과 특혜, 반칙 의혹이 넘치던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을 강행했지만 조씨는 35일 만에 사퇴했다”며 “그 한 달여 동안 나라는 두 동강 났다”고 했다. “당시 친정권 매체에서도 조국 사태를 제대로 보도하지 않는다고 일선 기자들이 반발할 만큼 여론이 나빴다. 그런데도 정권이 임명을 강행한 것은 ‘윤석열 검찰’에 밀릴 수 없다는 아집 때문”이라고 했다.

▲18일 조선일보 사설

조선일보는 “현재 민주당도 ‘정치 검찰’ 탓을 하고 있다”며 “장관 부적격 정황이 쏟아지는데 공격과 비난은 관련 의혹을 제기한 무소속 한동훈 의원에게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조국 임명 강행이 정권 몰락의 시작이었다. 김승원 장관 임명을 강행하기 전에 되짚어볼 일”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 오늘 기자회견…경향 “공소취소·연임개헌 논란 끝내야”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기자회견을 열고 국정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힌다. 지난 6월 1주년 회견 이후 세 달여 만이다. 신문들은 이 대통령이 공소취소·연임개헌에 의견을 밝힐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다. 부동산 정책 실패 논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논란, 최근 2차 개각 등에 유감 표명 여부도 관건으로 꼽았다.

한국일보는 이 대통령이 전날 다른 일정을 최소화한 채 회견 준비에 집중했다며 “참모들과 답변을 가다듬는 과정에서는 ‘공소취소’가 난제 중 하나였던 것으로 전해졌다”고 했다. “이 대통령이 이번 회견을 통해 연임 개헌과 공소취소에 대한 의견을 밝힐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고 전했다.

한국일보는 “비교적 명쾌하게 말할 수 있는 연임 개헌과 달리 공소취소는 사안이 복잡하다는 게 청와대 측 설명”이라며 “이 대통령이 만약 ‘(검찰에) 공소취소를 지시하지 않겠다’고 답변하더라도 이는 ①임기 후 재판을 받겠다 ②진상규명은 필요하지만 그 방식에는 관여하지 않겠다 ③조작기소 특검은 필요하다 등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부동산 정책 실패 논란이나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논란, 최근 2기 개각 등을 두고는 청와대에서 “사과로 해결할 사안이 아니다”란 견해가 더 우세하다고 했다.

▲18일 한국일보 4면

경향신문은 사설 <이 대통령 회견, 국정동력 회복 마지막 기회라는 각오로> “공소취소·연임개헌 논란, 인사 난맥, 부동산·증시 정책 혼선 등 이재명 정부 위기의 원인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라고 했다. “이번 기자회견에선 무엇보다 신뢰 위기의 근원인 공소취소·연임개헌 논란을 분명하게 끝내야 한다. 이 대통령이 법 위에 군림하려 한다는 잘못된 인상을 줄 수 있는 사안들”이라고 주문했다.

경향신문은 “전월세난을 촉발한 부동산 세제 강화나 레버리지 ETF 도입 같은 정책 혼선에 대해선 진솔하게 사과해야 한다”고도 했다. 특히 김승원 법무장관 후보자에 대해서도 “반대 여론이 43%(11일 한국갤럽)로 찬성(22%)의 두 배에 이르는 상황을 엄중히 판단해 임명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했다.

▲18일 경향신문 사설

 

토허제 보완책에 한겨레 “전월세 안정 방안 나와야”

정부가 올해 말 종료 예정이었던 토지거래 허가구역 내 실거주 의무 유예 신청 기한을 내년 말까지 1년 연장하고, 실거주 유예 인정 기간에 세입자 임대차갱신 계약을 포함하기로 했다. 한겨레는 사설에서 정부가 이번 보완책을 넘어 공공임대 공급 확대와 전월세 안정 등 서민 주거 안정 대책을 더 적극 강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국토교통부는 17일 무주택자가 서울 전역과 경기도 12개 지역 등 토지거래허가구역 안에서 세입자 낀 주택을 매입할 때 적용하는 실거주 의무 유예 조처를 내년 말까지 1년 연장한다고 밝혔다. 또 세입자가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하는 경우 추가 2년을 집주인의 실거주 의무 유예 기간으로 인정하기로 했다.

한겨레는 “이날 발표는 지난 8월 초 세제개편에서 도입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한시 완화’와 병행해 집주인의 주택 처분을 유도하기 위한 조처”라며 “다주택자가 집을 팔 수 있도록 퇴로를 열어주고 임차인의 주거 불안을 완화하기 위해 보완책을 내놓은 것”이라고 했다.

한겨레는 “전월세 입주 물량 품귀, 실거주 중심의 규제·세제 정책 등의 여파로 가을 이사철을 맞은 서민 주거 불안이 심화하고 있다”며 “한국부동산원 통계를 보면, 지난해 6월 현 정부 출범 이후 지난 8월까지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주택 전세와 월세 평균가격은 각각 5.8%, 5.7% 급등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추석 연휴 전 발표 예정인 주거복지 대책을 통해 공공임대주택 공급 청사진을 제시하고, 전세사기 사태로 위축된 빌라 등 비아파트 공급에도 속도를 내는 등 서민 주거 안정 방안을 서둘러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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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종단 종교인들, 호르무즈 파병반대…군사력으로 평화 살 수 없어”

천주교·불교·개신교·원불교 4대 단체 공동 기자회견, 침략전쟁 가담 아닌 외교적 해법 찾아야

박준영 | 기사입력 2026/09/17 [13:59]

국내 4대 종단(가톨릭, 불교, 개신교, 원불교)을 대표하는 종교인 단체들(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실천불교승가회, 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 사회개벽교무단)이 17일(목) 오후 1시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호르무즈 해협 군사적 파병 논의를 규탄하며 즉각적인 중단과 평화적 대안 마련을 촉구하는 공동성명서를 발표했다.

 

▲ 17일 청와대 앞에서는 4대 종단이 공동 주최하는 호르무즈 파병 압박을 거부하는 기자회견이 개최됐다.

 

이들 4개 단체는 <군사력으로 평화를 살 수 없습니다: 파병은 해법이 아닙니다> 제하의 성명을 통해, 국민과 선박을 보호한다는 명목하에 추진되는 군사자산 투입이 오히려 대한민국을 무력충돌의 당사자로 만들어 장병과 국민의 위험을 가중시킬 수 있다고 강력히 경고하고 호르무즈 파병을 거부해야 밝혔다.

 

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 상임의장 박정인 목사는 "진정한 국민주권정부의 모습은 강대국의 군사적 요구에 무조건 끌려가는 수동적 파병에 있지 않다"면서 "동맹의 신뢰조차 궁극적으로는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한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평화를 선택하는 것은 안보를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전쟁의 위험을 예방하고 국가의 참된 안보를 완성하는 일"로 군사적 개입이 아닌 다자간 대화와 외교적 중재, 인도주의적 지원이라는 참된 안보의 길을 선택할 것을 촉구했다.

 

원불교 사회개벽교무단 총무 강현욱 교무는 "원불교는 사은사상을 통해 모든 존재가 은혜로 연결되어 있음을 밝혀왔다"고 전제하고 "전쟁은 이 은혜의 관계를 끊어내는 가장 극단적인 행위이며, 정당성 없는 무력 개입에 파병하는 것은 그 어떤 명분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국민의 생명과 평화를 지키는 길이 군사적 파병이 아니라 외교와 협력에 있음을 다시 새겨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총무 강현우 마르띠노 신부는 사람의 힘보다 하느님의 뜻을 더 크게 여기는 순교자들의 믿음, 어떤 권력 앞에서도 양심을 내어주지 않은 순교자들의 신앙을 기억한다고 전제하고 "호르무즈 해협에 군대를 보내려는 결정을 내려야 하는가"고 모두에게 물었다. 그러면서 "평화를 말하면서 전쟁에 한 발을 들여놓을 수는 없다"면서 "군사적 선택을 말하기 전에 평화를 위한 다른 길을 찾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한 미국 정부를 향해 "군사적 긴장을 더 이상 키우지 말라. 동맹국에게 파병을 요구하기에 앞서 동맹국의 주권과 판단을 존중하라"고 요구했다.

 

실천불교승가회 종호 스님은 "대한민국 헌법 제5조 제1항은 대한민국이 국제평화의 유지에 노력하고 침략적 전쟁을 부인한다고 명시하고 있다"면서 "그렇다면 미국-이란 전쟁에 우리 군을 파병하는 문제는 과연 헌법정신과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부합하는지 엄중하게 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파병추진에 앞서 그 목적과 법적 근거, 국익과 국민 안전에 미치는 영향을 국민에게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들 종교단체들은 공동성명을 통해 정부가 ‘비전투 임무’라는 명분으로 국회의 민주적 통제와 헌법적 숙의 과정을 우회하려는 것에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이들은 동맹국의 요청이나 경제적 이익이 국민의 생명과 헌법적 가치를 앞설 수 없음을 분명히 하고, 군사력 파견 대신 다자간 대화와 인도주의적 지원 등 평화적이고 외교적인 해법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이들 종교 단체들은 정부에 호므무즈 해협 군사 파병 검토 즉각 중단, 군사적 억지력보다 다자간 대화와 외교적 중재 우선, ‘비전투 임무’를 핑계로 한 국회 동의 절차 및 헌법적 통제 우회 금지, 선원과 선박 보호를 위한 인도적·외교적 지원 체계 강화, 맹목적 동맹 추종을 넘은 생명·평화 중심의 안보 정책 전환을 요구했다.

 

공동성명을 발표한 종교인들은 “평화를 선택하는 것은 안보를 포기하는 것이 이나다”면서 “정부가 군사적 개입보다 대화와 외교, 중재를 통해 평화의 공간을 넓혀갈 것을 간곡히 기도하고 촉구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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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 위기 탈출하려면... '5년' 그 너머를 보자

[소셜 코리아] 지방선거 이후 급변한 민심... 일관된 목표와 장기적 설계로 위기 돌파해야

26.09.18 07:26최종 업데이트 26.09.18 07:27

한국의 공론장은 다이내믹합니다. 매체도 많고, 의제도 다양하며 논의가 이뤄지는 속도도 빠릅니다. 하지만 많은 논의가 대안 모색 없이 종결됩니다. 소셜 코리아(https://socialkorea.org)는 이런 상황을 바꿔 '대안 담론'을 주류화하고자 합니다. 구체적으로는 ▲근거에 기반한 문제 지적과 분석 ▲문제를 다루는 현 정책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을 거쳐 ▲실현 가능한 정의로운 대안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소셜 코리아는 재단법인 공공상생연대기금이 상생과 연대의 담론을 확산하고자 당대의 지성과 시민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열린 플랫폼입니다. 기사에 대한 의견 또는 기고 제안은 social.corea@gmail.com으로 보내주시기 바랍니다.[기자말]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8월 25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연합뉴스

대통령이 탄핵당한 직전 정부와 비교하면, 현 정부는 속도감 있게 국정을 밀어붙였다. 이런 상대평가 속에서 국민의 지지는 올해 6월 초까지 계속 올랐다. '대통령 국정 지지율'과 코스피 지수가 이를 보여준다.

집권 1년 동안 정치적으로는 2024년 12·3 비상계엄(이른바 '12·3 내란') 사태의 종식과 사법개혁이 주요 주제였다. 정책적으로는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5극 3특'(수도권·충청권·동남권·대경권·호남권 5개 초광역권과 강원·전북·제주 3개 특별자치도를 축으로 하는 균형발전 전략)이 화두였다. 전 세계적인 AI(인공지능)와 데이터센터 열풍에 따른 AI 경제 활성화도 있었다. 부동산 가격상승 억제와 주식시장 활성화도 마찬가지다.

상대평가에서 절대평가로, 흔들리는 국정 지지율

하지만 올해 6월 3일 지방선거 이후 흐름이 바뀌었다. 국민은 이제 현 정부를 절대평가로 바라본다. 정치적으로는 '공소 취소' 논란과 보완수사권 폐지에 따른 치안 불안이 거론된다. 정책적으로는 부동산 세금, 청년 주거 문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기초자산 가격 변동을 2배 등으로 증폭해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와 주가 하락이 화두로 떠올랐다.

2024년 7월, 당시 야당 대표였던 현 대통령은 "먹사니즘이 유일한 이데올로기"라고 언급한 바 있다. 민생을 챙기는 실용주의 노선을 강조한 말이었다. 그 결과 먹사니즘, 민생, 실용은 현 정부의 국정 철학으로 자리 잡았다.

중앙정부와 지자체는 지역 경제 활성화를 이유로 현금 지급을 이어갔다. 지역화폐도 국고 지원을 받아 지역 경제를 떠받치고 있다. 하지만 지역 경제와 서민 경제가 살아난다는 소식은 잘 들리지 않는다. 사실 어느 시대, 어느 나라든 민생을 챙기지 않는 정부는 없다. 정책에 실용적으로 접근하지 않는 정부도 없다. 실용은 성과를 내기 위한 태도일 뿐이다. 문제는 정책의 목표와 내용이다.

