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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나

너의 상태가 나에게 고스란이 전이되고 있다.

인연이라는 것이 그런건가 싶기도 하고, 그런 인연이 싫어서 끊으려고 애를 쓰지만

그게 잘 않된다.

 

너와 처음 만났던, 그날

한 선배와 함께 술을 미친듯이 마시고는

학교 앞 여관에서 잠을 청했다.

그날이 너무도 선명하게 기억나는건 왜일까?

 

너를 많이 알고 있는것 같기도 하고

너도 나를 너무 잘 알고있는것 같기도 하고

그런데

이 관계라는 것이 무엇이관데

끈으려하면 할수록 조여오는지.

 

너와 헤어지면서 사소한 정따위

깨끗이 씻어버렸다고 생각했고,

그 정이 무엇이던지 그것을 모른척 애써왔다

 

모른척 하고 살아야지.. 암..그래야지 

그렇게 눈을 돌렸고

그렇게 맘을 걷었고,

그런데도

문득문득

손이 가고 있다.

 

왜인지 곰곰히 생각해보니

그건 너와내가 너무 익숙하다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없다는것

30대 중반을 넘기면서 그런 익숙한 관계를 또 만드는것이 두렵고,

그 지난한 과정이 되풀이되는게 막막하고

그 고독한 과정을 또 거쳐야 하는 것이 두렵고

...

그런데 그런 익숙한 관계가 그립다.

그건 아마도

아주오랜 친구가 필요하거나

아니면 더 묻지 않아도 내 뜻을 잘 알아주는 동지가 그립거나,

아니면 원초적 본능이 부르고 있는 가족이라는 것이 그리운건지

 

 

엉킨 실타래는 풀어야 하는건지,

놓아두어야 하는건지

무엇이 맞는 건지

세상은 참 어렵다.

 

쉬운게 하나도 없어서 난 운동을 하는지도 모른다

운동은 너무도 명백한 답이 있으니까

그냥 그 답을 향해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하면 되니까

운동말고는 말이다.

도통

쉬운게 하나도 없다.

 

익숙한것에 익숙하고

익숙한것이 싫어서 헤어졌고

익숙한것이 미워서 아련하다

 

그런데 말이다.

익숙한 것이 그리울때가 있다.

그냥 무어라 말하지 않아도 그 익숙함으로 알아주는

그런 관계와 인연이 또 어떻게 마련될 수 있겠는가?

 

그 익숙함까지 가는 길은 오로지 세월뿐이었다는 것을 알았다.

 

상처를 준 것도, 상처를 받은 것도, 모두 상처 투성이니,

세상은 요지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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