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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용 "이재명 주범 만들어야" 육성 공개…이호균 목포시장 후보 도박·차명투기도 드러나

KBS 단독 녹취, 검사가 먼저 전화 걸어 형량 거래 제안한 정황

백정화 씨 "변호사가 허위 진술 지시…해임계 제출했다" 편지 공개

이호균 후보, 도의회 의장 시절 차명으로 땅 사고 4개월 만에 처분

김원이 도당위원장, 제보 받고도 후보 적격·무감점 판정

2026-03-30 07:09:31

 

박상용 검사가 이화영 전 경기도 부지사 변호인에게 "이재명이 완전히 주범이 되는 자백이 있어야 한다"고 요구한 녹취가 공개됐다. KBS가 28일 밤 단독 보도한 이 녹취는 2023년 6월 19일 통화 내용이다. 이화영 전 부지사가 이른바 '연어술파티'에서 최초의 형식적 진술을 한 지 한 달쯤 뒤, 법정 증언을 앞둔 시점이었다. 탐사보도그룹 워치독도 같은 녹취를 확보했다.

박상용 검사 "답답해서 전화드렸습니다"

녹취 속 박상용 검사는 이렇게 말했다. "이재명 씨가 완전히 주범이 되고 이 사람이 종범이 되는 식의 자백이 있어야 저희가 그거를 할 수가 있고, 공익제보자니 이런 것들도 다 해 볼 수가 있고, 보석으로 나가는 거라든지, 추가 영장을 안 한다든지 이런 게 다 가능해지는 건데." 이어 "추가 수사들은 제가 다 못 하게 하고 있습니다"라며 김성태 관련 뇌물 수사까지 막아주고 있다고 했다.

박상용 검사는 즉각 반박했다. 본인 페이스북을 통해 "형량 거래를 제안한 것은 서민석 변호사였고 나는 거절했다"고 주장하면서 KBS 보도가 녹취를 짜깁기했다고 했다. 그러나 녹취에서 박 검사 본인이 "답답해서 전화를 드렸습니다"라고 말한 대목이 남아 있다. 제안을 거절한 사람이 먼저 전화를 걸어 구체적 조건을 나열할 이유가 없다. 시민언론 민들레도 같은 지점을 짚었다. 누가 먼저 제안했느냐는 본질이 아니다. 검사가 "법정에서까지 유지될 진술"을 요구하고 그 대가로 보석·추가수사 중단을 제시한 사실 자체가 형사소송법이 금지하는 불법 회유다.

백정화 씨, 2년간의 침묵 깨다

같은 날 이화영 전 부지사의 부인 백정화 씨가 박상용 검사에게 보낸 편지도 공개됐다. 백 씨는 편지에서 "비공개 재판 전날 변호사가 이화영에게 '이재명에게 보고했느냐'고 물으면 '네'라고 대답하라고 했다"고 적었다. 이 사실을 알고 화들짝 놀라 변호사 해임계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재판장에서 "정신 차려 이화영, 이게 이화영 재판이냐 이재명 재판이지"라고 외쳤던 배경이 이것이었다. 당시 언론은 이를 '법정 부부 싸움'으로 조롱했다.

백 씨는 "김성태가 조롱 섞인 말투로 '부지사까지 하신 분이 연어, 짜장면 한 그릇에 허위 자백합니까'라고 했지만, 지금 밝혀지는 진실은 이화영이 진실을 얘기했다는 것"이라고 썼다. 편지 말미에 "국민 앞에 사죄하고 죄가 없으시면 당당하게 수사받으시길 바랍니다"라고 덧붙였다. 이화영 전 부지사도 2023년 7월 21일자 서한에서 "쌍방울 김성태의 스마트팜 비용뿐 아니라 이재명 지사의 방북 비용 대납을 요청한 적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목포 이호균 후보 - 교비 36억 횡령에 상습도박, 차명투기까지

한편 뉴탐사 호남 취재 이틀째, 목포시장 경선에 뛰어든 이호균 후보의 새로운 비리 전력이 드러났다. 이호균 후보는 교비 36억 원 횡령으로 구속됐던 전력이 있는데도 민주당 정밀심사를 통과해 무감점으로 경선에 참가하고 있다. 여기에 도의원 시절 상습 도박과 도의회 의장 시절 차명 부동산 투기 의혹까지 추가됐다.

고소인 박정진 씨는 25일 이호균 후보를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고소했다. 박 씨는 뉴탐사에 이호균 후보와의 통화 녹취와 증거 자료를 제공했다. 녹취에서 이호균 후보는 "상길이 사무실하고 형님 집에서 도박할 때도 카드하고 놀 때도"라며 도박 사실을 사실상 인정했고, 차명 토지 거래 경위도 스스로 설명했다. 뉴탐사가 확인한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문제의 토지는 목포시 산정동 104-169번지다. 2010년 7월 16일 경매로 취득됐고, 정모 씨와 박정진 씨 부인 등의 명의로 지분이 등기됐다. 이호균 후보 몫은 정모 씨 앞으로 올라갔다. 이호균 후보가 전남도의회 전반기 의장으로 선출된 시점이 2010년 6월이다. 의장 재직 중 차명으로 토지를 취득한 셈이다.

김원이 도당위원장, 제보 묵살

이 토지는 4개월 뒤인 2010년 11월 매각됐다. 2011년 재산 공개 전에 처분한 것이다. 실제로 2011년 재산 공개에 해당 토지는 신고되지 않았다. 박정진 씨는 이런 사실을 올해 2월 15일 김원이 전남도당위원장에게 문자로 제보했다. 도박과 차명투기 내용을 구체적으로 전달했다. 김원이 의원은 이 문자를 읽었지만 확인 절차를 거치지 않았고, 후보 적격 심사와 감점 부여에도 반영하지 않았다.

뉴탐사가 이호균 후보 캠프를 직접 방문해 입장을 물었다. 캠프 관계자는 처음엔 "다 허위 사실"이라고 했다가, 선거법 위반 가능성을 지적하자 "우리는 그렇게 믿고 있다"로 태도를 바꿨다. 녹취에 대해서는 "AI 조작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호균 후보 본인에게는 전화와 문자로 입장을 요청했으나 답변이 없었다. 김원이 도당위원장에게도 메시지를 보냈지만 역시 답이 없었다. 이호균 후보 뒤에는 박지원 의원과 김원이 의원이 있다는 것이 목포 정가의 중론이다. 정청래 대표가 내건 '4무 공천'은 공정도, 정의도, 혁신도, 양심도 없는 공천으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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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위기' 보면 모르나...용인 반도체의 결정적 문제 터졌다

[반도체 특별과외] 호남 RE100반도체산단으로 에너지 대전환을 시작해야 하는 이유

26.03.30 06:47최종 업데이트 26.03.30 06:47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을 받은 이란이 카타르 액화천연가스(LNG) 시설 피격으로 국내 LNG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23일 안산 단원구의 한 항구에서 국내 최대 규모의 액화천연가스(LNG) 저장능력을 갖추고 있는 인천 송도 한국가스공사 인천생산기지 내 LNG 저장탱크가 보인다.연합뉴스

최근 세계 최대 액화천연가스(LNG) 수출국 중 하나인 카타르가 한국을 포함한 주요 수입국에 '불가항력'을 선언했습니다. 이는 예기치 못한 외부 요인으로 인해 장기 공급 계약상의 의무를 이행하기 어렵다는 공식 통보입니다. 외신에 따르면 이란의 공습으로 인해 카타르 LNG 수출 용량의 약 17%가 타격을 입었으며, 시설 복구에만 최소 3~5년이 소요될 것으로 보입니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에너지 아킬레스건

카타르의 이번 선언은 우리나라 수출의 핵심인 반도체 산업에 직접적인 위협이 됩니다. 특히 현재 조성 중인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전력 공급 계획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정부와 기업은 산단 가동 초기 전력의 상당 부분을 신설 LNG 발전소를 통해 충당할 계획이기 때문입니다.

대한민국은 LNG 수입량의 약 20~30%를 카타르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반도체 공정은 단 0.1초의 정전으로도 수천억 원의 피해가 발생하는 정밀 산업입니다. LNG 수급 불균형으로 전력 공급에 차질이 생긴다면 생산 라인은 멈출 것이며, 설령 공급이 유지되더라도 국제 가격 급등에 따른 원가 경쟁력 하락은 피할 수 없는 수순입니다.

이미 에너지 리스크는 현실이 되었습니다. 영국 경제 분석 기관인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최근 보고서 '반도체 산업의 아킬레스건은 에너지 공급'을 통해, LNG 발전 비중이 높은 대만의 전력 구조가 반도체 생산의 지속 가능성을 위협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대만 정부가 민간 전력을 제한하면서까지 팹에 전력을 몰아주고 있지만, 이는 사회적 갈등을 유발할 뿐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합니다.

대만의 반도체 생산과 LNG 수입 비교.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LNG발전 비중이 높은 대만의 경우 현 상황이 계속되면 반도체 생산에 차질이 생길 거라고 내다봤습니다.옥스포드 이코노믹스

반면 일본의 행보는 주목할 만합니다. 일본의 차세대 반도체 기업 라피더스는 공장을 수도인 도쿄 인근이 아닌 홋카이도에 건설하고 있습니다. 홋카이도는 일본 내에서 재생에너지가 가장 풍부한 지역입니다. 막대한 송전 비용과 전력 손실을 감수하며 전기를 끌어오는 대신, 에너지가 풍부한 곳으로 공장이 직접 찾아간 것입니다. 이는 미래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와 재생에너지 100% 사용(RE100) 요구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전략적 판단입니다.

경제성의 역전: LCOE가 말하는 미래

흔히 LNG가 저렴하다고 생각하지만, 균등화 발전비용(LCOE, Levelized Cost of Energy)을 따져보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LCOE는 발전소의 건설부터 폐기까지 발생하는 총비용을 총 발전량으로 나눈 지표로, 에너지원의 실질적인 경제성을 나타냅니다.

미국 로런스 버클리 국립연구소(LBNL)에 따르면, 재생에너지의 LCOE는 2035년까지 2023년 대비 최대 41% 하락하여 가장 저렴한 에너지원이 될 것으로 예측됩니다. 반면 LNG는 국제 정세에 따른 가격 변동 폭이 크고, 탄소 배출권 거래제와 같은 환경 비용이 추가되면 경제적 이점이 빠르게 사라집니다. 지정학적 리스크에서 완전히 자유로운 에너지는 결국 우리 땅에서 생산하는 재생에너지뿐입니다.

지난 1월 20일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용인반도체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 공사현장의 모습.연합뉴스

재생에너지를 요구하는 글로벌 시장의 압박도 거세지고 있습니다. 애플, 구글 등 주요 빅테크 기업들은 2030년 이후 재생에너지로 생산한 반도체만을 공급받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용인의 LNG 발전소 전기로 생산한 반도체는 성능이 아무리 뛰어나도 탄소 라벨이라는 비관세 장벽에 가로막혀 시장에서 퇴출당할 위험이 큽니다.

해법은 호남 RE100 반도체 산단

해법은 명확합니다. 일본이 홋카이도를 선택했듯, 우리도 재생에너지의 보고인 호남으로 눈을 돌려야 합니다. 호남은 국내 태양광 및 해상풍력 잠재량의 절반 이상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굳이 수도권까지 막대한 비용과 갈등을 유발하는 송전탑을 세울 필요가 없습니다.

호남에 RE100 반도체 산단을 구축하면 세 가지 핵심 과제가 동시에 해결됩니다. 첫째, 수입 LNG에 의존하지 않는 자립형 전력망 구축이 가능해 에너지 안보를 지킬 수 있습니다. 둘째, RE100 달성으로 탄소 무역 장벽을 뛰어넘을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수도권 과밀화를 해소하고 지방에 고부가가치 일자리를 창출하는 국토균형발전이 가능합니다.

카타르발 에너지 쇼크는 우리에게 엄중한 경고를 보내고 있습니다. 불안정한 국제 정세에 일희일비하는 LNG 의존 전략을 버리고, 호남의 햇빛과 바람을 이용한 에너지 대전환을 시작해야 합니다. 이것이 대한민국 반도체의 생존과 미래를 보장하는 유일한 길입니다.

#반도체 #호남RE100반도체산단 #카타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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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우용 칼럼] ‘민심’과 ‘명심’

전우용 역사학자

histopia@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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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치자가 민심 따라야 하는 것이 민주공화정

세상은 지금 근왕주의·귀족주의 부활하는 듯

미국은 트럼프에 신음, 한국은 윤석열 내쫓아

그럼에도 ‘명심팔이’ 너무 심한 지방선거 국면

민주공화국 공직자라면 간신 습성부터 버려야

'진해군항제' 개막일인 27일 오후 경남 창원시 진해구 여좌천 일대에서 경남도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와 학생들이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를 독려하고 있다. 2026.3.27. 연합뉴스

현재의 서울 남산골 한옥마을 자리에는 일제강점기 조선주차 헌병대 사령부가 있었다. 사령부에서는 매일 정오에 공포탄 대포를 쏘아 시각을 알렸는데, 이를 ‘오포(午砲)’라 했다. 남산 기슭 일본인 집거지의 시계포 주인들은 오포 소리에 맞춰 시계 바늘 위치를 조정했다. 사람들은 일본 헌병대가 어떻게 정확한 시각을 아는지에 궁금증을 품었다. 가장 널리 퍼진 이야기는 ‘헌병들이 망원경으로 일본인 시계포의 시계를 보고 오포를 쏜다’는 것이었다. 사실은 영국 그리니치 천문대가 전신선을 이용해 매 시각 전 세계로 발신하는 ‘시보(時報)’에 따른 것이었지만, 대다수 ‘조선인’은 일제 식민통치의 본질에 대한 생각을 이 이야기에 담았다. 조선총독부를 ‘절대 지지’하는 조선 거주 일본인들과 그들의 ‘여론’에만 신경을 쓰는 총독부 권력의 결탁구조가, 조선인들이 생각한 식민통치의 본질이었다. 실제로 총독 정치의 혜택은 주로 조선 거주 일본인들에게 돌아갔다.

‘지당하시옵니다’ 아첨 속에 묻혀지는 민심=천심

왕은 하늘의 명을 받아 세상을 다스리며, 사대부는 하늘의 뜻을 살펴 왕을 보필한다는 것이 전근대 한자문화권의 보편적인 정치관이었다. 하늘은 자기 뜻을 백성의 마음=민심(民心)으로 드러내니, 여기에서 ‘민심이 곧 천심’이라는 말이 나왔다. 그래서 왕이 민심에 어긋나는 일을 하려고 할 때 목숨 걸고 간(諫)하는 신하를 ‘충신(忠臣)’, 민심따위는 아랑곳 없이 왕의 비위만 맞추려 드는 신하를 ‘간신(奸臣)’이라고 했다. 왕조시대 우리나라에서도 “아니되옵니다”나 “통촉하시옵소서”는 충신이 자주 쓰는 말이었고, “지당하시옵니다”나 “영명하시옵니다”는 간신이 늘 입에 담는 말이었다.

민주공화정은 ‘민심’을 ‘천심이 표현되는 것’에서 ‘천심 그 자체’로 전변시켰다. 국민들로부터 통치권을 위임받은 자도 ‘민심을 살피는 자’에서 ‘민심에 따르는 자’로 바뀌었다. 그러나 최근 세계 곳곳에서 민주와 공화의 이념이 퇴조하고 근왕주의와 귀족주의가 부활하는 양상이 뚜렷해졌다. 트럼프가 대통령이 된 뒤, 오랜 세월 민주주의의 ‘원조(元祖)’이자 모범 구실을 해온 미국의 도덕적, 규범적 권위가 급속히 무너져내리고 있다. 트럼프는 ‘이민자의 나라’ 미국을 분열시켰고, 약탈적인 관세정책으로 ‘동맹국들과의 관계’를 악화시켰으며 급기야 이란을 상대로 명분없는 전쟁까지 일으켰다. 최근에는 트럼프 일가 또는 측근들이 전쟁을 이용해 막대한 이익을 얻은 정황도 드러났다.