6월 말 9385까지 치솟던 코스피 지수가 이후 하락하면서 9월 초 6500선을 나타내고 있다. 급락의 원인으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꼽히면서, 대통령 지지율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평가된다.네이버 갈무리

'먹사니즘'과 국정과제 123개, 국민은 잘 모른다

지난 1년, 정부의 국정철학이 무엇인지 아무도 제대로 묻지 않았다. 아무도 제대로 답하지도 않았다. 우리나라는 5년 단임 대통령제 국가다. 5년마다 '무슨무슨 정부'라 부르며, 지난 정부와는 다른 새 정책을 추진하려 한다. 이를 위해 대통령 선거가 끝나면 약 2개월간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꾸려진다. 인수위는 새 정부의 비전, 목표, 전략, 국정과제를 준비한다. 정부는 이 과제들을 5년 동안 관리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전임 대통령의 탄핵으로 대통령 선거 다음 날 곧바로 취임했다. 정부의 비전과 국정 과제를 충분히 논의할 시간이 없었다. 문재인 정부는 인수위 대신 '국정기획자문위원회'를 꾸렸다. 이 위원회는 약 두 달간 한시적으로 운영됐다. 국정 과제를 마련한 뒤에는 해산했다. 그 이후 국정 과제 관리는 상설 자문기구인 '정책기획위원회'가 맡았다.

현 정부는 취임 직후부터 광복절 전후까지 약 두 달간 '국정기획위원회'를 운영했다. 이 위원회는 국가 비전으로 '국민이 주인인 나라, 함께 행복한 대한민국'을 제시했다. 그 아래 3대 국정 원칙과 5대 국정 목표를 두었다. 다시 그 아래 23개 추진 전략과 123개 국정 과제를 제시한 뒤 활동을 마쳤다.

'실용과 성과'라는 국정 원칙, '기본이 튼튼한 사회'라는 국정 목표는 먹사니즘과 연결된다고 볼 수 있다. 소득·주거·의료·돌봄이 보장되는 사회, 안전하고 존중받는 사회, 그 안에서 각자의 가능성을 실현하는 사회. 이것이 '기본이 튼튼한 사회'의 목표다. 이를 위해 대통령 직속 '기본사회위원회'를 운영 중이다. '국민행복 보장을 위한 기본사회 기본법(안)'도 국회에 발의됐다. 문제는 국민이 이런 사정을 거의 모른다는 것이다.

지난 1년 그리고 지금 추진 중인 정책들이 국정 기획 차원의 전략·과제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 설명이 부족하다. 국가 비전 달성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도 잘 설득되지 않는다. 상황 논리, 정치적 이해관계, 추진 가능성 등 이른바 '그때그때 논리'가 앞선다는 인상이다.

정치적으로도 그렇다. 처음엔 소위 오른쪽 인사를 기용하며 '국민 통합'을 내세웠다. 지금은 지지 세력을 넓혀 '구조적 다수'를 구축하려 한다. 국민의 눈에는 대통령과 국회의원 과반수가 같은 정당이다. 우호 세력까지 합치면 국회의원 약 5분의 3이 범여권이다. 하지만 '국민 통합'이든 '구조적 다수'든, 이는 직업 정치인들 사이의 정치공학적 연합을 말하는 것이다.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말은 아니다.

'그때그때 정책', '표지갈이 정책'으론 안된다

국민에게는 말 그대로 기본이 튼튼하고, 먹고사는 데 어려움을 없애주는 정책이 필요하다.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주식시장 혼란을 키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예탁금 상향 등 투자 조건이 강화됐다. 보유 주택 규모 중심에서 실거주 여부와 주택 가액 중심으로 바꾸려던 부동산 세제 개편은 후퇴했다. 기초연금개혁도 마찬가지다. 정부는 대상자를 줄이고 저소득 수급자를 두텁게 지원하는 '하후상박'(下厚上薄, 소득이 낮을수록 더 많이 지원하는 방식)형 개혁을 추진했다. 하지만 결국 기존 수급 대상(하위 70%)은 그대로 유지하고, 저소득층 급여만 소폭 올리는 수준으로 후퇴했다.

정부는 이를 민의를 반영한 빠른 정책 전환이라 말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전형적인 '그때그때 정책추진'의 사례라고 할 수밖에 없다.

최근 2030 청년세대를 위한 지원 정책도 살펴보자. 출생 때부터 부모의 양육 부담을 완화하는 정책이 새로 제시됐다. 하지만 내용을 뜯어보면 기존 출산 양육 지원을 재구성한 것에 가깝다. 이른바 '표지갈이 정책'이다. 자산 형성 종잣돈 마련과 취업 지원은 좋은 정책이다. 다만 기존 정책의 연속선상에 있을 뿐이다.

문제는 취업 지원을 넘어 고용 창출, 즉 청년이 취업할 일자리 자체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고용 없는 성장이 계속되고 있다. 그런데도 적극적 일자리 창출 정책 논의는 찾기 어렵다. 문재인 정부는 공무원과 공공기관 정원을 늘리는 등 청년 채용을 국가 정책으로 추진한 바 있다. 민간 기업의 청년 채용을 독려하는 방안도 있었다. 지금은 이런 논의가 잘 보이지 않는다.

청년 주거 지원도 다양하게 제시되고 있다. 하지만 목돈이 없는 청년에게는 그림의 떡일 수 있다. 사회 전체적으로는 다른 부작용도 있다. 무주택 4050 중장년 세대의 허탈감과 불만이 커지고 있다.

한성숙 국무총리가 지난 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행정·공공기관 이전 및 공공기관 기능 개혁 관련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최근 발표된 정부부처·공공기관 지방 이전은 어떨까. 이는 지난 20여 년간 추진돼 온 지역균형발전과 같은 방향이다. 문제는 다른 데 있다. 최근 109개 공공기관 통폐합(전체 관리 대상 524개 중 109개를 줄여 415개로 정비하는 방안)이 발표됐다. 이것이 그동안 반복돼 온 '분리·신설 후 다시 통폐합'의 되풀이가 아니라는 근거 제시와 설득이 필요하다.

전국 30개 지방국립대학의 신입생 등록금 전액 무료(2027학년도부터 단계적 적용) 정책도 논란이다. 당사자에게는 분명 좋은 일이다. 하지만 이미 반값 등록금이 시행되고 있다. 대학 경쟁력과 무관하게 국립대라는 이유만으로 세금 특혜를 주는 셈이다. 교육, 지역 균형, 지역 경제 여러 차원에서 어떤 효과가 있는지 설득이 더 필요하다.

문재인 정부 초기가 떠오른다. 그때도 선의와 대의명분을 앞세웠다. 국민적 공감대 형성이나 중장기 효과 검토가 부족한 채로 2018년과 2019년, 최저임금을 각각 10% 이상 올렸다. 탈원전 정책도 비슷했다. 구체적이고 실행 가능한 전력 공급 중장기 계획을 제대로 제시하지 못했다. 시행도 제대로 못 하고 논란만 키웠다.

지금도 비슷한 걱정이 든다. 호남·영남·충청에 수백조 원 규모의 AI 투자와 데이터센터 건설이 추진된다. 100조 원 규모의 '미래대응기금'도 조성된다. 반도체·AI·데이터센터 호황에 발맞춘 미래지향적 투자 전략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 산업들은 호황과 불황이 번갈아 오는 대표적인 사이클 산업이다. 지금의 계획이 호황기의 장밋빛 청사진에 그치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

5년 단임 정부의 숙명

최근 6개월 이재명 대통령의 직무 수행 평가. 6월 이후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8월 이후에는 부정평가가 긍정평가를 앞서는 데드크로스가 나타나고 있다.한국갤럽조사연구소

5년 단임 대통령제에는 숙명이 있다. 효과가 2~3년 뒤에나 나타나는 정책을 중장기적으로 오래 추진할 수 없다는 점이다.

김대중 정부 때 시작한 저출산 고령 사회 대응정책은 중장기 정책 추진의 좋은 예다. 이후 여러 정부를 거치며 확대됐다. 아동 분야는 임신·출산 지원, 양육·아동 수당, 유치원·보육시설 통합, 초등학교 늘봄교실, 지역아동센터로 넓어졌다. 노인 분야는 노인 일자리 사업, 노인장기요양보험, 노인 맞춤형돌봄, 통합 돌봄, 기초연금으로 확대됐다. 이렇게 국가 정책 기조로 자리 잡았다. 다음 정부의 정책 추진까지 고려한 중장기 설계가 필요하다. 동시에 5년 단임 정부가 지금 해야 할 일도 해야 한다.

국민연금 개혁이 대표적 사례다. 2025년 3월, 국회를 통과했다. 2007년 이후 18년 만의 모수개혁이었다. 보험료율은 9%에서 13%로, 소득대체율은 43%로 올랐다. 몇 년간 논의한 개혁안을 합의해 입법했다. 그 효과는 장기적으로 나타날 것이다.

사법 개혁은 다르다. 지난 1년, 야당의 반대에도 정치적 결단으로 추진됐다. 이제는 정책 효과를 모니터링 해야 한다. 수정하고 보완하며, 다음 정부가 해야 할 일을 제시해야 한다.

결국 5년 단임 정부가 추진한 정책의 성공은 다음 정부에서 드러난다. 노무현 정부는 한미FTA(자유무역협정)를 협상했다. 그다음 정부가 이를 체결했다. 다음 정부가 현 정부의 정책을 계승하고 이어갈 때, 지금 정부의 정책은 제대로 효과를 낸다. 반대로 다음 정부가 정책을 본질적으로 뒤집으면, 효과는 단편적으로만 확인될 뿐이다. 제대로 파악하기도 어려워진다.

다음 정부까지 정책을 이어가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무엇보다 같은 정당 출신 정치인의 재집권, 이른바 정권 재창출이 필요하다.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가 그런 사례다. 그렇지 않다면 다른 방법도 있다. 사회적 합의를 바탕으로 정책을 입법화하고, 시행을 법으로 강제하는 것이다.

김대중 정부에서 시작된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가 노무현 정부에서 입법되고 이명박 정부에서 시행됐다. 최근 사례도 있다. 문재인 정부에서 포괄적 시범사업이 시작된 돌봄통합지원사업은 지난 정부(윤석열정부)에서 대상자를 노인 중심으로 좁혀 시범사업을 이어갔다. 이후 입법을 거쳐, 현 정부 들어 올해 3월 27일 통합돌봄지원사업으로 시행됐다.

어떤 방식이든 마찬가지다. 구조적 다수라는 직업 정치인 간 정치공학적 관계 설정으로는 안 된다. 국민의 요구를 수렴한 민생 정책 설계가 먼저다. 이를 바탕으로 다음 정부까지 과제를 이어줄 국민통합 차원의 합의가 필요하다. 그리고 이를 뒷받침할 법적 절차도 마련해야 한다.

민생 문제 해결은 5년 안에 끝나지 않는다. 여러 정부에 걸쳐 시도되는 일이다. 그래서 정치공학보다 미래전략과 로드맵이 필요하다. 짧은 호흡이 아니라 긴 호흡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현 정부도 마찬가지다. 스스로 제시한 국정비전과 전략, 국정 과제에 기반한 단계별 추진이 필요하다.

이용갑 재능대학교 초빙교수본인

필자 소개 : 이용갑은 건강보험연구원과 인천연구원을 거쳐 현재 재능대학교 초빙교수로 일하고 있다. 건강보험정책, 사회보험을 중심으로 연구해 왔으며, 광역지자체의 다양한 사회복지정책을 주요 연구 주제로 다루고 있다. 최근에는 지역책임의료기관의 공공보건의료 구축협력사업과 통합돌봄, 노인주거 등 보건과 복지가 만나는 영역에 관심을 두고 연구하고 있으며, 대통령직속 국민생명안전위원회 위원과 인천광역시 인권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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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보안법은 국가안보 해치는 주범...오늘이라도 폐지해야"

국가보안법 폐지 월요시위 300회, 폐지 법안 발의 300일에 다지는 123개 단체의 다짐 (전문)

  • 기자명 이승현 기자
  • 입력 2026.09.18 01:21
  • 수정 2026.09.18 01:26
  • 댓글 1
 
17일 오전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국가보안법폐지국민행동을 비롯한 123개 시민사회단체가 국가보안법폐지 촉구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17일 오전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국가보안법폐지국민행동을 비롯한 123개 시민사회단체가 국가보안법폐지 촉구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지난 2020년 4월 27일 헌법재판소 앞에서 처음 시작해 단 한주도 빠지지 않고 국회 앞으로 장소를 바꿔어 진행된 국가보안법 폐지를 위한 월요 1인 피케팅 시위가 9월 14일 꼬박 300회를 맞이했다.

지난해 12월 2일 제22대 국회에서 민형배·김준형·윤종오 의원 등 야당 의원 32명이 국가보안법 폐지 법률안을 공동발의한 지 300일을 열흘 앞둔 17일 오전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국가보안법폐지국민행동을 비롯한 123개 시민사회단체가 국가보안법폐지 촉구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국가보안법 7조부터폐지운동시민연대'을 결성해 국회 앞 월요시위를 주도해 온 박미자 대표는 이적표현물 소지 혐의로 동료 교사와 학생들이 보는 앞에서 파면당하고 연금을 박탈당한 국가보안법 피해자로서 "지금 이 땅에서 자라고 있는 우리 아이들의 정직한 삶과 평화로운 미래를 위해서 투쟁하기로 결의한 지 벌써 7년이 됐다"는 감회를 피력했다.

이어 국민을 반국가세력으로 규정하고 탄압한 잔인한 시간들을 기억하며 "내란청산의 과정에서 반드시 국가보안법은 폐지해야 한다"고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박미자 '국가보안법 7조부터폐지운동시민연대' 대표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박미자 '국가보안법 7조부터폐지운동시민연대' 대표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정범진 사단법인 생명평화민주주의연구소 이사장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정범진 사단법인 생명평화민주주의연구소 이사장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강원도 인제에서 매주 월요일이면 빠짐없이 국회 앞 피케팅 시위에 참석해 온 정범진 사단법인 생명평화민주주의연구소 이사장은 "국가보안법 폐지하고 국민주권 확립하자"며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홍정 자주통일평화연대 상임대표의장은 "국가보안법 폐지 운동은 반공, 분단, 냉전 체제 속에서 형성된 안보 국가의 전쟁정치와 통치체제를 민주화, 인권과 평화를 핵심 가치로 실현되는 국민주권 통치체제로 전환하는 운동"이라고 대표발언을 시작했다.

