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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건강보험폐지는 대운하보다 더 심각한 재앙입니다.

 

 

국민건강보험폐지는 대운하보다 더 심각한 재앙입니다.
 
번호 189358  글쓴이 키노   조회 1668  누리 468 (468/0)  등록일 2007-12-22 04:58 대문 15 톡톡
 
 
 


대선 끝나고 적어도 새정부가 출범할 때까지는 릴랙스 하려고 했습니다만 당선된 지 겨우 이틀 지난 시점인데 벌써부터 조짐이 심상치 않군요. 하루 사이에 각 블로그나 사이트마다 이명박이 국민건강보험 폐지를 추진한다는 말이 계속 올라오기에 무슨 말인고 했더니 국민건강보험 당연지정제 폐지를 아주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더불어 요양기관 당연지정제 역시 폐지를 생각중이라고 하더군요.

자세한 건 제 짧은 지식으로는 알 수가 없지만 한마디로 미국식 의료 체계를 완전히 따라가겠다는 말인데 미국식 의료체계는 그야말로 세계최악이라는걸 다들 아실 겁니다.

예전에 '미수다'에 윈터(강도 폭행사건으로 이슈가 됐던)라는 처자가 나와서 한국의 건강보험을 극찬하면서 이야기했던 자신의 경험담 중 하나가 자신이 미국에서 독감으로 보름 정도 입원했던 적이 있는데 입원비가 무려 우리 돈으로 4500만 원가량이 나왔었다는 말을 했죠. 우리 입장에서는 기가 막히는 소리지만 미국에서는 아주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공공의료가 완전 붕괴되고 이미 모든 건강보험이 사기관으로 넘어간 미국에서는 전 국민의 15%가량인 5000만 명이 건강보험의 혜택에서 완전히 제외되어 있어서 돈 없으면 죽는다는 말이 현실이 되는 나라입니다. 해마다 수백만 명이 의료비 문제로 파산하는 나라가 바로 미국입니다.

건강보험 당연지정제 폐지라는 건 한마디로 지금처럼 건강보험이 보장하는 범위 내에서는 대한민국 어느 병원에 가도 그 혜택을 그대로 받을 수 있지만 이 제도가 폐지된다면 병원은 건강보험을 선택할 수 있게 된다는 말이 됩니다.

어느 병원에 갔더니 국민건강보험은 안 되고 모모생명의 건강보험만 된다더라. 이렇게 돼버리는 거죠. 당연히 병원 입장에서는 국민건강보험보다는 사기업의 건강보험이 더 유리하기 때문에 결국에 가면 공공건강보험의 역할은 그야말로 유명무실해져 버리게 되겠죠

참 열 받는 게 삼성은 이미 이런 사태를 예견하고 현정부에서부터 그 밑 준비를 착착 진행시켜왔더군요.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1&oid=002&aid=0000020942) 이미 2년 전 기사지만 참 삼성이라는 놈들 가증스러울 정도로 약삭빠르네요.

저도 아직 보지는 못했는데 미국의 의료문제를 다룬 마이클 무어의 '식코'라는 영화를 보면 미국식 의료체계가 불러올 재앙이 어느 정도인지를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할 수 있다고 합니다.

피부가 찢어졌는데 병원에 갔더니 봉합수술에 수백만 원이 필요하다고 해서 자기 손으로 꿰매 버린 사람의 이야기나, 손가락이 절단됐는데 역시 수술할 돈이 없어서 손가락을 그냥 보관중인 사람, 손가락 두 개가 잘렸는데 한 개만 봉합하고 한 개는 그냥 놔두어야 하는 사람……

이런 일이 미국에서는 아주 비일비재하다고 합니다. 4인 가족 기준으로 1년에 의료보험료만 천만 원이 넘어감에도 그 혜택은 우리의 건강보험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다고 하는군요.

하여간 밤늦게 술 먹고 이런 내용 보니 머리가 다 아프군요. 만약 이게 정말 현실화된다면 몇 년 후에는 온 사방에서 병원비 없어서 죽은 사람 자살한 사람 이야기를 접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돈 좀 있다고 해서 안심할 문제도 아닙니다.