‘트럼프 왕’ ‘윤석열 왕’에게 절대 충성하는 현대판 간신들

그런데도 미국 정부 관리들은 트럼프를 ‘신격화’하기에 급급하다. 그들은 거의 매일 말을 바꾸는 트럼프를 두둔하기 위해 스스로 바보가 되는 짓도 마다하지 않는다. 심지어 미국 재무부는 100달러짜리 지폐에 트럼프의 서명을 넣겠다고까지 한다. 미국 행정부 관리들은 ‘트럼프의 마음만 얻으면 된다’는 확신으로 똘똘 뭉친 듯하다. 미국의 민심이 트럼프에게 등을 돌리는 현상이 뚜렷해졌고 관리 몇 명도 트럼프의 ‘망녕된 행동’을 비판하며 자진사퇴했지만, 그럴 수록 미국 행정부 내에서 트럼프에게만 ‘절대 충성’하는 현대판 간신들의 구성비는 높아졌다. 전쟁이 끝나면 호르무즈 해협의 이름을 트럼프 해협으로 바꾸겠다는 트럼프의 망언을 뒷받침한 것은, 그에게 ‘절대 충성’하는 간신들이었다. 유사 이래 폭군과 혼군, 암군의 짝은 언제나 간신이었다. 미국에서 반(反) 트럼프 시위의 구호를 ‘No Kings'로 압축시킨 건, 역설적으로 트럼프와 그의 행정부다.

우리나라에서도 윤석열 정권 때 통일부 장관 김영호는 “대한민국 국민 5천만 명이 모두 주권자로서 권력을 직접 행사한다면 무정부 상태로 갈 수밖에 없다”며 “대한민국의 주권이 국민에게 있다고 하는 것은 전형적인 전체주의적 사고”라고 주장했다. 국민이 일단 대통령을 선출한 이상, 대통령은 무슨 짓을 해도 된다는 논리로서 “군주는 오직 신에게만 책임지며, 국민은 왕이 어떤 짓을 해도 비판할 수 없다”던 17세기 ‘왕권신수설’의 완벽한 재현이었다. 12.3 내란 당시 윤석열 정부 국무위원 절대 다수가 헌법 유린과 민간인 학살 기획에까지 동조했던 건 이런 왕조시대 ‘간신의 덕목’을 공유했기 때문이고, 내란이 실패로 끝난 지금까지 한국의 극우세력이 ‘윤 어게인’을 부르짖는 것도 대통령을 헌법 위에 놓는 왕조시대적 사고에 사로잡혀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현상이 미국과 한국에서만 나타난 것은 아니다. ‘왕조의 망령’을 부활시키는 것은 전 세계 극우세력 공통의 욕망이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미국에서 ‘왕’이 새로 출현한 이 때, 한국인들은 ‘왕’을 끌어내렸다는 점이다.

‘명심’ 매달리는 정치인들, 왕조시대 간신과 무엇이 다른가

그런데 상대적으로 민주와 공화의 원칙을 중시하는 민주당 정치인과 그 지지자들 중에도 ‘왕조의 망령’을 떨쳐버리지 못한 사람이 적지 않은 듯하다. 지방선거가 다가오니 후보자들의 홍보 메시지가 매일 서너 건씩 휴대전화기로 들어온다. 얼핏 보면 이재명 대통령이 전국 모든 곳에 출마했나 착각할 정도로 모든 후보자가 ‘명심’을 앞세운다. 그들은 저마다 이재명 대통령의 마음을 제일 잘 아는 사람, 이재명 대통령이 가장 믿는 사람, 이재명 대통령과 가장 잘 어울릴 사람이라고 자기를 소개한다. 돌이켜 보면 지난 번 당정청이 ‘검찰개혁법’을 확정하는 과정에서도 이런 담론이 지배적이었다. 많은 정치인과 인플루언서가 검찰개혁에 대한 ‘국민의 뜻’이 어떤지를 살피기보다는 ‘대통령의 뜻이 정해졌으니 무조건 따라야 한다’고 했다. 심지어 자기가 대통령의 뜻을 가장 잘 아니, 대통령의 뜻에 반발하는 자들은 다 ‘반명’이라고 주장하는 이도 있었다. “임금의 뜻을 거역하는 것은 역적 짓”이라던 옛날의 간신들과 무엇이 다른가?

전우용 역사학자

이재명 대통령의 지지율이 워낙 높으니 정치인들이 그의 옆에 서려는 욕망을 품는 것도 이해할 수 없는 바는 아니다. 그러나 대통령 스스로 여러 차례 공언했듯이, ‘정치는 정치인이 하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국민이 하는 것’이며, ‘정치인은 국민의 도구일 뿐’이다. 게다가 대통령은 바쁜 와중에도 국민들과 SNS로 직접 소통하며 그 뜻을 따르려 애쓰고 있다. 민주공화국의 공직자라면 왕조시대 간신의 습성부터 버려야 한다. 자기가 ‘명심’에 얼마나 가까이에 있는지 자랑할 게 아니라, ‘민심’을 얼마나 잘 파악하고 전달할 수 있는지를 성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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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겸 등판에 흔들리는 국힘… 매일신문도 “국힘 뻘짓”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6/03/30 09:23
  • 수정일
    2026/03/30 09:23
  • 글쓴이
    이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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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신문 솎아보기] 한국일보 “절체절명 위기, 퇴행 거듭하니 민심 돌아서”

윤석열 못 놓는 국힘에 이명박 전 대통령 “AI도 보기 부끄러울 것”

중동 전쟁 장기화… 동아 “전쟁 추경, 무리한 경기부양 아닌 충격 최소화”

기자명윤수현 기자

  • 입력 2026.03.30 07:35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지난 26일 서울 중구 달개비에서 회동을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지방선거를 두 달 앞두고 사면초가에 빠졌다. 2016년 대구 수성구 갑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당선된 경력이 있는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대구시장 출마를 공식화했기 때문이다. 핵심 지지층인 2030세대와 70대 이상 고령층에서도 민주당 지지 여론이 높은 가운데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것이 부끄럽다는 게 지역 분위기”(한국일보), “수도권에선 예수님이 후보로 나와도 안될판이라는 자조가 나온 지 오래”(서울신문)라는 일간지 비판이 나온다. 대구·경북 일간지도 국민의힘이 자성하지 않는다면 ‘안방’으로 여겨지는 대구시장을 빼앗길 수 있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국힘, 김부겸 등판에 안방 빼앗길 위기 “국힘 뻘짓에 등판한 것”

주요 일간지는 진보·보수 등 정치성향을 막론하고 30일 지면을 통해 국민의힘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위기에 처해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대구시장 출마를 공식화하게 되면서 위기감이 가속화되고 있다. 1995년 이후 한 번도 진보진영에 자리를 내주지 않은 안방을 빼앗길 위기에 봉착했다는 것이다.

▲3월30일자 조선일보 8면.

서울신문은 1면 <“李, 얄밉게 잘한다 아이가”… 흔들리는 대구 민심> 보도에서 “‘보수의 심장’ 대구의 민심은 이번 선거에서 대구가 ‘최대 격전지’라는 정치권 평가를 실감케 한다”며 “현장에선 투표 양상의 변화를 기대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고 했다. 조선일보는 김부겸 전 총리의 대구시장 출마를 ‘민주당의 동진’이라고 표현했다. 조선일보는 8면 <與, 김부겸 앞세워 영남 동진… 野 이정현은 호남 출마 시사> 보도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당 지지율이 고공 행진하자 국민의힘 ‘텃밭’인 영남에도 당력을 쏟는 모양새”라며 “민주당은 6월 시·도지사 선거에서 경북을 제외한 전 지역 석권을 노리고 있다”고 했다.

▲3월30일자 매일신문 1면. 기사 본문 위치는 편집했습니다.

매일신문도 1면 <국힘 뻘짓에 김부겸 등판, 공천 농단 장동혁 책임론> 보도에서 “(김 전 총리 등판은) 국민의힘이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후 지리멸렬한 데다 공천 내홍이라는 ‘헛발질’까지 벌이자 ‘승산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며 “대구시장 선거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전국적 이목을 끄는 최대 격전지로 부상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중앙일보는 국민의힘 핵심 지지층인 2030 청년층과 6070 고령층의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중앙일보는 12면 <70대마저 국힘에 등 돌렸다… 2030도 이탈 가속화> 보도에서 “(2030 청년층에 이어) 전통적 지지기반인 70대 이상 고령층에서도 국민의힘 지지율이 민주당에 역전되는 흐름을 보였다”며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을 겨냥한 ‘세대 포위론’을 구상했던 국민의힘은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라고 했다. 또 중앙일보는 “지지층도 다 돌아서고 지역적으론 대구·경북 마저 흔들리고 있다. 전쟁을 앞두고 최후방마저 초토화된 상황”이라는 국민의힘 의원 인터뷰를 전했다.

▲3월30일자 동아일보 5면

이런 상황에서 유력 후보조차 찾지 못하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동아일보는 5면 <8번 중 5번 보수가 차지했던 경기지사, 후보조차 못 찾는 국민의힘> 보도에서 “국민의힘의 ‘경기도지사 후보 찾기’가 이어지고 있다. ‘유승민 등판론’이 힘을 얻으면서 유승민 전 의원을 설득하기 위한 접촉이 이어지고 있지만 유 전 의원이 불출마에 완강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이라며 “보수 정당이 구인난에 빠진 초유의 사태에 당내에선 ‘강성 지지층만 바라보다가 수도권과 중도층에 외면받고 있는 당의 민낯이 드러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고 했다.

▲3월30일자 한국일보 사설

한국일보는 <김부겸 대구 출마가 흔드는 지방선거, 벼랑 끝 선 제1야당> 사설에서 “‘보수의 심장’이라 불리는 대구 수성을 위협받는 것 자체로 국민의힘엔 절체절명의 위기”라며 “정권교체 이후에도 국민의힘이 쇄신은커녕 퇴행을 거듭하자 민심이 돌아서고 있다.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것이 부끄럽다는 게 지역 분위기라고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일보는 “(국민의힘은) 이젠 ‘TK 자민련’도 아닌 ‘경북 자민련’을 걱정해야 할 판”이라며 “비상한 상황에도 국민의힘이 각성했다는 얘기가 들리지 않으니, 참담할 따름”이라고 했다.

▲3월30일자 서울신문 사설

서울신문도 사설 <하다 하다 ‘경북당’… 보수 완전 몰락으로 가는 국민의힘>에서 “수도권에서는 ‘예수님이 후보로 나와도 안 될 판’이라는 자조가 나온 지 오래”라며 “지방선거를 보수 회생의 전기로 만드는 것은 이미 불가능해 보인다. 민주당이 지방선거에서 압승한다면 가장 큰 공로자는 장 대표다. 장 대표가 보수 완전 몰락의 엄청난 책임을 어떻게 감당하려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3월30일자 영남일보 사설

대구·경북 일간지도 사설에서 국민의힘에 대한 비판을 내놓고 있다. 영남일보는 <‘우리가 남이가’는 옛말, 대구민심은 최선을 원한다> 사설에서 “김 전 총리가 민주당 대세 후보로 떠오른 데는 국민의힘 중앙당의 ‘오만’이 결정적이다. ‘막대기만 꽂아도 당선된다’는 식의 태도가 대구시민의 자존심을 건드리며 ‘거물급 대안’의 등판을 불렀다”며 “국민의힘은 대구시장실이 특정 정당의 전유물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북일보도 <국민의힘 공천 갈등, 결국 김부겸을 불러냈다> 사설을 통해 “대구는 시장 공백 장기화와 지역 현안 누적 속에서 유권자들은 정당이 아닌 인물과 비전을 보기 시작했다”며 “국민의힘이 스스로 만든 혼란을 수습하지 못한다면, 그 공백은 결국 여당에게 기회로 돌아갈 것”이라고 했다.

▲3월30일자 중앙일보 1면

MB의 비판 “인정하자, 보수는 참패했다.”

“AI도 보기 부끄러울 수 있다.”

전직 대통령 윤석열씨를 놓지 못하는 국민의힘에 대한 이명박 전 대통령의 진단이다. 중앙일보는 이명박 전 대통령 단독 인터뷰를 1면에 게재하고, 그가 본 국민의힘 문제점을 전했다. 이 전 대통령은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보수는(2024년 총선 이후 정국에서) 그냥 진 것이 아니라 참패한 것이다. 참패한 정당임에도 공천이 잘못된 것인지, 당시 정부 정책이 영향을 미친 것인지, 그 원인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반성이 없고, 게다가 분열까지 됐다”고 지적했다.

이 전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국민의힘이 윤석열씨를 포기하지 못하고 있는 점에 대해 “희망이 없는 일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전 대통령은 “참패한 보수가 미래를 보고 나가야지 이미 지나간 과거인 윤 전 대통령을 가지고 갈라져 있다는 게 말이 되는가”라며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판단은 법에 맡기고, 야당은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비전을 제시하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이 윤씨를 놓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선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 AI 시대가 오고 있는데, AI도 보기 부끄러울 수 있다”고 했다.

이 전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에 이란과의 전쟁 파병을 요청한 점에 대해 “미국은 그래도 믿는 나라에 요청한 거다. 참전 요청은 아니니 긴밀히 대화해 역할을 찾아야 한다”며 “앞으로의 한·미 관계를 위해 같이하면서도 반걸음이라도 앞서는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또 그는 자신에 대한 수사와 재판에 대해 “문재인 정부 검찰이 없는 거 만들어 강압수사를 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전쟁 장기화에 경제 위기 우려… “홍해 항로 봉쇄 우려”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한국 경제에도 막대한 피해가 오고 있다. 유가가 급등한 것에 이어, 원재료비 상승으로 농가에도 비상이 걸린 것이다. 경향신문은 1면 <“부직포·비닐 없어 올 농사 포기할 판”> 보도를 통해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전쟁이 길어지면서 각종 작물을 파종하는 영농철을 앞둔 농가에도 비상이 걸렸다”며 “원료인 나프타 공급 부족으로 농업용 비닐·부직포 수급에 차질이 빚어지고 면세유, 비료 등 농자재 가격도 가파르게 오르면서 농가의 경영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했다.

