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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타 천문학적 수익 비밀은 ‘하청업체 쥐어짜기’

최초에 적기생산방식JIT/JOT 개념이 나왔을 때부터 제기했던 문제다.

도요타는 재고 비용을 가지고 가지 않는다. 도요타 내부에는 재고가 없다. 모두 하청업체에 있으며(하청업체 재고 비용 부담) 도요타에서 부르면 만사 제쳐두고 투입하는 것이다. 이것이 JIT/JOT의 실체다. 아주 JOT같은 현실인데 10년전 이 개념이 나왔을 때 경영학과 교수들은 이에 대해 빵빠레 부르기에 여념이 없었다. 그런 것들도 교수라고 참, 너무도 근시안적 단편적 시각 아닌가!

 

그러면 순익 1조원의 삼성전자, 현대차는 어떤가? 더 심하다. 들리는 바로는 회계 장부/문서 열람권도 있단다. 하청업체 짜서 지들만 잘 먹고사는 이런게 바로 양극화다.

 

 

도요타 천문학적 수익 비밀은 ‘하청업체 쥐어짜기’
[도요타의 두 얼굴] 4. 수익 1조엔의 허실
하니Only 박중언 기자
▲ 렉서스 LS 460 세단이 지난 1월 8일 디트로이트의 코보 홀에서 열린 노스 아메리칸 인터내셔널 오토 쇼 언론 내람회중 세계 처음으로 공개되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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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타는 지난해부터 대표적 고급차 렉서스를 일본 국내 시장에도 투입했다. 그러나 국내 시장에선 외제차에 밀려 고전 중이며, 4개 차종 1만여대 리콜의 수모도 겪었다.

렉서스ES는 캠리와, 렉서스IS는 마크X와 차체 구조가 같다. 같은 엔진을 사용한다. 내장 등 꾸밈새만 다르다. 경쟁업체인 베엠베(BMW)가 ‘렉서스ES라니 단지 캠리다’라고 비아냥거리는 광고 공세를 펴는 것도 이 때문이다. 도요타 전문가는 “렉서스IS는 마크X보다 100만엔 이상 비싸다”며 “고객들은 호화 내장과 장비에 그 돈을 지불한다고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호화로운 내장뿐이 아니다. 렉서스 판매점을 짓는 데 7억엔 이상이 들었다. 전 렉서스 점포 건축비 총액은 2천억엔에 이른다. 거기에 점포당 연간 운영비가 3억6천만엔이 든다. 도요타계 판매점의 평균(건축비 3억여엔, 운영비 2억엔)의 2배 정도다. 렉서스를 사는 고객은 이런 고액의 판매비용도 지불하고 있는 셈이다. 도요타가 품질이 아닌 장식과 이미지, 광고 등을 앞세워 비싼 값에 렉서스를 팔고 있다는 얘기다. 지난 30년간 발간돼온 34권짜리 시리즈 <잘못투성이 자동차 선택>의 최종판을 지난 1월 펴낸 자동차 평론가 도쿠다이지 아리쓰네는 “도요타만큼 다른 사람의 충고에 귀를 기울이는 회사는 없다”면서도 “새로운 자동차의 가능성을 선진적인 기술로 제시한 것은 아니었다”고 비평했다.

도요타 정작 일본 시장서는 외제차에 밀려 고전
렉서스ES는 캠리와 차체·엔진 같아…“렉서스는 단지 캠리다”

도요타가 지난해 1조엔 이상의 수익을 올린 반면, 세계 최대 자동차업체 지엠은 1조 가까운 적자를 냈다. 지엠의 경영실패만이 원인일까?




지엠을 비롯한 미국의 빅3는 과거 불황으로 판매대수가 떨어지면 공장의 문을 닫고, 종업원들을 일시해고했다. 그러나 지금은 전미자동차노조(UAW)와의 노동계약에 따라 일의 유무에 관계없이 급여의 거의 전부를 지급하지 않으면 안된다. 운신의 폭이 좁은 회사로선 부담이 크지만, 노동자들은 고용안정이 보장된다. 빅3는 퇴직자를 포함한 노동자 연금과 건강보험 등에 막대한 자금을 대야 한다. 그 부담이 차 1대에 1200달러 꼴이다.