어느 날 갑자기 교통사고 나서 병원에 입원했더니 몇 개월 후에 억대의 진료 청구서를 받게 될지도 모르고, 암 같은 경우 보험 혜택 없이 개인이 비용을 부담하면 3억에서 5억 이상의 비용이 든다고 하는데 이 정도 금액이면 어지간한 가정에서는 감당할 수 있는 액수가 아닙니다.

기껏 아파트 몇천만 원 올라서 좋아라 하고 있었는데 부모님이 암에 걸리셔서 몇억이 그냥 날아갔다, 가족 중에 환자 한 명 있으면 파산은 시간문제다라고 하는 세상이 정말 올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미리 사보험에 가입해서 대비할 수는 있겠지만 지금과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많은 금액을 부담해야 할 것이고 그나마 예상 가능한 재해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얼마의 비용이 지출되어야 할지 짐작이라도 할 수 있을까요? 운하도 운하지만 이 문제… 정말 현실화된다고 생각하면 머리가 멍해지는군요.

 

 

ⓒ 키노

미국을 보고도 복지마저 '시장'에 맡기자고?
[주장] 신자유주의 복지의 미래
류동협 (dejavu21)
 
 
이명박 대선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조선>·<중앙>·<동아> 등 주류 언론들은 좌파정부에서 우파정부로 권력이 이동했다고 극찬하고 있다. 맞는 말이면서 동시에 틀린 말이기도 하다.
 
우파 신문사들의 눈에는 참여정부는 진정한 우파정부가 되기에 부족했다. 무엇보다 대북관이 우파스럽지 못했다. 진정한 우파라면 북핵에 보다 강경하게 대처했어야 한다. 대북관만 따지면 참여정부는 우파보다 좌파에 가깝다. 그렇다면 참여정부는 좌파정부인가?

 

참여정부는 말로는 좌파라고 내세우면서 우파의 경제정책을 더 많이 실행했다. 공기업의 민영화를 주도했으며, 미국이나 유럽과 자유무역협정(FTA)를 체결해서 시장을 개방했다. 노동유연화 정책으로 비정규직을 양산하여 기업인들의 자유를 확대시켰다.

 

사회복지보다 시장을 앞세운 정책을 수행한 참여정부는 온건한 우파 신자유주의 정부라고 보는 것이 더욱 합당하다. 성장보다 분배를 중시하겠다는 말을 뒷받침하는 정책의 부재하였기 때문에 참여정부는 결국 빈부격차를 늘리고 사회불안만 가중시켰다.

 

본격적인 신자유주의 정부의 출현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가 20일 오전 서울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첫 기자회견을 열었다.
ⓒ 권우성
이명박

 

이명박 정부는 좌파에게 잃어버린 10년이라는 되찾겠다는 논리를 내세웠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는 앞선 두 정부와 차이점보다 공통점을 더 많이 가지고 있다. 바로 특히 참여정부의 신자유주의 정책을 적극 지지한다. 이명박 정부는 참여정부의 자유무역협정을 적극 계승해서 보다 확대시키겠다 공언했다. 공기업 민영화의 강도도 더욱 높이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사회복지도 민간기업에 개방하겠다고 했다. 참여정부가 소극적인 신자유주의라면, 이명박 정부는 적극적인 신자유주의라고 할 수 있다.

 

신자유주의는 쉽게말해 경제를 통제하는 정부의 통제권을 빼앗아 시장에게 주는 것이다. 현재 직면한 경제적 문제들을 시장의 논리에 맡기면 쉽게 해결된다는 말이다. 심지어 복지제도도 시장에 맡기면 더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고 신자유주의는 말하고 있다. 정부의 규모도 최대한 축소하고 세금을 줄이면 된다. 만일 민간 시장이 경제문제를 합리적으로 해결한다면 아주 이상적인 경제논리가 될 것이다.

 

그렇다면 신자유주의자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시장이 모든 문제의 해결이 될 수 있을까? 이명박 정부가 최고의 모델로 삼고 있는 미국의 경제를 살펴보면 앞으로 한국의 미래를 짐작하는데 도움이 된다. 미국에서 의료보험 없이 사는 사람이 5000만명에 이르고, 배고파서 고통받는 사람은 어린이 900만과 노인 300만을 포함해서 2500만명이나 된다. 이것이 우리가 선진국으로 여기고 닮고 싶어하는 미국 경제의 자화상이다. 사회 복지를 전부 시장에 맡겼더니 시장은 사회적 약자들 돌보지 않았다. 시장은 도덕적 존재가 아닌 비인간적 제도에 불과하다.