▲3월30일자 동아일보 1면

호르무즈 해협에 이어 홍해 봉쇄 우려까지 나온다. 홍해 인근에 있는 후티 반군(예멘의 친이란 반군)까지 참전에 나섰기 때문이다. 동아일보는 1면 <홍해 틀어진 후티 참전, 韓 ‘유럽 수출길 비상’> 보도에서 “호르무즈 해협에 이어 또다른 중동의 글로벌 물류 동맥이며 한국에선 ‘유럽 수출 길목’으로 통하는 홍해 항로마저 안정적인 항행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며 “홍해 항로 봉쇄 등의 상황이 발생하면 세계 경제에 또 하나의 충격파가 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3월30일자 한겨레 사설

전쟁 장기화로 한국 경제성장률이 흔들리자 한겨레와 경향신문은 사설에서 추경을 요구했다. 한겨레는 사설 <‘성장률 2%’ 다시 흔들, 추경 서두르고 빚투 자제해야>에서 “국회와 정부는 추가경정예산(추경) 통과와 집행을 서둘러 경기 하락을 최대한 방어하고, 개인들은 금리 상승에 대비해 과도한 ‘영끌’이나 ‘빚투’를 자제해야 한다”며 “정부는 추경안이 국회를 통과한 뒤 신속하게 집행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경향신문도 <전쟁 장기화에 성장전망도 하향, 추경 신속처리해야> 사설에서 “국민의힘은 추경에 대해 지방선거를 앞둔 ‘현금 살포용’이라며 추경안 처리 일정을 늦춰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고유가·고환율·고물가’의 3중고로 서민들은 벼랑에 몰려 있고, 중소기업은 생존의 갈림길에 서 있는 전시 상황임을 국민의힘이 직시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3월30일자 동아일보 사설

하지만 동아일보는 신중한 추경이 중요하다고 했다. 현금성 지원을 자제하고 전쟁 위기 대응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동아일보는 <중동 사태로 성장률 먹구름… 경기 부양보다 충격 완화가 우선> 사설에서 “이번 ‘전쟁 추경’은 규모가 큰 데다 민생회복지원금 등 현금성 지원이 포함된 것도 사실”이라며 “인플레를 자극할 무리한 경기 부양보다 충격 최소화와 위기 장기화 대비에 초점을 맞춰야 부작용이 적다”고 했다. 조선일보도 사설 <OECD 한국 성장률 0.4%p 낮춰, 위기 취약국 2위 지목>에서 “OECD는 ‘정부 정책이 적시에 이뤄져야 하고, 가장 도움이 필요한 가계와 기업에 집중해야 하며, 에너지 절약 유인을 제공해야 한다’고 위기 대응 방안을 권고했다. 정부와 정치권은 추진 중인 25조 원 규모의 추경을 이런 방향에서 집행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재명 주범 되는 자백 있어야” 검사 녹취 논란… 국민일보 “전문 공개하라”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통령이 연루된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을 수사했던 박상용 검사가 ‘이재명이 주범이 되는 자백이 있어야 한다’며 진술을 회유한 의혹이 담긴 녹취록을 공개해 논란이다.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변호인이었던 서민석 변호사는 지난 29일 기자회견을 열고 박상용 검사 녹취록을 공개했다. 녹취록에 따르면 박 검사는 “이재명씨가 완전히 주범이 되고 이 사람(이화영)이 종범이 되는 식의 자백이 있어야 저희가 그거를 할 수가 있다. 공익제보자니 보석으로 나가는 거라든지 추가 영장을 안 한다든지 다 가능해지는 것”이라고 했다. 박 검사는 서 변호사가 자신에게 이 대통령을 주범으로 하고, 이화영 전 부지사를 종범으로 하는 감형 거래를 제안했고, 자신이 이를 반박했다고 밝혔다. 또 서 변호사가 녹취록을 악의적으로 발췌했다며 대화 전체 공개를 요구했다.

관련기사

▲3월30일자 경향신문 4면

이와 관련 경향신문은 4면 <민주당, ‘이화영 진술 회유 의혹’ 녹취 공개> 보도에서 “(민주당이)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윤석열 정부와 검찰에 대한 심판론을 띄우며 국정조사 정국에 시동을 거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3월30일자 국민일보 사설

국민일보는 녹취 일부 공개가 아닌 전체 공개를 요구했다. 국민일보는 사설 <검사 녹취 논란… 취사선택 대신 전문 공개로 진실 밝혀야>에서 “녹취의 전후 맥락을 공개하라는 요구에 민주당은 ‘차차 공개하겠다’며 소극적인 모양새다. 정치검찰의 조작기소를 조사한다면서 녹취를 일부만 공개하는 건 국정조사를 정치 공세로 활용한다는 지적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며 “서 변호사는 민주당의 6·3 지방선거 청주시장 예비후보다. 진실을 파악하려면 박 검사 발언의 전후를 함께 살필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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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유족’ 만난 이 대통령, “국가폭력 시효 배제”

경찰, ‘고문·간첩조작’ 이근안·박처원 서훈 취소 착수

  • 기자명 이광길 기자 
  •  
  •  입력 2026.03.29 15:23
  •  
  •  수정 2026.03.29 15:33
  •  
  •  댓글 0
 
29일 제주시에서 '4.3유족'과 오찬을 같이 한 이 대통령. [사진 갈무리-KTV]
29일 제주시에서 '4.3유족'과 오찬을 같이 한 이 대통령. [사진 갈무리-KTV]

“국가 폭력 범죄에 대한 공소시효 소멸시효를 완전히 배제해서 살아있는 한 형사 책임을 끝까지 지고 상속 재산이 있는 한 그 자손들까지 그 범위 내에서 책임을 지도록 형사 처벌 시효, 그리고 민사 대상 소멸시효도 폐지하도록 하겠다.” 

「제78주년 4·3추념식」을 앞둔 29일 제주시에서 ‘4·3 희생자 유족’과 오찬을 같이 한 이재명 대통령이 “제가 대통령이 되고 처음 맞이하는 추념식이라 이번에 꼭 그 시기에 맞춰 참석하고자 했지만 긴박한 국제 정세와 외교 일정 때문에 참석하지 못해서 매우 안타깝다”면서 이같이 약속했다.

“소멸시효 폐지 법률은 이미 윤석열 정권 당시에 우리가 국회에서 통과시켰는데 거부권 행사로 무산된 바가 있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빠른 시간 내에 다시 재입법을 통해서 영구적으로 대한민국에서는 국가 폭력으로 국민들이 희생되는 일이 없도록, 그런 일이 생기면 나치 전범 처벌과 같이 영구적으로 책임지도록 반드시 만들어 놓겠다”고 밝혔다.

나아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존재하는 국가가 다시는 국민을 상대로 국민이 맡긴 권력으로 폭력을 행사할 수 없도록 하는 것이 대통령으로서 제가 해야 될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또한 “우리 국민주권 정부는 유족과 제주도민의 노력을 되새기며 제주 4.3의 완전한 명예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4·3 왜곡·폄훼 방지 법률 제정, △9차 희생자 유족 신고 기간과 가족 관계 작성 및 정전, 혼인, 입양 특례 및 보상 신청 기간 연장, △제주 4·3 기록관 건립, △‘4·3 사건 진압 공로 서훈’ 취소 근거 마련, △희생자 신원 확인, △유족회 지원 법적 근거 마련 등을 거론했다.

강유정 청와대 대변인에 따르면, 오찬 간담회에는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과 오영훈 제주도지사, 김한규·문대림·위성곤 국회의원을 비롯해 김장범 제주 4·3희생자 유족회 회장, 임문철 제주 4·3 평화재단 이사장, 오인권 제주 4·3 생존 희생자 후유장애인협회장 등이 참석했다. 

특히, 이 자리에는 가족관계등록부 정정 결정을 통해 유가족으로 인정받은 첫 사례인 고계순(48년생)씨가 참석하여 “70여년 만에 한을 풀었다”는 소회를 밝혔다.

“고계순씨는 생부가 출생신고를 하기도 전에 피살당하여 작은아버지의 딸로 호적에 등록된 채 살아왔으나, 지난 2월 4·3위원회가 친아버지와의 친자관계를 인정함에 따라 가족관계를 정정할 수 있었다”고 강 대변인 전했다. 

29일 오전 제주 4.3평화공원을 찾은 이 대통령 부부. [사진 갈무리-KTV]
29일 오전 제주 4.3평화공원을 찾은 이 대통령 부부. [사진 갈무리-KTV]

이에 앞서, 이 대통령은 제주 4·3 평화공원을 찾아 희생자 1만 5,126위의 위패를 모신 ‘위패봉안실’과 ‘행방불명인 표석’을 둘러봤다. 이 대통령은 “제주 4·3을 기억하며 국가폭력의 재발을 막기 위해, 민형사 시효제도를 폐기하겠습니다.”는 메시지를 방명록에 남겼다. 

이날 별도 SNS 메시지를 통해서는 “과거 독재정권 하에서 고문과 간첩 조작 공로로 포상을 받은 수사 관계자들의 서훈을 취소하기 위해 경찰이 첫 전수조사에 착수했다”는 기사를 링크했다. 고문 기술자 이근안, 남영동 대공분실 책임자였던 박처원 등이 거론됐다.

이 대통령은 “고문과 사건조작 사법살인 같은 최악의 국가폭력 범죄자들에게 준 훈포장 박탈은 만시지탄이나 당연한 조치”라며 “국가폭력범죄의 형사 공소시효와 민사소멸시효 배제법도 꼭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오늘 최악의 국가폭력 사건인 제주 4.3 참배를 간다. 영문도 모른채 이유 없이 죽창에 찔리고 카빈 총에 맞고 생매장당해 죽은 원혼들의 명복을 빈다”며 “다시는 대한민국에 이런 비극이 발생하지 않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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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대를 탄핵하라! 조작달인 SBS 박살내자!”…184차 촛불대행진 열려

문경환 기자 | 기사입력 2026/03/28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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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행동이 주최한 ‘내란청산 국민주권실현 184차 촛불대행진’이 28일 오후 4시 대법원 인근인 서울 서초역 7번 출구에서 진행됐다. 

 

  © 김영란 기자


‘조희대를 탄핵하라! 조작달인 SBS 박살내자!’라는 부제로 열린 이날 집회에는 연인원 2,400여 명(주최 측 추산)이 참가했다. 

 

김지선 촛불행동 공동대표는 “112명의 국회의원이 조희대 탄핵안 발의에 서명했고 이제 본회의에 상정한 다음 표결만이 남아 있는 상황”이라면서 “속도를 더 내야 하지 않겠나?”라고 외쳤다. 

 

또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조작 방송은 모든 기득권이 총동원된 공작이었음이 드러나고 있다”라면서 “누가 언론에 가짜 뉴스로 사람의 존엄과 명예를 함부로 짓밟을 권력을 주었나”라면서 구호를 외쳤다. 

 

“내란세력 최후보루 조희대를 탄핵하라!”

“조작달인 뻔뻔극치 SBS 박살내자!”

“틈을 주면 살아난다! 보완수사권 박탈하라!”

“침략전쟁 파병강요 트럼프는 지구를 떠나라!”

 

한서진 경기촛불행동 신임 공동대표는 “조희대 (대법원장) 탄핵소추안 발의가 코앞이다. 하지만 아직 탄핵소추안 통과에 필요한 과반수가 되지는 않았다. 집권여당인 민주당이 당론 채택을 미루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지방선거에서 역풍을 맞을 우려 때문이라지만, 사법부 개혁, 검찰개혁 과정에서 충분히 확인된 사실이 있다. 민심의 뜻대로 개혁을 밀어붙이면 국민은 박수를 쳐 준다”라고 강조했다. 

 

또 “조폭 연루설을 방송했던 (SBS) PD가 이 방송 제작 후, 다른 부서로 옮긴 것도 의심스러운 대목”이라면서 “언론, 국힘당, 법원, 검찰까지 다 동원되었는데 국정원 같은 정보기관이 배후에 있을 가능성이 높다. 이를 끝까지 추적해야 하지 않겠나! 철저히 수사하고 처벌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 한서진 공동대표.  © 김영란 기자


한창민 사회민주당 대표는 “우리가 가장 우려했던 것은 검찰개혁도 하고 사법개혁도 하고 하는데 정작 그 당사자들의 인적 청산은 하지 못한다는 것”이었다면서 “이제 인적 청산도 같이 해야 하지 않겠나?”라면서 조희대 탄핵 관련 국회 상황을 설명했다. 

 

한 대표에 따르면 31일 열리는 국회 본회의에 조희대 탄핵안이 올라가면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에 표결을 진행해야 하며 표결하지 않으면 그대로 파기된다. 

 

그런데 민주당 내에서 아직 당론으로 결정을 못 하고 있다. 

 

그래서 민주당 내 상황을 검토해서 31일 올릴지, 아니면 4월에 다시 본회의를 열고 그때 올릴지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 대표는 민주당이 결단하려면 조희대 탄핵 열기가 다시 끓어올라야 한다면서 “여러분이 힘 모아주면 우리는 여러분의 대의기관으로서 여러분과 했던 약속, 조희대 탄핵을 반드시 완수하겠다”라고 다짐했다. 

 

유장희 청년촛불행동 사무국장은 “대선 개입 내란 공범 조희대는 법정 재판석이 아니라 수사받고 재판받아야 할 범죄자 아닌가?”라고 묻고 “집권여당인 민주당은 조희대 탄핵을 당론으로 채택하고 최대한 빠른 속도로 국회에서 조희대 탄핵소추안을 통과시켜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또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러 온 검찰을 철저히 개혁하기 위한 대원칙은 기소권과 수사권 분리”라면서 “보완수사권도 수사권”이기에 “보완수사권 완전 박탈을 위해 더 밀어붙이자”라고 호소했다. 

 

▲ 한창민 대표(왼쪽)와 유장희 사무국장.  © 김영란 기자


촛불행동은 며칠 전 언론개혁특별위원회를 설치하고 이득우 조선일보폐간 시민실천단장을 위원장에 위촉했다. 

 

이득우 위원장은 “2023년 5월, 내란 수괴 윤석열의 ‘건폭몰이’에 분신으로 항거한 건설노동자 양회동 열사의 죽음을 왜곡한 악마 같은 보도와 관련”해서 “지난 3월 18일에 조선일보 본사에 대한 압수수색이 있었다”라고 소개하며 “이 사건은 수세에 몰린 윤석열 정권이 국민의 비판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 언론과 검찰을 동원한 대표적인 검언유착 조작 사건”이라면서 “패륜적인 범죄를 저지른 윤석열과 조선일보, 검찰을 철저히 수사하고 처벌“할 것을 촉구했다. 

 

이어 “SBS나 조선일보처럼 조작 보도, 공작 보도를 일삼는 사회적 흉기들은 언론계에서 퇴출해야 한다. 그리고 그 범죄에 대해 반드시 책임을 물어 처벌해야 한다”라고 주장하며 “특히 12.3계엄 당시 KBS의 내란 동조 방송 의혹”과 “「대법원, 비상계엄 관련 긴급 심야 간부회의 진행」이라는 제목의 조선일보 보도 경위 등에 대해 철저한 조사”도 촉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형숙 서울자주연합 준비위원장은 “트럼프는 동맹국들에 호르무즈 파병을 강요하고 있다. 군함을 파견하면 어떻게 되겠나? 이란의 표적이 돼서 우리의 젊은 장병들이 목숨을 잃을 것이다. 우리의 민생은 더 악화할 것”이라면서 “지금 우리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침략전쟁의 가담이 아니라 평화를 지키는 결단”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는 새로운 길을 선택해야 한다. 바로 자주와 균형의 외교”라면서 “한국은 이란과의 외교적 협력을 강화해서 호르무즈 해협에 우리의 유조선이 안전하게 통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군사적 개입이 아니라 외교적 협상으로 우리의 주권과 안보, 경제와 에너지를 지켜야 한다. 실제로 다수의 국가가 군사적 충돌 속에서도 외교 채널을 통해 자국 선박의 안전을 확보해 왔다”라고 강조했다.

 

▲ 최형숙 준비위원장(왼쪽)과 이득우 위원장.  © 김영란 기자


집회가 끝나자 참가자들은 고속터미널까지 행진했다. 

