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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모네가 보았다면 "수련이 있는 연못에 비친 앙코르와트"라는 그림을 그리지 않았을까 싶은 곳.
앙코르유적군에서 가장 잘 알려진 앙코르와트의 정원 연못에 비친 모습입니다. 요즘에 우기인지라 약간 흐린 날씨라서 그런데 햇볓이 좋았으면 물결이 더 반짝거렸을 것같네요.
앙코르 유적군에 대한 설명은 역사책이나 인터넷 사이트에 많으니까 생략.
(다만 '앙코르와트'는 앙코르 유적군 중 대표적인 사원을 이야기하는 것이고, 전체적으로는 많은 사원과 궁전 유적들을 통칭해서 앙코르 유적군을 둘러보는 일정이라는 점은 언급해야겠네요. 그밖에 많은 사원과 유적들 각각에 대한 느낌도, 일단은 생략.)
1000년의 시간을 지나면서, 이제는 허물어진, 하지만 한때엔 사람들로 북적거리고 황금과 상아, 보석으로 치장되어 있었을 곳들.
한때 장엄과 영광이 깃들였던 위대한 유적이 지금은 밀림 속에 버려져 황폐하게 된 광경을 쳐다보는 것처럼, 여행객에게 동경과 피곤을 불러일으키는 것도 없을 것이다. - 샤를 에밀 부유보 <인도차이나 여행> 1858
13세기 이후 크메르왕국이 쇠퇴하면서 이웃한 시암족(지금의 태국이죠)에게 약탈당하고 시간이 지나면서 폐허만 남은 곳입니다. 태국에 가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그곳의 사원들은 지금도 금과 보석으로 치장되어 있는데 이 곳도 아마 그런 모습과 비슷했겠죠.
일행 중에 어떤 분은 로마보다 훨씬 더 위대한 유적이라고 찬사를 아끼지 않더군요. 저는 로마는 못가봤으니 패스. 그러나 거대한 유적들과, 그 안에 있는 섬세하고 아름다운 조각들은 쓸쓸함을 더 느끼게합니다.
왕가위 감독의 <화양연화>를 보면, 마지막 장면에서 양조위는 자신이 끝내 하지 못했던 말을 앙코르와트의 어느 기둥, 작은 구멍에 속삭이고 진흙으로 메웁니다.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 중에 하나죠. 저에겐 다른 방식의 운명이 있을 것이기 때문에 그렇게 하지는 않았지만, 그 장면의 쓸쓸함이 어울리는 곳들을 여기저기에서 만나게 됩니다.
하지만 여러 유적들을 돌아봤지만, 역시 패키지 여행은 여유가 없습니다.(그나마 가이드가 좀 여유로운 분이었는데다가 자유시간으로 주어진 반나절을 또 어느 유적에 찾아간 덕분에 조금은 더 좋았습니다만.) 여행을 다녀온 사람들의 추천으로는 하루 종일 햇빛의 변화에 따라서 변해가는 유적의 모습을 보아야한다고 하는데, 그런 여유를 부리기에는 쉽지 않았던 셈이죠. 그런 부분이 무척 아쉽기는 합니다.
아름다운 유적이 많습니다만, '반테이 스레이'라는 곳의 사연이 잘알려져 있습니다. 철분이 많이 함유되어 붉은 색(아, 이런 표현의 어려움이 있을까요, 그것은 붉은.. 것이 아니라 오히려 시암선셋과 비슷한, 하지만 좀더 촉촉한 색깔입니다.)의 사업으로 만들어진 사원입니다.
앙드레 말로는 이 곳에서 Devata(여신)상을 밀반출하려다 당국에 체포됩니다. 그는 여신상에 반해서, 그걸 '동양의 모나리자'라고 부릅니다. 당일날 그 여신상을 찾지는 못했습니다. 가이드도 정확한 위치는 모르더군요. 제가 찍은 사진에는 제가 반한 여신상이 담겨 있습니다.^^;
(옆의 사진은 앙드레 밀반출하려 했던 여신상, 밑에 소개한 책에서 스캔했습니다. 모나리자라는 비유도 아까운 모습입니다. 앙드레 말로의 행위는 나쁘다고 생각하지만, 정말 가져가고 싶다는 느낌이 생기지 않을 수 없는 아름다움입니다. 하지만 식민지 문화제를 반출하다가 구속되기도 하고 스페인내전 국제여단에 참여했던 좌파이기도 했다가 드골 정부의 문화장관을 하기도 한 앙드레 말로의 변화무쌍한 경력이 한편으로 떠오르는군요.ㅎ)
하지만 굳이 그 여신상이 아니라도 수많은 여신상이 사원에 조각되어 있고, 모두 표정과 얼굴이 다릅니다. 당신이 어떤 느낌의 어떤 모습의 여신을 만나려고 해도 그곳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반테이 스레이의 여신상들이 가장 아름답지만, 앙코르와트에도 수많은 여신상, 무려 1500여개가 있다고 합니다.)
유적들은 대부분 비교적 무른 사암으로 지어져있어 손상이 빠른 편입니다. 한편으로는 무른 돌로 지어졌기 때문에 모든 벽면에 아름다운 조각을 남길 수 있었을 것이라는 것도 알수 있습니다. 하지만 세월의 흐름앞에, 곳곳에서 서서히 마모되는 모습은 가슴이 아프군요. 특히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오면서 유적의 훼손도 빠르다고 하는데, 관광객이 밟고 올라서는 유적의 계단들을 보면 그런 것을 확연히 느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어떤 여신상 같은 것들은.. 너무나 죄송한 이야기이지만 그 얼굴을 도저히 만져보지 않고는 견딜 수 없게 아름답습니다.)
시간이 된다면, 천천히, 여유있게 하나하나를 느끼면서 돌아보면 좋을 것같다는 생각이 드는 유적군. 하지만 정말 곳곳에 한국사람들과, 중국사람들(떠드는데 정신이 빠질 지경입니다.)이 너무 많아서 조용히 둘러보기는 쉽지 않습니다.
앙코르와트는 한편으로는 서구(이 지역을 식민화한 프랑스)의 시각에 의해서 19세기 이후에 '발견'된 곳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지금은 다시 전혀 다른 맥락에서 관광상품이 되어있습니다. 1000년전 크메르 왕국의 후손들에게 이 유적들은 어떤 의미가 있을지 또 한편 생각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것은 그들이 생각할 몫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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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한 몇가지 책 중에 아래의 책도 있다.
앙코르 : 장엄한 성벽도시 - 시공디스커버리총서 46
일반적으로 시공디스커버리총서는 선호하고 좋게 평가하는 편인데, 이 책은 좀 그렇다.
내용인 즉슨, 프랑스인들이 어떻게 앙코르유적군을 '발견'해서 탐사하고 연구하고 복원해서 지금에 이르게되었는가하는.. 유적군 자체에 대한 설명도 아니고 19세기 이후 유적이 프랑스에 의해서 '발견'된 역사에 대한 것이기 때문이다.
식민지의 역사가 어떻게 서구에 의해서 지금도 '재구성'되는지를 생생하게 살펴보고 싶은 분에게는 추천하지만, 앙코르 유적군 자체, 크메르왕국의 역사에 대해서 알고 싶은 분들에게는 비추인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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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isen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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