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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군대간 게 자랑이냐”에 당원들 ‘조갑제냐’ 발끈

 

 

진중권 “군대간 게 자랑이냐”에 당원들 ‘조갑제냐’ 발끈
 
진보신당 게시판에 ‘군 문제’ 독설...당원들 ‘논지 왜곡’ 반발
 
입력 :2008-11-17 12:13:00  
 
 
   
 
  ▲ 진중권 중앙대 겸임교수(자료사진). ⓒ 2008 데일리서프라이즈   
 
[데일리서프 민일성 기자] 특유의 독설로 보수진영을 일갈해온 진중권 중앙대 겸임 교수가 이번에는 진보진영까지 대상이 될 수 있는 도발적인 문제제기를 해 진보신당 당원게시판이 들끓고 있다.

진 교수는 “대한민국 남자들은 선진국 되고 싶은 욕망은 드높으면서도, 거기에 필요한 의식은 아직 바닥을 헤매고 있다”며 양성평등 문제를 군 문제로 호도하는 남자들에 직격탄을 날렸다.

진 교수의 일갈에 평등, 생태, 평화, 연대 가치를 지향하는 진보신당의 당원게시판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17일 오후 12시 30분 현재 진 교수 글의 평균 조회수 3배를 넘는 7000을 넘어섰으며 댓글과 반박글이 연이어 올라왔다. ‘조갑제와 다를 바 없다’, ‘약먹고 쓴 건가’ 등 직설적인 비난도 많았다. 진 교수는 당원들과 댓글을 주고받으며 특유의 독설로 반박하기도 했다.

발단은 진 교수는 지난 15일 밤 올린 글. 그는 “군대 갖다 온 게 그렇게도 자랑인가?”라는 제목의 글에서 “한국이 여성평등지수에서 130개국 중 108위를 했다는 기사를 보는데, 그 밑에 달린 쪽글들이 한심하다”며 “기사 밑에 붙은 쪽글들을 보면, 모두 다 ‘군대’ 얘기를 하고 있다, ‘여자들도 군대를 가라’는 거죠”라고 문제를 제기하기 시작했다.

진 교수는 “도대체 군대 갔다 온 게 뭐 그리 대단하다고, 툭하면 그 얘기를 꺼내는지 모르겠네”라며 “자랑할 게 그거 밖에 없나? 여자들 모두 군대 보내고, 남자들이 대신 임신을 하고 출산을 하면 될 일이지, 그게 생물학적으로 불가능하다면, 여성들이 임신하는 기간과 동일한 기간 동안 남자들은 배에 돌차고 다니고, 입덧 하는 동안에는 구토제를 복용하고, 출산하는 시간 동안은 사타구니에 집중적으로 고문을 해대는 건 어떨까”라고 독설을 쏟아냈다.

진 교수는 “요즘 군대, 옛날처럼 무섭게 줘 패는 분위기도 아니고, 복무기간도 2년으로 팍 줄었건만, 왜 그렇게 군대에 목매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며 “재워주지, 입혀주지, 먹여주지, 하루에 한 번씩 우유 주지, 사과 주지, 건빵 주지, 담배 주지. 봉급 받아 PX에서 단팥빵 사먹게 해주지. 거기에 공짜로 밀리터리 서바이벌 게임 시켜주지, 신체 좋은 놈들은 스카이 다이빙, 스노 쿨링, 스키까지 다 국비로 공짜로 시켜주지. 사회에서 이거 하려면 다 제 돈 내고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밤마다 쓸 데 없이 트집 잡아서 때리는 것만 없으면 그냥저냥 살만 하더구먼”이라며 “난 그 시퍼런 5공 때에도 병장 다니까 제대하기 싫던데……”라고 글을 맺었다.

이에 대해 ID ‘che’는 “말빨 하나 가지고 정말 쥐락펴락 하시네요, 구타가 없다고요?”라며 “촛불시위 한참일 때 전의경 구타사건 터진 거 잊었나요? 정말 여남이 평등하자고 하면 징병제 문제를 풀어볼 생각을 여성들부터 관심 없지 않냐”고 반박했다.

ID ‘루리드’는 “글 내용을 보면 요즘에 약 드시는 게 잘못된 것 같다”며 “그렇게 조중동 조갑제 까시던 분이 그들이 하는 헛소리하고 똑같이 헛소리 하고 있다”고 힐난했다.

