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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문연 "안상호 친일...친일파 기득권 대물림 성찰해야"

임병선 에디터

byeongseon1610@mindl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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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회

  • 입력 2026.08.15 08:45

  • 수정 2026.08.15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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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 히로부미 추모, 대정친목회 가입 등 행적

『친일인명사전』 빠진 건 기준에 못 미쳤기 때문

등재 안 됐다고 친일파 면죄부 주어진 것 아냐

전문직을 모두 배제했다는 주장은 명백한 오해

임종국 "친일 행위보다 반성 없는 태도가 문제"

박유하 "친일 강박증과 순결 강박증 빚은 결과"

배기성 "어떻게 '오욕을 끌어안으라' 말하는가"

"조봉암 손가락 잃은 사연 안다면 그럴 수 있나"

광복절 81주년을 하루 앞두고 일제강점기 전문 연구기관인 민족문제연구소가 '안상호 관련 논란에 대한 민족문제연구소의 입장'이란 제목의 보도자료를 발표했다. 최근 언론 및 온라인 공간을 통해 배우 하영(본명 안하영)의 증조부 안상호(1874∼1927)의 친일 행적과 후손들의 언행에 대한 논란이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는 것이 계기가 됐다.

민족연구소는 대체로 사실에 부합하지만 일부 과도한 해석이나 오류가 있어 적지 않은 혼란이 일어나고 『친일인명사전』에 안상호의 이름이 수록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도 궁금해 하는 분들이 많았다면서 안상호의 실제 행적과 역사적 사실관계를 명확히 밝힐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보도자료는 세밀한 내용으로 짜였다. ▲ 안상호의 주요 친일 행적 ▲ “어떤 단체에 이름을 올렸다고 친일로 단정할 수 없다”는 신중론에 대해 ▲ “친일인명사전에서 전문직은 모두 다 뺐다”는 주장에 대해 ▲친일파 명단마다 수록 인원이 다른 이유 ▲ 친일인명사전 미등재가 면죄부가 될 수는 없다 ▲ 연좌제적 비난 경계와 구조적 성찰의 필요성 등이다.

연구소는 먼저 안상호가 대한제국 관립일어학교와 도쿄 자혜의원 의학전문학교를 졸업한 전문직 의사였지만, 화려한 이력 이면에 다음과 같은 친일 · 부일 협력 행적이 존재하는 것이 엄연한 사실이라고 정리했다.

 

● 일제침략의 원흉 이토 추도 : 1909년 11월, 안중근 의사에게 피살된 이토 히로부미를 추도하기 위해 민간에서 조직한 ‘국민대추도회(대한국민추도회)’ 준비위원으로 참여했다. 실제 추도회가 진행되지는 않았으나, 관민추도회와 별도로 민간 차원에서 자발적으로 추진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 식민통치 및 수탈기구 참여 : 경성부윤의 자문기구이자 일제 식민통치를 뒷받침한 지방행정 보조기구인경성부 협의회원(1914, 1918, 1920, 관선 임명직)을 역임했다. 또 식민지 금융수탈기구인 경성 종로금융조합의 조합장(1922∼1927)을 지냈다.

● 내선융화 및 친일단체 활동 : 경성신사의 씨자총대(신도 대표, 1915), 내선융화 단체인 대정친목회(대정실업친목회) 평의원(1916), 반일운동 배척을 표방한 동민회 회원(1924) 및 평의원(1925∼1927)으로 활동했다.

● 동화주의의 내면화: 『매일신보』(1918.12.10.) 기사에서 “조선 옷은 한 벌도 없고 일본 사람과 똑같다”, “조선 사람과 상관이 없다”라며 밝히는 등 일제의 동화정책을 전면적으로 내면화한 대표적 인물로 소개되었다.

 

일본과 조선은 하나라는 '내선일체' '일선동화'의 모범가정으로 소개된 안상호의 가족 사진. 1918년 12월 10일 조선총독부 기관지 매일신보와의 인터뷰에서 안상호는 "나는 일본 사람과 똑같다. 지금 조선 옷은 한 벌도 없고, 매운 음식은 조금도 못 먹는다"며 "다섯 자녀들은 일본어만 쓰고 조선말은 전혀 하지 못한다. 조선 사람과는 그리 상종하는 일이 없으므로 불편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국립중앙도서관 연합뉴스

 

 

「왕세자전하(王世子殿下) 가례(嘉禮) 전에 일선동체(日鮮同體)의 가정방문(家庭訪問): 전연(全然)히 내지화(內地化)한 의사 안상호씨의 가정」

-> 安商浩씨는 일선동체의 가정을 만드는데도 제일 먼저 성공의 기를 들었다. (중략) 기자는 먼저 살림 재미를 물었다. 안씨는 ‘그렇지요 별수 있나요 나는 무엇[무릇] 일본사람과 똑같지요. 나는 지금 조선옷은 한 벌도 없습니다. 그리고 음식도 매운 것은 조금도 못 먹어요. 일본사람과 똑같지요. 그러하니까 불편한 점은 조금도 없어요. (중략) 조선 사람과 그리 상종하는 일이 없으므로 불편한 것은 없어요. (중략)’ 안씨는 지금부터 열두해 전에 의친왕이 동경에 계실 때에 의친왕의 시의로 있었는데 그때에 씨의 부인 磯子와 서로 알게되어 기자부인의 모친에게 청혼을 하여 전후 열한해 동안 고락을 같이 하였는데 (중략) 자녀가 모두 5남매이며 (중략) 안씨가 도리어 아내를 따라서 일본사람이 된 셈이다. (중략) ‘나는 조금도 조선사람하고 상관이 없으므로 일본에 사는 것과 조금도 다를 것이 없고 열 한 해 동안을 조선에 있었어도 조선말은 한마디도 못해요’

 

물론, 대정친목회와 동민회에 이름을 올렸다고 친일로 단정할 수 없다는 신중론을 펴는 이들이 있다. 그런데 대정친목회는 고문 이완용 · 민영휘, 회장 조중응 등 거물 친일파들을 중심으로 조선인 전직 관료 · 귀족 · 대지주 · 실업가들이 결집하여 ‘내선융화’를 표방하며 결성한 단체다.

조선인의 단체 결성과 결사 활동이 극도로 억압되던 1910년대 무단통치 아래 설립되었다는 점에서, 1930년 전시체제기에 반강제적으로 조직된 전쟁협력단체와는 결성 배경과 성격이 근본적으로 다르다. 당시 조선인 단체로는 종교단체를 제외하면 대정친목회가 거의 유일했다. 논란의 여지가 없는 친일 엘리트의 모임이었던 대정친목회는 조선인 유력자와 일제 당국을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자임했다. 나아가 3·1운동 전후 일제가 이른바 문화통치(민족분열책)를 획책할 당시, 대정친목회는 식민통치의 정당성을 홍보하고 민족의 저항 의지를 무력화하는 정신적 · 사회적 협력기구로 기능했다. 이들은 3·1운동을 반대하고 일제 통치에 순응하면서 ‘독립불능론’을 주장하는 한편, 산업의 발달과 문화 향상을 내세우는 개량주의적 ‘실력양성론’을 펼쳤다.

안상호는 이 단체의 평의원(1916.11.29)으로 명단이 확인된다고 밝힌 연구소는 시대적 상황과 단체의 성격을 고려할 때, 평의원(일종의 대의원 격)으로 참여한 것은 부정할 수 없는 명백한 친일 행위라고 강조했다.

민족문제연구소는 일부 유튜브 방송 등에서 “친일파인명사전 708명에서 전문직(의사, 변호사) 이런 사람들은 다 뺐다”, “시대의 아픔으로 어쩔 수 없었다”는 취지의 주장이 제기되었다고 전하며 두 가지 명백한 사실관계 오류가 있다고 지적했다.

첫째, 민족문제연구소의 『친일인명사전』(2009) 수록 인원은 총 4389명이다. 한 방송에서 언급된 “708명”은 2002년 광복회가 자체 선정한 692명에 국회 ‘민족정기를 세우는 의원모임’(의원모임)이 16명을 추가하여 발표했던 ‘친일파 708인 명단’을 혼동한 것이다.

둘째, 『친일인명사전』이 전문직을 일괄 배제했다는 것은 명백한 오해다. 『친일인명사전』에는 문화·예술·종교·법조·언론·교육 등 각 분야 친일 인물이 다수 등재되어 있다. 『친일인명사전』 수록 기준에 따르면, 기술직이나 전문직이라는 이유만으로 당연 수록 대상이 되지는 않지만, 복수의 친일협력단체에 가담했거나 지속적이고 능동적인 부일 행적이 입증된 전문직 인사는 엄격한 심의를 거쳐 사전에 수록하였다. 즉, 핵심 기준은 친일행위의 자발성·반복성·지속성과, 식민통치기구 내 특정 지위(귀족, 중추원, 고등관, 경찰간부, 군장교, 친일단체 간부급) 여부였으며, 전문직 여부는 면책 사유가 될 수 없었다.

안상호의 경우, 단순한 의료 활동에 머무르지 않고 경성부 협의회원, 대정친목회 및 동민회 평의원, 경성종로금융조합장 등 식민통치기구와 관변단체의 주요 직책을 역임하였다. 지식인과 전문직 인사들의 친일은 사회적 영향력과 이데올로기 확산 효과가 막대했다는 점에서 결코 그 역사적 책임을 가볍게 볼 수 없다.

자연스럽게 친일파 명단마다 수록 인원이 다른 이유에 대해서도 궁금해 하는 이들이 있을 것이다. 민족문제연구소는 그 차이는 기준의 자의적 왜곡 또는 정치적 의도 때문이 아니라, 조사 주체의 성격, 조사 목적, 법적‧학술적 기준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족문제연구소 제공

1948년 제헌국회의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반민특위)는 인신 구속과 공민권 제한 등 직접 처벌을 목적으로 출범했으나, 이승만 정권의 조직적 방해와 경찰의 특위 습격으로 조기 와해되었다. 2005년 출범한 대통령소속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반민규명위)는 법적 행정처분이 따르는 국가기구였기 때문에 지위 자체보다는 엄격한 행위 입증에 집중하였고, 입법 당시의 여야간 절충 등 태생적 한계로 인해 규모가 1006명에 머물렀다.

반면 민간 학술단체가 주도한 『친일인명사전』은 반민족행위자만이 아니라 부일협력자까지 포함하였으며, 식민통치를 지탱한 고등관료, 고등경찰, 군 장교 등 ‘지위범’을 포함하고 만주 등 해외 지역까지 범위를 확장하였으며, 지식인과 전문직의 역사적 책임을 가장 포괄적이고 엄정하게 물었다고 연구소는 설명했다.

안상호의 이름이 『친일인명사전』에 올라가지 않았다는 이유로 면죄부가 주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연구소는 강조했다. 『친일인명사전』 수록 여부는 편찬위원회의 선정 기준과 행위의 자발성, 적극성, 반복성, 지속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뒤 결정했다는 것이다. 2009년 발간 당시 민족문제연구소가 축적한 자료로는 안상호의 친일 행적이 선정 기준에 미달했기 때문에 편찬위원회의 결정으로 수록을 보류하였다고 보는 것이 상식적이다.

해방 60여 년 만에 결실을 맺은 사전 편찬 작업은 당시 축적된 학술 연구 성과와 사료의 한계 속에서 진행되었으며, 인력과 자료 부족으로 인해 판단이 보류된 인물도 다수 존재했다. 『친일인명사전』을 비롯한 과거사 기록 사업은 완료된 결과물이 아니라 사료의 발굴과 검증을 통해 ‘보유편’과 ‘개정증보판’으로 이어지는 현재진행형 학술 사업이다. 새롭게 확인되는 관보, 신문 기사, 단체 명부 등 1차 사료를 바탕으로 지속적인 학술 검증이 이어져야 하는 이유라고 연구소는 설명했다.

 

민족문제연구소는 이번 논란의 본질에 대해 배우 개인이 ‘친일파의 후손’이라는 그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공적 영역에서 조상의 식민지 협력 이력에 대한 최소한의 역사적 성찰 없이 발언하여 대중에게 상처를 준 ‘역사인식과 성찰 부재의 문제’에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조상의 과오를 성찰 없이 미화하거나 무비판적으로 소비한 태도에 대한 겸허한 반성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역사적 과오에 대한 법적·정치적 책임은 행위 당사자에게 귀속되는 것이 원칙이며, 선대의 과오에 대한 단죄를 후손에게 전가하는 연좌제적 발상은 민주 사회에서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는 점을 연구소는 분명히 했다. 그러나 강성현 교수가 지적했듯, “어떤 제도가 그 이력을 씻어주었나… 이 질문들이 ‘연좌는 안 된다’는 한 문장에 막혀버릴 때 가장 크게 손해 보는 쪽은 친일 청산이라는 의제 자체다”라는 경고를 새겨야 한다고 연구소는 덧붙였다.

단순히 ‘후손에 대한 연좌제 금지’라는 방어 논리에 머무를 것이 아니라, 식민지배 하에서 형성된 전문직 계보와 사회적 자산이 해방 후 청산 없이 어떻게 기득권으로 승계되고 세습되었는지에 대한 구조적 질문과 역사적 성찰로 이어져야 마땅하다는 것이 민족문제연구소가 내린 결론이다.

 

앞서 민족문제연구소의 방학진 사무처장은 지난 13일 YTN 라디오 '장성철의 뉴스명당'에 전화로 출연해, 친일인명사전에 이름을 싣는 기준, 검증 문제, 이번 논란의 의미와 파장 등을 짚어봐 눈길을 끌었다. 방 처장은 이번 논란이 불거진 파장의 의미를 묻는 진행자에게 "연초부터 우리는 스타벅스 탱크 데이, 배재고 사태를 겪지 않았나?" 되묻고 "지금도 우리는 그 문제가 비단 배재고 야구부 학생들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인식하고 있지 않나? 같은 맥락으로 봐야 한다"고 답했다. 그는 "하영 씨의 행동이나 태도가 적절치 않았지만, 그러면 과연 우리들은, 우리 역사에 대해 얼마나 성찰하고 지속적으로 보고 있는가. 이렇게 스스로 돌아봐야 할 필요도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역사를 돌아보는 한 방법으로는 올해 초 네덜란드에서 약 40만 명의 나치 당원 명부가 공개돼 화제가 됐던 일을 떠올렸다. 독일 역시 1000만 명의 나치 당원 명부가 공개됐다. 독일 인구 6명 중의 한 명정도가 나치 당원이었다. 그 명단이 언론사 <디 차이트> 홈페이지에 공개돼 독일 사람 누구라도 볼 수 있게 만들어놓았다고 소개했다.

아울러 방 처장은 "이렇게 명단을 공개하는 뜻은 '저 집안은 나치 당원 집안이야'라고 지목하자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성찰하는 계기, '우리 할아버지가 집안에서 인자한 어르신이었는데 역사적으로 이런 악행에 가담했거나 방관했구나' 이렇게 성찰해보자는 것이다. 우리도 그런 태도로 사건을 들여다봤으면 좋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방 처장은 "평생을 친일파 연구에 바친 임종국 선생께서 살아계셨다면 오늘의 하영 씨 논란에 어떤 말씀을 해주셨을까?" 묻는 진행자에게 "이런 어록을 남기셨다. '친일했던 일제 하의 행위가 문제가 아니라 반성과 화해, 참회와 반성이 없었다는 해방 후의 현실이 더 문제다. 이런 문제를 우리가 철저하게 바꾸지 않는다면 민족사의 기강은 헛말이다. 이런 것을 우리가 바꾸지 않는다면 민족 사회에서 우리는 부끄러운 조상으로 남게 될 것이다.' 이런 말씀이 요즘 상황에 적절하지 않나 싶다"고 답했다.

아울러 방 처장은 "앞서 모범적인 사례가 있다. 한 여배우(이지아)는 처음에 할아버지가 친일파로 등재돼 있어서 억울해 했지만, 비공식적으로 (연구소를) 찾아와 저희와 함께 그(할아버지의) 행적을 함께 공부를 했다. 그 분은 지금도 계속해서 기회가 있을 때마다 조상의 행적을 반성하고 있지 않나?"고 되묻고 "연예인은 어쨌든 공인으로서 대중에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그런 공적인 태도가 필요하고, 하영 씨가 이번 일을 계기로 더욱 성숙하고 훌륭한 배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배우 하영과 박유하 세종대 명예교수 넷플릭스와 연합뉴스 자료사진

논란이 일파만파로 번지자 '제국의 위안부'로 숱한 비난과 질타를 받았던 박유하 세종대 명예교수까지 나섰다. 박 교수는 11일 밤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당대 최고의 의사" 안상호를 둘러싼 친일 논란을 두고 "친일 강박증과 순결 강박증이 빚은 결과"라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안상호에 대해 "조선의 양의 1호이자 대한제국 1호 국비유학생으로, 대한제국이 만든 인재였다"고 소개한 뒤 "귀국 후 순종 주치의가 된 것은 당연한 수순이고 부도 따라왔을 것"이라며 "친일로 쌓은 명예라기보다 스스로의 실력과 국가의 지원으로 의료계 파이오니아(개척자)가 된 이로 보인다"고 적었다. 특히 안상호가 을사오적 이완용을 치료한 이력과 관련해서는 "이완용이 아니라 서민이라도, 가능하다면 당대 최고 의사였던 그에게 치료받고 싶었을 것"이라며 "아픈 사람이라면 실력 있는 의사에게 치료받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이라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한 발 나아가 일제강점기 조선인 지도층의 친일 행적에 대해서도 "정치·경제·문화·교육 모든 분야에서 리더 위치에 있었던 사람은 교육부터 활동까지 구조적으로 친일파일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들을 부정한다면 일제시대 내내 인재를 키우지 말았어야 했다"며 그렇게 한다면 조선인 정치가와 기업인, 학교장 등이 존재해서는 안 된다는 논리가 된다고 지적했다.

또 하영을 비판하는 이들을 향해 "거슬러 올라가면 일본인 조상이 있었을지도 모르고, 수십만명이 모였다는 지원병 지원자들 가운데 당신의 조상이 있었을지도 모른다"며 "창씨개명을 신청한 조상이 있었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또 자신이 이런 발언을 하는 이유를 "규탄부터 하고 보는 당신의 폭력이 한 사람을 사정없이 죽이는 걸 미연에 방지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순결 강박, 친일 강박증이 이 모든 걸 만든다"며 "치유하려면 오욕을 내 것으로 끌어안는 태도부터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역사 강사 배기성 씨는 13일 유튜브 채널 '최욱의 매불쇼'에 나와 "과거 일본군 병사와 위안부가 사랑을 나누기도 했다"고 망언을 늘어놓은 박 교수가 또다시 수많은 일본 식민지배 피해자들을 모욕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배씨는 특히 "치유하려면 오욕을 내 것으로 끌어안는 태도" 운운한 것은 일제 식민 지배에 희생된 많은 이들을 참담하게 모욕하는 언동이라고 격분했다.