 

▲ 가수 임대한 씨가 「그대가 있어서」, 「나가자! 싸우자!」, 「촛불로 몰아쳐」, 「천하무적 촛불」을 불렀다. 왼쪽은 최은비 씨.  © 김영란 기자

 

▲ 가수 백자 씨가 「니가 가라 호르무즈」, 「피묻은 펜대를 이제 멈춰」, 「촛불찬가」, 「그날이 올 때까지」를 불렀다.  © 김영란 기자

 

▲ “‘데스노트’에 교도소에 가야 할 두 사람의 이름을 적어 왔다.”  © 김영란 기자

 

▲ “미국과 이란전쟁 때문에 쓰레기봉투 대란이 있어서 고객들이랑 마찰이 있는데 우리는 똑같이 대한민국 사람인데 미국 때문에 싸워야 하는 게 너무 짜증 난다.” -부산에서 온 남매  © 김영란 기자

 

▲ “조희대를 탄핵하자!” -부천에서 온 시민  © 김영란 기자

 

▲ “국회는 무엇을 망설이는가! 역풍 걱정한다는데 조희대 탄핵 안 하다가 역풍 맞는다!” -변은혜 노원중랑촛불행동 대표  © 김영란 기자

 

▲ “이른바 ‘논두렁 시계’ 거짓 보도로 노무현 대통령을 잃게 만든 SBS. 이번에는 이재명 대통령을 제거하기 위해 검찰, 사법부를 비롯한 내란세력과 또 손을 잡았던 것 아닌가?” -윤현주 강남서초촛불행동 회원  © 김영란 기자

 

▲ “미국의 침략전쟁이 우스운 꼴이 되고 있다. 미국이 자랑하던 전투기는 격추당하고 항공모함은 불에 타 도망갔다. 심지어 트럼프 지지자들조차도 전쟁을 끝내자고 한다. 자국에서도 외면받고 국제적으로 외면하는 이 침략전쟁에 우리 청년을 보낼 이유가 있나?” -안정은 한국대학생진보연합 회원  © 김영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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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다주택 공무원 승진 배제 검토? 사실 아냐”…보도 시정 요구

“靑, 집 팔라 말라 안 해…사실 아닌 보도, 주택정책 신뢰도 심히 훼손”

이재명 대통령이 ‘다주택 5급 이상 공무원에 대한 승진 배제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며 해당 보도의 시정을 요구했다.

이 대통령은 28일 ‘X’(옛 트위터)에 <다주택 5급 이상 공무원…靑 “승진 배제 방안 검토”>라는 제목의 동아일보 기사를 공유하며 “‘정부가 특별관계에 있는 다주택 공직자들을 승진배제하며 사실상 주택 매각을 강요하고 있다’는 사실 아닌 보도는 현 정부의 주택정책 신뢰도를 심히 훼손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동아는 해당 기사에서 청와대가 27일 “관계 부처와 청와대에서 부동산 정책 담당자의 다주택 등 부동산 보유 현황을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며, “부동산 보유 조사 결과물을 5급 이상 공무원의 핵심 인사 자료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통령이 다주택 보유 공직자를 부동산 정책 라인에서 배제하라고 지시한 데 이어 공직사회 전반으로 다주택 처분 압박 수위를 높이고 나선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4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4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이 같은 보도에 대해 이 대통령은 “청와대는 다주택 공직자에게 집을 팔아라 말아라 하지 않는다”며 “정부는 세제, 금융, 규제 권한 행사만으로도 충분히 집값 안정을 이룰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 “5급 이상 공직자라도 손해와 위험을 감수하며 다주택을 유지하겠다면 그것은 그의 자유이고 그 결과인 손실은 그의 책임일 뿐”이라며 “청와대가 다주택 미해소를 이유로 승진배제 불이익을 주며 사실상 매각을 강요할 필요는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이 대통령은 “공직자들에게 주택보유 자체는 재산증식 수단이 못될 것을 알려주어 그들에게 손실을 피할 기회를 주는 것은 몰라도, 공직자들에게 매도 압박을 가한다는 것은 주택안정 정책의 효과가 없음을 자인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종전에 ‘매각 권유는 할지언정 매각 압박을 하지 않는다’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어떤 경위로 취재되었는지는 모르겠으나 저는 5급 이상 승진배제를 검토한 적도, 보고 받은 적도 없다”며 “정치적 고려나 사적이익 개입이 없다면 치밀하고 일관된 정책만으로도 집값은 분명히 안정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동아일보의 해당 기사는 삭제된 상태다. 이후 동아일보는 <靑, ‘다주택 5급 승진 배제’ 추진 않기로…李 “손실은 본인 책임”>이라는 제목의 후속 기사를 내고 “청와대가 5급 사무관 이상 공직자 가운데 다주택·비거주 고가주택·부동산 과다 보유자를 승진, 임용 등에서 배제하는 방안을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고 전했다.

동아는 “청와대 내부에선 부동산 보유 현황을 파악한 뒤 5급 이상 공무원 인사 자료로 활용하는 방안도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며 “이 대통령에겐 불이익을 주고 다주택을 해소하도록 해야 한다는 건의가 있었지만 이 대통령은 ‘내 취지에 반한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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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5주째 완강한 이란…"미국이 밀리고 있다"

  • 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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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26/03/29 08:37
  • 수정일
    2026/03/29 08:37
  • 글쓴이
    이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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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동 에디터

sudohaan@mindl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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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제

  • 입력 2026.03.28 16:00

  • 수정 2026.03.29 04:55

  • 댓글 0

'2차 대전 후 서방의 최대 전략적 실패' 평가도

최후통첩 두 번 연기에도 이란 수용 가능성 없어

미국 선택지는 3개···확전, 철수, 이란 요구 수용

이란, 호르무즈 봉쇄로 분쟁의 세계화에 성공

이란 보유 미사일과 드론의 3분의 1만 파괴

한국 호르무즈 통행 가능 우호국 분류될 수도

미국 하루 전쟁 비용 300억~400억 달러 출혈

미국 국내 정치상황도 트럼프에게 갈수록 불리

 

2025년 10월 18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시청 앞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책에 반대하는 "왕권 반대" 시위 도중, 한 시위자가 왕관 그림에 X 표시가 된 "왕권 반대"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있다. 2025.10.18.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은 이 과제(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과소평가했고, 약 2주 전쯤 이란에 주도권을 빼앗겼다고 본다. 실제로 이란 정권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을 정도로 강력한 회복력을 보여 주었다. 그들은 이미 (‘12일 전쟁’이 벌어진) 지난해 6월부터 무기를 분산 배치하고 무기 사용 권한을 (각 지역 책임자들에게) 위임하는 등 현명한 결정을 내렸고, 이는 그들에게 추가적인 회복력을 제공했다. 그들은 해협을 통해 분쟁을 국제화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화(globalised not internationalised)했다. 그들은 불리한 상황에서도 상당히 잘 대처해 왔다.”

가디언이 27일 전한 영국 정보기관 MI6의 전 국장 알렉스 영거의 얘기다. 이 신문은 이어서 국제위기그룹(International Crisis Group)의 이스라엘 담당 선임 분석가인 마이라브 존스자인의 다음과 같은 말도 인용했다.

“미국과 이스라엘만이 이 전쟁에서 패배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이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서방의 가장 큰 전략적 실패 중의 하나이며, (중동)지역 지정학과 세계 경제에 가장 중대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사실이 뼈아프게도 점점 더 분명해지고 있다.”

존스자인은 미국이 원래의 전략적 목표를 달성하는 데는 한참 미치지 못하고 있으며, 오히려 새로운 문제만 야기했다고 덧붙였다.

 

"나는 절박함과는 정반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6일 미국이 함정에 빠졌다는 지적에 반박하면서 절박한 쪽은 이란이라고 주장했다. 왼쪽은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 오른쪽은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로이터 가디언 3월 27일

최후통첩 두 번 연기했으나 수용 가능성 없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48시간 안에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풀지 않으면 이란의 에너지·발전시설을 초토화하겠다던 최후통첩을 지난 23일 5일간 연기한 데 이어 26일 그 시한을 4월 6일 오후 6시(한국시각 7일 오전 9시)까지로 10일을 더 연기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이란이 미국의 15개 항목의 정전 조건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관측들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27일 프랑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외무장관 회담 뒤 “앞으로 몇 주안에 이란에 대한 공격이 끝나면 그들은 최근 역사상 가장 약해진 상태일 것”이라며 “몇 달이 아닌 몇 주 안에 (전쟁이) 끝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날인 26일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함정에 빠졌다’는 주장을 부인했다. 그는 군사작전이 예정보다 훨씬 앞서 진행되고 있다고 재차 강조하면서 “협상을 간청하는 것은 내가 아니라 이란”이라고 주장했다.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 특사는 수정된 15개항 계획에 담긴 미국의 핵심 요구 사항들을 재차 강조했다. 우라늄 농축 및 비축 금지, 농축 우라늄 반출 금지, 미사일 능력 제한,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등이다. 위트코프 특사는 27일간의 맹공격 이후 이란이 중대한 기로에 섰다는 강력한 징후가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3월 25일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열린 집회에서 이란 정권 지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AP 가디언 3월 27일

이란은 미국 주장 계속 부인

하지만 이란은 여전히 강경한 자세를 고수하면서 “햡상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내용을 부인하고 협상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려던 선박 3척을 되돌려 보냈다면서 이스라엘과 미국 적대세력의 동맹국 및 지지국가 항구를 오가는 모든 선박은 통행이 금지된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이는 이날 아침 트럼프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이 열려 있다며 이란이 선박 몇 척을 통과시킬 것이라고 얘기한 것을 반박하기 위한 조치다.

카츠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경고에도 불구하고 공격은 계속되고 있다”며 “이란에 대한 공격은 이란 정권이 이스라엘 시민을 겨냥한 무기를 개발하고 운용하는 데 도움을 주는 추가 목표물과 지역으로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 군사정보국 이란 담당관 출신인 대니 시트리노비츠는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추가 10일 시한이 만료될 때까지 이란은 항복하지 않을 것이며, 15개 항의 협상안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고,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도 포기하지 않고 이스라엘과 걸프 연안국가들에 대한 공격을 계속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선택지는 3개···확전, 철수, 이란 요구 수용

결국 트럼프 대통령은 긴장 확대(확전 escalation)나 철수(retreat), 또는 이란이 제안한 것에 가까운 협상안 등 세 가지 선택지 중 하나를 택해야 할 것이며, 무력 사용을 통한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은 유엔이 승인하지 않을 것이고, 유럽도 G7도 거기에 동참하지 않을 것이라고 가디언은 썼다. 이란은 전쟁 중단과 재발방지 약속, 미국-이스라엘 공격으로 인한 피해 배상, 호르무즈 해셥 통제권 등을 요구하고 있으며, 해협 통행세 징수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이란이 통행세를 징수할 경우 그 액수는 매년 800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계산도 나와 있다.

1980년대 이란-이라크 전쟁 기간(1980-1988)을 제외하고 유사 이래 막힌 적 없었던 호르무즈 해협은 트럼프 정권의 이란 공갹으로 막혔고, 미국-이스라엘의 지속적인 공격과 발전시설 공격에 대한 최후통첩에도 열릴 기미가 없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현재 해협 통행을 막는 유일한 요인은 이란의 선박 포격”이라 주장했으나, 최근 몇 주 동안 이란이 공격한 선박 수는 많지 않다. 호르무즈 해협을 막고 있는 것은 이란의 직접적인 공격보다는 공격 위협에 떨고 있는 선사와 유조선 소유주, 보험사들의 불안이다.

그 결과 세계 원유 수송의 20% 이상이 통과하는 호르무즈가 사실상 봉쇄돼 평시 선박 통행의 95%가 차단되면서 매일 1000만~1300만 배럴의 석유공급이 중단되고 있다.

그에 따라 배럴당 100달러가 넘는 유가는 이란의 세계경제 교란 전략을 뒷받침하기에 충분히 높은 가격이지만, 문제는 석유만이 아니다. 호르무즈 해협은 화학물질과 헬륨, 금속, 비료 등의 운송통로이기도 하다. 비료값이 오르면 식품값도 오르고, 식품포장용 플라스틱 재료값도 오른다. 자동차 부품값, 의약품 재료비도 오른다.

한국도 통행 가능한 이란의 우호국가?

이란 의회는 지금 호르무즈 해협 통행 관련 법안을 통과시키려 하고 있으며, 법안이 통과될 경우 인도와 일본, 파키스탄, 중국과 함께 한국도 이란에 비적대적인 우호 국가들(favoured non-hostile nations such as India, Japan, Pakistan, South Korea and China)에 포함돼 소속 유조선들 통행이 허용되거나 더 싼 통행료를 내게 될 것이라고 가디언은 27일 보도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 테라 위성의 MODIS 위성이 2025년 2월 5일에 촬영한 호르무즈 해협과 그 주변. 2026년 3월 25일, 미국 대통령은 이란에 평화안을 전달하며 거의 한 달간 지속된 전쟁 종식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을 밝혔고, 테헤란은 "비적대적" 유조선의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허용하겠다고 발표했다. 약 4주간의 전쟁 이후 긴장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면서 유가는 급락했고, 아시아 증시는 상승했다.

이란 보유 미사일과 드론의 3분의 1만 파괴

호르무즈 봉쇄로 미국-이란 전쟁을 ‘세계화’하는 데 성공한 이란 전략의 성공과 패배는 유가와 미사일 발사대 보유량에 따라 갈릴 것이다. 배럴당 100달러를 이미 넘어선 유가는 미국이 호르무즈 봉쇄를 무력으로 풀려고 할 경우 더 높이 치솟을 가능성이 높다.

미사일 발사대 보유와 관련해 로이터 통신은 미국 정보당국 사정에 밝흔 소식통 5명의 말을 인용해, 이란의 미사일 전력 중 미국-이스라엘의 공격으로 파괴된 것은 약 3분의 1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으며, 드론 또한 3분의 1 정도 파괴된 것으로 추정된다는 한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거의 다 또는 사실상 완전히 파괴했다는 트럼프 대통령과 측근들의 주장과는 큰 차이가 있다.

이란은 지금도 이스라엘 등에 대한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하루 10~20차례씩 이어가고 있다. 이 정도의 소규모 공격은 미사일과 드론 보유량이 떨어져서가 아니라 미국과 이스라엘의 미사일요격 전력을 고갈시키면서 결정적인 대규모 공격에 대비하기 위한 것일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들이 많다.

미국이 수 천명의 해병대와 공수부대원들을 중동에 추가 파병한 가운데 하르그 섬등 이란 영토를 점령할 것이라는 관측들이 나돌고 있으나, 이란의 부통령 가운데 한 명인 에스마엘 사갑 에스파하니는 미군이 지상전을 감행할 경우 사우디 서쪽 홍해 항구 얀부와 동부 아랍에미리트 푸자이라 항 석유단지를 공격할 것이라 위협하면서 ”(미군이) 이란 땅에 발은 딛는 순간 유가는 최저 150달러로 치솟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하루 전쟁비용 300억~400억 달러

원래 나흘 정도면 끝날 것이라고 했던 전쟁이 4주를 넘어가고 있고, 미국은 하루 약 300억~400억 달러, 이스라엘은 하루 3억 달러의 전쟁비용을 지출하면서 연일 이란을 공격하고 있으나, MI6 국장 알렉스 영거와 ICG의 분석가 마이라브 존스자인 등이 지적했듯이, 이 전쟁에서 미국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보는 논평가들은 찾아보기 어렵다. 카멀라 해리스 미국 전 부통령 재임 시절 외교정책 고문을 지낸 필립 고든도 ”이란이 트럼프의 요구에 동의할 가능성은 전혀 없으며, 미국이 요구조건 수락을 고집하며 길게 끌고 갈수록 모두가 더 큰 대가와 고통을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미국 국내 정치상황도 트럼프에 불리

미국 국내 정치 상황도 심각해지고 있다. 미국 보수주의 단체인 아메리칸 컨서버티브의 커트 밀스 사무총장은 “이란 전쟁은 트럼프의 업적을 좌우할 것” 라며 “전쟁이 장기화되면 그의 두 번째 임기는 이란 전쟁으로만 기억될 것”이라고 예언했다. 그는 이라크 침공을 강행한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을 그렇게 해서 실패한 대통령의 한 전형으로 거론했다.