ID ‘도봉박홍기’도 “많이 정치적이시네요, 그렇게 한심한 군대는 어딜 다녀오셨는지 궁금하네요”라며 “나도 여자이고 싶은 게 아닌, 내 존재가 귀하고 싶은 마음인 것을...누구의 삶도 가볍지 않다. 내 인생이 소중하면 남에 인생도 소중하다, 정말 계속 실망 시킨다”고 비판했다.

권 모씨는 “약 먹고 쓴 글인가요?”라며 “밀리터리 서바이벌 게임 안할 개인의 선택권에 대한 이야기는 어디로 갔으며, 선택권이 있는 출산과 그렇지 않은 군복무를 무식하게 비교한 꼴페미들의 싸이월드 뉴스 댓글 같은 이야기다”고 비난을 쏟아냈다. 그는 “도대체 군대를 깎아내려서 여성들의 사회적 위치를 회복하겠단 난센스적인 발상이 진 교수님 머리에서 나왔나 싶다”고 말했다.

ID ‘허건’은 “설마 자신이 제대할 때 전역하기 싫을 정도로 편했다고 남들도 다 ‘편해야한다’고 생각하시는 건가”라며 “평소에 자유주의, 자유주의 그렇게도 말씀 하시면서 이 무슨 ‘전체주의’입니까”라고 비판했다. 그는 “군 복무 중에 그에 합당한 보상을 해주질 않는데, 당연히 전역하고 난 다음에 보상심리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몇몇 마초가 꼴보기 싫게 설친다고 ‘나는 살만하던데 니들은 왜 지랄이니?’라는 식의 태도를 보인다면 결국 문제 해결의 길은 막히고, 침묵하는 다수의 선량한 피해자들의 권리들도 억압당하는 거 아닐까요”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진 교수는 “하도 이러니, 일본에서 페미니스트들이 자기들도 군대를 가겠다고 했지요, 군대 갔다 와야 사람 대접해준다고 하니, 당연히 군대 갔다 와서 사람대접 받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거죠”라며 “그게 태평양전쟁 때의 일인데, 정작 여성계에서 군대 가겠다고 하니, 쌍수를 들고 말린 게 일본의 군부와 마초들이었다고 하네요. 남성이 여성을 보호해 준다는 로망이 깨지기 때문일까?”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진 교수는 또 군 가산점 논란에 대해서도 “원래 위헌소송 낸 사람들 중에는 장애인 남성도 끼어 있었지요. 그런데 그것을 기어이 남성 대 여성의 구도로 가져가더군요”라며 “솔직히 나도 군대 생활 했는데, 왜 나한테는 아무런 보상도 안 해주고, 일부 공무원 시험 보는 남자들만 특혜를 누리는 거죠?”라고 꼬집었다.

진 교수는 “‘성 차별이 상당히 해소된’ 나라가 130개 국 중에서 고작 108등을 하나”라며 “대한민국 어디를 돌아다녀도 2년 동안 공백을 뚫고 나타난 남자들이 모든 것을 장악하고 있다, 이거, 이상하지 않나요?”라고 물었다.

그는 “게다가 여성들은 결혼과 출산을 하면 자의든, 타의든 직장에서 쫒겨나는 분위기다, 혼수는 여자 쪽에서 마련하는 것으로 안다”며 “남자가 돈을 벌지 않으면 인간쓰레기 취급을 받는다구요? 그건 남자들이 돈 버는 직업은 남자들만이 독점하게 만들어 놓았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다. 남녀가 평등해지면, 그런 분위기도 사라질 것이다, 그때는 여자가 돈 벌고, 남자가 살림하고.... 이런 게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겠지”라고 당원들의 비판에 조목조목 반박하기도 했다.

진 교수는 “병역은 국민에게 ‘의무’로 부과되는 것이다, 거기에 무슨 보상이 있을 필요가 있나”라며 “납세 역시 ‘의무’로 부과되는 것이다. 거기에 보상 안 해준다고 국방부를 탓하는 것은 좀 이상하다”고 지적했다.

진 교수는 자신의 군대 경험을 얘기하면서 비꼰 이유에 대해 “마초질을 하려면 정말 화끈하게 매 좀 맞는 거, ‘그까이 꺼’라고 하던지, 아니면 애초에 마초질을 하덜 말든지, 뭐 이런 얘기”라며 “여자들 앞에서 마초질 할 때는 거의 람보처럼 굴다가, 갑자기 말문 막히면 매 맞아 불쌍한 모드로 전환들을 하면, 헷갈린다, 뭐 이런 얘기이기도 하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민일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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