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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6/19
    모네(Claude Monet)展(3)
    겨울철쭉

모네(Claude Monet)展

지난 주에는 서울시립미술관에서 하고 있는 "빛의 화가 모네展"에 다녀왔습니다.
공식홈페이지는 여기 : http://www.monet.kr
모네는 인상파화가다..라는 정도밖에 알지 못하고 무작정 간 셈인데, '빛의 화가'라는 별칭이 어울리는 작품이 많더군요.

특히 수련을 그린 작품들로 유명한 모네의 전시회 답게, 전체 전시작의 1/3 정도는 수련들이었던 것같습니다.  모네가 수련을 왜 그렸는지는 책을 찾아보면 나오겠지만, 제가 느끼기에는 아무래도 그것이 물위에 떠 있기 때문이었던 것같은데, 왜냐하면 모네는 물 위에 비친 빛의 변화를 포착해내는 데 천부적인 소질이 있더군요.

물결에 일렁이면서 반사되는 빛, 원래의 색깔을 갖고 있지만 빛나고 투명해진 대상의 색깔을 그려내는 데 말입니다. 탁한 유화 물감으로 어떻게 이렇게 투명한 색감을 나타낼 수 있는지 감탄했습니다. 특히 붉은 노을이 비친 연못의 수련과 버드나무 그림이 있었는데, 그 투명한 노을의 붉은 색이란! (아래 그림은 Waterlillies 연작 중 하나인데, 붉은 노을 색이 있는 그림의 이미지는 찾지 못하겠더군요. 그 대신에.)

<심지어 포르비예의 세느강>과 같은 작품에서는 한길 앞을 볼 수 없는 안개까지도 물 위에서 투명해지는군요.
 
이런 걸 표현할 수 있는 것은 아무래도 다소 거친 듯하지만 일렁이는 붓터치 덕분일 텐데, 이 때문에 잔잔한 물을 그리고 있지만 그림의 표면은 역동적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그냥 무작정 평온하게 나른하지는 않죠. 또 어떤 작품들은 의도적으로 수면의 역동성을 거친 붓터치로 그린 것도 있고 말이죠.

<일어비린 시간을 찾아서>로 유명한 푸르스트는 신문에 모네에 대해서 이렇게 썼다고 합니다.

내가 언젠가 모네의 정원을 볼 수 있다면 꽃들의 정원이라기 보다는 색채의 정원이라고 해야할 것같고..
이를 테면 색이 아닌 모든 것으로 비물질화시킨 꽃들을 보게 될 것같은 느낌이 든다. (1907.6, 르 피가로)
 
이 이야기는 특히 <일본식 다리>라든가 <장미나무길> 같은 작품을 보면 너무나 잘 어울립니다. 이 색과 빛들을 보세요.ㅎ


모든 사물이 색채만 남아가는 그림들. 이와 함께 후기 작품으로 갈 수록 점점 추상성이 강해지는 데, '인상'을 회화에 표현하는 인상파의 특징을 더 극단으로 밀어부친 결과겠죠. 추상화되는 것도 그렇지만, <등나무>같은 작품은 공간을 소거하고 필요한 것만 캔버스에 담아내면서 '공중 정원'을 표현하는 독특한 효과를 만들더군요.

나름 재밌는 전시회였습니다. 특히, 지난 번 오르세미술관전에서도 느낀 것이지만 빛을 다루는 솜씨들이 탁월하다는 생각. 일찍부터 미술을 감상하는 법을 잘 배웠으면 그런 걸 훨씬 잘 느끼고 보았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이제라도 하나씩 보아가는게 재미가  쏠쏠합니다.)  일상 속에서 보이는 색과 빛들에 대해서도 그렇게 볼 수 있을 테니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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