 

의사들과 제약회사의 적극적인 지지를 얻은 이명박 정부는 민간의료보험으로 국가의료보험을 대체시키려고 한다. 민간의료보험이 지배하는 미국에서는 몸이 아파도 병원에 가지 못하는 사람이 5천만명이고, 그나마 의료보험이 있는 사람도 의료보험료에 따라서 갈 수 있는 병원이 정해져 있다. 병원이 환자를 거부하거나 심지어 내다버리는 일이 허다하다.

 

미국의 사회복지 문제는 심각한 수준을 넘어서 대대적인 수술이 필요하다. 현재 미국 대선후보들 사이에 의료보험을 비롯한 사회보장제도는 가장 먼저 고쳐야 할 중요한 공약이 되었다.

 

시장의 실패에 무능한 신자유주의

 

  
미국 의료제도의 문제점을 다룬 다큐멘타리 <식코>에서 두 손가락이 절단당한 노동자가 어떤 손을 붙일 것인지 상담한다.
ⓒ 마이클 무어
SICKO

미국식 신자유주의는 복지문제에 뚜렷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사회적 약자를 돕는 일은 기부나 공동체의 힘으로 근근히 유지되고 있지만 최근 미국이 경제적 침체를 겪으면서 그 지원의 손길도 힘들어지고 있다. 국가의 개입을 철저히 막는 신자유주의 시장경제는 배고프고 아픈 사회적 약자들을 외면하고 있다. 이러한 시장의 실패를 해결하고 보완할 제도적 장치도 없이 뛰어들려는 이명박 정부의 미래는 밝다고만 볼 수는 없다.

 

이명박 정부는 기존 정부가 추진한 복지제도에 잘못이 있었다고 해서 그걸 파기하고 시장에 맡겨보려는 심산이다. 복지제도는 한번 바꿔보고 안되면 말고식으로 추진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한번 망가진 복지제도를 다시 세우기는 어렵다.

 

미국도 닉슨 정부시절 신자유주의적 의료보험시장이 형성된 이후 줄곧 고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여전히 제자리 걸음만 하고 있다. 근본적 의료제도는 손대지 못하고 있다. 의료제도 개혁의 노력은 제약업계나 병원계의 로비나 저항에 부딪혀 번번히 손을 놓고 있다. 한번 형성된 시장에서 엄청난 이익을 누리는 세력이 이걸 순순히 포기할 이유가 없다.

 

미국의 실패에서 우리는 신자유주의가 만능이 아니라는 것을 배워야 한다.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겠다고 약속한 경제성장이 어떤 모습이 될 것인지 생각해보자. 한국 경제가 7%이상 성장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지만, 신자유주의가 보장하는 경제적 성장은 약자들의 희생을 강요해서 얻는 것이다.

 

마이클 무어의 다큐멘타리 <식코(Sicko)>에 약지와 중지가 절단된 노동자가 병원에 가는 장면이 나온다. 중지를 접합하는데는 6만불이 들고 약지는 1만2천불이 든다. 둘다 접합할 돈이 없었던 그 노동자는 의사가 권유한대로 경제적인 약지를 선택한다. 미국에서 의사는 자동차를 파는 세일즈맨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이것이 신자유주의 복지시장을 향해가는 한국의 미래가 아니라고 누가 장담할 수 있을까?

덧붙이는 글 | 기자의 블로그 "맛있는 대중문화"(ryudonghyup.com)에서도 이 글을 읽으실 수 있습니다.

 

 

디씨]당연지정제 폐지, 건강보험붕괴로 이어진다(울뷰 보내주셈)
 
번호 190824  글쓴이 룰루   조회 1109  누리 709 (709/0)  등록일 2007-12-24 09:52 대문 32 톡톡
 
 
 

서팡님들,

BBK니 이런 건 특검 하라고 당분간 내버려두고 (신당 민병두를 위시한 이 돌대가리들은 총선 때도 BBK 노래를 부를 거 같은데) 명바기 더러운 개x끼인 거 다 아니까 명바기 더럽다고 욕하는데 너무 힘 빼지 말고 제발 당연 지정제 폐지 > 운하 > 자사고 100개 이런 이슈들로 팍팍 넘어갑시다.

