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목에서 필자의 주장을 제시하고자 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수사기관의 권한 오·남용을 방지하기 위해 ‘수사기관 간 견제 강화’가 필요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고 ‘민간에 의한 수사기관 견제’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대부분의 선진국에는 ‘공인탐정제도’가 있다. 국민들이 ‘사실조사’, ‘증거확보’ 등을 필요로 할 때 이를 국가의 수사기관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필요하면 자기 돈을 들여서라도 ‘사실조사’, ‘증거 확보’ 등을 민간 전문인력(공인탐정)에게 위임하여 도움을 받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에는 ‘공인탐정제도’가 없기 때문에 ‘사실조사’, ‘증거 확보’ 등을 수사기관에만 의존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수사기관이 실수로 중요 단서를 놓치는 경우도 있을 수 있고, 수사기관의 역량이 부족해서 중요 단서를 놓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또한 수사기관의 업무량이 많아서 적시에 수사에 착수하지 못해 중요 단서를 놓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수사기관이 고의로 사실관계를 왜곡·조작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예컨대 교통사고 조사에서 가해자가 피해자로, 피해자가 가해자로 둔갑하는 경우도 있다. 또 경찰 또는 검찰이 짬짜미해서 사건을 왜곡·조작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수사기관의 예상되는 비행(非行)을 고려하면, 국민은 ‘사실조사’, ‘증거확보’ 등을 수사기관에만 의존하도록 할 것이 아니라 필요하면 자기 돈을 들여서라도 공인탐정의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것이 국민의 권익을 보호하고 행복추구권을 증진하는 길이다. 뿐만 아니라 ‘공인탐정제도’를 시행하면 수사기관의 권한 오·남용을 견제하는 효과도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수사기관이 민간 공인탐정의 활동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미 우리나라에도 ‘탐정사’ 등 민간자격을 갖고 ‘탐정사무소’를 운영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그러나, 탐정에 관한 법이 없어서 어디까지 합법적으로 탐정활동을 할 수 있는지 불분명해 효과적인 탐정활동이 저해되고 있고, 자칫 스토킹 처벌 등 위법행위로 처벌될 수도 있다. 따라서, 국민의 권익 보호를 위해 그리고 수사기관의 권한 오·남용을 견제하기 위해 시급히 ‘공인탐정법’을 제정해야 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중 탐정업을 규율하는 법이 없는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우리나라에서 탐정법 제정 논의는 1999년 제15대 국회에서 처음 시작된 이래 제21대 국회까지 무려 13차례 이상 관련 법안이 발의되었지만 번번이 입법이 좌절됐다. 지난 박근혜 정부시절에는 ‘공인탐정제도 도입’을 국가가 추진할 중요 정책에 포함한 적이 있었는데, ‘신직업 발굴 프로젝트’ 41개 직업 중 하나로 선정하고 창조경제의 핵심전략으로 추진했다.
2016년 8월 윤재옥 새누리당 의원이 ‘공인탐정법 제정안’을 대표 발의했는데 그는 “탐정업이 도입되면 국민권익 보호에 기여하고, 사회와 경제의 투명성과 안정성을 제고할 것“이라고 법 제정 취지를 밝혔다. 이후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대선 후보 시절 ‘사실조사를 지원하는 공인탐정제도 도입’을 공약으로 내세웠고, 이재명 대통령 역시 2022년 대선 당시 67호 공약으로 탐정업법 도입을 내세웠다.
지난해 6월 치러진 제21대 대통령 선거에 입후보한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는 퇴직경찰의 전문성을 활용해 사회 안전망을 강화하는 ‘공인탐정제도 도입’을 선거공약으로 제시했다. 당시 개혁신당 선대위는 “2020년 신용정보법 개정으로 ‘탐정’ 명칭이 사용되고 있지만 자격 제도와 등록 관리 등 감독체계가 마련되고 있지 않다“면서 ”이로 인해 불법 사찰과 민간인 사적 정보수집 등 사생활 침해 사례가 발생해 민간조사업에 대한 국민 신뢰를 저하하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우리사회에서 공인탐정제도의 도입이 자주 논의되기는 했지만 여태껏 입법으로 실현되지 못한 상황이다. 변호사단체 등이 ‘국민의 사생활 침해 우려가 크다’는 등의 이유로 입법을 반대해 왔고, 최근에는 탐정제도에 대한 관할권(감독권)을 두고 정부기관(행안부(경찰), 법무부(검찰))간 권한 다툼 때문에 법안 통과가 실패하기도 했다.
국민주권정부를 표방하는 이재명 정부에서 ‘공인탐정제도’를 도입한다면 큰 업적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특히 검찰의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가 추진되고 있는 지금, 예상되는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해 ‘민간에 의한 수사기관 견제’가 절실하다고 본다. 따라서 정부와 여당은 시급히 ‘공인탐정제도’를 법으로 도입해야 할 것이다.
이선신 시민기자 goodbelief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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