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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는 살고 여현정은 정치생명 위기…최재관 진술조서 공개

후보는 유세 한 건만 기소되고 선거사무원은 세 행사로 재판받았다

양평·여주 강연과 시장 유세까지 세 행사로 재판받은 여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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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금 상한 여현정 4200만원·최재관 600만원…기소 범위가 만든 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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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관 진술 "여현정이 물어보니"…판결문엔 '반성'과 '부인' 대비

2026-11-03 20:28:55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제22대 총선 여주·양평 후보였던 최재관 한국에너지공단 이사장은 벌금 90만원으로 재판을 끝냈다. 같은 사건에서 선거사무원이었던 여현정 전 양평군의원은 벌금 1000만원을 받았다. 여 전 의원은 서울~양평 고속도로 노선 변경 의혹을 공론화한 인물이다. 취재진이 입수한 판결문과 수사기록을 보면 두 사람의 결과는 기소 범위와 진술 태도에서 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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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고법 형사14부(허양윤 고법판사)는 지난달 22일 여 전 의원의 항소를 기각했다. 벌금 100만원 이상이 확정되면 5년 동안 선거에 나설 수 없다. 여 전 의원은 판결에 불복해 상고했다. 최 이사장은 1심 뒤 항소하지 않았다. 검찰 항소가 기각된 뒤 상고도 없어 90만원이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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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 둘과 유세 하나, 기소는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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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의 뿌리는 지난 2024년 총선을 앞둔 세 행사다. 2월 14일 양평 시국강연과 3월 13일 여주 시국강연, 선거운동 기간 여주 세종로 한글시장 유세다. 강사와 유세 연설자는 김건희 씨에게 디올백을 건넨 최재영 목사였다. 최 목사는 미국 국적자라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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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두 강연을 사전선거운동으로 봤다. 마이크 사용에는 확성장치 문제를 걸었다. 시장 유세에는 외국인 선거운동 규정을 적용했다. 그런데 후보였던 최 이사장은 두 강연으로 기소되지 않았다. 그의 혐의는 시장 유세 한 건뿐이었다. 강연 혐의의 중심에는 후보가 아닌 여 전 의원이 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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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은 양평 강연의 최 목사 발언을 문제 삼았다. 올바른 탄핵을 할 일꾼을 뽑아야 한다며 최재관의 이름을 거론한 대목이다. "양평 고속도로 원상 회복하라"는 구호 뒤에 최재관이 일을 수행하라고 말한 부분도 판결문에 적혔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선거 관련 발언을 할 것을 알고도 강연을 맡겼다고 봤다. 강연 대가 50만원 지급도 유죄 근거로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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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전 의원의 설명은 다르다. 그는 경찰에서 양평 강연 사회를 맡고 최 목사에게 강사를 요청한 사실은 인정했다. 그러나 "여주는 제가 관여한 바가 전혀 없습니다"라고 진술했다. 양평 군의원이라 여주 강연 준비 회의에도 나가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시민단체 쪽 뜻을 강사에게 전달했을 뿐이라는 주장도 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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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은 시장 유세 경위도 다르게 판단했다. 판결문에는 최 목사의 제안에 여 전 의원이 전화로 여주 유세장에 먼저 가 달라고 부탁했다고 적혔다. 여 전 의원의 진술과 어긋나는 대목이다. 그는 최 목사가 대한민국 국민이 아닌 줄 몰랐다고도 진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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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금 상한 600만원과 420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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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문의 법률상 처단형 범위를 보면 격차가 더 뚜렷하다. 벌금 상한은 최 목사가 4500만원, 여 전 의원이 4200만원이다.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3600만원으로 잡혔다. 최 이사장은 600만원이다. 강연을 도운 시민의 상한이 후보의 6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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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숫자는 재판부 재량으로 정해진 값이 아니다. 기소된 혐의가 많을수록 상한이 올라간다. 최 이사장의 낮은 상한은 검찰이 시장 유세 한 건만 기소한 결과다. 표를 얻을 당사자는 후보인데도 강연 혐의는 후보를 비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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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형 이유에서도 두 사람은 대비된다. 최 이사장에게는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태도"가 유리한 사정으로 적혔다. 여 전 의원에게는 "대부분의 범죄사실을 부인하면서 반성하지 않고 있다"는 평가가 붙었다. 시민단체 관계자들도 부인과 반성 없음을 이유로 불리한 평가를 받았다. 이들 네 명의 벌금은 각각 500만원이다. 기소 범위 차이에 혐의를 다퉜다는 평가가 더해진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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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질문은 후보가 아니라 여현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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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기록에서는 경찰의 관심이 어디를 향했는지 드러난다. 수사는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가 맡았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 조사에서 경찰은 최재관 후보와 여현정 의원이 회원으로 등록돼 있는지 물었다. 강연장에 민주당 관계자가 여럿 있었지만 후보 외에 거명된 이름은 여 전 의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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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를 묻는 순서도 눈에 띈다. 경찰은 최 목사 다음으로 여 전 의원을 아느냐고 물었고 최재관 후보는 그 뒤에 물었다. 어떤 조사에서는 최재관과의 관계를 아예 묻지 않고 여 전 의원과의 관계를 물었다. 다른 피의자의 정당 가입 경위 문항에서는 최재관 이름이 먼저 나온 경우도 있다. 강연의 주축을 정리한 경찰 질문에는 여 전 의원이 앞에 놓였고 후보 이름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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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여 전 의원이 양평 강연 도중 "선거법"이라고 말한 대목도 파고들었다. 경찰은 이 말을 근거로 위법 소지를 알고도 여주 강연을 추진한 것 아니냐고 추궁했다. 예상 밖 발언을 걱정한 말로 읽으면 사전 모의가 없었다는 정황이 된다. 수사기관은 알면서 진행한 고의 쪽으로 질문을 몰았다. 한 관계자는 최 후보가 올지 몰라 행사 순서에 임의로 적었다고 진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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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심에서 네 피고인을 함께 변호한 변호인은 취재진과 통화에서 표적 수사를 의심했다. 그는 고발인을 물었더니 고발인 없이 상부에서 내려왔다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여주·양평은 김건희 씨와 관련이 깊고 여 전 의원이 앞장선 인물이라는 이유도 들었다. 수사기관이 이를 확인해 준 것은 아니며 변호인이 전해 들은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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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관 "여현정이 물어보니 답하게 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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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이사장의 피의자신문조서는 여 전 의원의 입장과 반대 방향으로 흘렀다. 그는 여주 강연에 다시 간 주된 목적이 사람들에게 자신을 알리는 것이었다고 진술했다. 양평 강연도 선거 복장을 입고 홍보 인사를 하러 갔다고 말했다. 강연이 자기 선거에 쓰였다는 경찰 구도를 후보 본인의 진술이 뒷받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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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여 전 의원 등 선거사무 관계자에게 연락을 받았느냐고 물었다. 그는 "누구인지는 모르겠지만" 연락받은 것은 사실이라고 답했다. 여 전 의원을 연락자로 지목하지는 않았지만 질문 속 이름을 바로잡지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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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적 대목은 여주 강연장 인터뷰다. 조서에는 그가 "김선교도 심판해 주십시오"라고 말한 인터뷰가 나온다. 경찰은 여 전 의원이 최재관을 응원해 달라고 한 것이 선거운동 아니냐고도 물었다. 왜 인터뷰를 했느냐는 질문에 그는 "여현정이 물어보니 답하게 된 것입니다"라고 답했다. 이어 "선거에 도움이 되기 위해 한 것은 맞습니다"라고 했다. 후보가 선거운동 성격을 인정하면서 질문자로 여 전 의원 이름을 남긴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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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인은 시장 유세 혐의 인정을 두고 챙기지 못한 불찰을 도의적으로 받아들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항소하지 않은 이유로는 이미 정치적 생명을 지킬 벌금액을 받은 점을 들었다. 시민단체 관계자의 조서에도 청중은 지지 호소로 인지했을 것이라는 불리한 답변이 남았다. 같은 취지의 질문이 되풀이된 뒤 나온 답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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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금 90만원 뒤에 남은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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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소심 뒤 여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 최 이사장을 향한 글을 썼다. 공동 피고인 일곱 명 가운데 혼자 90만원으로 정치 생명을 지켰다는 내용이다. 그는 지역위원장 자리를 "팔고 가셨다는" 소문이 사실이 아니기를 바란다고 적었다. 최 이사장은 지난 1월 공단 이사장에 취임했다. 지역위원장 자리는 최성원씨가 직무대행을 거쳐 이어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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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위원장은 이 글이 허위사실 유포라고 페이스북에서 반박했다. 그는 직무대행 시절 녹취에서 양평 군의원 하나가 자신에게 맞선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녹취에는 "여현정이 정치생명 끊을 수도 있어"라는 말도 담겼다. 재판 결과가 확정되면 실제로 여 전 의원의 출마길은 5년 동안 막힌다. 최 이사장은 항소심 선고 뒤 취재진의 인터뷰 요청을 거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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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전 의원은 지난달 24일 "대법원은 오세훈과 똑같은 잣대로 판단해주십시오"라고 적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여론조사비 3300만원 대납 혐의로 1심에서 벌금 1000만원을 받았다. 서울고법 형사7부는 지난달 23일 명태균씨 진술을 믿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특검은 상고 방침을 밝혔다. 두 사건의 혐의와 증거는 다르다. 다만 오 시장 사건의 핵심 진술은 의심받았고 여 전 의원의 부인은 반성 없음으로 적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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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에 불 끄러 다니느라 바쁜" 이곳은 어디인가

▲이관후 국회 입법조사처장이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입법조사처 자신의 집무실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나 입법조사처장으로 재임한 지난 2년의 소회와 정치학자의 시각에서 바라본 한국 정치의 현주소와 과제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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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에는 여러 연구기관들이 있다. 아는 사람들은 알지만, 모르는 사람은 모르는 사실이다. 그런데 12.3 비상계엄을 계기로 조금 더 많은 사람들이 알게 된 곳이 있다. 국회 입법조사처다. 당시 입법조사처는 국가기관 가운데 가장 먼저 '12.3 비상계엄은 내란'이라는 명확한 판단을 내렸고, 우원식 국회의장이 계엄 해제 결의안을 원활히 처리하도록 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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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페이지가 닫히면, 다음 페이지가 열린다. 입법조사처가 계속 바빴다는 뜻이다. 입법조사처는 <대한민국 불평등 보고서>를 작년에 이어 올해도 발간했다. 올해는 관심사를 지역 불평등과 국민인식조사까지 넓혔다. 일상적으로 이뤄지는 조사·분석에도 더욱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 모든 작업은 이관후 입법조사처장 지휘 아래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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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관후 처장은 2024년 11월 20일 취임 당시 만 48세로, 역대 최연소이자 최초의 국회 보좌진 출신이다. 그는 국책연구기관 중 전 분야를 아우를 수 있는 입법조사처야말로 종합적이고 실증적인 정책과 입법 생산에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19일 <오마이뉴스>와 만나 갈수록 토론이 사라지는 국회에서 정책 이슈가 정쟁으로 번지지 않도록 "불 끄러 다니느라 바쁘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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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법조사처가 '국감 모의고사' 만든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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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관후 국회 입법조사처장, '국정감사 모의고사' 만든 이유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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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곧 임기 2년이다. 소회가 어떠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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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임기 도중에 정부가 바뀔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런데 임명 보름도 되지 않아 계엄이 있었고, 탄핵, 대선을 하고 새 정부가 들어섰다. 예측한 것과 전혀 다르게 흘러가서, 정신 차려보니까 지난해 가을 정기국회였다. 그때부터 원래 해보려던 일들을 해보고 있어서 마음이 바쁘다. 2년 동안 해야 할 일을 1년 밖에 못한 것이니까. 직원들은 '왜 엊그제 온 사람처럼 일하냐'고 한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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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 보좌진 경력이 있는 첫 입법조사처장이자 역대 가장 젊은 입법조사처장이다. 자연스레 입법조사처 분위기, 일하는 방식 등 여러 가지가 달라졌을 텐데. 특히 국정감사를 앞두고 발간하는 이슈분석 보고서가 '질의서' 형식으로 바뀐 점이 눈에 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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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내는 국감 이슈분석 보고서는 결국 보좌진들이 참고해서 좋은 이슈와 질문을 만들어내는 게 중요하다. 그런데 보좌진 입장에서 봤을 때 '과연 도움이 될까?' 싶었다. 그동안은 이슈를 정리하는 참고자료 같은 형태였다. 넓은데 깊지는 못한. 우리가 그 보고서를 만들기 위해 회관(의원실)보다 미리 준비해서 8월 말, 9월 초에 낸다. 이렇게 공들여 쓰니까 더 활용이 잘 됐으면 좋겠다고 설득했다. '국감 전에 모의고사 보듯 질문을 만들어 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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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는 (구성원들이) 동의를 많이 못 했다. 전체 조사관 대상 설명회도 열었는데 '우리는 국회의원들이 물어보면 답하는 기관인데, 왜 자꾸 질문해야 한다고 하냐'는 반론이 나와서 '국회 전체로 보면 입법조사처는 질문하는 기관이다. 국회의원들이 (정부 등을 상대로) 질문을 잘하게 도와주고, 어떤 경우에는 같이 질문을 만들어가면서 잘하도록 하는 게 우리 역할'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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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평가가 상당히 괜찮았고 올해는 원만하게 진행됐다. 보고서 질도 더 좋다. 정부 쪽에선 '이 보고서로 정말 공부 많이 했다, 이렇게 물어보면 진짜 우리가 답하기 어렵다'는 얘기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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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은 나아지는데 불평등은 심화... "이걸 설명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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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관후 국회 입법조사처장.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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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법조사처가 새롭게 시도한 일이 더 있다. 지난해에는 <대한민국 불평등 종합보고서>를 발간하고, 소득·자산·교육·건강 네 개 분야의 불평등을 통합해서 설명하는 '다차원 불평등 지수'까지 개발했다. '공정'이 시대정신 같은 시대에 왜 '불평등'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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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구주제는 우원식 의장 제안이었다. (더불어민주당 내) 을지로위원회를 오래 하면서 우리 사회 불평등이 심각해지는데, 한국 사회 불평등의 전체적인 그림을 이해하는 것과 국가 차원 정책이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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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불평등 종합보고서'라는 정도의 큰 비전까지는 아니었는데, 기존 연구 결과들을 살펴보니까 최근 10년 동안 한국의 불평등에 대한 종합적 연구가 없었다. 또 (여러 학문을 융합한) 다학제 연구가 되어야 하는데, 개인은 할 수 없고, 국책연구기관은 분야별로 다 나뉘어져 있고, 전 분야를 아우르는 곳이 입법조사처밖에 없었다. 또 우리 트레이드마크로 가져갈 만한 연구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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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 동안 '그래서 한국의 불평등은 심화되고 있는 건가, 완화되고 있는 건가' 논란이 있었다. 소득 불평등은 나아지고 있는데, 실제로 사람들한테 물어보면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경제는 좋은데 민생은 안 좋다'는 식의 추상적 논쟁이 정책 수준으로, 증거 기반으로 가지 못하고 있었다. 이 인식의 괴리를 누군가는 설명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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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차원 불평등 지수는 0에서 1로 갈수록 불평등이 심하다는 뜻인데 올해는 지난해보다 살짝 낮아졌다. 하지만 자산이 불평등에 미치는 영향은 2025년 36.0%에서 40.0%로 늘어났고, 소득 불평등(30.0%)보다 심각하다.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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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도 맞고, 국민도 맞았다. 정부는 소득 불평등을 줄이는 정책을 쭉 해왔고, 충분하진 않지만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었다. 그런데 왜 전체적으로는 불평등이 더 나빠졌는가? 우리의 불평등 정책 중 사각지대가 있었다. 자산 불평등이다. 적어도 1980~1990년대까지는 열심히 노력해서 소득을 많이 창출하면 계층 상승이 가능했다. 그런데 2010년 이후 한국 자본주의가 상당히 단단해지면서 계층 이동이 쉽지 않아졌다. 가장 결정적 이유는 부모로부터 물려받는 자산, 사회 네트워크나 문화 자본의 영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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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 2010년 이후로 수도권 집중이 너무 심해졌다. 간단히 얘기하면 비싼 부동산이 너무 서울 일부 지역에 집중되면서 자산 격차가 벌어졌다. 그 차이를 다른 소득으로는 메울 수 없었다. 처음 '이생망(이번 생은 망했다)' 얘기가 나왔을 때 그걸 단순히 청년들의 불평이라 생각할 게 아니라 뭔가 한국 자본주의의 구조적 변화가 일어나고 있구나 해서 자산 불평등에 관심을 갖고 정책들을 개발했으면 이렇게까지 심화했을까.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이미 경고등이 들어와 있었는데 대응이 너무 없었다. 그런 부분을 드러냈더니, 보고서 낸 다음 1년 내내 '자산 불평등'이란 단어가 곳곳에서 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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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다양하게, 더 자세하게... 지역 불평등에 개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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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법조사처의 또 다른 관심사는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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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두 가지를 새로 했다. 하나는 '지역 불평등'이다. 11월 공개 예정인데, 전체 256개 지자체의 5개 분야 16개 지표를 국토연구원과 함께 작업했다. 정부에서 쓰는 지역 불평등 지표가 400개다. 부처별로 보는 지수가 다 따로 있다. 하지만 개별 부처의 지표는 그냥 보여줄 뿐이다. 정말 지역소멸에 대응하는 정책인지, 이 지역에는 좋은데 저 지역에는 안 맞는 이유가 무엇인지 등을 설명해서 보여줄 수 있는 지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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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국민인식조사를 시작한다. 국민 전체 대상 조사가 몇 개 있는데 교육수준, 가계소득 등 다 팩트 위주로 묻는다. 국가 차원에서 공신력 있게 '진보인가, 보수인가'라든지 '북한을 어떻게 생각하는가'처럼 인식을 물어보는 조사가 없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입법을, 국가적 거시정책을 어떻게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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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년 간 입법조사처의 역할이 가장 두드러졌던 장면은 아무래도 공신력 있는 기관 중 가장 먼저 12.3 비상계엄의 위헌·위법성을 판단한 일 같다. 국회가 그 후속 작업으로 개헌을 추진할 때는 어떤 역할을 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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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와 국회사무처는 함께 국민 의견 수렴을 기획했는데, 전문가 조사부터 바꿨다. 이전에는 법학자들한테 물었다. 그들은 전문가이기도 하지만, 대부분 60대 남성이다. 이 구성을 30대부터 70대까지, 성별도 반반으로 하고, 분야도 과학, 경제, 보건복지까지 다양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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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도 보통 2000명 규모로 하는데 1만 2569명으로 키웠고, 자세하게 물어서 교차분석이 가능하도록 조사했다. 그 결과 올해 개헌안에 제시됐던 것처럼 헌법 전문 변경, 계엄 부분 중심으로 해서 우선 단계적으로 개헌하는 것이 좋겠다는 국민 의견이 상당 부분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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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과적으로 개헌은 무산됐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6일 부마민주항쟁 기념식에서 다시 한 번 '부마민주항쟁과 5.18 광주민주화운동 정신을 헌법 전문에 넣는 개헌을 하자'고 제안했지만, 낙관하기 힘든 상황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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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개헌이 된다는 건 여야 간에 합의가 된다는 건데, 지금은 지방선거 전보다 더 어려운 국면이다. 총선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점점 더 쉽지 않을 거다. 그럼에도 여야가 합의하는 부분이 있다면 내년에 합의해놓고 총선 이후에 (23대 국회에서 개헌)하자는 합의 정도는 할 수 있지 않을까. '어차피 이번 국회에 안 되니까 다음에 하자' 그러면 안 된다. 매번 반복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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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 사라진 국회... "우리가 불 끄러 다니느라 바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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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관후 국회 입법조사처장.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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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당 간 대립이 극심하다보니 타협, 협상 같은 말이 현실과 멀어졌다. 이 상황이 입법조사처 활동에도 영향을 미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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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하다. (입법조사처 바로) 맞은편이 의원회관이다. 매일 보는데, 저쪽 사이가 좋으면 우리도 일이 쑥쑥 잘 진행된다. 여야 간 사이가 안 좋으니까 우리가 국감 보고서를 내는 등 상당 부분 불 끄러 다니느라 바쁘다. 보고서 상당수가 정쟁이 될 만한 소지를 빨리 찾아내서 정책 이슈로 전환하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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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정쟁이 과열되면 놓치는 사각지대가 있다. 예를 들어 검찰개혁에서 중수청장 임명 문제가 전부는 아니다. 최근 보고서 중 하나는 특별사법경찰관 지휘는 어떻게 할 것인가를 다뤘다. 특사경은 굉장히 많은 분야에서 일하고, 검사들이 지휘했다. 이게 '지도'로 바뀌었는데 검찰도, 특사경도 뭐가 달라지는지 모르겠다고 한다. 그런데 특사경들이 일하는 상황은 매일 벌어진다. 이런 부분이 빨리 정리돼야 하는데 다른 이슈에 묻힐 수 있지 않나. 그런 이슈들을 상기시켜주는 게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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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더 힘든 건, 법안 논의가 잘 안 된다. (여야가) 상임위에서 서로 싸우다가 한쪽은 퇴장하고, 한쪽은 표결하고, 법안소위 가서도 비슷하다. 그런데 법안은 세심하게 토론과 논쟁이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많이 다듬어진다. 그 토론이 되게 소중하다. 지금은 토론을 아예 안 해버리니까 사고가 안 날 수 없다. 결국 최종 법안의 완성도가 좀 떨어질 수 있다. 그래서 법안이 제출될 때부터 통과될 때까지 계속 모니터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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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 ②번 "정치인들이 게으르다, 국민들은 기회 주고 있는데"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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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관후#입법조사처#개헌#불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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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 빈틈 찾는 '법꾸라지'들…국민 상식 외면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6/11/04 09:34
  • 수정일
    2026/11/04 09:34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홍순구 시민기자