국가보안법을 전면 폐지해 평화공존 시대의 새로운 민주적 평화안보체제를 구축하자는 것.

사상과 표현을 처벌하는 안보를 구체적 위협과 범죄협의를 규율하는 안보로, 생각을 처벌하는 국가에서 행위를 책임지는 국가로 전환하자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국가보안법 폐지운동은 법률 폐지 청원운동과 함께 피해자의 진실과 조작 구조를 규명하고 사회적 기억을 축적하며, 이를 헌법과 국제인권문제, 시민사회 공동의 핵심의제로 만들면서 분단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하는 평화 운동과 강력하게 결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홍정 자주통일평화연대 상임대표의장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이홍정 자주통일평화연대 상임대표의장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김재하 국가보안법폐지국민행동 대표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김재하 국가보안법폐지국민행동 대표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김재하 국가보안법폐지국민행동 대표는 "국가보안법은 국민을 식민지 노예의식으로 물들이려는 법이고 입바른 사람을 처벌하는 법"이라며, 반드시 없어져야 하고 정면으로 맞서야 하는 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여론이 무르익을때까지 폐지를 기다리다가는 천년, 만년이 가도 이 땅에서 국가보안법은 사라지지 않는다"고 하면서 "이재명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이 적극적으로 폐지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센터 소장인 류순권 목사는 "인간의 존엄은 국가가 허락하거나 통제해서 생기는 게 아니며, 그 누구라도 국가의 필요나 이념의 이름으로 함부로 희생되어서는 안 된다"며 "국가보안법 폐지 법안이 국회에 제출되어 있음에도 제대로 다루어지지 않는 현실을 더 지켜보고만 있을 수 없다. 피해자들에게 또 기다리라고 말할 수 없다. 이제 국회와 정부가 책임 있게 응답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21대 국회의원을 지낸 윤미향 김복동의희망 공동대표는 "일제 식민지 독립운동가들을 치안유지법으로 잡아 가두던 그 법이 아직도 이 긴 세월 동안 통일과 민주 인사들에게 탄압과 억압의 총칼로 변장하여 생각조차 분단의 벽을 넘어가지 못하게 하는 상황을 이제는 끝내야 하지 않겠느냐"며,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답하라고 요구했다.

강욱천 한국민족예술총연합 사무총장과 전승혁 전국교직원협동조합 부위원장은 생각하고 말하며, 상상할 수 있는 자유를 위해, 그리고 청소년들에게 문제되고 있는 역사왜곡, 혐오·차별 발언의 위험성을 극복하기 위해 국가보안법 폐지는 더는 미룰 수 없는 과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자회견 당일 오전에 벌어진 국가보안법 피해자 이정훈 씨와 8명 시민에 대한 동시 압수수색에 대한 규탄 발언도 이어졌다.

손정목 통일시대연구원장은 이날 발언자로 나서기로 한 이정훈 씨가 경찰 안보수사대의 압수수색으로 나오지 못하게 된 사정을 설명하고는 국가보안법 폐지를 강력 촉구했다.

국가보안법 규탄발언을 하는 장민호 씨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국가보안법 규탄발언을 하는 장민호 씨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지난 2013년 이른바 일심회사건으로 7년을 복역한 뒤 13년간 미국으로 추방되어 최근 어머니의 임종을 끝내 보지못하고 간신히 귀국해 뒤늦은 장례를 치른 장민호 씨는 정부가 귀국 조건으로 미 연방수사국(FBI)의 범죄경력증명서를 요구했던 사실을 지적하며, 이는 천륜을 다하려는 국민에 대한 국가의 태도로서도 온당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국가주권과 관련해 납득할 수 없는 조처라고 규탄했다.

40년 넘게 군 생활을 한 문장렬 전 국방대학교 교수는 "국가보안법은 국가 안보를 해치고 있는 주범 중 하나"라고 하면서 "민주주의와 주권을 지키려는 군대의 정신이 필요한데, 오직 적개심으로만 군사 작전을 하겠다고 하니 수준높은 국방이 전혀 안되고 있는 것"이라고 개탄했다.

그는 "오늘이라도 국가보안법이 폐기되어야 국가안보가 제대로 설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석되어 2년 9개월간 수사와 재판을 받다 대법원에서 최종 무죄 확정 판결을 받은 신동훈 제주세월호기억관 운영위원장은 11개월 동안 수사관들에게 지급된 5천여 만원의 포상금을 환수하라는 항의를 했지만 결국 국정원은 대한적십자사 기부로 끝냈다고 하면서 국가보안법 제21조(상금)의 허점을 지적했다.

죄를 범한 자를 인지, 체포한 수사기관과 정보기관 종사자들에 대한 상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한 이 조항은 법원 판결 전 '무죄추정의 원칙'을 정면으로 부정할 뿐만 아니라 필연적으로 과잉수사, 조작수사를 부추기는 유혹의 장치이기도 하지만, 무죄 확정판결이 나와도 상금을 환수하지 못하기 때문에 적십자사 기부라는 해괴한 마무리로 끝났다는 것. 당장 위헌법률심판 대상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전국에서 모인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함재규 민주노총 부위원장, 도승숙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수석부회장, 봉준희 진보대학생넷 이화여대지회장이 낭독한 기자회견문을 통해 △이재명 대통령은 국가보안법 폐지의 정치적 결단을 내릴 것 △국회는 300일간 표류하고 있는 국가보안법 폐지법안을 즉시 논의하고 처리할 것 △국가는 국가보안법 피해자들의 명예회복과 정의롭고 평화로운 민주사회를 위해 책임있는 역할을 할 것을 요구했다.

또 국민주권 회복과 국가보안법 폐지를 위해 연대하고 단결하여 투쟁할 것을 다짐했다. 

국가보안법 폐지 촉구 기자회견문 (전문)

- 월요피켓팅 300회, 폐지법안 발의 300일을 맞아 -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이재명 대통령님께 호소드립니다.

오늘 우리는 두 개의 '300'을 기억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이번 월요일, 9월 14일은 헌법재판소 앞에서, 그리고 국회 앞에서 이어온 국가보안법 폐지 월요피켓팅이 꼬박 300회를 맞이한 날이었습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7년의 세월 동안 단 한 주도 거르지 않고 이어온 걸음입니다. 그리고 오늘, 22대 국회에 국가보안법 폐지법안이 발의된 지 300일을 앞두고 있습니다. 300일 동안 이 법안은 단 한 번의 제대로 된 논의조차 거치지 못한 채 국회 서랍 속에서 표류하고 있습니다.

300번의 월요일과 300일의 침묵. 우리는 오늘 국가보안법 위에 놓인 ‘300’이라는 숫자를 주시하면서, 대한민국의 주권자로서 다시 한번 분명히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국가보안법의 문제점을 직시하고, 국민주권을 보장해 주십시오."

하나, 국가보안법은 생각과 말을 검열하는 시대착오적 악법입니다

"누구도 생각을 이유로 처벌받지 않는다"는 것은 문명국가의 상식이자 세계 보편의 법 원칙입니다. 그러나 국가보안법은 이 상식을 정면으로 거스릅니다. 국민의 양심과 사상,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고 선택적으로 처벌해온 국가보안법으로 인해, 정부 정책을 비판했다는 이유만으로 억울하게 국가폭력의 피해자가 된 이들이 수없이 많습니다. 이른바 ‘K-민주주의’라고 일컬어지는 정의로운 대한민국의 강점을 깡그리 상쇄시키는 이 법의 존재 이유는 전혀 ‘없습니다’. 과연 헌법 제1조 1항,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에 정면으로 역행하는 부끄러운 법을 유지해야 합니까! 

둘, 국가보안법은 헌법 위에 군림하며 민주화의 역사를 짓밟았습니다.

이 법은 일제 강점기 독립운동을 잔인하게 탄압했던 ‘치안유지법’을 그대로 계승한 법입니다. 독립운동가들의 비명과 피눈물, 죽음을 낳게 한 악명높은 치안유지법은 해방과 함께 당연하게 사라졌습니다. 그러나, 1948년 12월 1일, 제주 4·3의 진압 명령을 거부한 양심적인 군인과 시민들을 처벌하기 위해 치안유지법은 ‘국가보안법’이라는 이름으로 버젓이 부활했습니다. 이후 여순항쟁과 4·3을 말하는 것조차 죄가 되었고, 독재에 맞선 저항과 5·18광주민주화운동의 정신마저 이 법의 이름으로 짓밟혔습니다. 국가보안법은 평화교육을 실천하려 했던 교육자들을 교단에서 파면시킨 도구였습니다. 우리는 이 역사를 결코 잊지 않았습니다.

셋, 300번의 월요일 - 교육자들의 7년, 멈추지 않은 실천입니다

국가보안법폐지 월요 피켓팅은 국가보안법으로 교단을 떠나야 했던 동료 교사들을 지켜본 교육단체, 시민단체들이 시작한 실천입니다. 헌법재판소 앞에서 시작해 지금은 국회 앞에서 이어지고 있는 이 300번의 월요일은, 민주화의 역사를 가르치고 다음 세대에게 반전과 평화를 말하는 것조차 탄압받아온 우리 교육 현장의 증언입니다. 6·15공동선언 이후 합법적인 남북교류와 평화교육에 나섰던 수많은 교육자들이 국가보안법이라는 이름으로 교단에서 쫓겨났던 그 아픔을, 우리는 300번의 월요일로 기억해왔습니다. 사계절이 일곱 바퀴를 돌고, 눈비와 폭염, 혹한을 마다하지 않고 천금같은 사상과 양심의 자유를 위해 많은 시민들이 이 자리를 자원해서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응답을 하지 않는다면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의 정부는 명확하게 ‘직무 유기’를 하는 것입니다. 

넷, 300일 - 내란 청산의 마지막 퍼즐이 국회에서 잠자고 있습니다

2024년 12월 3일, 내란의 밤을 우리는 잊지 않았습니다. 비상계엄을 선포한 내란 세력이 국가보안법을 무기 삼아 전 국민을 겁박했던 그 순간을 말입니다. 내란심판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국가보안법 폐지야말로 내란 청산의 핵심 과제'라는 데 뜻을 모은 31명의 국회의원이 2025년 12월 2일 폐지법안을 발의했습니다. 국가보안법이 78년간 존속하며 권력 유지 수단으로 악용되었다는 점, 그리고 국가보안법의 대부분 조항이 이미 형법이나 남북교류협력법 등 관련 법률로 대체·규율될 수 있다는, 명확한 근거와 국가인권위원회를 비롯해 유엔 자유권규약위원회, 사회권규약위원회, 고문방지위원회 등 국제기구들도 반복적으로 국가보안법 폐지를 권고했다는 점도 근거로 제시됐습니다. 그러나 300일이 지나도록 이 법안은 논의조차 되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습니다. 300일 동안에도 조작된 국가보안법 사건의 피해자들은 여전히 고통 속에 있습니다. 촛불과 빛으로 나라를 구한 민주시민들이 지금 이 순간에도 악법의 그늘 아래 놓여 있다는 것이 통탄스럽니다. 

다섯, AI시대, 국가보안법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가로막는 걸림돌입니다

인공지능 시대에 인간에게 가장 필요한 능력은 창의성과 비판적 사고력이라는 데 이견이 없습니다. 그런데 창의성과 비판적 사고력은 생각과 표현의 자유 위에서만 자랄 수 있습니다. 정보가 국경 없이 흐르고 세계가 하나로 연결되는 초연결 시대에, 국민의 자유로운 상상력과 표현을 옥죄는 국가보안법은 대한민국이 미래로 나아가는 길에 스스로 채운 족쇄입니다. 경제와 기술이 아무리 도약해도, 국민의 생각과 말이 검열당하는 나라에서 미래세대는 결코 창의성과 비판적 사고력을 키울 수 없습니다. 또한 분단의 현실을 직시하고 평화적으로 극복해야만 진정한 세계시민으로 거듭날 수 있습니다. 이전에 같은 나라의 시민이자 동포로서 사회문화적 뿌리를 공유하고 있는 상대방을 ‘적’으로 규정하고 경계하는 상황은 우리 학생들에게 ‘평화와 공존’을 제대로 교육하기 어렵고, 세계 각국의 사람들과 함께 민주와 평화를 논의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습니다.  

여섯, 혐오문화의 뿌리에는 국가보안법이 있습니다

우리사회가 세대간, 성별간, 지역간 갈등이 무성한 혐오의 정글을 만들고 있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며 생존을 위협하는 문제이기도 합니다. 입장이 다른 상대를 향한 맹목적인 비난과 유무형의 폭력은 대화와 토론의 자리를 아픔과 슬픔, 분노의 비명으로 채우고 있습니다. 입장과 생각이 다를 수밖에 없는 당연하고도 자연스러운 이치를 대하는 우리는 합리적이고 민주적인 의사결정을 할 능력이 충분함에도 불구하고, 혐오, 차별, 배제, 폭력이 난무한 무지성(無知性)의 전쟁을 벌이고 있는 것입니다. '다름'을 '적'으로 규정하고 처벌해온 국가보안법의 논리는, 오늘날 우리 사회 곳곳에 퍼진 혐오와 배제의 문화와 그 뿌리를 같이합니다. 내란을 청산하고 혐오를 넘어서는 정의롭고 평화로운 민주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국가보안법 폐지는 더는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입니다. 대한민국의 주권자인 국민의 이름으로 다음과 같이 요구하고 결의합니다.