반면에 이란 정권 내부에서는 전쟁 초기 생존이 최우선 과제였지만, 상황이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기울고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고 가디언은 지적했다.

이란 의회 의장이자 트럼프가 선호하는 지도자로 알려진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는 미군이 자신들의 장군들이 망쳐놓은 것을 바로잡을 수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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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들을 침략전쟁의 소모품으로 내줄 수 없다"

  • 기자명 김준 기자
  •  
  •  승인 2026.03.28 22:32
  •  
  •  댓글 0
 
   
 

‘침략전쟁 규탄! 파병 반대 2차 평화행동’
“종전 협상 기만, 지상군 투입 명백한 침략”
희생자 추모와 연대의 물결 청와대로

광화문 광장에서 진행된 ‘침략전쟁 규탄! 파병 반대 2차 평화행동’ ⓒ 진보당
광화문 광장에서 진행된 ‘침략전쟁 규탄! 파병 반대 2차 평화행동’ ⓒ 진보당

미국의 침략 전쟁을 규탄하고 한국군의 파병을 저지하려는 민중의 거대한 함성이 울렸다. 시민들은 종전을 빙자한 미국의 기만적 전술과 이에 동조하는 정부의 태도를 강하게 지적했다.

28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진보당을 비롯한 30여 개 시민사회단체는 ‘침략전쟁 규탄! 파병 반대 2차 평화행동’을 개최하고, 한국 정부의 호르무즈 해협 파병 시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종전 협상은 기만, 지상군 투입은 명백한 침략”

이날 평화행동의 포문을 연 정혜경 진보당 의원은 미국의 이중적 행태를 지적했다. 정 의원은 “겉으로는 종전 협상을 운운하면서도 뒤로는 지상군 투입을 강행하며 전쟁의 불길을 키우는 미국의 행태는 천인공노할 기만극”이라며 분노를 표했다.

특히 현 정부의 모호한 태도를 정조준했다. 정 의원은 “‘평화가 민생’이고 ‘평화가 안보’라며 평화정부를 자임하는 이재명 정부가 미국의 파병 요구를 염두에 둔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며, “한미동맹이라는 허울 아래 침략전쟁의 돌격대가 되려는 그 어떤 시도도 즉각 중단하고, 주권국가로서 ‘파병 불가’ 원칙을 대내외에 확실히 천명하라”고 강력히 촉구했다.

광화문 광장에서 진행된 ‘침략전쟁 규탄! 파병 반대 2차 평화행동’ ⓒ 진보당
광화문 광장에서 진행된 ‘침략전쟁 규탄! 파병 반대 2차 평화행동’ ⓒ 진보당

“우리 군인은 미국의 소모품이 아니다”

청년들의 목소리도 광장에 울려 퍼졌다. 홍희진 청년 진보당 대표는 트럼프 행정부의 파병 요구를 규탄하고 나섰다. 홍 대표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제멋대로 터뜨린 전쟁이 수습되지 않으니, 우리 청년들을 데려다 뒤처리를 시키겠다는 꼴”이라며, 이는 우리 군인들을 침략전쟁의 소모품으로 여기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이어 “우리 군인은 제복 입은 시민이기 전에 누군가의 소중한 가족이자 국민”임을 역설하며, “정부는 미국의 눈치를 볼 것이 아니라 자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여 단호히 파병 거부를 표명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희생자 추모와 연대의 물결, 청와대로

현장에서는 전쟁으로 희생된 이란의 학생들과 교사들을 기리는 숙연한 추모 의식도 진행됐다. 무대 위에는 주인 없는 책가방과 촛불이 놓였고, 침략전쟁이 평범한 이들의 삶을 어떻게 파괴하는지를 보여줬다. 

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파병 반대’, ‘침략 규탄’ 등의 구호가 적힌 현수막과 깃발을 앞세워 청와대 앞까지 행진했다. 도로를 가득 메운 행진 대열은 시민들에게 전쟁의 위험성을 알렸다.

진보당은 지난 23일 6.3 선거 후보자 300명의 결의 어린 기자회견에 이어, 현재 온라인 공간에서도 ‘파병을 반대합니다’ 챌린지를 전개하며 투쟁의 불씨를 지피고 있다. 평화행동 측은 “침략전쟁의 불길이 우리 청년들의 미래를 삼키지 못하도록, 평화의 보루를 쌓는 투쟁을 끝까지 멈추지 않겠다”고 결의를 다졌다.

광화문 광장에서 진행된 ‘침략전쟁 규탄! 파병 반대 2차 평화행동’ ⓒ 진보당
광화문 광장에서 진행된 ‘침략전쟁 규탄! 파병 반대 2차 평화행동’ ⓒ 진보당
광화문 광장에서 진행된 ‘침략전쟁 규탄! 파병 반대 2차 평화행동’ ⓒ 진보당

광화문 광장에서 진행된 ‘침략전쟁 규탄! 파병 반대 2차 평화행동’ ⓒ 진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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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마 러시 이룬 '새로운 대권 코스 광역단체장'

장정수 편집위원

jsjangster@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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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치

  • 입력 2026.03.27 18:05

  • 수정 2026.03.27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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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지방선거, 차기 대선 민주당 예비경선 성격

이재명 대통령이 보여준 대권의 새로운 공식

추미애 김경수 김부겸… 박주민 정원오까지

지방 행정 경험뿐 아닌 정책 성과로 민심 얻어야

이번 6·3 지방선거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주요 정당의 ‘대선급’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만한 중량급 인사들이 광역단체장 선거로 대거 몰리고 있다는 점이다. 6선의 중진으로 차기 국회의장으로 거론되던 추미애 전 법사위원장이 경기도지사 경선에 뛰어들었고,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는 이미 단수 후보로 공천이 확정됐다. 문재인 정부 국무총리를 지낸 김부겸 전 총리도 대구시장 출마를 진지하게 검토 중이며,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 역시 충남도지사 후보에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서울시장 경선에서 치열하게 경쟁 중인 박주민 의원과 정원오 성동구청장 역시 당선될 경우 민주당 차기 대선 주자군에 본격 합류할 가능성이 높다. 이번 지방선거는 어떤 의미에서 민주당의 차기 대통령 선거를 향한 예비경선 성격까지 띠고 있다.

 

민주당 경기도지사 경선 후보들(왼쪽부터 추미애 한준호 김동연) 2026.3.26.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열어 제친 새로운 대권 가도

과거에 광역자치단체장은 대선 레이스에서 밀려나거나 대권 주자 반열에 오르지 못한 중진들의 마지막 정류장과 같았다. 광역단체장으로 자리를 옮기면 활동 영역이 지방 행정으로 제한되면서 중앙 정치 무대에서 멀어지게 돼, 재선이나 3선을 거친 후 정계를 떠나는 것이 일반적인 코스였다.

그러나 이번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벌어진 중량급 인사들의 광역단체장 러시는 한국 정치의 대권 경쟁 구도에 적지 않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을 시사한다. 그 변화의 중심에는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를 거쳐 대통령에 오른 이재명 대통령의 성공 서사가 자리 잡고 있다. 광역단체장 자리가 유력한 대권 코스로 인식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의 정치적 궤적은 기존 대권 주자들과 뚜렷이 구분된다. 명문대 출신 법조인이나 중앙 정치 무대에서 경력을 쌓아 권력의 정점에 오른 전형적인 거물 정치인과 달리, 그는 성남시와 경기도라는 ‘변방’에서 지방 행정가로서 탁월한 역량을 발휘하며 대통령 자리에 올랐다.

성남시장 재임 시절 그는 시장 집무실에서 나와 민생 현장을 누볐다. 주민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이를 행정으로 연결하는 것이 그의 방식이었다. 취임 직후 호화 논란이 일었던 시장 집무실을 북카페로 바꿔 주민들에게 개방하고, 더 좁은 공간으로 시장실을 옮기는 것으로 첫걸음을 뗐다. 이후 성남시 전역에 복지 시설을 지속적으로 확충하며 복지 사각지대 해소에 앞장섰다. 관료 조직의 벽에 수없이 부딪혔지만, “공무원이 시민을 편하게 만드는 것이 우리의 일”이라는 원칙을 끝까지 지켰다.

시청에서 도청으로, 대통령실로 이어진 현장 중심 행정

경기도지사 시절에는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전대미문의 위기가 닥쳤다. 그는 전국 최초로 재난기본소득을 도입해 소득과 나이에 관계없이 도민 1인당 10만 원을 지급하며 민생 안정에 선제적으로 나섰다. 또한 경기도청에 코로나19 통합방역상황실을 설치하고, 신천지 종교 본부에 대한 강제조사, 종교시설 행정명령, 드라이브스루 선별진료소 확대, 생활치료센터 운영 등 신속하고 과감한 방역 조치를 잇달아 시행했다. 방역 당국과 지자체 간 협업 체계를 구축하고 선제적 의사결정을 통해 시민의 신뢰를 얻은 이 대응은 이후 ‘이재명식 위기관리’의 대표 사례로 회자된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2020년 2월 28일 경기도청에서 도내 신천지 신도 3만 3582명의 코로나 19 감염 여부에 대한 전수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2028.2.28 연합뉴스

이러한 행정 DNA는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취임 직후 전임 정부 장관들을 모두 소집해 3시간 40분에 걸친 국무회의를 열고 각 부처 현안을 일문일답으로 깊이 파고들었다. 국무회의를 유튜브로 생중계해 국민에게 정부 논의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한 실험도 단행했다. 전국을 돌며 타운홀 미팅을 열어 지역 현안에 대한 시민 목소리를 직접 듣고 정책에 반영하는 방식은 경기도지사 시절 체득한 현장 중심 행정의 연장선이다. 그 결과 국정 지지도는 취임 이후 꾸준히 상승해 현재 65%~70%를 상회하고 있다. 행정 경험이 단순한 이력이 아닌 국정 운영의 핵심 자산으로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다.

“작은 주의 성과를 전국화 하겠다“ 주지사 출신 미국 대통령들

자치단체장 출신이 지방 행정 경험을 발판으로 대권을 거머쥔 사례는 미국 정치사에서도 흔하다. 역대 45명의 미국 대통령 중 17명이 주지사 출신이다. 주지사 경력이 대통령직으로 가는 가장 유력한 경로 중 하나였음을 숫자가 분명히 말해준다.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은 조지아 주지사 시절 인종차별 철폐와 행정 개혁을 단호하게 추진하며 ‘청렴한 개혁가’ 이미지를 구축했다. 백인 우월주의자들의 강한 반발에도 주 정부 내 흑인 인사 발탁을 주저하지 않았고, 행정 시스템의 투명성을 크게 높였다. 이러한 개혁 이미지는 워터게이트 이후 도덕성 회복을 갈망하던 미국 사회의 시대정신과 정확히 맞물리며 대통령 당선으로 이어졌다.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 역시 뉴욕 주지사 시절 대공황에 맞서 공공사업과 실업 구제 정책을 과감히 시행하며 ‘뉴딜’의 초기 모델을 실험했다. 주지사 시절의 정책은 대선 공약으로 발전해 미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대통령 중 한 명으로 평가받는 토대가 됐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도 아칸소 주지사로서 교육 개혁과 친기업적 경제 정책으로 ‘신민주당(New Democrat)’ 이미지를 만들었고, “작은 주에서 성과를 낸 사람이 이제 전국 규모로 확대하겠다”는 메시지로 유권자들의 지지를 얻었다.

성공 보다 실패 많은 한국의 단체장 출신들 대선 가도

그러나 광역단체장 경력이 대권을 보장하는 보증수표는 결코 아니다. 한국 정치에서도 이명박·이재명이라는 두 성공 사례 뒤에는 수많은 좌절의 역사가 존재한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서울시장 시절 청계천 복원과 대중교통 환승 체계 구축 등 가시적 성과로 보수 진영의 차기 대권 주자로 급부상했다. 보수 진영에서는 ‘광역단체장 성공 모델’의 원형이었다. 오세훈 현 서울시장 역시 이 모델을 벤치마킹해 용산 국제업무센터, 한강버스 등 대형 프로젝트를 추진했으나, 시대 흐름과 어긋나는 대형 토목 사업에 매몰되며 지지율이 급락했다. 결국 이번 지방선거를 앞두고 서울시장 후보 지지도에서 민주당 후보들에게 밀리는 처지가 됐다.

실패 사례도 적지 않다. 한때 가장 유력한 대선 주자로 꼽혔던 안희정 전 충남지사는 성범죄로 구속되는 비극으로 마침표를 찍었고, 조순 전 서울시장, 이인제·손학규·남경필 등 경기지사 출신들과 홍준표 전 대구시장도 한때 대권 주자로 주목받았으나 퇴임 후 정치적 존재감이 빠르게 희미해지며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이재명 대통령의 성공 역시 행정 경험만으로 완성된 것은 아니다. 2016년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당시 그는 성남시장이라는 ‘지방 정치의 변방’에 있었다. 그러나 청계천 광장 규탄집회에 직접 나서 “박근혜 대통령을 탄핵하라”는 사자후를 외치며 정치적 격동의 중심으로 뛰어들었다. 당시 정치권에서 대통령 탄핵을 공개적으로 언급하는 정치인은 거의 없었다. 그의 주장은 촛불 집회가 대규모 탄핵 시위로 번지는 도화선이 됐고, 이재명은 단숨에 대선 주자 대열에 합류했다. 행정 역량에 시대를 읽는 정치적 감각이 더해졌을 때 비로소 그의 서사가 완성된 것이다.

조직력과 계파 정치 대체한 후보의 실제 역량과 정책 성과

이재명 대통령의 정치적 성공은 한국 정치의 대권 경쟁 구도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과거에는 조직력과 계파 정치가 승패를 좌우했다면, 이제는 후보의 실제 역량과 정책 성과에 대한 유권자의 냉정한 평가가 더욱 강력한 변수로 작동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궁극적으로 한국 정치의 체질을 개선한다는 점에서 바람직하다.

그 변화는 이번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뚜렷이 드러나고 있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시민 중심의 구청 행정’으로 성동구 주민 90% 이상의 압도적 지지를 얻으며 유력 서울시장 후보로 부상한 그는, 화려한 슬로건보다 구체적 성과를 앞세우는 새로운 정치 패러다임의 산물이다.

이번 지방선거에 도전하는 민주당 중량급 인사들은 당선 후 각자의 방식으로 이재명 성공 모델을 벤치마킹하며, 임기 중 가시적 성과를 내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 취임 이후 크게 늘어난 중도 성향의 ‘뉴이재명’ 지지층은 정책 성과를 최우선으로 평가하기 때문에, 광역단체장들은 취임 첫날부터 ‘성과 시계’를 돌려야 하는 압박에 놓이게 됐다.

민주당의 광역단체장 러시는 향후 정치 일정과도 밀접하게 맞물려 있다. 차기 대통령 선거는 2030년 3월, 지방선거는 같은 해 6월이다. 이번 선거에서 광역단체장에 당선돼 이재명 대통령처럼 뚜렷한 성과를 쌓는다면, 자연스럽게 대권 경쟁의 무대에 오를 수 있다. 여기에 정청래 민주당 대표, 김민석 총리, 송영길 전 대표, 조국 혁신당 대표 등까지 가세할 태세여서, 범여권 대권 경쟁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할 전망이다.