dranx@naver.com

동그라미시사만평

캐리커쳐로 보는 세상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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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구 만평작가의 '동그라미 생각'

법은 해석으로 빠져나갈 수 있어도, 국민의 상식과 신뢰까지 피해 갈 수는 없다.

통일교 한학자 총재는 건강상의 이유로 보석을 허가받으면서 거주지를 치료 중인 서울아산병원으로 제한받았다. 그러나 그는 병원을 벗어나 가평 천정궁을 오갔다. 그러고는 병원 밖 외출이 곧 주거지 변경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며 보석 조건을 위반한 것이 아니라고 항변했다. 결국 법원은 그의 보석을 취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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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 역시 비뇨기와 전립선, 심장, 척추 질환 등을 이유로 보석을 허가받았다. 법원은 주거지를 자택으로 제한했지만, 그는 집회 참석을 금지하는 조항이 없었다는 이유로 석방 이후 광화문 집회에 지속적으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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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의 상식적인 내용이라면 법률 전문가의 설명을 빌리지 않더라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문제 아닌가. 보석 조건으로 주거지를 병원이나 자택으로 제한했다면, 그 취지는 정해진 주거지를 벗어나지 말라는 데 있을 것이다. 그런데도 법에 외출 금지나 집회 참석 금지라는 문구가 명시되지 않았으니 문제가 없다는 식의 해석이 과연 보석 조건의 취지에 부합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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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은 문구만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그 안에는 규정의 목적과 사회적 약속이 담겨 있다. 법의 문장 하나하나를 쪼개 자신에게 유리한 해석만 끌어내는 것은 법치주의가 아니라 법의 허점을 이용하는 기술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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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큰 문제는 이런 행태를 둘러싼 사법부의 태도다. 법의 취지를 살피고 상식적인 의문에 답해야 할 사법부가 오히려 법률 문구 뒤에 숨어 책임을 회피한다면 국민이 법을 신뢰할 이유는 무엇인가.

법치주의는 국민에게 법을 지키라고 요구하는 것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법을 집행하고 해석하는 권력 역시 공정하고 책임 있게 법을 적용한다는 믿음이 있어야 성립한다. 국민이 법을 따르는 것은 법이 공정하다는 신뢰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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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지금의 사법부는 어떤가. 죄에 대한 책임을 묻기보다 법리의 빈틈을 찾고, 규정의 취지를 살피기보다 문구의 경계를 따지는 데 몰두하는 것은 아닌가. 법률적 해석이라는 이름으로 국민의 상식을 외면하고, 그 결과 법이 정의를 세우는 도구가 아니라 책임을 피해 가는 수단으로 전락한다면 법치주의의 토대는 흔들릴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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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부의 독립은 국민의 비판으로부터 자유로울 권리가 아니다. 오히려 그 독립에 걸맞은 책임과 신뢰를 요구받는 자리다. 법관의 양심과 법률적 판단이 국민의 상식과 언제나 같을 수는 없다. 그러나 적어도 그 판단이 정의와 공정이라는 법의 본질에서 벗어나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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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은 해석으로 빠져나갈 수 있어도, 국민의 상식과 신뢰까지 피해 갈 수는 없다. 법의 문구 뒤에 숨어 국민의 상식을 계속 외면한다면, 사법부 스스로 자신의 존재 이유를 허무는 결과를 자초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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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구 시민기자 dranx@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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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좌파 미치광이 비난 감수하기 싫어, 이스라엘 40억달러 원조 중단···선거는 잘 될 것”

수정 2026.11.04 08:39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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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간선거가 치러지는 3일(현지시간) 이스라엘에 대한 원조를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이스라엘의 대이란 전쟁이 물가를 상승시켰다는 민주당의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게 잘 진행되고 있다”며 선거 결과를 낙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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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그들(이스라엘)에게 40억달러를 줘왔지만, 그것은 연말에 끊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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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이를 먼저 제안해 왔고, 수년간 논의 끝에 합의하게 됐다면서 “이스라엘은 매우 번영하는 국가가 됐고, 더 이상 그 돈이 필요하지 않다. 그들은 무기를 자체적으로 구매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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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체결된 미·이스라엘 안보지원 양해각서(MOU)에 따라 미국은 2028회계연도까지 매년 38억달러(무기 구매 자금 33억달러, 미사일방어 지원 5억달러)를 이스라엘에 군사원조로 제공하기로 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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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이 원조가 (미국 내에서) 정치적 공격의 표적이 됐고, 네타냐후 총리도 이를 이해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시간주 연방 상원의원 선거에 출마한 압둘 엘사예드 민주당 후보를 언급하면서 “왜 우리가 엘사예드 같은 미치광이의 비난을 감수해야 하나”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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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민주당 내 진보 진영을 중심으로 미·이스라엘의 대이란 전쟁이 생활비 상승의 원인이 됐다는 비판이 지원 중단의 배경이 됐음을 시사한 것이다. 그는 “좌파는 비밀도 아닌 40억 달러 지원을 불공정의 상징으로 이용해 먹고 있다”며 “우리는 그런 일이 일어나도록 내버려 둘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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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또 “모든 게 잘 진행되고 있다”며 “인플레이션은 해결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 생각에 (선거) 결과는 생각하는 것보다 더 좋을 것”이라고 승리를 낙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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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미국의 물가를 가늠하는 대표적 지표 중 하나인 휘발유 가격은 미 동부시간으로 이날 오전 10시 기준 갤런당 4.13 달러로, 역대 미국 중간선거일 중 가장 비싼 가격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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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 “미, 적대적 신호…마주 앉을 필요 없다는 게 우리 입장”

장나래기자

  • 수정 2026-11-04 08:43

김여정 북한 노동당 총무부장.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총무부장은 4일 미국을 겨냥해 “비신뢰적이고 적대적인 사람들과 마주 앉을 필요가 없다는 것이 우리의 명백한 입장”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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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부장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에 발표한 담화에서 “지금 미국이 지속적으로 발신해오는 우리 국가에 대한 적대적 신호는 우리로 하여금 미국이라는 실체에 대해 여러 측면에서 재고하도록 하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러면서 “평화수호를 위한 선택지에는 분명 대화가 포함되어 있지만 이는 우리에게 있어서 국가 이익과 반드시 동일시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미국이 연속적으로 발신하는 적대적 신호에 우리는 다른 식으로 회신하는 방법을 알지 못한다”고 했다. 김 부장이 전날 바이낸스 가산자산 해킹과 관련한 북한 배후설에 반박한 지 하루 만에 북-미 대화와 관련한 입장을 추가로 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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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부장은 “‘조선에 의한 암호화폐 해킹사건’은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 정책의 본질을 현시해주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며 “최근에만도 미국은 일본, 한국과의 3자 외교 마당에서 그 누구의 ‘비핵화’에 대해 또다시 목소리를 높였으며 각종 명목의 합동군사연습 강행과 단독 및 다무적 제재 부과, 인신매매보고서 발표와 같이 우리를 겨냥해 비핵화, 인권, 사이버, 제재, 군사 등 적대적인 각 방면에서 연일 새로운 기록을 세우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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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나래 기자 w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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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이재명' 안쓰럽기까지... 이 대통령의 치명적 약점

▲이재명 대통령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2027년도 정부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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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나도 대통령 흔들기와 정권 비난이 유행인지라 일개 서생인 나까지 그 대열에 합류하고 싶지는 않았다. 이유는 간단하다. 내란 극복과 국민 통합, 실용적 개혁과 양극화 해소라는 시대적 사명을 띤 이재명 정부는 무조건 성공해야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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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을 바란다면 비판도 하지 말아야 한다는 거냐'라고 따진다면, 난감하다. 권력에 대한 견제와 비판이 필요하다는 것은 상식이다. 어떤 권력이든 오남용 가능성이 있고, 독주와 부패의 위험이 뒤따르기 때문이다. 그건 권력의 속성이다. 다만 비판에도 금도가 있다. 적절한 비판은 약이지만, 과도한 비판은 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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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점에서 민주진보 진영 일부 유력 인사들과 대형 스피커들의 대통령 비판은 공감하기가 쉽지 않다. 처음엔 선의의 비판으로 이해됐지만, 어느 시점부터인가 조언이 아니라 트집이 아닌지 의심스러워졌다. 성공에 도움을 주는 밝음의 언어가 아니라 성공의 발목을 잡는 어둠의 언어로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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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국민 시각에서는, 우리 덕분에 대통령 됐으니 우리 뜻대로 움직이고 우리 편 사람들에게 자리 달라는 일종의 지분 요구로 비칠 만했다. 국민의 보편적 관점이나 이익보다는 진영의 가치관과 이익을 더 중시하는 독선적이고 분열주의적인 행태였다. 나아가 이재명 정부의 참담한 실패를 경쟁적으로 예언하는 천박한 수준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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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영주의의 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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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영은 정권을 잡는 데는 유용하지만, 정권을 잡은 후에는 걸림돌이 될 수 있다. 갈등의 씨앗은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밝힌 '모두의 대통령'이었다. 원론적인 수사로 볼 수도 있지만, 속뜻은 특정 진영에서 벗어나겠다는 독립선언으로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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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가 되는 건 진영 자체가 아니라 진영 우선주의, 진영 절대주의다. 이게 신념화되고 체질화되면, 거기에 특별한 정치적 목적까지 더해지면, 제 식구 감싸기와 '내로남불'의 부끄러움도 모르고, 옳고 그름을 따지는 사리분별력마저 마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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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운 예로, 두 남녀 사업가의 이권 로비에 '본의 아니게' 놀아난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무조건 옹호하고, 김지용 초대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에게 '친윤' 프레임을 씌워 무조건 낙마시키려 애쓰던 장면을 떠올려 보라. 물론 이는 두 사람의 능력이나 소신, 인품과는 별개 문제지만, 진영주의의 병폐를 여실히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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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내가 숟가락을 얹는 건 일부 비판론, 이를테면 정권 정체성을 흔들고 국민의 보편적 정서에 거슬리는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에 대한 비판은 일리가 있는 데다, 정권 성공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최고 권력자의 잘못을 지적하지 않는 게 불편해지는 상황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대통령이 아무리 옳다고 주장해도 사회 규범이나 상식에 어긋나면 통용되기 힘든 게 민주주의 사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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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헌적 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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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용 중대범죄수사청장(왼쪽 위)과 김종철 경찰청장 직무대행 등이 지난 10월 27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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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내가 가장 심각하게 여긴 대통령의 오판은 수사·기소기관 수장의 국무회의 배석이다. 법적으로 배석이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그렇게 하지 않는 게 헌법 정신에 맞는다. 공무원의 중립성을 명시한 헌법 7조 2항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정치권력 견제 기능이 있는 수사·기소 기관의 책임자가 특정 정당이 배출한 대통령이 주재하는 회의에 참석하면 그 자체로 정치적 중립성이 훼손되고 법치주의에 대한 위협이 된다. 그게 뭐 그렇게 대수로운 일이냐고 따진다면, 정권 바뀌었을 때를 생각하라고 말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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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의 권력분립 원칙에도 맞지 않는다. 대표적인 공권력인 경찰청, 중대범죄수사청, 공소청은 행정부 소속이지만, 여차 하면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 고위직에 대한 수사와 기소도 해야 하는 만큼 일반 공무원과는 다른 특별한 직무 독립성이 요구된다. 이런 기관들이 독립성과 중립성을 상실할 때 어떤 비극이 발생하는지, 우리는 역대 정권을 통해 신물 나게 봐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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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이 굳이 이 기관들의 책임자에게 하고 싶은 얘기나 받고 싶은 보고가 있다면, 해당 국무위원인 법무부 장관과 행정안전부 장관을 통하면 된다. 그게 정상이고 상식이다. 그걸 AI 모델 제미나이한테 물어봐서 도리어 "배석 불가는 위헌적 억지"라고 강변하다니. 큰일났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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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노동자에 관한 자신의 발언을 다룬 기사 제목이 정확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해당 언론사에 정정과 사과를 요구한 점도 예사롭지 않다. 사안의 본질도 아니거니와 제목의 함축성을 고려하면 그 정도 표현은 용인될 수 있는 수준임에도 강하게 항의하고 해당 언론사가 제목을 고쳤는데도 다시 정정 이유와 사과를 요구한 것은 언론에 대한 통제나 압박으로 비칠 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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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에 따르면, 정부는 이 대통령 지시에 따라 '내란사건 특별수사본부' 구성을 검토한다고 한다. 내란 잔존 세력을 소탕하겠다는 발상인데, 한마디로 과유불급이다. 만약 실현된다면, 내란특검과 종합특검에 이은 세 번째 특별수사다. 내란특검에 앞서 수사에 나섰던 검찰 특별수사본부(군검찰 합류), 경찰 특별수사단, 공조수사본부(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방부 조사본부)를 포함하면 6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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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뿐 아니다. 내란특검이 종료된 이후 국방부는 국방특별수사본부(국방부 검찰단)와 내란전담수사본부(국방부 조사본부)를 꾸려 비상계엄에 관련된 군인들을 별도로 수사했는데, 그 결과는 창군 이래 최대 징계로 이어졌다. 군 안팎에서 계엄 가담의 고의성 여부를 고려하지 않은 과도한 징계라는 지적이 나온 가운데 최근 행정법원은 징계처분 취소소송을 낸 군인들에게 잇달아 승소 판결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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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수사본부 구성 명분은 종합특검의 미진한 수사를 이어간다는 것이다. 출범 당시부터 정치적 논란이 일었던 종합특검은 성과가 없지는 않았으나 대체로 실패작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무리한 수사와 부실한 기소로 법정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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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정치권 풍문대로, 지지율 급락과 지지층 분열로 위기에 빠진 정권이 여권 내부 결집이라는 정치적 목적을 위해 새로운 특별수사팀을 추진한다면, 깨끗이 포기하기를 권한다. 국정 초점을 안보·경제 위기 극복을 통한 국익 증진과 부동산, 세제 등 각종 개혁에 맞춘다면, 이런 실속 없는 일에 국민 세금을 낭비할 여력이 없다. 정권 신뢰성을 떨어뜨리는 자충수다. 이는 다음 총선과 대선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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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소 취소보다는 공소 기각이 합리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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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9월 1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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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헌 논란으로 끊임없이 공격 소재가 된 조작기소 특검도 재고하고 공소 취소에 대한 미련도 말끔히 떨쳐버리는 게 좋지 않을까 싶다. 과거 정치검찰이 저지른 표적 수사·기소의 실상을 파헤치고 관련자들을 단죄한다는 취지는 좋으나, 공소 취소의 최대 수혜자가 대통령이라는 점은 거부감을 일으킨다. 검사 수사권도 없앤 마당에 툭하면 특검을 출범시키는 것도 자가당착인 데다 친여 성향의 검사가 수장에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공소청이 대통령 사건에 대한 공소 취소를 결정하면 특혜 및 정치적 중립성 시비가 불가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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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모적 논란을 피하는 길은 다소 불안하더라도 순리대로 법원 판단에 맡기는 것이다. 퇴임 후 재판이 재개되면 해당 재판부에서 공소 기각 여부를 결정하는 게 합리적이다. 사면법을 개정해 미국처럼 형 확정 전이라도 사면 받을 수 있게 하는 방안도 검토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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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이 대통령은 지난 9월 조작기소 특검법에서 공소 취소 규정을 삭제해달라고 요구했다. 한발 더 나아가 공소청의 공소 취소도 원치 않는다고 천명한다면, 신뢰도와 지지도가 동반 상승할 것이다. 억울한 면이 있더라도 그렇게 하는 것이 불필요한 혼란과 분열을 방지하는 길이고, 이 대통령이 사는 길이다. 긴 호흡의 승부수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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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대선 공약인 수사·기소 분리에 대해 일관성 없는 태도를 보인 것도 지지율 하락에 영향을 끼쳤다. 검찰권력을 공소청과 중수청으로 쪼갠 것까지는 좋았는데, 마무리가 문제였다. 틈날 때마다 국민 앞에 검찰 보완수사 폐지의 문제점을 거론하고는, 국무총리 하던 사람이 당 대표 후보로 투입된 여당 전당대회를 전후해 슬그머니 태세를 전환한 것은 이해하기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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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여론조사에 비춰보면, 보완수사 폐지에 반대하는 국민이 훨씬 많았다. 여론을 등에 업고 소신껏 정책을 추진하든가, 강성 지지층 반발이 걱정돼 생각을 바꿨다면 여당에 맡기지만 말고 정부 차원에서 현장의 혼란을 최소화하고 국민 불안감을 덜어 줄 대안을 마련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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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 대통령은 형사소송법이 통과된 직후 국무회의에서 법무부 장관에게 "안 읽어봐서 그러는데, 개정된 형소법에 의하면 검사는 수사하면 안 된다고 되어 있느냐?"라고 물어 국민 불안감을 부추겼다. 이런 무책임한 언행은 지도자로서 치명적인 약점이다. 만약 민주당이 정권 재창출에 실패한다면, 이 문제가 요인 중 하나로 꼽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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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향실에 갇힌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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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1월 7일 당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에서 휴대폰을 확인하고 있는 모습.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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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고로 국정 최고 지도자의 언행은 진중해야 한다. 아무리 실력이 있더라도 언행이 가벼우면 신뢰감을 얻기 어렵다. 말이 많으면 실수가 나오기 마련이다. 일반인도 그럴진대, 하물며 대통령이랴. 만기친람형 리더십의 전형인 이 대통령에게는 더욱더 필요한 덕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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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이 지적했지만, SNS(사회관계망서비스) 이용부터 줄여야 한다. 국민과 직접 소통하겠다는 취지는 좋으나 장점보다 단점이 많아 보인다. 국정 주요 내용이나 논쟁적 사안에 대한 대통령의 생각을 수시로 사적 공간에 올리는 건 불안하고 위태롭다. 정부 정책은 공적 공간에서 토론과 협의를 통해 결정되는 게 바람직하다. 대통령이 사적 공간에서 내뿜는 발언의 영향력이 커지면 공적 의사구조에 균열이 생길 수밖에 없고, 이는 고립과 독재로 이어질 위험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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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이 대통령의 SNS 관련 논란을 살펴보면, 오기와 고집, 특유의 승부 근성이 돋보인다. 권력을 차지하려 투쟁하는 데는 유용한 덕목일지 모르지만, 최고 권력자가 된 다음에는 줄이거나 버려야 할 악덕이다. 싸우면서 닮아 간다고, 고언을 한답시고 저주의 독설을 내뿜는 자들처럼 말이 점점 거칠어지고 단정적인 화법을 즐긴다. 대통령이 비난 댓글에 일일이 대응하면서 지지자들에게 호소하는 모습은 안쓰럽기까지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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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가? 이 대통령은 지금 자신이 '무극파(무책임한 극단주의파)'라고 규정한 내부 공격자들과 마찬가지로 '반향실(echo chamber)'에 갇혀 있다. 반향실에서는 소리가 밖으로 새어 나가지 않고 메아리처럼 울린다. 반향실 효과에 길든 사람들은 자신과 비슷한 의견만 취하고 반대쪽 의견이나 정보는 회피하는 편향성을 띤다. 반향실에서는 같은 편이 공유하는 신념은 강화되고, 공격 표적으로 삼은 대상에 대한 혐오는 한층 깊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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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이 지금처럼 마이웨이를 고집하다가는 자칫 고립무원의 늪에 빠질 수 있다. 외통수에 걸리지 않으려면 반향실 밖으로 나와야 한다. 힘들고 외롭고 답답하더라도, 대통령의 품위를 지키고 정도를 걸어야 한다. 국민의 신뢰가 약해졌다면, 그 원인을 정확하게 진단해 개선책을 내놓고 공론의 장에서 당당하게 평가받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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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율만 보면 실망스럽지만, 아직은 이 대통령의 진보적 실용주의에 대한 기대와 믿음을 접지 않은 국민이 많으리라고 본다. 어떻게 잡은 정권인가? 길을 잃고 헤매는 듯싶어 걱정스럽지만, 아직 임기의 3분의 2가 남았다. "박근혜나 윤석열처럼 임기를 채우지 못한다"는 자해공갈단과 같은 모씨의 발언은 웃어넘기되 중심과 균형을 잡고, 정치적 선동가들을 멀리하고, 독재의 유혹에 빠지지 말기를 바란다. 여러 사람이 말리면, 안 하는 게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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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식의통찰#이재명대통령#반향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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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샤이 트럼프' 고려해도 민주당 승리"…상·하원 전부 석권 80% 예측도