 ⃝  우리의 요구

하나, 이재명 대통령님은 국가보안법의 문제점을 직시하고, 폐지를 향한 정치적 결단을 보여주십시오.

하나, 국회는 300일간 표류해온 국가보안법 폐지법안을 즉각 논의하고 처리하십시오.

하나, 국가보안법으로 인한 피해자들의 명예를 회복하고, 정의롭고  평화로운 민주사회로 나아가는 데 국가가 책임 있게 나서십시오.


 ⃝  우리의 결의
 
우리는 국민주권을 회복하기 위해 국가보안법을 폐지하는 날까지 연대하고 단결하여 투쟁할 것입니다.    


2026년 9월 17일 
국가보안법폐지 기자회견 및 촉구대회 참가자 일동

공동주최(9/17.현재123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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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밤 밝히는 예산, 그냥 '퍼주기' 아닌가

 

조태희 시민기자

jotaehui@naver.com

- 관악뉴스(지역언론사) 조태희의 관악을 담소 칼럼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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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야장' 시범상권 6곳에 최대 20억원씩 지원

민선 9기 핵심 전략 '야간경제 활성화' 목표

보행로 고치고 가로등 세우고 화장실 만들고

시의회 상임위에서 선심성 예산이라며 삭감

사흘 뒤 본회의 복원 "자영업 폐업 최대" 이유

사당역 로터리 경계 두 군데 선정, 이상하잖나

강남구 세로수길은 공실률 45.2%나 되는데···

상인과 주민 이해관계 엇갈려 갈등도 불가피

골목 가치 올라가면 건물주는 임대료 어부지리

누굴 위한 정책·어떤 결과 바라는지 설명 부족

해가 지고 난 뒤에야 동네의 표정이 달라지는 날이 있다. 낮에는 셔터와 간판 사이에 웅크리고 있던 골목이 불을 켜고, 사람들은 그제야 이 동네에 아직 서로의 얼굴을 알아보는 시간이 남아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서울시가 그 시간을 정책으로 만들기로 했다. 서울시는 14일 '서울 달빛야장' 시범 상권 여섯 곳을 발표했다. 강남구 세로수길, 관악구 사당오락달빛야장, 광진구 건대맛의거리, 도봉구 창동역 상점가, 동작구 사당1동먹자골목, 중랑구 상봉먹자골목이다. 15개 자치구에서 19개 상권이 신청했고, 서류심사로 열 곳이 추려졌으며, 전문가 평가위원 5명과 시민평가단 50명이 최종 선정에 참여했다. 당초 다섯 곳을 뽑을 계획이었는데 한 곳을 더했다. 선정된 상권에는 2028년까지 최대 20억 원씩 들어간다. 시는 같은 해까지 달빛야장을 25곳으로 늘리겠다고 했다.

 

2026 서울 달빛야장 조성사업 시민참여평가단의 모습. (사진출처 : 서울시)

나쁜 일이 아니다. 보행로를 고치고 가로등을 세우고 CCTV를 달고 화장실과 쓰레기 처리시설을 만든다니, 달빛야장이 아니었더라도 우리 동네 골목에 이미 필요했던 것들이다. 그런데 목록을 한참 들여다보고 있으면 몇 가지가 눈에 걸린다.

달빛은 구 경계를 모른다

관악에서 뽑힌 곳은 '사당오락달빛야장'으로, 남현동, 사당역 일대다. 관악의 밤이라고 하면 대개 신림역 주변의 신사리 상권, 신림동 골목이나 봉천 먹자골목, 서울대입구역 샤로수길 상권을 먼저 떠올린다. 정작 뽑힌 것은 관악의 동쪽 끝, 생활권으로 치면 이미 '사당'이라 불리는 자리다. 2·4호선과 경기 남부지역 곳곳으로 떠나는 광역버스가 모이고 관악산과 예술인마을과 부추삼겹살골목이 붙어 있으니, 좋은 후보이긴 했을 것이다.

길 건너 동작구 사당1동먹자골목도 함께 뽑혔다. 같은 사당역 로터리를 사이에 두고 야장 두 개가 각각 최대 20억 원을 받는다. 사업의 단위가 상권이 아니라 자치구여서 생기는 일이다. 밤에 사당역에 내려 한잔 하러 가는 사람은 자기가 지금 관악의 밤에 있는지 동작의 밤에 있는지 따지지 않는다. 달빛은 구 경계를 모른다. 하지만 예산은 안다.

 

박준희(가운데) 서울 관악구청장이 지난 13일 ‘서울 달빛야장’ 1기 상권으로 관악구의 ‘사당오락 달빛야장’ 선정을 직원들과 미리 축하하고 있다. (사진출처 : 관악구)

'골목상권까지'의 출발점

목록의 첫 줄은 강남구 세로수길이다. 흔히 알려진 가로수길 옆, 젊은 감각의 음식점이 밀집하고 외국인 관광객이 즐겨 찾는다는 그 거리다. 골목상권이 맞나 싶지만, 골목은 골목이다.

다만 서울시장은 발표 자리에서 "오늘 선정된 관악, 동작, 광진, 중랑의 골목상권까지" 돈이 흐르게 하겠다고 말했다. 여섯 곳 중 네 곳만 호명됐다. 강남과 도봉은 빠졌다. 말이 길어져 줄였을 것이다. 그런데 줄일 때 빠지는 이름이 그 사업의 서사를 말해준다. '골목상권까지'라고 할 때, 그 '까지'는 어디에서 출발하는 걸까.

이 발표가 있기 사흘 전인 11일, 서울시의회 본회의에서 야간경제 관련 예산이 되살아났다. 상임위 예비심사 단계에서는 상품권 발행비 10억 5700만 원을 비롯해 관련 사업 예산이 줄줄이 전액 삭감됐다. 깎은 쪽의 논리는 구체적 계획 없이 밀어붙인 선심성·전시성 예산이라는 것이었고, 되살린 쪽의 논리는 자영업 폐업이 역대 최대라는 것이었다. 결국 17억 9700만 원 가운데 16억 9200만 원이 복원됐다. 그리고 14일 여섯 곳이 발표됐다.

양쪽 말이 둘 다 맞다. 그래서 문제다. 폐업이 역대 최대인 것도 사실이고, 이 사업의 최종 성과 지표가 없는 것도 사실이다. 밤을 켜는 데 드는 돈은 정해졌는데, 그 밤이 성공했는지 판정할 기준은 아직 없어 보인다.

갈등은 협약으로 내려간다

서울시는 대책도 함께 내놓았다. 상인과 주민이 상생협약을 맺고 상생협의체를 구성해 소음·악취·쓰레기·보행 불편을 상시 관리하겠다고 했다. 이 협약에는 영업구역과 종료시간, 청결 유지 같은 운영수칙을 담고, 어기면 단계별로 자체 제재를 한다. 주거지와 붙어 있거나 민원이 잦은 곳은 구청장이 도로점용을 제한하거나 허가하지 않을 수 있다. 옥외영업장 도로점용 가이드라인은 선정 발표 당일부터 시행됐고, 식품접객업 옥외영업 조례안도 행정예고를 거쳐 자치구에 곧 배포된다.

결국 시는 예산과 브랜드와 상품권을 준다. 구청장은 허가와 민원을 받는다. 상인과 주민은 협약을 맺고 서로를 단속한다. 밤을 여는 결정은 위에서 내려오고, 그 밤을 감당하는 일은 아래로 내려간다.

상생협의체라는 말은 공평하게 들린다. 그런데 상인은 조직되어 있고 주민은 대개 조직되어 있지 않다. 골목 2층, 3층, 그 뒤 원룸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회장도 총회도 회칙도 없다. 협약 테이블에 앉을 자리가 있는 사람과, 창문을 닫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는 사람은 같은 조건에 놓여 있지 않다. 상권의 이해관계자 명단에 '상권에서 잠을 자는 사람'은 좀처럼 오르지 않는다.

달빛야장이 끝난 뒤에 남는 것

이름마저 참 예쁜 달빛야장 사업 지원은 오는 2028년까지다. 간판을 바꾸고 조명을 달고 로고를 만들고 상품권을 푸는 동안에는 사람이 온다. 사람이 오는 것과 돈이 남는 것은 다르다. 매출이 오르는 것과 임대료가 오르는 것도 다르다.

이 대목에서 다시 목록의 첫 줄을 본다. 세로수길은 가로수길에서 한 블록 들어간 골목이다. 가로수길이 어떻게 되었는지는 길게 설명할 필요가 없다. 부동산 컨설팅 업체가 집계한 지난해 4분기 가로수길 공실률은 45.2%였다. 같은 보고서에서 서울 주요 가두상권의 평균 공실률은 13.8%였다. 세 배가 넘는다.

가로수길을 가로수길로 만든 가게들은 이제 대부분 그 거리에 없다.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하고 성수동으로, 압구정 로데오로 옮겨 갔다. 그리고 같은 보고서에서 공실률이 가장 낮은 상권은 2.5%의 성수동이었다. 45.2%와 2.5%. 같은 도시, 같은 분기다. 세로수길은 그때 한 블록 안쪽으로 밀려난 사람들이 만든 골목이다. 이제 그 골목에 야간경제 예산이 들어간다. 골목이 잘되는 것이 나쁜 일일 리 없다. 다만 골목이 잘된 다음에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를 서울은 이미 보았다. 바로 한 블록 옆에서 말이다.

 

지난 9월 12일에 열린 신사 세로수길 K뷰티 비어 페스타 (사진출처 : 강남구)

그러고 나면 상생협약의 당사자 목록이 달리 보인다. 협약을 맺는 쪽은 상인과 주민이다. 어디에도 건물주는 없다. 공공이 20억 원을 들여 보행로를 깔고 조명을 달고 상품권을 풀어 골목의 값을 올려놓으면, 그 오른 값은 결국 임대료라는 형태로 정산된다.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은 임대료를 한 번에 5% 넘게 올리지 못하게 막아 두었지만, 서울에서는 보증금에 월세의 100배를 더한 금액이 9억 원을 넘는 가게에 이 상한이 적용되지 않는다. 보증금 1억 원에 월세 800만 원이면 딱 9억 원이다.

골목이 뜨면 그 선을 넘는 가게가 생긴다. 공공이 20억 원을 들여 골목의 값을 올리고, 그 값을 누가 가져갈지는 시장에 맡겨 두는 구조다. 결국 법이 보장하는 10년은 가게가 밀려나는 시점을 늦춰 줄 뿐, 임대료가 오르는 것 자체를 막아 주지는 않는다.

그러니 이 달빛야장 사업의 성적표는 방문객 수가 아니어야 한다. 20억 원 가운데 얼마가 조명과 로고로 가고 얼마가 화장실과 보행로로 갔는지, 늘어난 매출이 목 좋은 몇 곳에 몰렸는지 골목 전체에 고루 갔는지, 그 골목의 임대료가 사업 전후로 얼마나 달라졌는지. 무엇을 세어야 하는지는 이미 분명하다.

문제는 시점이다. 지표는 사업이 끝난 뒤에 만들면 늦는다. 비교할 출발선이 남아 있지 않기 때문이다. 지금 재두지 않으면 나중에는 잴 수 없다. 시의회가 구체적 계획이 없다고 지적한 대목은 정치 공방 이전에 지극히 행정의 기본에 관한 것이었다.

과연, 누구의 밤인가

야장 여섯 곳이 발표된 다음 날, 서울시는 '야간경제총괄특보'를 임명했다. 시장 직속 보좌기관이다. 맡은 일은 야간경제 비전과 전략 수립, 4대 야간 랜드마크 육성, '서울의 밤' 브랜드 구축이다. 새로 온 특보는 '서울마이소울'과 '해치' 캐릭터 등 서울의 브랜드 사업을 여러 차례 기획해 온 사람이다.

원래 만들려던 자리는 이것이 아니었다. 서울시장은 지난 6월 '나이트 메이어' 도입 계획을 밝혔다. 그러다 최근 "연구가 깊어지면서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걸 알게 됐다"며 임명을 미뤘다. 대신 브랜드와 랜드마크를 총괄하는 특보 자리가 채워졌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8월 20일 서울시청 대회의실에서 서울시 야간경제 활성화 기자설명회를 열고 있다. (사진출처 : 서울시)

암스테르담이 2000년대에 나이트 메이어를 둔 이유는 브랜드 때문이 아니었다. 밤이 길어질수록 상권과 주민이 부딪히는데, 그 사이에 앉아 조정할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다.

런던도 2016년 같은 취지로 '나이트 차르'를 두었다. 그 자리는 2024년 가을부터 비어 있고, 이듬해 꾸려진 나이트라이프 태스크포스는 직책을 되살리는 대신 독립 위원회를 두라고 권고했다. 서울시장이 별도 직책 없이 운영하는 도시의 예로 든 그 런던이다. 다만 그 권고안에는 도시 전역에 적용할 영업허가 기준과, 소음 민원이 몇 건 쌓여야 영업방해 조사에 들어가는지를 정한 규칙이 함께 담겨 있었다. 직책을 접는 대신 규칙을 만든 것이다.

서울은 밤을 파는 자리를 만들었고, 밤을 조정하는 자리는 만들지 않았다. 직책도 규칙도 아닌 협약이 골목으로 내려갔다. 상인과 주민이 서로를 단속하는 방식으로 말이다.