반면, 지난 1998년 국제 신용평가회사 무디스의 신용등급 하락에도 아랑곳않고 종신고용제를 고수해 고용안정의 대명사로 불리는 도요타는 급증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활용해 생산규모를 쉽게 조정할 수 있다. 기간제와 파트타임, 아르바이트 등 비정규직이 전체 직원의 30%를 넘는다. 비정규직을 늘리면 연금, 보험 부담도 최소화할 수 있다. 현재 도요타의 강점은 비정규직을 활용한 생산조정과 기업부담 억제에 있다. 그런 부담의 상당 부분을 사회에 떠넘긴 것이다.

도요타 종신고용제 뒷면엔 “비정규직이 전체직원의 30%”

▲ 지난 2월11일 도요타 시내에서 도요타 직원과 시민단체 회원 등이 도요타의 사회적 책임 이행을 촉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도요타시 호미단지에는 3500여명의 일본계 중남미인들이 살고 있다. 대다수가 도요타에 부품을 납품하는 하청기업에서 일하고 있다. 파견회사에서 대규모로 집을 빌려, 독신 남성 4~5명이 함께 쓰는 기숙사로 활용하고 있다. 이들은 참을성 있게 열심히 일하지만 비정규직 신분은 벗어나지 못한다. 급여는 시간당 1300엔 정도이며, 의료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사례도 흔하다. 의료보험증 돌려쓰기도 자주 눈에 띈다. 파견회사에서 같은 나이의 중남미인 노동자들끼리는 한명만 보험에 가입한 뒤 보험증을 함께 쓰도록 지시한 것으로 추정된다.

도요타는 ‘세계 최저보다 10% 더 비용을 삭감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도요타 쥐어짜기의 부담은 하청업체로 고스란히 넘어가, 의료보험에도 가입하지 못하는 비정규직 외국인 노동자의 초장기 저임 노동을 낳고 있다.

일본계 중남미인 자녀들의 부적응도 심각한 문제다. 일본계 외국인을 고용하는 기업들이 복지 차원에서 이들의 자녀교육 등을 위한 환경을 조성하려 애쓰는 게 당연하지만, 도요타는 외면하고 있다. 일본계 외국인 자녀를 돕는 한 비영리단체는 “도요타에 기부를 요청했다가 거절당했다”며 “법인세를 내고 있고, 공장이 전국에 있기 때문에 특정 지역 단체에 기부할 수는 없다는 게 이유였다”고 한다. 외국인 노동의 혜택을 누리면서도 사회적 비용을 대는 데는 ‘인색한’ 게 도요타다.

도요타 쥐어짜기의 부담은 고스란히 “하청업체로”…의료보험도 제외

한 소설가가 작품을 통해 하청업체와 ‘공생하는’ 것으로 유명한 도요타의 한 단면을 비판한 적이 있다. 도요타는 필요할 때 필요한 부품만 조달하는 ‘간판방식’(JIT : just in time)으로 재고를 최소화해 비용을 절감하는 것을 자랑한다. 매우 합리적 시스템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그 뒤치다꺼리를 하는 하청업체의 처지가 되보면 사정은 정반대다.

창고도 재고도 없이 생산을 하니, 그 날의 생산에 필요한 부품을 정해진 시각, 장소에 어김없이 갖고 가야 한다. 조금이라도 늦으면 생산에 차질을 빚어 큰 일이고, 마음 편히 일찍 도착하더라도 15분 전까진 수위가 공장 문을 열어주지 않아 부품을 내려놓을 수도 없다. 도요타 공장 문 앞에 부품업체 차량들이 늘 줄을 늘어서 주변 도로가 대혼잡을 빚는 이유다. 하청업체들로선 무섭기 그지 없는, 상식에 벗어난 합리화다. 그러나 하청업체에선 누구도 이의를 달 수가 없다.