요것들이야말로 일반인들이 그나마 알아먹을 만한 이슈들이고 이런 것을 통해 명바기의 정체를 알리는 것이야말로 명바기를 조지는 길입니다.

아래는 디씨 의갤의 개념 글입니다.


명바기 깔려면 알고 까자
 - 당연지정제 폐지와 건강보험붕괴


Interstella


참고로 곧 졸업할 의대 학생입니다. 현직은 아니니 글의 세세한 팩트에 너무 기대하지 마십시오.(이상한 거 있으면 말해주십시오. 고치겠습니다.) 아무튼 제가 정부부처 요인도 아니고 확실한 텍스트를 기반으로 작성한 건 아니지만 이쪽 업계 종사 예정자(내년 3월부터 출근할 듯)로서 주워들은 게 좀 있어서 이 기회에 좀 말해볼까 합니다.

원래 의갤에서 몇 번 써서 올렸는데 그건 동종업자 대상이라 외부인 보기에 너무 어려울듯하여 다시 썼습니다. 길게 써놨지만 맨 뒤에 정리했으니 너무 부담 갖지 말고 읽어주십시오. 귀찮으면 그것만 보셔도 상관없습니다.

일단 기본개념정리부터 하면

※ 건강보험 : 나라에서 운영하는 보험상품. 법으로 강제되는 제도임.

민간보험 : 'AIG 띠링띠링' 요런 거. 자유롭게 계약, 가입, 지급됨.

※ 당연지정제 : 모든 의료기관은 건강보험이라는 보험'만' 계약해야 된다는 법. 강제임.

※ 보험가입 : 환자이자 고객인 사람이 보험회사에 매달 돈 내고 회원이 되는 거.

※ 보험계약 : XX병원이 보험회사랑 계약하는 걸 말함.
(병원이 보험사랑 계약하는 거, 환자가 보험사에 가입하는 거, 요 두 가지 헷갈리지 마십시오. 이거 헷갈리기 시작하면 머리 아픔.)

※ 지급률 : 보험사가 가입자한테 다달이 걷은 돈 중에 일 터질 때마다 치료비로 쓰라고 돌려주는 비율. 100에서 이거 뺀 나머지가 보험사 수익률이 됨.

AIG : 너무 큰 보험회사. 돈 매우 많으며 우리나라 넘실거리는 보험전문회사.

※ 삼성 : 모두가 아는 삼성 맞음.

※ 의료산업화 : 의료를 성장동력으로 육성해서 경제 좀 살려보겠다는 정책.


건강보험이란 게 머냐하면 자동차 보험, 화재보험… 그런 거랑 비슷합니다. 의료비라는 게 원래 매우 많이 비싸서 병 걸리면 돈이 억수로 많이 드니까 평소에 여러 사람이 모아서 일 터졌을 때 병든 사람한테 몰아주는 겁니다.

우리나라에도 건강보험이 있는데 우리나라 건강보험시장은 딱 하나, 바로 건강보험공단이라는 회사에서 만든 국민건강보험(이하 건강보험으로 칭함)이라는 상품만 써야됩니다. 강제이기 때문에 다른 건강보험상품은 사용하지 못합니다.

두 가지 면에서 강제인데

첫째는, 동네 점방병원부터 삼성, 현대아산병원까지 모두 다 건강보험과 계약을 해야 되며 이걸 "당연지정제" 라고 합니다.

둘째로, 모든 국민들, 이건희부터 길바닥 노숙자까지, 건강보험에 자동가입해야 됩니다. 전 국민 의무가입이기 때문에 태어날 때 가입한다고 보면 됩니다.

건강보험을 나라에서 하나로 강제하는 이유는

일단 이것이 의료시장의 특성상, 워낙에 정보가 부족하고 파는 쪽(삼성, 병원, 의사 등등)이 구매하는 쪽(국민)을 속여먹기 쉬워서 그냥 시장에 내버려두면 많이 비싸지기 때문입니다. 특히 없는 사람들은 더 털리기 쉬워서 더 손해고, 그런 연유로 정부가 가격관리차원에서 하는 게 있습니다.

또다른 이유는 지급률이 높다는 겁니다.