 

재판정의 죽산 조봉암. 그는 늘 의수였던 일곱 손가락을 가리기 위해 두 손을 가지런히 모아 마치 결박당한 것처럼 보이는 자세로 앉아 있곤 했다.

그는 죽산 조봉암이 1958년 진보당 사건으로 재판받을 때 왜 늘 공손히 두 손을 모으고 있었는지 아느냐고 진행자 등에게 묻고는 일곱 손가락을 잃은 사연을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만주의 교도소에서 7년 수감돼 모진 고문을 당했는데 첫사랑이었던 아내가 옥바라지를 하다 동사했다는 소식을 전하던 일본인 간수가 '아내가 세상을 떠나게 만들었으니 너 같은 존재는 목숨을 끊는 게 낫지 않느냐'고 모욕하자 흥분해 이로 손가락들을 끊었는데 실제로 끊어졌다는 것이다. 너덜너덜해진 손가락들을 당국이 제대로 치료하지 않아 그 상태로 지내다 감옥을 나와서야 어렵사리 의수를 마련해 손가락들을 감춘 채 살아갔다는 슬픈 얘기를 전했다.

 

배 강사는 "이런 잔인하게 슬픈 얘기들을 안다면 어떻게 감히 '오욕을 내 것으로 끌어안으라'고 망발을 늘어놓을 수 있느냐"고 따져물었다.

당연히 누리꾼들의 박 교수 비판도 이어졌다. 한 누리꾼은 "시대적 구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직업을 수행한 '구조적 친일'과는 다른 문제"라며 안상호가 당시 총독부 기관지 매일신보와의 인터뷰에서 조선어를 사용하지 않고 의복과 음식, 생활방식 등을 일본식으로 했다고 자랑한 것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생계형 협력과 자발적 내선일체를 같은 선상에 놓고 평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안상호처럼 최초의 서양의사 가운데 한 명이었던 김필순, 이태준, 박서양 등은 근대 의학을 배운 엘리트였지만 망명과 의료 활동, 독립운동 지원의 길을 선택했다. 따라서 "그 시대에는 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만으로 모든 행적을 덮기는 어렵다는 비판이 나온다.

또 다른 누리꾼은 "그럼 독립운동가들은 물욕이나 명예욕이 없어서 목숨 걸고 항일했느냐"며 "시대가 지났다고 친일 매국노들이 이해받아야 할 존재가 아니라 지금이라도 청산해야 할 대상"이라고 비판했다.

임병선 에디터 byeongseon1610@mindl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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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 표결 방해 없었다”던 국힘의원들, 민주당에 화살 돌리나?···“빨리 모여 굉장히 의아했다”

수정 2026.08.15 09:41

추경호 당시 국민의힘 원내대표 내란 재판

국힘 의원들, 법정서 “표결 방해 없었다”

“위헌 판단은 불가능”…불참 의원들 두둔

“미친 줄 알았다”면서도 ‘내란’ 언급은 피해

추경호 대구시장(국민의힘 전 원내대표)이 지난 5월1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계엄 해제 표결 방해 혐의 관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12·3 불법계엄은 사태는 약 3시간 만에 끝났다. 계엄군을 멈춰 세운 건 국회였다. 국회는 계엄 이튿날 새벽 본회의를 열고 1시2분쯤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을 가결했다. 당시 표결에 참석한 의원 190명 모두가 “비상계엄을 즉시 해제해야 한다”는 데 찬성표를 던졌다.

표결에 참석한 의원 190명 중 국민의힘 의원은 18명뿐이었다. 전체 의원 108명 중 90명이 본회의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을 포함한 당시 야당 의원들이 대부분 표결에 참석한 것과는 대비된다. 특히 표결에 불참했던 국민의힘 의원 중 50여명은 국회 내부 또는 본회의장에서 10분 거리인 당사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왜 계엄 해제 표결에 나서지 않았느냐’는 의문이 더욱 커졌다.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팀은 추경호 대구시장(당시 국민의힘 원내대표)이 혼선을 만든 게 원인이었다고 봤다. 추 시장은 계엄 당일 국민의힘 의원총회 소집 장소를 ‘국회→당사→국회→당사’로 3번 바꿨다. 한동훈 의원(당시 국민의힘 당대표)이 먼저 “본회의장으로 모이라”는 공지를 했는데, 추 시장이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비상계엄에 협조해달라’는 취지의 전화를 받고 의총 장소를 변경해 일부러 표결을 방해했다는 게 특검의 판단이다. 특검은 추 시장을 내란 중요임무종사 혐의로 기소했다.

‘계엄 해제 찬성’ 해놓고 “위헌 판단했던 건 아냐” 선 긋기

최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재판장 한성진)에서 열린 추 시장의 내란 중요임무종사 혐의 재판에 출석한 국민의힘 의원들은 모두 “추 시장의 표결 방해는 없었다”고 증언했다.

당시 표결에 참석했던 주진우 의원은 지난 12일 증인으로 나와 “개별 의원의 (본회의장) 출석은 의무가 아니다”라며 “특별히 (원내대표가) 담을 넘어라 마라, 지시하지 않은 것에 대해 이상하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미 150석은 훌쩍 넘은 상황이었기 때문에 법적 효력에도 차이가 없다”고 했다.

지난 4월에 증인으로 출석했던 김용태 의원은 “당대표와 원내대표가 의원들을 소집한 장소가 달라 의원들이 어수선해진 상황은 맞다”면서도 “그런 상황이 (본회의장에) 못 들어가도록 영향을 미쳤을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그는 “의원들은 모두 헌법기관이고 바보가 아니다. 위급하고 엄중한 상황에서 각자 판단하는 건데 그게 (본회의장에) 못 간 이유가 되지는 않는다”고 주장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후 자정을 넘긴 2024년 12월4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 도착한 무장 계엄군이 국회본청 진입을 시도하자 국회 직원 등이 격렬히 막아서고 있다. 성동훈 기자

이들은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의원들이 각자 정무적 판단을 했을 뿐, 계엄의 위헌성을 분명히 판단할 수는 없었다고 강조한다. 결국 표결 전에 명확한 지침을 주지 않은 추경호 당시 원내대표나, 표결에 불참한 다른 의원들이 문제가 될 건 없다는 게 이들의 공통된 주장이다.

주진우 의원은 자신도 표결에 참여하기 직전까지 ‘윤석열의 비상계엄은 위헌‘이라는 판단을 내리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주 의원은 “당시 정보가 한정돼 있어 위법성 여부까지 판단하기는 불가능했다”면서 “다만 민주당이 쉽게 계엄을 해제할 수 있는 상황이라, 이후에 정치적 상황이 어떻게 될지 걱정됐다”고 했다. 본회의장에 도착한 뒤에는 ‘당사로 오라’는 문자를 받았지만, 민주당 의원들의 상황을 지켜보기 위해 자리를 지켰다고 진술했다.

주 의원은 이어 “(표결에 참여할지) 판단을 유보하고 있다가 민주당 의원들만으로 150석을 넘어서는 순간 국민의힘 의원들이 일부라도 참여하는 게 계엄 수습 과정에서 정치적 입지를 정하는 데 유리하다고 판단했다”며 “저는 법리적 지식도 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판단한 것이고, 의원들 각자가 판단할 문제”라고 말했다.

“너무 빨리 모인 민주당이 더 이상해…국힘이 정상적” 주장도

계엄 당일 국회 출입문이 통제된 상황에서 신속하게 본회의장에 집결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오히려 다른 의도를 가지고 있었던 게 아니냐는 취지로 말하며, 민주당을 에둘러 공격하기도 했다.

당시 표결에 참여했던 박수민 의원은 지난 12일 법정에서 “(우리 당은) 국회 상황을 확인하고 넘어가려고 했는데, 민주당 의원들이 너무 빨리 모여서 굉장히 의아했다”며 “당시에는 정치적 대치가 극심해서 대통령이 뭘 해도 반대하던 때”였다고 말했다. 이어 “빨리 모이기가 어려운데 하여튼 굉장히 신기하게 생각했고, 국민의힘이 정상적이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2024년 12월4일 새벽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선포에 대한 해제요구 결의안을 가결하고 있다. YTN 촬영

주진우 의원은 “우원식 국회의장이 계엄해제 요구안을 단독 처리할 수 있는 정족수인 150명을 넘긴 지 한참 됐는데도 표결을 진행하지 않았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정말 긴급했다면 이재명 (당시 당대표의) 출석과 상관없이 신속히 의결했어야 하는데, 이재명 대표를 기다렸다고 생각한다”며 “(이 대통령이 들어온 뒤엔) 빨리 하려다 보니 사실상 고지 시간보다 본회의를 앞당겼고, 국민의힘 의원들이 들어오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웠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당사에 있던 의원들은 왜 본회의 시간을 공지받은 뒤에도 오지 못했느냐’는 추 의원 측 질문에는 “(국회 앞에) 일반분들만 있는 게 아니라 민주당 지지자 등 여러 시민 모여있어서 굉장히 혼란스러운 상황이었다”며 “길에서 상의할 수 있는 상황 아니어서 어디서 상의해야 하느냐고 텔레방에 물었고, 그래서 의총 장소가 당사로 변경됐다고 본다”고 했다.

잘못된 계엄이지만 위헌은 아니다?…“12·3 계엄은 내란” 말 못하는 의원들

이들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느닷없는 비상계엄 선포로 ‘충격을 받았다’면서도, “위헌” 또는 “내란”이라는 언급은 최대한 피하려는 모습이었다.

박수민 의원은 ‘정치 활동을 금한다는 포고령 내용을 보고 헌법 질서를 무너뜨리는 조치라고 생각하지 않았느냐’는 특검 측 질문에 “현실적이지 않고 황당무계하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그는 “1980년대에나 볼 수 있는 문구인데, 이게 뭐지? 했다”면서도 “이걸 왜 했지? 하는 상식적인 궁금증만 꽉 차 있었고 위헌, 내란, 이런 이야기는 나중에 본격적으로 회자됐던 걸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이날 박 의원은 지난해 6월5일 원내대변인직을 사퇴하며 “대통령이 동원한 계엄은 명백히 잘못된 일”이라는 사과문을 냈던 것에 대해서도 “정권을 잃은 것에 대해 사과했을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추 시장의 변호인이 “정치적 반성일 뿐이고 계엄이 곧 내란이라는 의미는 아니죠?”라고 묻자 박 의원은 “전혀 아니다”라며 “계엄 전후로 정국 관리에 실패한 것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이라고 했다.

김용태 의원은 계엄 당일 국회 상공에 있는 헬기를 보고 “이 계엄은 잘못됐다, 윤석열 대통령이 미쳤구나”라고 생각했다고 증언했다. 다만 ‘계엄이 위법하다는 것을 알았냐’는 물음에는 “계엄이 위헌·위법하다는 것보다 빨리 해제해야 한다는 생각이 많았다”며 “법률적으로는 종국적으로 판단이 나오겠지만, 저는 법률가가 아니라 비상식적이라고 생각했다”고만 말했다. 이에 특검팀이 ‘적어도 헌법 질서에 반한다고는 생각했냐’고 다시 묻자 “그렇다”고 답했다.

지난 7월 증인으로 출석한 안철수 의원도 계엄 이튿날 새벽 SNS에 올렸던 “비상계엄 요건과 절차도 갖추지 않은 위헌적인 친위 쿠데타이자 내란 시도”라는 자신의 글에 대해 “법적인 내란이라는 의미는 아니었다”며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면서 “국내 상황이 굉장히 어지러웠는데 그런 뜻에서 한 얘기”라며 “(내란 여부는) 법원에서 판단하고 우리는 그걸 따르는 게 맞겠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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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 “4년 중임제 개헌, 대선 공약…임기 단축 필요시 수용 가능”

심우삼기자

  • 수정 2026-08-15 01:10

기존 ‘4년 중임 또는 4년 연임’ 입장 재강조

여당 내 ‘분권형 개헌=내각제’ 논란 확산 차단

이재명 대통령이 14일 청와대에서 열린 청년정책 대전환을 위한 청년정책 전문가 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이 14일 “대통령 4년 중임제는 2022년 대선 당시 저의 공식 입장이었고, 그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5·18 정신과 부마항쟁을 헌법 전문에 명기하고, 제왕적이라고까지 평가되는 대통령 권한중 일부, 즉 감사원 관할권이나 총리 추천권, 인사권 일부 등을 국회에 넘기는 등 대통령 권한과 의회 권한을 조정하고 대통령 임기는 4년 중임 또는 4년 연임제로 변경하여 중간평가를 통한 책임정치가 가능하도록 하며, 지방자치와 국민의 기본권을 강화하는 내용으로 개헌하자는 것이 저의 공약이자 지금까지 일관된 저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어 “개헌을 위해 대통령 임기 단축이 필요하다면 이를 수용할 수 있다는 것이 2022년 대선 당시 저의 공식입장이었고, 그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고 했다.

이런 발언은 이 대통령이 최근 김태호 국민의힘 의원과 골프 회동에서 분권형 권력구조 개편을 위한 개헌 필요성에 공감하며 ‘내 임기를 단축해서라도 나는 개헌을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는 언론보도가 전날 나온 가운데 이뤄졌다. 이러한 김 의원의 주장에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여당 일부 강경파 사이에서 ‘분권형 개헌=내각제’를 의미한 것이란 반응이 나오자, 기존의 ‘4년 중임제 구상’을 재확인하며 논란 차단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이원집정제나 내각제는 바람직하지도 않고 국민 여론에 비추어 가능하지도 않다”며 “대통령 권한을 국회 등으로 일부 분산하자는 것이 분권형 대통령제나 내각제라는 것은 잘못된 이해”라고 강조했다.

심우삼 기자 wu3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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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위원장, 자제와 함께 혁명열사릉·항일혁명열사추모비·해방탑 참배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26/08/15 09:44
  • 수정일
    2026/08/15 09:44
  • 글쓴이
    이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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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 기자 | 기사입력 2026/08/15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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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자제화 함께 14일 대성산혁명열사릉을 찾았다.     

 

광복절 전날인 14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자제와 함께 대성산혁명열사릉, 항일혁명열사추모비, 해방탑을 찾았다고 노동신문이 15일 보도했다. 신문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리설주 여사도 동행했다.

 

김정은 위원장 “첫 세대 혁명가들의 자주정신은 사상정신적 재보”

 

신문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자제가 ‘조국해방 81돌’에 즈음해 대성산혁명열사릉을 찾은 소식을 전했다.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회 위원을 비롯한 당과 정부, 무력기관의 지도간부들과 당중앙위원회·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내각·위원회·성·중앙기관의 책임일꾼, 조선인민군 지휘성원들도 참가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명의로 된 화환이 진정됐으며, 당중앙위·국무위원회·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내각 명의의 화환들도 진정됐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전체 참가자들과 함께 “조국의 자주독립과 융성 번영을 위한 성스러운 투쟁에 고귀한 생을 바친 혁명열사들”을 추모하여 묵상했다고 한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조국과 후손들의 운명을 책임진 숭고한 사명감으로 온 넋을 불태우며 천신만고의 피어린 항전으로 나라와 민족을 구원하고 존엄을 되찾은 첫 세대 혁명가들의 견결한 자주정신과 불멸의 공적은 후손만대에 이어가야 할 사상정신적 재보이며 고귀한 혁명 유산”이라고 말했다.

 

계속해 “항일혁명투사들이 지녔던 공산주의에 대한 아름다운 이상과 투철한 혁명 신념, 백절불굴의 투쟁 정신은 오늘 선열들이 염원하던 융성 번영하는 강국을 건설해 나가는 우리 인민의 투쟁 행로에 영원한 생명력을 부어주고 있다”라며 “투사들의 숭고한 혁명정신과 고결한 인생관을 대를 이어 계승해 나가는 위대한 조선 인민의 위업은 영원히 필승 불패할 것”이라고 했다. 

 

▲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항일혁명열사추모비에 꽃을 진정하고 있다.  

 

이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항일혁명열사추모비를 찾았다고 한다. 

 

항일혁명열사추모비는 신미리애국열사릉 안에 있다. 

 

2008년 9월 4일 건립된 항일혁명열사추모비는 총부지 면적 3,200제곱미터에 추모탑, 3인 군상, 비문판으로 형성됐다. 

 

당시 북한은 항일혁명열사추모비에 대해 “조국의 해방을 위하여 싸우다 시신조차 남기지 못하였지만 당과 인민의 추억 속에 영생하는 투사들의 고귀한 혁명정신과 위훈”을 길이 전한다고 소개했다.

 

신문은 “김정은 동지께서는 위대한 수령님[김일성 주석]의 사상과 영도를 충성으로 받들어 조국해방의 역사적 위업 실현에 공헌한 유명 무명의 항일혁명열사들에 대한 숭엄한 마음을 안고 추모비에 꽃송이를 진정하시고 묵상하시었다”라고 보도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3인군상과 비문판을 보면서 “조국과 인민의 존엄과 자유를 찾기 위해 꽃 같은 청춘을 혁명에 바친 그들의 시신은 이름 모를 산야에 흩어졌어도 그 장한 모습과 위훈의 자국은 청사에 역력히 새겨져 있다”라고 말했다. 

 

신문은 “김정은 동지께서는 천만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백두의 혁명 전통을 창조하여 후손들에게 물려준 조선혁명의 개척 세대가 승승장구하는 우리식 사회주의의 전진 발전과 더불어 가장 높은 명예와 존엄의 단상에서 영생하기를 기원하시었다”라고 보도했다.

 

김정은 위원장 “영웅적 희생정신 영원히 잊지 않을 것”

 

신문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자제와 함께 해방탑을 찾은 소식을 보도했다. 해방탑은 조선 해방에 기여한 소련 군대를 기념하기 위해 1947년에 건립됐다.

 

당중앙위 지도간부, 외무성, 국방성의 책임일꾼들이 동행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명의로 된 화환이 진정됐으며, 화환 리본에는 “소련군 열사들의 공적을 우리는 잊지 않는다”라고 적혀 있었다고 한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소련군 열사들에게 경의를 표하고, 해방탑을 돌아봤다.