밤을 켜는 일은 예산으로 되지만, 밤을 견디는 일은 예산으로 되지 않는다. 골목상권은 행사가 아니라 생활권이다. 그 골목에는 손님만 오는 것이 아니라 사람도 산다. 관악을 비롯한 여섯 골목상권의 밤이 밝아지는 것은 반갑다. 다만 그 밤이 누구의 밤인지는 20억원이 아니라, 그 돈을 다 쓰고 난 뒤의 새벽이 대답할 것이다.

조태희 시민기자 jotaehu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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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AI 고전' 제작진이 말하는 현명한 AI 사용법 "결국 어디서 멈출 것인가"

[이영광의 ‘언론을 묻는다’] 오정호 AI지식콘텐츠부장, 임시진 PD

[미디어스=이영광 객원기자] EBS가 지난 3월 말 AI 기술을 활용한 인문교양 대기획 프로젝트<AI 고전, 역사를 바꾼 100책>(☞강연 바로가기)을 론칭했다. 이 프로그램은 철학·경제·정치·과학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인류 지성사의 핵심 고전 100권을 AI 기술과 결합한 강의 콘셉트로 주목받고 있다. 제작진은 인류의 이정표가 된 고전 100선을 선정하여 현대적 시각에서 그 가치를 재조명, 과거의 텍스트가 아닌 ‘오늘의 질문’을 사유하는 프로그램이라고 밝혔다.

<AI 고전, 역사를 바꾼 100책>의 첫 포문은 호메로스의 서사시 '오뒷세이아' (10부작)로 열었다. 그런데 최근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 <오디세이> 열풍이 프로그램 속 ‘오뒷세이아’ 시청으로 이어지며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AI 고전, 역사를 바꾼 100책>이 어떻게 기획되고 제작되고 있는지 그 뒷이야기를 들어보고자 지난 9일, 경기도 고양시 EBS 사옥에서 오정호 AI지식콘텐츠부장과 임시진 PD를 만났다. 다음은 두 제작진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EBS 인문교양 대기획 프로젝트 〈AI 고전, 역사를 바꾼 100책〉

3월 말부터 <AI 고전, 역사를 바꾼 100책> 방송하고 있는데 어때요?

임시진 PD(이하 임): "어느새 6개월이 다 돼가네요. 처음엔 적응하는 데 시간이 꽤 걸렸어요. PD로서 촬영·편집을 직접 하던 것과 달리 전 과정을 AI로 제작하다 보니까요. 저 자신도 AI 영상에 거부감이 좀 있어서 시청자 반발도 걱정했는데, 의외로 '고전을 재미있게 봤다', '고맙다'는 반응이 많아서 앞으로도 즐겁게 일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에너지를 많이 받고 있습니다.”

오정호 부장(이하 오): "AI와 고전은 굉장히 멀리 떨어진 두 개의 점이잖아요. 고전은 예전부터 가까이 하고 싶어 했던 대상이지만 접근이 쉽지 않았는데, AI로 텍스트화·번역·영상화가 되면서 접하기 좋은 환경이 열린 거예요. 저희도 그 초심을 잃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고요. 교과서를 만든다는 마음으로 제작하다 보니 오류가 있으면 안 돼서 부담도 있지만, 엄마와 자녀가 함께 보고 공부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든다는 데 만족하고 있습니다.”

다른 고전 강독 프로그램과 차이가 뭘까요?

임: "가장 큰 차이는 '누가 말하느냐'입니다. 일반적인 강독 프로그램은 그 책을 연구한 전문가나 교수님이 나와 해설해 주시는 방식이잖아요. 저희 <AI 고전>은 그 책을 직접 쓴 저자가 말합니다. 이미 오래전에 돌아가셨지만, AI로 복원해서요. 그분이 살았던 환경과 남긴 텍스트에 최대한 근거해서, 저자 본인의 목소리로 직접 이야기를 들을 수 있도록 제작했습니다.

또 하나는 영상이에요. 일반 강독 프로그램에서는 보여주기 힘든 장면들, 저자가 살았던 시대의 공간이나 역사적 장면들을 AI 영상으로 구현합니다. 중간에 해설자를 두지 않고, 저자를 되살려 시청자에게 직접 다가가는 것이 <AI 고전>만의 차별점입니다.”

AI로 복원된 저자가 설명해 주는 콘셉트일 뿐, 진짜 저자가 아니기 때문에 제작진의 생각이나 해석이 들어갈 텐데?

임: "기획 단계부터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부분이에요. 저희는 원고를 작가나 PD의 언어로 쓰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국부론>이라면, 저작권이 만료된 원전 영문 텍스트를 가져와서 그 안에 있는 내용으로만 원고를 작성해요. 없는 해석을 추가하거나 저희 시각을 끼워 넣지 않고, 원문을 일반 시청자가 이해할 수 있는 수준으로 풀어내는 거죠. 그리고 그 원고를 전문 교수님들께 감수받아서, 틀린 내용이나 임의로 추가된 부분이 없는지 확인한 후에 제작합니다.”

오: "사람들이 오해하는 부분이 있어서 추가로 설명드릴게요. 저 원고를 AI가 그냥 뽑아낸 거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는데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먼저 작가가 책을 다섯 번 정도는 읽어요. 그다음에 뭘 얘기할지 판단하는 과정에서 다시 사람이 개입하고요. AI 콘텐츠라고 하면 AI가 직접 산출한 결과물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실제로는 AI와 사람, 사람과 사람 사이의 치열한 상호작용이 있습니다. AI에서 바로 나오는 문장을 저희가 그대로 쓸 수는 없거든요.”

오정호 EBS AI지식콘텐츠부장(왼쪽), 임시진 PD

<AI 고전, 역사를 바꾼 100책>은 어떻게 기획한 건가요?

오: "2024년과 2025년에 EBS가 실험적으로 AI 콘텐츠를 제작했었어요. 제가 그 제작진과 얘기하다가 짧은 호흡의 AI 콘텐츠보다는 ‘EBS적인 학습 콘텐츠’를 만드는 게 어떨까 생각하게 됐어요. 사실 '고전 100책'을 AI 콘텐츠로 만드는 기본 아이디어는 김유열 사장님에게서 나왔습니다. 어느 날 사장님이 저를 부르시더니 AI 기술을 활용한 콘텐츠 아이디어가 있다고 하셨고, 저도 바로 그 순간 혹시 이것 아니냐고 말씀드렸어요. 둘의 생각이 우연히 일치했던 거죠.

거슬러 올라가면 2023년에 EBS에서 [역사를 바꾼 100책]이라는 도서를 선정했었어요. 최재천 교수님이 위원장을 맡으신 EBS 독서진흥자문위원회에 국내 저명한 석학들이 참여했고요. 당시 사장님이 작품 한 편 한 편을 50분짜리 다큐로 만들면 어떻겠냐는 좋은 제안을 하셨어요. 그러면 50분짜리 다큐 100편이 생기는 거잖아요. 다만 제작비 얘기는 없으셔서, 그때는 그냥 아이디어 차원에서 끝났죠. 그런데 2년이 지나 AI가 사장님과 제 앞에 나타난 거예요."

이 프로그램을 제작하기 전엔 AI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했나요?

오: "작년 초만 해도 저는 AI에 굉장히 부정적이었어요. 기술이 안정화되지 않아 할루시네이션(허위 생성)도 많았고, 작년 6월까지만 해도 AI 캐릭터가 땅 위에 제대로 서 있지도 못했거든요. 그런데 7월부터 12월 사이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활용 가능성이 크게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결정적 계기는 허사비스의 노벨화학상 수상이었어요. AI에 생각보다 훨씬 밝은 면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콘텐츠 제작에 접목하면 공진화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생겼어요. 자료 탐색, 팩트체크는 물론 촬영 없이도 이미지·오디오를 만들 수 있으니 제작 전 단계에서 AI가 접목될 가능성이 보였거든요.

지금도 AI를 100% 신봉하진 않아요. 밝은 면도 어두운 면도 여전히 확인하고 있고요. 움베르토 에코가 '거짓말에 쓰일 수 없는 건 진실을 말하는 데도 쓰일 수 없다'고 했는데, 인간의 말처럼 AI에도 진실과 거짓이 함께 있다고 생각합니다."

EBS 〈AI 고전, 역사를 바꾼 100책〉 '오뒷세이아’(좌), ‘자유론’(우) 스틸 모음

AI 활용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이 있잖아요. 그에 대한 고민도 있었을 거 같아요.

임: “풀 AI 제작을 고집하는 게 맞는지 고민이 있습니다. 가장 최근 사례를 말씀드리면, 영화 <오디세이> 개봉에 맞춰 우리 프로그램의 ‘오뒷세이아’ 1~10강을 AI 우리말 음성으로 재더빙 해서 유튜브에 전체 몰아보기 영상을 올렸거든요. 그런데 ‘음성이 어색하다’, ‘음성만이라도 성우를 썼으면 어땠을까’라는 지적이 꽤 있었어요.

아직 기술적으로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사람의 손길이 더 필요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우리말 더빙 같은 경우는 특히 그렇고요. 풀 AI를 목표로 시작한 프로젝트이지만, 모든 걸 AI가 하기엔 아직 이른 부분들이 있다는 걸 인정하고 있습니다.”

프로그램 기획 이후엔 어떤 작업을 먼저 하셨나요?

오: "AI 콘텐츠를 10분짜리 한 편 만드는 것과 매일 나가는 것, 이 두 개는 전혀 다른 문제였어요. 결국 양산의 문제였던 거죠. 그래서 기존 방송 제작 시스템으로는 안 되겠다고 판단했습니다. 제일 먼저 한 건 원문 탐색, 구성, 윤문, 번역, 검증, SRT(자막파일) 작업까지 이어지는 원고 작업을 탄탄하게 세우는 거였어요. 이걸 맡을 기존 방송작가들을 '스토리 크리에이터'로 변모시켰고요.

자료를 모으고(collect), 연결하고(connect), 구성하고(construct), 검증하는(correct) 이 네 가지 과정을 위한 AI 인프라를 구축하는 게 먼저였어요. 제미나이, 클로드, 챗GPT, Ebook, DeepL, 구글 드라이브 등을 공통으로 구독했고, 한글 소프트웨어나 이메일은 쓰지 않습니다. 전체가 함께 볼 수 있는 AI 인프라를 만든 거죠. 이런 창작 인프라가 없으면 공동작업 자체가 안 되거든요. 이게 기초 공사였고, 이미지 제작은 그 위에 올라간 겁니다."

EBS 인문교양 대기획 프로젝트 〈AI 고전, 역사를 바꾼 100책〉

고전이란 무엇일까요? 옛날에 나온 책이라고 다 고전은 아닐 텐데.

임: "고전의 정의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는데, 저희가 기준으로 삼은 건 '역사를 바꿨는가'예요. 과학이든 철학이든 문학이든, 역사의 전환점이 된 책들을 교수님들이 선정해 주셨고 저희는 그걸 따르고 있어요. 그래서 저작권이 완전히 풀리지 않은 책도 포함돼 있을 정도이고, 무조건 수백 년 전 책이어야 고전이라고 보지는 않습니다."

방송 보면 서양 고전이 많은데 동양 고전도 방송할 예정인가요?

임: "이미 작업 중인 것들이 있어요. 노자의 <도덕경>이 곧 방송될 예정이고, 정약용의 <목민심서>도 지금 원고 작업 중입니다. 선정된 100권 중 서양 책이 더 많은 건 사실인데, 지금 우리가 사는 세계 자체가 서양 문명의 틀 위에 세워진 부분이 크다 보니 그 영향력이 고전 분포에도 반영된 거라고 봐요. 다만 저희도 그 안에서 최대한 균형을 맞추려 노력하고 있어요. 동양 고전은 물론이고 철학·사회학에만 치우치지 않고 문학, 심리, 예술 분야까지 골고루 다루는 게 목표입니다."

책 한 권마다 10강으로 제작했는데?

임: "사실 쉬운 결정은 아니었어요. 책마다 두께도 다르고 난이도도 다르거든요. 어떤 책은 내용이 10강을 채우기엔 얇고, 또 어떤 책은 10강으로 도저히 다 담을 수 없기도 해요. 그럼에도 10강으로 잡은 건 시청자와 제작진 양쪽을 고려한 결과입니다. 한 권으로 한 달 넘게 방송하면 시청자 이탈이 생기고, 반대로 매일 다른 책을 다루면 깊이가 너무 얕아지거든요. 그 사이 지점이 10강이었던 거죠.

분량이 많은 책은 1부를 먼저 방송하고 다른 책들을 사이에 끼운 뒤 2부로 돌아오는 방식도 고려하고 있어요. 10강을 기본 단위로 삼되, 책의 성격에 따라 유연하게 운영하려고 합니다."

EBS 인문교양 대기획 프로젝트 〈AI 고전, 역사를 바꾼 100책〉

러닝타임이 13분으로 짧은 편인데 이유가 있나요?

임: "이유가 하나는 아닌데요. 편성 전략과 시청 패턴을 함께 고려한 결과예요. 지금은 월화수목금 매일 15분씩 나가는 구조인데, 이렇게 하면 하루에 한 번씩 시청자와 만날 수 있거든요. 반대로 한 번에 60~70분으로 묶어버리면 그 시간을 놓친 시청자는 아예 못 보게 되는 거잖아요. 자주, 다양한 시간대에 노출해서 '어, 이런 프로그램이 있네' 하고 발견하게 하는 게 목적입니다.

그렇다고 긴 편성의 장점을 포기한 건 아니에요. 흐름을 끊기지 않고 보고 싶은 분들을 위해 일요일에는 그 주 방송분을 몰아볼 수 있도록 편성해두고 있거든요. 짧게 매일 보고 싶은 시청자, 한 번에 몰아서 보고 싶은 시청자 모두를 고려한 구조입니다.”

