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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밤 꿈얘기

사실 꿈얘기처럼 하기 어려운게 또 없다

이건 앞뒤안맞는건 둘째치더라도

어떨땐 내 입으로 차마 뱉기 어려운 쪽팔린 시츄에이션을 설명해야 될때도 있으니깐

 

각설하고..

원빈이랑 손잡고 대공원놀러가기류의 꿈따위야 잊어도 그만이지만, 

이번 꿈은 잊으면 안될것 같아 기록해둔다

 

 



# 전쟁이 났다.

뒤에서 전경(혹은, 군인)들이 우리 무리를 잡으려고 뒤에서 우루루 몰려오고 있다.

그런데 우리 아부지가 식구들을 앞서 보내고

(일부러)뒤쳐지시는거다.

 

나머지 식구들은 마구 달려

낯익은 어는 교회(여기는 내 꿈에 굉장히 자주 등장하는 곳)로 들어가게 되었는데,

내가 아부지를 막 뒤돌아보던 찰라 바로 내 앞에서 도망가고 있던 우리 오빠를 잃게 된다.

 

# 가족을 모두 잃은 상태였는데도 이상하게 내 심정은 아무렇지 않았다. 나머지 식구들이야 서로 알만한 곳에서 헤어졌으니 곧 찾을수있겠지.. 생각을 했던거 같다.

 

그러다 어떤 장소(여기가 그 교회인지 아니면 다른 교회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거기가 "교회"라는 생각을 했다)에서,

우연히 우리 아부지 같은 사람의 옆 모습이 유리창에 샤샥 비춰지는 거다.

 

나는 너무 반가워 "아빠! 아빠!" 불렀는데 그 분은 점점 멀어져간다, 다급해진 나는 아부지가 알아들을수있게 큰 소리로 내 이름과 동생 이름 등을 번갈아 불러가며 그 분이 걸음을 멈추시기를 바랬다.

그런데 그 분은 들은체도 안하시고 그냥 가던길을 가시는거다.

나는 정말로 전력질주해서 그 분 앞을 딱 가로막아서고 숨을 헉헉거리며 올려다봤는데..

 

처음에 알아보기 힘들긴 했지만, 아빠는 아빠다.

아빠는 아빤데, 모습이 너무 많이 변한거다.

 

구릿빛 피부가 핏기없는 새하얀 얼굴로 바뀌고,

머리도 빡빡깎으셨고,

게다가 말씀도 똑부러지게 못하고 어버버하시는데다,

싸구려 반팔에 반바지를 입으시고..

 

아빠가 그때 우리랑 헤어지고나서 많이 다치고 수술을 하셨단 얘기를 했던거 같다

그러면서 나를 만나 너무 반갑다며 우신다

나도 막 울었다

엉엉 울었다

 

# 내가 원래 불효막심한데, 특히 최근에 아부지한테는 더.

아무래도 반성좀 하라고 이런 꿈을 꾸게 한거 같다..

 

한 10-15년 후의 아부지를 본거 같아 마음이 찡하다

아침에 눈을 뜨고도 방문밖으로 나오지 못했다,

그새 더 늙어버렸을 그 분의 얼굴을 보는게 너무 겁나서..

 

# 어제 꿈은 잊지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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