 

▲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자제와 함께 14일 해방탑을 찾았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우리 인민은 세월이 흐르고 세대가 바뀌어도 이 땅에 고이 깃들어있는 열사들의 고귀한 넋과 그들이 발휘한 영웅적 희생정신을 영원히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어 “조러[북러] 사이의 훌륭한 역사와 전통, 혈연의 유대는 오늘 양국 친선협조 관계의 근본 초석으로, 무진한 원동력으로 되고 있다”라며 “숭고한 이념과 진정한 전투적 우의로 맺어진 두 나라 인민들 사이의 위대한 친선 단결은 전면적 개화의 새 시대와 더불어 대를 이어 굳건히 계승 발전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날 신문 보도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4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축전을 보냈다.

 

푸틴 대통령은 축전에서 “오늘날 모스크바와 평양 사이의 관계는 전례 없이 높은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 수준에 올라섰습니다”라며 “우리 국가들은 모든 방면에서 적극 협조하고 있으며 지역의 안전과 안정을 보장하기 위한 모든 노력을 일치시키고 있습니다”라고 썼다.

 

이어 “나는 앞으로도 우리가 러시아와 조선 인민들의 복리를 위하여, 보다 정의롭고 진정한 민주주의적인 세계 질서를 수립하기 위하여 절박한 쌍무 및 국제 문제들에 관한 건설적인 공동의 사업을 계속해 나갈 것을 확신합니다”라고 했다.

 

▲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자제와 함께 14일 대성산혁명열사릉을 찾았다.  

 

▲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자제와 함께 14일 대성산혁명열사릉을 찾았다.  

 

▲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자제와 함께 14일 대성산혁명열사릉을 찾았다.  

 

▲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자제와 함께 14일 대성산혁명열사릉을 찾았다.  

 

▲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자제와 함께 14일 대성산혁명열사릉을 찾았다.  

 

▲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항일혁명열사추모비에 꽃송이를 진정했다.  

 

▲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자제가 항일혁명열사들의 이름이 새겨진 비문판을 보고 있다.  

 

▲ 항일혁명열사추모비.  

 

▲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자제와 함께 14일 해방탑을 찾았다.  

 

▲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자제와 함께 14일 해방탑을 찾았다.  

 

▲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자제가 해방탑을 돌아봤다.  

 

▲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자제가 해방탑을 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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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동맹을 강요하는 미국과 미셸 스틸을 규탄한다"

자주평화실천단, 한미연합훈련 중단 및 전시작전권 환수 요구

  • 기자명 서영빈 기자 
  •  
  •  입력 2026.08.14 17:18
  •  
  •  수정 2026.08.14 17:19
  •  
  •  댓글 0
'2026 자주평화실천단(실천단)'이 주최한 '미국 규탄! 미셸 스틸 규탄!' 기자회견이 14일 오전 11시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진행됐다. [사진-통일뉴스 서영빈 기자]
'2026 자주평화실천단(실천단)'이 주최한 '미국 규탄! 미셸 스틸 규탄!' 기자회견이 14일 오전 11시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진행됐다. [사진-통일뉴스 서영빈 기자]

"우리의 땅과 우리의 삶, 우리 민족의 미래는 우리가 결정해야 합니다"

'2026 자주평화실천단(실천단)'이 주최한 '미국 규탄! 미셸 스틸 규탄!' 기자회견이 14일 오전 11시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가운데, 정영이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회장은 이같이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한국노총·민주노총 통일선봉대, 2026 대학생 자주평화실천단, 민주주의자주평화대학생협의회(민대협) 자주평화실천단, 진보당 815실천단, 평화너머원정대, 민주노련 평화원정대, 전국여성농민회 등의 정당·시민단체 관계자 500여 명이 참석했다.

실천단은 미셸 스틸 주한미대사를 향해 △주한미대사로서 한국 사회의 민주적 절차와 내부 갈등에 개입하지 않고 외교적 중립을 지킬 의사가 있는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최우선으로 두어야 할 주한미대사로서, 한국을 미·중 대결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할 군사적 개입 요구를 중단할 용의가 있는가 △한국의 경제 주권과 국내 기업 및 노동 현안(쿠팡 등 통상·규제 관련 문제 포함)에 대해 부당하게 압력을 행사하거나 개입하지 않고, 상호 존중의 원칙을 지킬 것인가 등에 대해 공개 질의했다.

정영이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회장 [사진-통일뉴스 서영빈 기자]
정영이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회장 [사진-통일뉴스 서영빈 기자]
조태환 한국노총 18기 통일선봉대 대장 [사진-통일뉴스 서영빈 기자]
조태환 한국노총 18기 통일선봉대 대장 [사진-통일뉴스 서영빈 기자]

조태환 한국노총 18기 통일선봉대 대장은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강요와 협박으로 수많은 국가의 노동자가 고통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3500불에 달하는 대규모 자금이 미국으로 들어가고, 수많은 공장이 미국으로 이전하게 되었다"라며 "수많은 기업이 구조 개편이라는 거대한 변화를 겪고 있고, 한국 노동자들은 쉬운 해고, 비정규직 확대, 만성적 고용 불안이라는 고통을 감내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의 힘으로 우리 산업과 일자리를 위해 함께 투쟁해 나가자"라고 제안했다.

송영규 진보당 최고위원은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비전은 한국에 천문학적인 금융 투자를 강요하고, 관세 폭탄을 부과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외교는 상대국의 주권을 존중하는 기초 위에 세워져야 한다"라며 "미셸 스틸 주한 미 대사는 한국의 주권과 법치 위에 군림하려는 오만방자한 내정 간섭을 즉각 중단하라"라고 촉구했다.

이동백 민대협 자주평화실천단 단장은 미국 트럼프 행정부를 따라 중국을 적대하면 전쟁 위험이 더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한미 동맹, 한미일 군사동맹은 모두 전쟁만을 위한 전쟁 동맹일 뿐이다"라며 "미국에게 모범 동맹이라 불린 한국 이재명 정부는 최근 나토와의 정상회의에 참여해 단순 방산 협력을 넘어 무기 체계를 공동 연구, 생산 운용해야 한다고 언급하며 전쟁에 뛰어드는 모습이다"라고 문제 삼았다. 

유재륭 울산 평화너머 대의원은 한미연합훈련이 위험천만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규탄했다. 그는 "이틀 전에 칠곡에 있는 미군부대 캠프 캐럴에 다녀와 보니 군수 물자들이 너무나도 활발하게 움직이는 것을 봤다"라며 "한국의 모든 땅이 미국의 전쟁을 위한 훈련장이라는 생각을 했다"라고 밝혔다.

그는 한미연합훈련 중단과 전시작전관 환수를 요구하며 "우리 국민들 모르게 전쟁이 일어날 수도 있는데 모든 통제 권한을 외국군인 미국이 갖고 있다는 것이 바로 식민지다"라고 말했다.

전시작전권 환수
대학생자주평화실천단에서 ‘평화의 물결’ 대형 카드 섹션 공연을 펼쳤다. '전시작전권 환수' [사진-통일뉴스 서영빈 기자]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미셸 스틸 주한 미 대사를 향한 공개질의서와 1만 2487인의 전시작전권 환수 관련 서명을 주한미대사관에 전달하려 했으나, 경찰이 진입을 가로막자 강하게 항의했다. [사진-통일뉴스 서영빈 기자]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미셸 스틸 주한 미 대사를 향한 공개질의서와 1만 2487인의 전시작전권 환수 관련 서명을 주한미대사관에 전달하려 했으나, 경찰이 진입을 가로막자 강하게 항의했다. [사진-통일뉴스 서영빈 기자]

이날 기자회견 중에는 대학생 자주평화실천단에서 준비한 '평화의 물결' 대형 카드 섹션 공연이 진행됐다.

발언 이후, 참가자들은 미셸 스틸 주한 미 대사를 향한 공개질의서와 1만 2,487인의 전시작전권 환수 관련 서명을 주한미대사관에 전달하려 했으나, 경찰의 저지로 인해 실패했다.

실천단 관계자는 "추후 공개질의서와 전시작전권 환수 서명을 우편으로 주한미대사관에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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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3대책, 공급은 기대이하, 정비사업장엔 복음

이태경 편집위원, 토지+자유연구소 부소장

red196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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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

  • 입력 2026.08.14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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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에 23만호+α 추가 공급 발표

신규 공공택지 착공 속도전…68개월→37개월

사업자 PF보증 등 금융지원도 대거 확대

대출 및 청약서 '결혼 페널티' 없애기로

가계대출총량 대거 풀어 정비사업장 등에 지원

서울 등 수도권 주택시장 불안 더 커질 가능성↑

정부가 주택공급대책과 금융대책 등이 포함된 8·13부동산대책을 발표했다. 수도권에 23만 호의 주택을 추가공급하고 신규 공공택지의 착공을 최대한 당기겠다는 것이 공급대책의 골자다. 파격적 공급대책은 없었다. 대신 각종 금융지원책이 잔뜩 들어갔다. PF사업자를 위한 금융지원을 대거 늘렸고, 가계대출총량 증가율을 배로 상향해 정비사업장과 청년 등에게 대출을 크게 늘렸다. 39세 이하 청년들이 저가주택 매수에 나서 시장을 도미노식으로 밀어올리고 사업성이 개선된 정비사업이 지금 보다 더욱 활성화돼 전월세 가격과 매매가격을 동시에 끌어올릴 가능성이 부쩍 높아진 것이다. 사실상의 감세개편안이라고 해야 할 8·2세제개편안과 맞물려 서울 등 의 수도권 주택시장이 더욱 요동칠지 주목된다.

아무런 감흥이 없는 23만호 공급대책

국토교통부·금융위원회·국무조정실·재정경제부가 13일 발표한 ‘전월세 및 매매시장 안정을 위한 주택 신속공급 방안’과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금융 종합대책’에 따르면 정부는 이번 대책을 통해 신규 공공주택지구 약 10만가구를 포함해 수도권에 ‘23만가구+α’의 주택 추가 공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신규 택지로는 서울 강서지구(1000가구), 경기 남양주 도심지구(2만 1700가구), 경기 광주역세권2지구(4500가구) 등 약 2만 7000가구가 우선 발표됐다. 정부는 추후 관계기관 협의 등 절차를 거쳐 나머지 7만 3000가구 이상 규모의 추가 공공주택지구 후보지도 올해 중 발표 예정이다.

용산 등의 요지에 파격적인 물량 공급을 기대했던 시장은 실망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전월세 및 매매시장 안정을 위한 주택 신속공급 방안'이 발표된 13일 서울 강서구 염창공원 부지 일대의 모습.정부는 이날 발표에서 서울 강서지구(1천가구)와 경기 남양주 도심지구(2만1천700가구), 경기 광주역세권2지구(4천500가구)를 신규 택지지구로 공개했다.서울 강서지구는 20년간 방치된 염창공원 부지로 2029년 착공 예정이다. 2026.8.13, 연합뉴스

신규 공공택지 착공 기간 대폭 단축하겠다는 것 외에 주목되는 것 없어

한편 신규 택지는 부지 조성을 거쳐 착공까지 소요 기간을 발표시부터 68개월에서 37개월로 대폭 단축하는 모델을 구축해 공급 속도 높이기에 주력한다. 단순히 공정을 관리하는 수준이 아니라 관계기관 협의부터 각종 영향평가와 조사, 보상에 이르는 택지 조성 절차를 획기적으로 단축한다는 구상이다.

기존 공급 방안 이행에도 속도를 낸다. 앞서 올해 초 1·29 대책에서 주택 공급 대상지로 발표된 서울 노원구 태릉골프장, 경기 과천 경마장·옛 국군방첩사령부 등 총 6만가구 이상의 도심 공급 부지는 인허가 절차 병행, 부지 조성 신속 추진 등을 통해 2030년까지 전체 착공한다.

이것도 동어반복 수준의 얘기로 새로울 것이 없다.

 

8.13대책 주택 공급 확대 계획, 자료 : 국토교통부

부동산PF사업자 등을 위한 공급자 금융 대폭 지원해

주택 공급 사업자 금융지원도 강화한다.

PF 보증을 3년간 평균 28조 7000억 원으로 늘리는 등 정상 사업장 자금 지원은 강화하고 캠코PF정상화 지원펀드, 은행·보험업권 신디케이트론으로 부실 사업장은 정상화한다.

주택매매·임대사업자가 비아파트 매입 또는 신축을 위해 멸실 예정 주택을 매입하는 경우에도 주담대를 내준다. 사업장 자기자본비율 규제는 ‘주거사업장’에 한해 도입을 2027년에서 2029년으로 유예한다.

다만, 전세대출 규제는 강화한다. 수도권·규제지역 아파트에 본인이나 배우자가 실거주 한 적이 없으면서 가족이 아닌 사람에게 임대 중인 ‘비거주 1주택’은 투기 목적으로 보고 보증을 제한한다. 1주택자 전세대출 보증비율은 현행 수도권·규제지역 80%, 그 외 90%에서 내년부터 각각 10%포인트 낮춘다.

이와 함께 고위험 주택담보대출 유형을 고액·고DSR, 고가주택·고LTV로 확대해 위험가중치를 상향하고 가계부문 시스템리스크 완충자본도 도입한다.

 

8.13대책 부동산 대출 규제 주요내용, 자료 : 금융위원회

청년들을 위한 종합선물세트인가? 대출권하는 정부인가?

청년 주거 안정을 위해선 4억 원 이하 비아파트 구매시 대출을 지원하는 등 ‘3종 세트’를 마련했다.

한국주택금융공사의 ‘청년미래 보금자리론’은 현재 월세 수준의 원리금으로 자가 주택을 마련하도록 돕는다. 아파트나 더 큰 집으로 옮기는 ‘징검다리’가 되도록 생애최초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우대(수도권·규제지역 70%, 그외 80%) 혜택도 유지해준다.

기혼자가 대출, 주택 청약 등에서 미혼자보다 불이익을 받는 ‘결혼 페널티’를 없앤다.

신혼부부 보금자리론의 경우 기존엔 부부 합산 소득이 연 8500만 원 이하여야 했는데, 여기에 ‘1인 소득이 연 7000만 원 이하인 경우’를 조건에 추가해 둘 중 하나를 충족하면 대출이 가능하게 됐다. 디딤돌·버팀목대출에도 이와 유사한 조건을 추가해 대출 문턱을 낮췄다.

 

8.13대책 부동산 실수요자 핀셋 지원 주요 내용, 자료 : 금융위원회, 국토교통부

정비사업장의 숙원을 해결해준 이재명 정부

정부는 정비사업 관련 대출인 이주비·중도금·잔금대출은 실수요로 보고 은행 가계대출 총량관리 목표에서 별도 관리해 정비사업 관련 집단대출의 어려움을 줄였다.

오는 31일부터는 이주비 대출 LTV에 신축주택의 가치 추산액(종후자산평가액)을 반영할 수 있게 해 이주비 대출 한도가 늘어나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이를 위해 1.5%까지 조여둔 가계대출 총량관리 증가율 목표치를 3.0%로 풀어준다. 증가율 목표치를 배로 상향하면 30조 원 안팎의 증가분이 생길 것으로 추정되는데 정부는 이를 이주비 및 집단대출, ‘청년미래 보금자리론’ 등을 위해 쓴다는 방침이다.

 

금융위원회는 13일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금융 종합대책'을 통해 청년이 4억원 이하의 오피스텔·빌라 등 비아파트를 구입할 때 지원하는 '청년미래보금자리론'을 주택금융공사 상품으로 출시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이날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빌라 등의 모습. 2026.8.13, 연합뉴스

이재명 정부, 부동산 세금 깎아주고 대출 풀고…어쩌려고 이러나?

앞서 이재명 정부는 8·2세제개편안을 통해 초부자들을 제외한 주택보유자들에게 감세 선물을 안겼다. 이는 방송에 출연한 구윤철 경제부총리의 발언에서도 확인된다.

한 방송에 출연한 구 부총리는 “30억 원 이하 주택에 대해서는 거의 세 부담을 줄여줬다. 이게 99% 정도 된다”며 “상위 1%만 과세를 정상화했다”고 말했다. 이어 “보유세도 줄어들고 나중에 팔 때 양도세도 줄여줬다. 둘 다 올린 게 아니라 둘 다 내려줬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정부는 주택보유자들의 기대수익률을 높여줄 감세 드라이브를 건 것도 모자라 부동산 투기의 뇌관이라 할 정비사업의 사업성을 높여주는 대출대책을 발표했다. 정비사업의 문턱에서 주저하던 서울의 많은 곳에서 정비사업이 동시에 가열차게 전개될 가능성이 높아졌는데, 이는 순증효과는 미미하면서 전월세난과 주택가격 폭등을 야기하게 될 것이다.

 

이재명 정부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청년들을 위한답시고 수혜대상이 부쩍 늘어난 청년과 신혼부부에게 빚내서 저가주택을 사라고 권장 중이다. 윤석열 정부 시기 경험했듯 저가주택에 매수세가 대거유입되면 저가주택의 가격이 상승하고 기존에 저가주택을 보유했던 사람들은 시세차익을 얻은 후 대출을 받아 상급지로 이동하게 마련이다. 그러면 이들이 대거 유입된 해당 상급지의 주택 가격도 상승하고 이는 결국 최상급지까지 도미노의 연쇄를 초래한다.

‘부동산공화국 혁파’를 외친 이재명 정부는 보유세 등 부동산 과세를 정상화하고 용산을 비롯해 상상가능한 국공유지에 수십만호의 토지임대부 분양주택과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하겠다고 천명했어야 했다. 그런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았고 이제 서울 등 수도권의 주택시장은 태풍전야의 불안한 고요 상태다.

서울 등 수도권의 주택시장이 여기서 더 폭등하면 부동산에서 주식으로의 머니무브도, 3대 메가프로젝트의 힘있는 추진도, 지방주도성장도 모두 허사가 될 것이다. 이미 그 길로 들어선 조짐이 사방에서 출몰하는데 정작 청와대와 민주당만 이를 외면하는 것 같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1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전월세 및 매매시장 안정을 위한 주택 신속공급 방안 및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금융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있다.왼쪽부터 이형일 재정경제부 1차관,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 이억원 금융위원회 위원장, 임기근 국무조정실장.. 2026.8.13, 연합뉴스

 

이태경 편집위원, 토지+자유연구소 부소장 red196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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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연세대 통일대축전 피해자들, 진화위에 국가 폭력 진상조사 요구

김영란 기자 | 기사입력 2026/08/13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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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일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앞에서 열린 ‘1996년 연세대 통일대축전 피해자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피해자 모임

 

13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이하 진화위) 앞에서 1996년 연세대 통일대축전에서 자행된 국가 폭력과 인권침해 진상 조사를 위한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날 기자회견은 ‘1996년 연세대 통일대축전 국가폭력과 인권침해 진상조사를 위한 피해자 모임’(이하 피해자 모임)이 주최했다. 