무슨 말이냐면, 미국 의료보험사들 지급률이 30% 될까 말까 합니다. 즉, 보험가입자들한테 다달이 걷은 돈이 100억 이라면, 병 걸리고 병원 가고 할 때 나눠주는 돈이 30억이라는 겁니다. 나머지는? 관리비랑 잡다한 거 빼고, 보험사(삼성, AIG)가 이윤으로 돌아갑니다. 아깝지 않나요?

반면에 현행 건강보험 지급률은?

지금 건강보험 재정이 흑자네 적자네 하지만 지급률이 90%가 넘습니다. 그러니까 그냥 걷은 대로 전부 돌려준다고 보면 됩니다. 그래서 정부에서 하는구나… 하면 됩니다.

아무튼, 나라에서 하는 이 보험이 우리에게 참 좋은 제도인 게 우선은, 우리가 병나도 크게 부담 안 되게 목돈 만들어 준다는 거랑, 둘째로 위에서 말한 것처럼 지급률이 참 높다는 데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 이 두 가지는 민간보험 잘 굴려도 비슷하게 낼 수 있는 효과입니다.

이 두 가지 말고 장점이 더 있는 게 바로 "소득에 따라 걷어서 필요에 따라 쓴다"는 겁니다. 사실 이게 건강보험의 가장 큰 특징이자 혜택이며 또한, 건보붕괴로 가는 핵심 키워드이기도 합니다.

이제부터 중요합니다.

건강보험에서 보험료 걷을 때는 소득에 따라 걷기 때문에

 - 한 달에 1억 원씩 버는 사람은… 300만 원 내고
 - 한 달에 100만 원 버는 사람은… 3만 원 내고 (실제로 완전 가난하면 아예 안 내기도 함)

이런 식입니다.

그리고 이걸 가지고 아파서 병원비로 쓸 때는 필요에 따라 쓰기 때문에

 - 병원 안가는 사람은 혜택 볼일이 없고
 - 병원 자주 가는 사람은 무지하게 혜택을 봅니다. 일 년에 천 번 가는 사람도 있다고 하네요. 물론 추가비용 없이. ->>사실 없는 사람들이 아플 일이 더 많기 때문에 오히려 저소득일수록 혜택이 커짐

정리하면, 결국 건강보험의 여러 가지 특징 중 가장 중요한 건 "부자들이 돈 걷어서 없는 사람들 병원비 내주는 시스템" 바로 이겁니다. 소득의 재분배 효과.

소득 상위 5% 가입자가 내는 돈이 아픈 사람들이 쓰는 전체 재정의 30% 정도를 차지하는 겁니다. 물론 이렇게 돈 많이 내는 사람들, 아마 거의 건강보험 혜택 볼일 없을 겁니다. 아주 속이 타겠지요. 돈은 매달 수백씩 꼴아 박고 병원 갈 일은 없으니…

그런데 이런 부자들이 싫어할만한 제도가 도입된 이유는 박통이 북한 견제하느라 시작한 것을 전두환이 전 국민으로 확대한 거라서 그런 겁니다. 박통이 하라면 해야지, 별수 있겠습니까? 부자들이라고.

아무튼, 부족한 대로 그렇게 군화와 칼로 시작하여 끌고 온 덕택에 우리는 적은 돈만 내고(서민 70%가 내는 돈이 전체재정의 30%쯤) 똑같은 서비스를 받아온 겁니다.

그리고 우리나라 의료서비스가 저렴한 또 하나의 이유는 강제보험을 정부가 틀어쥐고 가격까지 너무 싸게 억지로 매겨놔서 그런 것도 있답니다. 그래서 의사들이 싫어하는 거고. 아무튼, 이 얘기까지 하면 너무 길어지니 넘어가겠습니다.

그래도 일단 저렴한 의료를 유지하는데 의사들, 특히 외과, 내과, 산부인과 등등 보험과 의사들의 희생이 꽤 있었다는 건 좀 알아줬으면 합니다. 그러니까 너무 욕하지들 마세요. ^^ 물론 보험이랑 상관없는 피부, 성형 요런 건 욕하든 말든… 상관없습니다.

어쨌든 이런 보험을 유지하려면 당연히 누군가는 짜증나겠습니까?