중간선거 하루 앞둔 여론조사서 민주당 압승 예상…하원 단독 과반 가능성까지 나왔다

이재호 기자 | 기사입력 2026.11.02. 20:29:32

 

미 중간선거를 이틀 앞두고 상원의원을 뽑는 주요 격전지에서 민주당 후보들이 우세한 경향을 보였다. 민주당 지지자들이 여론조사 응답에 적극적이라는 통계상의 오류를 보정하더라도 민주당 후보들이 앞선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민주당이 상하원 모두를 장악할 가능성이 80%에 육박한다는 예측도 제기됐다.

 

1일(이하 현지시간) 미 일간지 <뉴욕타임스>는 시에나대학교와 함께 지난달 23일부터 1일까지 이번 상원의원 선거에서 주목되는 7개 주에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민주당 후보들이 전반적으로 강세를 보였다고 보도했다.

 

우선 1988년 이후 민주당 소속 상원의원이 당선된 적 없는 텍사스주의 경우 제임스 탈라리코 민주당 후보가 50%의 지지를 얻어 43%의 지지를 받은 공화당 켄 팩스턴 후보를 7% 포인트 차로 앞섰다. 신문은 투표 의향이 있는 텍사스주 유권자 1215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했으며 오차범위는 ±3.3% 포인트라고 밝혔다.

 

신문은 호감도 조사에서도 양 후보가 극명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투표 의향이 있는 유권자의 49%가 탈라리코 후보를 긍정적으로, 39%가 부정적으로 평가했는데 팩스턴 후보의 경우 유권자의 54%가 부정적이라고 답했고 33%만이 긍정적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신문은 "일론 머스크(테슬라 최고경영자)가 막대한 자금을 통해 탈라리코 후보에 대한 대규모의 공격적인 광고를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호감도에서 상대 후보에 비해 10%포인트 이상 앞서고 있다"고 짚었다.

 

지난 1932년 이후 민주당 소속 상원의원이 당선된 적이 없는 캔자스주 역시 이전과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투표 의향이 있는 캔자스주 유권자 73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목사 출신인 애덤 해밀턴 민주당 후보가 49%의 지지를 받아 44% 지지에 그친 공화당 로저 마셜 현 상원의원을 오차범위(±1.5% 포인트) 밖에서 앞섰다.

 

이를 두고 신문은 텍사스주와 캔자스주에 출마한 공화당 후보들은 가장 경쟁력이 떨어지는 인물들인데 비해 민주당 후보들은 폭넓은 지지를 받은 가장 강력한 후보들이라면서 "애덤 해밀턴 후보는 미국 최대 규모의 연합감리교(United Methodist) 담임 목사이고 탈라리코 후보는 신학생"이라고 설명했다.

AI 활용 설정

▲텍사스주 민주당 상원의원 후보인 제임스 탈라리코 주 하원의원이 1일(현지시간)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에서 선거 유세를 벌이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시간주의 경우 1011명의 투표 의향이 있는 유권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민주당 압둘 엘사예드 후보가 53%의 지지를 받아 42% 지지를 얻은 공화당의 마이크 로저스 후보를 오차범위(±1.5% 포인트) 밖에서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문은 "엘-사예드 후보는 역사적으로 공화당 성향이 강한 남성 유권자층에서 강세를 보였다"고 전했다.

 

다만 이 수치는 민주당 경선에 나섰다가 엘사예드 후보에게 패배한 헤일리 스티븐스 연방하원의원이 공화당의 로저스 상원의원을 지지하겠다고 밝히기 전에 집계된 조사이기 때문에 이후 상황 변동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오하이오주에서도 민주당 강세가 이어졌다. 717명의 투표 의향이 있는 오하이오주 유권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민주당 셰러드 브라운 후보가 49%의 지지를 받아 44% 지지를 받은 공화당 존 허스테드 현 상원의원을 5% 차로 앞섰다.

 

이를 두고 신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인기 하락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했는데, 오하이오주 공화당원의 82%가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한다고 답했으나 '강력하게' 지지한다고 답한 비율은 6월의 63%에 비해 이번 조사에서는 51%로 감소했다.

 

이밖에 메인주, 알래스카주, 아이오와주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났는데 이들 주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수행을 지지한다고 답한 유권자는 38%에 불과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024년 대선에서 메인주를 제외한 나머지 주에서 승리한 것과 비교해보면 다소 차이가 나는 대목이다.

 

아이오와주의 경우 투표 의향이 있는 유권자 7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민주당 조시 투렉 후보가 48%의 지지를 얻어 47%의 지지를 받은 공화당 애슐리 힌슨 후보을 오차범위 (±1.5% 포인트) 내에서 근소하게 앞섰다.

 

알래스카주의 경우 투표 의향이 있는 유권자 61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의 메리 펠톨라 후보가 48% 지지를 받아 46%의 지지를 얻은 공화당 댄 설리번 상원의원을 오차범위(±4.8%포인트) 내에서 앞섰다. 하지만 신문은 민주당 후보들 중 지난 여론조사 대비 지지세가 하락한 것은 펠톨라 후보가 유일하다고 지적했다.

 

펠톨라 후보 측은 후보자의 이름을 직접 써야 하는 알래스카주의 독특한 투표 방식을 이용해 공화당의 설리번 의원과 유사한 이름의 인물을 찾아 공화당 후보로 내세웠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데, 신문에서 이러한 사실을 최초로 보도한 바 있다.

 

메인주의 경우 트로이 잭슨 민주당 후보가 51%의 지지를 받아 45% 지지에 그친 공화당의 수전 콜린스 현역 상원의원을 6% 포인트 차로 앞서고 있다. 다만 신문은 "6년 전 콜린스 의원은 선거 전 모든 여론조사에서 뒤지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여유 있게 재선에 성공했다"면서 여론조사와 실제 선거 결과가 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메인주의 사례처럼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이 우세한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실제 투표에서는 다른 결과가 나올 수도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자들은 여론조사에 응답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으며, 이는 여론조사가 빗나갈 위험을 항상 내포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신문은 이전과 다른 점이 있다면서 "공화당 성향 유권자들 중 상당수가 트럼프의 국정 수행을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는 점을 짚었다.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두 번째 임기를 시작했던 해인 2025년 버지니아주 주지사 선거에서 민주당이 승리했는데, 당시와 비교해도 현재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10% 포인트 더 낮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신문은 민주당이 하원을 차지했던 2018년 미국 중간선거의 경우 공화당의 핵심 강세 지역에서 트럼프의 지지율이 50%를 넘었기 때문에 트럼프를 지지하는 유권자를 결집하는 것만으로 상원에서는 승리를 거둘 수 있었지만, 지금은 공화당 강세지역에서도 그의 지지율이 40% 미만이라는 점을 짚었다.

 

신문은 상대적으로 민주당 응답자들이 여론조사에 훨씬 더 많이 응답하고 트럼프 지지자들은 응하지 않는 이른바 '무응답 편향(nonresponse bias)'이 이번에도 나타났지만 가중치 도입으로 오류의 가능성을 상쇄시키고 있다면서, 올해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새로운 가중치 보정 기법을 적용해 이번과 같은 여론조사 결과를 도출해 냈다고 설명했다.

 

신문은 과거 선거에서 사용했던 가중치 선정 방식을 이번 여론조사에 적용했다면 주요 7개주 상원의원 여론조사 결과 민주당 후보의 지지율이 더 높아질 것이라면서, 정밀한 가중치를 적용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 여론 분석 기관 '파이브서티에이트(fivethirtyeight)'를 만들었던 통계학자 네이트 실버가 운영하는 사이트인 '실버 불레틴'은 선거 예측 모델인 ‘플리퍼’(FLIPR)를 통해 4만 건의 시뮬레이션을 기반으로 상하원 선거 결과를 예측했다.

 

위 기관에서는 총 3가지 모델로 결과를 예측했는데 여론조사, 모금액, 현직 의원 여부와 같은 기본 지표와 쿡 폴리티컬 리포트 및 인사이드 일렉션스 등 전문가 분석을 포함한 디럭스(Deluxe) 모델, 여론조사 및 기본 지표를 포함하는 클래식(Classic) 모델, 여론조사만으로 판단하는 라이트(Lite) 모델 등 세 가지 모델에 따라 각기 예측 결과를 내놨다.

 

우선 디럭스 모델에서 민주당이 상원의 다수당이 될 확률은 80.1%로 집계됐다. 민주당의 예상 의석 수는 53석, 공화당은 47석으로 나타났다. 민주당이 하원에서 다수당이 될 확률은 96%로, 241석을 확보하게 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민주당만으로 단독 과반이 가능한 수치다. 공화당은 194석을 얻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나머지 모델들에서도 유사한 결과가 나왔다. 클래식 모델에서는 민주당이 상원 다수당이 될 확률이 77.3%, 하원 다수당이 될 확률이 94.8%로 나타났으며 의석 수는 동일했다. 라이트 모델에서는 민주당이 상원 다수당이 될 확률이 78.4%, 하원에서 다수당이 될 확률은 89.6%로 예측됐으며, 하원에서 240석을 얻을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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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기자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남북관계 및 국제적 사안들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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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약한 사람’ 송건호, 권력에 '아니오'를 외치다

김성수 시민기자

wadans@empas.com

현 <반헌법열전 편찬위원회> 조사위원, 저서에 [함석헌 평전], [고문과 학살의 현대사], [해외입양 그 이후], [폭력의 역사], [김성수의 영국 이야기], [조작된 간첩들], [함석헌: 자유만큼 사랑한 평화]. 퀘이커교도. 전 <씨알의 소리> 편집위원. 한국투명성기구 사무총장, 진실화해위원회, 대통령소속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투명사회협약실천협의회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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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수 인물로 본 세계사

  • 입력 2026.11.03 07:25

  • 수정 2026.11.03 07:30

  • 댓글 0

기자 134명 해직에 복직 요구하다 사표 내

동아일보 기자들 자유언론실천선언 발표에

박정희 정권 광고 끊어, 독자들이 격려 광고

전두환 신군부, 시국선언 참여했다고 연행

김대중 내란음모 조작사건 공범으로 실형

2004년 재심 무죄, 고문 후유증 오래 시달려

월간 『말』의 보도지침 세상에 알리는 데 힘써

한겨례 첫 대표이사돼 "쓰고 싶은 것을 써라"

송건호(1926~2001)는 “새색시 같다”는 말을 듣던 사람이었다. 말수가 적고 낯을 가렸으며, 스스로도 “파리 한 마리 죽이지 못하는 심약한 사람”이라 했다. 한겨레신문 대표 시절에 그를 인터뷰한 적이 있었는데 정말 새색시 같이 조용하고 말수가 너무 적었다. 그래서 인터뷰 하기가 너무 힘들었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이 조용한 선비 한 사람을 꺾으려고 박정희, 전두환 독재 권력은 광고탄압에 정보기관, 고문과 군사재판까지 동원했다. 박정희와 전두환은 파리 한 마리도 못 잡는 그의 무엇이 그리 무서웠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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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칼을 든 쪽은 권력이었고, 겁이 많다던 쪽은 끝내 물러서지 않았다. 송건호의 삶은 이 역설에서 시작한다.

 

송건호(청암 언론문화재단)

월급보다 무거운 양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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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3년 대한통신 기자로 출발한 송건호는 한국일보와 경향신문, 조선일보를 거쳐 동아일보 편집국장에 올랐다. 1974년 10월 24일 동아일보 기자들이 자유언론실천선언을 발표하자 박정희 정권은 광고를 끊는 방식으로 신문사를 압박했다. 광고란이 백지로 나가자 시민들은 격려광고를 보내 빈자리를 채웠다. 권력이 돈줄을 죄자 시민들이 지갑을 열어 맞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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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5년 3월 동아일보 사주는 기자 134명을 해직했다. 송건호는 기자들의 복직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3월 15일 사표를 냈다. 부하들의 목을 치면서 자기 자리만 지킬 수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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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쟁이의 셈법으로는 가장 어리석은 선택이었다. 그러나 그가 버린 것은 직장이었지 양심이 아니었다. 훗날 한국 언론사에 남은 것은 편집국장이라는 직함보다 그가 지킨 한마디였다.

 

1988년 1월 25일 서울 종로구 안국동에서 송건호 한겨레신문 발행인이 한겨레 신문 창간을 앞두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붓을 빼앗겼더니 책이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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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에서 밀려난 송건호는 역사연구와 저술에 몰두했다. 『민족지성의 탐구』를 비롯해 한국현대사를 새롭게 읽는 책들을 펴냈고, 여러 학자와 함께 『해방전후사의 인식』을 만드는 데도 힘을 보탰다. 서재필(1864~1951), 이승만(1875~1965), 김구(1876~1949) 같은 인물들을 통해 해방전후의 역사를 다시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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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에게 역사는 죽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니었다. 오늘의 권력과 사회를 비추는 거울이었다. 독재가 신문사 문을 닫게 했더니 책 쓰는 사람을 키워 준 꼴이다. 권력의 계산이 얼마나 짧았는지 보여 주는 대목이다.

 

송건호(나무위키)

파리 잡던 손에 씌운 내란 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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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5월, 송건호는 시국선언에 참여한 뒤 전두환 신군부에 연행됐다. 고문을 당했고, 거짓 자백과 진술서를 강요받았다. 자신이 김대중(1924~2009) 내란음모 조작사건의 공범으로 몰렸다는 사실도 재판과정에서 알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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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신군부의 군사재판에서 그는 1심 징역 3년 6개월, 항소심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그해 11월 형 집행정지로 풀려났지만 몸은 온전하지 못했다. 고문후유증은 오랫동안 그를 괴롭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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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재심에서 법원은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의 내란음모 등 핵심 공소사실에 무죄를 선고했다. 애초에 없는 죄를 만들어 민주화인사들을 짓밟은 쪽이 누구였는지 역사가 다시 물은 것이다. 법의 이름으로 저지른 폭력도 영원히 법의 심판을 피할 수는 없다.