 

1996년 8월 13일부터 15일까지 연세대학교에서 ‘제7차 범민족대회 및 통일대축전’(이하 통일대축전)이 열렸다. 

 

김영삼 정권은 통일대축전을 앞둔 8월 초부터 연세대를 원천 봉쇄했다. 당시에는 매년 통일대축전이 진행될 때마다 장소가 원천 봉쇄되는 일이 다반사였다. 하지만 통일대축전 장소에 대학생과 시민들이 진입하고 행사가 마무리되면 원천 봉쇄가 풀렸고, 다들 각자의 집으로 무사히 돌아갔다.

 

그러나 1996년은 달랐다.

 

통일대축전이 끝났으나 원천 봉쇄는 풀리지 않았고, 심지어 연세대 안은 단전과 단수 상태였다. 학생들은 며칠 동안 식사는커녕 물도 먹을 수 없었다. 밤이면 헬기가 건물 안의 학생들에게 조명탄을 비춰 제대로 잠을 잘 수조차 없었다. 당시 한총련은 연세대에 갇힌 수천 명의 대학생이 집으로 갈 수 있도록 원천 봉쇄 해제를 김영삼 정권에 촉구했다. 연세대 밖에서는 민가협 어머님들을 비롯해 많은 부모님이 대학생들을 풀어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김영삼 정권은 원천 봉쇄를 풀지 않았고, 결국 8월 20일 헬기까지 동원해 연세대 종합관과 이공관에 있던 3천여 명의 학생을 연행했다. 

 

1996년 통일대축전 시기에만 연행된 학생은 3천여 명을 훨씬 넘는다. 

 

피해자 모임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당시 경찰서에서 훈방된 대학생부터 구속자까지 합치면 5,800여 명이라고 밝혔다.

 

피해자 모임은 이날 기자회견을 마치고, 진화위에 전국 57개 대학, 총 197명의 피해 사례 진정신청서를 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함세웅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고문은 “30년 전 연세대 현장에서 자행된 참혹한 국가 폭력과 인권 탄압은 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를 짓밟은 공권력의 과오였다”라며 “진실화해위원회는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하지 말고 직권 조사에 착수해 당시의 왜곡된 진실을 낱낱이 밝히고 역사의 정의를 바로 세워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당시 연세대 총학생회장이자 서총련 의장이었던 박병언 변호사는 “당시 정부와 언론은 행사 참가자 전체를 이적·폭력 세력으로 매도했지만, 정작 무자비한 강경 진압 과정에서 발생한 불법적인 연행, 폭력, 여학우들에 대한 성추행 등 국가 폭력의 실상은 철저히 묻혀왔다”라며 “이번 진상 조사는 연세대 참가자들의 깊은 상처를 치유하고, 오늘날의 민주주의와 인권 기준에 맞춰 집회·시위의 자유를 재조명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피해자 모임은 기자회견문에서 “그동안 이 사건은 행사의 실정법 위반과 폭력성만 부각되었을 뿐, 진압 과정에서 자행된 위법·부당한 공권력 행사에 대해서는 공적 조사가 단 한 번도 이루어지지 않았다”라며 “훈방된 일시 연행자부터 구속·재판을 받은 인원까지 형사절차 관련자만 5,800여 명에 달하며, 전체 참가자를 포함하면 피해 규모는 1만여 명에 이른다”라고 밝혔다.

 

피해자 모임은 ▲3기 진화위의 1996년 연세대 통일대축전 사건 직권조사 실시 ▲폭력 난동으로 매도된 사건의 진실 규명 ▲폭력 진압의 배경 및 배후 조사 ▲연행 과정에서의 인권탄압 및 성추행에 대한 경찰의 즉각 사과 등을 진화위에 요구했다.

 

한편 이번 진상규명 요구는 최근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 전부개정에 따라 과거 공권력 남용 사건에 대한 조사 길이 열리면서 추진됐다.

 

▲ 기자회견을 마친 피해자 모임 관계자들이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에 197명의 피해 사례가 담긴 진정신청서를 제출하고 있다.  © 피해자 모임

 

아래는 기자회견문 전문이다.

 

[기자회견문]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는 1996년 연세대 통일대축전 국가폭력·인권침해 사건의 진상을 직권조사하라

 

1996년 8월, 연세대학교에서 열린 제7차 범민족대회 및 통일대축전 현장에서 우리는 국가에 의해 자행된 폭력과 인권침해를 겪었습니다. 그로부터 30년이 흘렀습니다. 어느덧 당시 막내였던 96학번마저 50대 중년이 된 오늘, 우리는 오랜 침묵을 깨고 이 자리에 섰습니다.

지난 30년간 이 사건은 오직 당시 행사의 실정법 위반과 폭력성만이 되풀이하여 부각되어 왔습니다. 그러나 정작 진압 과정에서 국가에 의해 자행된 위법하거나 현저히 부당한 공권력 행사에 대해서는 단 한 번도 제대로 된 공적 조사가 이루어진 적이 없습니다. 연행과 구금 과정에서의 폭력, 그리고 여학우들에 대한 성추행까지 있었다는 증언이 30년째 방치되어 왔습니다.

당시 훈방된 일시 연행자부터 구속되어 재판을 받은 사람까지 형사절차 관련자만 5,800여 명에 이릅니다. 형사절차에까지 이르지 않은 참가자를 포함하면 그 규모는 만 명에 달합니다. 이처럼 방대한 규모의 사건임에도, 국가에 의해 자행된 인권침해의 실체는 지금까지 제대로 규명된 바가 없습니다.

지난겨울, 수많은 과거사 단체들의 노력과 투쟁으로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이 전부 개정되었습니다. 이는 그동안 자발적으로, 혹은 강요된 침묵 속에 묻혀 있던 우리들의 이야기를 세상에 드러낼 수 있는 길을 열었습니다. 우리는 이 기회를 통해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에 1996년 연세대 통일대축전 사건의 진상조사를 정식으로 요청합니다.

아울러 우리는 당시 참가자들을 이적·폭력 행위자로 매도했던 언론의 왜곡 보도에 맞서 우리 스스로 그날의 이야기를 기억하고 기록하는 시간을 가지려 합니다. 이는 단순히 지나간 상처를 들추기 위함이 아닙니다.

이번 진상조사는 세 가지 점에서 반드시 필요합니다. 

첫째, 향후 정부를 상대로 한 집회·시위에 있어 집회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가 허용되는 범위를, 그간 이루어진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발전 수준에 맞게 재조명하는 계기가 되어야 합니다. 

둘째, 당시 형사처벌 과정에 위법행위가 있었는지를 규명하여 재심의 근거가 될 국가적 조사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셋째, 한 세대의 저항운동 참여자들이 오랫동안 안으로 삭여온 상처를, 국가의 공적 조사를 통해 치유하고 극복할 계기가 마련되어야 합니다.

이에 우리 1996년 연세대 통일대축전 국가 폭력과 인권침해 진상조사를 위한 피해자 모임은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와 관계 당국에 다음과 같이 요구합니다.

하나, 3기 진화위는 직권조사를 통해 96년8월  연세대 통일대축전의 진상을 조사하라!

하나, 폭력 난동으로 매도한 당시의 진실을 낱낱이 파헤치라!

하나, 법과 원칙을 뛰어넘는 폭력적인 진압의 배경과 배후를 철저히 조사하라!

하나, 연행 과정에서의 인권탄압, 특히 여학우들에 대한 성추행에 대해 경찰은 즉각 사과하라!

우리는 오늘의 이 자리가 지나간 30년의 침묵을 끝내고, 진실을 향한 첫걸음이 되기를 바랍니다. 진실화해위원회와 관계 당국, 그리고 언론의 성의 있는 관심과 협조를 다시 한번 간곡히 요청합니다.

2026년 8월 13일

1996년 연세대 통일대축전 

국가폭력과 인권침해 진상조사를 위한 피해자 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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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현 제명 안 한 육사 38기, ‘사관학교 통합 지지’ 동문은 “국가에 손해 끼쳐” 제명 추진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6/08/14 08:56
  • 수정일
    2026/08/14 08:56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수정 2026.08.14 07:03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지난 1월 9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과 김 전 장관 등의 내란 중요임무종사 혐의 사건의 결심공판에 참석해 있다. 서울중앙지법 제공

육군사관학교 38기 동기회가 3군 사관학교 통합을 공개 지지한 회원의 제명을 추진했다가 중지한 것으로 13일 확인됐다. 육사 총동창회 차원에서도 회원 제명을 직권으로 할 수 있도록 규정 개정을 추진 중이다. 반면 육사 38기 동기회와 총동창회는 12·3 내란을 모의·실행한 김용현 전 국방장관 등에 대해선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육사 38기 동기회 회장단은 지난달 29일 서울의 한 음식점에서 임원회의를 열고 최화식 전 육군기계화학교장(예비역 준장) 등 동기 3명에 대한 제명 안건을 총회에 상정하기로 했다. 이후 38기 동기회는 오는 19~21일 총회를 열 예정이었으나 이날 동기회 측은 “제명 논의를 중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동기회는 지난달 20일 최 전 학교장 등이 국회에서 열린 통합국군사관학교 창설 지지 기자회견에 참석한 것이 동기회 회칙이 정한 자격상실 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동기회 회칙은 “개인이나 단체 또는 국가에 심대한 손해를 끼치거나 명예를 훼손했을 시 투표를 거쳐 회원 자격을 박탈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제명 논의가 최종 중단된 것은 아니다. 한 동기회 관계자는 “국군사관학교 창설을 지지한다는 의사를 다시 표명할 경우 제명을 재추진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육사 총동창회는 회원 제명을 직권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규정을 개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재 총동창회 차원의 회원 제명 절차는 없고, 각 기수 동기회에서 제명되면 총동창회 회원 자격도 자동으로 상실된다. 이를 두고 국군사관학교 창설 관련 지지 활동을 제한하기 위한 조치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육사 38기 동기회와 총동창회 모두 육사 38기인 김용현 전 장관에 대한 제명 논의 등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장관은 지난 2월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1심에서 징역 30년을 선고받았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육사 41기),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육사 48기) 등 12·3 내란에 가담한 인사들에 대해서도 제명 등의 조치는 없었다.

박판준 육사 총동창회장은 김 전 장관 등 제명에 대해 이날 통화에서 “각 기수에서 판단할 일”이라고 말했다. 육사 총동창회 관계자는 통화에서 “내부 논의는 있었다”며 “제명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고 계엄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인데 어떻게 처벌하냐는 의견도 있다”고 말했다.

박판준 육사 총동창회 회장이 12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안규백 국방부 장관과 사관학교 통합 정책 관련 논의를 마친 후 청사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12·3 내란에 대해서 그간 육사 총동창회는 공식 입장을 밝힌 적이 없다. 박판준 총동창회장은 전날 안규백 국방부 장관과의 면담 후 기자들과 만나 “계엄 세력 때문에 사관학교 통합을 진행한다면 이재명 대통령에게 (육사 출신들의 계엄 연루에 대해) 사과 말씀을 드리고 통합을 물러 달라고 하겠다”고 해 진정성이 없다는 지적을 받았다. 박 회장은 12·3 내란 사과와 관련해 “사관학교 통합을 취소하겠다는 생각이 있을 때 하는 얘기고 아직은 그럴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또 전날 전직 대통령 전두환씨에 대해서 “쿠데타 처벌을 안 받았다고 하는데, 처벌은 이미 다 받았다”며 “돌아가신 뒤에도 국립묘지에 못 가고, 화장한 유골을 집에 그냥 단지에 보관하고 있다”고 했다. 박 회장은 이날 통화에서도 “집에서 단지에 넣어 유골을 모시는 극악한 처벌을 받았다”고 말했다.

김병관 기자

정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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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청래 처남 신천지 신도 확인…20대 대선 이재명 캠프 합류 시도

김도삼 전 경기도의원, 동료 의원에게 직접 신천지 가입 권유

정청래 배우자 오빠 김도삼씨, 복수 증언으로 신천지 신도 확인

20대 대선 이재명 캠프 자문위원 합류 시도…주변 반대로 무산

국용호 장로 찾아와 "정청래 섭외" 부탁한 친인척도 김씨로 확인

2026-08-14 06:30:14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의 처남이 신천지 신도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도삼(1951년생) 전 경기도의원이다. 김씨는 정 후보의 배우자 김인옥씨의 오빠다. 김씨는 2022년 20대 대선 당시 이재명 후보 캠프에 자문위원으로 들어가려다 주변 반대로 무산된 것으로 파악됐다. 취재진은 김씨와 함께 도의원을 지낸 인사, 같은 지역에서 활동한 전직 시의원 등 복수의 증언자로부터 김씨가 신천지 신도라는 사실을 교차 확인했다.

처남 김도삼씨, 복수 증언으로 확인

김씨는 기업 대표를 거쳐 민주당에서 오래 활동했다. 1998년과 2002년 지방선거에서 잇따라 당선돼 2006년까지 경기도의회 의원을 지냈다. 지역구는 경기 광명이었다. 광명에서 함께 활동했던 전직 시의원은 김씨를 두고 "신천지 신도가 맞다"고 답했다. 이 인사는 김씨가 도의원을 마친 뒤 선거에서 거듭 낙선했고 그 무렵 경제적으로 어려워지면서 신천지와 연결된 것으로 짐작한다고 밝혔다. 가입 시점은 2006년쯤으로 기억했다.

더 구체적인 증언은 김씨와 같은 시기에 경기도의회에 있었던 인사에게서 나왔다. 이 인사는 김씨가 도의원 시절 자신에게 직접 신천지에 다닌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신천지에 가입하라고 권유까지 했다는 것이다. 전해 들은 이야기가 아니라 본인이 겪은 일이다. 취재진은 별도 경로로도 같은 사실을 재차 확인했다.

가족관계는 문서로 뒷받침됐다. 2014년 부고 기록에 정 후보의 장모인 노향심씨의 유족으로 김도삼씨의 이름이 올라 있다. 광명의 전직 시의원은 김씨를 "정청래 대표 부인 언니의 남편"으로 기억했지만, 부고 기록상 김씨는 노씨의 아들이다. 매제와 처남 사이다.

이재명 대선 캠프에 들어가려 했다

김씨의 행적은 2006년 이후 한동안 흐릿했다. 그 공백을 메운 것이 20대 대선이다. 김씨와 함께 도의원을 지낸 인사는 김씨가 이재명 후보 캠프에 들어가려 했다고 증언했다. 직책은 실버 분야 자문위원으로 기억했다. 누군가 김씨를 추천했으나 캠프 안에서 반대가 많아 무산됐다는 것이다. 반대 이유는 하나였다. 김씨가 신천지 신도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들이 "절대 넣으면 안 된다"고 막았다. 이 인사 역시 당시 캠프에 있었고, 반대편에 섰다고 밝혔다.

김씨를 캠프에 추천한 사람이 누구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정 후보가 처남의 캠프 합류 시도를 알고 있었는지도 마찬가지다.

국용호 장로를 찾아온 '정청래 친인척'

신천지 핵심 간부를 지낸 국용호 장로는 앞선 단독 인터뷰에서 정 후보의 친인척이 자신을 찾아왔다고 밝힌 바 있다. 정 후보를 신천지 쪽으로 끌어들일 방법을 상의했다는 내용이었다. 국 장로는 그가 자신을 "동생 남편"이나 "누나 남편"으로 소개했다고 기억했다. 다만 이름은 떠올리지 못했다. 증언을 뒷받침할 자료가 없어 당시 보도에서는 비중 있게 다루지 못했다.

취재진이 이번에 김도삼이라는 이름을 확인해 주자 국 장로는 자신의 휴대전화 연락처에 그 이름이 저장돼 있다고 답했다. 연락처도 알려줬다. 허재현 기자가 그 번호로 전화를 걸었으나 연결되지 않았다. 국 장로가 기억한 촌수는 정확했다. 김씨 입장에서 정 후보는 여동생의 남편이다.

국 장로는 방문 시점을 정 후보가 2016년 총선 공천에서 배제된 뒤 다시 국회에 들어가기 전으로 기억했다. 찾아온 목적은 정 후보를 신천지 교인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었다고 했다. 신천지를 편하게 대하는 정치인, 우호적으로 대하는 정치인으로 만들어 달라는 요청이었다. 2019년 마포 노벨길 명명식보다 앞선 시기다. 국 장로는 그 행사에 신천지 신도 약 1000명이 동원됐고 행사 영상이 시몬지파의 교세 홍보물로 쓰였다고 증언했다.

김씨의 동생과도 통화가 이뤄졌다. 형이 신천지 신도라는 사실을 아느냐고 묻자 "잘 모르는데요"라고 답했다. 형의 신앙에 대해서는 "신앙 없어요"라고 했다. 동료 의원에게 본인 입으로 신천지를 이야기하고 가입까지 권유했다고 전하자 "좋은 일도 아닌데, 전화 끊어야죠"라며 통화를 마쳤다.

광명 유세 현장, 정청래는 답하지 않았다

13일 정 후보가 광명 전통시장에서 유세를 하는 동안 취재진이 현장을 찾았다. 정 후보는 그동안 전화도 문자도 받지 않았고 보좌진을 통한 질의에도 답한 적이 없다. 이날 취재진은 지지자들에게 둘러싸여 접근을 저지당했고 경찰에 신변보호를 요청했다. 반대편으로 돌아가 기다린 끝에 정 후보와 마주 섰고, 처남의 신천지 가입 사실을 사전에 알았는지 면전에서 물었다. 정 후보는 답하지 않았다. 이 시간까지 아무런 반박도 나오지 않았다.

같은 자리에 있던 한민수 의원에게도 같은 질문을 던졌다. 한 의원은 "그걸 왜 저한테 물어보세요"라고 되물었다. 남의 일 대하듯 한 답변이었다.

정 후보는 지금까지 신천지를 향해 경선에 개입하지 말라는 경고를 한 차례도 내놓지 않았다. 대신 의혹을 제기하는 쪽에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광주에서 만난 한 신천지 신도는 김민석 후보가 신천지를 탄압한다는 이유로 정 후보를 찍겠다고 말했다.

