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은 언제나 저항을 만난다. 그러나 어떤 개혁은 그 저항이 거셀수록 오히려 더 강한 추진력을 얻는다. 지금 국회가 마무리 단계에 들어선 '검찰개혁'이 그렇다.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는 단순히 형사소송법 몇 가지 조항을 고치는 일을 넘어, 수십 년 동안 검찰이 독점해 온 권력 구조를 바꾸는 일이다.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 설치 등 아직 준비해야 할 것들이 많지만, 적어도 검찰 권력 분산이라는 큰 흐름은 이제 9부 능선을 넘었다고 보인다.
이 거대한 개혁의 공을 따진다면, 가장 큰 공신은 아이러니하게도 '검찰 자신들'이었다.
윤석열 정부는 대한민국 최초의 검찰총장 출신 대통령이 이끄는 정부였다. 대통령실은 물론 정부 핵심 요직 곳곳에 검찰 출신 인사들이 포진했고, 검찰 출신 장관과 비서관, 공공기관장, 정치인들이 국가 권력의 중심을 채워갔다.
그때마다 정부는 "능력 중심의 인사"라고 설명했으나, 국민의 눈에 비친 모습은 검찰이 하나의 수사기관을 넘어 국가 권력의 중심축으로 확장되는 모습으로 비춰졌다. 마치 5공화국 시절 군 출신 인사들이 행정부를 장악했던 것처럼, 검찰 출신 인사들이 권력의 핵심을 메우면서 '검찰공화국'이라는 표현은 더 이상 정치권의 단순한 수사가 아니라 국민이 체감하는 현실 인식이자 사회적 논쟁의 대상이 되었다.
검찰은 자신들이 행사해 온 권한이 왜 문제가 되는지 설명하기보다 그 권한이 왜 필요한지만 거듭 주장했다. 수사권 조정 때도 그랬고, 보완수사권 폐지 논란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경찰의 부실수사 사례를 앞세워 "검찰이 아니면 국민을 보호할 수 없다"는 논리를 펼쳤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최소한의 보완수사권을 남겨야 한다며 사의 표명으로 시위했고, 구자현 검찰총장 직무대행은 형사사법체계가 무너질 수 있다며 공개 반발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전건송치 등 절충안을 제시하는 목소리가 나왔지만, 결국 입법의 큰 방향은 바뀌지 않았다.
권력은 견제를 받을 때 건강하며, 스스로 견제를 거부하는 순간 개혁의 대상이 된다.
권한을 내려놓지 않기 위해 내놓은 논리와 행동은 역설적으로 권한 축소의 명분이 되었고, 개혁을 막으려는 저항이 거셀수록 국민적 개혁 요구는 더욱 견고해졌다. 결국 검찰은 개혁의 가장 강력한 방어자가 아니라, 역설적으로 개혁을 촉진한 가장 큰 동력이 된 것이다.
홍순구 시민기자 dranx@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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