영어로 나오잖아요. 외국인인 저자가 한국어로 하는 건 무리일 수 있어도 1강은 저자에 대한 소개라서 한국어로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왜 다 영어로 하나요?

오: "고전이 그리스어, 독일어, 영어 등 다양한 언어로 존재하는데, 저작권 문제가 없는 퍼블릭 도메인 텍스트가 영어로 잘 갖춰져 있었기 때문이에요. 예를 들어 <시학>이나 <고백록>도 원래는 영어가 아닌 언어로 쓰였고, 단테의 <신곡>도 당시엔 롬바르디아어, 그러니까 이탈리아어에 가까운 언어였죠. 하지만 그 작품들이 영어로 잘 번역돼 있었기 때문에 그 텍스트를 활용하게 된 겁니다."

저자를 AI로 복원하는 과정은 어땠나요?

오: "이미지의 일관성을 지키기 어렵다고들 하는데 실제로 그래요. 지금은 기술이 많이 좋아졌지만, 저희가 초반에 제작할 때는 인물 얼굴이 많이 바뀌었어요. 호메로스는 원래 눈을 감고 있는 모습인데, 계속 눈을 뜨려고 하는 식으로요. AI 크리처를 100% 통제하기가 어려웠거든요. 지금은 그 부분이 상당히 좋아졌습니다.”

EBS 〈AI 고전, 역사를 바꾼 100책〉 ‘군주론’ 스틸 모음

강의 형태가 저자마다 다른 거 같아요. 애덤 스미스의 경우 대학 강의 콘셉트고 마키아벨리의 경우는 서재 같은 데서 이야기하는 콘셉트인데, 왜 이렇게 했나요?

임: "저자가 살았던 환경과 책의 성격에 맞게 공간을 설계한 거예요. 애덤 스미스는 글래스고 대학의 도덕철학 교수였으니까 대학 강의실이 자연스러웠고, 마키아벨리는 권력의 정점에 있다가 실각한 뒤 유배지 서재에서 <군주론>을 썼잖아요. 청중도 없이 홀로 글을 써 내려간 사람이니까, 고독한 서재 분위기가 그 책의 날 선 통찰과 맞아떨어진다고 생각했어요. 다른 저자들도 마찬가지로 살아온 배경과 일했던 환경을 최대한 살려서 강의 장면을 구현했습니다."

프로그램에 AI를 활용했을 때 장단점이 있을 텐데.

오: "장점은 빨리 나온다는 거예요. 기존 방송 제작 과정은 기획, 원고, 촬영, 편집, 후반 작업으로 이어지는 직렬 구조잖아요. 각 단계마다 전문가가 있고 순서대로 진행할 수밖에 없으니 시간이 오래 걸리고, 이전 단계가 끝나길 기다려야 해요. 반면 AI는 아주 소수, 심지어 한 사람이 처음부터 끝까지 작업할 수 있어요. 두 번째는 경제성이 높아진다는 점이고요.

단점은 혼자 작업하다 보니 리스크가 커진다는 점입니다. 내용적인 측면도 그렇고, 저작권 문제도 있고, 여러 사람이 상호작용하면서 자연스럽게 생기던 견제와 균형이 사라지는 거죠. 그리고 가장 많이 쓰는 영상 툴인 시댄스(Seedance)만 봐도 버전이 올라갈수록 가격이 비싸지고 있어요. 2.5버전, 4K 기준으로 5초당 11달러 가까이, 우리 돈으로 1만 6~7천 원 정도예요.

비유하자면 작년 AI 구독료는 버스 요금 수준이었는데, 타고 가면서 졸다 깨어보니 모범택시 요금으로 올라가 있는 셈이에요. 이제는 AI 제작이 경제적이라고 말하기 어려워요. 가격 결정권은 결국 외부 AI 업체에 있고, 한번 쓰기 시작한 사람들은 그 네트워크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게 단점입니다."

EBS 〈AI 고전, 역사를 바꾼 100책〉 ‘모비 딕’ 스틸 모음

보통 촬영해서 편집하는데 AI로 하면 촬영 과정이 없잖아요. 어색하지 않나요?

임: "촬영 과정이 없다는 게 처음엔 굉장히 생소했어요. 영상 제작에서 촬영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작업이었으니까요. AI가 그 역할을 맡아주는 건 분명 장점인데, 단점이 되는 경우도 있어요.

실제로 찍는 거였다면 스스로 선을 그었을 장면을 AI로는 그냥 만들게 되는 거예요. 마키아벨리 고문 장면이 그랬어요. 딸깍딸깍 만들다 보니 너무 사실적으로 나오는 거예요. '이거 진짜 같다, 써야겠다' 싶었는데, 심의실에서 '꼭 필요한 장면인가'라는 질문을 받고 나서야 다시 돌아보게 됐어요. 직접 촬영했다면 애초에 찍지 않았을 장면이었죠. AI를 현명하게 쓴다는 건 결국 어디서 멈출 것인가를 스스로 판단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앞으로의 계획은?

오: "재미있는 걸 한번 해보려고 하고 있어요. <AI 고전>은 지금까지 6개월 정도 어려운 고전 텍스트를 사람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동영상 콘텐츠로 만들어 왔잖아요. 그런데 10월에는 이 고전을 들고 학교로 갈 거예요. 학생들과 함께 소리 내서 읽는 프로젝트를 해보려고 합니다.”

임: "100책 리스트는 이미 있으니까 계속해서 책마다 10강씩 제작해 나갈 계획입니다. 그러면서 중간중간 새로운 시도도 해보려고 해요. 단순 강의 형식이 아니라 문학 작품의 경우 영화처럼 스토리를 따라가는 방식으로 만들어보는 것도 생각하고 있어요. 포맷 자체를 조금씩 확장해 나가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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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3년여 만에 기준금리 0.25%P 인상…연내 추가인상 가능성

케빈 워시 연준 의장. AFP연합뉴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연 3.75∼4.0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연준이 금리를 올린 것은 3년 2개월 만이다.

연준은 16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 이같이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표결권이 주어진 12명의 FOMC 위원(연준 이사 및 지역연방준비은행 총재) 모두 만장일치로 내린 결론이었다.

특히 경제지표 전망 자료를 보면 19명의 FOMC 위원 중 18명의 연말 금리 예상치 중간값 평균이 4.1%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6월보다 0.3%포인트 높은 수준으로, 연준이 올해 안에 금리를 더 올릴 가능성을 보여준다.

연준이 금리를 올린 것은 2023년 7월 이후 3년 2개월 만이다. 연준은 2024년 9·11월·12월 그리고 지난해 9·10·12월 각각 세 차례 연속 금리를 내린 바 있다. 올해 들어선 다섯 차례 연속 금리를 동결했다.

연준의 금리 인상은 물가 불안에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은 “인플레이션 너무 높고 너무 오래 지속하고 있다”고 인상 이유를 밝혔다. 그는 “신규 채용, 민간 부문 소득, 기업 설비 투자 등 이러한 지표들은 최근 몇 달간 개선됐으며 긍정적인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면서 “그러나 5년 넘게 인플레이션이 목표치를 상회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한 워시 의장의 취임 이후 연준의 첫 금리 조정이 인하가 아닌 인상이라는 점이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금리 인하를 요구해왔다. 워시 의장은 이에 관한 질문에 “대통령과의 대화에 대해서는 따로 밝힐 말이 없다”며 답변을 회피했다.

시장에선 이날 연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여겨왔다. 미 국채금리는 이런 관측을 이미 반영해 최근 급등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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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북, 대북 적대 지속하는 한미 향해 ‘국가 핵무력법 발동’ “엄중 경고”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6/09/17 08:51
  • 수정일
    2026/09/17 08:52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북한 국방성 대변인 입장문 발표

박명훈 기자 | 기사입력 2026/09/17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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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국방성 대변인이 대량살상무기와 관련한 대북 적대 공조를 지속하는 한미 양국에 ‘핵무력 맞대응’ 가능성을 언급하는 입장문을 16일 발표했다.

 

같은 날 조선중앙통신이 입장문 전문을 보도했다.

 

대변인은 “10일 미군과 한국의 괴뢰 군부 호전광들은 대량살육무기[대량살상무기] 대응위원회 회의라는 것을 벌여놓고 이른바 ‘조선의 잠재적인 대량살육무기 공격’에 대처한 정보 공유 체계를 구축하고 공동 대응 능력을 제고하며 연합 대응 훈련을 본격화하기로 합의하였다”라면서 “간과할 수 없는 것은 미국과 한국이 그 누구의 ‘대량살육무기 위협’을 전면에 내걸고 대조선[대북] 군사력 사용을 전제로 하는 연합 방위 태세의 강화에 대해 떠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는 조선반도[한반도] 유사시 우리 국가에 대한 핵 및 생화학 무기 사용을 기정사실화하고 그 실행을 위한 실전 준비를 가속화하려는 노골적인 대결 선언이며 지역에서의 대량살육무기 사용 위험을 극대화하는 엄중한 정세 격화 책동”이라고 규정했다.

 

또 “모든 상황은 미국이 강변하는 그 누구의 ‘대량살육무기 위협설’이 저들의 대량살육무기 개발과 전파 행위를 은폐하기 위한 악의적 명분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반증해 주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대변인은 “우리 국가를 겨냥한 적들의 이 같은 대량살육무기 공격과 사용 위협은 국가 핵무력 정책 법령의 해당 조항의 발동을 요구하는 중대 안보 도전으로 간주될 수 있다”라면서 “해당 조항의 발동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해석하고 엄중한 경고로 받아들일 것을 권고한다”라고 밝혔다.

 

위 경고는 북한이 2022년 9월 8일 최고인민회의 14기 7차 회의에서 채택한 법령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핵무력 정책에 대하여’(핵무력법)에 나오는 선제 핵무기 사용 조건에 관한 것으로 풀이된다. 

 

핵무력법 6조 1항에는 “핵무기 또는 기타 대량살육무기 공격이 감행되었거나 임박하였다고 판단되는 경우” 상대국을 향해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한편, 한미 국방 당국은 지난 10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한미 대량살상무기 대응위원회를 열어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사용에 대한 대응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아래는 입장문 전문이다.

※ 원문의 일부만으로는 내용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고 편향적으로 이해하거나 오해할 수도 있기에 전문을 게재합니다. 전문 출처는 미국의 엔케이뉴스(NKnews.org)입니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방성 대변인 립장발표

 

10일 미군과 한국의 괴뢰 군부 호전광들은 대량살육무기 대응위원회 회의라는 것을 벌여놓고 이른바 《조선의 잠재적인 대량살육무기 공격》에 대처한 정보 공유 체계를 구축하고 공동 대응 능력을 제고하며 연합 대응 훈련을 본격화하기로 합의하였다.

간과할 수 없는 것은 미국과 한국이 그 누구의 《대량살육무기 위협》을 전면에 내걸고 대조선 군사력 사용을 전제로 하는 연합 방위 태세의 강화에 대해 떠든 것이다.

이는 조선반도 유사시 우리 국가에 대한 핵 및 생화학 무기 사용을 기정사실화하고 그 실행을 위한 실전 준비를 가속화하려는 노골적인 대결 선언이며 지역에서의 대량살육무기 사용 위험을 극대화하는 엄중한 정세 격화 책동이다.

최근 미한이 대규모 합동군사연습 《프리덤 실드》 기간 《대량살육무기 대응》 각본을 숙달하고 이번에 또다시 핵 및 생화학 무기 훈련을 본격화하기로 합의한 사실은 적들의 대량살육무기 사용 기도가 극히 무모한 단계로 이행하고 있다는 것을 입증해 주고 있다.

미국이 지난 시기 발표한 《대량살육무기 대응 전략》에서 우리나라를 비롯한 주권국가들의 《위협》을 구실로 핵 및 생화학 무기 사용 환경에서 전투 가능한 합동 무력을 창설하고 대량살육무기 연구 개발에 대한 투자를 늘일 것을 명기한 사실은 그들이 추구하는 대결적 기도와 최종목표에 대한 충분한 설명으로 된다.

최근년간 미국은 우크라이나 영토에 30개의 생물 무기 연구소망을 형성하고 주한미군기지들에 생물 실험실들을 전개한 것을 비롯하여 세계 여러 지역의 200여 개 대상들에서 군사 생물 활동과 생화학 무기 개발을 본격화하고 있으며 《2026 회계연도 국가 방위 권한법》에 생화학 무기의 개발과 시험, 관리 유지 및 작전 운용에 수억 달러에 달하는 막대한 자금을 지출할 것을 규제하였다.

모든 상황은 미국이 강변하는 그 누구의 《대량살육무기 위협설》이 저들의 대량살육무기 개발과 전파 행위를 은폐하기 위한 악의적 명분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반증해 주고 있다.

우리 국가를 겨냥한 적들의 이 같은 대량살육무기 공격과 사용 위협은 국가 핵무력 정책 법령의 해당 조항의 발동을 요구하는 중대 안보 도전으로 간주될 수 있다.