"단언컨대 로비스트가 아니다"…이희자 육성은 달랐다

정 후보를 둘러싼 신천지 논란의 또 다른 축은 한국근우회 회장 이희자씨다. 취재진은 이씨를 직접 인터뷰했다. 오마이뉴스 구영식 기자가 쓴 이씨 인터뷰 기사를 검증하기 위해서다. 구 기자는 이씨를 신천지와 엮는 것이 부당하다고 했고, 페이스북에 "단언컨대 이희자 회장은 신천지 로비스트가 아니다"라고 적었다. 정청래 후보와 이씨가 함께 찍힌 사진을 두고는 "조작이 아니라 편집"이라고 했다.

취재진은 여러 차례 전화와 문자를 시도한 끝에 이씨와 두 차례 통화했다. 두 번째 통화는 30분가량 이어졌다. 이씨는 스스로를 "시골 아줌마"라고 했지만, 통화 내내 자신의 정치적 무게를 반복해서 강조했다. 유동균 마포구청장과의 친분을 묻자 "마포에서 58년을 살았으면 정치하려고 하는 사람은 나와 모두가 모르고 지낼 수 없다"고 답했다. 자신은 한나라당 이회창 대표 시절 마포에서 출마한 적도 있다고 했다.

정청래 후보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노선이 달랐다며 거리를 뒀다. 그러면서도 정 후보가 공식적으로 축사를 하러 온 것은 노벨길 행사가 처음이었고, 그 뒤 마포의 개인 사무실을 한 번 찾아와 차를 마셨다고 말했다. 사진 한 장으로 엮는다는 반박과 달리, 본인 입으로 사무실 방문 사실을 밝힌 셈이다.

잘려나간 사진, 촬영 경위를 묻자

논란의 출발점이 된 사진부터 짚을 필요가 있다. 이재명 대통령과 이희자씨가 함께 찍힌 사진에서 정청래 후보만 잘려나간 채 유통된 그 사진이다. 이 사진을 처음 페이스북에 올린 사람은 권혁부씨다. 전 KBS 이사이자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낸 인사다. 박시영씨가 이 사진을 그대로 가져다 방송에 쓰면서 논란이 번졌다.

권씨는 이희자씨 사무실에 걸린 액자 속 사진을 직접 카메라로 찍었다고 주장했다. 취재진이 통화에서 여백 없이 사진 부분만 정확히 잘라 찍는 것이 가능하냐고 묻자 권씨는 이렇게 답했다. "젊은 애들 보고 레이아웃을 잘 해서 찍어달라고 내가 카메라를 줬어요." 유리 액자면 빛이 반사되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방송국에서 평생 사는 사람인데, 그런 건 표나게 찍지 않죠"라고 했다.

시점도 맞지 않는다. 권씨는 사진을 올해 2월 또는 3월쯤 처음 봤고 그때 찍었다고 했다. 페이스북에 올린 것은 7월이다. 다섯 달 가까이 보관하던 사진이 지금 휴대전화에 남아 있느냐고 묻자 지웠는지 어떤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저장 공간이 돈이라 사진을 자주 지운다는 설명이었다. 글을 올린 지 한 달도 안 된 사이에 왜 그 사진만 사라졌느냐는 물음에는 "이제 그만 얘기합시다"라며 대화를 끊었다.

권씨는 이재명 대통령을 지지하는 인사가 아니다. 사진 속에 본인이 등장하지도 않는다. 이씨 사무실에는 역대 대통령과 찍은 사진이 여러 장 걸려 있는데, 하필 올해 2월 새로 걸린 이재명 대통령 사진만 촬영했다는 설명이다. 권씨는 별도의 편집 작업을 했다는 언급은 하지 않았다.

이만희 옥중 편지와 윤석열 사진

이씨는 신천지 신도가 아니라고 거듭 강조했다. 센터에서 공부한 적도, 신도 등록을 한 적도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신천지 입교 절차를 상세히 설명했다. 센터 수료와 시험 합격을 거쳐야 교회로 갈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이씨의 주장과 어긋나는 자료는 이미 공개돼 있다. 이씨가 2020년 9월 14일과 21일 두 차례에 걸쳐 수원구치소에 수감 중이던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에게 보낸 자필 편지다. 편지에는 이만희 총회장의 병보석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겼다. 말미에는 "한국근우회 이희자"라고 적혀 있다. 구 기자의 기사에는 이 편지가 언급되지 않았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 찍은 사진에 대해서는 묻지 않았는데도 길게 설명했다. 2022년 1월 16일 손자들을 데리고 신촌의 단골 식당 거구장(케이터틀)에 갔다가 우연히 국민의힘 서울시당 대회 자리와 마주쳤다는 것이다. 45년을 드나든 단골집이라고 했다. 방 안에는 10~11명이 있었고 밖에는 경호원이 줄지어 있었다고 했다. 이씨는 이를 근거로 "열 명, 열한 명 있는데가 독대냐"며 독대 보도를 반박했다. 사진을 찍은 사람은 태영호 전 의원이라고 지목했다.

이씨의 설명대로라면 태 전 의원이 찍은 사진이 신천지 간부 손에 들어간 것이 된다. CBS가 입수한 신천지 텔레그램 대화에는 "오늘 잘 만나셨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경호원이 통제하는 방에 들어간 인사 대부분은 국민의힘 관계자였다.

이재명 대통령과 찍은 사진에 대해서는 2024년 거구장 1층 통로에서 밥을 먹다 우연히 마주쳤고 딸이 찍었다고 했다. 이씨는 윤 전 대통령 사진 때문에 망신을 당해 사진 찍기가 꺼려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윤 전 대통령과의 사진이 공개된 것은 2025년이다. 이재명 대통령과의 사진보다 뒤다.

"마포에서 출마하려면 내가 얼굴을 알아야 하니까"

이 대목에서 이씨는 묻지 않은 이름을 하나 더 꺼냈다. 이지은 마포갑 지역위원장이다. 통로를 걸어온 사람이 누구였느냐는 대목에서 이씨는 이재명 당시 당대표와 정청래 후보, 그리고 이지은 위원장 세 사람을 짚었다. 우연히 마주친 자리라면 대표와 유력 정치인은 기억해도 그 옆에 누가 있었는지까지 또렷하게 남기는 어렵다.

이씨는 이 위원장과의 관계도 직접 설명했다. "이지은하고는 뭐 잘한다기보다, 그 마포에서 출마하려면 내가 얼굴을 알아야 하니까요"라고 했다. 마포에서 정치하려는 사람이 자신을 모를 수 없다는 앞선 발언과 같은 결이다.

이지은 위원장의 설명은 다르다. 이 위원장은 2024년 총선 당시 이씨가 누구인지 전혀 몰랐다는 입장이다. 두 사람의 말이 정면으로 엇갈린다. 이 위원장은 2024년 이씨가 주최한 행사에 참석해 이씨와 포옹했고, 목에는 천지화 이름이 달린 목걸이를 걸고 있었다. 천지화는 이씨가 무궁화를 가리켜 쓰는 말이다. 이씨는 통화에서도 "우리 무궁화를 천지화라고 불렀어요"라며 근우회 활동의 뿌리로 이 표현을 내세웠다.

이씨가 신천지와의 관계를 부인하면서도 정 후보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방어에 나섰던 것과 달리, 이 위원장을 감싸는 태도는 보이지 않았다. 이 위원장이 자신을 몰랐다고 밝힌 사실을 알고 있었다면 나오기 어려운 발언이다.

근우회에 모인 사람들

이씨는 한국근우회에 어떤 사람들이 모여 있는지도 직접 밝혔다. 무속신앙을 가진 경천신명회를 비롯해 대종교, 천도교, 증산도, 통일교, 불교, 기독교가 다 들어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신천지도 몇 명 있지요"라고 덧붙였다. 근우회 서울지부 부회장의 간증이 한국SGI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기도 하다.

근우회 최고위원이자 대한민국 노벨재단 이사를 맡은 인물 중에는 '영통대사'로 불리는 이도 있다. 취재진과 통화한 영통대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을 만들기 위해 이씨와 함께 활동했다고 밝혔다. 여의도에서 소개를 받아 만났고, 대선이 끝난 뒤에는 만나지 않았다고 했다. 통화 도중 그는 지난 대선이 "100% 잘못됐다"며 부정선거를 주장했다. 최근 민주당 전당대회와 관련해 연락이 왔지만 응하지 않았다고도 했다.

이씨는 신천지가 자신을 속여 행사에 들어온 것이라면 신천지를 상대로 법적 대응을 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선을 그었다. "그 사람들이 나를 이용한 건 없어요. 그래서 법적 대응은 생각하지 않아요"라고 답했다. 기자들에게는 법적 대응을 예고하면서, 신천지에는 그러지 않겠다고 한 것이다.

1988년 서울올림픽 당시 설립한 근화실업 문제를 묻자 이씨는 대화를 끊으려 했다. 당시 근우회 회원들을 자원봉사자로 모집한 뒤 청소용역 계약으로 전환해 용역비 일부를 가로챘다는 문제 제기가 있었다. 이씨는 자신이 만든 회사가 아니며 3개월 만에 없어졌다고 했다. 국회의원 비서관 이력을 묻자 "그까짓 게 따까리 노릇하던 것이 무슨 비밀이야"라며 전화를 끊었다.

이씨는 통화 내내 오마이뉴스를 반복해서 치켜세웠다. "이 시대에 바른 글을 쓰는 데는 오마이뉴스가 거기예요"라고 했고, "전체를 보면 오마이뉴스가 더 정확합니다"라고도 했다. 이씨가 가장 정확하다고 평가한 기사가 곧 구영식 기자의 기사다.

한국근우회는 2008년 한나라당 공천 국면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행진에 나섰고, 2012년에는 문재인 후보 지지를 선언했으며, 20대 대선에서는 윤석열 후보 지지 선언에 이름을 올렸다. 이씨는 그 지지 선언이 단체 이름이 아니라 개인 자격이었다고 주장했지만, 당시 기사에는 근우회 명의로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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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숙, 5·18 폄훼 토론회 강행…경향신문 “이러려고 의원됐나”

[아침신문 솎아보기] 주택 23만채 추가 공급 ‘부동산 시장 안정 종합대책’에 조선일보 “세부 내용 보면 실효성 의문”

한국일보, ‘막말’ 민주당 전당대회 가리켜 “아무리 당권 잡더라도 민심을 잃는다면 얻는 게 뭔가”

기자명정철운 기자

  • 입력 2026.08.14 07:34

  • 수정 2026.08.14 07:38

▲이진숙 국민의힘 의원과 새역사국민운동이 8월13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5·18민주화운동의 재조명, 국회공개포럼’을 개최했다. 사진=윤수현 기자

이진숙 국민의힘 의원이 13일 당 안팎의 반대에도 극우 인사들을 국회로 불러 5·18 관련 토론회를 강행했다. 이날 이 의원은 축사에서 “5·18이 과연 성역이 되는 것이 자유대한민국에서 바람직한 일인가라고 반문을 하고 싶다”며 “특히 5·18 유공자 명단과 관련해 유공자들이 구체적으로 어떤 업적이 있는지 우리 국민들에게 알릴 수 있으면 좋겠다. 5·18은 특정 진영의 소유물이 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발제자로 나선 이영훈 전 서울대 교수는 5·18을 “1980년 5월 광주에서 있었던 열흘간의 소요 사태”로 규정하고 “한 몸 던져 투쟁한다는 게 항쟁인데 광주 시민은 무엇에 대해 항쟁했나”라고 주장했다.

한국일보는 <당 안팎 만류에도…이진숙, 5·18 재조명 강행 ‘아수라장’> 기사에서 “포럼 현장에선 참석자들 사이에서 원색적인 비난이 오가며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 참석자가 포럼 개최에 반대하며 ‘왜곡된 이야기를 하지 마라’고 고성을 질렀고, 이에 다른 참석자가 ‘나가라’고 응수했다. 사태가 몸싸움으로 번지자 경찰도 출동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최보윤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당의 입장과 관련 없는 개인적인 토론회”라며 “당이 관여하는 행사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 의원에 대한 제명 촉구 결의안을 제출할 방침이다.

한겨레는 <5·18 왜곡 세력 국회 부른 이진숙, 엄중히 책임 물어야> 사설에서 “참석자들은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에 반대하는가 하면, 국민을 학살한 전두환씨를 부국과 민주화를 이끈 지도자로 치켜세우는 망언을 서슴지 않았다”며 “이 의원은 5·18의 가치와 의미를 부정하는 궤변과 억지 주장이 국회에서 울려 퍼지게 한 책임을 반드시 져야 할 것”이라 경고했다. 이어 “2019년엔 국민의힘 전신인 자유한국당 소속 이종명·김진태·김순례 의원 등이 5·18 관련 토론회에서 ‘광주 폭동’ ‘5·18 유공자 괴물’ 등 망언을 쏟아냈다”며 “국민의힘은 5·18 정신을 계승하겠다고 한 공식 입장이 거짓이 아니라면, 이번만큼은 엄중히 책임을 묻고 5·18 왜곡 세력과 확고히 선을 그어야 한다”고 했다.

경향신문도 <국회에서 5·18 폄훼 토론회 연 이진숙, 이러려고 의원됐나> 사설에서 “토론회는 5·18 재조명이란 미명하에 5·18 왜곡을 학술 토론회로 포장한 행사나 다름없었다. 5·18을 격하하려는 세력을 끌어들여 국회를 역사 왜곡의 무대로 만든 이 의원은 이 사태에 엄중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어 “이 의원은 방통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당시 5·18 폄훼 글에 ‘좋아요’를 눌러 공분을 샀고, 자신의 유튜브에 ‘5·18 단체는 이권단체’라는 영상을 올리더니 이젠 국회의원이라는 직함을 달고 헌법정신과 민주주의를 부정하고 있다”며 “이 의원에게 행사 취소 지침을 내렸다지만, 행사 강행을 사실상 방관한 국민의힘도 무책임하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한편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는 이날 지면에 이진숙 의원 주최 토론회 논란을 싣지 않았다. 사설로 비판한 종합일간지는 한겨레와 경향신문뿐이었다.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종합대책’ 내놓은 정부…언론 평가는

정부가 수도권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을 풀고 유휴부지를 활용해 주택 23만 채를 추가 공급하고 기존 공급안은 2028~2029년으로 착공을 앞당기는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종합대책’을 내놨다. 신규 택지 발표부터 착공까지 소요 기간을 현행 68개월에서 37개월로 대폭 단축하고 20-30 청년들을 위한 ‘부담 가능한 공공분양 모델’도 발표했다. 금융위는 올해 가계대출 총량 증가율 관리 목표를 1.5%에서 3% 수준으로 상향해 늘어난 대출 여력을 주택 공급 촉진, 청년 주거 안정, 실수요자 애로 해소 등에 활용한다고 밝혔다.

동아일보는 <수도권 택지 영끌…주택 23만채 추가 공급> 기사에서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이달 3일과 7일 열린 총 13시간 반의 마라톤 회의 끝에 나온 대책”이라며 “23만 채 가운데 10만 채가 신규 공공주택지구”라고 보도했다. 이날 발표된 신규 후보지는 △서울 강서구 염창공원 부지 1000채 △경기 남양주시 와부읍(고려대 덕소농장) 그린벨트 해제 2만1700채 △경기광주역세권 4500채 등 2만7000채다. 이 신문은 “나머지 7만3000채 규모 후보지는 올해 안에 추가 발표한다”고 전했다. 중앙일보는 <남양주 그린벨트 등 수도권 23만호 공급> 기사에서 “이날 발표에선 서울 강남 송파, 경기도 하남 등 그간 거론돼 온 주요 그린벨트 후보지는 포함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중앙일보 14일자 1면 기사.

이 대통령은 13일 대통령 주재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부동산 거품도 더는 방치할 수 없는 수준”이라며 “국민의 삶과 국가의 미래를 위협하는 시한폭탄 같은 부동산 문제 해결에 가용한 수단과 역량을 집중 투입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겨레는 <수도권 23만호 추가 공급, 속도가 관건이다> 사설에서 “‘최단기 착공 모델’이 실제로 작동한다면, 공급 절벽 우려에 ‘영끌’로 내몰리던 잠재 수요자들의 불안 심리를 가라앉히는 효과도 기대해볼 만하다”고 했다.

경향신문은 <주택 공급·금융 지원 총력전, 속도와 시장안정 둘 다 잡아야> 사설에서 “신규 택지 조성 기간을 절반 가까이 단축하고 가계대출 증가폭을 두 배로 확대하는 등 파격적인 방안이 포함돼 있다”며 “집값과 전월세 가격이 동반 급등하며 불안감이 고조되는 수도권 주택시장을 공공은 물론 민간 공급도 최대한 늘리는 총력전으로 안정시키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 신문은 “부동산시장 안정을 위해 공급의 현실화가 시급한 만큼 정부가 ‘속도전’을 선언한 것은 바람직스러운 방향”이라면서도 “부동산 대출 확대는 가뜩이나 고공행진 중인 가계부채의 폭증을 초래할 위험이 있다. 부동산 대출이 투기적 수요로 흐르지 않고 온전히 실수요자들에게 가도록 정부의 면밀한 감독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조선일보는 <초강력 세제는 내년부터, 추가 공급은 빨라야 2030년 착공> 사설에서 “공공 개발을 우선시하고 민간 공급에 부정적이던 기존 인식에서 벗어난 것은 평가할 만하다. 가계 부채 총량 증가율을 1.5%에서 3%로 확대한 것도 고무적”라고 밝혔으나 “세부 내용을 보면 실효성이 의문시되는 대목이 적지 않다. 대책의 핵심인 남양주 지역은 2027년 지구 지정을 거쳐 빨라도 2030년 상반기에 착공한다.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무주택 서민과 실수요자에게는 그림의 떡”이라고 지적했다. 또 “집값 불안 진원지인 서울에 대한 대책도 부족하다. 추가된 서울 택지는 강서구 염창공원 1000가구가 전부”라고 지적했다.

조선일보는 “정부 대책을 시장이 신뢰할 수 있느냐도 문제”라며 “정부는 작년 9·7 대책에서 2030년까지 수도권에 135만 가구를 착공하겠다고 했다. 올해 목표는 26만9000가구지만 상반기 실적은 수도권 24.2%, 서울 19.3%로, 목표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기존 계획도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 상황에서 숫자 부풀리기로 공급 목표만 늘린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고 했다.

막말로 치닫는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당권 잡더라도 민심을 잃는다면…”

▲세계일보 14일자 5면 기사.

더불어민주당 8·17 전당대회가 막판까지 거친 네거티브와 막말 공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전당대회는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호남(15일)과 수도권(16일) 일정을 거쳐 17일 새 당대표를 결정하게 된다.