지난해 9월 도요타시 의회에선 실소가 터져나왔다. 도요타가 개발해 아이치 지구박람회에서 선보인 차세대 도시교통시스템인 IMTS에 대해 도요타 출신의 시의원이 질의를 했을 때였다. 그가 IMTS 차량이 언제쯤 노선버스로 투입될 것인지를 묻자, 시 도시정비부장은 배기가스 규제와 안전 기준 등의 과제가 많이 남아 있어 박람회에서 사용한 차량을 그대로 쓰는 것은 곤란하다고 털어놓았다. 이런 뜻밖의 답변에 질의한 시의원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박람회장 사이의 이동수단으로 등장한 이 차량은 최첨단 정보통신기술로 차간 거리가 자동적으로 유지돼 교통정체에 따른 배기가스 발생이 억제되고 압축천연가스(CNG)를 사용하는 환경친화 차량이라고 대대적으로 선전돼왔다. 그런데 배기가스 규제조차 통과하지 못했다니 어처구니없기 그지 없는 얘기였다. 한 도요타 전문가는 “도요타가 차세대 차량 개발을 추진하면서 박람회를 틈타 공적 자금을 개발비로 당겨 쓰는 데 성공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공적 자금 타내 개발비로 쓰고 제품 실용화엔 나몰라라

“(박람회) 덕택에 도로가 정말 좋아졌다. 골프장도 훨씬 빨리 갈 수 있게 됐다.” ‘도요타 박람회’라고 불려온 아이치 박람회의 준비를 총괄 지휘한 일본 국제박람회협회 회장 도요다 쇼이치로 도요타자동차 명예회장이 박람회 폐막 직후 기자회견에서 한 말이다. 공적 자금을 ‘제물’로 삼고도 죄의식은 전혀 느끼지 못하는 도요타의 체질을 잘 보여준 사례다.

아이치 박람회의 최대 수혜자는 도요타다. 박람회 관련 도로 정비에 모두 7500억엔이 투입됐다. 박람회장 부근에 도요타 본사와 공장들이 밀집해 있어, 막대한 예산이 투입된 인프라 정비는 도요타 주변 ‘길닦기’로 직결됐다. ‘모든 길은 도요타로 통한다’는 말이 현실화했다.

지난 2월11일 도요타자동차의 본거지 도요타 시내에선 도요타 직원과 시민단체 회원 등 약 1600명이 모여 “도요타는 사회적 책임을 다하라” “정규직을 채용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여기에는 도쿄대기오염공해재판 원고단 100여명도 참가했다. 이들은 대기오염 때문에 천식이 심해 질식사한 사람과 막대한 의료비로 고통을 겪는 환자들이 적지 않다며, 오염의 주범인 디젤차를 생산하는 도요타 등 자동차 업체들을 상대로 소송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공장 매연으로 인한 대기오염에 거액의 배상금을 지불하고 피해자 구제자금을 내놓은 철강·전력·석유 등의 기업들과 자동차 업체들의 대응은 대조적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도요타는 1심판결 직후 원고단과의 직접 담판에서 “행정 쪽에서 제도를 만들면 구제자금을 내겠다”며 사실상 책임을 인정했다. 그러나 3년이 지나도 제도는 만들어지지 않고, 도요타는 팔짱만 끼고 있다.

도요타의 천문학적 수익에는 원래 소비자와 하청업체에 돌아가야할 몫과 마땅히 지불해야 할 사회적 비용이 적잖이 포함돼 있다.

도쿄/<한겨레> 박중언 특파원 parkje@hani.co.kr

 

 

일본언론 “도요타 따라하다 ‘피’ 본다” 경계
[도요타의두얼굴] 5. 흉내내기의 함정 “도요타식 가이젠은 도요타 맞춤형”
하니Only 박중언 기자
▲ 모터와 에어컨, 계기판 등이 일체화된 칼소닉칸세이의 운전석 모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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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가 뭔지를 5번 이상 스스로에게 물어 답을 찾아내는 ‘가이젠’(‘개선’의 일본말)과 필요한 부품을 필요한 때 조달해 재고를 최소화하는 ‘저스트 인 타임’(JIT)으로 대표되는 도요타식은 일본에서 늘 모범답안으로 통해왔다. 그러나 어느 기업에나 적용될 수 있는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무작정 따라하기에 나섰다가는 그 덫에 걸려 ‘피를 볼’ 수도 있다. [도요타의 두 얼굴] 1회부터 4회까지 <주간금요일>의 특집기사를 중심으로 전달해왔다. 5회는 최근 <니혼게이자이신문> 보도를 통해, 일본 기업들의 탈도요타 또는 도요타 뛰어넘기 움직임을 소개한다.