 

젊은 시절 송건호. 장남과 함께(지역문화활력소 고래실)

쫓겨난 기자들이 만든 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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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건호는 풀려난 뒤에도 멈추지 않았다. 1984년 민주언론운동협의회 초대의장을 맡았고, 월간 『말』을 통해 정권이 언론사에 내린 보도지침을 세상에 알리는 일에 힘을 보탰다. 무엇을 보도하고 무엇을 감출지 권력이 정했다는 사실이 드러나자, 언론의 침묵 뒤에 숨은 검열의 실체도 드러났다.

1987년 민주화운동 이후에는 시민의 힘으로 독립 언론을 세우는 일에 나섰다. 국민 2만 7000여 명이 주식공모에 참여해 50억 원을 모았고, 1988년 5월 15일 한겨레가 창간됐다. 송건호는 초대 대표이사를 맡았다. 그는 기자들에게 쓰고 싶고 말하고 싶은 것을 쓰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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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이나 광고주가 아니라 독자에게 빚진 신문. 그것이 그가 꿈꾼 언론이었다. 해직이라는 상처가 새로운 신문의 탄생으로 이어졌으니, 독재가 막으려던 일이 오히려 독재를 기록할 새 지면을 만들어 낸 셈이다.

 

1988년 1월 25일 서울 종로구 안국동에서 송건호 한겨레신문 발행인이 한겨레 신문 창간을 앞두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신혼 시절 송건호 이정순 부부(푸른 바위 위에 참된 말과 글을 새기자 – 지역문화활력소 고래실)

죽은 뒤에도 이어진 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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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건호는 2001년 12월 21일에 세상을 떠났다. 며칠 뒤 서울신문은 조선일보가 초판 부음 기사를 배달판에서 판갈이하며 옛 면담의 한 대목을 끼워 넣었다고 지적했다. 민주인사가 되고 싶어서 된 것이 아니라는 구절이다. 살아서 꺾지 못한 사람을 죽은 뒤 문장 한 줄로 흔들어 보려 한 셈이다. 그러나 그 말은 사실 자랑에 가깝다. 되고 싶어서 된 것이 아니라, 쫓겨나고 맞아 가며 저절로 되었다는 뜻이니 말이다. 언론인의 삶을 한두 문장으로 재단하려는 시도보다 중요한 것은 그가 실제로 무엇을 선택했는지 살피는 일이다. 그는 민주언론인이 되고 싶다는 말보다, 불이익을 감수하면서 행동한 기록을 남겼다.

 

서울 역촌동 자택에서 송건호(청암언론문화재단)

오늘, 다시 필요한 ‘아니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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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2월 3일 윤석열의 비상계엄 선포와 포고령은 언론과 출판을 계엄사령부의 통제 아래 두려 했다. 1980년 전두환 신군부가 언론을 억압했던 기억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시대는 달라졌지만 권력이 언론의 입을 막으려는 유혹은 사라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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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건호의 삶에서 오늘 우리가 배울 것 몇 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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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언론의 독립은 사장의 선의만으로 지켜지지 않는다. 인사권과 편집권이 권력의 손아귀에 들어가지 않도록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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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언론을 언론답게 만드는 것은 결국 기자의 양심이다. 자리가 바뀌고 정권이 바뀌어도 사실 앞에서 ‘아니오’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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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비판은 어느 한쪽만 겨눠서는 안 된다. 자신이 지지하는 정권과 자신이 만든 신문에도 같은 잣대를 적용해야 한다. 독립을 내세우면서 후원자의 입맛만 살핀다면 광고주의 눈치를 보는 것과 다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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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건호는 기자들을 해직한 일이 역사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역사의 판결은 더딜 때가 많다. 그러나 당장의 자리와 이익을 지킨 사람보다 불이익을 감수하면서 양심을 지킨 사람이 오래 기억되는 경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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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한 마리 죽이지 못하던 선비가 권력에 가르친 것은 거창한 구호가 아니었다. 해야 할 말을 해야 할 때 하는 것, 그리고 그 말에 책임지는 것이었다. 언론의 자유는 권력이 베푸는 선물이 아니다. 권력이 두려워하는 ‘아니오’를 시민과 언론이 함께 지켜 낼 때 비로소 살아난다.

 

충북 옥천군 군북면 비야리 생가에 세워진 송건호의 흉상(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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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내년 예산 821조…성장의 기회와 과실 모두에게 골고루”

 

김미란 기자

“관건은 실행과 속도”…예산안 법정기한 내 처리에 초당적 협력 요청

이재명 대통령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2027년도 정부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2027년도 정부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은 2일 국회 본회의에서 2027년도 정부 예산안 시정연설을 통해 약 821조 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 편성 방향을 설명하고, 법정 처리 시한인 12월 2일까지 예산안을 처리할 수 있도록 초당적 협력을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국민주권정부가 마련한 2027년 예산안은 대체불가 대한민국을 지향하며 선도국가로 만들어 갈 미래선점 예산이자 국가 성장을 국민의 성장으로 이어낼 성장확산 예산”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비할 수 없이 높아진 국가의 위상, 비약적으로 커진 경제력을 바탕으로 미래 성장동력과 격차 완화에 집중 투자함으로써 대도약의 기반을 단단하게 다지고, 성장의 기회와 과실을 모두가 골고루 누릴 수 있게 했다”고 밝혔다.

내년도 예산안의 세 가지 편성 원칙으로는 비효율과 낭비를 줄인 담대한 투자, 조세지출보다 재정지출 우선,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지방 우대를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이 원칙에 따라 모든 재정지출 사업을 제로베이스에서 재검토해 2100여 개 사업 폐지를 포함해 6476개 사업, 총 107조 2000억 원의 강력한 지출구조조정을 실시했다”고 말했다.

조세지출을 직접적인 재정지원으로 전환한 점도 짚었다. 그는 “일정액 이상의 납세자 외에 저소득층에게는 혜택이 닿지 않던 혼인·출산 세액공제 등 17개 조세지출, 1조 9천억 원을 더 많은 국민이 더 많은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재정지원으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지방 지원에 대해서는 “국토균형발전과 지방소멸 방지를 위해 수도권에서 멀어질수록 더 두텁게 지원하는 지방우대 사업도 61개로 대폭 늘렸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2027년 총지출은 올해보다 12.8% 늘어난 820조 9천억 원으로 역대 가장 높은 증가율과 역대 최대 규모의 재정투자를 하고 있다”며 “우리가 이룬 경제적 성취에 걸맞게, 국민이 누려야 할 삶의 수준과 국가의 미래 역량을 동시에 끌어올릴 수 있도록 살림 규모를 키웠다”고 강조했다.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한 정부와 국회, 여야의 협력도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년 5개월, 만연했던 온나라의 비정상들을 정상화해 가며 숱한 도전을 헤쳐왔지만 우리 앞에는 여전히 수없이 많은 과제와 도전들이 기다리고 있다”며 “시시각각 변하는 세계정세와 글로벌 경제환경은 불확실성을 끊임없이 키우고 불평등과 양극화는 우리 사회의 미래를 위협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국가의 미래와 국민의 삶을 위해 정부와 국회가, 여와 야 모두가 함께 힘을 모아야 될 때”라며 “밖으로는 국가대항전의 치열한 경쟁에서 국익 확보를 위해 한목소리로 대응하고, 안으로는 격차 완화와 성장동력 확보로 국민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지혜를 발휘해야 할 때”라고 역설했다.

특히 “관건은 실행과 속도”라며 내년도 예산안과 부수법안이 법정기한인 12월 2일까지 확정될 수 있도록 국회의 적극적인 협력을 요청했다.

아울러 “정부는 심의과정에서 여와 야를 가리지 않고 제기되는 의견에 대해서 열린 마음으로 경청하고 더 나은 대안은 적극 반영하겠다”고 약속했다.

다음은 이재명 대통령 시정연설 전문이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조정식 국회의장님과 국회의원 여러분,

오늘 저는 2027년 예산안을 편성한 이유와 그 주요 내용을 직접 설명드리고, 국회의 적극적인 협조를 구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국민주권정부가 출범한 지 이제 꼭 1년 5개월이 됐습니다.

지난 1년 5개월 동안 대한민국의 경제와 민생을 회복하고,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쉼 없이 달려왔습니다.

마이너스 성장이 우려될 정도로 빠르게 내리막길을 걷던 우리 경제의 흐름을 되돌리고 어려운 민생을 안정시켜 국민의 삶을 개선하는 것이 그 무엇보다 시급하고 중요했기 때문입니다.

지난 기간, 우리 정부는 두 차례의 추경, 또 확장적 본예산으로 재정의 적극적인 역할을 강화하고, 중동전쟁의 충격으로부터 우리 경제와 민생을 지켜냈습니다.

그 결과 우리 경제는 뚜렷한 V자형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40여 년 만에 잠재성장률이 2년 연속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올해 상반기에만 3.8% 성장률을 기록했으며 반도체를 비롯한 주력산업의 활약으로 연간 수출 1조 달러 달성이 가시권에 들어왔습니다.

1인당 국민총소득도 4만 달러를 넘으며 인구 5천만 명 이상 국가 중 세계 6번째로 '5040 클럽'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1998년 외환위기 때 투입한 공적자금도 내년이면 모두 상환합니다. 2003년부터 25년에 걸쳐 97조 2천억 원을 갚아, 30년 만에 IMF 위기 극복을 완료하게 졸업하게 됩니다.

대내외적인 복합 위기 속에서도 국익과 민생을 위해 적극 협력해 주신 국회와 각자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주고 계신 국민과 기업인, 노동자들이 모두 함께 이뤄낸 소중한 성과입니다.

이 자리를 빌려 정부를 믿고 힘을 모아주신 분들 모두에게 깊이 감사드립니다.

그러나, 이러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에는 여전히 불평등과 양극화의 그늘이 짙게 드리워져 있습니다.

청년에게 첫 일자리 문턱은 높기만 하고, 소상공인의 시름은 깊고, 지역경제 회복도 참으로 더딥니다.

나라 경제는 좋아졌는데 내 살림은 여전히 팍팍하다는 국민의 절박한 호소, 내 삶이 나아지지 못한다면 성장이 무슨 소용이냐는 무거운 질문에 우리가 답해야 될 때가 됐습니다

불평등과 양극화가 심화되는 'K자 성장'의 한계를 극복하려면 성장이냐 분배냐 하는 낡은 이분법적 논쟁에서 벗어나 달라진 시대와 상황에 맞는 새로운 성장 공식을 제시해야 합니다.

특정 지역과 계층, 소수 기업에 성장의 기회와 성과가 집중되는 '소수의 성장'이 아니라 모든 지역과 모든 국민들이 성장의 기회와 성과를 고르게 누리는 '모두의 성장'으로 대전환해야 할 것입니다.

서울·수도권만 잘 사는 나라가 아니라 지방도 함께 잘 사는 나라, 성장의 결과뿐이 아닌 기회가 모두에게 주어지는 그런 공정한 나라를 꼭 만들어야 하겠습니다.

'3대 핵심 사회 정책'의 명칭으로 정부가 추진하는 '3대 민생 프로젝트'는 이를 본격적으로 구체화하는 첫걸음이 될 것입니다.

지속적으로 추진될 획기적인 대규모 민생 일자리, 서민 금융, 주거 안정 정책은 사회안전망을 넘어 사각지대 없는 두툼한 사회안전매트를 지향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단단하게 다질 것입니다.

'3대 메가 프로젝트'와 '7대 SEED'는 '3대 민생 프로젝트'의 기반 위에서 더 큰 효과를 거둘 것입니다. 국회에서도 함께 고민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국회의장님과 국회의원 여러분, 이제 대한민국은 선진국을 추격하던 어제의 대한민국이 아닙니다.

대한민국은 전 세계의 선망을 받고 있고, 우리 경제는 양적 발전의 단계를 넘어 새로운 차원에 진입하는 중입니다. 대한민국의 국정도, 대한민국 예산도 그에 걸맞아야 합니다.

우리가 모두 함께 이룬 눈부신 성취가 대한국민 모두에게 긍지와 자부심으로 빛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국민주권정부가 마련한 2027년 예산안은 대체불가 대한민국을 지향하며 선도국가로 만들어 갈 미래선점 예산이자 국가 성장을 국민의 성장으로 이어낼 성장확산 예산입니다.

비할 수 없이 높아진 국가의 위상, 비약적으로 커진 경제력을 바탕으로 미래 성장동력과 격차 완화에 집중투자 함으로써 대도약의 기반을 단단하게 다지고, 성장의 기회와 과실을 모두가 골고루 누릴 수 있게 했습니다.

신설되는 미래대응기금은 잠재성장률 반등을 뒷받침하는 전략적 투자 플랫폼이자, 확대되는 세수 변동에 대응하는 혁신적 재정안정 장치입니다.

국민적 노력으로 확보한 추가세수를 청년, 미래 성장동력, 지방, 교육·인재라는 4개의 축에 집중 투자함으로써 우리 사회의 깊은 격차를 완화함과 동시에 이를 기반으로 성장 발전의 토대를 탄탄하게 구축할 것입니다.

여유자금은 세수 부족 시 재정 여력 보강에 활용함으로써 재정의 역할이 가장 절실한 불황기에 지출을 줄여야 하는 그런 최악을 방지하고, 국채 신규 발행도 줄여 시장 안정을 돕게 될 것입니다.

내년 예산안은 세 가지 원칙을 중심으로 편성했습니다.

첫째는 담대하게 투자하되 비효율에 낭비하지 않는다, 둘째 조세지출을 하기보단 재정지출을 우선한다, 세 번째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지방을 우대한다라는 것입니다.

이 원칙에 따라 모든 재정지출 사업을 제로베이스에서 재검토해 2100여 개 사업 폐지를 포함해 6476개 사업, 총 107조 2000억 원의 강력한 지출구조조정을 실시했습니다.

일정액 이상의 납세자 외에 저소득층에게는 혜택이 닿지 않던 혼인·출산 세액공제 등 17개 조세지출, 1조 9천억 원을 더 많은 국민이 더 많은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재정지원으로 전환했습니다.

국토균형발전과 지방소멸방지를 위해 수도권에서 멀어질수록 더 두텁게 지원하는 지방우대 사업도 61개로 대폭 늘렸습니다.

2027년 총지출은 올해보다 12.8% 늘어난 820조 9천억 원으로 역대 가장 높은 증가율과 역대 최대 규모의 재정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이룬 경제적 성취에 걸맞게, 국민이 누려야 할 삶의 수준과 국가의 미래 역량을 동시에 끌어올릴 수 있도록 살림 규모를 키웠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재정의 기초체력 또한 한층 더 튼튼해집니다. GDP 대비 관리재정수지는 올해 –3.9%였는데 내년 –0.1%로 20년 만에 가장 양호해집니다. 이에 따라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51.6%에서 48.3%로 낮아지게 되는 것입니다.

국채를 발행하기는 하지만 거의 대부분을 기존 국채 상환에 사용해서 국채 순증가분이 거의 없다는 그런 말씀을 드립니다. 

IMF, OECD 등 국제기구와 주요 신용평가사들도 재정수지 개선과 미래대응기금의 역할을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주요 선진국의 재정 지속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우리나라의 재정운용에 깊은 신뢰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이제부터 내년 예산안 주요 내용을 설명드리겠습니다.

첫째, 사회적 격차 완화를 위해 취약계층과 지역, 세대에 대한 민생 지원을 획기적으로 두텁게 하였습니다.

특히, 내년부터는 주요 사회보장급여에 대한 신청주의를 자동주의로 개편하여 수급 자격이 있으면 누구나 자동으로 복지 지원을 받게 됩니다.

또한, 60여 개 복지사업의 대상자 선정 및 생계 급여액의 기준이 되는 중위소득을 역대 최대인 6.7% 인상함으로써 더 많은 분들을 더 두텁게 지원합니다.

생계·의료·교육·주거 등 기초생활보장 4대 급여는 대폭 늘어나고, 4인 가구 기준 생계급여도 월 221만 8천 원까지 높아집니다.

기초연금은 저소득 어르신에게 월 최대 3만 원을 추가로 더 지원합니다. 그래서 저소득 부부 감액 비율은 절반으로 줄여 갈 것이기 때문에 수령액이 56만 원에서 최대 68만 4천 원으로 증액됩니다.

어르신의 소득과 사회활동 지원을 위해 노인일자리도 118만 개로 약 3만 개 더 늘어납니다.

중증장애인에 대한 부양의무자 기준을 폐지하고, 장애인연금 대상도 35만 명이던 것이 61만 명으로 확대됩니다.

생계가 어려워 굶는 일이 없도록 도움이 필요한 누구나 기본 먹거리와 식료품을 이용하실 수 있는 그냥드림센터를 전국 모든 시·군·구에서 운영하고, 위기 징후가 포착된 가구에는 읍·면·동 현장에서 특별한 심사없이 긴급생계지원 30만 원을 우선 지급하도록 했습니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에 대한 지원도 대폭 강화하겠습니다.

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 등을 대상으로 5조 4천억 원 규모의 장기연체 채무 특별조정에 필요한 5천억 원을 지원할 것입니다.

고용보험에 가입하지 못한 자영업자·프리랜서들에게는 육아수당 150만 원을 새로 지급하게 됩니다.

지역사랑상품권 25조 6천억 원, 온누리상품권 4조 5천억 원을 발행해서 소상공인·자영업자들과 골목상권의 매출 기반을 더욱 화곡하게 넓혀나갈 것입니다.

청년이 마음껏 도전하고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청년 예산을 올해보다 무려 53.5% 늘어난 43조 3천억 원으로 편성하고, 생애주기 전반을 촘촘히 지원하도록 하겠습니다.

대학생 6만 명에게 졸업 전 첫 경력을 제공하는 인턴학기를 도입하는 등 일경험·훈련·구직 지원 대상자를 56만 명에서 72만 명으로 확대합니다.

출생부터 18세까지 부모와 정부가 함께 연 200만 원 저축 시 약 7천만 원을 적립하는 우리아이자립펀드를 신설하고, 청년미래적금은 19세부터 34세까지 청년 누구나 조건없이 가입하도록 문턱을 낮춰 모든 청년에게 목돈 마련 기회를 보장했습니다.

청년을 위한 청년 공적임대주택을 10만 6천 호로 늘리고, 역세권에 중산층을 위한 넓은 평수의 보편형 공적임대주택 2만 호를 공급해 주거 안정을 도울 것입니다.

혼인과 출산, 양육을 뒷받침할 3종 패키지도 새롭게 마련합니다.

신혼부부에게 혼인지원금 100만 원을 지급하고, 아이를 낳으면 아이맞이지원금 최대 2천만 원을 지급합니다.