세계일보는 <“금붕어 아이큐” “독특한 인간성”… 끝까지 ‘막말 대잔치’> 기사에서 “경선 초반부터 과거 행적과 각종 의혹을 놓고 충돌해 온 당권 주자들은 종반부 들어 상대 후보의 체구와 지능지수(IQ)까지 거론하는 인신공격성 발언을 주고받았다”며 “후보들은 경선 이후 화합을 다짐하고 있지만 당내에서는 전당대회 과정에서 깊어진 감정의 골이 차기 지도부 운영에 부담으로 남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보도했다.

세계일보는 “당대표 경선 주자인 송영길 후보는 13일 CBS라디오에서 정청래 후보를 겨눠 ‘금붕어 IQ처럼 이전에 자기가 무슨 말을 했는지 기억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정 후보는 즉각 페이스북에 ‘김민석이 시켰나. 아니면 송영길의 독특한 인간성인가’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고 전했다. 이어 “당대표 후보 간 전선이 최고위원 후보들의 계파 대리전으로도 확대되고 있다. 최민희 후보와 득표율 1, 2위를 다투는 박선원 후보는 SBS라디오에서 최 후보를 겨눠 ‘축의금 받아서 우리 당에서 20·30대들이 다 떠나게 한 분’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고 보도했다. 최 후보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 시절 국회에서 치렀던 자녀 결혼식을 거론한 것.

이 신문은 “이런 식으로 한 번 싸우고 난 뒤에 생긴 감정은 풀리기 어렵다. 영영 못 풀 수도 있다. 20대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당내 경선 때 이재명·이낙연 후보가 그랬다”는 민주당 관계자 발언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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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는 <진흙탕 싸움만 하다 끝나는 민주당 대표 경선> 사설에서 “거대 여당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가 진흙탕 싸움으로 끝나는 형국이다. 집권 2년 차를 맞아 갈 길 바쁜 이재명 정부와 발맞춰 국정을 운영할 정책과 비전 경쟁은 애초 보이지도 않았다. ‘배신’이나 신천지 의혹 등으로 윤리 감찰이나 징계가 거론되는가 하면, 이른바 ‘불법 전화방 의혹’처럼 사법 리스크로 번질 사안까지 불거졌다”고 평가했다.

한국일보는 “이번에 선출된 집권당 대표는 국정 운영의 한 축을 책임져야 하지만 계파 간 ‘갈라치기’와 ‘낙인찍기’로 비방전을 벌이기 시작해 후보 간 네거티브가 나날이 격화했다. 누가 당선되든 선거가 끝난 후 당내 분열을 수습할 수 있을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면서 “아무리 당권을 잡더라도 민심을 잃는다면 얻는 게 뭔가. 당대표 선출 이후의 민주당이 걱정되는 까닭이다”라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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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를 조롱하는 이진숙의 '5·18 소품극'

홍순구 시민기자

dranx@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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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리커쳐로 보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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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구 만평작가의 '동그라미 생각'

국회는 대한민국의 헌법 가치를 지키고 민주주의를 떠받치는 공적 공간이다. 극우적 역사 왜곡에 배양토가 되거나, 정치적 야심을 채우기 위한 혐오와 선동의 장터로 변질돼서는 안 된다.

5·18 민주화운동은 대한민국 헌정사가 감당해야 했던 가장 큰 고통이자, 피로 지켜낸 민주주의의 뼈대다. 여야를 막론하고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담아 그 역사적 정당성과 민주적 가치를 헌법으로 공인하려는 노력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비록 전반기 국회 문턱을 넘지는 못했지만, 5·18이 일궈낸 민주주의의 가치는 결코 정치적 합의에 따라 흔들릴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런 와중에 최근 이진숙 의원의 행보는 5·18에 대한 최소한의 역사적 상식과 공동체의 윤리마저 가차 없이 내팽개치고 있다. 그는 이전 광주를 찾아 사과를 요구하는 시민들 앞에서 고개 숙이기는커녕 갈등을 키우더니, 급기야 이번에는 ‘새역사국민운동’이라는 극우 단체를 국회로 불러들여 5·18을 폄훼하는 난장을 주도하고 있다. “광주는 이 나라를 분열시키고 패망의 길로 이끌게 될 어두운 세력의 소굴”이라는 패륜적 망언이 국회 마이크를 타고 울려 퍼지도록 판을 깔아준 것이다.

이것을 단순한 무지나 개인의 소신으로 치부하는 일은 너무 비겁하다. 헌법 개정을 통해 역사의 진전과 국민 통합을 이루려던 공동체의 노력이 좌절된 틈을 타, 이 의원이 오히려 그 균열을 정치적으로 파고들고 있다는 의심을 지우기 어렵다. 5·18 역사왜곡처벌법이라는 법적 경고가 엄존함에도, 국회의원이라는 지위를 방패 삼아 극우 세력의 입을 빌려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자신이 속한 진영의 강성 지지층을 결집하고 정치적 입지를 넓히기 위해서라면, 역사적 정의와 국민적 통합쯤은 얼마든지 제물로 바쳐도 된다는 식의 정치라면 그것은 소신이 아니라 퇴행이다. 5·18을 둘러싼 역사의 진실을 다시 갈등의 도구로 끌어내는 순간, 정치가 무너뜨리는 것은 과거의 합의만이 아니다. 민주공화국이 어렵게 쌓아온 공동체의 신뢰까지 함께 무너진다.

더 큰 문제는 이 의원의 무리수가 단지 한 정치인의 일탈로만 끝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장동혁 국민의힘 당대표가 당내 극우 세력의 맹종을 단호히 끊어내지 못한 채, 오히려 그들의 눈치를 살피며 정치적 힘에 기대는 나약한 행태를 보이는 것이 이런 일탈을 키우는 토양이 되고 있다. 공공의 이익과 헌법적 가치를 수호해야 할 제1야당 지도부가 극우 세력의 확산을 외면하고 방조하는 사이, 당은 어느새 역사의 퇴행을 품어주는 피난처로 전락하고 있다.

국회는 대한민국의 헌법 가치를 지키고 민주주의를 떠받치는 공적 공간이다. 극우적 역사 왜곡에 배양토가 되거나, 정치적 야심을 채우기 위한 혐오와 선동의 장터로 변질돼서는 안 된다. 역사의 진실에 눈을 감고 헌정 질서를 조롱하는 이들이 공인의 자리를 차지하고, 지도부가 이를 묵인한 채 극우의 그늘에 기대는 일을 방치한다면 우리 민주주의는 걷잡을 수 없는 퇴행의 늪에 빠질 수밖에 없다.

이진숙 의원의 무모한 정치적 각개전투도, 이를 방조하는 국민의힘 지도부의 비겁한 침묵도 이제는 멈춰야 한다. 5·18을 다시 정치적 갈등의 한복판으로 끌어내려는 행위 앞에서 침묵하는 것은 중립이 아니다. 아쉬울 때만 국립묘지를 찾아 참배하고 헌법 전문 수록에 찬동하는 척만 하며, 5·18을 더 이상 정략적 소품으로 악용해서는 안 된다.

홍순구 시민기자 dranx@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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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 맥주와 영생을 드립니다”···포퓰리즘 때린 ‘강아지당’ 진짜 구청장·시의원 나왔다

  • 국제 농담이 정치가 될 수 있을까?

수정 2026.08.13 08:31

(下) 풍자 정당이 보여준 민주주의의 미래

헝가리 ‘두 개의 꼬리를 가진 강아지당’ 인터뷰

헝가리 ‘두 개의 꼬리를 가진 강아지당’(MKKP) 관계자가 “무료 맥주를 나눠주겠다”는 공약에 따라 ‘무료’라는 글자가 적힌 맥주캔을 들고 있다. MKKP 홈페이지 갈무리

“무료 맥주와 영원한 삶을 드립니다.”

선거철 정당들이 앞다퉈 20~25% 수준의 임금 인상 공약을 내놓자 헝가리의 한 이색 정당은 풍자에 나섰다. 모든 정당이 무엇이든 더 많이 주겠다고 나서자 ‘좋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료로, 영원한 것을 주겠다’고 한 것이다. ‘두 개의 꼬리를 가진 강아지당(MKKP)’이 기성 정치의 포퓰리즘을 비판한 방식이었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2022년 총선에서 빅토르 오르반 당시 총리가 이끄는 여당 피데스를 꺾기 위해 성향이 다른 6개 야당이 연합하자 이들의 ‘어색한 동거’도 풍자의 대상이 됐다. 실제로는 서로 반목하던 정당들이 선거를 앞두고 갑자기 “우리는 하나다”라고 말하는 모습을 그대로 흉내 내며 기성 정치의 모순을 꼬집었다.

MKKP는 2006년 거리의 풍자 운동으로 시작해 오늘날 구청장과 시의원을 배출하는 실제 정치 세력으로 성장했다. 경향신문은 지난 3일 MKKP 지도부의 일원이자 세게드 시의원인 차나드 토트베네데크(46)와 화상 인터뷰했다.

헝가리 ‘두 개의 꼬리를 가진 강아지당’의 지도부이자 세게드 시의원인 차나드 토트베네데크(46)가 지난 3일 경향신문과 화상 인터뷰를 하고 있다. 최경윤 기자

견제 대상은 ‘모든 기성 권력’

이름에서부터 느껴지듯 MKKP의 출발점은 여느 기성 정당과 달랐다. 로고 역시 타이포나 진영을 상징하는 동물을 앞세운 일반적인 정당과는 사뭇 다르다. ‘빨간 눈에 줄무늬 넥타이를 맨 꼬리가 두 개 달린 회색 강아지’다. 행복한 강아지가 꼬리를 빠르게 흔들면 마치 꼬리가 두 개처럼 보이는 모습에서 착안했다고 한다. MKKP의 출발점은 해학, 즉 사람들을 웃게 하는 일에 있었다.

설립자 게르게이 코바치는 대학생이던 2006년 헝가리 남부 도시 세게드에서 첫 활동을 시작했다. 도심 한가운데 20년 동안 아무것도 들어서지 않은 공터에 “이곳은 아무것도 지어지지 않은 지 20년이 됐다”는 취지의 표지판을 세운 것이 초기 활동 중 하나였다.

이후 이들의 풍자는 기성 정치권을 본격 겨냥했다. 2010년대 중반 오르반 전 정부가 “헝가리에 온다면 헝가리인의 일자리를 빼앗지 마시오”라는 취지의 반이민 광고판을 내걸자, 이들은 같은 디자인에 문구만 뒤집은 광고판으로 맞섰다. “헝가리에 온다면 영국으로 가서 다른 사람의 일자리를 빼앗으시오” 당시 더 높은 임금을 찾아 영국 등 서유럽으로 떠나는 헝가리인이 많았던 현실을 떠올리며 이민자를 ‘헝가리인의 일자리를 빼앗는 사람’으로 묘사한 정부의 선전을 비튼 것이다.

다만 토트베네데크 의원은 MKKP를 단순한 ‘반오르반’ 운동으로 설명할 수는 없다고 했다. 그는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어떤 형태의 권력이든 견제하는 것”이라며 “권력은 사람을 타락시킨다. 넘지 말아야 할 선도 결국 넘게 만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특정 정파에 반대하는 것을 넘어 권력이 한계를 넘지 않도록 견제하는 것이 MKKP의 이념이자 출발점이라고 했다.

‘진짜 정치’로 나아간 농담 정당

MKKP는 활동 시작 8년 만인 2014년 정식 정당이 됐다. 토트베네데크 의원은 “예술단체나 사회단체 같은 형태로는 할 수 있는 일이 적었다”며 “정당이 되면 정부로부터 자금을 받을 수 있고 활용할 수 있는 수단도 더 많아진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선거에 출마하는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당시 당국은 정당명이 성적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후보 등록을 막았다. 토트베네데크 의원은 이를 “황당한 이유”라고 했다. 그는 당시 오르반 정부가 사실상 “‘권력은 내가 갖고 있으니 너희는 선거에 나갈 수 없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MKKP는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제도권 정치에 도전했다. 2022년 총선에서는 정부로부터 지원받은 선거운동 자금의 약 3분의 1을 지역 환경 개선 프로젝트에 투자했다. 주민들에게 “동네를 더 좋게 만들 의견을 제안해달라”고 공모한 뒤 선정된 아이디어에 자금을 지원하는 방식이었다.

당시 세게드의 한 주민은 놀이터에 탁구대를 설치하자는 아이디어를 냈고, 실제 지역 놀이터 약 5곳에 탁구대가 들어섰다. 선거 관련 스티커가 붙은 시설이면 선거 홍보물로 인정하는 규정을 틈새 활용해 선거자금을 주민이 원하는 시설을 만드는 데 쓴 것이다.

이 무렵 MKKP에 정식 가입한 토트베네데크 의원은 정당이라는 제도적 지위를 활용해 “실제로 주민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할 수 있다는 점이 자신이 MKKP에 관심을 두게 된 계기였다고 했다.

지난 4월 총선을 앞두고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 거리에 ‘두 개의 꼬리를 가진 강아지당’의 선거 벽보가 붙어 있다. 타스연합뉴스

2024년 MKKP는 제도권 정치에 한발 더 깊이 들어섰다. 지방선거에 500여명의 후보를 냈고 전국 곳곳에서 지방의원을 배출했다. 설립자 코바치는 수도 부다페스트 12구 구청장에 당선됐고, MKKP는 부다페스트 시의회에서도 3석을 확보했다. 같은 해 낙선했지만, 유럽연합 의회 선거에도 도전했다.

토트베네데크 의원은 이 시기를 “MKKP가 더는 ‘농담 정당’에 머무르지 않게 된 때”라고 규정했다. 그는 “실제 (선출직) 정치인을 배출하면서 우리는 여전히 유머를 활용해 권력을 풍자할 수 있으면서도 동시에 중요한 정치 사안에 관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일례로 토트베네데크 의원 역시 시의회 연설에서 헝가리 어린이 동요를 인용하는 등 유머를 활용하면서도 주민들의 삶과 직결되는 정책을 다룬다. 그는 최근 어린이들의 대중교통 이용 개선에 관심을 두고 있다. 그는 “아이들이 무료 트램을 탈 수 있다면 부모는 매일 학교까지 차로 데려다줄 필요가 없어진다”며 “이건 농담이 아닌 실제 정치이자 많은 가정의 삶에 영향을 주는 진짜 정책”이라고 설명했다.

MKKP는 올해 4월 총선을 앞두고 처음으로 당 차원의 공식 정책집도 발간했다. 경제와 교육, 세금, 청년·노인 정책 등 주요 정치 의제에 대한 견해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것이다. 토트베네데크 의원은 “그간 우리는 스스로를 진짜 정당이라기보다 농담 정당으로만 생각했다”면서 여러 차례 선거를 치르며 정치적 의제에 대한 당의 입장을 충분히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누구나 머물 수 있는 ‘평범한 이들의 정당’

그렇다면 최근 아시아에서 부상한 새로운 농담 정당 ‘바퀴벌레국민당’(CJP)의 실험은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두 정당은 출발한 시대와 환경은 다르지만, 기존 정치 문법에서 벗어난 방식으로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활동을 조직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CJP는 인공지능을 이용한 풍자 이미지를 만들어 SNS에서 빠르게 확산했다.

MKKP 역시 최근 풍자의 무대를 메신저 앱 디스코드 등 온라인으로 확대하고 있다. 토트베네데크 의원에 따르면 세게드에서는 약 15~20명이 디스코드에 모여 지역 활동을 논의한다. 최근에는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에게 전달할 학용품을 모으는 프로젝트를 준비했고, 이전에는 유기견·유기묘 보호소에 전달할 사료를 모았다. 당내 의사결정 소프트웨어와 투표 프로그램도 활용한다.

다만 그는 MKKP의 성장에 가장 중요했던 것은 농담도, 기술도 아닌 ‘사람’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운동이 이미 시작된 뒤에는 기술이 도움이 된다. 하지만 운동을 시작하는 데 필요한 것은 무언가를 믿는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장 어려운 것은 무언가에 반대하는 사람들을 찾는 게 아니라, 무언가를 지지하는 사람들을 찾아 그들과 충분히 오래 함께 하는 것”이라고 했다.

실제 MKKP는 참여의 문턱을 낮췄다. MKKP의 정식 당원은 창당 이래 한 번도 100명을 넘긴 적이 없고 현재도 70여명에 불과하지만, 전국에서 크고 작은 활동에 참여하는 시민은 약 7000명에 달한다. 당은 구성원들에게 특정 활동에 참여할 것을 강요하지 않으며, 세대별 조직을 구분하지도 않는다. 헝가리 정당 대다수는 청년조직을 별도 운영하지만 MKKP에서는 10대도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성인들과 함께 활동한다. 최근 열린 여름 캠프에서는 10대부터 70대까지 여러 세대가 함께했다고 토트베네데크 의원은 설명했다.

이 같은 다채로움 아래 MKKP는 하나의 공동체가 됐다. 다수의 시민사회 활동 경험이 있던 토트베네데크 의원은 MKKP를 만나고서야 “내가 있어야 할 곳”이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집배원으로 일하는 한 관계자는 그간 학교 등에서 소속감을 느끼지 못했지만 MKKP는 “집 같은 곳”으로 느껴진다고 그에게 말하기도 했다.

헝가리 ‘두 개의 꼬리를 가진 강아지당’(MKKP) 관계자들이 도로에 페인트칠하고 있다. MKKP 홈페이지 갈무리

“권력에 맞서 붓을 들자”

MKKP의 다음 목표는 국회 진출이다. 토트베네데크 의원은 MKKP가 “평범한 사람들의 정당”이기 때문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돈도 없고 영향력도 없다. 주변에 억만장자도 없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사람들이 있다”고 말했다. 돈과 권력을 가진 소수에 맞설 수 있는 평범한 사람들의 힘은 결국 ‘숫자’에 있다는 것이다.

그는 “우리가 노력하지 않으면 결국 다른 사람들이 우리가 살아갈 세상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며 “우리는 그들이 만드는 세상보다 우리가 만드는 세상이 더 나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토트베네데크 의원은 마지막으로 ‘손에 권력이 없다면 붓을 들어라’라는 MKKP의 구호 중 하나를 소개했다. 그러면서 “붓으로 벽에 평화 표식을 그릴 수도 있고, 혹은 낡은 벤치를 다시 칠할 수도 있다”며 공동체를 위한 일을 하면서 기성 권력에 경고의 메시지를 전달해 가겠다고 했다.

20년째 비어 있던 공터에 표지판을 세우는 일에서 시작된 MKKP의 ‘농담 정치’는 이제 국회로 향하고 있다.