건강보험 시스템하에서 각 주체별 손익계산을 써보면

1. 부자들 -> 매달 수백만 원 내고 병원 갈 일 없는데 짜증남. 매우 손해임.
2. 보험사들 -> 이윤율 50%쯤 되는 엄청난 사업 못함. 군침 흘리고 있음.
3. 의사들 -> 특히 보험과 의사들 엄청나게 짜증남. 자장면 강제로 천원에 파는 중국집 사장 심정과 비슷.
4. 서민들, 평민들 -> 꽤 좋은 제도임. 돈 얼마 안내고 매우 좋은 서비스 받음.
5. 정부 -> 돈 얼마 안들이고 의료제도 해결.

이런 상태라서 1번, 2번, 3번이 건강보험을 바꾸거나 깨려고 노력을 해왔습니다. 그러면 4번, 5번이 좀 막아줘야 할 텐데, 4번들은 정신 줄 놓고 뭐가 좋은지 나쁜지도 모르고 일단 삼성 쵝오~ 명박이짱~ 이러면서 자기들 금송아지를 걷어차질 않았습니까. 5번은 4번 챙겨주는 본연의 책임 등한시하고 1번 2번이랑 붙어먹지를 않나…

그러니 이게 유지가 되겠습니까?

그 시발탄이 "당연지정제 폐지" 입니다. 당연지정제가 모든 병원 100% 강제계약에서 벗어나면 일단 병원들이 건강보험 말고 다른 민간보험 회사들이랑 계약할 수가 있습니다. 건강보험을 벗어나는 민간보험 병원들이 생겨납니다.

'우리 디씨병원은 AIG보험 환자 받습니다.' 이렇게 되는 거고, 그러면 필연적으로 민간보험 병원을 자주 이용하는 사람들도 생겨납니다. 아마도 1번 부자들이 이 대상이 될 겁니다. 돈 좀 있어서 좋은 의료 받고 싶으며 지불능력도 되는…

부자들이 이런 고급병원들 이용하게 되면, 건강보험에다도 다달이 수백씩 내고, 삼성보험에도 또 수백씩 내고… 이렇게 해줄까요? 아닙니다.

사실 위에서 말한 것처럼 양측 보험에 모두 돈만 내준다면, '부자들 좋은 병원 이용하든 말든 우리 같은 서민들은 아무 영향 없지'라며 몇몇 사람들이 이렇게 믿고 있던데… 그래서 민간보험 해도 서민 문제없다 머 이렇게 생각하던데…

하지만 그렇게 할거면 보험사랑 병원들이 이 시장에 뛰어들지 못합니다. 저렇게 이쪽저쪽 쌍으로 돈 내줄만한 부자들만 대상으로 해서는 민간보험사업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이윤이 안 나니까요.

그래서 정부에서 아마 부자들이 민간보험으로 갈아타면 건강보험에 돈 안 내도 되게 해줄 겁니다. 시장 만들어야 되니까요. "나 어차피 민간병원만 다닐거니까 건강보험 탈퇴하겠습니다." 이럴거다 이겁니다.

나머지는 돈 없어서 고급병원 못 가니까 그냥 공보험 남는다 치고, 자 그럼 건강보험 불만인 부자 상위 5%가 탈퇴한다면,

지금 시스템의 건강보험에서 100명이 모여서 소득에 따라 걷은 돈 월 100만 원을 가지고 나눠쓴다고 가정하면, 다섯 명이 탈퇴해서 95명. 그런데 그들이 그냥 다섯이 아니라 월 30만 원 부담하던 부자 다섯이라, 30만 원을 들고나간단 말입니다.

그러면 이제는 95명이 70만 원 가지고 나누어 써야 합니다. 이전 같으면 1명당 만원(100만 원/100명)씩 쓸 수 있던 게 1명당 칠천 원(70만 원/95명)으로 떨어집니다. 그럼 어째야 할까요? 당근 예전에 보험에서 커버해주던 병들을 빼야합니다. 보험지급범위가 축소된다 이겁니다. 자꾸 부실해지고요.

이번에는 아까 못 나간 15명(100명 중 소득 6등~20등)이 불만을 가질 겁니다. 공보험이 이전보다 부실하니까요. 이 정도면 민간보험 가는 게 낫겠다 싶어지는 겁니다. 그럼 이번엔 이 사람들이 또 탈퇴합니다. 이들도 30만 원쯤 들고나갑니다. 이제 80명이 40만 원 가지고 나눠쓰는 시대. 1명당 오천 원.