아동수당과 부모급여를 통합한 아동기본수당은 12세까지 아동에게 매월 기본 20만 원, 우대지역은 30만 원을 지급합니다.

0세부터 1세 아동 중 보육시설에 맡기지 않고 가정에서 직접 돌보는 경우 매월 30만 원을 추가 지급합니다.

수도권 1극 체제를 넘어 지방이 국가 운영과 성장 발전의 한 축에 서도록 지방의 기회를 더욱 넓히겠습니다.

국토대전환과 지방주도성장에 올해의 두 배가 넘는 33조 원을 투자합니다.

행정의 중심을 지방으로 옮기고, 교육·의료·복지 같은 정주 여건도 강화하겠습니다.

수도권 중앙행정기관 44개를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세종으로 이전하고, 수도권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도 연내에 계획을 확정하여 내년부터 착수하겠습니다.

산업 생태계 형성의 핵심인 앵커기업이 지방에 대규모로 투자하면 설비투자액의 최대 50%를 지원하는 성장엔진특별보조금을 신설하고, 5극 3특 권역별 성장거점을 조성합니다.

지방미래성장지원금 3조 5천억 원으로 지방정부의 자율적인 성장 전략을 뒷받침하겠습니다.

지방 국립대 30개교의 등록금을 전액 지원하고, 지역필수의료 특별회계를 신설합니다.

지방정부가 주도하여 의료공백을 해소하고, 거점 국립대병원을 육성하도록 돕겠습니다.

농어촌 기본소득 대상 지역을 35개 군으로 두 배 확대하고 공익직불금 3조 원 시대를 열 것입니다.

둘째,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투자를 확대하겠습니다. 우리 경제의 기초체력인 성장 잠재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AI와 미래 성장동력에 과감히 투자하겠습니다.

'3대 메가프로젝트'인 반도체, 피지컬 AI, AI 데이터센터와 인공지능 투자에 올해보다 두 배 가까이 늘어난 21조 3천억 원을 투입합니다.

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 특별회계 신설로 안정적 투자 기반을 마련하고, 수도권 팹의 조기 가동과 서남권 클러스터 구축 등 생산기반 확충에 2조 원을 투자하겠습니다.

제조, 스마트팩토리, 국방 등 민간·공공 8대 핵심분야의 피지컬 AI 현장 실증에 5천억 원을 투자하고, 숙련자의 경험·노하우를 AI에 적용하는 제조 암묵지 활용 AI 솔루션에도 과감하게 투자합니다.

전력·용수·산단 인프라에도 2조 1천억 원을 선제 투자하여, 기반시설 부족으로 기업이 투자 시기를 놓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국가전략 자산인 독자 AI 모델의 글로벌 최상위 성능 확보를 목표로 프론티어 AI 개발 사업에 4조 7천억 원을 집중 지원합니다.

국민이 필요한 공공서비스를 알려주고 신청까지 돕는 공공 AI 에이전트 등 '모두의 AI'도 시작하게 됩니다.

반도체의 뒤를 이을 차세대 성장엔진도 키울 것입니다. 미래 성장을 주도할 NEXT 10대 전략기술분야에 13조 8천억 원을 투자해 초격차 경쟁력을 유지하겠습니다

7대 SEED 등 미래선도기술을 중심으로 연구개발 투자를 4조 원 늘려 R&D 예산으로는 역대 최대인 39조 5천억 원을 편성하였습니다.

에너지 대전환에도 속도를 내겠습니다. 햇빛소득마을 확산 등 재생에너지 확대에 2조 8천억 원을 투자하고, 전기차 보조금 지원 대상을 역대 최대인 43만 대로 늘립니다.

백범 김구 선생님이 꿈꾸셨던 문화강국 도약을 위해 11조 6천억 원을 투자합니다.

기초예술인들이 안정적으로 창작할 수 있도록 돕고, 콘텐츠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며, 5대 메가관광권 조성을 지원합니다.

미래 성장을 이끌 인재도 확실하게 키우겠습니다. 반도체 설계와 지역 반도체산업을 이끌 전문인력 2000 을 양성하고, 학생부터 구직자와 재직자까지 생애주기에 맞춘 AI 교육을 확대하겠습니다.

셋째,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고 평화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투자도 강화하겠습니다.

내년도 국방 예산은 8.2% 증액한 73조 3천억 원으로 편성하였습니다.

확고한 자력방위를 위해 전시작전권 조기 환수에 필요한 전력을 비롯해 핵추진잠수함과 KF-21 등 막강한 핵심전력을 차질 없이 확보하고, AI·로봇·드론 기반의 유·무인 복합체계를 구축하여 스마트 정예 강군으로 신속히 대전환하겠습니다.

초급간부 보수를 월 300만 원 수준으로 높이고, 보훈보상금과 참전명예수당을 인상하여 보훈유공자분들의 헌신에 보답하겠습니다.

국민이 체감하는 안전사회도 만들겠습니다.

풍수해 생활권 정비 등 호우 예방 인프라를 지원하고, 임기 내 녹조 제로를 목표로 수질 개선 투자를 대폭 확대합니다.

화재·폭발 취약사업장 특화 지원과 산재보험급여 선보장제도를 새로 도입하여 안전하고 건강한 일터 구축에도 힘쓰겠습니다.

자살 고위험군을 중심으로 사전예방부터 일상회복까지 전주기적 관리와 지원을 강화합니다.

공급망 위기에 흔들리지 않는 경제안보 체계를 갖추기 위해 1조 4천억 원 규모의 자원안보기금을 신설하겠습니다. 석유 비축시설을 2천만 배럴 추가 확충하고, 핵심광물 확보와 해외 공급망 투자를 강화하겠습니다.

아울러, 실용적 국익외교와 재외국민 보호도 든든하게 이어나가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국회의장님과 국회의원 여러분, 지난 1년 5개월, 만연했던 온나라의 비정상들을 정상화해 가며 숱한 도전을 헤쳐왔지만 우리 앞에는 여전히 수없이 많은 과제와 도전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시시각각 변하는 세계정세와 글로벌 경제환경은 불확실성을 끊임없이 키우고 불평등과 양극화는 우리 사회의 미래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높고 거센 파도에 휘둘리다 끝내 좌초할 것인지 파도를 넘어 위기를 기회로 만들며 전진할 것인지는 전적으로 우리의 선택과 대응에 달려 있습니다.

국가의 미래와 국민의 삶을 위해 정부와 국회가, 여와 야 모두가 함께 힘을 모아야 될 때입니다.

밖으로는 국가대항전의 치열한 경쟁에서 국익 확보를 위해 한목소리로 대응하고, 안으로는 격차 완화와 성장동력 확보로 국민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지혜를 발휘해야 할 때입니다.

관건은 실행과 속도입니다. 내년도 예산안과 부수법안이 법정기한인 12월 2일까지 확정될 수 있도록 국회 여러분들의 적극적인 협력을 부탁드립니다.

정부는 심의과정에서 여와 야를 가리지 않고 제기되는 의견에 대해서 열린 마음으로 경청하고 더 나은 대안은 적극 반영하겠습니다.

숱한 역경 속에서 위기를 기회로 삼아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오신 위대한 대한국민 여러분을 믿고, 국회와 적극 소통하며 새로운 대한민국의 미래를 열어가겠습니다.

모두가 함께 성장하는 나라, 오늘보다 내일이 더 희망찬 나라, 평화롭고 안전한 나라, 모두가 손잡고 힘있게 열어가기를 부탁드립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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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대화'...참여는 불가피하다 對 요구 관철위한 참여여야 한다

민주노총 직선 5기 위원장 후보 합동토론회...AI 시대 노동정책 본격 고민

  • 기자명 서영빈 기자
  • 입력 2026.11.02 23:11
  • 댓글 0
민주노총 직선 5기 위원장 후보 선출을 위한 '1차 합동토론회'가 2일 오전 10시 15층 교육장에서 4명의 위원장 후보가 참가한 가운데 열렸다.
토론회 시작 전 후보자들이 좌석에서 일어서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서영빈 기자]
토론회 시작 전 후보자들이 좌석에서 일어서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서영빈 기자]

토론회는 엄길용 후보(기호 1번), 양경수 후보(기호 2번), 김민영 후보(기호 3번), 최준식 후보(기호4번)가 각자의 핵심 공약을 밝히고, 후보자 간 상호토론, 언론사 공통질의에 대한 답변, 후보자 공통질의, 자유발언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이날 토론회는 민주노총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통해 유튜브로 생중계됐다.

먼저, 각 후보자는 기조발언을 통해 출마의 변을 밝혔다.

엄길용 후보 [사진-통일뉴스 서영빈 기자]
엄길용 후보 [사진-통일뉴스 서영빈 기자]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위원장인 엄길용 후보는 "내용도 투쟁도 없는 사회적 대화로 치열한 산업 전환의 계급 투쟁에 나서겠다는 것은 구걸이고 항복이다"라며 "분명한 제안으로 경험과 실력으로 정권과 자본에 맞서 당당하게 투쟁하고 쟁취하는 민주노총으로 나아가겠다"라고 민주노총의 투쟁성 회복을 강조했다.

양경수 후보 [사진-통일뉴스 서영빈 기자]
양경수 후보 [사진-통일뉴스 서영빈 기자]

민주노총 11기 위원장인 양경수 후보는 "코로나에 맞서는 투쟁, 그리고 윤석열과 맞서는 투쟁을 하면서 민주노총의 위상은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고 생각한다"라며 "그 높아진 위상을 계기로 우리 사회 노동의 의제를 더 많이 확산하고 알리는 그런 역할을 다시 한 번 해보고자 출마하게 되었다"라고 3선 위원장 출마의 변을 밝혔다.

김민영 후보 [사진-통일뉴스 서영빈 기자]
김민영 후보 [사진-통일뉴스 서영빈 기자]

전교조 충북지부장인 김민영 후보는 "민주당에 애걸하는 정치를 끝내고, 100만 조합원이 당원이 되는 민주노총당을 만들자"라며 "잘 뭉치고 잘 싸울 수 있는 50개 동일 업종 산별을 만들고, 법과 제도를 만드는 민주노총당을 만들어 강력한 힘을 스스로 쥐는 게 민주노총의 새로운 길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준식 후보 [사진-통일뉴스 서영빈 기자]
최준식 후보 [사진-통일뉴스 서영빈 기자]

민주노총 전 공공운수노조 위원장인 최준식 후보는 "기본과 원칙이 무너진 민주노총이 그 어떤 것을 해낼 수 있을까 의문을 가지는 분들이 많다"라며 "민주노총이 원칙을 지키고, 기본을 세우고, 소통하며 조직화를 해서 어느 때보다도 예측 가능한 조직이 되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사회적대화' 참여는 불가피 對 요구 관철 중심 '사회적 대화'여야

양 후보와 엄 후보는 '사회적 대화'와 관련해 상이한 입장을 내비쳤다.

엄 후보는 "사회적 대화를 할지 말지가 쟁점이 아니다"라며 "민주노총이 우리의 의제를 어떻게 관철시킬 것인지, 전체 백만 민주노총 조합원을 어떻게 모아내 하나로 스탠바이 시키고, 어떻게 나갈 것인지를 준비하는 게 민주노총이 아닌가"라며 이미 조선업종 등에서는 사회적 대화를 충분히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양 후보는 "노동의 의제를 관철하기 위한 경로와 방법으로 투쟁과 교섭을 병행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민주노총이 사회적 교섭에 들어가서 어떻게 할 것인지도 중요하지만 안 들어갔을 때는 어떻게 할 것인가. 정부는 일방통행하고 급발진 할 것이 아닌가"라며 경사노위와 같은 대정부 사회적 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AI'로 인한 일자리 감소와 불평등 해소 전략 본격 준비 필요

'AI'로 인한 산업 전환 대응을 위한 대안 마련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공통 질의가 오갔다.

양 후보는 "AI나 산업 전환의 문제가 이미 구조조정으로 현장에서 시작되고 있고, 현장의 일자리를 위협하고 있다는 절박함부터 함께 느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회안전망을 강화하기 위해서 초과 이윤과 초과 세수를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 사회적으로 공론화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라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서는 민주노총 내부에서 전략을 세우고, 사회적 교섭을 추진해야 한다는 것.

최 후보는 "AI도입은 노동조합과 사전에 반드시 합의해야 한다는 문구를 법과 단협에 담는 것이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신기술 도입 시 노동법상 의무적 교섭사항으로 명시하고, 신기술 도입 전 고용영향평가와 노동조합 사전 동의를 의무화하겠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AI 대응 상설위원회'를 설치해서 'AI'전환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민주노총 조직 체계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설명했다.

김 후보는 "AI로 인한 변화는 일자리와 노동환경에 머물지 않고, 사회 전반에 빠짐없이 그 영향을 미칠 것이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AI 공유부(Shared Wealth) 배당제'를 핵심 공약으로 꼽으며 "AI 공유부 기금을 신설해서 AI가 만든 이익을 전체 노동자와 국민에게 해마다 배당하고 하청 노동자까지 나누자는 정책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AI' 시대를 맞아 노동시간을 축소하고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엄 후보는 "지금은 인공지능과 기술발전, 이에 따라 산업 전환과 구조조정 등 현장에 불안과 두려움이 물밀듯이 밀려오는 초기"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AI 산업 전환 3+3 전략을 소개하며, "플랫폼  노동 기본권을 보장하고 노동시간을 단축하는 근로기준법, 소기업 노조 교섭을 제도화하는 노동조합법, 재벌 곳간을 여는 조세특례법 개정이 필요하다"라고 주장했다.

이러한 법안 제정을 통해 기술의 발전이 인간의 이익에 복무하도록 이끌어야 한다는 것.

한편, 민주노총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5기 위원장 선거는 11월 19일부터 11월 25일까지 열리며, 26일~27일 당선자를 공고한다. 투표방식은 모바일, 현장, 이메일로 진행되며, 투표인원은 97만여 명이다.

[2026 민주노총 위원장·수석부위원장·사무총장 후보]
 

기호 1번 위원장 후보 포스터 [사진- 민주노총 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
기호 1번 위원장 후보 포스터 [사진- 민주노총 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

[기호 1번] 엄길용 위원장 후보(현 공공운수노조 위원장), 이승현 수석부위원장 후보(전 사무금융연맹 부위원장), 박옥주 사무총장 후보(현 민주노총 충북본부장)

구호 :양보 말고 쟁취로, 대안과 실력으로! 다시 뛴다 민주노총

주요공약

-투쟁으로 쟁취하는 '힘 있는 노정교섭'

-AI-산업전환 대응 3+3 전략입법

-민주노총 위원장 3선 금지 규약 개정

기호 2번 위원장 후보 포스터 [사진- 민주노총 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
기호 2번 위원장 후보 포스터 [사진- 민주노총 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

[기호 2번] 양경수 위원장 후보(현 민주노총 위원장), 정재범 수석부위원장 후보(9대, 10대 보건의료노조 부위원장), 엄미경 사무총장 후보(현 민주노총 부위원장)

구호 : 돌파! 사회적 교섭 - 길을 여는 민주노총

주요공약

-노동시간 단축, 주4일제 도입

-해고 금지, 총 고용 보장

-산별 교섭, 초기업 교섭 보장

-초과세수 비정규직 차별철폐 예산으로 반영

기호 3번 위원장 후보 포스터 [사진- 민주노총 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
기호 3번 위원장 후보 포스터 [사진- 민주노총 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

[기호 3번] 김민영 위원장 후보(현 전교조 충북지부장), 문화현 수석부위원장 후보(현 민주일반연맹 전남본부 공동본부장), 안지섭 사무총장 후보(현 금속노조 금호타이어지회 조합원)

구호 : 벽을 깨자 세상을 바꾸는 당당한 방법! 민주노총당 창당

주요공약

-민주노총당 창당

-16개 산별 50개 업종산별로 확대

-400만 민조노총 조합원 달성

기호 4번 위원장 후보 포스터 [사진- 민주노총 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
기호 4번 위원장 후보 포스터 [사진- 민주노총 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

[기호 4번] 최준식 위원장 후보(전 공공운수노조 위원장), 최희선 수석부위원장 후보(현 보건의료노조 위원장), 황우찬 사무총장 후보(전 금속노조 사무처장)

구호 : 민주노총 노선교체, 출발합니다

주요공약

-2027년 : 산별 및 초기업교섭 제도화, 교섭전략위원회 설립

-2028년 : 총파업으로 노동법 개정, 산업ㆍ업종 ㆍ지역별 노정 및 사회적 협의체 구성

-2029년 : 산별과 함께 책임지는 노정 및 사회적 교섭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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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 '내국인 역차별' 발언은 위험한 구상

전지윤 사회운동가·연구평론가

misotoleni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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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회

  • 입력 2026.11.02 07:00

  • 수정 2026.11.02 07:21

  • 댓글 1

인권보다 '쓸모' 앞세운 '선량한 차별주의' 모순

나흘 연속 이어진 이주민 겨냥 발언의 문제점

논란 본질은 소통 방식 아닌 메시지의 지향점

청년·중도층 불만과 요구 흡수, 중원 확장 전략

자칫 이주노동자 혐오와 배타주의 이어질 우려

성장 우선의 실패와 돌봄 부족이 낳은 희생양

정교한 담론 통제와 재분배 통한 연대 재구성

이재명 대통령이 나흘 연속으로 이주민에 대한 차별과 혐오로 연결되기 쉬운 문제적 주장들을 국무회의에서 하고 SNS에 올려 논란이 되고 있다. "외국인 노동자들을 불러다 일을 해도 (임금을) 전부 다 송금하니까 국가 경제에 크게 도움이 안 된다", "다문화가정 지원이 필요한 것은 맞지만 불합리하거나 역차별을 낳는 잘못된 구체적 정책까지 정당화될 수는 없다"라는 발언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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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최고 통치권자가 공식 석상과 개인 소셜미디어를 통해 연속해서 내놓은 이 메시지들은 우리 사회의 소수자 및 이주민 정책을 둘러싼 담론의 지형에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먼저 확인할 것은 이것이 국무회의 생중계나 SNS 활동에서 비롯된 문제는 아니라는 점이다. 투명한 공개나 더 많은 소통은 좋은 것이다. 권력자나 권한을 가진 이들이 어떤 논의를 하고 결정을 내리는지 더 많이 공개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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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는 진보적 단체들마저 그것이 부족하다. 또, 바로 최근에 브라질 룰라와 노동자당의 SNS 활용을 성공적 사례로 제시하던 이들이 이재명에게 다른 잣대를 적용하는 것도 말이 안 된다. 대중과의 직접 소통 채널을 늘리고 국정 운영의 투명성을 높이는 것은 그 자체로 민주주의적 가치에 부합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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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발언이나 주장의 내용이다. 예컨대 과거 국무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이스라엘의 전쟁범죄를 비판했을 때 많은 진보적 시민들이 환영했다. 만약에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암살자(들)'이나 '닥터X'를 문제 삼는 극우들을 비판하는 트윗을 했다면 지금과 같은 반응이 나오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즉, 논란의 본질은 소통의 '수단'이나 '형식'이 아니라, 그 채널을 통해 전달된 정치적 메시지의 '지향점'과 '인권적 가치'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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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왜 이재명 대통령은 진보적 시민들이 환영할 발언보다 반발할 발언들을 하는 것일까? 이것은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이 원래부터 진보좌파라기보다는 중도개혁적 정치인과 정치세력이었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시켜주고 있다. 국민의힘이 워낙 극우적이라서 가려져 있지만, 이재명 대통령도 스스로를 '중도보수'라고 했다. 한국 정치 지형의 특수성 속에서 민주당은 상대적으로 개혁적이기는 하지만, 시장친화적인 중도의 틀 안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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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관점에서는 '해외송금하는 이주민보다 내국인을 고용해야 일자리도 늘고 경제발전에도 좋다'거나, '차별은 문제지만 역차별도 안 된다'는 주장이 그냥 '상식'으로 공유되고 있다. 선도 악도 아닌 그냥 팩트라고 여긴다. 이것은 이주민에 대한 심각한 차별에 반대하는 것과 모순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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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 자신도 변호사 시절에 산재 피해 이주노동자들과 연대한 적이 있고, 대통령이 되고 나서도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심각한 차별과 비인간적 대우를 비판하며 바로잡은 바도 있다. 하지만 동시에 '과도한 지원과 역차별은 문제'라고 여길 수 있다. 전형적인 '선량한 차별주의자' 현상이다. 인권과 존엄성보다, 국가 경제의 발전에 얼마나 도움 되는가라는 '쓸모'가 우선하는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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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프레임은 일반 대중의 일상적 의식 속에도 깊이 침투해 있다. 그래서 이재명 대통령의 관련 트윗들은 평소보다 훨씬 많은 공감과 공유를 받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반박하는 이들도 '무엇이 경제발전에 더 도움 되는지' 따지며 그 프레임 안에 머물게 된다. 이주 노동자의 노동이 한국의 기초 산업과 3D 업종을 떠받치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려 애쓰는 반박조차도, 결국 '이주민도 경제적 쓸모가 있어야 한다'는 프레임을 강화해 주는 역설이다.