도요타식 생산방식 도입한 농기계회사 ‘얀마’, 재고 없앴다가 ‘낭패’

이미 30년 전에 도요타 생산방식을 도입한 농기계 등 생산업체인 얀마. 도요타자동차의 전 부사장으로부터 직접 지도까지 받은 이 회사는 도요타의 수제자나 다름없다. 그러나 생산성과 수익 향상 효과는 좀체로 나지 않았다. 그러는 사이 개선 활동도 시들해지고 말았다.

이유는 간단했다. 자동차 생산의 효율화를 목적으로 한 도요타식을 그대로 받아들인 게 문제였다. 얀마의 주력 상품은 농기계다. 계절에 따라 출하량의 변동이 크다. 수요가 몰릴 때에는 재고가 없으면 팔아먹을 기회를 놓쳐버린다. JIT 방식을 충실하게 이행할수록 사업효율은 떨어지는 사태가 빚어졌다.




결국 이 회사는 지난해부터 관련 업체를 포함해 12개 공장에 새로운 생산성 향상 방법을 도입했다. 성수기에는 당연히 재고 수준을 높이도록 했다. 2008년 봄까지 불량률과 납기를 반으로 줄여, 제조비용을 10% 감축하는 야심찬 계획도 세워둔 상태다. 이 회사 야마오카 사장은 “단순히 도요타의 흉내를 내는 것이 아니라, 독자적인 얀마 방식을 찾아내지 못하면 강인한 기업체질을 만들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 회사는 30년 만에 도요타의 그림자에서 벗어나 새 출발에 나선 것이다.

자동차 산업에 맞춤형인 ‘도요타식 가이젠’ 타 업종 적용했다가 실패 잇따라

2003년 도요타식을 근간으로 한 제조원가 절감지원 소프트웨어 ‘e카르테’가 발매됐다. 도요타 모토마치 공장의 노하우를 손에 넣을 수 있다는 평판이 나돌아 발매 전에 열린 설명 세미나에는 300개 업체가 참가했다. 그러나 이 소프트웨어를 직접 사용한 업체는 2곳뿐이다. e카르테는 몇년간 상품모델이 바뀌지 않는 자동차공업을 전제로 한 것이다. 부품의 가격이나 생산라인의 사람수 등 방대한 양의 정보도 입력해야 할 필요가 있다. 줄이어 새 모델이 나오는 상품의 경우에는 소프트웨어 운용 자체에 품이 상당히 들기 때문에 대다수 기업이 도입을 포기했다.

후나이전기가 디지털텔레비전 위탁생산을 하는 중국 광둥성 공장의 생산라인에는 10대 여성사원들이 줄지어 있다. 2003년 말부터 가동된 이 공장에 도입된 것은 도요타식에 독자색을 가미한 ‘후나이 생산시스템’이다. 중국에선 공장 종업원이 2~3년 단위로 바뀌는 사례가 많아, 개선의 노하우가 전승되기 어렵다. 이 때문에 후나이는 부품조립이라는 단순작업의 속도를 높이는 데 주력했다. 라인의 사람수를 줄여 작업효율을 한계치까지 높이고, 작업진행에 지장이 생길 정도가 되면 라인을 멈춰 문제해결 뒤 재가동했다. 이 방식으로 액정텔레비전 1대를 만드는 데 걸리는 시간을 1년 전의 3분의 1인 19초로 줄였다.

브리지스톤, 도요타식 숙련공 육성에서 자동화로 생산방식 전환

대표적 타이어 생산업체 브리지스톤은 지난해 전자동 생산시스템인 ‘버드’를 본격 가동했다. 사람의 손에 의존하지 않고 세계에서 가장 질높은 타이어를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헝가리와 멕시코 등 해외 공장에 순차적으로 도입된다.