해당 조항의 발동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해석하고 엄중한 경고로 받아들일 것을 권고한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무력은 미국과 그 동맹세력들의 새로운 군사적 기도를 국가 안전에 대한 정례적인 위협 평가와의 연관 속에 항시 주시 장악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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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김승원 반대가 2배, 임명하면 대통령 회견 아무 의미 없다”

[아침신문 솎아보기] 이재명 대통령 내일 기자회견

역대 대통령 대국민 소통 사례 살펴본 경향·중앙

중앙 “김승원 자진사퇴·지명 철회 등 과감 조치 필요”

낙태죄 위헌 7년 만에 ‘임신중지약’ 내년초 도입

한겨레 “여성 선택권·접근성 확대, 후속 입법 마무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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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윤유경 기자

  • 입력 2026.09.17 07:29

  • 수정 2026.09.17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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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국정 지지율 하락 국면을 돌파하기 위해 오는 18일 취임 후 일곱 번째 기자회견을 연다. 17일 주요 신문들은 연임 개헌과 공소취소 논란에 대한 대통령의 명확한 입장 표명을 촉구했다. 특히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선 지명 철회 등 대통령의 결단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신문들은 대통령의 메시지 못지않게 이를 전하는 태도와 진정성이 이번 회견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봤다.

역대 대통령 소통 사례 살펴본 경향·중앙

이 대통령의 기자회견을 앞두고 일부 신문은 역대 대통령들의 대국민 소통 사례에 주목했다. 경향신문은 3면 기사 <설득·포기로 ‘통’하거나 변명·강행으로 ‘불통’하거나>에서 “과거 위기 때 국정 기조 전환을 약속하거나 직접 사과하고 국민을 설득해 돌파구를 마련한 사례가 있는 반면, 대통령의 메시지와 태도가 오히려 논란을 키운 경우도 있었다”며 김대중·노무현·이명박·박근혜·윤석열 전 대통령의 사례를 분석했다.

▲ 17일 경향신문 3면.

경향신문은 역대 대통령 중 위기 국면에서 국민과의 직접 소통으로 돌파구를 마련한 사례로 김대중 전 대통령의 1998년 5월10일 ‘국민과의 대화’를 꼽았다. 취임 100일을 앞두고 김 전 대통령이 외환 위기 극복을 위한 국민적 고통 분담을 호소했던 사례인데, 60%대 지지율을 기록하면서 위기 극복을 위한 국정 운영 동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34일 만에 대국민담화를 통해 사과한 사례는 반면교사로 꼽혔다. 박 전 대통령은 해양경찰청 해체 방안을 발표했지만 당시 야당을 중심으로 “참사의 본질을 벗어난 땜질식 처방”이라는 부정적 반응이 나왔다.

경향신문은 “대통령 기자회견에서는 현안에 대한 메시지 못지않게 이를 전달하는 태도와 진정성이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통령이 자신의 입장을 일방적으로 설명하거나 억울함을 호소하기보다는 국민이 무엇을 궁금해하고 우려하는지에 답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것”이라며 “취임 1년3개월여 만에 지지율이 30%대로 떨어진 상황에서 이 대통령이 어떤 메시지를 얼마나 진정성 있게 전달하느냐가 이번 회견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아울러 “청와대 안팎에서는 이 대통령이 이번 기자회견에서 연임 의사가 없다고 밝히고, 민주당이 추진 중인 조작기소 특검법 관련해서도 공소취소 조항 삭제를 요청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고 했다.

▲ 17일 중앙일보 5면.

중앙일보도 5면 기사 <회견 정치… MB, 확실한 사과·쇄신하자 지지율 올랐다>에서 윤석열·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례를 비교했다. 윤 전 대통령은 ‘명태균 게이트’로 김건희 여사의 국정 개입 논란이 커지며 지지율이 10%대로 주저앉자 2024년 11월7일 대국민 담화, 기자회견을 열었지만 지지율 반등에 실패했고 끝내 12·3 비상계엄을 저지른 뒤 탄핵됐다. 반대로 이 전 대통령은 임기 첫해 ‘미국산 쇠고기 파동’으로 지지율이 급락했으나 2008년 6월19일 특별기자회견을 계기로 서서히 반등했다. 중앙일보는 이 전 대통령이 이후 청와대 핵심 참모진을 교체하고 국정 기조 전환을 선언하며 집권 3년차 지지율은 줄곧 40%대를 유지했다고 평가했다.

중앙일보는 이재명 대통령의 지지율은 당시 이명박 전 대통령보다는 높지만, 하락의 원인이 여러 논란이 겹친 ‘복합 위기’라는 점이 다르다고 진단했다. 중앙일보는 “당장 이번 회견에서 밝혀야 할 쟁점으로 거론되는 것만 △인사 실패 △연임 개헌 △공소취소 △진영 내 갈등 △검찰 문제 등 여럿이다. 여기에 호르무즈 파병과 대미 투자 협상 같은 외교 사안과 부동산 정책, 레버리지 ETF 등 정책 사안도 일일이 답해야 한다”면서, 역시 대통령의 ‘내용’보다 ‘태도’가 중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선일보 “김승원 반대가 2배, 임명하면 대통령 회견 아무 의미 없다”

구체적으로는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인사 논란에 대한 결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동아일보는 1면 머리 기사 <김승원 딜레마… 李, 선택의 시간>에서 인사 청문회가 마무리되면서 김 후보자 등을 둘러싼 임명 찬반 논란이 격해지고 있다며 이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2기 내각 인선 관련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동아일보는 청와대 관계자가 임명 방침에 무게를 뒀다면서도 “보수 야권은 물론이고 일부 시민단체들도 김 후보자에 대한 반대 입장을 내면서 임명 강행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했다.

▲ 17일 동아일보 1면.

역시 김 후보자 관련 논란을 1면 머리기사로 다룬 조선일보는 <반대가 2배인 장관 임명하면 대통령 회견 아무 의미 없다>라는 제목의 사설을 내고 “이재명 대통령의 선택만 남았다”며 결단을 촉구했다. 조선일보는 “이 대통령은 집권 후 가장 어려운 상황을 맞고 있다. 60%대는 유지했던 지지율이 취임 1년 3개월 만에 30%대로 떨어졌다. 대통령이 자초한 결과”라며 “정부를 이기는 시장은 없다며 밀어붙인 부동산 정책, 섣부른 증시 부양책은 시장만 교란시켰다. 친이재명계가 군불을 땐 이 대통령 사건 공소 취소와 연임 개헌론은 진영을 막론하고 국정 신뢰도를 떨어뜨렸다. 호르무즈 파병을 놓고는 여권 내부가 찬반으로 갈렸다”고 지적했다.

조선일보는 “18일 기자회견 때 배경에는 ‘국민의 뜻, 국민의 삶, 더 살피겠습니다’라는 문구가 쓰인다고 한다”면서 “김 후보자 임명 반대가 찬성의 2배라는 것이 국민의 뜻인데, 그 뜻을 거스르면서 가지는 대국민 설득 회견이 무슨 소용이 있나. 민심을 이기는 정부는 없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고 했다.

▲ 17일 조선일보 사설.

중앙일보는 사설에서 이 대통령이 가장 먼저 정리해야 할 사안으로 본인의 사법리스크와 관련된 공소취소와 연임 개헌 논란을 꼽았다. 중앙일보는 “대통령 본인의 신상과 직결된 사안인 만큼 공소취소 추진 포기와 어떠한 경우에도 연임이 없다는 명확한 입장을 표명해 논란을 끝내야 한다”며 “사법·헌정 질서를 뒤흔드는 아집과 독선을 거둬내는 것은 지지율 반등을 위한 최소한의 출발점”이라고 했다.

또한 부동산 정책 실패에 대한 사과와 보완책 제시, 인사 실패에 대한 결단도 필요하다고 짚었다. 중앙일보는 “특히 부적절한 청탁으로 물의를 빚은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부터 자진 사퇴시키거나 지명을 철회하는 과감한 조치가 필요하다”며 “행여 ‘맹탕 청문회’를 근거로 임명을 강행하려 드는 것은 민심 이반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앙일보는 “지금 국민들은 잘못된 국정 기조에 대한 진실한 사과와 확실한 변화를 원한다는 신호를 강렬하게 보내고 있다”며 “그런데도 대통령이 딴소리를 할 거라면 회견은 하나 마나”라고 했다.

▲ 17일 중앙일보 사설.

한겨레 역시 연임 개헌과 공소 취소 논란에 대한 대통령의 단호한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아울러 부동산 시장 불안과 주식 시작 변동성 같은 민생 과제들은 민간 주체, 각종 시장 변수 등이 얽혀 있어 대통령의 의지만으로는 해결하기 힘들다며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와 조세형평성 제고, 부동산값 안정화라는 큰 틀의 정책방향에 대해서는 다시 한번 설명을 통해 국민 이해를 구하되,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도입 같은 정책 실수, 부동산 세제 개편 과정에서 보인 혼선 등은 깨끗하게 인정하고 사과하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했다.

뒤이어 한겨레는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결국 자진 사퇴한 일에 관해서도 유감을 표명하고, 향후 청와대의 인사 검증 시스템을 정비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야 한다”며 “‘신약 임상시험 승인 청탁 의혹’이 불거진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임명을 반대하는 국민 여론도 만만치 않다. 김 후보자가 법무부 장관의 적임자인지 다시 한번 따져보고, 그래도 임명을 강행해야 한다면 그 이유를 충분히 국민에게 납득시킬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낙태죄 위헌 7년 만에… ‘임신중지약’ 내년초 도입된다

정부가 2019년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7년 만에 임신중지 약물 국내 도입을 결정했다. 임신 9주(63일) 이내 여성을 대상으로 이르면 내년 1분기(1~3월) 안에 의료기관에서 의사의 처방과 조제를 통해 임신중지 약물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성평등가족부와 보건복지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16일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의 임신중지 약물 도입 방안을 보고했다.

▲ 17일 중앙일보 1면.

경향신문·한겨레·중앙일보는 1면에서 임신중지 약물 국내 도입 결정 소식을 다뤘다. 국내 도입이 추진되는 임신중지 약물인 ‘미프지미소정’(미프진·현대약품)은 임신 63일 이내 사용하는 것을 조건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수입품목 허가·심사가 진행 중이다. 처음 2년 동안은 병원에서 의사가 직접 처방·조제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안정성 문제나 부작용이 없는지 살펴본다.

음성적으로 유통됐던 약물이 국가 의료체계를 통해 관리되며 여성의 건강권이 보장될 것으로 기대되지만, 접근성을 제한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부가 도입 초기 안정성에 무게를 둬 임신중지 허용 대상이나 복용 방식 등을 엄격하게 정해뒀기 때문이다.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는 이날 성명에서 “의료기관 내 처방·조제는 지역에 사는 여성이나 신원 노출을 우려하는 이들에게 추가 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어 접근성을 지나치게 제한한다”고 지적했다.

▲ 17일 한겨레 6면.

한겨레는 사설에서 여성의 선택권과 접근성을 확대하는 방향의 후속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한겨레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임신 12주까지 사용을 허용한 약물을 ‘9주 이내’로 제한한 근거가 부족하다. 정부 발표대로 미프진 구성 약물 두 가지(미페프리스톤, 미소프로스톨)를 순차적으로 처방받아 병원에서만 복용하도록 하면, 병원을 최소 3번 방문하게 돼 약물 도입 의미가 옅어진다”며 “표준의료지침에서 처방 자격을 산부인과 전문의로 제한한다면 의료 낙후 지역에선 처방이 어려워질 수 있다. 이밖에 가격, 건강보험 적용, 배우자 및 미성년자 보호자 동의, 환자 등록(임신중지 기록), 의료인의 진료선택권(처방 거부권) 인정 등이 어떻게 결정되느냐에 따라 여성의 자기결정권과 이용 편의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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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는 “정부가 향후 2년간 의사의 처방·조제만 허용하고 약사를 배제한 것은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입법 공백 탓이다. 임신 당사자와 의사의 낙태죄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이 내려진 것이어서, 약사는 형법상 처벌될 수 있다는 법무부의 유권해석이 있기 때문”이라며 “국회와 정부는 2년 이내에 형법과 모자보건법 후속 입법을 마무리함으로써, 여성이 자신의 몸과 삶에 대해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경향신문도 사설에서 “미프진이 허가돼도 건강보험 적용이나 사후관리, 지원책 등 구체적 방안이 뒤따르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며 “임신중지약이 법 테두리 안에서 안전하게 관리될 수 있도록 후속 입법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뒤이어 “임신중지 관련 입법은 여전히 답보 상태”라고 지적한 뒤 “임신중지약 도입을 계기로 국회도 모자보건법과 형법 등 관련 법 개정에 당장 나서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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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호황에 정부 곳간 넘쳐도... 2027년 예산안의 참담한 실상

[소셜 코리아] 세수는 50% 늘지만 복지 증가율은 9.4%뿐

26.09.16 07:23최종 업데이트 26.09.16 07:23

한국의 공론장은 다이내믹합니다. 매체도 많고, 의제도 다양하며 논의가 이뤄지는 속도도 빠릅니다. 하지만 많은 논의가 대안 모색 없이 종결됩니다. 소셜 코리아(https://socialkorea.org)는 이런 상황을 바꿔 '대안 담론'을 주류화하고자 합니다. 구체적으로는 ▲근거에 기반한 문제 지적과 분석 ▲문제를 다루는 현 정책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을 거쳐 ▲실현 가능한 정의로운 대안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소셜 코리아는 재단법인 공공상생연대기금이 상생과 연대의 담론을 확산하고자 당대의 지성과 시민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열린 플랫폼입니다. 기사에 대한 의견 또는 기고 제안은 social.corea@gmail.com으로 보내주시기 바랍니다.[기자말]

2027년은 대한민국 재정사에 남을 해다. 국세수입이 2026년 390조 원에서 2027년 584조 원으로 늘어난다(본예산 기준).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개선에 힘입은 법인세 급증이 주된 요인이다. 불과 한 해 만에 50%가 증가한다. 반도체 '슈퍼사이클'(반도체 업황이 장기간 이어지는 큰 호황 국면을 가리키는 말) 덕분이다.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3%를 넘고, 물가 상승분까지 포함한 명목성장률은 15%를 넘길 것으로 보인다. 성장도 좋고 세수도 넘친다.