두 사이클만 돌아도 한 사람이 받을 수 있는 돈이 만원에서(100만 원/100명)오천 원으로 떨어집니다.(40만 원/80명)

이렇렇게 몇 바퀴 돌면?

뭐 점점 오그라들다가 그냥 가난한 사람들끼리 서로 돈 모아 도와주는 민망한 보험이 되든지 아예 없어지든지 하겠지요.

당연지정제에 예외 인정해주는 순간 이런 식으로 건강보험 붕괴로 이어지게 되어 있습니다. 건강보험 없애겠습니다 라고 말하는 거랑 당연지정제 예외 인정하겠습니다 라고 말하는 거랑 느낌이 확실히 다르지요? 하지만 사실 같은 말입니다. 아마도 반발심리 줄여보자고 일부러 이렇게 추진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이런데도 당연지정제 깨봐야 건강보험 붕괴 안된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아까 말한 것처럼 상위권 부자들이 민간보험사에도 수백씩 내면서 서민들 위해 건강보험에도 수백씩 예전처럼 턱턱 내준다면야 건강보험 유지되겠지요. 그 돈으로 가난한 사람들 비용까지 댈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아까도 말했듯이, 그렇게 할 거면 애초에 민간보험 시장 자체가 형성이 안되므로 하나마나입니다.

시장 만들겠다는 게 결국 부유층 끌어들이겠다는 건데, 부유층 까면서 시장 만든다? 말이 안되지요. 당연지정제는 콜라병 뚜껑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뚜껑은 따도 콜라는 안 넘치겠지… 하고 기대하는 셈입니다.

그동안 건강보험 쓰던 사람들이 이런 식의 길을 따라서 대부분 민간보험으로 흘러들어갈 거고 이게 의료산업화의 끝이 될 겁니다. 자기들은 그때그때 더 나은 보험을 찾아 옮겨갔을 뿐인데 결과적으로 "건강보험에서 밀려나 민간보험에 끌려들어 가게"되는 꼴이 됩니다.

물론 그때 가입하게 될 보험이란 건 항목별 수가가 이전보다 꽤 비싼(30만 원짜리였던 맹장수술이 300만 원은 될) 것들로 구성되었을 테고, 돈 못 번다고 부자들 돈 끌어다 도와주지도 않으며 지급률도 30% 수준이라 낸 돈의 30%밖에 돌려받지 못하는…

그러므로 건강보험보다 대여섯 배 이상의 보험료를 다달이 내고 예전보다 훠~~얼씬 모자란 서비스를 받게 될 겁니다.

뭐 꼭 단점만 있는 건 아니죠.

의료산업 쪽에 꽤 많은 고용이 창출되며, 대기업들은 큰 이윤을 거두게 될 테고 부자들은 예전과 같거나 적은 돈을 내고도 미국영화에서나 보던 깔끔한 병원에서 여러 의사에게 둘러싸여 양질의 서비스를 받겠지요. 물론 수명도 늘어날 것이고…

또한 실용정부(막상 부르려니 어색하구먼)는 의료산업화를 통한 경제활성화라는 자화자찬할 거리가 생기지 않을까 싶네요. 그냥 90%밖에 안 되는 서민들만 좀 불편할 뿐이지 나머지에게는 참 좋은 제도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이런 소리입니다.

뭐 어떻게 생각하든지… 그건 알아서 판단하세요.

요약하면,

1. 당연지정제 손보는 순간 건강보험 붕괴로 쭈~~욱 이어진다. 무슨 일이 있어도.

2. 건강보험 매우 좋다. 있는 사람이 돈 대서 없는 사람 아플 때 돈 주는 제도니까.

3. 부자들이 불만이고 민간보험사랑 손잡고 자기들끼리 놀려고 한다. 없는 사람한테 돈 안주게 된다.

4. 없는 사람들끼리 절대 건강보험 유지 못 한다.

5. 고로 당연지정제 폐지하고 건강보험 유지된다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6. 서민들 용 민간보험은 현행 건강보험보다 훨씬 비싸고 질은 떨어질 거다. 하지만 이거 써야 됨.

7. 대통령 잘 찍자. 꼬우면 돈 벌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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