최종 성공 여부는 당선 자체 아닌 당선 후의 성과에 달려

그러나 민주당이 지방선거에서 압승을 거두더라도 진짜 시험은 그 이후부터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대구·경북을 제외한 전국을 석권했음에도 4년 뒤 참패를 자초했던 아픈 기억이 아직 생생하다. 당시 참패는 문재인 정부 말기 부동산 폭등으로 민심이 등을 돌리면서 대선에서 패배한 데 기인한 바 크지만, 압승 이후 지방자치단체와 중앙당·중앙정부 간 유기적 협력 체계가 작동하지 않았고, 지역 주민이 피부로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끝내 만들어내지 못했다는 점도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23일 오전 경남 김해시 진영읍 강금원기념봉하연수원 강연장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김경수 경남도지사 후보가 지켜보는 가운데 김상욱 울산시장 후보와 기념 촬영하고 있다. 2026.3.23. 연합뉴스

따라서 6·3 지방선거 이후 승리에 도취해 자만에 빠져서는 안 된다. 당선된 광역단체장들은 수동적 행정에 안주하지 말고 중앙당 및 중앙정부와 적극적으로 협력해 입체적인 정책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한다. 지역 자치단체장들이 중앙당만 의식한 채 낙후된 지역 활성화에 소홀했던 탓에 민주당의 핵심 지지 기반인 호남에서 지지도가 하락했던 사례를 교훈 삼아 각 지역에 특화된 발전 대책의 수립과 집행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장정수 편집위원, 전 한겨레 편집인

이번 광역단체장 러시는 단순히 중량급 인사들의 대선 포석이 아니다. 한국 정치가 중앙 권력 중심의 낡은 관행에서 벗어나, 지방 현장의 행정 경험과 정책 성과가 권력의 진정한 원천이 되는 새로운 시대로 진입하고 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조직과 계파 정치의 구태는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다. 각 지역의 핵심 과제를 구체적 정책으로 제시하고, 그 성과로 민심을 얻는 후보가 차기 대권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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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마 러시 이룬 '새로운 대권 코스 광역단체장'

 

장정수 편집위원

jsjangster@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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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치

  • 입력 2026.03.27 18:05

  • 수정 2026.03.27 18:10

  • 댓글 0

6·3지방선거, 차기 대선 민주당 예비경선 성격

이재명 대통령이 보여준 대권의 새로운 공식

추미애 김경수 김부겸… 박주민 정원오까지

지방 행정 경험뿐 아닌 정책 성과로 민심 얻어야

이번 6·3 지방선거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주요 정당의 ‘대선급’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만한 중량급 인사들이 광역단체장 선거로 대거 몰리고 있다는 점이다. 6선의 중진으로 차기 국회의장으로 거론되던 추미애 전 법사위원장이 경기도지사 경선에 뛰어들었고,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는 이미 단수 후보로 공천이 확정됐다. 문재인 정부 국무총리를 지낸 김부겸 전 총리도 대구시장 출마를 진지하게 검토 중이며,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 역시 충남도지사 후보에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서울시장 경선에서 치열하게 경쟁 중인 박주민 의원과 정원오 성동구청장 역시 당선될 경우 민주당 차기 대선 주자군에 본격 합류할 가능성이 높다. 이번 지방선거는 어떤 의미에서 민주당의 차기 대통령 선거를 향한 예비경선 성격까지 띠고 있다.

 

민주당 경기도지사 경선 후보들(왼쪽부터 추미애 한준호 김동연) 2026.3.26.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열어 제친 새로운 대권 가도

과거에 광역자치단체장은 대선 레이스에서 밀려나거나 대권 주자 반열에 오르지 못한 중진들의 마지막 정류장과 같았다. 광역단체장으로 자리를 옮기면 활동 영역이 지방 행정으로 제한되면서 중앙 정치 무대에서 멀어지게 돼, 재선이나 3선을 거친 후 정계를 떠나는 것이 일반적인 코스였다.

그러나 이번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벌어진 중량급 인사들의 광역단체장 러시는 한국 정치의 대권 경쟁 구도에 적지 않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을 시사한다. 그 변화의 중심에는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를 거쳐 대통령에 오른 이재명 대통령의 성공 서사가 자리 잡고 있다. 광역단체장 자리가 유력한 대권 코스로 인식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의 정치적 궤적은 기존 대권 주자들과 뚜렷이 구분된다. 명문대 출신 법조인이나 중앙 정치 무대에서 경력을 쌓아 권력의 정점에 오른 전형적인 거물 정치인과 달리, 그는 성남시와 경기도라는 ‘변방’에서 지방 행정가로서 탁월한 역량을 발휘하며 대통령 자리에 올랐다.

성남시장 재임 시절 그는 시장 집무실에서 나와 민생 현장을 누볐다. 주민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이를 행정으로 연결하는 것이 그의 방식이었다. 취임 직후 호화 논란이 일었던 시장 집무실을 북카페로 바꿔 주민들에게 개방하고, 더 좁은 공간으로 시장실을 옮기는 것으로 첫걸음을 뗐다. 이후 성남시 전역에 복지 시설을 지속적으로 확충하며 복지 사각지대 해소에 앞장섰다. 관료 조직의 벽에 수없이 부딪혔지만, “공무원이 시민을 편하게 만드는 것이 우리의 일”이라는 원칙을 끝까지 지켰다.

시청에서 도청으로, 대통령실로 이어진 현장 중심 행정

경기도지사 시절에는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전대미문의 위기가 닥쳤다. 그는 전국 최초로 재난기본소득을 도입해 소득과 나이에 관계없이 도민 1인당 10만 원을 지급하며 민생 안정에 선제적으로 나섰다. 또한 경기도청에 코로나19 통합방역상황실을 설치하고, 신천지 종교 본부에 대한 강제조사, 종교시설 행정명령, 드라이브스루 선별진료소 확대, 생활치료센터 운영 등 신속하고 과감한 방역 조치를 잇달아 시행했다. 방역 당국과 지자체 간 협업 체계를 구축하고 선제적 의사결정을 통해 시민의 신뢰를 얻은 이 대응은 이후 ‘이재명식 위기관리’의 대표 사례로 회자된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2020년 2월 28일 경기도청에서 도내 신천지 신도 3만 3582명의 코로나 19 감염 여부에 대한 전수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2028.2.28 연합뉴스

이러한 행정 DNA는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취임 직후 전임 정부 장관들을 모두 소집해 3시간 40분에 걸친 국무회의를 열고 각 부처 현안을 일문일답으로 깊이 파고들었다. 국무회의를 유튜브로 생중계해 국민에게 정부 논의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한 실험도 단행했다. 전국을 돌며 타운홀 미팅을 열어 지역 현안에 대한 시민 목소리를 직접 듣고 정책에 반영하는 방식은 경기도지사 시절 체득한 현장 중심 행정의 연장선이다. 그 결과 국정 지지도는 취임 이후 꾸준히 상승해 현재 65%~70%를 상회하고 있다. 행정 경험이 단순한 이력이 아닌 국정 운영의 핵심 자산으로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다.

“작은 주의 성과를 전국화 하겠다“ 주지사 출신 미국 대통령들

자치단체장 출신이 지방 행정 경험을 발판으로 대권을 거머쥔 사례는 미국 정치사에서도 흔하다. 역대 45명의 미국 대통령 중 17명이 주지사 출신이다. 주지사 경력이 대통령직으로 가는 가장 유력한 경로 중 하나였음을 숫자가 분명히 말해준다.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은 조지아 주지사 시절 인종차별 철폐와 행정 개혁을 단호하게 추진하며 ‘청렴한 개혁가’ 이미지를 구축했다. 백인 우월주의자들의 강한 반발에도 주 정부 내 흑인 인사 발탁을 주저하지 않았고, 행정 시스템의 투명성을 크게 높였다. 이러한 개혁 이미지는 워터게이트 이후 도덕성 회복을 갈망하던 미국 사회의 시대정신과 정확히 맞물리며 대통령 당선으로 이어졌다.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 역시 뉴욕 주지사 시절 대공황에 맞서 공공사업과 실업 구제 정책을 과감히 시행하며 ‘뉴딜’의 초기 모델을 실험했다. 주지사 시절의 정책은 대선 공약으로 발전해 미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대통령 중 한 명으로 평가받는 토대가 됐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도 아칸소 주지사로서 교육 개혁과 친기업적 경제 정책으로 ‘신민주당(New Democrat)’ 이미지를 만들었고, “작은 주에서 성과를 낸 사람이 이제 전국 규모로 확대하겠다”는 메시지로 유권자들의 지지를 얻었다.

성공 보다 실패 많은 한국의 단체장 출신들 대선 가도

그러나 광역단체장 경력이 대권을 보장하는 보증수표는 결코 아니다. 한국 정치에서도 이명박·이재명이라는 두 성공 사례 뒤에는 수많은 좌절의 역사가 존재한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서울시장 시절 청계천 복원과 대중교통 환승 체계 구축 등 가시적 성과로 보수 진영의 차기 대권 주자로 급부상했다. 보수 진영에서는 ‘광역단체장 성공 모델’의 원형이었다. 오세훈 현 서울시장 역시 이 모델을 벤치마킹해 용산 국제업무센터, 한강버스 등 대형 프로젝트를 추진했으나, 시대 흐름과 어긋나는 대형 토목 사업에 매몰되며 지지율이 급락했다. 결국 이번 지방선거를 앞두고 서울시장 후보 지지도에서 민주당 후보들에게 밀리는 처지가 됐다.

실패 사례도 적지 않다. 한때 가장 유력한 대선 주자로 꼽혔던 안희정 전 충남지사는 성범죄로 구속되는 비극으로 마침표를 찍었고, 조순 전 서울시장, 이인제·손학규·남경필 등 경기지사 출신들과 홍준표 전 대구시장도 한때 대권 주자로 주목받았으나 퇴임 후 정치적 존재감이 빠르게 희미해지며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이재명 대통령의 성공 역시 행정 경험만으로 완성된 것은 아니다. 2016년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당시 그는 성남시장이라는 ‘지방 정치의 변방’에 있었다. 그러나 청계천 광장 규탄집회에 직접 나서 “박근혜 대통령을 탄핵하라”는 사자후를 외치며 정치적 격동의 중심으로 뛰어들었다. 당시 정치권에서 대통령 탄핵을 공개적으로 언급하는 정치인은 거의 없었다. 그의 주장은 촛불 집회가 대규모 탄핵 시위로 번지는 도화선이 됐고, 이재명은 단숨에 대선 주자 대열에 합류했다. 행정 역량에 시대를 읽는 정치적 감각이 더해졌을 때 비로소 그의 서사가 완성된 것이다.

조직력과 계파 정치 대체한 후보의 실제 역량과 정책 성과

이재명 대통령의 정치적 성공은 한국 정치의 대권 경쟁 구도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과거에는 조직력과 계파 정치가 승패를 좌우했다면, 이제는 후보의 실제 역량과 정책 성과에 대한 유권자의 냉정한 평가가 더욱 강력한 변수로 작동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궁극적으로 한국 정치의 체질을 개선한다는 점에서 바람직하다.

그 변화는 이번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뚜렷이 드러나고 있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시민 중심의 구청 행정’으로 성동구 주민 90% 이상의 압도적 지지를 얻으며 유력 서울시장 후보로 부상한 그는, 화려한 슬로건보다 구체적 성과를 앞세우는 새로운 정치 패러다임의 산물이다.

이번 지방선거에 도전하는 민주당 중량급 인사들은 당선 후 각자의 방식으로 이재명 성공 모델을 벤치마킹하며, 임기 중 가시적 성과를 내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 취임 이후 크게 늘어난 중도 성향의 ‘뉴이재명’ 지지층은 정책 성과를 최우선으로 평가하기 때문에, 광역단체장들은 취임 첫날부터 ‘성과 시계’를 돌려야 하는 압박에 놓이게 됐다.

민주당의 광역단체장 러시는 향후 정치 일정과도 밀접하게 맞물려 있다. 차기 대통령 선거는 2030년 3월, 지방선거는 같은 해 6월이다. 이번 선거에서 광역단체장에 당선돼 이재명 대통령처럼 뚜렷한 성과를 쌓는다면, 자연스럽게 대권 경쟁의 무대에 오를 수 있다. 여기에 정청래 민주당 대표, 김민석 총리, 송영길 전 대표, 조국 혁신당 대표 등까지 가세할 태세여서, 범여권 대권 경쟁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할 전망이다.

최종 성공 여부는 당선 자체 아닌 당선 후의 성과에 달려

그러나 민주당이 지방선거에서 압승을 거두더라도 진짜 시험은 그 이후부터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대구·경북을 제외한 전국을 석권했음에도 4년 뒤 참패를 자초했던 아픈 기억이 아직 생생하다. 당시 참패는 문재인 정부 말기 부동산 폭등으로 민심이 등을 돌리면서 대선에서 패배한 데 기인한 바 크지만, 압승 이후 지방자치단체와 중앙당·중앙정부 간 유기적 협력 체계가 작동하지 않았고, 지역 주민이 피부로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끝내 만들어내지 못했다는 점도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23일 오전 경남 김해시 진영읍 강금원기념봉하연수원 강연장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김경수 경남도지사 후보가 지켜보는 가운데 김상욱 울산시장 후보와 기념 촬영하고 있다. 2026.3.23. 연합뉴스

따라서 6·3 지방선거 이후 승리에 도취해 자만에 빠져서는 안 된다. 당선된 광역단체장들은 수동적 행정에 안주하지 말고 중앙당 및 중앙정부와 적극적으로 협력해 입체적인 정책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한다. 지역 자치단체장들이 중앙당만 의식한 채 낙후된 지역 활성화에 소홀했던 탓에 민주당의 핵심 지지 기반인 호남에서 지지도가 하락했던 사례를 교훈 삼아 각 지역에 특화된 발전 대책의 수립과 집행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장정수 편집위원, 전 한겨레 편집인

이번 광역단체장 러시는 단순히 중량급 인사들의 대선 포석이 아니다. 한국 정치가 중앙 권력 중심의 낡은 관행에서 벗어나, 지방 현장의 행정 경험과 정책 성과가 권력의 진정한 원천이 되는 새로운 시대로 진입하고 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조직과 계파 정치의 구태는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다. 각 지역의 핵심 과제를 구체적 정책으로 제시하고, 그 성과로 민심을 얻는 후보가 차기 대권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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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중근 의사 유해 발굴...'안중근 동아시아평화기념관'에 모시자

새로운 사료 연구에 정성 기울이고 남북합의로 유해발굴과 봉환 추진해야

  • 기자명 이승현 기자 
  •  
  •  입력 2026.03.27 18:49
  •  
  •  수정 2026.03.27 19:27
  •  
  •  댓글 0
의거 직후의 안중근 의사 [사진-국가보훈부]
의거 직후의 안중근 의사 [사진-국가보훈부]

[통일뉴스]는 안 의사 순국 116주기인 26일 고마츠 모토코(小松元吾, 필명 방외생) 기자의 [오사카 마이니치 신문] 1910년 9월 10일자 '안중근의 묘' 기사를 최초 공개했다.

이제 우리에게 남은 일은 무엇일까?

이 사료를 처음 국내에 소개한 이규수 전 일본 히토츠바시대학 교수는 고마츠 기자가 남겼을 또 다른 기사를 비롯해 새로운 사료를 전면적으로 재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법정투쟁을 삽화로 남기고 사형 집행 약 5개월 후 매장지에 대한 르포기사를 쓸만큼 안 의사를 경외한 고마츠 기자가 이렇게 짧은 글(공백 제외한 글자수 1,583자, 200자 원고지 기준 9.3매)로만 기사를 마무리했을리 없다는 것이 첫번째 착안점이다.