 

관련 기사 화면 갈무리

이것은 이재명 대통령이 주장하던 '구조적 다수' 구상과도 연결된다. 이런 '상식'적 주장을 하면서 진보개혁의 지지자들을 넘어서 중도나 보수층에게 다가가며 '구조적 다수'의 기반을 만들겠다는 플랜이다. 이것은 새로운 것도 아니다. 이미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에는 '펨코'(에펨코리아)에 직접 글을 올린 적이 있고, 당선되고 나서도 여성가족부에 '남성 역차별도 조사해 보라'고 지시한 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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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중원을 확장하고 안정적 지지 기반을 확보하기 위해, 청년층과 중도층 내부에서 제기되는 불만이나 요구를 흡수하려는 계산이다. 그것이, 이번에는 '내국인 역차별'로 쟁점이 이동했다. '여성과 이주민을 차별하면 안 된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남성과 내국인의 역차별도 살펴야 한다'는 논리다. '청년남성은 보수화한 것이 아니라 민주당의 위선과 무능에 분노해서 반민주당화한 것'이라던 많은 지식인들의 분석은 이런 접근을 더욱 부추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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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분석은 '펨코에 모인 청년남성들의 목소리도 경청하고 일부 수용해야 한다'는 주장을 정당화하기 쉬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접근은 사회정의에 부합하지 않을뿐더러 정치적으로도 효과가 없을 가능성이 높다. 그 이유는 첫째, 이런다고 '남성과 내국인 역차별'을 걱정하는 중도나 보수의 지지자들이 민주당 지지자로 대거 이동할 리가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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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문제'를 가장 확실하고 강력하게 해결하겠다고 약속하는 보수나 극우 정치세력에게 흡수될 가능성이 더 높다. 이미 이재명 발언 이후에 오세훈 서울시장은 기다렸다는 듯이 "다른 국민들이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는다는 우려가 없도록 다문화가족 지원 제도를 전면 재검토하겠다"며 치고 나오고 있다. 대통령의 발언이 보수 야당 대권 주자에게 명분과 공격의 멍석을 깔아준 꼴이다.

 

필리핀을 국빈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이 4일 마닐라에서 인권변호사 시절 인연을 맺은 필리핀 노동자 아리엘 갈락 씨를 만나 자신의 자서전을 선물하고 있다. 2026.3.4 [공동취재 제공] 연합뉴스

물론 일부는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의 지지자가 될 수 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성평등과 반차별에 매우 적극적인 의미를 부여하는 사람들은 민주당의 지지 기반에서 더욱 멀어질 것이고, 안 그래도 서로 간의 갈등과 다툼 속에서 내부 분열과 사기 저하가 커지고 있는 민주당 지지층은 더욱 소용돌이로 빠져들 가능성이 높다. 잃는 게 더 많다는 말이다. 즉, 이재명 대통령이 기대한 '1(진보 지지층)+1(중도보수 지지층)=2'라는 단순한 산수는 이뤄지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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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적 가치를 지탱하던 잠재적 지지층의 이탈과 환멸, 내부적 논란과 충돌로 인한 비용이 외연 확장의 이득을 훨씬 압도할 수 있다. 무엇보다 이런 접근은 이 문제들의 구조적 뿌리를 해결하기 어렵다. 왜 '저임금 이주민들은 경제 발전에 도움 안 된다', '다문화 가족이 산후조리원 입실 우선순위인 것은 특혜다'라는 목소리가 커질까? 괜찮은 일자리나 공공복지가 그것을 원하는 사람들보다 훨씬 더 부족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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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불만이 생길 수밖에 없고, 그 불만은 당장 눈에 띄는 만만한 사람들에게 향하기 마련이다. 이재명 대통령도 대선 후보 시절에 '저성장으로 기회의 총량이 부족하니까 서로 갈라지고 싸우게 된다'며 이것을 지적한 바가 있다. 따라서 이것은 이재명 정부가 제시한 '성장 우선' 해결책의 쓰라린 실패를 보여준다. 기회의 총량을 늘려 갈등을 해소하겠다던 구상은, 성장의 과실이 불평등하게 배분되는 구조적 모순 앞에서 무력해졌다.

 

관련 방송 화면 갈무리

반도체 초호황 속에서 지난 2년 동안 한국의 경제성장과 수출실적은 국제적, 역사적으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수준의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그런데 이 화려한 성과 뒤에서 일자리와 복지 서비스가 부족하다는 사람들의 불만은 해결되지 않았고, 여전히 희생양을 찾는 방향으로 나가고 있다. 거시 경제 지표의 고성장이 서민들의 일상적 삶의 질 향상이나 사회적 복지 인프라의 확충으로 연결되지 않는 한국 사회의 구조적 문제점이 다시 드러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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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컨대 한국 사회는 여전히 공공 산후조리원의 비중이 6%에 불과하다. 반면에 민간이 운영하는 시설들을 중심으로 2020년 이후에 산후조리원 이용 요금은 40%나 폭등했다. 공공 산후조리원을 이용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매우 많은데, 기회는 부족하니까 전체 이용자 중에서 고작 5%도 안 되는 다문화 가족 산모에게 화살이 돌아가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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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가 책임져야 할 공공 돌봄 인프라의 부족이 엉뚱한 곳에서 피해자를 낳고 있는데, 이재명 대통령의 이번 발언들은 이런 분위기에 올라타는 것으로 들릴 수 있다. 즉, '저성장을 극복하면 기회의 총량도 늘어날 것'이라던 기대는 성공하지 못하고 있다. 더 중요한 것은 대다수에게 여전한 삶의 고통, 역대급 초호황과 고성장의 성과가 소수에게 독점되는 불평등을 해결하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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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을 해내지 못하면, '이주노동자는 경제발전에 도움 되지만 크게 도움은 안 된다, 다문화 가족에게 지원을 넘어 특혜가 있는지 검토하자'라는 목소리조차 사라질 수 있다. 그 자리는 '아무런 도움이 안 되는 이주노동자와 다문화 가족의 특혜를 빼앗고 쫓아내자'라는 목소리가 차지할 수 있다. 작은 균열을 넘어서 노골적인 배타주의와 혐오의 홍수로 이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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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고장 난 시계도 하루 두 번은 맞는다더니, 내국인 역차별을 바로잡자는 취지만큼은 옳다"라면서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을 칭찬하고 있다. 그러면서 "가장 큰 구멍부터 막자"라며 '외국인 실업급여, 외국인 건강보험 무임승차, 중국인 부동산 싹쓸이 등을 모두 바로잡고, 외국인에게는 최저임금도 구분 적용하자'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번 기회를 더 공격적이고 강경한 이주민 배척 정책으로 이어가려는 의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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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에 이주노동자나 결혼이주여성들과 연대해서 차별 해소와 지원을 요구하던 목소리는 더욱 위축되고 여론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처지로 몰리고 있다. 이것이 유럽과 라틴아메리카에서 중도개혁 세력의 어정쩡한 타협적 태도와 개혁의 실패가 극우 보수 세력에게 집권의 길을 열어준 과정이었다. 최근에 브라질이 그런 길로 넘어갈 뻔했고, 프랑스에서는 그런 재앙이 다가오고 있다.

 

고용노동부 김영훈 장관이 2025년 8월 8일 전북 완주군의 외국인 고용 농가를 방문해 외국인 이주노동자와 대화하고 있다. 2026.07.30. 고용노동부 제공

그런 비극을 막으려면, 이재명 대통령과 정부가 잘못을 인정하며 오류에서 배워 다시 바람직한 방향을 찾아야 한다. 기존의 정책을 검토하고 조정하는 것은 당연히 필요한 일이지만, 지금과 같은 방식일 이유는 없었다. 홍성수 교수는 "평등증진정책을 재조정하거나 일몰할 때는, 그것이 결코 '혐오선동 세력의 승리'나 '특혜 환수'로 여겨지지 않도록 메시지와 담론을 정교하게 통제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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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이 그럴 의지와 능력이 없다면, 더 진보적 대안 세력이 등장해서 중도개혁 세력을 대체하며, 더 큰 힘을 모아 극우 정치의 득세와 부활을 막아내야 한다. 하지만, 지금의 엄청난 초과이윤과 초과세수를 재분배하자는 진보진영의 목소리나 사회운동의 공동 투쟁조차 너무 희미하거나 잘 보이지 않는 상황이니 걱정만 커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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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훈 노동부 장관이 작게나마 그런 주장을 하다가 보수 언론의 집중적 공격을 받고 움츠러들었고, 노동운동에서는 삼성전자 같은 대형 노조들만 자기 몫을 챙기는 형태가 나타나는 중이다. 초과이윤과 초과세수가 역대급이라는 지금, 인간의 존재 가치를 '경제적 쓸모'로 환원하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사회적 약자를 향한 손가락질이 더 거세지는 현상을 두고 볼 수는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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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윤 사회운동가·연구평론가 misotoleni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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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세일 원정골프 소송, 동반자 정용호 그린피 진술 앞뒤 안 맞아

정용호 군의원, 취재진엔 '라운딩 전' 제보자엔 '라운딩 후'

장 군수 측 서면엔 "골프 당일 오전 길가서 60만원 전달"

정용호 군의원, 그린피 건넨 때 라운딩 전과 후로 엇갈려

박진구 군의원, 보도 전 제보자에게 "나는 골프 안 쳤어"


장세일 전남 영광군수 측이 원정골프 동반자로 내세운 정용호 영광군의원의 말이 엇갈린다. 정 의원은 그린피를 취재진에게는 골프를 치기 전 점심 자리에서 냈다고 했다. 제보자에게는 골프가 끝난 뒤 저녁 식당에서 줬다고 했다. 장 군수 측이 법원에 낸 서면에는 또 다른 설명이 적혀 있다. 골프 당일 오전 골프장 인근 길가에서 60만원을 건넸다는 것이다.

 

장 군수는 이 골프를 보도한 뉴탐사를 상대로 1000만원 손해배상 소송과 가처분 신청을 냈다. 가처분 신청에는 하루 100만원의 간접강제금이 붙었고, 심문기일은 오는 6일이다. 장 군수는 형사고소도 했다. 지역 인터넷매체 어바웃영광 대표도 각각 고소장을 냈다.

 

이틀 전 결제된 그린피, 돌려준 경위가 핵심

 

골프는 지난 6월 26일 해남 파인비치골프장에서 있었다. 6월 3일 지방선거가 끝난 직후다. 그린피는 이틀 전 다른 사람이 미리 결제해 둔 상태였다. 장 군수 측도 이 사실은 인정했다. 누가 냈는지, 동반자들이 제 몫을 돌려줬는지에 따라 청탁금지법 위반 여부가 갈릴 수 있다.

 

골프장 기록에 따르면 예약은 사흘 전인 23일 이뤄졌다. 해남 지역 인사 김모씨가 전화로 26일 오후 1시 티업을 잡았다. 곧이어 다시 전화해 예약자 이름을 바꿨다. 바뀐 예약자는 이튿날 골프장에 와 그린피 전액을 미리 결제했다. 그린피는 1인 15만원, 네 명이면 60만원이다. 그늘집 음식값은 당일 장 군수가 현금으로 냈다.

 

취재진은 지난달 5일 결제자를 건설업자로 보도했다. 그러나 결제자는 그 건설업자와 이름만 같은 동명이인으로 확인되고 있다. 장 군수 측은 서면에서 예약자가 해남 지인이라고 했다. 그 지인이 카드로 미리 결제했고, 당일 현금으로 정산했다는 설명이다. 결제자가 어떤 사람인지는 아직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취재진이 확보한 골프장 등록 명단에는 네 명이 적혀 있다. 장 군수 아들 이름, 박진구 영광군의원, 미성굴비 대표 김윤희씨, '정OO'이다. 정OO는 흔치 않은 이름이고 현직 판사와 이름이 같다. 취재진은 판사와 혼동되지 않도록 이 이름을 공개하지 않는다. 장 군수 측은 서면에서 판사가 아니라 정용호 의원과 함께 쳤다고 주장했다.

 

정용호, 티업 전 점심 자리에서 박진구에게 10만원

 

취재진은 지난달 23일 영광군의회에서 정 의원을 만났다. 정 의원은 영광군 공무원 출신으로, 골프 당시에는 군의원 당선자였다. 정 의원은 해남 골프를 같이 쳤다고 했다. 박진구 의원과 함께 쳤느냐는 질문에도 "네네"라고 답했다.

 

그린피를 어떻게 냈느냐고 묻자 정 의원은 "들어가기 전에 했다니까요"라고 답했다. 골프장 밖에서 점심을 먹고, 라운딩하러 들어가기 전에 냈다는 설명이었다. 오후 1시 티업 전이다.

 

이틀 전 누군가 미리 결제한 사실을 아느냐고 다시 물었다. 정 의원은 박 의원 쪽에서 결제했다는 말을 듣고 박 의원에게 줬다고 했다. 정 의원은 "내가 10만원을 줬는데"라고 했다. 건넨 때는 점심을 먹고 나와서라고 했다. 1인 그린피는 15만원이었다.

 

장 군수 측 서면과는 금액도, 받은 사람도, 장소도 다르다. 서면에는 동반자들이 오전 길가에서 예약자에게 60만원을 건넸다고 적혀 있다. 정 의원 말대로라면 돈은 점심 뒤 박 의원에게 갔고, 정 의원 몫은 10만원이었다.

▲ 장세일 보도금지 등 가처분신청서(2026.10.20 제출) 5쪽 / 손해배상 소장(2026.10.16 제출) 5쪽에도 같은 문장 · 밑줄은 원문

 

명단에 정OO라는 이름이 적힌 경위도 설명이 갈린다. 정 의원은 예전에 쓰던 가명이라 쓴 것이라는 취지로 답했다. 장 군수 측 서면에는 신분증 확인 없이 적은 명단이라고만 적혀 있다. 박진구 의원 이름은 실명으로 올라 있다.

 

정 의원은 그늘집 음식값은 장 군수가 낸 것으로 안다고 했다. 군수가 낸 것이 부적절하지 않으냐는 질문에는 "그때는 의원이 아니었으니까"라고 답했다. 그날 점수를 묻자 "모르겠는데"라고 했다. 정 의원은 질문을 마무리하며 "아 근데 이런거 하지 마세요"라고 말했다.

 

보도 뒤 제보자에게는 라운딩 끝나고 줬다

 

영광 지역의 한 제보자는 지난달 27일 취재진과 통화했다. 그는 보도가 나간 뒤 영광군의회로 정 의원을 찾아갔다. 결제는 그쪽에서 했다는데 마무리는 어떻게 했느냐고 물었다. 정 의원은 골프가 끝난 뒤 식당에서 현금으로 줬다고 답했다고 했다. 라운딩을 마치고 저녁을 먹으면서 줬다는 것이다.

 

취재진에게 한 말과는 돈을 건넨 때가 라운딩 전과 후로 갈린다. 제보자는 "현금으로 줬다 그러면 현금으로 찾은 이력이 있어야죠"라고 말했다. 정 의원이 이 제보자를 만난 것은 처음이 아니었다.

 

보도 전에도 정 의원이 먼저 연락해 와 둘은 커피숍에서 만났다. 제보자는 잘못한 일도 아니니 사실대로 말하면 되지 않느냐는 취지로 말했다. 정 의원은 "묻고 가자"고 했다고 제보자는 전했다.

 

박진구 "나는 골프 안 쳤어"

 

장 군수 측은 서면에서 박진구 의원이 운전한 K8로 이동했고, 박 의원도 함께 쳤다고 했다. 그러나 박 의원은 보도 전 제보자에게 다른 말을 했다. 제보자는 골프 당일 박 의원과 통화했다. 박 의원은 목포에 일이 있어 목포에 있다고 했다.

 

제보자는 사나흘 뒤 카페에서 박 의원을 다시 만났다. 골프를 같이 쳤느냐고 묻자 박 의원은 "나는 골프 안 쳤어"라고 답했다고 했다. 예약자에 대해서는 목포에 아는 친구라고 했다. 장 군수 측 서면에는 해남 지인으로 적혀 있다.

 

제보자는 골프 당일 현장에 있던 지인들에게 사진을 보냈다고 했다. 박진구, 정용호, 장 군수 아들 세 사람의 사진이었다. 지인들은 "50대 2명이 있긴 했으나 이 사람들은 확실히 아닙니다"라고 답했다고 했다. 제보자는 이 카카오톡 자료를 갖고 있다고 했다. 이 확인을 거친 뒤 박 의원에게 전화해 위치를 물었다는 것이다.