▲ 브리지스톤의 전자동 타이어 생산시스템 버드.
판형의 고무를 하나씩 감아붙여야 하는 타이어는 자동차 부품 가운데 가장 수작업의 비율이 높고, 품질에 이상이 생기기 쉽다. 브리지스톤은 도요타를 본받아 숙련공 육성에 심혈을 기울여왔으나, 절체절명의 위기가 찾아왔다. 지난 2000년 미국 자회사에서 생산한 브리지스톤 타이어의 대규모 리콜 사태가 터졌다. 이어 최대 고객인 도요타자동차가 타이어의 자체 생산에 나설 움직임을 보였다. 도요타와 같은 방식으로는 승산이 없다는 결론을 내리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 때까지 불가능한 것으로 여겨졌던 타이어 생산의 전자동화에 도전하기 시작했다. 그 결실이 버드다.

브리지스톤은 전세계에 약 50개의 공장을 갖고 있다. 세계의 고객에게 고품질의 제품을 신속하게 공급해야 하지만, 종업원이나 기술지도자를 육성하는 데 필요한 시간과 노력은 갈수록 늘어난다. 현 시스템은 글로벌 시대, 속도의 시대에 최적이라고 브리지스톤은 자부한다.

숙련 기술을 갖춘 인재 육성을 우선시하는 제조업의 모범인 도요타와는 정반대의 길이다. 도요타는 최근 영국 공장 안에 숙련공의 기술을 전수하는 연수시설을 열었다. ‘물건만들기는 곧 사람만들기’라는 도요타의 정신에 충실한 조처다. 인재 육성이 고품질을 낳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세계 1위 등극을 눈앞에 둔 도요타는 판매와 해외 생산거점이 크게 늘어나면서 숙련 인력 부족에 따른 허점이 노출되고 있다.

닛산, 도요타신 인재육성 대신 ‘부품사와 업무 분담’

인재 육성에 투자할 여력이 충분치 못해 도요타와는 다른 길을 모색하는 기업들도 적지 않다. 닛산자동차의 도치기 공장에선 부품회사인 칼소닉칸세이가 작업의 근간을 담당하고 있다. 이 회사가 만드는 것은 모터와 에어컨, 대시보드(계기판) 등을 일체화한 ‘운전석 모듈’이다. 약 300개나 되는 세세한 부품을 조립해 만든 것이다. 닛산은 이렇게 사전에 조립된 모듈을 차체에 달기만 하면 된다.

연료전지 등 미래기술 개발에서 도요타나 혼다에 뒤처져 있는 닛산으로선 반격을 위한 독자적 전략이 절실하다. 부품회사와의 업무분담 재조정이 바로 그것이다. 조립현장은 부품회사에 맡기고 자신들은 새 차의 기획과 설계에 집중한다. 지금은 부품 조립 공정의 90%를 부품회사가 맡고 있다. 닛산 관계자는 “앞으로 자동차 업체의 경쟁력은 새로운 시대의 자동차를 구상하는 힘과 그것을 실현하는 기술력이 결정한다”며 분업 재조정의 이점을 강조했다.

‘숙련공이 없어도 개선은 가능하다’는 게 미쓰비시전기의 주장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나고야제작소의 모터 제조라인에 ‘e팩토리’라는 생산방식을 시범적으로 도입했다. 도요타와 마찬가지로 쓸데없는 것을 철저히 없앤다는 목표는 같지만, 정보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는 점에선 큰 차이가 있다. 각 설비를 네트워크에 연결시켜 가동상황과 풀질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모은다. 생산상황을 세밀하게 파악해 문제가 발생하면 곧바로 대책을 내놓는다. 이 시스템 도입 뒤 설비가동률은 2배 가까이 높아진 반면, 불량률은 절반으로 줄었다. 회사 관계자는 “문제점을 찾아내는 능력은 숙련공에 뒤지지 않는다”고 힘주어 말했다.

도요타는 자신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도요타식을 창안해냈다. 마찬가지로 다른 기업들 또한 문제해결 방법을 스스로 모색해야만 도요타 흉내내기의 덫을 피할 수 있을 것이다. <끝>

도쿄/<한겨레> 박중언 특파원 park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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