두번째 주목한 점은 이번 사료 발굴 과정에서도 드러나듯 1910년 3월 26일 안 의사 순국일 이전에만 집중해 온 사료 연구, 조사 과정의 허술함이다.

이 교수는 고마츠 기자의 기사를 코로나19가 창궐하던 2020년 4월 15일 일본에서 확보했다고 말했다. 기존 정부기관과 연구소 등에서 발행한 관련 자료집에 누락된 자료임을 확인했고, 이는 사료조사를 순국일 전후의 좁은 기간으로만 제한한  결과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결론은 앞으로 정부와 연구자들이 일본은 물론 중국 정부의 비협조로 사료발굴이 어렵다고 탓할 것이 아니라 민간 사료에 대한 연구와 조사에 정성을 다해야 한다는 것.
  
특히 고마츠 기자가 남겼을 가능성이 높은 다른 기록을 찾기 위한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새로운 시각과 접근법으로 구체적 사료연구에 집중해야 

여기서 고마츠 모토코 기자의 신상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31살의 청년 안중근이 뤼순 관동도독부 법원에서 재판받는 과정을 직접 취재한 고마츠 기자는 1875년 일본 고치현(高知県) 우사기다(兎田) 출생으로, 1879년 황해도 해주에서 태어난 안 의사보다 네살 위이다.

화가의 꿈을 안고 19살에 상경했다가 1898년 미국으로 건너가 1902년까지 5년을 살다 돌아 온 방랑객, 낭만적 예술가의 면모도 있다. 

러일전쟁 이후에는 중국으로 건너가 다롄 [요동신보(遼東新報)] 기자로 활동했으며, 1910년 2월 당시 [오사카 마이니치신문] 특파원으로 뤼순에 머물며 이토 히로부미 처단 사건에 대한 안 의사의 재판 과정을 취재하면서 법정 스케치와 공판과정에 대한 상세한 기사를 남겼다. 일부 남아있는 기록에는 고향인 고치현의 지역 일간지인 [도요신문사(土陽新聞社)] 통신원으로도 등장한다. 

무엇보다 중국 뤼순 법정에 취재진으로 파견된 일본인이었으나, 법정에서 안 의사의 당당한 기개와 논리 정연한 '동양평화론', 그리고 적국 일본의 천황이나 민중을 증오하기보다 동양의 진정한 평화를 역설하는 태도에 깊은 감명을 받았던 인물이다.

그는 1924년 중국 생활을 청산하고 일본으로 귀국해 고치현 아사히(旭)에서 생활하다가 1956년 82살의 나이로 별세했다. 고치현은 뤼순 관동도독부 법원 재판 당시 재판 절차의 불법성에 반발하며 안 의사에 우호적이었던 일본측 검사인 미조부치 다카오(溝淵孝雄)·야스오카 세이시로(安岡靜四郞), 관선 변호인인 미즈노 기치타로(水野吉太郞)·카마타 세이지(鎌田誠二) 등의 고향이기도 하다. 

50대에 접어들어 고향에 돌아 온 고마츠 기자가 이들과 교유하며, 젊은 시절 그들의 인생에 잊지 못할 흔적을 남긴 안 의사에 대한 기록을 다듬어 남기지 않았을까? 

사형집행 후 약 5개월이 지나 작성한 '안중근의 묘' 기사를 다시 읽어보자.

앞머리에 "나는 감회에 젖어 다롄에서 뤼순으로 와 고인을 애도(이토 히로부미를 의미함-이규수)하는 마음으로 안중근의 묘를 찾고, 동시에 당시 공범이었던 세 수인(우덕순, 조도선, 유동하-이규수)의 현황을 살피고자 뤼순감옥을 방문하였다"는 취재 의도와 배경, 심경을 적었다.

'이토를 애도하는 마음'으로 그 먼길을 자청해 안 의사의 묘를 찾아 나선다는 것이 선뜻 이해되지 않지만, 당시 일본은 '메이지 유신의 공신'이자 제국의 기초를 확립한 '일본 근대화의 지도자'가 암살된 사건을 계기로 한일합방에 속도를 내던 상황임을 감안하면, '이토를 애도하는 마음'이란 그저 명분으로 삼기 위한 핑계로 보는 것이 옳을 듯하다. 기사 중 안 의사의 매장지를 확인하는 순간 '광한(狂漢, 미친 사내) 안중근'이라고 쓴 것도 일본 매체에 게재되는 현실적 제약속에서 나온 표현일 것이다.

그는 필명을 쓸 필요가 없는 특파원이었으나 굳이 '방외생(方外生)'이라는 필명으로 기사를 작성했다. '속세를 떠나 세상 일에 얽매이지 않는 사람'을 의미하는 일본식 한자어인 '방외생'도 의미심장하다. 

고마츠 기자는 '안중근의 유해는 실은 감옥 묘지에 매장되지 않았다거나, 일단 매장되었으나 지금은 그곳에 없다'는 등의 항간의 소문을 언급하고는 "나는 내심 정말로 없다고 단정할 수 없어 그 진상을 알고자 하였다. 게다가 돌이켜보건대, 가령 그 진상을 탐구한다해도 경솔하게 이를 발표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하여 그대로 지나쳐 왔으나, 이제야 말로 탐구하기에 적당한 시기가 되었다"고 썼다. 안 의사의 주검을 찾는 일에 일종의 사명감을 가졌던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시각과 더 정성스러운 접근법으로 사료를 찾으려는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이 교수가 언급한 고마츠 기자의 '별도 상세 기록'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사를 진행하는 일, 뤼순감옥 사망자 유해매장을 전담했던 용역업체인 '대륙공사'(大陸公司)의 사망자 명부와 묘지 배치도를 비롯한 1차사료를 추적하는 일을 비롯해 해야 할일은 아직도 많다.

남북 합의는 피할 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돼

국가보훈부와 통일부, 외교부 등 정부 부처가 협업체계를 구축하고 민간전문가들이 참여한 '안중근 의사 유해 발굴 민관협력단'이 지난 18일 오후 서울지방보훈부에서 발족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국가보훈부와 통일부, 외교부 등 정부 부처가 협업체계를 구축하고 민간전문가들이 참여한 '안중근 의사 유해 발굴 민관협력단'이 지난 18일 오후 서울지방보훈부에서 발족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만약 안 의사 유해 발굴과 관련해 매장지 확정을 위한 좀 더 자세하고 새로운 사료를 찾아낸다면, 우리는 그 사료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가 볼 수 있을까?

지난 19일 '안중근 의사 유해 발굴 민관협력단' 발족식에서 나온 정부측 설명으로는 '쉽지 않다'.

그에 따르면, 안 의사 유해 발굴을 원하는 한국 정부에 대해 중국 정부는 북측의 사전 동의 또는 남북공동조사 발굴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지난 2008년 뤼순감옥 서쪽 '위안바오'산(元寶山, 원보산)지역을 발굴할 당시에는 북측이 판문점연락관을 통해 남측의 단독 발굴에 동의한다는 내용을 전달해 왔기 때문에 가능했지만, 현재 남북관계 상황으로는 논의 자체도 쉽지 않은 실정이다.

또 중국 정부는 매장지를 확인할 수 있는 구체적인 자료 제시를 요구하고 있으나, 우리 정부가 어떤 자료를 가져가도 더 구체적이고 상세한 내용을 알려달라며 번번히 거부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전문가들이 뤼순감옥 관련 자료들이 보관되어 있을 것으로 추정하는 중국내 주요 문서보관소인 '당안관' 등에 대한 자료조사에 대해서는 비협조나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어 현재 접근조차 쉽지 않다.

중국은 한국 정부의 안 의사 유해 발굴에 대해 △북측의 사전동의 △구체적 자료제시 요구를 견지하고 있다.

1992년 한중 수교 후 정부 차원에서 중국에 공식적으로 유해발굴 협조를 요청했을때에도 중국은 같은 이유로 소극적인 태도를 유지하다 지난 2005년 남북이 '안중근열사 유해 공동 발굴 사업 추진'을 합의하고 2007년 4월 실무접촉을 통해 위안바오산을 우선 발굴대상지로 확정 발표한 이후 발굴에 동의했다.

지금까지 두 차례, 지난 2008년 3~4월 남북 합의 아래 한국과 중국이 합동으로 위안바오산 지역을 처음 발굴했고, 그해 10월에는 중국측이 단독으로 뤼순감옥에서 서쪽으로 200여 미터 떨어진 '사오파오타이'산(小炮台山, 소포대산) 지역에 대한 단독 발굴을 실시했으나 두 곳 모두 1910~1920년 감옥 증축시 흙을 파낸 흔적과 쓰레기 매립층이 발견되는 등 지형이 크게 훼손된 상태였으며 인골이나 묘지로 추정할 수 있는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두 차례의 발굴은 뤼순감옥 소장인 구리하라 사다키치의 딸인 이마이 후소코의 관련 증언과 사형집행 후 추모제가 열린 사진의 배경을 토대로 이뤄졌다.

그보다 훨씬 전인 1970년대와 1986년에 북한은 조사단을 파견해 '둥산포' 묘지 등을 조사했으나 지형변화로 인해 유해확인이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안 의사 유해 매장 추정지. 여순감옥묘지 '둥산포'가 유력 매장지로 지목되고 있다. [사진 출처-안중근 의사 유해발굴 민간협력단 발족식 국가보훈부 발표자료. 촬영 -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안 의사 유해 매장 추정지. 여순감옥묘지 '둥산포'가 유력 매장지로 지목되고 있다. [사진 출처-안중근 의사 유해발굴 민간협력단 발족식 국가보훈부 발표자료. 촬영 -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현재까지 연구결과가 가리키는 유력 매장지는 고마츠 기자의 기사가 설명한 뤼순감옥 묘지인 '둥산포'(東山坡)이다.

중국 다롄시정부가 뤼순감옥에서 사형 집행된 중국인 항일열사들이 안장되었다는 이유로 2001년 전국중점문물보호단위로 지정한 곳이고 반경 3km에 해군부대 등 군사시설이 다수 있어 발굴에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아무튼 중국측의 요구이기도 하지만, 여러 난관을 뚫고 유해 발굴을 시도하기 위해서라도 매장지를 특정할 수 있을만한 사료적 근거를 확보하는 것이 제 1의 과제가 되고 있다. 

또 하나 피할 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되는 일이 안 의사 유해발굴을 위한 공동조사와 발굴에 대한 남북의 합의이다.

유해 발굴을 위해 필수적인 중국의 협조를 위해서도, 국권회복과 동양평화에 대한 안 의사의 사상을 현재에 되살리기 위해서도 필요한 일이다.

동양의 평화는 꿈꾸었으나 민족의 분단은 상상조차 하지 않았을 안 의사의 부활은 분단의 시대를 사는 우리가 무엇을 꿈꾸어야 하는지를 각성하게 하는 분명한 상징이다.

안 의사는 일제의 국권침탈에 맞서 싸운, 남과 북 민족 전체가 공유하는 역사적 인물이다. 

유해 발굴 뒤 남북 공동 '안중근 동아시아 평화기념관'을 건립하자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경주 에이팩 계기 한중정상회담과 지난 1월  중국 국빈 방문시 시진핑 주석과 안 의사 유해발굴에 대한 지속적인 소통이 필요하다는 논의를 진행해 왔다.

지난 18일 '범정부 차원의 협업체계 구축'과 '민간전문가 참여'가 필요하다는 의견에 따라 '안중근 의사 유해발굴을 위한 민관협력단'을 16년 만에 다시 발족하고 '둥산포' 발굴 방향을 제시한 것은 그 의지의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116년을 넘기고도 유해조차 찾지 못한 안 의사에 대한 도덕적, 역사적 책임에서 비로소 자유로워지면 바로 이어지는 문제는 고국으로 봉환하는 일이 될 것이다.

북한은 안 의사의 고향인 해주와 27살까지 살았던 신천군, 의병활동을 위해 연해주로 떠나기 전 2년간 교육활동을 벌인 평안도 용강군 진남포(현재의 남포시)를 중심으로 생애를 설명하고 있다.

남포시에 사는 안중근 의사의 후손들. 안 의사의 동생인 안공근의 장남, 안우생의 자손들이다. [사진 출처-통일부]
남포시에 사는 안중근 의사의 후손들. 안 의사의 동생인 안공근의 장남, 안우생의 자손들이다. [사진 출처-통일부]

안 의사 서거 100주년을 앞두고 사회과학원 역사연구소가 학술조사단을 구성해 2009년 9월초와 11월 상순 두 차례에 걸쳐 생애 조사한 결과가 『력사과학』 2010년 1호에 발표되어 있다.

그에 따르면, 안 의사는 1879년 9월 2일(음력 7월 16일) 지금의 황해남도 해주시 석천동에서 안태훈의 맏아들로 태어나 6~7살이던 1885년 부친이 일가 친척 70~80명과 함께 신천군 청계동(현재 황해남도 신천군 석교리)으로 이사하면서 해주를 떠나 이곳에서 16살(1895년)에 김아려와 결혼하여 두 아들과 딸 하나를 낳고 27살까지 지냈다.

1905년 을사5조약 체결에 격분하여 부친과 함께 상해에서 독립운동을 하기로 하고 먼저 시찰을 떠났으나 식솔을 이끌고 청계동을 떠난 부친이 노상에서 사망하는 일이 벌어지고 1906년 3월 온 일가와 함께 '평안도 룡강군 진남포 비석동'(현재의 남포시)으로 세번째 거주지를 옮겼다.

남포에서 양옥집 한 채를 세우고 생활을 안정시킨 다음 가산을 털어 남포시내 산 중턱위에 삼흥학교를, 위치가 확인되지 않는 또 한 곳에 돈의학교를 세워 27살의 젊은 교육자가 되었다. 

삼흥학교는 안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한 후 일제가 파괴하고 일본인학교를 세웠다.

"선생은 1879년 9월 황해남도 해주에서 탄생하였다. 애국사상이 강하였던 선생은 반일단체인 향군회를 조직하고 1906년 이곳에 삼흥학교를 창설하였으며 직접 교단에 서서 청년들을 반일애국사상으로 교양하였다. 1907년부터는 반일의병투쟁에 참가하였으며 1909년 10월 26일 할빈에서 일제 조선강점의 원흉인 이등박문을 처단함으로써 민족적 기개를 과시하였다. 선생은 1910년 3월 26일 장렬한 최후를 마치였다.-1965년 3월 26일 건립-"

북한이 안 의사 55주기인 지난 1965년 3월 26일 김일성 주석의 지시로 옛 삼흥학교 터에 세운 '애국렬사 안중근선생기념비'의 내용이다. 비석은 현재 남포시 해방공원에 원래의 모습으로 세워져 있다.