최경윤 기자

국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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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을 '조선'으로 부르자는 제안, 李 대통령이 신중했던 까닭은

[정욱식 칼럼] 정부 아닌 민간에서부터 '조선' 공감대 형성해야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 겸 한겨레평화연구소장 | 기사입력 2026.08.13. 06:06:40

개인적으로 '북한'을 공식 국호인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줄여서 '조선'이라고 부르자고 제안한지 2년 반이 흘렀다. 이러한 제안을 내놓은 이유는 조선의 '적대적 두 국가론'에 가장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출발점이라고 여긴 데에 있었다.

즉, 호칭을 출발점으로 삼아 조선의 국가성을 인정하고 흡수통일을 실질적으로 배제하는 조치들을 하나둘씩 취할 때, 남북(한조)관계의 가장 큰 병폐인 적대성을 줄여나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

또 하나의 제안은 '선민후관(先民後官)'이었다. 먼저 민간에서 공식 국호 사용을 늘려 국민적인 수용성을 높여야, 정부도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할 수 있는 정치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될 수 있다고 여겼다.

이 사이에 한국의 정권이 교체되었고 '조선'이라고 호칭하는 사람도 늘어나고 있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도 이 사안을 언급할 정도로 '공론화의 영역'에 진입했다.

정부 내에서 이 논의를 주도해온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6일 통일부 업무보고에서 공식 국호 사용을 제안했고, 이에 대해 이재명 대통령은 "본의 아니게 용어 하나 표현 하나를 갖고 정쟁 대상이 되는 만큼 더욱 신중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선의는 이해하지만, 호칭 변경에 관한 정치사회적 분위기는 아직 무르익지 않았다는 취지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외교부·통일부·국방부·국가보훈부 등에 대한 부처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통령이 유엔 연설에서 공식 국호 사용한 건 딱 한 번

나는 호칭 문제를 둘러싼 신중론을 존중하면서도 한 단계 논의의 진전을 위해 짚어봐야 할 문제들이 있다고 본다. 먼저 역대 한국과 조선의 합의문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사용했고, 국제무대에서도 영문명인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DPRK)'가 통용되어왔다는 인식이다.

그런데 여기서 짚어봐야 할 문제가 있다. 남북 합의문에 공식 국호가 병기되었다는 것이 곧 우리가 조선의 공식 국호를 '사용'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정확히 말하면 양측의 서명자가 공식 국호를 사용한 것을 '수용'한 것이라는 뜻이다.

한국이 국제무대에서 공식 국호를 사용해왔다는 주장 역시 검증을 요한다. 일례로 한국 대통령의 유엔 총회연설을 들 수 있다.

한국과 조선의 유엔 동시 가입 이후 한국 대통령이 유엔 연설에서 공식 국호를 언급한 사례는 1991년 노태우 대통령의 연설이 유일했다. 그 이후 모든 대한민국 대통령은 유엔 연설에서 '북한'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작년 연설에서 '북'이라고 표현했다.

문제를 일으킨 사례가 있다

일각에선 '북한'이라는 호칭이 남북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게 아니라며, 굳이 호칭을 바꿔야 하느냐고 반문한다. 호칭 문제를 떠나 이미 남북관계는 바닥으로 추락했다는 점에서 일리 있는 진단이다. 그런데 '북한'이라는 호칭이 문제를 일으킨 사례가 있다. 조선 여자축구팀의 기자회견 자리가 바로 그것이다.

조선은 2023년 7월부터 '남조선' 대신에 '대한민국', '한국'이라고 호칭하면서 한국인이 '북한'이나 '북측'이라고 표현하는 것에 강한 거부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일례로 조선 여자축구 대표팀 감독은 2023년 9월에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축구 한국과의 8강전 이후 진행된 기자회견과 2024년 2월 '파리 올림픽' 여자축구 아시아 최종예선 일본과의 경기를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국 기자가 '북측'이나 '북한'이라고 표현하면서 질문하자 공식 국호를 사용하지 않으면 답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가장 주목할 사례는 5월 하순 내고향여자축구단 우승 기자회견 자리이다. 기자회견 막바지에 한국의 한 언론사 기자가 "북쪽, 북측"이라고 부르면서 질문하려고 하자, 내고향팀 감독, 통역관, 주장은 연이어 공식 국호로 불러달라고 요구했다. 이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내고향팀은 자리를 떴다. 그리고 상당수 언론은 조선이 '적대적 두 국가'를 재확인한 것이라는 평가를 쏟아냈다.

과연 그럴까? 내고향팀은 여러 기자회견에서 국호를 '무음'을 처리한 질문에 모두 답했다. 이는 "북쪽, 북측"이라고 표현한 기자가 내고향팀의 요청을 받아들였다면, 보다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서 기자회견이 마무리되었을 것이라는 점을 말해준다.

다시 선민후관으로

이밖에도 호칭 문제를 둘러싸고 짚어봐야 할 문제들은 많다. 나 역시 '조선'이라고 부른다고 해서 남북관계가 하루아침에 달라질 것이라고 보지는 않는다. 다만 공식 국호 사용이 당장 남북대화 합의에는 이르지 못하더라도 국제 스포츠 기자회견 등으로 마련된 접촉의 기회에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발판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또 이러한 사례가 축적되다보면 '북한'이라는 표현을 고수하는 것보다는 남북대화 재개에 기여할 것이라고도 본다.

또한 정부 차원의 공식 국호 사용이 반발과 정쟁을 낳을 것이라는 이 대통령의 우려에도 동의한다. 다만 이 점을 강조하기보다는 '공론화를 통해 국민적 공감대부터 형성하자'고 제안했으면 하는 아쉬움은 든다.

요컨대, 이제부터 호칭 문제를 둘러싼 생산적인 공론화를 본격화할 때이다. 관련 전문가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도 이 논의에 폭넓게 참여할 수 있는 장을 하나둘씩 만들어야 한다. 언론사도 검토에 들어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북한(조선), 혹은 조선(북한)이라고 병기하는 것도 과도기적 방식일 수 있다.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 겸 한겨레평화연구소장은 최근 <자주국방의 가성비>를 출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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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 겸 한겨레평화연구소장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는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북한대학원대학교에서 군사·안보 전공으로 북한학 석사학위를 받았습니다. 1999년 대학 졸업과 함께 '평화군축을 통해 한반도 주민들의 인간다운 삶을 만들어보자'는 취지로 평화네트워크를 만들었습니다. 노무현 정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통일·외교·안보 분과 자문위원을 역임했으며 저서로는 <말과 칼>, <MD본색>, <핵의 세계사> 등이 있습니다. 2021년 현재 한겨레 평화연구소 소장을 겸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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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쁨 대신 쓸쓸함, 서지현·박은정 "검찰개혁은 전리품 아닌 뼈아픈 역사"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서지현 전 검사검사 출신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오른쪽)과 서지현 전 검사가 7일 서울 종로구 오마이뉴스 광화문 사무실에서 보완수사권 폐지에 대한 인터뷰를 하고 있다. ⓒ 이정민

두 검사 모두 보통의 삶을 꿈꾸고 있다. 박은정은 "빵 굽는 변호사"를 상상하며 옅은 미소를 내보였고, 서지현은 "나와 소중한 사람을 지키는 일상"을 소망하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이어갔다.

두 사람을 함께 만난 건 1년 5개월 전이었다. 내란을 일으킨 윤석열이 잠시 석방됐을 때다. 당시 이들은 "윤석열 석방에 대한 검찰의 즉시항고 포기로 국민의 분노가 폭발했다"(박은정), "소독약, 항생제 따위의 임시방편을 쓰기엔 검찰은 이미 시기를 놓쳤다"(서지현)라고 말했다(관련기사 : 서지현·박은정의 직설 "윤석열과 검찰에 놀랐나? 아직 멀었다" https://omn.kr/2cmui)

이후 윤석열은 탄핵됐고 다시 감옥에 갔다. 당시 즉시항고 포기를 주도한 검찰총장 심우정은 내란에 가담한 혐의로 수사를 받는 중이고 개혁의 대상이 된 검찰은 곧 그 이름을 잃고 공소청으로 다시 출발한다.

두 전직 검사는 이 과정에서 누구보다 강하게 검찰개혁을 역설했다. 최근 형사소송법 개정 과정에서 불거진 보완수사권 폐지 논란에서도 수사·기소 분리 원칙을 확고히 강조하며 검사의 수사권 박탈 여론을 주도했다. 박은정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국회의원으로서 개혁의 소용돌이 복판에 있었고, 서지현은 갈등 상황을 "아수라"라고 표현하는 등 적극 논쟁에 뛰어들었다.

다시 두 사람을 만난 이유는 최근 수사권과 기소권을 완전히 분리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며 검찰개혁이 일단락됐기 때문이다. 이보다 앞서 통과된 법안에 의해 오는 10월 검찰청 또한 사라지고 공소청과 중수청(중대범죄수사청)이 새로 출범한다.

그럼에도 두 사람은 "마냥 환호할 수만은 없었다"(서지현), "약간의 쓸쓸함이 있는 것도 사실"(박은정)이라고 말했다. 서지현은 "검찰 수사권 폐지는 누군가의 승리도 패배도 아닌 뼈아픈 역사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두 사람 모두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두 검사,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과 서지현 전 검사를 지난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오마이뉴스> 광화문 사무실에서 만났다. 이들은 검찰권 남용 피해자로서 느낀 검찰개혁 과정에서의 소회, 이후 이뤄져야 할 법적·제도적 보완책, 검찰청 폐지를 바라보는 전직 검사로서의 감정 등을 약 2시간 동안 여과 없이 피력했다.

<오마이뉴스>는 기사 두 편으로 두 사람과의 인터뷰를 정리했다.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서지현 전 검사검사 출신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오른쪽)과 서지현 전 검사가 7일 서울 종로구 오마이뉴스 사무실에서 보완수사권 폐지에 대한 인터뷰를 하고 있다. ⓒ 이정민

울먹인 서지현 "검사가 약자의 수호자? 허망했다"

- 지난해 3월 인터뷰하고 다시 두 분과 만났다.

박은정 : 되게 까마득한, 오래전 일 같다.

- 그때는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탄핵 선고 직전이고 형사재판 1심에서 지귀연 재판부가 윤석열을 석방한 뒤 검찰이 즉시항고를 포기한 시점이었다.

서지현 : 맞다. 그때 언니(서 전 검사는 박 의원을 '언니'라고 호칭 – 기자 주)와 제가 법원 앞에서 (검찰 대신) 사과한 그 직후였다.

- 그때 이후 많은 일이 있었다. 어떻게 지냈나.

: 정말 많은 일이 벌어졌다. 윤석열의 탄핵 선고가 (지난해) 4월 4일에 있었고 이후 정권교체가 이뤄졌다. 그리고 최근 검찰개혁 법안의 통과가 마무리됐다. 정말 격동의 시간이었던 것 같다.

- 오는 10월 공소청·중수청이 생기면 검찰이란 이름은 72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지난해 3월 인터뷰에서 두 분은 "윤석열 석방에 대한 검찰의 즉시항고 포기로 국민의 분노가 폭발했다"(박은정), "소독약, 항생제 따위의 임시방편을 쓰기엔 이미 시기를 놓쳤다"(서지현)라고 말했다. 검찰 폐지 두 달을 앞둔 시점에서 소회를 듣고 싶다.

: 제가 검사로서 24년을 근무했고 사실상 인생 대부분을 검사로 생활했다. 검찰은 저의 첫 직장이고 젊은 시절을 보낸 곳이기 때문에 감회가 남다르다. 검찰에 있는 동안 그 누구보다 열심히 일했다고 자부한다. 때문에 약간의 쓸쓸함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검사로 일하며 검찰권 남용이라는 구조 속에서 한계를 많이 느꼈다. 이 구조가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문제의식을 계속 갖고 살았다. 이는 2020년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을 감찰하게 된 계기이기도 하다.

이후 벌어진 일은 국민 모두가 경험한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의 폐해였다. 검찰권 남용 시스템을 그대로 두면 대한민국이 발전할 수 없다는 생각을 강하게 갖게 됐고, 검찰개혁을 위해 국회의원이 되고 난 뒤 지난 2년 동안 달려왔다. 검찰개혁의 목표는 검찰의 순기능 유지였다. 이를 위해 검사의 중요한 기능인 공소 제기·유지가 국민을 위해 작동하도록 법안을 마련했다.

: 한쪽에선 검찰이 사라졌다고 환호하고 한쪽에선 대한민국이 범죄자 천국이 됐다며 저주와 악담을 퍼붓고 있다. 그런데 검찰 수사권 폐지를 그토록 주장해왔고 검찰 권력으로부터의 깊은 상처로 여전히 잠 못 이루는 저는 마냥 환호할 수만은 없었다. 검찰 수사권 폐지는 누군가의 승리도, 패배도 아닌 뼈아픈 역사이기 문이다.

제가 2018년 '미투'에 나선 이유는 '다시는 검사도, 변호사도 하지 못하고 집 밖으로 나가지 못하는 삶을 살게 되더라도 부패한 검찰이 개혁돼 후배들이 나와 같은 일을 겪지 않을 수 있다면'이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동안 수많은 이들이 검찰개혁을 부르짖었지만 정확한 의미를 알고 구체적 청사진을 가진 이는 찾기 어려웠다. 검찰개혁은 주로 정치적 구호로 소비됐고 이를 독점하거나 전리품으로 생각하는 이들마저 있었다. 검찰은 늘 힘이 셌고, 때문에 검찰개혁은 매력적인 일이었다. 하지만 사람들은 검찰을 너무 몰랐다. 검찰의 실체를 알리기 위해 노력했지만 내 말은 피해의식으로 폄하됐다. 늦었지만 다행이고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고 말하고 싶다.

▲서지현 전 검사서지현 전 검사가 7일 서울 종로구 오마이뉴스 사무실에서 보완수사권 폐지에 대한 인터뷰를 하고 있다. ⓒ 이정민

-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 문제로 한동안 정치적·사회적 갈등이 이어졌고 이는 지금도 진행 중인 듯하다. 이 갈등의 복판에 섰던 사람(박은정)으로서 그리고 이 갈등을 전직 검사로서 지켜본, 특히 이를 SNS에 "아수라"라고 표현한 사람(서지현)으로서의 생각을 듣고 싶다.

: 지난 3월 공소청법이 제정됐을 때 검찰의 수사권 문제까지 포함해 형사소송법을 개정했다면 지금보다 갈등, 분열, 혼란이 적었을 것이다. 이 점에서 아쉬움이 있다. 이 아수라 속에서 놀랐던 점 중 하나는 대부분 언론이 자극적인 단어로 운동경기처럼 양측 주장을 중계했을 뿐 왜 이 논란이 시작됐는지 말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 법조인, 교수라는 이들마저 검찰의 수사 시스템과 보완수사권, 보완수사요구권, 수사지휘 등의 공통점·차이점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각종 주장을 내놨다는 점이다.

이에 더해 자의적, 정치적 수사로 이 문제의 근본 원인이 된 검찰은 자신들이 내란의 공범임이 드러나고 있음에도 끝내 어떤 반성과 사과도 하지 않았다. 이를 지켜보는 내내 속이 쓰렸다. 나는 그동안 검찰이 어떻게 나와 가족들의 삶을 무너뜨렸는지 그동안 어떤 대가를 치르며 살아왔는지 자세히 말하지 않았다. 그저 내 몫이라 생각했고 하루하루 가족들에게 최선을... (서 전 검사는 이 대목에서 잠시 울먹였다 – 기자 주) 다하는 것으로 무너진 삶의 조각들을 꾸역꾸역 이어 붙이며 살고 있었다.

내 사건의 가해자는 사과하지도, 진실을 밝히지도 않고 사라져 버렸다. 검찰은 내부의 피해자를 철저히 고립시키고 무너뜨리고 조롱하고 음해했으며, 사건을 조작·은폐했고, 가해자를 비호했다. 그런데 검찰개혁 과정에서 그 조직이 '약자와 피해자의 수호자'라는 주장들을 마주했다. 내가 겪은 고통과 가족이 견딘 시간이 함께 부정당하는 듯한 통증에 허망했다. 아니, 허망함과 함께 화가 나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 서지현은 검찰권 남용의 피해자다. 검찰이 서지현의 목소리를 진즉 들었다면 이토록 망가지지 않았을 것이다. 내게 검찰개혁이란 싸움은 분명했다. 대한민국 사회에서 버텨온 기득권 카르텔 집단과의 싸움이었다. 정치 권력, 자본 권력, 언론 권력 등을 지탱하도록 한 것이 법조 권력이었고 그 핵심이 검찰이었다. 그 권력을 해체하는 작업은 사실 굉장히 어려운, 어쩌면 불가능한 일이었다고 생각한다. 지금의 상황이 기적과도 같다. 응원봉을 들었던 국민들 그리고 서지현을 비롯한 많은 분들의 응원이 있었기에 이만큼 이뤄냈다고 생각한다. 이제 시작이다.

: 언니 또한 윤석열을 감찰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검찰 수사권 남용의 피해자다.

: 그때 검찰의 민낯을 봤던 것 같다. 제가 윤석열을 감찰하며 당시 '윤석열 사단'이 저질렀던 비위의 실체를 확인했고 이후 윤석열이 대통령이 되는 과정에서 검찰권이 어떻게 남용되는지 경험했다. 저 또한 수사를 받기도 했다.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왼쪽)과 서지현 전 검사가 지난해 3월 13일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에서 '지귀연 재판부'의 윤석열 구속 취소 결정에 대한 검찰의 즉시항고 제기를 촉구하며 각각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 유성호

"과거의 나라면 직접 수사 옹호했겠지만..."

- 이번 형사소송법 개정 후 두 분 모두 SNS에 "끝이 아닌 시작"이라고 썼다. 어떤 의미인가.

: 검찰권 남용의 구조를 해체하긴 했지만 여전히 검사는 영장 청구권과 기소권이라는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다. 막판에 보완수사권으로 논쟁이 매몰되면서 영장 청구권, 기소권의 통제에 대해선 법안에 담지 못했다. 여전히 검사는 많은 권한을 갖고 있고 그 권한을 남용할 우려가 크다. 검찰개혁 법안이 잘 안착해 이를 통해 검사의 권한이 건강히 작동하도록 해야 한다. 급하게는 형사소송법 개정과 병행해 다뤄야 할 법 179개와 하위 법령 900여 개가 있다. 뿐만 아니라 예규나 매뉴얼, 지침 등도 수백, 수천 개가 있다. 이것들을 제대로 제·개정해 시스템으로 정착시켜야 한다. 이 과정에서 비협조나 태업이 없도록 시민들께서 매의 눈으로 지켜봐 주셔야 한다.