 

목격자가 본 그날 골프장

 

장 군수를 처음 알아본 사람은 그날 골프장에 있던 영광 주민이다. 선거 때 언론에 자주 나온 얼굴이라 알아봤다고 했다. 그는 12시쯤 클럽하우스 현관 앞 흡연장에 있었다. 제네시스 G90과 카니발 두 대가 나란히 들어왔다고 했다. G90 앞좌석에서 장 군수가 내렸고, 여성 운전자가 뒤따라 내렸다. 카니발은 아무도 내리지 않은 채 G90을 따라 주차장으로 갔다고 했다.

 

목격자는 장 군수가 회색 정장 차림이었다고 기억했다. 장 군수는 프론트에서 라커 번호표를 받아 일행인 여성 한 명과 남성 두 명에게 나눠줬다고 했다. 골프장 기록에도 장 군수가 라커표를 받아 일행에게 배분한 것으로 나온다. 등록 명단에도 네 명에게 라커 번호가 하나씩 배정돼 있다.

 

현장 진술로는 남성 라커룸에 온 일행은 장 군수뿐이었다. 다른 남성 둘은 이미 골프복 차림이었다. 정 의원은 평상복을 입고 와서 라커룸에서 갈아입었다고 했다. "저는 분명히 옷도 갈아입었어요"라고 했지만, 그날 입은 옷은 기억하지 못했다. 장 군수 측 서면은 라커 구역이 달라 보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도착 시각과 차량도 정 의원 말과 다르다. 정 의원은 점심을 먹고 들어가 담배 한 대 피우고 곧 쳤다고 했다. 목격자는 티업보다 한 시간가량 이른 12시쯤 장 군수를 봤다. 정 의원은 "카니발 차 없던데"라며 자기 차를 타고 갔다고 했다. 장 군수 측 서면은 목격자가 다른 카니발을 착각했다고 주장했다.

 

라운딩이 끝난 뒤 박진구 의원이 나타났다. 목격자에 따르면 박 의원은 정장 차림으로 걸어왔다. 장 군수, 김윤희씨와 이야기를 나누다 K8을 몰고 다시 왔다. 두 사람은 뒷좌석에 타고 골프장을 빠져나갔고, 그때 카니발도 그 자리에 있었다고 했다.

 

그 뒤 행선지도 말이 다르다. 장 군수 측 서면에는 17시쯤 셋이 K8로 영광에 갔고, 정 의원만 따로 귀가했다고 적혀 있다. 정 의원은 네 명이 함께 저녁을 먹었다고 했다. 장소는 "해남에서는 안 먹고 나와서 목포 쪽에서 와서 먹었죠"라고 답했다. 식당 이름은 모른다고 했다.

 

취재진은 지난달 6일 영광군 이장단 행사장에서 장 군수를 만났다. 동반자가 누구였는지, 그린피를 직접 냈는지 물었다. 장 군수는 답하지 않고 행사장을 떠났다. 같은 행사장에서 만난 박 의원도 답변을 피했다. 장 군수 측의 해명은 법원에 낸 서면에서 처음 나왔다. 취재진은 카니발 번호를 파악했고, 장 군수와 함께 라운딩한 남성 두 명이 누구인지 확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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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밤 농가' 죽고 '설전'만 남긴 이 대통령... 뜸들이기가 필요하다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26/11/02 08:51
  • 수정일
    2026/11/02 08:51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이재명 대통령이 10월 28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민생명안전위원회 제2차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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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반성했다. 앞으로 더 국민들과 열심히 소통하고, 직접 소통을 더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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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성기홍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이 전한, 멕시코 방문 귀국길 기내의 이재명 대통령 발언이다. 이후 대통령은 10월 19일 예고 없이 춘추관을 찾아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가 없었으면 이재명 대통령이 있었을까"라고 했고, 21일에는 기자회견 확대를 주문한 신문 사설을 공유하며 "국정 생중계도, 언론 접촉도, 현장 방문도, SNS도 모두 늘릴 것"이라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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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는 기회와 숙제를 함께 보여준다. 한국갤럽 10월 넷째 주 조사에서 직무 긍정률은 40%로, 취임 후 최저치(37%)를 벗어나 7주 만에 40%선으로 돌아왔다. 긍정 평가 이유 3위는 '소통'(7%)이었다. 소통은 이미 이 대통령의 강점이다. 모두가 아는 바다. 하지만 지지 정당이 없는 무당층의 평가는 긍정 21%, 부정 54%로 여전히 냉랭했다(오차범위 95% 신뢰수준에서 ±3.1%p,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한국갤럽 및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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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방식이 지지층에는 닿지만, 마음을 정하지 못한 사람들에겐 아직 충분히 와닿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필자는 2022년 <오마이뉴스>에 '정치인을 위한 대중소통전략'을 연재하며 첫 회에서 정치인의 운명을 가르는 특성으로 '소통감수성'을 꼽았다. 상대가 명쾌하고, 건전하고, 기분 좋은 경험을 하도록 처절하게 애쓰는 능력으로 정의했다. 이후 이 개념을 연구 주제로 삼아 논문을 쓰기도 했다(관련 기사 : 정치인이여, 생존하고 싶다면 '이것'부터 배워라 https://omn.kr/20hx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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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은 상대의 감정과 맥락을 '감지'하고, 그 의미를 '이해·해석'한 뒤, 표현을 '조율'하는 세 단계로 작동한다. 그리고 그 성패는 말한 사람이 얼마나 잘 말했느냐가 아니라, 듣는 사람이 어떠한 '경험'을 했는가에 의해 판가름 난다. 반성에서 출발한 대통령의 소통 의지는 귀하다. 반등의 초입으로 보이는 지금이 그 '결'을 다듬는 적기일 수 있다. 비판이 아니라, 실행 가능한 제언 다섯 가지를 꼽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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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앞선 정부의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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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정사상 최초'라던 윤석열 전 대통령의 출근길 문답(도어스테핑)은 2022년 5월 11일 시작해 61회 만인 그해 11월 멈췄다. 당시 미디어토마토 조사에서 응답자 62.0%는 중단을 "소통을 단절하는 부적절한 조치"로 봤다. 이후, 대통령실 유튜브와 전국 146곳 전광판에 홍보물을 쏟아내는 강수를 뒀지만 지지율은 40% 아래를 맴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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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2023년 칼럼에서 요즘 스마트한 대중은 노출, 즉 '얼마나 많이 보여주느냐'에 의해 설득되거나 감동받지 않는다고 썼다. 소통 채널을 여는 것보다 어려운 일은, 불편한 질문이 들어올 때도 그 채널을 계속 유지하는 용기다. 그 용기는 조금 더뎌도 반드시 보상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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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 ①] '불시'가 아니라 '정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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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이 주목한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의 '마냐네라'는 일주일에 나흘, 아침 7시 30분에 열리는 생중계 회견이다. 그의 지지율은 지난 8월 엘피난시에로 조사에서 68%로, 임기상 같은 시점의 두 전임자보다 높았다. 다만, 지난 3월 블룸버그·아틀라스인텔 조사에서는 범죄와 부패 우려 속에 당시 임기 중 최저인 54%를 기록했다. 매일 마이크 앞에 서도 민생 앞에서는 흔들릴 수밖에 없다. 그러니 배울 것은 횟수가 아니라 예측 가능성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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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이 언제 대통령에게 물을 수 있는지 아는 것, 그 자체가 신뢰의 인프라이기 때문이다. 매일이 부담이라면 '매주 목요일 아침 30분'처럼 요일과 시간을 정할 수도 있다. 대통령이 9월 30일 엑스에서 언급한 루스벨트의 '노변정담'도 재임 12년 동안 30회 남짓이었지만, 국민은 그 소중한 시간을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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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식도 미리 정해두시길 희망해본다. 모두발언은 5분 안팎으로 줄이고 나머지는 모두 질의응답에 쓰는 방식이다. 필자는 과거 출근길 문답이 어느 순간 대통령의 모두 발언은 늘고 기자들의 질문은 줄어든 시점에, '불통'이 시작되었다고 지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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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025년 7월 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대통령의 30일, 언론이 묻고 국민에게 답하다' 기자회견에서 출입기자단의 질문을 받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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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 ②] 질문권은 대통령실이 아니라 추첨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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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첫 기자회견에서 질문자는 대통령의 지목과 기자단 간사의 명함 추첨을 섞어 정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지역 풀뿌리 언론을 화상으로 연결한 시도는 신선했지만, 110분 질의응답 동안 질문 기회를 얻은 기자는 15명이었다. 답변이 길면 당연히 질문은 줄어든다. 청와대가 10월 20일 질문하는 기자의 얼굴까지 비추는 '쌍방향 브리핑'을 전 부처로 넓히겠다고 밝힌 것은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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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수석의 말처럼 "국민을 대신해 기자는 질문하고, 국민을 대신하는 정부 당국자가 책임 있게 답변하는" 구조라면 더욱 그렇다. 다만 얼굴이 공개된 기자가 이른바 '좌표 찍기'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는 만큼, 질문하는 기자를 보호하는 원칙이 동반되어야 한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전면 추첨, 비판적 논조 매체의 질문 기회 보장, 재질문 허용 등을 공개 원칙으로 정할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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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는 마냐네라조차 독립 기자의 참석이 줄고 우호적 질문이 늘었다는 비판을 받는다고 전한 바 있다. 내 편의 질문만 오가는 회견은, 회견이 아니라 친목일 뿐이다. 필자가 앞선 정부를 향해 "상대를 고르는 소통"은 이미 소통이 아니라고 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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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 ③] SNS는 '글'보다 '얼굴', '발신'보다 '응답'이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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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스스로 SNS는 "활자체라 날카롭고 감성이 없고 한계가 있다"며 얼굴을 보는 소통 방식을 연구 중이라고 했다. 격하게 동의한다. 글로 하는 소통은 표정과 억양을 지운다. 그래서 같은 문장도 읽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읽히는 '오독'이 생기기 쉽다. 좋은 소통에는 무엇을 말할지는 물론, 언제 말할지와 개입의 시점을 현명하게 고르는 내공도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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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우려가 기우만은 아닌 것 같다. 소통 확대를 약속한 지 일주일 만인 10월 27일 밤부터 이튿날 오전까지, 대통령은 엑스에 10건 안팎의 글을 연달아 올렸다. 국무회의 발언 가운데 '크게'라는 한 단어가 빠진 기사 제목을 두고 언론사에 정정과 사과를 요구했으며, 자정을 넘겨 누리꾼의 비판 글에는 직접 반박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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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 자체를 둘러싼 논란과 제목의 적절성 등은 따로 따져볼 문제다. 다만 소통의 관점에서 결과는 꽤 분명해 보인다. 같은 시간대에 올린 소비 진작 행사와 알밤 농가 돕기 글보다, '대통령과 언론의 설전'이 다음 날 뉴스의 중심이 된 것이다. 한 단어의 뉘앙스가 쟁점이 될수록 활자의 한계는 더 크게 드러나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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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10월 12~18일)에서 대통령의 SNS 소통을 이어가는 데 동의하지 않는다는 응답(46.8%)이 동의한다는 응답(37.6%)보다 많았다는 점은 새겨볼 대목이다(응답률 5.8%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한국사회여론연구소 및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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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반박이나 감정이 녹아 있다고 판단되는 글은 하룻밤 숙성시킨 뒤 올리는 '24시간 원칙'을 참모들과 약속하시면 어떨까 싶다. 생성형 인공지능(AI) 답변을 인용한 게시물이 야당으로부터 국정의 무게를 가볍게 여긴다는 비판을 받은 것처럼, 즉흥성은 훌륭한 내용과 무관하게 논란을 키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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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는 이미 대통령을 팔로우하는 사람에게 가장 먼저 닿고, 무당층은 대통령의 글보다는 그 글을 둘러싼 논란을 먼저 접하기 일쑤다. 대신 매주 국민들이 가장 많이 물은 질문 다섯 개를 골라 대통령이 직접 얼굴을 보이며 '1분 영상'으로 답하는 코너를 생각해 볼 수도 있겠다. 하고 싶은 말을 밀어내는 '푸시'전략에서, 국민의 물음을 끌어당기는 '풀'전략으로의 대전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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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9월 1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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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 ④] '무엇을'보다 '어떻게', 정정보다 '헤아림'이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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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8일 일곱 번째 기자회견은 대통령이 100분 내내 서서 "모두 저의 부족함 때문"이라고 말한 자리였다. 하지만 전세 관련 질문에 "사라질 것이라고 했지, 내가 언제 사라져야 한다고 했겠느냐"고 되받은 장면이 '발끈'으로 보도되며 그 낮은 자세를 일부 덮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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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관계 정정은 필요하지만, 문제는 순서다. 한국 사회에서 마음을 얻는 소통은 서구의 그것과는 결이 조금 다르다. 상대의 체면은 건드리지 않고 공감은 깊게 하는 것, 이른바 '저위협-고공감'이 그것이다. 그 출발점은 물론 '헤아림'이다. 지금 상대에게 필요한 것이 '정보'인지, 마음을 알아주는 ' 감정 스킨십'인지 가늠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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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질문 뒤에는 오르는 전셋값 앞에 불안한 우리네 세입자들이 있다. 그들에게 먼저 필요한 것은 발언의 정확한 문구가 아니라, '내 불안을 대통령이 알고 있다, 내 편이다'라는 확인이다. 비판을 열린 태도로 받아들이고 감정에 휘둘리지 않는 '자기 조율'이 필요한 대목이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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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말할 수 있었다. "전세 걱정이 얼마나 크신지 잘 압니다. 제 설명이 부족해 그렇게 들렸다면 제 탓입니다. 하지만, 제 뜻은 이렇습니다." 공감이 먼저, 정정은 그다음이다. '요즘 대중'은 정치인이 '무엇을 말하는가'보다 '어떻게 말하는가'를 훨씬 오래, 생생하게 기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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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 ⑤] 소통의 성적표를 변경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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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2023년 칼럼에서 대통령실에 소통 전반을 지휘하는 '최고소통책임자(CCO)'가 필요하다고 썼다. 30년 경력 언론인 출신의 홍보소통수석은 그 역할에 적임일 수 있다. 성 수석 스스로 "SNS는 국민과 소통하는 여러 통로 중 하나일 뿐"이라고 한 바 있다. 물론 동의한다. 그렇다면 소통의 성과지표부터 바꿀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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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을 '잘 말하는 기술'로만 보면 성적표는 말의 적절성과 효과성에 방점을 둔다. 하지만 소통감수성의 눈으로 보면, 소통의 성적표는 듣는 사람이 어떤 경험을 했는지, 관계는 더욱 단단해졌는지 여야 한다. 정책 등을 알리는 공공의 소통 상황이면 더욱 그러하다. 정보가 정확한 것만큼이나, 국민이 그 설명을 명료하게 받아들이고 '존중받았다'고 느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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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 수와 조회수는 '말한 쪽'의 지표이다. '답한 질문의 수', '비판 매체 질문 비율', '후속 설명이 이뤄진 비율', 국민이 '내가 존중받았다'고 느꼈는지 묻는 조사가 '들은 쪽'의 지표다. 많이 보여준다고 지지가 오지 않는다는 엄중한 원리는, 앞선 정부가 이미 비싼 값을 치르고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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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 취임 30일 기자회견이 열린 지난 2025년 7월 3일 오전 서울역 대합실 TV화면에 기자회견이 생중계 되는 상황에서 한 시민이 휴대전화로 기자회견을 시청하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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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구멍은 들이쉬어야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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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와 공감의 소통을 연구하며 필자가 늘 붙드는 문제의식이 있다. 초연결 사회에서 소통의 양은 크게 늘었지만, 마음과 마음 사이의 단절은 오히려 깊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대통령의 소통에도 활용해야 하는 판단이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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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과 게시물이 늘어도 국민이 '나와 함께 있다. 저 사람들 내 편이다'라고 느끼지 못하면, 소통은 없는 것과 같다. 필자가 위로의 핵심으로 '곁에 머묾'을 꼽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재난과 민생의 현장에서 국민이 기억하는 것은 화려한 메시지가 아니라 말없이 곁을 지킨 그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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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은 자서전 <운명이다>에서 비가 오지 않아도, 너무 많이 내려도 다 자기 책임 같았다고 썼다. 국민이 대통령에게 바라는 소통은 화려한 채널이 아니라 '내 편'이라는 투박한 안도감이다. 이 대통령은 국민과의 소통을 "마지막 순간에 본인을 살려줄 수 있는 숨구멍"이라 불렀다고 한다. 숨구멍은 내쉬기만 해서는 안 된다. 들이쉬어야 살아간다. 그 숨구멍으로 국민의 질문이 더 많이 들어올 때, 직접 소통은 비로소 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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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글쓴이는 유현재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로 위로·공감의 소통을 연구하며, <오마이뉴스>에 '정치인을 위한 대중소통전략'을 연재한 바 있다. 최근 '소통감수성', '관계적 동행' 개념을 제안하는 논문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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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대통령#청와대#소통#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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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시위는 발화점…번져가는 유럽의 대혼돈

 

박명훈 기자 | 기사입력 2026/11/0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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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프랑스에서 대규모 시위가 벌어지게 된 요인, 프랑스의 몰락상이 유럽 전반으로 번져가는 상황을 짚어본다.

 

 

복지 허물고, 기득권엔 퍼주고…9년 동안의 분노

 

지난 9월 21일(이하 현지 시각) 프랑스의 고등학생들이 에마뉘엘 마크롱 정권을 향해 “선생님을 돌려 달라”, “교실을 늘려 달라”라며 시위를 시작했다.

 

남녀노소 프랑스 국민이 가세하면서 주최 측 추산 80만 명 이상이 함께하는 대규모 시위로 확산됐다. 대선을 6개월가량 앞둔 가운데 참가자들은 마크롱 정권에 분노하며 “마크롱 탄핵”, “부자들에게 세금을 부과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고 있다.

 

4주가 넘게 이어지는 시위 과정에선 약탈과 방화도 벌어졌고 프랑스는 혼란에 빠졌다.

 

돌아보면 마크롱 정권 9년 동안 프랑스 곳곳에서 대규모 시위가 잇따랐다. 하지만 학생들이 시위를 주도한 건 1968년 이후 처음일 정도로 이례적이다. 그만큼 현재 프랑스의 상황이 감당할 수 없는 지경이 됐음을 보여 준다.

 

대규모 시위의 출발점은 마크롱 대통령의 복지 축소, 기득권 퍼주기 정책에 있다.

 

마크롱 정권은 집권 9년 동안 이전의 미테랑, 시라크 정권이 26년 동안 남긴 빚보다도 많은 빚을 남겼다. 이렇게 된 요인은 기득권의 배만 불리는 정책을 밀어붙였기 때문이다. 