안 의사의 유해가 발굴되면, 유언에 따라 '고국으로 반장(返葬)'하는 것이 마땅하지 않을까? 그 옆에는 안중근의 이름을 자랑스럽게 내세운 '안중근 동아시아 평화기념관'을 남과 북이 함께 건립하여 동북아시아의 영원한 평화를 다짐하는 큰 마당이 되도록 하면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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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평화가 밥이고 최고안보…강력한 국방력으로 한반도 평화”

  • 민일성 기자

  • 업데이트 2026.03.27 12:30

  • 댓글 0

서해수호의 날 참석..“고귀한 희생 합당하게 예우..싸울 필요 없는 평화가 중요”

이재명 대통령이 27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제11회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은 27일 “평화가 밥이고, 평화가 곧 민생이고, 평화가 최고의 안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제11회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싸워서 이기는 것도 중요하다.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은 더욱 중요하다. 그러나 이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싸울 필요가 없는 평화”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강력한 국방력으로 우리 국민과 영토를 흔들림 없이 지켜내는 동시에 전쟁과 적대의 걱정이 없는 평화로운 한반도를 만드는 일이야말로 서해 수호 영웅들이 우리에게 남긴 시대적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은 제2연평해전(2002년 6월29일)과 천안함 피격(2010년 3월26일)·연평도 포격전(2010년 11월23일) 등에서 서해를 지키다 숨진 ‘서해 55 영웅’을 기리는 행사다.

이 대통령은 “포화와 혼돈 속에서도 주저함이 없던 그대들의 눈동자는 조국의 밤하늘을 밝히는 ‘호국의 별’이 됐다”며 “고귀한 희생을 마다하지 않았던 55인의 서해 수호 영웅들에게, 머리 숙여 깊은 경의와 추모의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주권정부는 여러분을 결코 외롭게 두지 않겠다”며 “반드시 기억하고, 기록하고, 합당하게 예우하겠다”고 말했다.

또 “지금 이 순간에도, 자랑스러운 우리 해군과 해병대 장병들이 거친 파도를 헤치며 조국의 바다를 수호하고 있다”며 “최전방에서 일상을 살아가는 서해5도 주민들, 어선들의 뱃길을 안전하게 밝혀주는 등대의 공직자들, 깨끗한 서해를 위해 땀 흘리는 자원봉사자들까지, 모두가 서해를 수호하는 또 다른 주인공들”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영웅들이 피땀으로 지켜낸 넓은 바다 위에, 대한민국 경제와 산업이 미래를 향해 도약하고 있다”며 “그렇기에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평화, 번영의 그 밑바탕에 공동체를 위한 특별한 희생이 자리 잡고 있음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희생된 영웅들과 유가족, 현직 장병 등에 대한 예우를 거듭 강조했다. 그는 “올해 5월부터, 생활이 어려운 참전유공자 배우자에게 매달 생계지원금이 지급될 것”이며 “2030년까지 보훈 위탁 의료기관을 전국 2,000곳으로 확대하여 국가유공자들이 가까운 병원에서 언제든지 편리하게 진료받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또 “공공부문에서 제대군인의 호봉이나 임금을 산정할 때, 근무 경력에 반드시 의무복무기간을 포함하도록 했다”며 “국가와 공동체를 위한 희생에 합당한 대우로 보답하면 할수록 우리의 안보는 더욱 튼튼해지고, ‘함께 행복한 대한민국’을 향해 한 걸음씩 더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우리의 책임은 분명하다”며 “그들이 목숨으로 지켜낸 바다를 더 이상 ‘분쟁과 갈등의 경계’가 아니라 ‘평화와 번영의 터전’으로 전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대결과 긴장이 감돌던 서해의 과거를 끝내고, 공동 성장과 공동 번영의 새 역사를 써 내려가는 일에 온 힘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이 27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제11회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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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5천 다이아 분실·혼인으로 재산 60배 증가···1억짜리 훈민정음해례본NFT도 있다고?

수정 2026.03.27 08:09

국회 고위공직자 재산 변동 이모저모

페라리·한우·하프 등 다양한 품목 눈길

국회의사당 전경. 정지윤 선임기자

26일 공개된 국회의원 재산내역을 보면 국회의원 중 가장 많은 가상자산을 보유한 이는 1억2072만원을 신고한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1억5000만원짜리 다이아몬드를 분실했다고 신고하거나 대체불가토큰(NFT), 고급 스포츠카를 보유한 의원들의 재산변동 내역도 눈에 띄었다.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가 이날 공개한 국회 고위공직자 재산변동 내역을 보면 박 의원 재산은 지난해에 5550만3000원에서 올해 33억8387만8000원으로 약 60배 급증했다.

1986년생인 박 의원의 재산 증가 사유는 혼인이었다. 박 의원 배우자는 이더리움 7.1353252개 등을 비롯한 1억2072만원의 가상자산과 함께 아파트와 오피스텔, 근린생활시설 등도 재산으로 신고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이정헌 의원의 배우자와 장남이 총 8600만원 상당의 가상자산을 보유하고 있었다.

독특한 재산변동 내역도 있었다. 이상식 민주당 의원은 배우자 소유 1억5000만원짜리 다이아몬드를 분실했다고 신고했다. 이 의원 배우자는 45억7700만원의 예술품 보유도 신고했다. 보유 작품 중에는 이우환 화백의 작품 5점도 있는데, 이 중 새로 신고된 12억원인 작품 1점과 각 8000만원인 작품 2점은 채무자로부터 예술품으로 반환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대표를 지낸 박수민 국민의힘 의원은 1억원 상당의 훈민정음해례본NFT 1개를 보유하고 있다고 신고했다. 고동진 국민의힘 의원은 1억9097만원짜리 2021년식 페라리를 배우자와 공동소유하고 있다고 신고했다.

임미애 민주당 의원은 배우자인 김현권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관리위원장의 소유의 한우 가격을 사육두수 감소에 따른 변동으로 지난해보다 3000만원 감소한 1억2000만원으로 신고했다. 한정애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비상장주식인 300만원 상당의 매일노동뉴스 600주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은 하피스트인 배우자가 총 1억3000만원 상당의 하프 3대를 보유하고 있다고 신고했다.

금을 보유한 의원들은 금값 상승 등 시세변동에 따른 재산 변동을 신고했다. 김재원 조국혁신당 의원은 24k 금 150g 가격을 지난해보다 1178만원 상승한 3286만원으로 신고했다.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도 24k 금 130g이 971만3000원 상승한 2680만5000원으로 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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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헌법행위자열전'…역사의 법정이 소환한 312명

김성수 시민기자

wadans@empas.com

현 <반헌법열전 편찬위원회> 조사위원, 저서에 [함석헌 평전], [고문과 학살의 현대사], [해외입양 그 이후], [폭력의 역사], [김성수의 영국 이야기], [조작된 간첩들], [함석헌: 자유만큼 사랑한 평화]. 퀘이커교도. 전 <씨알의 소리> 편집위원. 한국투명성기구 사무총장, 진실화해위원회, 대통령소속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투명사회협약실천협의회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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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용산 효창공원에서 기자회견

"역사의 법정에는 공소시효가 없다"

12권으로 엮어 …4월 1~4권 출간

1권 다섯 대통령 반헌법 행위 수두룩

2권 법원, 3·4권 법무부와 검찰 간부

10년간 540회 회의, 시민 모금 충당

청산되지 않은 역사 어떻게 반복되나

오는 31일, 서울 용산구 효창동 백범기념관에서 꽤나 묵직한 기자회견이 열린다. 주인공은 『반헌법행위자열전』(모두 12권), 10여 년간 수백 명의 연구자와 시민들이 피와 땀으로 빚은 역사의 공소장이다.

상임공동대표 이만열 전 국사편찬위원장과 책임편집인 한홍구 성공회대 석좌교수가 이끄는 반헌법행위자열전 편찬위원회(이하 편찬위)가 2015년 출범한 이래 햇수로 꼬박 12년 만에 첫 결실을 내놓는 것이다.

출간 장소를 백범기념관으로 잡은 것은 우연이 아니다. 우리 헌법 전문은 대한민국의 법통이 임시정부를 잇고 있음을 밝히고 있다. 일생을 조국 독립에 바친 백범 김구 선생(1876~1949)이 해방 후 암살당한 사건 자체가, 친일 청산의 좌절과 민간인 학살이라는 한국 현대사의 비극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편찬위는 바로 그 상징적인 공간에서, 그 비극을 초래한 책임이 있는 312명의 이름을 역사 앞에 불러낸다.

 

반헌법행위자열전 편찬위원회 기자회견 포스터

"정부수립 후 45년, 대통령 5명이 모두 1권에 들어갔습니다"

1차 출간분인 1~4권에는 전직 대통령, 정치판사, 정치검사 등 81명이 수록된다. 이 중 36명이 2026년 3월 현재 생존해 있다.

1권 〈대통령 편〉에 이름을 올린 다섯 명을 보자.

이승만(1875~1965). 초대~3대 대통령. 민간인 학살, 내란, 고문조작, 부정선거, 언론탄압, 다섯 분야 전부 해당. 말하자면 반헌법행위의 '완전체'다.

박정희(1917~1979). 5대~9대 대통령. 민간인 학살만 빼고 네 개 분야. 그래도 충분히 넘치고도 남는다.

최규하(1919~2006). 10대 대통령. 신군부 쿠데타를 방조·방기함으로써 5·18 광주 학살에 책임을 지는 네 분야. '최 주사'라는 별명처럼 실권도, 의지도, 역사적 결단도 없었다는 평가는 이제 역사가 공식 기록한 셈이다.

전두환(1931~2021). 11·12대 대통령. 내란, 민간인 학살, 고문조작, 언론탄압 네 분야. 부정선거만 없는데, 애초에 직접선거를 안 했으니 부정선거를 저지를 기회조차 없었던 덕분이다.

노태우(1932~2021). 13대 대통령. 전두환과 똑같이 네 분야.

헌법을 수호하겠다고 선서하고 대통령이 된 다섯 명이 모조리 1권에 실렸다. 대한민국 헌정사의 비극을 이보다 더 압축해 보여주는 통계가 있을까. 마치 어느 부도덕 기업의 임원 명단처럼, 정부 수립 후 45년치 대통령 명단이 통째로 '반헌법행위자' 항목에 올라간 것이다.

 

『반헌법행위자열전』에 실린 반헌법행위자들

사법의 보루는 어디 있었나, 판검사들의 이름을 부른다

2권 〈법원 편〉에는 대법원장 세 명이 포함된 정치판사 27명이, 3·4권 〈법무·검찰 편〉에는 법무장관과 검찰총장을 지낸 인물들을 포함한 정치검사 49명이 수록된다.

2권의 대표 선수들을 보자.

민복기(1913~2007). 5·6대 대법원장으로 역대 최장수 10년 2개월 재임. 1975년 인혁당재건위 사건에서 상고를 기각, 8명의 사형을 확정했다. 판결 이튿날 새벽, 형이 집행됐다. '인권의 최후 보루'라는 사법부의 역할은 그날 아침 사라졌다.

유태흥(1919~2005). 8대 대법원장. 1985년 소신 있는 판사를 좌천시켜 2차 사법파동을 일으킨 장본인. 2005년 마포대교에서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그 마지막 걸음이 어떤 마음이었는지는 알 수 없다.

양승태(1948~ ). 15대 대법원장. '사법농단'으로 재판 거래, 판사 블랙리스트를 주도한 혐의로 2019년 구속기소됐다. 아직 살아 있으니, 스스로 해명할 기회는 남아 있다.

흔히 "사법부는 인권의 최후 보루"라고 한다. 그런데 이 열전에 이름이 오른 판·검사들은 그 보루를 제 손으로 허물었다. 더 기가 막힌 것은, 이들이 저지른 고문조작·간첩조작 사건 대부분이 이후 진실화해위원회의 진실규명과 재심을 거쳐 무죄 판결을 받았음에도, 그 누구도 단 한 마디 사과를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역사의 법정이 뒤늦게라도 이름을 불러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반헌법행위자열전』에 실린 반헌법행위자들

10년, 회의 540차례, 시민들의 후원금으로

편찬위가 2015년 출범하여 2017년 2월 집중검토 대상 405명을 처음 발표하고, 그 중 312명을 최종 선별하기까지의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다. 박사급 연구자들이 주도한 조사위원회 회의만 2026년 3월까지 540여 차례에 달한다. 매주 한 번씩 10년이다.

더욱 주목할 것은 이 방대한 작업이 정부나 공공기관의 지원 없이 오직 시민들의 후원금으로만 이뤄졌다는 점이다. 한 달에 5000원, 만 원씩 묵묵히 보내온 수많은 시민편찬위원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어떤 면에서 이 책은 이미 그 제작 방식 자체가 '시민이 판단의 주체'라는 편찬위의 철학을 몸으로 증명하고 있다.

 

『반헌법행위자열전』에 실린 반헌법행위자들

역사의 공소시효는 없다, 오늘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

편찬위 기자회견문은 이렇게 묻는다.

"군대가 동원된 내란을 어떻게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진압할 수 있었을까요?"

2024년 12월 3일 새벽, 현직 대통령 윤석열(1960~)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국회의원들이 계엄군의 봉쇄를 몸으로 막으며 의사당 담을 넘었고, 시민들이 장갑차 앞에 섰다. 그리고 계엄은 몇 시간 만에 해제됐다. 윤석열은 현재 내란 혐의로 수감 중이다.

편찬위는 이 장면을 이렇게 해석한다.

"지난겨울 우리는 과거로부터, 죽은 이들로부터 엄청난 도움을 받았습니다."

1948년, 1950년, 1960년, 1980년에 그 숱한 골짜기와 광장에서 쓰러진 이들의 희생이 2024년 겨울의 시민들을 지탱한 힘이 됐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 이 『반헌법행위자열전』이 갖는 의미는 분명하다. 이 책은 단순히 나쁜 사람들의 명단을 모아놓은 고발장이 아니다. 그것은 다음 세대를 위한 예방서다. 권력은 늘 법복을 입고, 헌법을 입에 올리며, 국가안보를 외치면서 인권을 짓밟아왔다. 그 패턴을 낱낱이 기록해 두지 않으면, 역사는 반드시 반복된다, 그것도 더 교묘하게.

열전 수록 312명 중 44명은 친일 경력이 확인된다. 일제 강점기에 권력에 복무하다가 해방 후에도 그대로 대한민국 권력기관에 흘러들어와 다시 국민을 짓밟았다. 청산되지 않은 역사가 어떻게 반복되는지를 보여주는 가장 선명한 예시다.

 

『반헌법행위자열전』에 실린 반헌법행위자들

봉헌과 애도의 공동체

기자회견 말미에 편찬위 대표들은 백범 김구 선생 좌상 앞으로 이동해 책을 봉헌한다. 고유문을 낭독하는 이는 시인 이산하(본명 이상백), 1987년 제주 4·3 연작시 「한라산」을 발표했다가 국가폭력의 피해를 당한 바로 그 시인이다.

어떤 나라가 건강한 나라인가. 가해자의 이름을 기록하고, 피해자의 고통을 애도하며, 그 위에서 미래를 쌓아 올리는 나라다. 편찬위의 말처럼, "가해자의 진심 어린 사과는 너무 늦었지만, 결코 늦은 것이 아니다."

81명 중 36명은 지금도 살아 있다. 그들에게 남은 시간이 얼마인지는 모르지만, 역사의 법정은 그 시간보다 오래 간다.

문의: 반헌법행위자열전편찬위원회 02-735-5812

블로그: https://blog.naver.com/unconstitutionaldeed

 

편찬위는 1-4권 수록자의 개인별 반헌법행위 내용을 웹사이트(반헌법행위자열전편찬위원회 블로그 https://blog.naver.com/unconstitutionaldeed와 평화박물관 홈페이지 https://peacemuseum.or.kr)에 게시하여 당사자나 가족·유가족들의 사실확인을 거쳐 소명 또는 반론의 기회를 제공합니다. 4월 10일까지 의견서를 작성해 소명자료와 함께 이메일 unconstitutionaldeeds@gmail.com로 보내면 원고에 반영할 것입니다. 지난 2017년 집중검토 대상 발표 당시에도 4개월여에 걸쳐 이의신청을 받은 일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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