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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에 대한 일상적인 차별은 어떤 것이 있나
일을 다니기 시작했는데 들어와서 보니까 여자들이 일하는 환경 같은 것부터 차별이 있더라. 하다못해 퇴근을 하더라도 남자들은 다 퇴근을 시켜놓고 여자들은 잡아놓는 거다. 야간하고 빨리 가서는 애기 학교도 보내야 하고 막 그러는데.
남자들은 다 옷을 갈아입고 가는데 여자들은 못 가는 거다. 하다못해 그런 데서부터 차별을 하더라. 아 더럽고 치사해서. 항의를 하다하다 안되니까 아, 더럽고 치사해서 내가 남아있지. 그리고 가끔씩 못할 때는 도망도 가고 그런다. 이상하게 남자들은 단속 안하는데 여자들만 단속한다. 차별을 하는 거 같다.
예전에는 더 심했는데 (비정규직)노동조합, (사내하청)분회가 생기면서 지금은 좀 없어지긴 했다. 그런데 지금도 그런 얘기도 많이 하고 그런다. 뭐냐면 누가 불량을 (못 발견하고) 놓쳤다거나 잘못을 했으면 ‘내가 OO는 예쁘니까 좀 봐주지’ 뭐 이런 식으로 얘기를 하고, 다른 사람이 놓쳤으면 ‘와서 이거 확인 좀 하고 가라 그래라’ 이런 식으로 짜증을 내고.
그러니까 여자분들을 같은 일하는 동료로 생각하는 게 아니라 되게 쉽게 생각하는 것 같다. 똑같이 일을 해도 분명히 품질(검사)에는 기준이 다 있어서 이 공장이 돌아갈 텐데. 일은 우리가 남자들 못지않게 한다. 일하는 것도 우리가 되게 힘들게 한다. 라인을 타는데 발바닥이 아플 정도로 여자들이 힘들게 하고, 일 강도를 되게 높여서 한다.
임산부와 관련된 사안이 있다고 들었는데
임산부들이 생기면 대체 인력이 들어와야 하는데 안 들어오는 거다. 처음에는 그것부터 싸우기 시작했다. 그래서 사람을 집어넣으니까 임산부들이 조금 더 당당하게 다녔다. 자기가 나가더라도 사람을 대주니까 남들에게 피해주는 게 아니니까 당당하게 다니면서 임산부 분들이 한두 명씩 늘어나기 시작했다. 임신을 하면 쉬운 일로 보내주고 그랬고.
그런데 작년부터 공장에서 UPH UP이라고 작업속도가 빨라지기 시작했다. 그런데 우리도 임산부까지는 생각을 못했다. 우리도 일이 너무 힘들기 때문에 사람을 달라고 싸웠었는데 TO를 못 받았다. 그러면서 TO를 못 받고 키퍼(누가 월차를 쓰거나 화장실을 갈 때에 대비하여 라인 가동의 절대 필요인원에 준비된 추가인원)가 돌아가면서 (보충)해주었다. 나머지 사람들이 그 (임산부의) 일을 충당해서 해주는 거다.
여성의 날 때문에 생각하게 되었는데 임산부인 분들도 힘들다고 그런 얘기를 하더라. 왜냐하면 전처럼 쉬운 데로 보내줬지만 시간이 빨라졌기 때문에 움직이는 횟수가 늘어나고. 예전에는 700대를 했으면 지금은 1,000대를 하는 거다. 하다못해 어떤 달은 1,200대까지 했다는고 한다. 그 정도면 우리가 옛날에 비해서 (라인을) 되게 많이 돌렸다는 거다. 아무리 공정을 뺐다고 해도 내가 움직여야 하는 횟수 그런 게 늘어났기 때문에.
그렇다보니까 우리 작업자들도 힘들고. 주간에는 5시 반까지 (임산부가 일하는 시간이) 되는데 야간 TO도 그 사람이 같이 하는 걸로 되어 있는데 임산부가 야간은 못 들어온다. 주간에 5시 반에 가기 때문에 5시 반부터 잔업에도 항상 사람이 모자라고. 야간에도 사람이 없기 때문에 임산부의 그 TO를 우리가 충당하다 보니까 임산부도 부담스럽고 우리도 힘들고.