 

본래 프랑스는 유럽연합(EU) 2위 수준의 복지 강국이었다. 이게 극우세력이 주장하는 것처럼 무턱대고 퍼준 건 아니고, 프랑스 국민이 수입의 40~45%가량을 세금으로 내기에 가능했다. 즉 프랑스식 복지는 국민이 나라에 세금을 내는 만큼 강력한 복지를 보장받는 구조였다.

 

그런데 2017년 마크롱 대통령이 집권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집권 초반기, 마크롱 대통령은 부유세를 폐지하며 초부유층 감세를 밀어붙였다. 부자들에게서 금융, 자본 소득을 뺀 부동산 자산에만 세금을 매겼다. 그 결과 재선을 거쳐 10년에 가까운 마크롱 대통령의 집권 기간 막대한 세금이 걷히지 않았다.

 

마크롱 정권이 부유세를 축소하면서 생긴 세금 감소액은 2022년 한 해에만 45억 유로(약 6조 7,000억 원)가량이었다. 2022년 이외에는 수치가 공개되지 않아서 정확한 액수는 알 수 없다. 다만 마크롱 정권 기간 적어도 대략 수백억 유로의 세금이 덜 걷혔을 것으로 추정된다.

 

마크롱 정권이 부유세를 축소하면서 지난 10년 동안 프랑스 초부유층의 자산은 무려 5배나 불어났다.

 

이뿐만 아니라 2017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2.6%였던 재정 적자는 지난해 5.1%까지 치솟았고, 2027년에는 5.4%로 증가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프랑스의 재정 적자는 EU 평균(3.1%)보다 훨씬 높으며 국가 부도 위기설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마크롱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18%로 조사됐다.

 

초부유층의 재산은 막대하게 불린 반면, 교육 등 기본적인 복지 예산부터 대폭 삭감하니 마크롱 정권에 분노하는 이들이 많을 만하다.

 

이 와중에 마크롱 대통령과 세바스티앵 르코르뉘 총리는 학생들과 대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시위를 학생들이 아니라 이른바 ‘불순한 극좌세력’이 주도한다고 몰아가고 있다. 학생들과 다른 프랑스 국민 간 이간질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학생들을 제외한 시위 참여자들을 극좌세력으로 규정해 시위의 동력을 없애고 책임을 덜려는 게 마크롱 정권의 계산으로 풀이된다.

 

일단 마크롱 정권은 교사를 충원하겠다고는 했으나, 예산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투입할지도 밝히지 않았다. 게다가 교사 충원 방식도 수학 선생이 부족한 학교에 물리 선생을 보낸다고 하는 등 주먹구구식 행태를 보이고 있다.

 

이러니 프랑스 국민 사이에서 ‘이 나라의 가장 큰 약탈범은 마크롱’, ‘빵부스러기를 먹을 바에야 시위를 계속하겠다’라며 분노가 계속 터져 나오는 것이다. 갈라치기로 위기를 모면해 보려는 마크롱 정권에 맞서 시위는 계속될 듯하다.

 

대미 추종: 우크라-중동전쟁이 거덜 낸 곳간

 

프랑스는 지난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미국을 따라 러시아를 적대했다. 그 결과 러시아로부터 들여오던 석유와 천연가스 등 값싼 원료가 끊겼다.

 

이뿐만 아니라 대러 제재 동참으로 물가가 오르고 금리 인상까지 잇따르면서 프랑스 국민에게 고통을 안겼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파장으로 에너지와 원자재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프랑스의 물가는 크게 올랐다.

 

프랑스 국립 통계경제연구소(INSEE)가 2023년 1월 13일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프랑스의 연평균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5.2%를 기록했다. 이는 40년 만에 최고 수준이었다. 특히 에너지 가격 상승률이 2021년 기준 10.5%에서 2022년 23.1%로 급등했다. 에너지 가격이 전체 물가를 끌어올렸음을 알 수 있다.

 

프랑스 일간 르몽드는 16일 “2017년 마크롱 대통령 취임 이후 물가는 23.4% 상승했다”, “식료품에 많은 예산 비중을 두는 저소득 가구가 특히 큰 타격을 입었다”라고 보도했다.

 

또한 프랑스 시장에는 마크롱 정권의 우크라이나 지원책으로 값싼 우크라이나산 농산물이 물밀듯 들어왔다. 이 때문에 프랑스 농민이 팔던 농산물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면서 마크롱 정권은 자국 농민을 생존 위기로 몰아넣었다.

 

바로 이런 상황에서 마크롱 정권은 복지를 축소하며 자국민에게 허리띠를 더 강하게 졸라매라고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마크롱 정권이 공공지출 비용을 대폭 삭감한 것과 달리 역대급으로 끌어올린 비용도 있다. 바로 국방비다. 

 

마크롱 정권은 국방비를 2027년까지 640억 유로(약 95조 2,330억 원)로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이는 2017년 대비 두 배에 이르는 규모다.

 

만약 프랑스가 미국의 대러시아 적대 정책에 동참하지 않았다면, 에너지 비용과 국방비에 들어갈 돈을 복지 예산에 쓸 수도 있었을 것이다.

 

최근에는 중동전쟁까지 겹치면서 가뜩이나 어려운 재정 상황이 더 힘들어졌다. 마크롱 정권은 중동전쟁에 직접 참전하진 않았지만, 미국을 따라 이란을 적대하고 있다. 이 때문에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들어오던 비료 등 원료 수입량이 격감해 피해를 입고 있다.

 

‘제국주의 빨대 경제’의 종말

 

프랑스는 19세기부터 1960년대까지 서아프리카의 여러 나라를 식민 지배했다.

 

식민 지배가 끝난 뒤에도 프랑스는 현지의 친프랑스 인사들을 통해 서아프리카 각국을 착취해 왔다. 표면적으론 독립에 찬성한다고 했지만, 프랑스가 서아프리카에서 지속해 이권을 챙길 수 있도록 서아프리카 경제 구조를 설계해 둔 것이다.

 

프랑스 기업은 가봉에서 목재와 석유, 기니에서 알루미늄 원료인 보크사이트, 니제르에서 우라늄, 콩고에서 구리 등의 필수 원자재를 헐값에 들여와 자국 산업 육성에 썼다. 그 과정에서 서아프리카의 주요 항만도 사실상 독점했다.

 

즉 프랑스는 서아프리카 나라들에 일명 ‘빨대’를 꽂아서 수탈해 왔다. 

 

그뿐만 아니라 프랑스 재무부는 유로화에 가치를 연동시키는 통화인 세파프랑(CFA)을 서아프리카 각국에 도입했다. 프랑스 중앙은행은 세파프랑의 환율 관리를 도맡았으며. 서아프리카 각국 중앙은행의 통화용 금 보유고의 85%를 보관하기도 했다. 

 

프랑스는 서아프리카 나라들의 돈을 사실상 무이자로 가져다 쓰거나, 자기 돈 마냥 투자하며 수익도 벌어들였다.

 

한때 아프리카 전체 교역량에서 프랑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무려 30%였다. 즉 프랑스는 서아프리카의 경제주권을 장악해 자국의 경제 성장, 복지 유지를 떠받친 것이다.

 

하지만 마크롱 정권 들어서 프랑스의 오랜 수탈로 쌓여 온 반프랑스 여론이 서아프리카 곳곳에서 폭발했다. 

 

마크롱 대통령이 집권한 2017년 기준 아프리카 전체 교역량에서 프랑스의 비중은 5.5%로 쪼그라들었다.

 

서아프리카에서 프랑스의 비중이 쪼그라든 건 해당 지역에서 경쟁국이 없다며 안주해 온 측면도 있다. 이와 달리 중국, 러시아, 튀르키예 등 서아프리카 시장에 새롭게 진출한 나라는 해당국 주민들의 상황을 고려해 마음을 얻었다.

 

2020년대 초반엔 니제르, 말리, 부르키나파소 등 이전까지 친프랑스 정권이 장악했던 나라 곳곳에서 반프랑스-반제국주의를 내건 쿠데타가 줄을 이었다. 특히 위 세 나라는 국가 통합을 목표로 사헬국가연합을 창설해 자주적 정책을 강조하고 있다. 아울러 프랑스군기지를 철수시켰다.

 

쿠데타가 일어나지 않은 코트디부아르, 세네갈, 차드 등에서도 프랑스와의 관계 재설정을 천명하며 프랑스군기지를 철수시켰다.

 

니제르의 새 정부는 프랑스가 1971~2024년 기간 니제르 소마이르 광산에서 생산된 우라늄의 86.3%를 가져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프랑스 대기업 오라노가 지분 63.4%를 거머쥐며 장악 중이던 소마이르 광산을 국영화했다. 

 

또한 세네갈을 비롯한 서아프리카 각국은 셰파프랑에서 벗어나 통화주권을 되찾겠다고 선언했다.

 

서아프리카 국가들과의 관계 재설정이란 프랑스 처지에서 달가운 일이 아니다. 프랑스로선 약탈로 자국 경제를 떠받치는 게 불가능해졌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정리하면 마크롱 정권 들어서 프랑스는 아프리카 약탈이 더 이상 곤란해져 재정 확충에 차질이 생겼고, 이 때문에 자국민을 대상으로 하던 복지 정책이 타격을 입었다. 이 점 또한 대규모 시위가 벌어지는 요인 중 하나로 꼽을 수 있다.

 

성장 엔진 꺼진 유럽…곳곳에 번지는 시위

 

프랑스는 본래 독일과 함께 EU의 경제를 지탱하는 쌍두마차였다. 영국이 EU에서 떨어져 나간 뒤 프랑스가 짊어져야 할 부담은 더욱 커졌다.

 

그런데 마크롱 정권은 ▲기득권 위주 정책 ▲대미 추종 정책 ▲아프리카 약탈 경제의 종말 등으로 제 발등의 불도 끄기 어렵게 됐다. 자국의 상황도 감당 못하는 프랑스로선 유럽의 지도국 역할도 제대로 수행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이는 마크롱 정권의 자업자득이라 할 수 있다.

 

프랑스의 대규모 시위 이후 벨기에, 이탈리아, 스페인, 포르투갈, 알바니아, 독일 등에서도 비슷한 유형의 대규모 시위가 잇따르고 있다. 해당 나라에서도 학생들과 청년층, 복지 지출 삭감으로 살던 집에서 쫓겨날 판인 서민층 등이 시위에 참여하고 있다.

 

프랑스로선 자국과 유럽에 겹쌓인 문제를 개선하려면 기득권 퍼주기 정책을 전환하고, 러시아와의 적대 관계부터 풀어야 한다. 그러나 마크롱 정권이 정책을 바꿀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설령 6개월 뒤 정권교체가 된다고 하더라도 차기 정권이 프랑스에 산적한 난제를 단번에 푼다는 보장도 없다.

 

이번 프랑스의 대규모 시위는 유럽 전반의 분노 폭발 분위기에 불을 붙인 발화점으로 볼 수 있다.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의 처지가 갈수록 악화하고 있기에 대혼돈은 앞으로도 계속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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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는 보내고, 한동훈은 묵히고···중수청은 왜 한 달째 사건 뒤적이나

수정 2026.11.02 07:25

김지용 초대 중대범죄수사청장이 지난달 19일 서울 중구 중대범죄수사청 본청으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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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여당이 주도한 검찰개혁 상징인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이 오는 2일로 출범 한달을 맞이하지만 ‘1호 수사’라고 할 만한 대형 사건 수사에 착수하지 못했다. 중수청이 과거 검찰(현 공소청)의 수사력을 대체할 기관이라는 점을 입증하기 위해선 권력형 부패범죄와 대규모 금융범죄 등에서 성과를 내야 한다. 그러나 출범 한 달째 사건을 고르며 뒤적이는 모습에 ‘사건 쇼핑’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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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수청 반부패수사국은 지난달 16일 한동훈 무소속 의원의 딸 ‘허위 스펙’ 수사 무마 의혹 사건을 배당받아 2주 넘게 기록을 검토하고 있다. 시민단체들은 지난달 14일 경찰과 중수청에 이 사건을 동시 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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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지난달 나흘 연속 고소·고발인을 불러 조사하면서 수사 속도를 올렸지만 중수청은 조사를 하지도 않으면서 이 사건을 경찰에 이첩하지 않았다. 고발장에 적시된 혐의 중에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직무유기 등은 중수청법상 수사 대상이 아니지만 뇌물은 수사 대상이다. 향후 중수청이 한 의원 수사를 개시한다면 경찰과의 충돌은 불가피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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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수청은 지난달 ‘소방 재정 빨대’ 발언으로 고발된 추미애 경기지사 사건은 경찰에 넘겼다. 주된 혐의인 명예훼손이 중수청 수사 범위가 아니라는 이유다. 추 지사가 고발된 혐의 중에 직권남용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 범위에 해당한다. 향후 경찰이 추 지사의 직권남용 혐의를 인지할 경우 공수처에 인지 통보해야 하고, 공수처가 이첩을 요구하면 사건을 넘겨야 한다. 이때 사건 전체를 이첩할지, 사건에서 직권남용 부분만 분리해 이첩할지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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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형사사법 제도는 수사기관을 경찰, 중수청과 공수처로 분리하면서 각자의 수사 범위도 혐의(죄목)별로 분리했다. 하지만 하나의 사건은 하나의 혐의가 아니라 여러 혐의로 구성되는 경우가 많아 어느 수사기관이 사건을 맡아야 하는지 책임 소재가 불분명하다. 수사기관들이 서로 탐나는 사건은 가져가려 하고, 곤란한 사건은 떠넘기는 ‘사건 핑퐁’이 벌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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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사소송법학회장인 이근우 가천대 법학과 교수는 1일 “경찰이 사건을 상품처럼 진열하면 중수청이 마음에 드는 사건을 골라 가져가는 식의 구조라서 사건 핑퐁은 예견됐던 것”이라며 “나중에는 경찰이 ‘중수청에 접수하라’며 고발장을 받아주지 않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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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 형사소송법이 수사기관 간의 관할 다툼을 조정할 ‘수사권관할조정위원회’를 설치하도록 했지만 시행일이 내년 2월5일이다. 앞으로 수개월간 조정 기구 공백이 불가피한 것이다. 위원회 구성과 운영 방식을 위임한 대통령령도 마련되지 않은 상태이다. 지난달 14일 김지용 중수청장 인사청문회에서 박상웅 국민의힘 의원이 ‘(수사 관할이) 명확한 정리가 안 되면 행정안전부 장관이 개입해야 하느냐’고 묻자 김 청장은 “개입하지 않도록 저희들이 철저히 협의해 문제가 없도록 하겠다”고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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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검찰개혁추진단 자문위원을 지낸 양홍석 변호사는 “개별 사건은 주된 혐의가 각각 달라 수사 주체의 세부적 기준을 만들어두고 기계적으로 처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수사권관할조정위원회가 없는 상황에서, 경찰은 현재 정황상 밝혀진 범죄 사실과 예상되는 법 적용 범위를 가감 없이 공유하고 중수청은 중대범죄가 차지하는 비중 등을 주도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 등이 2일 서울 중구 르네스퀘어에서 중대범죄수사청 개청 현판식을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중수청은 상징적인 ‘1호 수사’ 사건으로 검찰개혁의 의미를 보여주면서도 정치적 논란에 휘말리지 않을 사건을 선정하는 데 고심하는 것으로 보인다. 정치적 관심이 높은 사건에 대해 수사를 개시하면 중수청의 정치적 중립성이 의심받을 가능성이 높다. 또 1호 사건은 중수청의 수사력을 평가받는 주요 시험대가 된다는 점도 고려하는 것으로 보인다. 공수처가 2021년 진보 성향인 조희연 당시 서울시교육감의 해직교사 특혜 채용 의혹을 1호 사건으로 수사하자 출범 취지에 맞지 않게 쉬운 사건을 골랐다는 비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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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보니 중수청이 대형 사건 수사에 선뜻 착수하지 못하고 마약·보이스피싱 사건 수사에서만 성과를 내려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기준 전국 6개 지방중수청이 피의자를 구속한 사건은 5건이고, 송치한 사건은 이 중 3건이다. 4건은 마약 사건, 1건은 보이스피싱 사건이다. 중수청은 첫 구속 사건인 동남아 마약사범을 지난달 23일 송치했지만 스스로 1호 수사 성과라고 내세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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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중수청 간부는 “결국 권력자를 제대로 수사할 수 있는지, 복잡한 금융범죄를 해결할 수 있는지가 중수청의 존재 이유를 입증하는 것 아니겠느냐”며 “수사로 입증 가능해야 하고 중수청의 성격에 맞아야 하니 사건을 가려내기 무척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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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수청이 ‘개문발차(문을 열고 달림)’로 출범하면서 중대범죄 사건을 수사할 준비가 안 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중수청은 전체 정원 2874명의 66.1%인 1900명으로 출범했다. 사건 처리에 필수적인 형사사법정보시스템(KCIS)은 접수·배당 기능만 갖춰 직원들이 수기로 생산한 종이 기록을 나르고 있다. 사무실은 업무 중에도 계속 공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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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중대범죄 사건을 인지 통보해도 중수청은 극히 일부만 골라 넘겨받는 상황이 확인된다. 중수청법에 따라 다른 수사기관이 중대범죄 사건을 인지하면 중수청에 통보해야 하고, 중수청이 이첩을 요구하면 사건을 넘겨야 한다. 하지만 경찰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기준 중수청에 인지 통보한 사건 2002건 중에서 중수청이 이첩을 요구해 가져간 사건은 1건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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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수청은 최근 금융권 인공지능(AI) 해킹 사건에 대해 경찰로부터 인지 통보를 받았으나 ‘수사 불개시’ 결정을 경찰에 회신했다. 경찰 수사와 국제 공조가 상당히 진행돼 경찰이 계속 수사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이유를 내놨다. 그러나 일각에선 중수청이 수사 역량을 갖추지 못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도 제기된다. 수사 실무를 지휘하는 서울중수청 사이버정보수사과장 자리는 공석이다. 해킹의 공격 경로를 추적하기 위해선 고도의 디지털 포렌식 역량이 필요한데 디지털 포렌식 시설 등은 12월에야 구축이 완료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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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수청은 지난달 30일 “현재 각 지방청의 영상녹화조사실은 구축이 완료됐으며 모바일 분석실 등 디지털포렌식 업무를 위한 시설도 대부분 갖춰진 상태”라며 “일부 지방청의 경우 독립된 시설이 마련되지 않은 경우가 있으나, 기존 시설과 장비 등을 활용해 업무를 수행하는 데에는 지장이 없다”고 밝혔다.

김지용 중대범죄수사청장(중수청장)이 첫 출근한 지난달 16일 중수청 직원들이 서울 중구 중수청 본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정지윤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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