: 수사·기소 분리는 선진 형사사법체계의 기본이다. 이 기본이 시작되는 데에 70년 넘는 시간이 걸렸다. 그동안 검찰이 강력한 수사권을 갖고 있었다 보니 제도가 바뀌는 것에 공포와 두려움이 큰 것도 이해한다. 그런 만큼 검·경의 협력, 피해자 보호 방안 등 정교한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 이제 시작인 것이다.

- 이번 형사소송법 개정으로 보완수사권을 포함해 검사에게 일말의 수사권도 남지 않게 됐다. 이렇게 조치해야 했던 핵심 이유는 무엇인가.

: 검찰이 절대악이라서, 검찰에 보복하기 위해서도 아니다. 어떤 기관도 수사권·기소권이라는 막강한 권한을 동시에 가져선 안 된다는 원칙을 지키기 위해서다. 검찰은 원래 기소와 공소 유지를 담당하는 기관이다. 다만 일제강점기 고문으로 점철된 경찰 수사를 견제해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예외적 임시 조치로 검찰에 수사권이 부여됐었다. 그런데 70년 넘는 기간 수사권, 기소권, 영장청구권, 공소유지권, 형집행권 등 막강한 권한이 검찰이라는 한 기관에 집중됐다. 그 결과를 우리는 이미 경험했다. 사건이 조작·은폐되고 검찰이 정권의 도구처럼 쓰였다. 그러더니 검찰은 결국 자신들의 왕을 대통령으로 만들고 검찰정권 하에서 정치적 수사를 부끄러움 없이 자행했다. 내란에 일부분 역할을 했다는 것도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검찰이 유독 나빠서가 아니라 집중된 권력은 필연적으로 부패한다. 선진국 대부분이 수사·기소를 분리한 이유다. 민주주의는 사람의 선의를 믿는 제도가 아니다. 권력을 나눠 견제하도록 만들고 이로 인해 생기는 필연적 비효율을 최소화하기 위해 함께 고민하는 고단한 인내의 이름이다. 이번 논란에서 '유능한 검찰이 계속 수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을 보며 광복 직후가 떠올랐다. 단순히 비교할 순 없겠지만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가를 추적·고문하던 경찰들이 치안 공백, 수사 역량 등을 이유로 다시 대한민국 경찰로 복귀했을 때 그때 국민들은 어떤 심정이었을까.

: 덧붙이자면 '피해자 보호를 위해 검사가 수사권을 계속 가져야 된다'는 주장은 맞지 않다. 그동안 검찰이 피해자 보호에 성실했나. 우리는 검찰이 은폐한 너무도 많은 성폭력 사건들을 기억해야 한다. 서지현이 안태근에게 당한 성폭력 피해에 당시 (처음에는) 수사도, 감찰도 진행되지 않았다. 한동훈의 처남 진동균이 저지른 후배 검사 성폭력도 (처음에는) 어떤 징계도, 수사도 진행되지 않았다. 김학의 사건은 더 말할 것도 없다. 이 사건 피해자는 두 번이나 고소했지만 경찰이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음에도 검찰이 2차 수사, 즉 보완수사권으로 사건을 은폐했다. 이러한 사건들을 모두가 기억하고 있는데 피해자 보호를 내세워 검사의 수사권을 지켜야 한다는 주장을 보며 기가 막혔다.

- 검사의 경찰 통제를 위해 보완수사권이 필요하다는, 보완수사 요구로는 경찰 통제가 어렵다는 의견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 보완수사 요구의 실질화를 통해 경찰 통제라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보완수사는 당연히 필요하다. 다만 이를 누가 할 것인지를 두고 논쟁이 있어 왔다. 검찰에서 지난 3, 4월 보완수사를 얼마나 했는지 통계를 발표한 바 있다. 해당 통계에선 전체 사건의 50% 이상을 검찰이 보완수사를 했다고 나와 있다. 하지만 제가 실제로 얼마나 보완수사가 이뤄졌는지 세부적인 통계를 받아봤다. 실질적인 보완수사는 검사가 참고인이나 피의자를 부르고 영장을 청구하는 것을 말하는데 이게 약 5.8% 정도였다. 검찰이 50% 이상이라고 했던 사례의 대부분은 참고인·피의자를 부르거나 영장을 청구하는 것이 아닌 수사 보고의 형식이었다.

1년에 피해자가 있는 사건이 약 100만 건 정도 된다. 이 중 5.8%면 5만 8000건 정도다. 이러한 양의 보완수사를 경찰에서 잘하도록 검사가 요구하면 되는 것이다. 보완수사 요구의 실질화를 어떻게 이룰 수 있을지 이번 법안에 촘촘하게 담았다. 먼저 보완수사를 요구할 때 서면으로, 구체적으로, 내용과 방식을 첨부하도록 했다. 또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KS, 킥스)의 사건번호를 그대로 유지하도록 했다. 기존엔 사건번호가 없어져 버리기 때문에 검·경 사이에서 '핑퐁'의 우려가 있었는데 사건번호를 유지하면 검사로서는 내 사건이 경찰에 갔다가 그대로 나에게 오게 되므로 책임 소재가 생긴다.

그리고 경찰은 보완수사의 결과를 1개월 내에 검사에 통보해야 하고, 구속 사건이나 공소시효 임박 사건의 경우 검사가 긴급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있도록 했다. 아주 긴급한 경우에는 사건 기록이 오가는 데에 시간이 걸릴 수 있으므로 관계 서류나 증거물을 송부하지 않고도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있는 '추완'이란 제도도 만들었다. 이렇듯 이번 개정한 법에는 오히려 경찰이 더 잘 할 수 있도록 검사가 통제하고 또 서로가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을 촘촘히 담았다.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검사 출신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이 7일 서울 종로구 오마이뉴스 사무실에서 보완수사권 폐지에 대한 인터뷰를 하고 있다. ⓒ 이정민

: 저는 검사로 일할 때 직접 수사를 매우 많이 했다. 그땐 하루에 사건 8건의 관계자 25명을 조사하는 등 한 달에 수백 명을 직접 조사했었다.

: 서지현은 여성 1호 특수부 검사다.

: 당연히 사건에 따라 직접 수사가 더 빠르고 편하기도 했다. 그래서 과거의 나라면 '직접 수사가 효율적'이라고 말했을지 모른다. 하지만 검찰의 여러 폐해를 경험하면서 검사의 역할이 직접 뛰는 선수가 아니라 수사의 법률적 완결을 위해 방향을 제시하는 감독이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됐다. 검사로 일하며 어떤 부분이 부족한지, 어떤 법리를 더 검토해야 하는지, 어떤 증거를 확보해야 하는지 아주 구체적으로 적어 8포인트로 A4용지 2~3장이 넘는 보완수사 요구서를 경찰에 보낸 적도 많다. 검사가 직접 수사하지 않더라도 보완수사 요구로 자신의 역할을 다하면 수사의 완결성을 높일 수 있다.

그럼에도 검찰은 '우리가 수사하지 않으면 망한다'고 얘기한다. 책임을 다하지 않겠다는 말과 다르지 않다. 신속과 효율이 우려된다면 사건 발생 초기부터 전산시스템 공유, 협의체 구성 같은 긴밀한 협력체계를 마련하고 조기자문 제도, 동일 사건번호 유지 등으로 보완하면 된다. 이렇듯 경찰을 통제하고 수사의 완결성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고민해야지 그것을 영원히 '유능한 검사의 수사'에 맡길 순 없다. 더해 일부에선 검사가 전혀 수사에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처럼 말하고 '전 국민이 변호사를 선임해야 한다'라고 호도하는데 그렇지 않다. 형사소송법 195조는 검사의 수사협력 의무를 규정하고 있고 그런 의무를 충실히 하면 보안수사 요구권으로 얼마든지 충실히 수사에 역할을 할 수 있다.

"검·경 대립? 영화 속 이야기"

- 이번 형사소송법 개정으로 '요구와 협의'라는 절차가 생긴 셈인데 검·경 간 협의가 제대로 이뤄질 수 있을지, 수사의 지연·부실 및 사건의 암장 가능성은 없는지 등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 영화나 드라마에 주로 검·경이 대립하는 것으로 나오는데 그렇지 않다. 저희도 검사 생활할 때 경찰을 수사하는 파트너로 생각했지 대립하는 이들로 여기지 않았다.

: 저는 오랫동안 형사부에서 근무했다. 사회적 약자 대상 범죄, 성폭력, 교통사고, 가정폭력 등 사건을 주로 맡았다. 이런 사건들에서 검·경은 굉장히 잘 협력한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피해자가 있는 100만 건 중 보완수사가 진행되지 않은 약 95%는 대부분 경찰이 수사한 그대로 검사가 공소장을 써 기소한다. 이런 사건은 검·경이 서로 협력해 영장도 신청·청구하고 보완수사 요구도 잘했기 때문에 양측이 불화할 일도 없고 그래서 공론화될 일도 없다. 그런데 일부 사건을 이유로 검·경이 불화하고 마치 경찰이 엄청나게 부패한 것처럼 호도되곤 하는데 이 점은 아쉽다.

물론 나쁜 경찰도 있다. 그런데 또 나쁜 검사도 있다. 즉 검찰개혁은 개별 경찰, 개별 검사를 거론하며 '누가, 누가 잘못했나'를 따지는 문제가 아니다. 나쁜 범죄를 처벌하는 데에 검·경의 의사가 다르겠나. 이번에 형사소송법을 개정하며 검사의 보완수사 요구에 따라 경찰이 송치할 경우 양측이 사전에 협의하도록 정해놨다. 보완수사 요구를 이행하지 않을 시 검사가 경찰의 징계를 요구할 수도 있다. 이전의 경우 검사에게 수사권이 있었기 때문에 경찰과 협력하기보다 '그냥 내가 해버리지'라는 식으로 사건을 처리했고 그래서 문제가 있는 경찰의 징계도 요구하지도 않았다. 이제는 보완수사 요구권를 실질화했기 때문에 검사가 경찰에 좀 더 개입할 수 있게 됐고 오히려 협력하는 모습으로 관계를 안착시킬 수 있을 것이다.

: 검·경 대립이란 말은 추상적이다. 새로운 제도가 만들어졌기 때문에 이에 우려가 생기는 것은 당연하다. 그럴수록 지금이 시스템을 가장 정교하게 만들 기회라고 생각해야 한다. 예전엔 검사가 경찰 단계의 진행 상황을 실시간으로 알기 어려웠다. 이제는 사건 접수 단계부터 진행 상황을 전산으로 실시간 공유해야 한다. 그 시스템을 잘 구축해야 할 것이다. 사건번호의 동일성 유지와 책임 수사관제 실시 그리고 보완수사 요구의 미이행 시 가능한 징계 요구권을 실질화하는 등 사건 지연을 막을 노력도 필요하다.

경찰도 검찰도 완벽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어느 기관을 더 믿느냐가 아니라 어느 기관도 마음대로 할 수 없도록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다. 정보 공유, 법리 협의, 보완 요구, 기한 관리, 책임 명확화 등을 모두 시스템으로 설계해야 한다. 민주주의는 사람을 믿는 제도가 아니라 최선의 제도를 만드는 체제이기 때문이다. 나는 '부족하면 고치면 된다'는 말을 매우 싫어한다. 제도의 시행착오는 통계 속 숫자가 아니라 살아있는 사람을 향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처음부터 완벽한 제도는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처음부터 완벽한 제도를 만들겠다는 각오만큼은 포기하지 않아야 한다.

검사 출신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이 7일 서울 종로구 오마이뉴스 사무실에서 보완수사권 폐지에 대한 인터뷰를 하며 준비해 온 자료를 가리키고 있다. ⓒ 이정민

- 두 분 모두 최근 SNS에 "끝이 아닌 시작"이라고, "가보지 않은 개혁의 길이기에 발생할 시행착오도 있을 것"(박은정)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형사사법체계의 정교함을 갖추기 위한 제도적 설계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제도적 설계의 방향성은 무엇이어야 한다고 생각하나.

: 수사·기소 분리는 목적이 아니라 출발점이다. 그것보다 '국민이 이전보다 더 공정한 수사를 받을 수 있는가', '피해자가 이전보다 더 보호받을 수 있는가', '억울한 사람이 이전보다 더 줄어들 수 있는가'라는 질문이 더 중요하다. 앞으로의 제도적 설계는 수사의 완결성과 책임성, 절차의 공정성, 피해자 보호의 원칙 위에 세워져야 한다.

: 그동안 우리는 검찰 만능주의 시각을 갖고 있었다.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통과돼 곧 시행을 앞두고 있는 지금도 누군가는 검사만이 정의롭고 검사만이 유능하다는 얘기를 이어가고 있는데 그런 시각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 특히 윤석열 사단의 특수부 검사들이 직접 수사한 그 기준대로 수사권의 프레임이 잡혀 있었던 것 같다. 검사가 수사로 정치하는 이 시대에 종언을 고해야 한다. 검사의 수사가 정치면 1면에 실리는 시대가 끝났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검사가 건강한 국가기관으로서 이제 경찰 수사를 통제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경찰의 수사는 보다 인권을 보장하고 범죄 피해자를 보호하는 방향으로 검사의 통제를 받으며 나아갈 것이다.

*<[다시 만난 두 검사②] 서지현의 호소 "미투 땐 검사, 이번엔 법조인 동료들 잃었지만..." https://omn.kr/2jdkj>로 이어집니다.

#서지현#박은정#검찰#개혁#윤석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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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를 되찾기 위해 죽은 이들을 기리자"

유가협 40주년 기념식, 민주화유공자법 제정 재차 촉구

  • 기자명 서영빈 기자 
  •  
  •  입력 2026.08.13 01:43
  •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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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옫ㅓㅈ중ㅈㅎㅇㅎㄷ 전국민중민주유가족협의회 ‘창립 40주년 기념식’이 12일 저녁 7시 서울 남영동 민주화운동기념관 앞마당에서 진행됐다. [사진-통일뉴스 서영빈 기자]
증옫ㅓㅈ중ㅈㅎㅇㅎㄷ 전국민중민주유가족협의회 ‘창립 40주년 기념식’이 12일 저녁 7시 서울 남영동 민주화운동기념관 앞마당에서 진행됐다. [사진-통일뉴스 서영빈 기자]

"여기 오신 모든 분들은 87년 6월항쟁을 주도하고 만든 애국시민입니다."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유가협)가 주최한 '창립 40주년 기념식'이 12일 7시 서울 남영동 민주화운동기념관 앞마당에서 열린 가운데 장남수 유가협 회장은 이같이 말했다.

이번 40주년 기념식은 '민주주의를 지켜온 40년, 기억은 역사가 되고 역사는 미래가 됩니다'를 주제로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해 희생한 열사들의 뜻과, 열사들의 유가족들이 걸어온 발자취를 시민들과 함께 돌아보기 위해 이뤄졌다. 

이번 기념식에는 유가협 회원을 비롯해 400여명의 시민들이 자리를 지켰다.

유가협은 1986년 8월 12일 민주화운동과 노동운동 과정에서 국가폭력으로 희생되거나 의문사한 열사들의 유가족들이 창립한 단체로, 민주화운동 희생자들의 명예회복과 진상규명을 위해 꾸준히 활동해 왔다.

장남수 유가협 회장은 "독재정권이나 우리가 원하지 않는 정권에 항의함으로써 민주주의를 되찾기 위해 죽었던 가족들이 모여 만든 단체가 유가협"이라며 "우리는 죽은 자식들의 유지에 따라 대한민국 민주주의 발전을 이어가기 위해 40여년간 활동을 해왔다"라고 설명했다.

"민주주의를 위해서 많은 분들이 죽고 다치고 감옥에 갔지만, 그분들을 예우하는 대한민국 법은 없다"라며 "그 법이 바로 민주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률"이라고 하면서 관련 법안의 통과를 촉구했다.

장남수 유가협 회장 [사진-통일뉴스 서영빈 기자]
장남수 유가협 회장 [사진-통일뉴스 서영빈 기자]

유가협은 지난 2021년부터 '민주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률' 제정을 촉구하며 국회 앞에서 농성과 1인 시위를 이어왔고, 의문사진상규명을 위한 정보당국 정보공개 청구를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다.

'민주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률'은 유신반대투쟁, 6월민주항쟁 및 부마민주항쟁 등 민주화운동 관련자 및 유가족이 의료지원, 양로지원 등 합당한 예우로 받들도록 이끄는 법률.  

이재명 대통령의 축사를 대독한 전성환 청와대 경청통합수석은 "정부는 유가협의 지난 40년을 깊이 새기며 여러분께서 원하고, 희생자들이 간절히 바랐던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더욱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은 "올해 안에 열사가 아닌 유공자로 불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며 "우리가 피운 민주의 꽃이 계속 유지되고, 계속 피어나 저 세상에 가 있는 우리의 아들딸들이 흐뭇하게 미소지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힘줘 말했다.

추모연대 장현일 의장은 민주유공자법의 경과를 보고하며, 2021년 이후로 유가협과 추모사업회 뿐만 아니라 많은 분들이 '민주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률' 제정 촉구 1인 시위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유공자법이 제대로 집행이 되고, 유공자법의 미비한 점이 고쳐지는 투쟁이 계속되도록, 심장이 멈추지 않는 한 함께하겠다"라고 강조했다.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 [사진-통일뉴스 서영빈 기자]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 [사진-통일뉴스 서영빈 기자]

조순덕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민가협) 상임의장은 연대사를 통해 "자식을 가슴에 묻고 길바닥에서 밤을 지새우던 날들, 차디찬 시멘트 바닥과 매서운 최루탄 연기 속에서도 유가협과 민가협은 서로의 손을 꼭 쥐며 견뎌왔다"라며 앞으로도 인간의 존엄을 위해 함께하겠다고 다짐했다.

각계 인사들의 인사말과 축사에 이어 안치환, 송희태씨가 노래를, 이삼헌씨가 춤을, 오민애씨가 낭독을 진행했다.

유가협은 창립 40주년을 계기로 민주화운동 희생자들의 명예회복과 국가폭력 진상규명 활동을 더욱 강화하는 한편, 민주주의의 가치를 후속 세대와 시민사회에 계승하기 위한 사업을 추진해 나아갈 계획이다.

한편, 이날 기념식에는 신장식 조국혁신당 대표, 이재호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 더불어민주당 민병덕 국회의원, 김종훈 진보당 대표, 권영국 정의당 대표,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 최미라 한국노총 상임부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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