지난 6월 29일, 역대 최고 수준의 불평등에도 방치되고 있는 빈곤문제에 대해 이재명 정부의 책임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기초법바로세우기 등 시민단체주도로 열렸다.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내년 세수는 크게 늘지만 복지로 가지 않아 소득불평등 원년이 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빈곤사회연대

세금은 넘치는데, 지갑은 비어간다

하지만 국민은 체감하지 못한다. 언론은 이를 '고용 없는 성장'이라고 부른다. 한가한 소리다. 전체 취업자는 늘었지만, 청년 취업자는 계속 줄고 있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2026년 8월 15~29세 청년 취업자는 1년 전보다 14만 3천 명 줄었다. 청년 취업자 감소는 46개월째, 청년 고용률 하락은 28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언론은 '상대적 박탈감'과 '포모'(FOMO·자신만 뒤처지거나 기회를 놓칠까 봐 느끼는 불안감)도 이야기한다. 역시 한가한 소리다. 상대적 박탈감은 나는 10만 원 벌었는데 옆 사람은 1억 원 벌었다는 이야기다. 물가를 반영한 실질 근로소득은 올해 1분기 -1.7%, 2분기 -2.1%로 두 분기 연속 줄었다. 빚을 감당 못해 신용회복위원회에 채무조정을 신청한 사람은 3년 새 56% 늘었고, 2026년 상반기에만 벌써 9만 7천 명을 넘어섰다. 절대적 박탈이다. 2026년은 훗날 반도체로 인한 새로운 소득불평등 원년으로 불릴 만하다.

그런데 같은 시기에 국가 곳간은 넘친다. 소득불균형을 해소할 돈도 있다. 그래서 2027년 예산안을 복지 분야 중심으로 뜯어본다.

늘어난 돈은 복지로 가지 않았다

2027년 총지출은 821조 원으로 12.8% 늘었지만, 총수입은 881조 원으로 30% 늘었다. 통합재정수지(정부의 모든 수입에서 지출을 뺀 지표로, 국민연금 등 사회보장기금의 흑자까지 포함해 계산한다)는 올해 본예산 기준 52.7조 원 적자에서 내년 59.9조 원 흑자로, 오랜만에 큰 폭으로 흑자 전환한다. 국가채무비율(국내총생산 대비 국가가 진 빚의 비율)도 당초 정부 계획상 2027년 53.8%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됐지만, 이번 예산안에서는 오히려 48.3%로 낮아졌다. 총지출을 12.8%나 늘려도 재정여력은 더 늘어난다.

사회복지 분야는 244조 원에서 267조 원으로 23조 원, 9.4% 늘었다. 16개 분야 가운데 하위권이며, 총지출 증가율 12.8%에도 못 미친다. 복지지출은 고령화 등 인구구조 변화와 법으로 정해진 급여(법정급여) 때문에 저절로 늘어나는 부분이 커서 보통 총지출보다 더 많이 늘어난다. 그런데 세수가 50% 늘어난 해에 복지는 9.4% 늘어났다. 늘어난 돈이 복지로 가지 않았다는 뜻이다.

26~27년 분야별 총지출 증감액 및 증감률이상민

늘어난 복지예산 23조 원, 어디로 갔나

복지예산 증가분 23조 원을 뜯어보자. 핵심은 인구구조와 법률 때문에 자동으로 늘어난 돈과, 정부가 정책적으로 새로 선택한 돈을 구별하는 것이다.

공적연금 6.4조 원

가장 많이 늘었다. 국민연금 5조 원, 공무원연금 1.3조 원이다. 현 정부의 정책 의지와는 무관하다. 관련 법에 따라 저절로 늘어나는 돈이라 정부의 재량적 선택이 개입할 여지가 사실상 없다. 노인이 늘고 물가가 올랐다는 이야기이니 넘어가자.

기초연금 2.5조 원(노인 부문)

마찬가지로 노인인구 증가와 물가 상승으로 설명이 끝난다. 다만 지급 방식이 바뀌었다. 올해는 소득 하위 70% 어르신에게 약 35만 원을 일률 지급했다. 2027년에는 70% 이하 수급자를 상·중·하로 나눈다. 상위는 올해와 같은 약 35만 원, 중간은 물가상승률만 반영한 36만 원, 하위는 그보다 조금 더 오른 38만 원이다. 소득이 높은 어르신 몫을 소득이 낮은 어르신에게 더 준다니 얼핏 합리적으로 보인다.

문제는 가장 가난한 노인이다. 지난해 기초연금과 생계급여(기초생활보장제도의 핵심 급여로, 소득이 일정 기준 이하인 가구에 최저 생계비를 지원한다)를 동시에 받은 노인이 78만 명을 넘는다. 이 가운데 99.8%는 기초연금을 받은 만큼 생계급여가 깎였다. 기초생활보장제도는 소득인정액에 기초연금 등 다른 소득을 합산해 부족분만 메워주는 방식(보충급여 원리)이라, 기초연금이 오르면 그만큼 생계급여가 줄어드는 구조다. 그래서 이들에게 기초연금을 3만 원 더 줘도 실제 가처분소득은 거의 늘어나지 않는다.

반면 상위 소득자 기초연금은 물가 인상을 고려하면 실질 삭감됐다. '상박(上薄)'은 확실하고, '하후(下厚)'는 제한적이다. 기초연금은 국민연금과 기초생활보장 사이에 끼어 있는 애매한 제도라 원래 양쪽과 조금씩 겹친다. 이번 개편으로 기초생활보장과 겹치는 부분이 더 커졌다. 중기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다.

26~27년 사회복지 분야, 부문별 증감액 및 증감률이상민

기초생활보장 4.8조 원

24조 원에서 28.8조 원으로 19.9% 늘었다. 정부의 자랑과 실제 평가가 가장 엇갈리는 부문이다. 정부는 기준중위소득(국민 가구를 소득순으로 세웠을 때 한가운데 가구의 소득을 기준으로 정부가 고시하는 값. 실제 중위소득과는 산정 방식이 달라 별도로 '기준'이라는 말이 붙는다)을 6.7% 올린 덕이라고 자랑한다. 나는 두 가지 이유에서 기초생활보장을 크게 강화했다는 정부 말을 믿지 않는다.

첫째, 생계급여 기준이 32%에 묶였다. 기초생활보장은 소득이 중위소득에서 일정 수준 이상 떨어진 사람에게 국민 최저선의 권리를 보장하는 제도다. 만약 중위소득이 월 300만 원이면 중위소득의 50%는 150만 원이고, 보통 그 아래를 빈곤층이라 부른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기초생활보장의 핵심인 생계급여를 빈곤층, 즉 중위소득 50% 이하 전체에게 주지 않는다. 기준중위소득의 32% 이하에게만 준다. 2026년 1인 가구 기준중위소득은 약 256만 원이다. 35%라고 해도 90만 원도 안 되는 빈곤층이다. 그런데 생계급여 자격은 32% 이하, 소득 약 82만 원 이하에만 생긴다. 모든 국민의 최저선을 지키자고 만든 제도에서, 소득이 83만 원만 돼도 소득이 너무 많다고 생계급여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런 이유로 윤석열 정부는 당시 30%였던 생계급여 기준을 32%, 33%, 35%까지 단계적으로 올리겠다고 국정과제로 발표했고, 실제로 32%까지 올렸다. 이재명 정부라면 최소한 그 로드맵보다는 더 올리는 게 원칙적으로 맞는 방향이다. 그런데 전 정부가 2026년까지 하겠다고 했던 35%를 현 정부는 2030년까지 하겠다고 늦췄다. 그러고도 2027년에도 32%다. 소득양극화 원년에, 국세수입이 50% 증가하는 해에, 전 정부 로드맵도 이행하지 않으면서 기초생활보장을 강화했다고 자랑하기는 어렵다.

둘째, 기준중위소득은 실제 중위소득이 아니다. 빈곤층이 홍길동도 아닌데 중위소득을 중위소득이라 부르지 못하고 앞에 '기준' 자를 붙였다. 실제보다 낮은 행정적 기준인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실제 중위소득과의 격차를 6년에 걸쳐 줄이는 산식을 도입했다. 그 방식은 2026년 종료됐고, 2027년부터 적용되는 새 산식에는 격차를 언제까지 해소한다는 목표가 없다. 더구나 올해는 명목성장률이 15%를 넘길 수도 있는 해다. 실제 중위소득이 크게 오를 수 있다. 이런 해에 기준중위소득을 6.7%만 올리면 격차는 줄어들기는커녕 벌어질 수 있다. 초성장기에 가만히 있으면 빈곤선은 뒤로 밀린다.

기초생활보장 4.8조 원 증가에는 의료급여 중증장애인 부양의무자(수급자를 부양할 법적 의무가 있다고 간주돼, 그 소득·재산이 수급 자격 심사에 반영되는 가족) 기준 폐지, 주거급여 기준임대료 인상 같은 긍정적 조치의 몫도 있다. 그러나 제한적인 기준중위소득 인상 그리고 물가와 수급자 자연증가로 더 많은 부분이 설명된다. 최소한 생계급여에서는 더 많은 사람을 더 두텁게 보호하겠다는 결정의 흔적은 없다.

주택 5.6조 원

14.5% 늘어 공적연금 다음으로 증가액이 크다. 대부분 건설임대주택 증대분이다. 윤석열 정부는 "주택은 임대하는 게 아니라 구매하는 것"이라는 철학으로 구입 지원 예산은 크게 늘리고 임대 지출은 반토막 냈다. 임대주택 지출을 다시 늘린 것은 긍정적이다. 23조 원 가운데 정책 의지가 분명히 읽히는 대목이다.

고용 0.8조 원

고용 부문은 25조 원에서 25.7조 원으로 7800억 원, 3.1%만 늘었다. 물가를 감안하면 사실상 제자리다. 정부는 조기재취업수당 등 비효율적인 실업급여 지출을 개혁하면서 금액이 줄었다고 설명한다. 그런 구조조정이 필요한 측면은 있다. 그러나 비효율을 정리하는 일과 아낀 돈을 다른 고용대책에 쓰는 일은 별개다. 이 숫자 하나가 2027년 예산안이 지금의 위기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 말해준다.

지난해 6월 빈곤사회연대에서 기초생활보장제도 개선을 위한 거리 활동을 하고 있다. 이재명 정부는 기초생활보장제도를 대폭 강화했다고 하지만 이상민 수석연구위원은 여전히 미흡하다고 비판한다.빈곤사회연대

새 아이디어가 아니라 기존 로드맵을 돌아보자

정부의 곳간은 넉넉하다. 미래대응기금(반도체 호황으로 예년 추세를 웃돈 초과 세수를 별도로 적립하는 정부 기금)은 무려 162조 원이다. 이 가운데 당장 사업에 쓰지 않고 여유자금으로 쌓아두는 돈만 100조 원이 넘는다. 정부는 반도체 호황이 꺾일 2028년 이후를 대비해야 한다고 말한다. 일리가 있다. 그러나 생계급여 32%를 35%로 올리는 데 필요한 돈은 이 기금의 규모와 대비하면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한쪽에서는 100조 원이 넘는 돈을 미래를 위해 쌓아두면서, 다른 쪽에서는 생계급여의 문턱을 32%에 묶어두었다. 산업·중소기업·에너지 분야는 9.4조 원, 30% 늘었다. 에너지·자원개발이 5조 원으로 95%, 산업혁신지원이 2.9조 원으로 34.5% 늘었다. 반도체와 에너지로 돈이 쏟아졌다. 정부가 힘을 실은 곳은 복지보다 산업과 에너지였다.

지금은 절대적 박탈의 시기다. 소득이 줄고 빚이 느는 사람이 늘어나는데 국세는 한 해 194조 원 늘었다. 능력도 있고 돈도 있다. 100조 원을 기금에 저축할 여유가 있는 정부가 생계급여 기준을 32%에서 35%로 올릴 돈이 없다고 말할 수는 없다.

할 일은 이미 나와 있다. 전 정부가 세운 생계급여 35% 로드맵을 앞당기고, 전전 정부가 세운 기준중위소득 현실화 로드맵을 다시 꺼내면 된다. 실업급여 구조조정으로 아낀 돈은 고용보험 밖 청년, 졸업하고도 일자리를 못 찾은 청년에게 돌리면 된다. 새 아이디어가 필요한 게 아니다. 있는 로드맵을 따를 의지가 필요하다.

세수 584조 원의 해에 복지 증가율 9.4%는 숫자가 아니라 선택이다. 그 선택을 바꾸는 일은 이제 국회 몫이다.

이상민 /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소셜 코리아 편집위원)이상민

필자 소개 :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정부 예산서를 분석하는 타이핑 노동자이며 <소셜 코리아> 편집위원입니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예산서, 결산서, 집행 내역을 매일 업데이트하고 분석하는 일을 합니다. 재정 관련 정책이 법제화되는 과정을 추적하고 분석하는 덕업일치 타이핑 노동자입니다. 주요 저서로 <경제뉴스가 그렇게 어렵습니까>가 있고 공저로 <한국의 신복지체제의 재정전략>, <지방의정백과> 등이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은 <소셜 코리아>(https://socialkorea.org)에도 게재됐습니다. <소셜 코리아> 연재 글과 다양한 소식을 매주 받아보시려면 뉴스레터를 신청해주세요. 구독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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