이런 일이 발생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왜 나라에서는 임산부에 대한 혜택을 돈으로는 해결을 하면서 왜 이런 거는 생각을 못할까. 왜 여성의 그런 문제를 국회나 이런 데서는 왜 거기까지는 생각이 못 미치나 그런 생각을 해봤다.
그리고 나도 그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하면서 이의만 제기하고 그거에 대해서 싸우진 못했다. 어떤 일까지 있었냐면 임산부가 (조금 더 노동강도가 낮은) 비검사 파트로 가야 되서 검사라인의 분들이 짜증이 났다. 주간 잔업이랑 야간에 일손이 부족한 그런 것은 어느 정도 설득을 해서 검사분들도 참는다.
그런데 (임산부가 비검사 파트로 가면) 비검사 분들이 자기 자리를 빼앗기기 때문에 그분들이 노는 거다. 자리가 없으니까. 비검사 분들은 검사하는 작업은 (잘) 못한다. 그러다 보니까 검사 분들은 막 째려보고 싫어하고.
그런 분위기가 생기면서 한 번은 애기가 만삭이 다 되었는데도 감추고 복대를 차고 검사에서 일을 한 애도 있다. 내가 “그거는 싸워야 된다 노동조합에서 같이 싸워야 된다.” 그렇게 얘기했는데도 그 임산부 분이 싫다고 거절을 하더라. 자기는 너무 자존심 상해서 하고 싶지 않다고. 그 분이 (문제제기를) 안하니까 넘어갔다. 하다못해 그런 일들이 또 있고.
지금도 야간은 우리가 하니까 임산부가 생기면 “아, 누가 또 생긴 거야?” 그렇게 하면서 그 분을 말로는 ‘축하해’ 이렇게 하지만 속으로는, 그거를 우리가 다 충당을 하니까, 진심으로 밝은 미소로 축하하기 어렵다. 같은 여성으로서 그런 얘기를 하는 건 좀 아닌 것 같다.
분회나 정규직지회가 임산부 TO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서서 대응하나
대응도 대응이지만 아예 이러한 문제가 있다는 것 자체를 모른다. 임신부가 일을 한다는 자체도 모르고 있다. 여성분들이 여기 기아 내에 워낙 인원이 적다보니까 그런 문제로 싸우고 싶어하는 것 같지 않다. 노동조합이라는 것은 소수의 힘든 사람들을 위해 많이 일을 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노동조합의 성과나 자기네들의 문제를 더 가져가지 그런 (여성) 문제로 싸우지 않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성들이 그런 문제가 있다고 분명히 얘기를 했으면, 하다못해 여성 조합원이 물어본 건데 이런 문제를 노동조합에서 앞으로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자꾸 와서 이렇게 관심을 가져주기보다는 그냥 전화통화가 땡이었다.
남성분들도 분명히 여기 지금 맞벌이 하시는 분들도 많을 텐데. 자기 와이프도 그렇게 다니는 사람들 많을 텐데. 남성 우월, 1차적으로는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다. 내 와이프한테까지 미칠 것을 생각 못하고 내 자식한테까지는 생각을 못하는 것 같다. 그러니까 ‘내 딸까지 이렇게 그런 대우를 받겠다’라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는 생각도 들고. 노동조합이 아직 멀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사내하청분회로 재편되기 이전 비정규직지회 시절에 여성위원회가 있었다 알고 있다. 그 때에 여성조합원들은 여성 문제에 관심이 높았나
전에 여성위원회가 있을 때에는 기아 내 비정규직 노동조합 자체가 불이 붙었다 그래야 하나?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으로 많이 뭉쳤다. 노동조합에서 하는 일들은 조합원들이 딱딱딱 해줬다. 그런데 지금은 모르겠다.
지금은 노동조합 생기면서 차별이 많이 없어졌다. 정규직 분들이 대놓고 와가지고 일하는데 올라와서 함부로 농담 던지고 가고 그런 것도 많이 없어졌다. 여성위원회라는 그런 게 있다는 것 자체는 정규직 분들도 알고는 있는데 그런 것 때문에 그런 건지. 그런 것을 좀 덜 하더라. 좀 무서워한다고 그래야 하나.
말 잘못했다 잘못 걸리면 큰일 나겠다 그런 생각을 하는 건지. 그런 문제가 많이 없어졌던 것 같다. 노조가 활발하기 전에는 우리가 일하는 장소에 와가지고 음료수 빼다가 아가씨들 주고가고 그랬었다.
