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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미루가 앉아 있는데
배가 아주 불룩합니다.
"상구, 얘 봐...배가 왜 이렇게 나왔냐"
금방 젖을 먹긴 했지만
이건 좀 지나치게 많이 나왔습니다.
그래도 말은 좋게 해야 합니다.
"막 젖먹은 후라서 그런 거 아닐까?"
"그런가?"
"그나저나 미루는 팔 다리가 긴게 벌써 어른 몸매 같애"
자기 애라고
주선생님은 미루 팔 다리가 길답니다.
저도 호응해줬습니다.
"그러게 배 나온 것도 꼭 어른이랑 똑같고"
"뭐가 똑같애?"
주선생님의 물음에 저는
우리는 보통 성인 남자를 그릴 때
근육질에 날렵한 몸을 그리지만
사실 현실의 성인 남자는 대부분 배가 볼록하다는 취지의 말을 했습니다.
"그렇군"
대화는 가볍게 했지만
걱정이 돼서 우리는 결국
병원을 찾았습니다.
"복벽이 약해서 애들은 배가 다 그렇게 나와요"
괜한 걱정의 대가들 다운
행동이었습니다.
그래도 애들은 다 그렇다는 걸 확인하니까
마음은 안심입니다.
장인어른이 찾아오셨습니다.
"얘 배가 너무 나왔구만"
안 그래도
걱정이 돼서 병원에 갔는데
의사선생님이 우릴 비웃어줬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얘기를 들으신 장인어른의
반응은 이랬습니다.
"그래도 배가 너무 나왔어"
이유식을 먹이려는데
미루 배를 만지시면서
또 한 말씀 하십니다.
"안 먹어도 배부른데 뭘 그렇게 열심히 먹여"
속으로 외쳤습니다.
"미루야 꿋꿋하게 많이 먹어라~"
어른들 불룩한 배는 일반적이지만 정상은 아닙니다.
미루의 배는 일반적이고 정상입니다.
3주간 아주 지독하게 아팠습니다.
미루도 아프고, 저도 아프고 주선생님도 아팠습니다.
미루는 기침감기, 목 감기, 콧물감기에
연속으로 걸렸고
주선생님과 저는 교대로
앓아 누웠습니다.
미루는 특히 열흘도 넘게
콧물에 시달렸습니다.
항상 콧물이 주욱 흘러나와있습니다.
누렇습니다.
콧물이 흐르니까 미루는
입 속에 자꾸 뭐가 들어와서 좋아합니다.
혀를 반쯤 내밀고 쩝쩝 거립니다.
"으..드러..미루야..콧물 닦자"
굴러다니는 물티슈 한장을
뽑아서 콧물을 닦아 줍니다.
싫어합니다.
"싫어? 미안..이걸로 닦아줄께"
거즈로 닦아줍니다.
이것도 싫어합니다.
"에이..알았어, 이걸로 닦자"
결국 제 런닝셔츠 아래를
쭉 늘려서 닦아줍니다.
이번엔 가만히 있습니다.
왜 이렇게 이것만 좋아하나 싶어
런닝을 당겨서 코에 대봤더니
부드럽습니다. 다른 것보다 훨씬 낫습니다.
이때부터 미루 코는
무조건 제 속옷으로 닦아줬습니다.
반나절만 지나면
런닝 아랫 부분 곳곳이
누런 색깔에 약간 딱딱해져 있습니다.
전부 미루 콧물입니다.
"기저귀 갈자"
오줌을 왕창 쌌길래
기저귀를 갈아주려고 눕히는데
엄청난 양의 콧물이 나옵니다.
"야!야! 으이구. 야! 누워야지"
안 누울려고 버둥거립니다.
눕힐려는 주선생님과 미루가 실랑이를 벌입니다.
자꾸 일어나려는 미루를
주선생님이 몸으로 밀어서 겨우 눕힙니다.
"현숙아...미루 콧물이 없어졌다"
기저귀를 갈고
힘들어 하는 것 같아서 안아줬습니다.
어느새 다시 콧물이 흘러 있는데
그 얼굴을 정겹게 제 가슴에 비빕니다.
"으윽..."
옷에 미루 콧물이 묻습니다.
속옷으로도 닦아주는데
이쯤이야 아무렇지도 않습니다.
사실은 그래도 콧물을 옷에 비비는 건
여전히 괴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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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루도 고생이 많았군요. 토닥토닥...엄마아빠도 토닥토닥...
단이는 "콧물 한 번 닦을까?" 하면 싫다고 도리질해요.
"그럼 세 번 닦을까?" 하면 뭔 소린지 모르고 좋다고 끄덕여요. 그렇게 해서 닦아준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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