그리고 노조 자체에 여성이 내 말을 주장하고 내 말을 한다는 걸 보고 남자 분들이 조금 겁을 먹었다 그래야 하나? 그렇게 돼서 지금은 그런 문제가 많이 없다. 함부로 와서 농담하는 사람이 없다. 사람 봐가면서 던지고 뒤에서 살살하고 함부로 와서 말은 안 붙이는 것 같다.
한국 리테크(PDI 하청업체) 사장은 남성노동자를 늘린다던데
여자들은 생리휴가가 있다. 임산부 분들은 1년 휴직계도 내고 5시 반에 퇴근하면 TO도 없고. 내가 생각해도 사장 입장에서는 골이 아플테니까 사장이 자꾸 남성을 쓰는 거다. 젊은 남성분들을 자꾸 쓰는 거다. 예전에 여성 사업장은 남성이 일하지 않게끔 여성만 들어와서 일을 하게끔 보장하는 그런 단협을 얘기한 적이 있었는데 그거를 (추진) 하다 못했다. 그게 아쉽더라.
3·8 기획주간 하면서 사진전도 하고 걸개도 걸었는데 주위 여성조합원들의 반응은 어떤가
거의 반응이 없다. 없는데 이게 처음 한 거다. 그런 생각도 했는데 오죽했으면 3·8여성의 날을 만들었을까. 이게 처음 계기가 돼서 우리 여성조합원이 있다는 걸 남성조합원들한테도 많이 알리고 이런 문제를 노동조합 차원에서도 같이 싸울 수 있는 문제로, 사업 같은 걸 가져가는 문제를 좀 더 깊이 생각하지 않을까. 그리고 이런 걸 보고 지나치면서 여성조합원들이 자기가 힘들었던 부분을, 예전에는 꾹꾹 눌렀던 여성조합원들이 좀 그런 게 있구나 하고 생각을 해서 노동조합에 와서 얘기하는 그런 조합원도 생기지 않을까.
한꺼번에 그것들이 될 거라는 기대는 안한다. 오늘도 다들 안 나올 거라고 생각은 하고 있었다. 꾸준하게 하는 게 그게 중요한 거 같다.
이번 기획주간이 어떤 의미가 있었나
이렇게 했다는 것 자체에서 의미를 둔다. 이렇게 행사를 대공장에서 남성들의 분위기 속에서 했다는 것 자체가 나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여성분들이 많이 같이 하지는 않더라도 나름대로. 처음엔 그런 거 아닌가. 노동조합이라는 것도 처음에 “왜 저래?” 하고 욕하고 그러다가 지나가다 보다가 이렇게 믿게 되지 않나. 다들 처음이라서 그런 거지 계기를 만들어서 가져가는 게 중요한 거 같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있으면 부탁드린다
나도 예전에는 집에서 살림만 할 거라고 생각했다. 막상 나와서 내가 일을 하다보니까 여성이니까 되게 힘든 게 많더라. 회사에서도 발바닥이 아픈데 집에 가서도 발바닥이 아프다. 집에 가서도 앉을 틈이 없다. 이렇게 얘기하면 좀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애기 때부터 한국에서는 남자분들이 가사일을 아예 안하는 걸로 알고 있다. 우리 남편도 굳이 시켜야 하지 가만히 있는 걸로 알고 있다. 내가 이 정도 해줬으면 됐지, 내가 오늘은 안 도와주는데 다음에 도와주겠다, 이렇게 생각을 한다. 우리는 진짜 발바닥이 아프다. 언니들 다 그렇게 얘기한다. “나는 내가 참 대단하다고 생각해” 이렇게 얘기를 한다.
그런 문제를 많이 풀어가야 되는데 여자분들이 언제까지 이렇게 (참을 건가), 예전처럼 여자분들이 직장을 안 다니는 것도 아니고. 내가 봤을 때는 직장생활을 하는 여자분들이 많다. 그런 분들이 거의 그럴 거 아닌가. 집에서 살림하고 막 눈치보고 그런 것을 이 사회가 바뀌어 가는 방향으로 해야 되는데 . 가끔가다 그냥 ‘이런 걸 바꿔야 하는데 어떻게 바꿔야 하나’ 그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정리│정지원 (jiwon@jin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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